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락 바스락 낙엽 밟는 소리와 사락사락 손가락으로 책장을 넘기는 소리가 비슷하게 들려서일까. 아니면 쌀쌀한 날씨, 따뜻한 커피 한 잔과 함께 하는 독서가 그 자체로 운치 있어서일까. 평소에는 바쁜 일상에 독서를 멀리하다가도 가을이 되니 괜히 먼지 쌓인 책장이 눈에 띈다. 한동안 책장 근처를 얼쩡대다 큰 맘 먹고 한 권을 집어 든다. 하지만 지적 욕구로 충
가을은 하늘에서 먼저 온다더니 며칠 전부터 부쩍 높고 푸르다. 바람도 제법 서늘하고 창밖 숲에 내리는 볕도 달라졌다. 어디든 내달리고 싶은 날씨다. 오후에 잠깐 인천에 다녀왔다. 오래전 살았던 곳이다. 인천을 갈 때는 늘 아는 이들이 살고 있는 이웃 마을 마실가는 듯한 기분이다. 내게 인천은 추억의 장소가 아니라 늘 내 주변에 있었던 것 같은 편안한 이웃
지난봄부터 주말농장을 시작했다. 그동안 황무지에 씨 뿌리고 가꾸면서 행복했다. 생명이 탄생하고 커가는 과정이 신비로웠다. 봄에 심을 수 있는 상추며 고추, 가지, 토마토, 감자, 오이, 깻잎 등 20여 가지 품종을 손바닥만 한 땅에 뿌리고 가꿨다. 그 수확물은 풍부했다. 갖가지 상추가 푸른 잎을 자랑하며 쑥쑥 자랐다. 가지 고추, 오이 등 열매 식물은 꽃이
8월 셋째 주인 지난주 화요일과 토요일, 일주일에 두 편이나 영화를 봤다. 코로나 정국에 일주일에 두 번씩 극장행(?). 아무리 대책 없는 인간이라고 취급을 받아도 어쩔 수 없었다. 한 편의 독립영화는 지지와 응원을 보내주고 싶었고 또 한 편의 영화로부터는 화면 가득한 초록 영상을 보며 안구를 정화하고 싶다는 강렬한 욕구가 솟구쳤다.
근데 이게 무슨 우연
‘정읍’ 할 때 ‘내장산 단풍’만 떠오른다면 올가을엔 무성서원에도 한번 발길을 돌려볼 일이다. 지난해 한국의 서원 9곳이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는 소식을 듣고 한국의 서원 문화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됐다. 서원이 발원됐다는 안동 지역 3곳을(소수서원, 도산서원, 병산서원) 거쳐 전라도로 넘어왔다.
정읍은 사실상 처음이었다. 25년 전,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어렵게 되자, 이국적인 국내 여행지가 주목받고 있다. ‘바다 위의 식물 낙원’이라 불리는 경남 거제도의 외도 보타니아도 그중 한 곳이다. 사실 외도 보타니아의 인기는 새삼스럽지 않다. 1995년 개장 이래 누적 방문객 수가 2000만 명이 넘는 거제 대표 명소이니 말이다. 나만 해도 그 방문자 수에 ‘4’를 더했다. 이번 방문 때
동기들과 춘천여행을 했다. 코로나19가 신경 쓰였지만 모든 활동을 멈출 수는 없다. 50+ 세대 열두 명이 4대의 차에 나눠 타고 춘천으로 향했다. 목적지까지 차로 이동하니 조심하면 큰 문제는 없어 보였다.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이 가을처럼 푸르렀다. 춘천에 들어서기 바쁘게 그 유명한 닭갈비를 먹었다. 춘천에서 제일 맛있는 집이라는데 입맛이 다르니 각자 판단
임철순 언론인ㆍ전 이투데이 주필
“오랜만에 잘 지내고 있다는 소식 전하며, 코로나 때문에 집에만 있으니 별 생각이 다 들고 옛 친구들이 그리워지고 보고 싶어지네! 이제는 다들 70이 다 되어 살아갈 날이 살아온 날보다 훨씬 적다는 생각에 허무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어! 전에 본 프로필 사진은 옛날 친구의 모습은 아닌 것 같아, 세월의 흔적이 너무나
안동 도산서원을 방문한 날은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안동 시내에서 35번 국도에 올라 도산서원 이정표를 따라 달린다. 도로 오른쪽으로 낙동강 줄기를 이루는 안동호를 끼고 돌다 보면 마치 물 위를 달리는 듯한 착각이 든다. 안동호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를 가르며 마치 신선 물놀이하듯 안개 낀 안동호를 따라 도산서원으로 스르륵 미끄러져 들어갔다.
비가 오는
미국 메이저 방송사에서 우리나라 프로야구 경기를 중계하는 시대가 됐다. 코로나19가 변화시킨 세계의 모습이다. 1982년 해태 타이거즈의 창단 멤버로 팀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레전드이자 선수에서 감독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인 김성한(62) 선수를 만난 것은 지금 한국 프로야구의 시대에 다시 발견되어야 할 가치를 지닌 사람이기 때문이다. 2014년 한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