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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칠불사 암자에서 온 엽서
- 그 여인은 지금 어디에서 살고 있을까? 댓잎에 바람이 스치는 소리를 들으면 불현듯 생각나는 여인이 있다. 고운 얼굴은 아니었어도 목소리는 청아했다. 필자가 자원입대한 공군 복무를 마치고 2학년에 복학했을 때 그녀는 3학년이었다. 나이는 필자가 네 살 위였다. 경상도 시골 태생이었던 필자는 서울 생활이 서툴기만 했다. 세련된 구석이라곤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 2017-05-05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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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 든 부모를 사랑하고 있는가
- 책 제목을 보는 순간 멍해졌다. ‘예’ 자신 있게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이것은 나 자신의 앞날에 묻는 질문이기도 했다. 책상위에 올려놓고 책 표지만 쳐다보고 앉아 있었다. 여러 사람한테 어떻게 생각 하냐고 물어보았다. 대개 먹먹하다고 답했다. 차마 그 책을 펼쳐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 후 2주일이 흘렀다. 그제서 책을 펼쳐 보았다. 머리말을 보며
- 2017-05-02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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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자서도 잘해요’
- 필자가 교통사고를 당한 적이 있는데 결혼 11주년이 지났을 때였다. 그때 친정어머니께서는 필자의 집, 친정집, 병원을 매일같이 오가셨다. 남편과 어린 두 아들은 전기 압력밥솥으로도 밥을 할 줄 몰랐고, 세탁기는 더더욱 사용할 줄 몰랐다. 그래서 친정어머니가 병원 신세를 지고 있는 딸의 집 식사와 빨래와 청소를 하시면서 한 달간 아주 고생을 많이 하셨다.
- 2017-04-07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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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절함을 노래한 시, 두 번째
- 중국 절강성(浙江省) 소흥(紹興)에는 심원(沈園)이란 명소가 있다. 중국 남송시대 때 부자였던 심씨 소유의 아름답고도 거대한 정원인데, 이 정원 입구에는 계란 모양의 둥근 바위가 둘로 쪼개져 있는 조형물이 서 있다. 가서 살펴보면 ‘단운(斷雲)’이란 행서체 글자가 한 자씩 새겨져 있다. 이게 무슨 뜻일까? 바로 부부간의 정을 뜻하는 ‘운우지락(雲雨之樂)
- 2017-03-20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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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지성인 윤석화, 돌꽃처럼
- 마치 부드럽게 흘러가는 강물과 같다. 그 강은 사람들이 쉬이 찾지 않는 산속 어딘가에서 자신만의 길을 내어 고고히 흘러가는 강이다. 한 시간 동안 윤석화와 인터뷰를 끝내고 든 느낌이다. 42년간 활동한 대체할 수 없는 독보적인 배우로서, 그리고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늦깎이 엄마로서 그녀는 흐트러짐 없는 태도로 살아온 자신의 인생과 그런 엄격함이 빚은 솔직
- 2017-03-14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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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로우 푸드 가자미식해
- 시장에 나가보니 단골 생선가게에 가지런히 쌓인 가자미가 눈길을 끌었다. 가자미는 손질하여 소금 뿌려두었다가 프라이팬에 기름 두르고 노릇하게 구워도 맛있고 매운 양념장 끼얹어 찜을 해도 맛있는 생선이다. 또한, 가자미로 만들 수 있는 특별한 슬로푸드도 있다. 가자미식해인데 이북의 음식으로 알려져있는 이것은 손이 많이 가고 만들기도 번거로워 자주 하지는 않지
- 2017-03-08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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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와 안방
- 10년 전에 미국을 처음 여행했던 친구가 이번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며 미국 여행을 계획했다. 지난번에는 서부였으니 이번에는 동부를 가고 싶은데 가는 김에 마침 아들 집에 와 있는 필자를 만나러 뉴욕도 잠시 방문하면 좋겠단다. 그러라고 했다. 그러나 뉴욕 집은 필자 집이 아니고 아들 집이라서 의논을 해야 했다. 아들은 한국에서 오시는 어머니의 친구 분이
- 2017-02-28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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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웰다잉·노년 문제 전문가 고광애, 자식을 위한 삶에서 자신을 위한 삶으로의 회심
- 고광애(高光愛·80) 작가는 1958년 대학 시절 한국일보에 공채 1호 여기자로 입사하는 동시에 이화여대 18대 메이퀸으로 선발되며 그녀의 이름 석 자를 알렸다. 그로부터 1년 뒤, 회사를 그만둔 그녀는 영화평론가 임영의 아내로, 또 영화감독 임상수의 어머니로 불리며 살아왔다. 그렇게 자신의 명성은 잠시 내려놓고 평범한 주부로서의 삶을 살던 그녀가 50세가
- 2017-02-28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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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운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
- 친정엄마가 필자 아파트 옆 동으로 이사 오셨다. 엄마와 필자는 영화 보기를 좋아하는 같은 취미를 가졌다. 엄마 집에 케이블방송을 설치한 후 요즘 우리는 좋은 영화 찾아보기에 열중하고 있다. 각각 다른 장르의 수많은 영화 중에서 보고 싶은 영화를 골라내기란 그리 쉽지는 않다. 그래서 엄마랑 필자는 리모컨을 들고 계속 영화 제목을 돌리고 있다. 엄마는 한국영
- 2017-02-23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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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느리가 좋아! 사위가 좋아!
- 며느리나 사위는 내가 낳은 피붙이는 아니지만 친자식과 함께 사는 자식 같은 존재 관계다. 며느리보고 ‘나는 널 딸처럼 생각한다’ 라는 말은 따지고 보면 딸이 아니라는 말이다. 막역한 친자식관계가 아니라 때로는 눈치도 보지만 때로는 할 말 다 못하고 사는 사이다. 예전에는 출가외인이라 하여 딸은 남처럼 대해야 된다하고 사위는 백년손님 이라 하여 씨 암 닭도
- 2017-02-06 1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