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나는 어느 노인에게 들었다. 적게 먹고 가느다란 똥을 눠라! 청명한 게송이다. 가급적 물욕을 자제해 가뿐하게 살라는 뉴스다. 너무 많은 걸 움켜쥐지 않고 사는 게 현명한 길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그러기 쉽던가. 욕망이라는 이름의 망나니는 주야로 날뛰어 기세를 돋운다. 돈으로 모든 행복을 살 수 있다고 달콤하게 속삭인다. 사실 돈의 위력은 막강하다.
“아직도 꽃 타령이냐?”
허물없는 친구들에게 자주 듣는 말입니다. 그 난감한 질문에 이젠 저도 어렵지 않게 되묻습니다.
“꽃이 뭔지 알아?”
사진을 하면서 누구 못지않게 꽃을 대할 기회가 많았기에 대답합니다.
꽃은 만날수록 그 깊이를 가늠하지 못하겠습니다. 가까이 볼수록 감탄이 커집니다. 처음에는 그저 유명하고 낯익은 꽃에 눈이 갔습니다. 차츰 스쳐
앤티크는 세월과 함께한 흔적을 통해 멋을 발한다. 대대손손 물려받은 가보로서 또한 기꺼이 그 값을 지불한 사람들 곁에서 100년, 200년의 시간을 이어간다. 취미로 앤티크 제품을 수집하기란 쉽지 않다고들 한다. 백정림(白瀞林·53) 대표는 앤티크 물건들을 모아 이고 갤러리를 열었다. 그가 경제적으로 넉넉해서일까? 그렇기도 하지만 그전에 그는 앤티크의 멋에
정유년인 올해는 정유재란(1597.1~1598.12) 발발 420주년이다. 임진왜란으로부터는 427주년.
임진왜란이 치욕의 역사였다면, 정유재란은 왜군이 충남 이북에 발도 못 붙인 구국승전의 역사다. 그 전적지는 진주, 남원, 직산 등 삼남지방 곳곳에 있지만 옛 자취는 찾기 어렵다. 뚜렷한 자취가 남아 있는 곳은 왜군이 남해안을 중심으로 농성하던 성터들이
‘캘리포니아’ 하면 무엇이 먼저 떠오르는가? 한여름 파도를 가르는 서퍼들이 떠오른다면 당신은 캘리포니아의 반쪽 모습만 알고 있는 것이다. 캘리포니아는 미국 와인의 90% 이상을 생산하고 있는 와인 주산지다. 북가주 나파 밸리와 소노마 카운티를 비롯해 중가주 파소 로블스와 샌타바버라, 그리고 남가주의 테메큘라 밸리까지, 와인 애호가들에게는 천국이나 다름없다
와인은 역사상 인류가 가장 오래 즐긴 술로 꼽힌다. 최근에는 미국의 사우스플로리다 대학 연구팀이 학술지를 통해 시칠리아 동굴에서 6000년 된 와인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기존 가설보다 3000년이나 앞선 것이다. 역사가 오래된 만큼 우리 조상들도 일찍부터 와인과 접해왔다. 사료에는 중국 원나라 쿠빌라이 칸이 사위로 삼은 고려 충렬왕에게 포도주를 하사했다
종로구에 위치한 서울노인복지센터에는 작은 카페가 하나 자리 잡고 있다. 바로 사회적 기업 은빛행복가게의 꿈나눔까페다. 찬찬히 들여다보니 보통의 카페와 다른 점이 하나 있다. 커피를 내리고 있는 바리스타들의 연령이다. 모두 유니폼을 입고 있어 평범한 카페인 줄 알았는데, 모자 사이로 나온 흰머리를 보고서야 이들이 시니어임을 알아챘다.
하용자(河龍子·64)씨
“거기 선배님들, 저 배고픈데 밥 좀 사주세요!” 서울대학교 문리대학 64학번 구대열과 이인재가 뒤를 돌아봤다. 두 사람은 학교 정문을 나와 미라보다리를 막 벗어나려던 차였다. “늦게 일어났는데 하숙집 아줌마가 반찬이고 뭐고 치워버려서 밥도 못 먹고 나왔어요. 네?” 처음 만난 여자가 후배 행세를 한다. 난감한 두 남자. 그런데 대답을 듣기도 전에 행동에
2014년, 금융권의 유리천장을 깨고 최초의 여성 행장이 탄생해 한국에서 연일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때 다소 의아해했던 기억이 난다. 미주 한인 사회에서는 이미 2006년에 첫 여성 행장을 탄생시켰을 뿐 아니라 당시 3명의 여성 행장이 활동하고 있었기 때문이다.민 김(58·한국명 김민정) 오픈뱅크 행장. 그녀는 미주 한인 은행가의 대모로 통한다. ‘1호
만화는 예나 지금이나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는 예술이지만, 만화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각이나 대우는 지금과 달랐다. 대표적 사례로 1972년에 있었던 정병섭 군 사망사건이 있다. 만화 주인공의 부활을 따라 하다 12세 소년이 숨진 일이었다. 이 사건으로 사회가 발칵 뒤집혀 517개 만화대본 업소가 쑥대밭이 됐고 2만 권이 넘는 만화책이 잿더미로 변했다. 이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