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드디어 매미의 노랫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조용하던 동네에 갑자기 여름이 왔다고 알려주는 듯 매미가 일제히 소리를 냈다. 우리 동네는 산 밑이어선지 뒷동네 숲속에 여름이면 매미의 노랫소리로 가득했고 아파트 마당에도 시끄러울 정도로 많은 매미가 노래를 불렀다.
아들이 어릴 적, 친구들과 매미채를 들고 매미를 잡으며 뛰어노는 모습을 보는 건
연일 폭염이다. 집 밖을 나서는 순간 얼굴에 훅하고 끼치는 열기가 마치 한증막을 열고 들어가는 느낌이라 무서울 정도다. 생전에 이런 더위를 겪어 본 적이 있었는지 아무리 머리를 굴려 봐도 도무지 생각이 나질 않는다. 그런데 서울만 그런 게 아니다. 온 나라가 절절 끓고 있을 뿐 아니라 남반구 일부를 제외한 전 세계가 아우성이다. 늘 머릿속에 어둠과 추위
7월의 태양은 뜨겁다. 극장을 찾아 대학로에 간 날은 더구나 장마 다음날이라 습기가 만져질 듯한 후덥지근함에 불쾌지수가 끌어 올랐다. 그래도 어쩐지 마음은 상쾌했다. 이날 보러 간 연극 ‘운빨로맨스’는 네이버 평점 10.0에 빛나는 김달님 작가의 네이버 웹툰이 원작이다. 이후 류쥰열, 황정음 주연의 MBC 드라마를 거쳐 로맨틱연극으로 재탄생했다. 기대가
나의 운명을 누군가가 알려준다면 인생이 편할까? 고대 그리스인들은 델포이 신전의 무녀 ‘피티아’에게 자신의 운명을 점지 받았다. 무녀가 아폴론 신을 대신한다고 철저하게 믿었던 것은 그 시대의 역대 왕들은 물론 소크라테스 등 철학자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2500여 년이 지난 지금, 델포이 마을에 유적으로 고스란히 남았다. 파르나소스 바위산과 올리브 나무가
때로 선거나 시험은 도전 그 자체만으로 큰 의미를 부여받기도 한다. 얼마 전 제7회 지방선거에서 아홉 번의 출마 만에 당선된 송철호 울산시장이 그랬다. 범인들은 함부로 흉내 내기 힘든, 지치지 않는 도전은 과정만으로도 가치를 갖는다. 숫자의 크고 작은 문제가 아니다. 이제 5년 차 변호사가 된 한 사내가 있다. 경력만 보면 막 커리어를 쌓아가는 푸릇한
“자신을 비운 자리에 상대를 받아들이듯 서로 다른 나무가 한 몸이 되어야 비로소 하나의 가구가 완성됩니다.” 50여 년 ‘외길 인생’에 값하는 사유의 언어로 ‘전통 짜맞춤’을 설명하는 소병진(蘇秉辰·68) 씨. 1960년대 중반, 가난 때문에 학교 공부도 포기한 그는 열다섯 살에 가구공방에 들어가 ‘농방쟁이’ 목수의 삶을 시작했다. 이후 맥이 끊긴 조선시대
베토벤 교향곡 9번, 환희의 송가를 들으며 스위스에서 삶을 마감한 호주의 생태학자(데이비드 구달)가 있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 식사를 하고 점심때까지 의자에 힘없이 앉아 있다가 약간의 점심을 먹고 다시 의자에 붙어 있어야 하는 삶이 더는 쓸모가 없다고 보고 올해 5월 자기의 삶을 안락사로 마감했다.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키며 자기 주도적인 삶을
해마다 6월이 되면 우리 가족은 60년 전 납북된 시아버지를 떠올리며 착잡한 마음에 휩싸이게 된다. 한국전쟁 발발 뒤 얼마 되지 않아 시아버지는 북으로 납치됐다. 여태껏 한 번도 시아버지 소식을 들을 수 없었다. 살아 계셨다면 지금 아마 100세는 넘기셨을 텐데. 살아계실 거라는 기대를 뒤로하고 5년 전 향년 95세의 나이로 돌아가신 시어머니 기일에 맞춰
경제 성장이 절실하던 시절이 있었다. 물불 안 가리고 앞만 보고 달렸더니 대한민국은 ‘아시아의 네 마리 용’ 중 한 마리로 불렸다. 고도성장을 과시하듯 연이어 열린 ‘86서울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 전쟁의 아픔을 말끔히 씻어낸 듯 우리나라가 함박웃음 짓던 그때. 우리를 동경하던 대륙의 청년이 있었다. 한국의 발전상이 그저 궁금했을 뿐 저 먼 미래는
김영철(59) 바인그룹 대표는 가방에 MP3를 네댓 개씩 갖고 다닌다. MP3마다 영역별로 다운받은 강의 파일이 담겨 있다. 산책할 때도, 러닝머신에서도, 심지어 출장 갈 때도 늘 강의를 듣는다. “리더의 에너지는 공부에서 나온다. 공부는 가장 확실한 자기충전 방법이다. 리더가 직원들에게 나눠줄 것은 에너지다. 내가 매일 공부하는 이유다.” 김 대표의 지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