45년 전 육군 소위로 임관했던 동기들이 성삼재에서 뭉쳤다. 대부분은 연고지가 서울이었지만 대구와 구미에서도 각각 한 명씩 합류했다. 총 13명의 역전의 용사들이었다. 곧 성삼재를 들머리로 지리산 종주 등반이 시작됐다. 전날, 서울에서 야간열차를 타고 구례역에 내린 시간은 새벽 3시 15분경. 구례버스터미널에서 성삼재까지는 버스로 올라갔다. 성삼재에 올
귀촌을 위해 집을 샀으나 온전히 그의 것이 아니다. 남의 토지 위에 들어앉은 건물만 샀으니까. 건물 값은 900만 원. 토지 사용료는 연세(年貰)로 치른다. 폐가에 가까운 건물이었다지. ‘까짓것, 고쳐 쓰면 그만이지!’ 그런 작심으로 덤벼들었다. 뭐든 뚝딱뚝딱 고치고 바꾸고 꾸미는 재주가 있는 그는, 단지 두 달여 만에 쓸 만한 집을 만들어냈다.
여고 동창생, 특히나 여고 졸업반 친구들은 아련하고 각별하다. 돌이켜보면 인생의 갈피갈피를 같이하는 게 고교 친구가 아닐까. 방과 후 수다를 조잘조잘 나누던 여고 동창생들이 이제는 며느리, 사위 볼 이야기까지 나누게 되었다. ‘거울 앞에 선 누이’가 된 적잖은 나이이지만, 함께 모이면 여전히 단발머리, 교복 입었던 그 시절로 달음질친다. 추억은 돌아보는
별별 생각과 궁리를 다하고도 망설이게 되는 게 귀촌이나 귀농이다. 그러나 김석봉(62) 씨는 별생각 없이 시골엘 왔더란다. 무슨 성좌처럼 영롱한 오밤중의 현몽이 그를 이끈 건 아닐 것이다. 그는 매우 합리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거니와, 자나 깨나 귀촌을 숙원으로 여긴 바가 없었으니 하필 후미진 산골로 데려가는 계시를 받았을 리 만무하다. 여하튼, 별 생
‘2019 시니어 아지트’ 설문조사 결과를 종합해보면 50+세대가 찾는 아지트는 ‘사는 곳 인근에 위치하며, 배움과 휴식을 위해 찾는, 동년배끼리 어울리기 쉬운 공간’이라 하겠다. 그렇다면 어린 시절의 학교나 놀이터처럼 시니어도 친구들과 공부하고 뛰어놀 곳은 어디 없을까? ‘50플러스캠퍼스’가 그 답이 되어줄 것이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서 운영
30년 지속돼온 대학 친구들 모임에서 최근 한 친구가 탈퇴하겠다고 했다. 뚜렷한 이유도 없었다. 부부동반으로 한 해에 두 번 정기적으로 만나고 가끔 애경사에 봤다. 그러니 크게 부담 가는 모임도 아니었다. 탈퇴 이유가 궁금했고 친구들의 충격도 작지 않았다.
살아오면서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헤어졌다. 그러나 오랫동안 신뢰를 쌓아 친해지면서 깊은 관계
3월의 첫 주말, 삼총사가 계획했던 부산 여행을 떠났다. 한 친구가 아직 KTX를 못 타봤다고 해 교통편은 기차로 정했다. 그런데 올해부터 친구들 모두 초등학교에 입학한 손주를 돌보게 되어 평일 여행은 할 수 없어 주말을 이용해야 했다. 평일엔 KTX가 30% 할인인데 주말이라 그 혜택을 받을 수 없어 아쉬웠다. 부산까지는 5만9800원, 왕복으로는 거의
◇ 근사하게 나이 들기 하야시 유키오, 하야시 다카코 저ㆍ마음산책
일본에서 ‘패피(패션피플) 부부’로 알려진 하야시 부부가 말하는 ‘어른의 멋’과 ‘패션 철학’을 들려준다. 40년간 옷을 만들고 판매해온 부부는 “일상이 패션의 밑거름이 된다”고 이야기한다. 그들은 근사하게 나이 들기 위해서는 ‘일상복’부터 신경 쓰라고 조언한다. “멋이란 그 사람이 갖
이토록 유쾌한 웃음과 유머가 자연스럽게, 핑퐁게임하듯 오간 자리는 정말 오랜만이었다. 19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초반까지 가요계를 화려하게 장식했던 ‘아이돌’ 조정현, 송시현, 이범학이 이제 중년이 되어 우리들에게 돌아왔다. 그간 노래와 삶과 추억을 공유하며 살아온 이들은 의기투합해 세대를 아우르는 청춘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다. 오십 중반이 됐어도 여전
젊은 언어학자 마틴(페르난도 알바레즈 레빌)이 시크릴어를 연구하러 정글과 바다가 있는 시골 마을 산이시드로를 찾는다. 하신타 할머니가 곧 돌아가시는 바람에 500년 전 번성했다는 다신교 문화 언어 시크릴어를 아는 이는 이사우로(호세 마누엘 폰셀리스)와 에바리스토(엘리지오 멜렌데즈) 두 할아버지뿐. 젊은 시절 둘도 없는 친구였다는데 지금은 50년 넘게 왕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