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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동네 도서관
- 올 여름은 내 생애 최고의 살인 더위였다. 실제 데이터는 아닐지 몰라도 기억과 느낌으론 그랬다. 그 온도의 높이 보다 그 지독한 더위가 낮 뿐 아니라 열대야로 보름 이상 이어짐이 몹시 참기 힘들었다. 그런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연일 뉴스에서 전기요금 폭탄이 중요 이슈까지 다뤄지니 에어컨도 마음 놓고 켜기가 두려웠다. 더위를 많이 타는 사람으로서는 가히 지옥을 맛 본 여름이었다. 이런 올 여름 더위를 피할 수 있게 해 주었던 곳. 요금폭탄 걱정 없이 시원함을 만끽하며 보낼 수 있었던 곳. 바로 나만의 아지트 우리 동네 도서관이다. 자전거 타고 가는 길도 예술 서둘러 해야 할 일을 마치고 냉커피를 타서 보온병에 담고 간편한 과일을 약간 준비해 집을 나선다. 우리 집에서 도서관 까지는 자전거로 10 여분 거리. 아파트 단지를 벋어나자마자 시에서 조성한 ‘시민의 강’ 이라는 작은 오솔길을 따라 자전거로 달리게 된다. 인공적으로 조성된 강이라기보다는 시냇물에 가까운 길이지만 제법 자연미도 있고 예쁘다. 물길 따라 나무, 풀, 꽃들이 계절을 느끼게 해주어 평소 저녁 산책을 다니는 길이기도 하다. 그 길 끝에 나만의 아지트 도서관이 있다. 가는 길 중간 중간에 간이 도서관과 벤치도 있다. 날씨만 좋다면 도서관 까지 가지 않고 자전거를 세우고 그 벤치에 앉아서 책을 볼 때도 있다. 봄. 가을에는 그 벤치가 나의 아지트로 도서관을 대신하곤 한다. 필자는 이 길을 자전거로 달려 도서관에 갈 때마다 부천시민으로 지방세를 꼬박꼬박 내는 것이 하나도 아깝지가 않고 뿌듯하다. 그 길을 달려 도서관 안으로 들어가면 필자가 제일 좋아하는 창가 자리가 있다. 통유리로 되어 있고 작은 파스텔 칼라 의자가 놓여 있다. 그 자리에 앉으면 창을 통해 공원이 한 눈에 들어온다. 무더위도 맹추위도 돈 워리, 주말에도 늦저녁에도 오케이, 비가 오면 땡큐 올 여름처럼 살인적인 더위에 가져간 냉커피가 생각이 안날 정도로 에어컨이 말 그대로 빵빵하게 나오고, 와이파이도 팡팡 터지고, 만화책부터 전문서적까지 원하는 책 마음껏 볼 수 있는 곳. 과연 이곳 보다 더 좋은 아지트가 또 있을까? 필자는 이번 여름 거의 매일 도서관에 출근 하다 시피 했다. 그리고 하루 중 많은 시간을 이곳에서 책을 보며 지냈다. 그렇다고 이곳이 어디 더위만 피할 뿐이겠는가? 한 겨울 추위에는 냉커피를 따뜻한 커피로 바꾸기만 하면 된다. 이 고마운 나의 아지트가 평일 금요일 만 빼고 주말에도 문이 열려 있다. 평일엔 저녁 10시까지 이용이 가능하다. 비가 오면 오히려 더 이곳을 찾는다. 통유리를 타고 흘러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준비해간 커피를 마시다 보면 이곳은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북카페가 된다. 북카페에 음악을 빠질쏘냐? 음악은 핸드폰에 이어폰을 꽂고 들으면 간단히 해결된다. 와이파이가 되니 데이터 사용료 걱정 없이 음원사이트에서 분위기에 맞는 나만의 음악을 찾아서 들으면 뭐 하나 빠짐없는 북카페 완성이다. 실내가 지루할 때 즈음 잠깐 밖으로 나가보자. 문 열고 나가 몇 발자국만 가면 자그마한 인공폭포와 근사한 정자도 있다. 날씨가 너무 덥거나 춥지만 않다면 간단히 준비해간 과일이나 간식을 먹으면서 소풍 기분을 내면 잠시 쉴 수도 있다. 안팎 모두 완벽한 나만의 아지트 이다.
- 2016-09-12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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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가 막힌 나만의 아지트 대공개] 일일부독서 구중생형극(一日不讀書 口中生型棘)
- 불과 1주일 전만 해도 찜통더위와 열대야로 밤잠을 설쳤다. 더위는 8월의 마지막 주말을 뜨겁게 달구다가 그 끝자락에서 사정없이 곤두박질치더니 9월이 들어서면서 이불을 덮지 않으면 견딜 수 없을 만큼 한순간에 몰락했다. 어쩌다 찔끔거리는 가을비는 북상하는 태풍의 영향을 받아 바람까지 동반하였는데 그 무덥던 시간을 한순간에 날려 보내면서 가을을 재촉하고 있다. ◇에어컨 고장으로 서점 찾아 근년에 보기 드문 무더위에 선풍기 바람으로 견디다 못해 결국은 5년 전에 설치해 두었던 에어컨을 가동하게 되었다. 그런데 막상 에어컨은 몇 분간 윙윙거리면서 돌더니 찬바람은 나오지 않고 후덥지근한 바람만 토해내 가뜩이나 열기로 가득한 거실을 더욱 숨 막히게 만들었다. 그동안 에어컨은 장식용으로만 거실 한쪽을 지켜왔는데 바람 잘 통하는 5층 아파트의 거실에 앉아 있으면 웬만한 더위쯤은 별생각 없어 5년간을 버틴 것이다. 그러니 그동안 채 몇 번을 가동하지 않던 에어컨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것도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다른 방도를 모색하다가 필자만의 피서 방법을 찾게 되었다. 늘 책을 가까이 하던 필자가 선택한 방법은 바로 서점이었다. 숨이 턱턱 막히는 한낮에도 성능 빵빵한 에어컨을 가동해 그야말로 시원하기 그지없는 서점은 더위를 피하는 데는 안성맞춤이었다. 여름 내내 시간 날 때마다 서점을 찾아 몇 시간씩 책을 읽곤 했는데, 피서는 물론이고 늘 마음을 닦을 수 있으니 이 또한 일거양득이었다. 이곳 아지트에서의 하루하루는 참으로 뿌듯하고 행복했다. ‘일일부독서 구중생형극(一日不讀書 口中生荊棘).’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 이 말은 안중근 의사가 1910년 중국 뤼순(旅順)의 일제 감옥에서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서 유묵(遺墨)으로 써서 남긴 유명한 글이다. 안중근 의사의 독창성이 돋보이는 명구로서 실천운동에 참여하면서도 학문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일게다. 가시가 돋을 정도는 아니더라도 하루하루 좋아하는 책을 읽다 보면 삶의 사유가 넓어지고 여유로워지니 마음은 늘 부자가 된듯한 뿌듯함을 느낄 수 있어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었다. ◇피서에 독서까지 일거양득 어느 날 서울 종로에 볼일이 있어 나갔는데 한 대형 서점 입구 벽면에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었다. 이 서점 창립자의 책에 대한 철학을 새겨놓은 것인데 신선하고 자신을 일깨우는 듯한 느낌으로 다가와 어쩔 수 없이 서점 안으로 들어설 수밖에 없었다. 필자만의 아지트에서 피서도 하고 좋아하던 책도 마음껏 읽었으니 일거양득이요 이보다 더 멋진 아지트가 어디에 있을까? 그토록 무덥던 여름이었지만 필자만의 아지트를 만들어 책을 읽으면서 시원하게 보냈던 시간은 두고두고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될 것이다.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유별나게 더웠던 올해였지만 세월은 또다시 여름을 밀어내고 천고마비의 계절인 가을을 초대하고 있다. 아직도 한낮의 열기는 뜨겁지만 아침저녁으로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은 완연한 계절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바야흐로 책 읽기 좋은 가을이 문턱에 와 있으니 더욱 열심히 독서삼매경에 빠져봐야겠다.
- 2016-09-05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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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려한 아침
- 눈을 떠보니 여린 햇살이 수줍게 인사를 한다. 어느새 베란다 너머로 선선한 바람이 고통스럽던 여름의 이별을 고한다. 오고 가는 계절, 또 보내려니 아쉬움도 곁든다. 또다시 찾아온 새 달의 첫날 아침이다. 엊그제까지도 그렇게 숨통을 조이더니 잘 참아온 덕에 겨우 살만하다. 참기 힘들었던 시간들만큼이나 새 아침에 햇살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창문을 활짝 열어 싱그러운 바람을 한 아름 안아보았다. 사람은 어쩌면 이리도 간사한 것 일가. 창밖으로 묵은 숨을 길게 내뿜으며 신선한 공기 속에 넋두리를 해본다. 견뎌낸 고통의 대가로 찾아온 축복 같은 계절의 ‘화려한 아침’이다. 향기 진한 모닝커피가 설익은 아침미소로 유혹의 손짓을 한다. 날씨가 추우면 소름이 끼치도록 춥다고, 더울 때는 끔찍하게도 더워서 안달을 했던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다. 참지 못하고 지냈던 지난 시간들에게 조금은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조금만 참고 견디면 다 살기 마련이라고 늘 마음먹어왔는데 여지없이 또 참지 못 했다. 지난해 여름은 그런대로 견딜 만 했다. 그러나 올여름은 정말 상상을 초월했다. 도저히 못 참고 곧 죽을 것만 같아 정신을 못 차렸는데 결국은 또 지나간다. 지나고 보니 어쩌면 어딘가 모를 아쉬움도 남는 것 같다. 아마도 곧 다가올 혹독한 겨울이 남아있기 때문인가 보다. 커피 한 잔을 마주하고 가만히 생각해보니, 사람이 성격에 따라 더 못 참는 것도 있는 것 같다. 사람들은 반복되는 계절 속에서도 살아가는 방법이 아주 다양하다. 어떤 이는 에어컨이 있어도 선풍기로만 살려고 하고, 아는 지인은 아예 에어컨도 없다. 참는 법도 살아가는 지혜라는 것이다. 또 다른 사람은 훗날의 세금 폭탄도 아랑곳하지 않고, 일단은 살고 보자며 에어컨 바람을 끼고 살기도 한다. 어느 누가 참된 삶의 방법인지는 그 향방을 가리기가 힘들다. 그들 삶의 방향 나름대로의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사는 방식이 다를 뿐이고 모두가 그런대로 다 잘 살아가고 있다. 날씨도 참으로 제멋대로다. 바람이 불고 싶으면 이리저리 불어 마구 흔들어대고, 하늘에서 태양을 내리쬐고 싶으면 힘없는 땅에 맘대로 퍼부어, 찌는 더위로 하소연을 한다. 사람들도 살아가면서 날씨처럼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살면 얼마나 좋으련만 그렇게 할 수가 없다. 단지 변덕스러운 그것들에 맞추어야만 살아갈 수가 있다. 추우면 입어야 하고 더우면 벗어야 하며, 비가 오면 우산을 써야 하고 눈이 오면 하얀 눈을 밟아대면서도 쓸어서 깨끗이 치워야 한다. 그것이 조화롭게 대비하는 자연의 순응이다. 사람이 살아가면서도 날씨처럼, 그저 상대에 대한 적응을 하며 살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마음이 문득 들었다. 이런저런 사람 생긴 대로, 날씨와 같이 맞춰가며 그럭저럭 살다 보면, 또 한세상 모가 남이 없이 잘 사는 것이 아닌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어진 삶을 살아가면서, 날씨처럼 맘대로 변화하는 온갖 역경에도 잘 맞추어 묵묵히 살아간다면, 별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진솔한 마음을 가져본다. 생각과 현실은 결코 쉽지 않은 파트너이지만, 생각의 차이가 현실을 또 이끌어갈 것을 믿으며, 모든 것들은 다 마음먹기에 달려있는 것 이리라. 싱싱한 햇살이 반기는 이 ‘화려한 아침’에 모닝커피의 미소가 마음을 넉넉하게 만들어준다.
- 2016-09-05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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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과 공기]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정수기 어떻게 고를까?
- 2012년 대한민국 전역은 극심한 가뭄에 시달렸다. 가뭄은 농업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쳤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인 ‘마실 물’의 부족이었다. 당시 가뭄과 극심한 더위로 팔당호와 북한강에 남조류가 대량 번식하면서, 이곳의 물을 수원으로 사용하는 지역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쳤다. 그러면서 사람들의 마음속엔 ‘수돗물이 정말 안전할까?’하는 의문이 커져갔다. 글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이런 의문은 실제 숫자로도 증명된다. 서울시 발표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수돗물을 끓이지 않은 채 마시는 서울시민의 비율은 4.9%에 불과했다. 그만큼 수돗물을 믿기 어렵다는 얘기다. 서울시는 시민들의 불안을 가라앉히려 2020년까지 개인·공동주택 37만 가구의 수도 노후관을 전량 교체하기로 했다. 다른 지자체들 역시 대안을 내놨다. 각 지자체에서는 경쟁적으로 정수장에 고도 정수처리 시설을 도입했고, 녹조가 발생해도 안심하고 마실 수 있다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치과의사를 중심으로 의료단체에서 추진 중인 수돗물 불소화사업 역시 아이러니하게도 수돗물에 대한 의구심을 키우는 역할만 하는 셈이 됐다. 불소가 함유된 물이 충치 발생을 막고, 건강에도 해가 없다는 것이 이들 단체의 주장이지만, 일부 환경단체에선 반대하고 있어 논란만 커지고 있다. 실제로 일부 지자체에선 불소 투입을 중단하기까지 했다. 이 논쟁은 수십 년 전 미국에서 점화된 역사 깊은 수돗물 관련 논쟁 중 하나다. 결국, 수돗물에 대한 의문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고, 이 물음표와 함께 성장한 것이 정수기 시장이다. 한국정수기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정수기 시장규모는 2014년에 1조9500억원에 달했고, 올해는 2조2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예상대로 성장이 이뤄진다면 2011년 1조7004억원에서 5년 만에 시장규모가 30%가량 성장하게 되는 셈이다. 이런 성장세에 찬물을 끼얹은 사건이 지난 7월에 있었다. 국내 정수기 대여 1위 업체로 손꼽히는 코웨이의 얼음정수기에서 니켈 성분이 검출된 것. 코웨이 얼음정수기에서 은색 금속가루가 보인다는 소비자 불만이 잇따르자, 당시 코웨이는 시중에서 수거한 얼음정수기 29개 제품을 대상으로 자체 조사를 벌였다. 검토 결과 일부 정수기 내부에서 얼음을 만드는 핵심 부품이 벗겨지면서 금속가루가 떨어진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이로 인해 코웨이는 공식 사과 후 리콜과 피해 보상 등으로 분주했다. 제품군 다양해 선택의 폭 넓어 현재 시중에서 판매하는 정수기들은 업소용 대형 제품을 제외하면 크게 네 가지이다. 가장 일반적인 제품은 널리 쓰이고 있는 냉온정수기다. 정수기 본체 안에 작은 물통이 있어, 정수된 물이 수조에 담기면, 이를 차갑게 하거나 뜨겁게 가열해 냉수와 온수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얼음을 얼리는 제빙기가 합쳐진 것이 가장 인기 있는 얼음정수기. 최근 중금속 논란이 있었던 모델이기도 하다. 이번 문제가 된 얼음정수기가 모두 가진 구조적 문제라기보다는, 일부 초창기 제품들이 과냉각이 잦아 써선 안 될 곳에 도금 부품을 사용해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전체 문제로 확대되진 않으리라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견해다. 검찰도 관련 사건을 조사 중이다. 일반 냉온정수기나 얼음정수기는 문제가 된 코웨이와 청호나이스가 전통적인 강자로 꼽힌다. 그만큼 다양한 제품군을 갖추고 있다. 최근 안마의자로 유명한 바디프랜드가 직수형 얼음정수기로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 인기가 식을 줄 모르던 얼음정수기가 의외의 암초를 만나 휘청거리는 사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정수기들이 있다. 직수형 정수기다. 직수형 정수기는 자체에 수조 없이 순간적인 냉각이나 가열시스템으로 온도조절을 하기 때문에 수조에서 세균이 번식 가능한 일반 냉온정수기에 비해 안전하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동양매직이 사용하는 광고 문구 “이제 고인 물 말고 새물 드세요”에서도 이런 특징이 잘 나타난다. 구조도 비교적 단순해져, 크기가 작아진 것도 장점 중 하나다. 직수형 정수기는 LG, 쿠쿠전자, 동양매직, 교원웰스와 같은 정수기 시장의 후발주자들이 강세를 나타내는 분야다. 이외에 언더싱크형 정수기도 일부 사용자들 사이에서 사랑받고 있다. 해외에서 직접 물건 구매를 즐기는 ‘직구족(族)’이나 설치 인테리어를 직접 하고자 하는 ‘DIY족’들이 주로 애용하는 형태다. 싱크대 밑에 설치해야 하므로 이 과정에서 ‘공사’가 필요하고, 밸브 관리가 까다롭다. 온수와 냉수 기능 없이 오직 ‘정수’만 가능하다. 하지만 필터 용량이 커 필터 교체 주기가 길고, 싱크대 아래에 숨기 때문에 공간 활용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전기소모가 없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국내시장에선 주로 워터피아, 3M, 에버퓨어, 듀벨 등의 제품이 사랑받고 있고, 일부 다단계 기업의 인기 아이템이기도 하다. 상당수 사용자는 필터와 같은 소모품은 아마존과 같은 사이트에서 직구하는 경우가 많다. 샤오미 정수기도 직구족들에게 최근 주목받는 제품이다. 접 관리가 어렵다면 대여형 서비스가 간편 제품을 고를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는 것은 관리를 스스로 할 수 있는가이다. 내가 직접 정수기를 설명서대로 일부 부품을 꺼내 청소하거나, 필터 교체를 할 수 있는지 따져 봐야 한다. 언더싱크형 정수기는 대부분 설치까지 소비자가 직접 해야 한다. 스스로 할 수 있다면 선택의 범위가 넓어지지만, 만사가 귀찮거나 정수기 관리가 어렵고 복잡하다면 대여형 서비스가 답이다. 정수기는 생명의 근원인 물을 다루는 제품인 만큼 세균 번식도 쉽고, 물을 걸러 내는 필터의 경우 제때 교체해 주지 않으면 되레 물을 더럽힐 수도 있다. 그만큼 정수기는 구매보다는 사후 관리가 중요한 품목이다. 대부분의 대여서비스의 경우 계약 기간 내 정기적으로 업체 직원이 방문해 청소나 필터 교체 등의 업무를 대신해 주기 때문에 특히 시니어에겐 유리하다. 일부 회사의 경우 필터 교체는 소비자에게 맡기는 대신 가격을 깎아 주기도 한다. 가격은 큰 차이가 없다. 직수형 정수기가 월 3만~4만원 수준이고, 얼음정수기는 월 5만~6만원 정도에 대여가 가능하다. 일반 냉온정수기는 보통 월 2만원 이하 수준이다. 계약조건은 3년 혹은 4년 약정 계약에 사용 기간이 5년이 넘으면 소유권이 이전되는 형식이다. 소음과 전기 사용량도 따져 봐야 할 부분. 사시사철 시원한 얼음을 쉽게 먹을 수 있는 얼음정수기는 아무래도 전기사용량이 상대적으로 많을 수밖에 없다. 지난여름 이상고온으로 에어컨 사용량이 사회적으로 전기요금 누진제가 화두가 되면서 정수기도 냉장고만큼 전기 먹는 제품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업계에선 냉장고와 비교할 정도는 결코 아니라고 항변한다. 의외로 소음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사용하지 않아도 자체 살균이나 청소 등의 과정에서 소음이 발생하는 제품이 일부 있어, 사용자들이 항의하는 경우도 있다. 구매 시 계약조건 잘 따져 봐야 마지막으로 따져 봐야 하는 부분은 대여서비스가 합리적인가 하는 부분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대여서비스 민원을 분석했는데, 전체 대여서비스 중 정수기 관련 불만이 50.7%를 차지했다. 그만큼 사용자도 많고, 불합리한 부분도 적지 않다는 이야기다. 민원 유형은 계약 내용 불이행이 44.9%를 차지했고, 품질 불만이 20.3%, 안내 고지 미흡이 14.3%를 차지했다. 정수기를 고르기 어렵다면 대여가격 비교 사이트를 이용해 보는 것도 좋다. 현재 10여 개가 넘는 대여가격 비교 사이트가 있는데, 여러 업체의 제품들의 가격이나 대여조건들을 비교해 볼 수 있다. 이런 대여가격 비교 사이트들은 엄밀히 말하면 가격비교가 목적이 아니라, 사이트 스스로가 각 회사와 계약을 맺고 제품을 공급하는 양판점 형태의 대리점이라고 보면 된다. 일부 회사 제품의 경우 같은 제품도 계약조건이나 금액이 달라질 수 있는 유통구조를 갖고 있어 이들은 규모의 경제를 이용해 보다 낮은 가격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한다. 사은품 역시 소비자들을 현혹하는 요소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해당 제품이나 제조회사뿐만 아니라 제품을 취급하는 대리점의 사용 후기, 회사 사업자번호를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기본적으로 정수기 대여는 3~4년의 장기 계약이고, 약속한 사은품 증정을 거부하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에 안정적인 회사(대리점)인지 확인해야 합니다”라고 조언했다.
- 2016-09-01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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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태형의 한문산책] 가을, 등화가친의 독서 철
- 올 여름의 혹서(酷暑)는 유별났다. 하지만 ‘욕서수절란(溽暑隨節闌)’이라고 했던가. 찌는 듯한 무더위도 결국은 계절을 따라 끝나갈 수밖에 없고, 가을은 찾아오기 마련이다. 흔히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 부른다. 가을을 독서와 연관시킨 유명한 글로는 당나라 때의 문인이자 정치가요,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의 일인인 한유(韓愈)가 아들 ‘부(符)’에게 지어준 일종의 권학문(勸學文)인 ‘부독서성남(符讀書城南)’이 있다. 당시 고위관료였던 한유는 당나라 수도인 장안의 남쪽[城南]에 별장이 있었던 모양이다. 과거 시험을 준비하는 아들에게 한유는 성남의 별장에 가서 공부하기를 다음과 같이 권한다. ‘때는 가을이라 장마도 그치고 서늘한 기운이 교외로부터 들어오기 시작하니, 등불과 점점 가까워질 시간 아니더냐? 책을 펼칠 만한 때로구나.’ 時秋積雨霽 新凉入郊墟 燈火秒可親 簡編可卷舒 바로 등화가친(燈火可親)이란 사자성어를 탄생시킨 유명한 구절이다. 대학자인 한유의 시각으로 볼 때는 공부에 관한 한 아들이 성에 차지 않았던 것 같다. 한유는 문장의 마지막 부분을 다음과 같이 마무리하고 있다.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恩]과 자식을 엄히 길러야 하는 당위성[義]이 내 마음속에서 서로 갈등을 일으키고 있으니, 내 공부하기를 주저하는 너에게 이 시를 지어 보내노라.’ 恩義有相奪 作詩勸躊躇 한유는 대유학자답게 ‘증광현문(增廣賢文)’이란 글에서 그의 또 유명한 권학문 구절을 다음과 같이 남긴다. ‘책의 산에는 길이 하나 있으니 근면함으로 지름길을 삼고, 학문의 바다는 끝이 없으니 고생으로 배를 삼아 노 저어 나가야 한다.’ 書山有路勤爲徑 學海無涯苦作舟 학해무변(學海無邊) 또는 학해무애(學海無涯)란 성어가 탄생한 바로 그 구절이다. 이러한 권학문 중에는 ‘소년이로학난성 (少年易老學難成)’이란 주자(朱子)의 권학문이 또한 유명하지만 당나라 때 대시인인 백거이(白居易)도 ‘白樂天勸學文(백낙천권학문)’이란 다음의 시를 남겼다. 有田不耕倉廩虛 밭이 있어도 갈지 않으면 곳간이 비고, 有書不敎子孫愚 책이 있어도 가르치지 않으면 자손이 어리석네. 倉廩虛兮歲月乏 곳간이 비면 살기가 궁핍해지나 子孫愚兮禮義疎 자손이 어리석으면 예의가 소홀해진다네. 또한 송나라 때 개혁으로 유명한 왕안석(王安石)은 다음의 권학시를 남겼다. 貧者因書富가난한 자는 책으로 부유해지고 富者因書貴 부유한 자는 책으로 귀해지며 愚者得書賢어리석은 자는 책을 얻어 어질게 되고 賢者因書利어진 자는 책으로 이롭게 되네. 只見讀書榮단지 책을 읽어 영화 누림은 보았어도, 不見讀書墜책을 읽어 추락함은 보지 못했네. 賣金賣買讀 금을 팔아 책을 사서 읽으라. 讀書賣金易 책을 읽어 금 사기는 쉽다네. 마지막으로 권학문으로는 빼놓을 수 없는 송나라 3대 황제 진종(眞宗)의 권학시(勸學詩)를 아래에 소개한다. 富家不用買良田부자가 되고 싶다고 좋은 밭을 사지 말라 書中自有千鍾粟글 가운데 많은 녹이 들어 있으니 安居不用架高堂 편히 살고 싶다고 높은 집을 짓지 말라 書中自有黃金屋글 가운데 황금 집이 들어 있으니 위의 시에 나오는 ‘서중자유천종속(書中自有千鍾粟)’은 1930년대 이희승 선생의 유명한 수필, ‘淸秋數題(청추수제)’에서 ‘서중자유천종록(書中自有千鍾祿)’으로 소개되었다.
- 2016-08-30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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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화에 둔감한 남자
- 가 수학문제 처럼이나 어려워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철 따라 옷을 찾아 입는 일이다. 원래가 둔감해서 그런지 철이 바뀔 때 제철 옷을 입는 것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주로 아내가 챙겨주는 옷을 입어서인지 아예 그 방면엔 촉감이 퇴화하여 버린 듯하다. 오늘도 또 그런 일을 당하고 말았다. 아직 8월 무더위가 지나지 않은 탓도 있지만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열대야 현상으로 잠을 이루기 힘들었다. 사상 최고로 더운 날씨에 낮이나 밤이나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낮엔 낮대로 최하 35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태양 볕은 아예 지구를 달구어 놓았다. 아침저녁으로 수돗물을 가장 차게 해서 틀어 놓고 샤워를 해보지만 돌아서면 다시 덥고, 아예 수돗물도 온천수처럼 미지근한 상태다. 에어컨은 누진세 폭탄이란 말을 듣고 미리 겁을 집어먹고 혼자 있을 때는 돈이 아까워 틀지도 못했다. 따뜻한 바람을 일으키는 선풍기가 힘들게 돌아가지만, 더위를 식히는 데는 무리다. 태풍은 온다는 소식도 멀고 겨우 소나기 한 줄기 국지적으로 잠시 지나가면 그뿐이었다. 그렇게 높았던 기온이 엊그제 내린 소나기에는 한풀 꺽인 듯 갑자기 기온이 내려가고 시원한 바람까지 불었다. 필자는 오랜만에 자전거를 타고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며칠 전 무더위를 생각하여 반소매 티셔츠에 반바지를 입은 상태였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무더위는 온데간데없고 오히려 차가온 기운이 돌며 찬바람까지 몰아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덥기는커녕 찬바람이 옷깃을 파고들어 감기 걸리기 딱 맞은 날씨였다. 아직 8월 여름이라 방심하고 나온 것이 화근이었다. 주위 사람들을 보니 어느새 복장들이 싹 바뀌어 있었다. 모두가 늦가을이나 초겨울 옷을 입고 거리를 다니는데 필자만 판소매 티셔츠에 반바지 차림으로 군중 속을 들어 왔으니 모두가 이상한 사람 취급하듯 대하는 것 같았다. 남의 이목이야 어쨌든 자전거 바람까지 맞으니 온몸이 싸늘하게 식는 느낌이었다. 이미 집을 나왔으니 도로 들어갈 수도 없고 낭패였다. 이런 일은 한두 번 있는 일이 아니다. 환절기때만 되면 으레 겪는 일이다. 어떤 때는 남들 다 가벼운 옷을 입는데 두꺼운 옷을, 그런가 하면 남들 두꺼운 옷으로 잽싸게 갈아 입었는데 가벼운 반팔을 입어 낭패를 당한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4계절은 그래서 참 혼동스럽다. 그래서 아내의 잔소리가 심하다. 내일은 무엇을 입고 출근할까? 아직 8월 삼복더위가 끝나려면 며칠 남았는데 여름옷을 입고갈까 아님 가을옷을 입고갈까? 오늘 고생한 것으로 봐서는 반소매는 아닌 것 같고...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들은 옷 입는 데는 아주 노련하다. 옷도 자기가 사서 입는다. 아내의 레퍼토리가 또 나올 만 하다. 아들 반만이라도 닮으라고.
- 2016-08-29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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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주와 하룻밤 지내기
- 8월 중순이 넘어도 무더위는 꺾이지 않고, ‘폭염특보’만 휴대폰을 두드린다. 여름에 시원하여 에어컨 가동이 별로 필요하지 않았던 ‘관악의 전원주택’ 필자의 아파트도 올해는 요금폭탄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되었다. 손주와 함께 더위를 쫓으면서 끈끈한 정을 키운 이야기를 펼친다. ◇올 여름 피서하기 올 폭염에 힘들어 보이는 쌍둥이 손녀·손자를 데리고 피서 겸 견학차 국립중앙박물관으로 가족나들이를 갔다. 아이들은 신안해저유물전시관에서는 어마어마한 유물을 보고 입을 닫지 못하고, 어린이 박물관에서 재미있는 놀이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퇴장이 못내 아쉬운 표정이었다. 필자가 귀가하면서 “할아버지 집에서 더 재미있게 놀고, 저녁에 할아버지와 같이 자자!“고 제안하였다. 손녀는 머리를 흔들고, 손자의 얼굴에는 망설임이 스쳤다. 바로 옆 가까운 곳에서 살면서 자주 만나지만 여태껏 부모와 떨어져서 할아버지 집에서 자 본 경험이 없는, 몇 번 시도했지만 성공한 일이 없는 큰 숙제였다. 여느 때처럼 ”엄마가 허락하면 그렇게 할게요!“라고 대답하였고, 며느리는 예전같이 ”너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말하였다. ◇손주와 하룻밤 지내기 공 던지기, 끝말잇기, 가위바위보 게임 등으로 신나게 놀았다. 저녁 식사 후 반전이 일어났다. 아들가족과 손녀는 귀가준비를 하는데 “동생도 할아버지와 자는데, 형이 되어가지고 한 번도 자지 않으면 말이 안 된다.”고 손자가 일성을 발하였다. “초등학생이 되더니 엄청 컸구나!” 모두가 어리둥절하였다. 가까이 사는 5개월 늦은 외손자를 두고 하는 말이다. 외손자는 당시 신종 플루 등 감염위험 때문에 필자의 집에서 산후조리를 하였다. 그래서인지 훨씬 전부터 외할아버지 품에서 잘 잤다. 어려서 부모님의 품을 떠나서 하룻밤을 지내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잘 알고 있다. 중학교 진학을 위하여 집을 떠나기 전에는 같은 시골동네 이모님 댁에서도 자기커녕 밥 한 끼 먹지 못하였다. 사촌들과 놀다가도 식사준비 소리가 나면 부리나케 집으로 내달렸던 기억이 지금도 뚜렷하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여름으로 기억한다. 이모님과 함께 하루를 걸어야 하는 외가댁으로 처음 갔다. 집을 떠나 본 일이 없는 터에 밥 먹기도 힘들고 잠자기는 더욱 어려웠다. 무서운 꿈만 꾸다가 날을 밝혔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기억에 남지 않거나 황당한 꿈을 거의 매일 꾸고 있다. 선풍기·에어컨을 교대로 켜면서 손자의 할아버지와의 첫잠을 잘 자도록 밤을 지켰다. 조금은 서늘해진 아침이 터 오르고 있다. 가슴이 따뜻해진다. 아이의 표정에 태양이 떠오르고 있다. 부모 품을 떠나서 할아버지와의 첫잠을 손자는 훗날 어떻게 기억할까? ◇즐겁게 만나라, 칭찬하라 손자와 훨씬 가까워진 느낌이다. 다음에는 할머니를 좋아하는 손녀와 같이 지내기를 하고자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하여 할아버지, 할머니의 진정한 노력이 필요하다. 다른 사람처럼 격식에 맞춘 보살핌은 아무 소용없다. 가슴에 안고 즐겁게 만나자. 손자는 할아버지의 가슴이 따뜻한지 차가운지 훤히 알고 있다. 책망하지 말고 하루에 3번 이상 칭찬하자.
- 2016-08-18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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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 잘 자기 위한 나만의 비법] 바람 길에 들어 눕는다
- 사람이 고통을 당하는 종류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잠을 못자는 고통도 대단하다. 여름밤 너무 더운 열대야(熱帶夜)의 고통은 겪어본 사람이라면 그 느낌을 안다. 10여 년 전 재개발을 기다리는 대구의 5층 아파트 최상층 5층에 살 때이다. 다니던 회사에서 독신자용으로 18평짜리를 얻어준 곳이다. 혼자사니 그 정도 크기면 충분했다. 문제는 여름의 열대야다. 열대야는 최저기온이 25도를 넘어서는 밤을 말하는데 아파트 구조가 그렇다보니 여름의 여러 날들을 열대야로 시달려야 했다. 사람이 ‘미치고 팔딱 뛰고 환장하겠다.’는 말이 있는데 열대야의 밤이 꼭 그런 심정이다. 열대야의 밤에는 누워 잠이 들었다가도 안개처럼 아주 느리게 더위의 열기가 몸을 뱀이 휘감듯이 공격해온다. 누어있을 수가 없었다. 벌떡 일어나 반바지에 짧은 티셔츠 하나만 걸치고 슬리퍼를 신고 인근 공원을 어슬렁 거렸는데 열대야의 밤에는 이런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 그나마 산책할 숲이 있는 공원이 집 가까이 있었다는 것이 다행이었다. 성질 급한 사람은 돗자리를 들고 아예 공원으로 잠자리를 옮긴 사람도 있었다. 평소에 잠을 잘 자는 사람이므로 잠을 잘 자기 위한 특별한 준비과정은 없다 다만 여름철 열대야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으면 대구의 악몽도 되살아나 조심을 한다. 우선 녹차나 커피처럼 카페인이 든 음료수는 먹지 않는다. 음주는 취할 정도로 많이 먹으면 술김에 잠을 잘 잔다 하지만 몇 잔 설 먹어두면 혈액순환이 빨라져 새벽에 잠을 깬다. 새벽에 잠을 깨면 디시 잠을 들기도 어렵지만 잠이 들었다 해도 아침에 일어나면 몸이나 정신이 개운치 못하다. 새벽에 무슨 이유로든 잠이 깨면 다시 잠을 자지 않는 것이 내 잠의 신조다.. 마라톤 등 심한 운동도 나쁘다 몸이 너무 피곤하면 식욕도 없어지고 잠 또한 쉽게 들지 못한다. 그러나 10km정도의 달리기나 테니스 두게임 정도는 몸을 기분 좋게 피곤하게 하여 잠이 잘 온다. 보통의 운동은 수면에 도움이 되고 나는 별 개의치 않는다. 열대야는 밤 1시가 지나면 온도가 내려간다. 더워서 잠이 잘 안 오면 인근 공원을 산책하며 대지의 온도가 내려가기를 기다린다. 우리나라 여름철 시원한 바람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분다. 바람이 창문을 통과하여 지나가는 길이다. 집에도 바람이 잘 부는 곳이 있다. 나는 이를 바람통로라고 부른다. 바람통로에 바닥에 까는 요도 없고 이불도 없이 팬티하나만 걸치고 맨바닥에 누워 있으면 거실바닥의 시원한 냉기가 등줄기를 통해 올라온다. 쉽게 잠이 든다. 배를 열어놓고 자면 보통의 사람들은 배탈이 나기 쉽다. 런닝셔츠 정도를 입어 배를 덮어 보호하는 것이 좋다. 나는 소양인이여서 그런지 배탈이 잘 나지 않기 때문에 배를 열어놓고 자도 배탈 걱정은 하지 않는다. 더위에 잠 잘 자는 방법이 사람마다 다르므로 자신의 체질에 맞는 잠 잘 자는 방법을 터득해서 자기만의 노하우로 알고 있으면 좋겠다.
- 2016-08-09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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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더위를 즐기자
- 한여름 삼복더위에 열대야까지 겹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잠에서 설치고 다음날이면 당연하게 피곤해하고, 나이가 들면서 수면장애를 겪는 이들이 상당히 많고 대다수가 수면제 또는 약에 의존하는 경향이 많다. 이열치열 이라는 말이 있듯이 여름철 무더위를 해소 하려면, ◇ 규칙적으로 운동을 한다. 계절에 구애받지 말고 아침 일찍 일어나서 걷기 또는 자전거 타기를 약 10km 1시간 정도를 꾸준히 하여 유산소 운동을 하면 몸속에 쌓여 있는 독소 배출에 최고의 좋은 보약이다, 오전, 오후 햇빛을 받으면서 1일 만보정도 걷기를 생활화 하고, 햇빛을 받으면 몸속에 비티민 D가 생성되는데 도움을 되므로 햇빛에 가능한 피부를 노출해야 한다. 가까운 거리는 걸어서 다니고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말고 계단을 최대한 이용 한다. ◇ 식사를 일정하게 한다. 아침식사는 싱싱한 제철과일로 먹고, 점심은 채소위주로 식단을 구성하고 저녁도 채소와 과일 위주로 식사를 하고 식사 후 2시간 지나면 아무리 더워도 찬물은 마시지 말고 미지근한 물, 체온과 비슷한 온도의 물을 500ml이상을 조금씩 맛을 음미 하듯이 마신다. 잠자리에 들기 전 까지도 계속수분을 보충한다. ◇ 잠자리는 편안하게 한다. 베개는 머리에 받치지 말고 바닥에 닿은 상태로 잠을 자면 목 주름도 방지 해 주고, 머리는 창문에서 들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통하는 방향으로 위치를 하고, 잠자리 바닥은 푹신한 침대보다 딱딱한 바닥에 얇은 이불을 깔고 허리가 일직선으로 쭉 펴지도록 하면 척추도 똑 바르게 하는데 도움을 준다. ◇ 잠자는 시간은 규칙적으로 지킨다. 저녁시간을 본인이 좋아하는 취미 생활을 하고 TV에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 필자는 주로 인문학 및 소설책을 주로 읽고 1일 1시간 정도는 악기를 치는 것을 생활화 하고 있다. 주로 잠자리에 드는 시간은 밤 12시 전, 후에 잠이 들고 아침 6시면 기상을 하여 하루 일과를 반복적으로 시작하고 있다. ◇ 편안한 옷 차림을 한다. 타인의 시선도 중요하지만 본인에게 불편한 옷을 멋 부리려고 한다면 그것보다 더 힘든 것은 없을 것이다. 평상복은 꽉 뀌지 않는 면소재 의류를 잠자리에서는 얇은 속옷과 잠옷을 입음으로써 몸에 아무도 걸치지 않은 느낌을 주는 옷은 잠자리를 더욱더 편안하게 해준다. 필자는 아무리 더운 열대야도 찬 음식, 찬 음료보다 따뜻한 음식과 음료를 즐기면서 더위를 피하지 말고 더위를 즐기면서 땀을 흘려 노폐물도 빼고 몸속의 독소도 배출하면 한층 가
- 2016-08-09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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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의 피서
- 올 여름은 유난히 더운 것 같다. 장마는 사라지고 연일 태양이 작열한다. 열대야로 잠을 재대로 잘 수 없는 밤이 이어지고 있다. 지구 온난화가 이런 변화를 의미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다행히 올림픽 중계를 보면서 뒤척일 수 있어 그런대로 길고 더운 여름밤을 버텨낼 수 있다. 낮에는 숨이 턱턱 막히지만 집에서는 에어컨을 틀지 않는다. 거실 구석에 하나 서 있고 안방 벽에 하나 걸려있지만 몇 년 째 가동한 적이 없다. 전기세가 문제가 아니라 여름엔 땀을 흘려야 된다는 논리로 가동을 못하게 강제하고 있는 것이다. 아내와 아이들의 원성이 자자하지만 워낙 필자의 고집이 강경하므로 다들 선풍기로 버티고 있다. 이제 입추도 지났으니 조금만 더 버티면 된다고 하니 모두 어이없어 한다. 어제 부모님 댁에 들어서는데 순간적으로 숨이 턱 막혔다. 저층 연립주택에 사시는데 앞뒤 동 간격이 좁고 저층이라 집안에 바람이 잘 통하지 않는다. 선풍기가 몇 대 돌아가긴 했지만 엄청 더웠다. 팔순을 훌쩍 넘기신 두 분이 더위로 고생하시는 것이 걱정스럽다고 했더니 전혀 문제없다고 하셨다. 어머니는 아침 드시고 나서 근처 중랑천 변 그늘로 가신다고 했다. 그곳에서 동네 할머니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로 오전시간을 보내신 후 오후에는 복지관에 가서 시원한 에어컨 밑에서 저녁까지 지내시다가 들어오신다고 했다. 어머니와 달리 아버지는 특별한 피서를 하고 계셨다. 그것은 ‘무료 전철피서’ 아주 긴 노선을 택해서 하루 종일 시원한 전철 여행을 하고 계셨다. 우선 아버지 혼자 하는 여행은 다음과 같다. 간단한 도시락을 준비한다. 중랑역에서 전철을 타고 왕십리 역에서 신분당선으로 갈아탄다. 한 시간 이상 걸려서 수원에 도착하면 인천 행으로 갈아타고 소래포구에서 내린다. 소래포구 시장 구경을 하고 인근 다리 밑 그늘에서 쉬고 도시락을 드신다. 다리 밑에는 의자를 많이 설치 해 두어서 편하고 노인들이 많이 모인다고 하셨다. 어머니와 같이 가실 때는 전철 1호선을 타고 온양까지 가신다고 했다. 온양 온천에는 전국에서 모여 든 노인들이 점령했다고 한다. 온천 후 점심 드시고 시장 구경도 하시고 느긋하게 전철타고 서울에 도착하면 저녁. 하루 여행으로는 제격이고 가고 오는 동안 시원한 전철에서 피서할 수 있다고 하신다. 아버지는 가끔 복지관 친구 두 분과 전철여행을 하신다고 했다. 일산에 사시는 분이 계셔서 일단 종로3가에서 모인다. 오전 열시쯤 만나서 서울 역으로 이동한다. 서울 역에서 공항철도로 갈아타고 인천 계양까지 가서 인천 지하철 1호선으로 갈아탄다. 원인재 역에서 오이도행 열차를 갈아타고 가다가 소래포구에서 내린다. 시장에서 우럭 두 마리를 구입해서 식당에 가져가면 매운탕을 끓여준다. 막걸리 한 병 놓고 식사하신 후 시장 구경하고 노선을 거꾸로 타고 집으로 돌아오신다. 1인당 회비는 이만 원인데 몇 천원이 남는다고 한다. 전철피서의 하이라이트는 춘천 행 열차를 타는 것. 춘천 역에 내리면 인근에 닭갈비집에 가서 점심식사를 하신다. 식사 후에는 닭갈비집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승합차를 타고 박사가 많이 배출되었다고 유명한 박사동네, 소양강 처녀동상, 소양호를 두루 구경한다. 구경 후에는 춘천 역까지 친절하게 데려다 준다는데 이 모든 서비스가 공짜란다. 단, 일행이 여섯 명 이상이라야 받을 수 있는 서비스라고 한다. 그래서 춘천에 가실 때는 여러 명이 모여서 간다고 하셨다. 65세 이상에게 제공되는 전철 무료서비스는 여러 가지 면에서 노인들에게 유익하다고 생각한다. 교통비 부담 없이 시원한 피서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노인들의 정신과 육체건강에 상당히 기여한다고 생각한다.
- 2016-08-08 1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