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이면 으레 옷장을 정리한다. 겨울옷과 여름옷을 바꿔 넣고 내친김에 잡동사니들도 버리느라 대청소로 접어들곤 한다.
올해도 손쉬운 서랍장부터 열어 본다. 재킷 속에 받쳐 입었던 목 긴 스웨터와 짧은 소매 스웨터가 엉켜 있다. 원래 계절이 바뀔 즈음엔 서랍 속 내용물이 엉키기 마련이다. 가끔은 계절을 거스르는 날씨 탓이다.
중년을 넘어서면 점점 어울리는
나는 종종 과거의 시간에서부터 생각의 시작을 한다. 현재도 흐르고 그래서 과거의 시간이 되겠지만 현재의 흐름을 타는 일은 더디기만 하다.
겨울 아침이면 놋 세숫대야가 안방까지 들어왔다. 엄마 품에 안겨서 세수하던 느낌과 기분이 아직도 생생하다.
놋대야가 움직일 때마다 나던 긴 울림이 들린다. 따뜻한 물을 대야에 부으면 흐릿한 김이 오르고 은은한 아이보리
지난 달 중순 어느날에 한때 잘 알고 지내던 25년 대학후배 녀석이 참으로 오래간만에 전화를 하였다. 반가워하며 서로 수인사를 나누었는데 그 후배가 "선배님 저 이번에 결혼하게 되었습니다"라고 하는 것이었다.
속으로 이녀석 최근들어 바뻐서인지 연락이 뜸하다가 결혼연락하기 위해 주소 물어볼려 하는구나 생각하고 있는데 대짜고짜로 선배님 "저희 결혼식 주례를
우리나라 화폐 속 가장 위대한 인물은 세종대왕이다. 현 화폐 모델 중 원에서 환으로, 100원에서 1만원으로 화폐단위와 액면을 자유롭게 넘나든 유일한 인물이다. 특히 세종대왕은 1960년 제2 공화국의 출범과 함께 당시 1000환권의 모델이던 이승만 대통령과 자리바꿈을 하였고 그 이듬해인 1961년에는 500환의 주인공이 되었다. 1973년에는 1만원
지난해 3월 하순의 어느 날, 아내와 함께 전남 구례군 산동면의 산수유 축제현장을 거니는 도중 아내가 불쑥 얘기했습니다.
“나무들은 매년 봄이면 다시 꽃을 피우는데, 사람은 한번 늙으면 그만이라는 게 참 허무하네요. 우리도 이 산수유 꽃처럼 다시 새봄을 맞을 수 있다면 좋겠네…”
저는 이렇게 대꾸했습니다.
“나무는 매년 꽃을 피워서 되살아나지만, 우리
가정의 달이 되면 기억에 떠오르는 한 평범한 가정이 있다.
박 선생은 50전 후의 여자였다. 서울 강남에서 다과와 음료수를 겸한 알뜰한 가게를 운영하고 있었다. 어떤 날 전혀 모르는 한 남성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미국에 사는 초등학교 친구가 꼭 전해 달라는 편지 부탁을 받고 서울에 왔는데 만났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편지는 부산에서 초등학교에 다닐 때
여전히 청춘의 시간을 통과하는 이화여고 정동길을 안혜초(安惠初·75세) 시인과 걸었다. 인터뷰를 하는 내내 그 나이를 전혀 느낄 수 없는 젊음을 보여줬다. 민족지도자인 민세(民世) 안재홍(安在鴻·1891~1965)의 손녀이기도 한 그녀는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한 후 1967년 의 추천으로 등단했으니 작가로서의 경력도 내년이면 50주년이 되는 원로시인이다.
최성환 한화생명 은퇴연구소장·고려대 국제대학원 겸임교수
아니, 배우자가 둘이 필요하다니? 나이 든 부부에게 불 지를 일이 있나? 필자가 강의를 하다가 불쑥 “나이 들수록 배우자가 둘이 필요하다”라고 말하면 대다수 청중은 뜨악한 표정을 짓는다. 하지만 이어지는 설명을 듣고 나면 “아하, 그렇구나!”라고 하면서 무릎을 친다. 나이가 들수록 필요한 배우자
한복은 참 아름답다. 가지런히 역삼각형으로 내려오는 새하얀 동정 깃에 고운 빛의 저고리와 치마가 이루는 조화는 세계의 어느 나라 드레스에 비할 바 없이 멋지다. 예쁜 색상과 날렵한 선도 멋지지만 음식을 많이 먹어도 배가 감춰지는 치마의 풍성함도 좋다. 그러나 제대로 갖춰 입으면 행동하기에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어 상용하는 옷이 되기에는 힘들다는 생각으로
사진은 아마추어나 비전문가에게 일종의 ‘오락 부산물’ 같은 것이다. 좋은 곳으로 여행을 떠나거나,
즐거운 사람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낼 때 우리는 사진을 찍는다. 즐거움과 기억, 과시하고픈 욕망을 사진에 담는다. 하지만 사진작가에게 사진은 창작의 고통이고, 노력만큼의 보상이다. 경기도 일산의 작은 작업실에서 만난 사진작가 이병용(李秉用·57)에게 사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