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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뉴스]면역력 높이는 음식 10가지
- 최근 코로나19와 미세먼지로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역력 증진에는 영양소가 풍부한 음식을 잘 챙겨 먹는 것이 좋다! 여러 음식 중에서도 면역력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진 음식 10가지를 소개한다. 고등어 푸른 생선 고등어는 단백질과 필수 지방산인 오메가 3가 아주 풍부하다. DHA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으며 동맥순환을 향상시켜 노화를 늦추고, 면역력을 향상시켜준다. 사과 사과에 풍부한 유기산은 피로를 풀어주는 동시에 면역력을 증강시켜준다. 그뿐만 아니라 사과에 포함된 칼륨은 소금 성분인 나트륨을 몸 밖으로 배출하기 때문에 고혈압 환자에게도 좋다. 버섯 비만과 변비를 막아주며 암을 예방하는 웰빙· 장수 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 같은 효능의 중심엔 베타글루칸이 있는데 이 성분은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항암 효과에 탁월하다. 단호박 단호박에 풍부한 베타카로틴은 유해 산소를 없애는 항산화성분으로 노화를 억제하고 성인병을 예방해준다. 또한 체내 신경조직을 강화해주어 스트레스와 불면증을 해소에 효과적이다. 감 포도당과 과당이 많아 먹으면 금세 힘이 나고 피로가 풀리는 과일이다. 피부 미용과 감기 예방에 좋고 고혈압, 심장병, 동맥경화증을 예방할 수 있다. 당근 당근에 포함된 베타카로틴은 몸 안에 들어가 비타민 A로 바뀌는데 비타민 C· E와 함께 3대 항산화 비타민으로 손꼽힌다. 이것은 체내 유해산소를 없애주고, 노화 억제와 면역력 증강, 암 예방에 효과적이다. 무 무는 음식의 소화를 돕는 다양한 소화효소가 들어있어 위 통증과 위궤양을 예방 · 개선하는 효과가 있으며 풍부하다. 뿐만 아니라 항암성분도 함유되어있어 우리 몸의 면역력을 길러준다. 마늘 면역력을 강화하는 대표 식품이다. 매운맛을 내는 ‘알리신’ 성분은 면역체계를 강화시켜 바이러스 등의 감염을 막아준다. 또한 콜레스테롤과 혈압을 낮추고 뇌졸중 위험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아몬드 최근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 E를 꾸준히 섭취할 시 B형 간염과 파상풍에 대한 항체 반응이 향상된다는 결과가 발표됐다. 아몬드는 산화 스트레스 및 염증을 줄이는데 도움이 되는 비타민 E가 매우 풍부하다. 아보카도 ‘숲 속의 버터’라고 불리며 비타민과 미네랄이 많은 건강 과일이다. 타임지가 선정한 10대 슈퍼푸드로 선정됐을 정도로 효능이 탁월하며, 당뇨예방과 심혈관 건강에 도움을 준다.
- 2021-01-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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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밥
-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밥은 무슨 밥일까요?”라는 질문을 받았다. 일류 호텔의 주방장이 만들어내는 요리 이름을 알아맞히는 퀴즈는 아니다. 잠시 머리를 굴려본다. 엄마가 해준 밥, 열흘 굶은 사람한테 내미는 주먹밥처럼 정서적인 답을 요구하는 것 같지도 않다. 뭘까? 엉뚱하고 기발하지만 의미가 담겨 있는 답을 요구하는 게 분명해 보인다. 내가 진짜 좋아하는 음식은 잔치국수와 비빔밥이지만 이걸 말했다가는 “에게” 하고 웃어버릴 것 같다.다.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밥은 ‘남이 해준 밥’이란다. 정답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면 세상을 제법 산 사람이다. 갑자기 어머니 생각이 났다. 어머니가 살아계시던 불과 30년 전에는 남자가 부엌에 들어가면 큰일나는 시대였다. 외식은 거의 모르고 살았다. 특별한 날에 먹는 음식이 외식이지 맛있는 요리를 먹기 위한 식사자리는 아니었다. 친척이나 친한 사람은 집으로 초대해 식사 대접하는 게 미덕인 시절이었다. 여자가 시집오면 밥하는 일에 전념하다가 며느리가 들어오면 그제야 부엌을 넘기고 허리를 폈던 시대가 불과 30년 전이었다. 내 어머니는 아들을 여섯이나 두었다. 내심으로는 부엌 탈출이 금방 될 줄 아셨다. 이 많은 자식들 중 하나는 고향에 남아 부모도 모시고 농사지으며 살 테지! 하는 믿음이었다. 그런데 급격한 산업화, 도시화의 영향으로 자식들 모두가 성장하는 족족 도회지로 떠나버렸다. 공장에 다녀도 한 달에 쌀 두세 가마니 정도의 봉급은 받았다. 농사 수입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을 만큼 많았다. 결국 어머니는 환갑이 지나서도 부엌을 떠나지 못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농촌은 부엌을 못 떠나는 할머니들이 대부분이다. 풍족하지 않은 살림에 시부모를 모시는 어머니의 식사 준비는 매 끼니마다 찾아오는 고통이었다. 밥은 그렇다 해도 무슨 국을 끓이고 무슨 반찬을 만들어야 하나 하는 고민은 밥상을 물리면서부터 다음 끼니 걱정으로 이어졌다. 수십 년간 그렇게 밥을 해온 어머니는 어둑어둑할 때 부엌에 들어가 밥하기가 너무 싫다고 하시며 혼자라면 그냥 굶고 싶다고 했다. 순진한 나는 전기스위치만 올리면 대낮처럼 환한 부엌인데 왜 저런 말씀을 하실까! 하고 마음에 두지 않았다. 듣기 좋은 꽃노래도 몇 번 들으면 싫증나는 법인데 몇십 년을 그리 사셨으니 질리기도 하셨을 거라는 생각을 나이가 한참 들어서야 깨달았다. 밥하기 싫다는 어머니 말씀 속에는 부모를 모시는 효자 자식이 하나쯤 있어 옛 풍습처럼 며느리가 해주는 밥상을 받고 싶었던 속마음이 있었다는 걸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야 알았다. 요즘 늙은 아내도 밥하기 싫어하는 눈치다. 밥을 먹는다기보다 한 끼 때우기를 원한다. 집에 둘이 있는 날에는 그런 기색이 더 역력하다. “라면 끓여 밥 말아 먹을까?” “냉동실에 고등어 있는데 그것만 구어서 김치하고 밥 먹자!” 내 대답은 언제나 오케이다. 한술 더 떠서 “그럼 밖에 나가서 외식하고 올까?” 하는 날도 있다. 그럴 때마다 우리 부부는 음식 고르는 데 한참 걸린다. 딱 부러지게 먹고 싶은 메뉴도 없다. 나갈까 말까 하다가 “그래도 집밥이 최고지” 하며 아내는 주저앉는다. 핵가족 시대인 요즘에는 명절이나 돼야 며느리가 해주는 밥을 겨우 얻어먹을 수 있다. 90세의 꼬부랑 할머니가 비슷한 연배의 할아버지 밥을 챙겨주는 애잔한 모습을 텔레비전 화면으로 자주 본다. 줄잡아도 70년은 손수 밥을 했을 것이다. 할머니 건강이 나쁘면 할아버지가 할머니 밥을 챙기는 모습도 이제 낯설지 않다. 노년에 배우자가 떠나 혼자 해먹는 밥은 한 끼 해결하는 일에 불과하다. 돈 주고 사먹는 밥이 아닌, 사랑을 듬뿍 담은 남이 해주는 밥이 역시 최고다. 내일은 아내에게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밥을 만들어줘야지 하면서도 자고 나면 또다시 미루곤 한다
- 2020-12-02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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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뉴스] ‘고한18번가’의 명소&맛집 소개
- 강원도 정선 고한읍에서 인적이 가장 뜸했다는 고한18리 골목의 주변 명소&맛집을 소개합니다! 삼탄아트마인 2001년 폐광할 때까지 38년 동안 고한 지역 경제를 떠받쳐왔던 정암광업소를 도시재생한 문화예술 창작공간이다. 폐광 터에 150개국에서 수집한 10만여 점이 넘는 예술품을 접목해 독창적인 전시공간이 되었다. 안내데스크 옆에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카페가 있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2016) 촬영 장소 및 배우 송중기가 묵었던 객실을 볼 수 있다. 강원 정선군 고한읍 함백산로 1445-44, 09:30~17:30 월·화요일 휴관, 033-591-3001 어른 1만3000원 정암사 월정사 말사이며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 중 하나다.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석가모니불의 사리를 수마노탑에 봉안하고 이를 지키기 위해 건립한 것으로 전해온다. 수마노탑에 불사리가 봉안되어 있으므로 적멸보궁 법당에는 불상을 모시지 않았다. 적멸보궁 앞 계곡은 천연기념물 제73호인 정암사의 열목어 서식지다. 적멸보궁 뒤쪽 언덕에 있는 수마노탑은 최근 국보 제332호로 지정되었다. 강원 정선군 고한읍 함백산로 1410, 033-591-2469 예촌돌솥밥 고한 주민이 강력 추천한 돌솥밥 전문점이다. 식당 내부가 깔끔해 첫인상이 좋다. 주 메뉴는 영양돌솥밥과 곤드레돌솥밥이다. 정선 곤드레가 듬뿍 올라간 돌솥밥에 된장찌개와 고등어구이를 포함한 스무 가지 반찬이 딸려 나온다. 모두 맛깔나다. 제철 식자재를 사용하므로 반찬 종류는 수시로 바뀐다. 고한시장 갱도1 출입구 맞은편에 있다. 강원 정선군 고한읍 고한6길 8, 10:00~21:00, 033-592-4610, 곤드레돌솥밥 1만2000원
- 2020-11-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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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뉴스] 심혈관 질환과 치매 예방에 좋은 등푸른생선 레시피
- 엄마의 손맛을 물려받은 딸은 어느덧 엄마가 됐다. 세월이 흘러 그의 딸 또한 한 아이의 엄마가 되어 손맛을 이어간다. 엄마가 딸에게, 딸이 엄마에게 전하는 특별한 레시피. 하숙정, 이종임, 박보경 삼대를 거쳐온 요리 명가의 건강 요리법을 소개한다. 양질의 단백질과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등푸른생선은 심혈관 질환 및 뇌졸중 예방에 좋아 일주일에 한두 번은 섭취하길 권한다. 또한 두뇌 발달과 뇌세포 생성에 효과가 있어 중장년뿐만 아니라 성장기 손주들에게도 이로운 식재료다. 그밖에도 비타민 A·D·E와 칼슘 등이 풍부해 가을·겨울 면역력을 높여주고 동맥경화 등을 막아준다. 고등어, 꽁치, 삼치 등을 흔히 즐겨 먹는데, 최근에는 연어도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어 다양하게 활용된다. 특히 등푸른생선을 요리할 때는 강황이 함유된 카레를 첨가하면 뇌를 활성화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연어맛간장구이와 망고살사소스 재료 연어(구이용 필레) 2쪽, 청주·레몬즙 1큰술씩, 소금·후추·식용유 약간씩 맛간장소스 맛간장·청주·물 1큰술씩 망고살사소스 망고 1/2개, 적양파 1/6개, 방울토마토 3알, 청파프리카 1/8개, 레몬즙 1큰술, 올리브오일 2큰술, 소금·후추 약간씩 1 연어는 우유에 담갔다가 건져 소금, 후추, 청주, 레몬즙으로 밑간한다. 2 망고와 채소는 잘게 썰어 분량의 재료를 섞어 망고살사소스를 만든다. 3 달군 팬에 밑간을 해둔 연어를 노릇하게 구운 후 잘 익으면 맛간장소스를 넣고 앞뒤로 굽는다. 4 접시에 3의 연어를 담고 망고살사소스를 곁들여 마무리한다. 연어카레전과 채소볶음소스 재료 연어 2쪽(140g), 레몬 2쪽, 달걀 1개, 카레가루 2큰술, 현미유 채소볶음소스 양파 1/6개, 당근 10g, 풋고추 1개, 어간장 1큰술, 물 3큰술 1 연어는 우유에 10분 정도 담갔다 건져 소금, 후추, 청주로 밑간한 뒤 카레가루를 묻히고 달걀물을 씌운다. 2 양파, 당근, 풋고추 등 채소볶음소스 재료를 3cm 길이로 채 썬다. 3 달군 팬에 기름을 두르고 1의 연어카레전을 지진다. 4 팬에 현미유를 적당량 두르고 2의 손질한 채소를 볶은 후 분량의 어간장과 물을 넣어 끓여 소스를 만든다. 5 접시에 3의 연어카레전을 담고 4의 채소볶음소스를 끼얹어 완성한다. 고등어 시래기 조림 재료 고등어 1마리, 불린 시래기 200g, 양파 1/2개, 풋·홍고추 1개씩, 멸치다시마육수 3½컵 조림장 간장 6큰술, 고춧가루 5큰술, 청주 2큰술, 고추장 2큰술, 다진 마늘 2큰술, 매실청 2큰술, 된장 1큰술, 생강 1/2작은술 1 고등어는 손질해 4~5쪽으로 어슷하게 저며 토막낸 후 쌀뜨물에 담갔다 씻는다. 2 불린 시래기는 껍질을 벗겨 2~3등분 한다. 3 양파는 굵직하게 썰고, 대파, 풋·홍고추는 어슷썰기한다. 4 분량의 조림장 재료를 섞는다. 5 냄비에 시래기와 고등어를 넣고 멸치다시마육수와 조림장을 끼얹은 뒤 뚜껑을 닫고 한소끔 끓이고 중불에서 25분간 조린다. 6 양파, 대파, 풋·홍고추를 넣어 5~10분간 더 졸인다. 7 그릇에 고등어, 시래기, 채소를 곁들여 낸다. 고등어 피시케이크와 된장마요소스 재료 고등어 1/2마리, 감자(중) 1개, 당근 20g, 양상추 1~2잎, 실파 2줄기, 빵가루 1/4컵, 소금 1/2작은술, 후추 약간 된장마요소스 청양고추 1/2개, 마요네즈 4큰술, 된장 1/2큰술, 레몬즙 1큰술, 식초 2작은술, 설탕 2작은술 1 기름을 두른 팬에 고등어를 노릇하게 지져 살을 바른 후 숟가락으로 살을 으깬다. 2 감자는 쪄서 으깨고 당근과 실파는 잘게 썬다. 분량의 재료로 된장마요소스를 만든다. 3 볼에 1, 2와 소금, 후추, 빵가루를 넣어 잘 섞고, 한입 크기로 만들어 빵가루를 묻힌다. 4 팬에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3의 피시케이크를 넣고 팬프라이한다. 5 그릇에 채 썬 양상추를 담고 4를 올린 후 된장마요소스를 함께 낸다.
- 2020-11-20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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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이 호텔로 변신 ‘고한18번가의기적’
- 강원도 정선 고한읍에서 인적이 가장 뜸했다는 고한18리 골목에 들렀다. 3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골목의 변화는 놀라웠다. 이곳 주민들은 ‘마을이 호텔’이라는 자부심으로 매일 집 앞 화단을 단장한다. 마을은 나날이 예뻐진다. 이제 시작이라고 하니, 앞으로 얼마나 더 아름다워질지 기대된다. 탄광촌 고한읍의 흥망성쇠 서울 청량리역에서 출발한 무궁화호는 3시간 20분 뒤 강원도 정선 고한역에 정차했다. 고한역은 고한읍내의 꽤 높은 언덕에 있다. 계단을 내려오니 고한시장 입구에 세워져 있는 커다란 표석이 눈에 띈다. ‘여기가 해발 700m'라 쓰여 있다. 고한읍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고산지대다. 1950년대에는 화전민이 모여 살던 산촌이었다. 1960년대 고한읍과 사북읍에 탄광 개발이 시작되자 탄광촌이 되었다. 전국에서 일꾼들이 몰려왔다. 지역 경제는 호황을 맞았다. 1980년대 이후 석유와 도시가스가 보급되면서 석탄 산업은 쇠락했다. 결국 1989년 정부 정책에 따라 강원도의 탄광이 대부분 폐광됐다. 광부들은 마을을 떠났다. 정부가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고한읍에 내국인 카지노 운영 공기업인 강원랜드를 설립했다. 하이원리조트도 건설했다. 경제 부활을 꿈꿨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고한읍에 빈집이 점점 늘었다. 여러 마을 중에서도 고한18리가 가장 열악했다. 주민이 주도하는 도시재생사업 고한시장에서 광고기획사 하늘기획을 운영하던 김진용 씨는 낙후된 고향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었다. 2017년 10월 ‘마을 만들기’를 기획하고, 고한18리 골목의 빈집을 고쳐 사무실을 옮겼다. 얼마 뒤 맞은편 폐가에 공유 오피스 공간인 이음플랫폼이 입주했다. 두 빈집이 번듯하게 바뀌자 주민들도 희망을 품었다. 유영자 신임 이장과 김진용 씨가 주축이 되어 ‘마을 만들기 위원회’를 발족했다. 주민들을 설득하고, 함께 모이는 자리를 자주 만들어 공감대를 쌓아갔다. 주민들은 스스로 골목을 가꾸기 시작했다. 담장을 헐고, 골목 안 쓰레기와 폐전선을 치우고, 화단을 가꾸어 집 앞을 단장했다. 나아가 국토교통부와 강원도에서 시행하는 각종 폐·공간 재생사업에 참여해 관의 인적·경제적 지원을 받아냈다. 칙칙한 건물 외벽을 산뜻한 색으로 칠했다. 집주인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원색을 좋아하는 할머니 집에는 원색을 칠하고, 1층만 칠하길 원하는 집에는 그렇게 해주었다. 지역 예술가는 담벼락에 소녀, 고양이, 꽃 등 동화 같은 그림을 그렸다. 부녀회에서는 리스, 편지꽂이, 화분대, 벽걸이 등 아기자기한 공예품을 만들어 골목을 장식했다. 마을호텔 18번가 탄생 스토리 골목은 예전보다 밝아졌지만, 지속가능한 경제적 기반이 필요했다. 전문가들과 많이 고민한 끝에 ‘마을호텔’이라는 신선한 아이디어를 도출해냈다. 호텔은 한 빌딩 안에 객실, 레스토랑, 카페, 리셉션, 라운지 등의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는데, 마을 호텔은 골목 상점이 그것을 대체한다는 발상이다. 골목 안에 음식점, 카페, 사진관, 세탁소, 숙박업소 등 다양한 업종이 있는 고한18리의 장점을 살릴 방법이었다. 올해 4월 주민과 골목 상점 11곳이 합심해 ‘고한 18번가 협동조합’을 구성했다. 조합명은 가장 잘하고 좋아한다는 뜻을 지닌 ‘18’과 거리를 뜻하는 ‘번가’를 합쳐 만들었다. 고한 18번가 협동조합은 한우식당을 개조해 5월에 숙박시설 ‘마을호텔 18번가’를 개장했다. 마을호텔 18번가 골목은 호텔 로비, 골목 입구 마을회관은 호텔 세미나룸, 카페 수작은 호텔 라운지, 국일반점·구공탄구이·누리한우촌은 호텔 레스토랑 역할을 한다. 상점 주인은 모두 호텔리어인 셈이다. 고한 18번가 협동조합 총무 김진용 씨는 “18번가는 주민들이 주도한 사업”임을 강조했다.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건물을 새로 지은 것이 아니라, 기존 골목 상점을 활용해 하나의 호텔처럼 운영한다는 점을 높이 평가할 만하다. 마을 이장님이 호텔 지배인 숙박시설 ‘마을호텔 18번가’의 관리자는 유영자 이장이다. 명함에 ‘지배인 유영자’라 씌어 있다. 유 이장은 협동조합 일로 바쁜 중에도 호텔 설립 과정과 소개를 열심히 한다. “호텔 안을 장식한 조화 작품들은 주민들이 공예 작가에게 배워서 만든 LED 야생화예요. 함백산에서 매년 야생화 축제를 해요. 그 행사와 연계해 야생화를 테마로 잡았죠. 이 호텔이 제법 알려져 주말에는 빈 객실이 없어요. 이익은 주민들이 함께 나눠요. ” 마을호텔 18번가는 호텔과 게스트하우스를 절충해놓은 분위기다. 한실과 양실 더블룸(2인실) 각각 1개, 트윈룸(3인실) 1개로 구성돼 있다. 시리얼과 토스트를 조식으로 제공한다. 숙박료는 9만~15만 원이다. 숙박 손님에게는 식당, 카페, 사진관 등의 협력업체 10% 할인 쿠폰을 준다. 삼탄아트마인은 무려 50%를 할인해준다. 관광객을 대상으로 LED 야생화 만들기와 다육아트 등 고한읍의 특색을 살린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바로 옆 카페 수작에 들렀다. 골목은 한산한데 손님이 많다. 주인장이 개발했다는 흑임자라떼를 기다리는 동안 부녀회에서 만든 소소한 공예품을 구경한다. 흑임자와 커피의 조화는 그럴싸하다. 커피 향보다 흑임자의 고소한 맛이 강한 편이다. 차를 마신 뒤 본격적으로 골목 산책에 나섰다. 사계절 꽃 피는 고한 18번가 우선 마을호텔 18번가 앞 꽃마차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골목을 깨알처럼 장식해놓은 벽화, 조형물, 화분을 감상한다. 골목에서 꽃이 가장 많은 곳은 권 씨 할머니 집이다. 담벼락에 꽃이 가득하다. “몸이 안 좋아서 얼마 전에 장사를 그만뒀어요. 이렇게 꽃을 가꾸니까 시간도 잘 가고, 사람들이 예쁘다고 칭찬해주니까 보람도 있어요. 매일 한두 시간씩 꽃을 돌보는 시간이 아주 소중해요” 소녀 같은 권 씨 할머니다. 겨울이 오면 골목에서 꽃들이 사라진다. 골목이 썰렁해질까봐, 주민들은 한 잎 한 잎 공들여 만든 LED 야생화 화분을 화단에 설치한다. 낮에도 환히 빛나는 야생화 덕분에 이 마을을 지날 때 춥지 않을 것 같다. 18번가 골목을 빠져나오면 고한시장이 코앞이다. 시장 입구와 천장을 갱도처럼 꾸며놨다. 출입구에는 ‘갱도1’, ‘갱도2’라고 써놓았다. 시장 안 기둥에는 석탄을 캐는 광부의 모습을 마네킹으로 재현해놨다. 매월 끝자리 1일과 6일에는 오일장이 서 먹거리 장터가 열린다. 시장 내 ‘피고지고 다시 피고’ 카페에서 장미, 마리골드 꽃물과 꽃가루로 만든 꽃빵(머핀)과 오징어 먹물로 만든 숯빵(파운드케이크)을 판다. 3개 세트가 5000원이다. 지역색을 살린 먹거리라 호감이 간다. 촉촉하고 달달해 커피에 곁들이기 딱 좋다. 주변 명소&맛집 삼탄아트마인 2001년 폐광할 때까지 38년 동안 고한 지역 경제를 떠받쳐왔던 정암광업소를 도시재생한 문화예술 창작공간이다. 폐광 터에 150개국에서 수집한 10만여 점이 넘는 예술품을 접목해 독창적인 전시공간이 되었다. 안내데스크 옆에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카페가 있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2016) 촬영 장소 및 배우 송중기가 묵었던 객실을 볼 수 있다. 강원 정선군 고한읍 함백산로 1445-44, 09:30~17:30 월·화요일 휴관, 033-591-3001 어른 1만3000원 정암사 월정사 말사이며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 중 하나다.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석가모니불의 사리를 수마노탑에 봉안하고 이를 지키기 위해 건립한 것으로 전해온다. 수마노탑에 불사리가 봉안되어 있으므로 적멸보궁 법당에는 불상을 모시지 않았다. 적멸보궁 앞 계곡은 천연기념물 제73호인 정암사의 열목어 서식지다. 적멸보궁 뒤쪽 언덕에 있는 수마노탑은 최근 국보 제332호로 지정되었다. 강원 정선군 고한읍 함백산로 1410, 033-591-2469 예촌돌솥밥 고한 주민이 강력 추천한 돌솥밥 전문점이다. 식당 내부가 깔끔해 첫인상이 좋다. 주 메뉴는 영양돌솥밥과 곤드레돌솥밥이다. 정선 곤드레가 듬뿍 올라간 돌솥밥에 된장찌개와 고등어구이를 포함한 스무 가지 반찬이 딸려 나온다. 모두 맛깔나다. 제철 식자재를 사용하므로 반찬 종류는 수시로 바뀐다. 고한시장 갱도1 출입구 맞은편에 있다. 강원 정선군 고한읍 고한6길 8, 10:00~21:00, 033-592-4610, 곤드레돌솥밥 1만2000원
- 2020-11-02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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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플란트 후 씹는 행복 지키려면 "올바른 식습관 가져야"
- 서울 부암동에 사는 윤정희(63) 씨는 요즘 들어 치통으로 잠을 설치는 경우가 잦아졌다. 2년 전 임플란트 시술을 받은 어금니에 쑤시는 것 같은 통증이 나타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다. 통증을 견디지 못한 윤 씨는 결국 병원을 찾았고, 임플란트 시술 후 잘못된 식습관으로 염증이 생긴 게 원인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다행히 늦지 않게 병원을 찾아 별 탈 없이 치료를 마칠 수 있었지만, 윤 씨는 이제 오징어나 질긴 육류 섭취를 피하고 단백질과 칼슘이 풍부한 음식을 챙겨 먹는 습관이 생겼다. 음식 등을 씹는 저작운동은 혈류량을 늘려주고, 뇌기능을 향상시켜 노년기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뿐만 아니라 음식물을 잘게 부숴 타액(침)과 잘 섞이도록 도와 소화기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치아가 빠지거나 잇몸뼈가 가라앉아 음식을 제대로 씹지 못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처럼 자연치아를 유지하기 어려울 때 최종적으로 선택하는 치료가 임플란트 시술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임플란트 후 사후관리 부실이나 그 외 다양한 이유로 부작용을 겪기도 한다. 특히 임플란트는 자연치아와 달리 잇몸인대조직이 없어 외부충격에 약하다. 일부 음식물을 씹는 저작행위로 충격이 가해질 수도 있어 식습관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임플란트 후 피해야 할 식습관은? 임플란트는 철저히 관리하지 않으면 시술 전보다 구강전체가 더 나빠지기도 한다. 자연치아는 염증이 생기면 신경을 통해 시리거나 쑤시는 증상을 느끼는데, 임플란트는 신경이 없어 잇몸과 임플란트 뿌리까지 세균이 침입해 염증을 일으키기 전까지 이상을 느끼지 못할 수 있다. 따라서 치아에 균열이 가거나 파손이 되더라도 곧바로 인지하지 못하고 방치해 염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이유로 치아에 충격을 가하는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임플란트 치아는 상하방향 압력에 의한 저작력에는 견딜 수 있지만 좌우방향 압력에는 자연 치아보다 약하다. 이로 인해 말린 오징어나 돼지, 소 또는 닭 등 육류에 포함된 질긴 음식을 씹으면 자칫 임플란트가 파손될 수 있다. 따라서 임플란트 식립 후에는 되도록 잘게 쪼개어 먹는 게 좋다. 일반적으로 뜨거운 음식과 차가운 음식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온도 차이로 치아가 직접 손상되는 것이 아니라 잇몸을 비롯한 치주조직에 영향을 준다. 너무 찬 음식은 치주조직의 혈액순환을 방해하고, 너무 뜨거운 음식은 잇몸에 상처를 입혀 치주조직에 만성적 염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임플란트 후 섭취하면 좋은 음식은? 임플란트 후 섭취하면 좋은 음식으로 먼저 두부와 콩비지 등 단백질 함유 음식을 들 수 있다. 두부와 콩비지는 식물성 단백질과 칼슘 등 다양한 영양소가 풍부해 잇몸뼈를 단단하게 해주고, 수술 부위가 자리를 잘 잡도록 도움을 준다. 또한 임플란트 시술 후 회복기간 동안 안정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임플란트에 충격이 가해지지 않도록 딱딱하고 질긴 음식보다는 두부, 죽, 계란찜과 같이 부드러운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임플란트 시술에 있어서 잇몸뼈 상태가 굉장히 중요하다. 우유는 대표적인 알칼리 식품이면서 비타민B, D, 칼슘, 인, 무기질이 풍부해 잇몸뼈를 단단하게 해 줄뿐 아니라 침 분비를 촉진 시켜 충치억제 효과가 있다. 등 푸른 생선 고등어 또한 불소 성분이 많이 함유돼 충치 예방에 도움이 된다. 임플란트 후에는 알칼리성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치아의 산성을 중화시켜 충치를 예방하기 때문이다. 미역, 다시마 등의 해조류에 풍부한 섬유질은 치아 건강을 지켜주고, 철분과 엽산 성분은 유해 독성 물질을 배출시켜 구강 내 환경을 알칼리성으로 바꿔 치아 건강에 도움이 된다. 고광욱 파주 유디치과의원 원장은 “임플란트 사용자의 관리방법에 따라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만큼 양치질 및 치석 제거 등의 구강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며 “음식에도 조금만 신경을 쓴다면 다른 자연치아와 함께 건강한 섭식 생활을 유지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 2020-06-01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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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니어 케어푸드로 맛과 영양을 꿀~꺽!
- 나이가 들수록 건강을 위해 잘 먹어야 한다고들 한다. 그러나 치아 손실이나 소화 장애 등으로 씹고 뜯는 게 맛이라는 갈비는 엄두도 못 낼뿐더러, 체력 저하와 미각, 후각의 노화로 요리도 자신이 없다. 이렇듯 ‘먹는 즐거움’을 잃어가는 이들을 위한 희소식. 맛과 영양을 모두 겸비한 케어푸드 시장이 활발해지고 있다. ‘케어푸드’는 영유아나 노인, 환자 등 맞춤형 식사가 필요한 이들을 위한 연화식, 치료식 등의 기능성 식품을 의미한다. 나이가 들면 아프지 않아도 자연스러운 노화로 인한 음식 섭취 능력 저하 때문에 이러한 케어푸드를 가까이하게 된다. 앞서 고령사회를 맞이한 일본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역시 최근 노령인구 증가에 발맞춰 푸드케어 시장이 꾸준히 성장 중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그 규모가 2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며, 케어푸드 관련 연구와 제품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물론 영양가 높은 식재료로 직접 먹기 좋은 케어푸드를 만들어도 되겠지만, 나이가 들수록 이 역시 힘들고 귀찮게 느껴질 수 있다. 또 막상 음식을 만들다가도 미각과 후각의 노화로 예전처럼 맛을 내기 어려워져 고충을 겪기도 한다. 이런 면에서 시중에 판매하는 케어푸드는, 먹기 좋은 맛과 식감은 물론 요리에 대한 번거로움까지 해소해준다는 점에서 실속 있다. 케어푸드 삼 대장 연화식·연하식·유동식 케어푸드 하면 자칫 환자들이 먹는 미음이나 죽 등만 떠올리기 쉬운데,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케어푸드의 종류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음식을 입에 넣고 씹는 저작기능 저하를 보완해주는 ‘연화식’(軟化食), 식도 근육이 약해 음식을 삼키기 어려운 이들을 위한 ‘연하식’(嚥下食), 그리고 원활한 수분 공급과 영양 보충을 함께할 수 있는 ‘유동식’(流動食)이다. 식품 기업에서 내놓은 케어푸드를 살펴보면 ‘불고기’, ‘등갈비’, ‘고등어조림’ 등의 메뉴가 눈에 띈다. 같은 메뉴라도 일반식으로 조리할 경우 치아나 소화기관이 약한 시니어가 먹기 불편하지만, 케어푸드라면 좀 더 수월하게 즐길 수 있다. 고령친화식품 또한 노인의 신체적 특성을 감안하고 기호에 적합한 맛과 영양을 고려해 가공한 식품이다. 제품 포장재 등을 살펴보면 ‘고령친화식품’ 심볼 마크와 섭취 단계 아이콘을 찾을 수 있다. 케어푸드 중에는 ‘고령친화식품’의 품질기준을 만족하는 제품이 많은데, 치아 상태에 따라 식품의 경도를 살펴 구입하는 게 좋다. 일본 케어푸드 시장은? 일본의 케어푸드는 한동안 ‘개호식품’이라 칭해왔지만, 단어가 주는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근래에는 ‘소프트식’, ‘스마일케어식’, ‘유니버설디자인푸드’ 등으로 불리고 있다. 2020년 고령식품시장 규모는 1462억6000만 엔(약 1조7000억 원)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아사히그룹, 오츠카제약 등 대기업에서도 ‘야사시콘’(몸에 좋은 식단), ‘쇼쿠지와타노시’(식사는 즐거워), ‘야와라카구락부’(부드러운클럽) 등의 브랜드를 내세워 다양한 케어푸드를 선보이고 있다. 한편 유단백 사용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자의 근감소증과 운동기능 저하 개선을 위해 의료 및 케어 분야에서 유단백의 우위성이 인식되는 상황이다. 아울러 직접 조리가 어려운 이들을 위한 배달 서비스 및 도시락 택배 서비스도 활기를 띠고 있다.
- 2020-06-0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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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해녀의삶터 ‘숨비소리길’
- 구좌읍 세화리 바닷가를 걷는데 ‘호오이 호오이’ 휘파람 같은 소리가 들렸다. 사람이 내는 소리라고 하기엔 기이했다. 물고기가 그런 소리를 낼 리는 없고. 바닷가에 새만 있으니 새소리려니 생각했다. 몇 년이 지난 뒤에야 그 소리가 해녀의 숨비소리임을 알게 됐다. ‘호오이’ 소리를 내며 수면 위로 얼굴을 내민 해녀를 두 눈으로 확인한 것이다. 잠수하는 여자(潛女) 해녀 제주 해녀(국가무형문화재 제132호)는 1~2분간 숨을 참으며 수심 10m까지 잠수해 소라, 전복, 성게, 해삼 등의 해산물을 딴다. 숨 쉴 때는 물 위로 떠올라 재빨리 이산화탄소를 내뿜고,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신다. 이때 ‘호오이’ 숨비소리가 난다. 해녀는 이 과정을 반복하며 여름철에는 하루 6~7시간, 겨울철에는 하루 4~5시간 물질을 한다. 산소마스크도 없이 말이다. 해녀가 잠수에 특화된 신체를 갖고 태어나는 것도 아니다. 반복된 물질과 훈련을 통한 결과다. 제주 해녀의 물질 기술은 바닷가 마을에 사는 소녀들이 어머니와 할머니에게 눈치껏 배우고, 훗날 딸에게 가르치며 대를 이어 전승됐다. 해녀는 물질 능력에 따라 상군, 중군, 하군으로 나뉜다. 상군해녀가 대장 해녀이며, 해녀 공동체를 이끈다. 오랜 기간 물질을 한 상군해녀는 채취 기술이 뛰어나고, 바닷속 해산물 서식처와 조류와 바람에 관한 지식이 해박하다. 해녀들이 물질할 수 있는 날씨인지 아닌지를 일기예보보다 상군해녀의 말을 듣고 판단할 정도라고 한다. 제주 해녀의 이런 독창적인 문화가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2016년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해녀가 다니던 숨비소리길 해녀들은 물질뿐만 아니라 밭일도 하며 생계를 꾸린다. 그녀들이 물질하러, 밭일하러, 부지런히 누비던 길을 스토리로 엮은 것이 ‘숨비소리길’이다. 제주올레처럼 바닷가도 지나고, 마을 골목길도 지나고, 밭도 지난다. 이 길을 걸으며 고된 해녀의 삶을 짐작해보고, 봄기운 무르익은 들판과 비췻빛 바다를 만끽했다. 한 걸음 한 걸음이 아쉬워 아껴 걸었더니 한나절이 훌쩍 지났다. 숨비소리길의 출발점인 해녀박물관은 제주 여행 필수 코스다. 제주 해녀의 역사·생활풍습·세시풍속·무속신앙·해녀 공동체 등의 자료와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제주 해녀 항일운동사까지 정리돼 있다. 아는 사람만 아는 바다 전망 포인트이기도 하다. 3층 전망대에 오르자 비현실적인 빛을 뽐내는 세화 바다와 세화리 전경이 시원하게 펼쳐졌다. 해녀박물관을 둘러보고, 뜰에 있는 해녀상 뒤쪽으로 가, 숨비소리길 첫 이정표를 찾았다. 이정표가 갈림길마다 세워져 있어, 세상없는 길치이지만 걷는 내내 두렵지 않았다. 해녀박물관에서 마을길로 접어들어 세화 축구장을 지나자, 야트막한 언덕 아래 자리한 ‘삼신당 여씨할망당’이 보였다. 슬레이트 지붕을 얹은 돌집 안에 여씨할망신위를 모셔두었다. 제주에서는 할망당, 해신당을 흔히 볼 수 있다. 할망당을 뒤로하고 면수동마을회관 앞을 지날 무렵, 아름드리 팽나무, 네 그루에 눈길이 갔다. 왠지 인사하고 지나가야 할 것 같았다. 제주 사람들은 팽나무를 ‘폭낭’이라고 부른다. 여름 태풍과 겨울 찬바람에도 견디는 폭낭은 마을 쉼터 역할을 한다. 제주를 상징하는 아름다운 ‘밭담’ 면수동마을회관 사거리에서 하도리 별방진에 이르는 약 2km 구간에는 무, 당근, 보리 등을 심어놓은 밭이 끝없이 이어졌다. 잔잔한 바다처럼 보였다. 세로선보다 가로선이 많은 풍경에 맘이 평화로워졌다. 파스텔 빛 바다도, 진초록 보리밭도, 노란 유채밭도, 검은 현무암 밭담도 모두 나지막이 가로누워 있다. 이 구간이 ‘밭담길’이다. 돌이 많은 제주도에서는 고려시대 때부터 돌을 쌓아 밭 경계로 삼았는데, 이를 밭담이라고 한다. 밭담을 쌓은 뒤로 토지 분쟁이 사라지고, 가축이 농작물에 손해를 끼치는 일이 줄었으며, 농경지 면적이 늘어 제주 농업 발달에 기여했다고 한다. 제주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밭담에도 수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 밭담은 제주도의 전통문화 산물로 평가받아, 국가중요농업유산과 FAO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됐다. 세화리에서 하도리로 이어지는 이 밭담길은 바다를 오가며 생계를 꾸몄던 해녀들의 삶의 터전이었다. 평상시에는 밭일이나 집안일을 하다가 물때가 되면 바다에 나가 물질을 했다. 알고 보면 고된 물질도 부업일 뿐이었다. 별방진 품에 안긴 하도리 밭담길을 지나 하도리 골목길을 지나면 별방진이 나온다. 별방진은 마을 사람들이 왜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쌓은 성이다. 하도리의 옛 지명인 별방에서 이름을 땄다. 성의 총길이는 1008m, 높이는 3.5m. 남쪽이 높고, 북쪽이 낮은 타원형이다. 별방진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별방진을 사이에 두고 왼쪽에는 하도리 마을이, 오른쪽에는 자그마한 하도리 포구가 마주보고 있다. 별방진 안에 초록, 빨강, 파랑 지붕들이 올망졸망 모여 있는 풍경이 동화 속 그림 같다. 하도리 마을이 유난히 평온해 보이는 건 태풍도 왜적도 다 막아줄 것 같은 별방진이 있어서가 아닐까. 별방진 이후로는 줄곧 해안선을 따라 걸었다. 제주 사람들이 물고기를 잡기 위해 바닷가에 그물처럼 돌을 둥그렇게 쌓아놓은 원담과 해녀들이 물질하기 전에 옷을 갈아입던 불턱들을 차례로 만났다. 제주 해안에는 마을마다 서너 개의 불턱이 있다. 구좌읍에 해녀들이 특히 많이 살고 있어, 숨비소리길 구간에서만 서동 불턱, 보시코지 불턱, 모진다리 불턱, 생이덕 불턱 등을 볼 수 있었다. 1970년대 초 고무 잠수복이 보급되고, 1985년 전후로 현대식 탈의장이 설치되면서 불턱의 역할은 줄었다. 비췻빛 바다가 매력적인 세화리 세화리 바닷가에 이르자 해녀와 어부들이 물질 작업의 안전과 풍요를 기원하는 ‘갯것할망당’이 눈에 띄었다. 제주 해녀들은 물질하기 전에 해신당에서 용왕 할머니에게 제사를 지낸다. 음력 1월 초부터 3월 초까지, 약 두 달 동안 34개 어촌계에서 해녀굿을 봉행한다. 해녀굿 중 바람신인 영등신을 맞이하고 보내주는 영등굿을 가장 성대하게 치른다. 갯것할망당 옆에는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었다가 바닷가에서 솟아나는 용천수를 가둬놓은 ‘도구리통’이 있다. 제주 사람들이 용천수 둘레에 네모난 담을 쌓고, 식수를 뜨거나 빨래를 하던 곳이다. 수도 시설이 잘돼 있는 지금도 물통에서 채소를 씻는 할머니를 본 적이 있다. 도구리통을 지나면 곧 해녀박물관이다. 이미 둘러봤으므로 세화해변까지 이어 걸었다. 제주도에서 물빛 좋기로 소문난 곳이 협재, 금릉, 함덕, 우도 등인데, 요즘은 세화를 추가해 손꼽는다. 세화 바다는 협재나 함덕처럼 번화하지도 않고, 바다가 보이는 전망 좋은 감성 카페와 책방, 소품 가게들이 고요히 자리한 사랑스러운 곳이다. ◇ 주변 명소 & 맛집 ◇ 세화민속오일장 세화해변 끄트머리에 자리한 세화민속오일장은 날짜 끝자리에 ‘0’ 또는 ‘5’가 붙는 날 장이 선다. 규모는 작지만 채소, 곡식, 수산물, 젓갈, 생활용품, 간식거리 등 생활에 필요한 물건은 다 판다. 낭만적인 뷰는 덤이다. 시장 안에서도 세화 바다가 보인다. 이곳 장터는 1930년대 초 하도리·종달리·세화리·연평리·시흥리 등지의 해녀 1000여 명이 항일운동을 벌였던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매주 일요일에는 시장 앞에서 플리마켓 벨롱장이 열린다.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 1500-44 카페록록 하도리 바닷가에는 전망 좋은 카페가 늘어서 있다. 이 중 카페록록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시원한 바다와 돌담을 배경으로 이국적인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이 유명하기 때문이다. 실내 곳곳에 둔 초록 식물이 온실 분위기를 풍기는 것도 인기 포인트. 푸딩처럼 말캉한 에그타르트가 별미다. 제주시 구좌읍 하도서문길 41 / 10:30~18:30 /카페라테 6000원 연미정 세화리에는 전복돌솥밥으로 유명한 식당이 두 곳 있다. 연미정과 명진전복이 그 주인공. 명진전복은 TV에 출연한 덕에 늘 대기 줄이 길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명진전복을, 가성비를 따진다면 연미정을 선택해볼 것. 전복돌솥밥을 주문하면 1인분이라도 작은 고등어 한 마리와 약간의 활어회가 따라 나온다. 반찬 맛은 평범한데, 전복 내장까지 넣어 지은 돌솥밥이 쫀득하고 구수하다. 제주시 구좌읍 세평항로 14 /09:00~21:30 매월 첫째, 셋째주 수요일 휴무 /전복돌솥밥 1만5000원
- 2020-04-07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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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밤에 찾아온 꽃 빛 요정
- 온실 속 동백꽃이 피었다기에 갔는데, 화려한 조명 속에서 낮보다 더 아름다운 식물원을 만났다. 신구대학 식물원에서 꽃빛축제가 열리고 있다. 2019년 11월 30일(토)부터 2020년 2월 16일(일)까지 주말과 휴일에 야간개장(17:00~21:00)을 해 사람들을 맞는다. 입장료는 성인 5,000원 65세 이상은 3,000원이다. 식물원 온실에 들어서면 동백꽃이 붉은 꽃잎을 열고 있고 다정큼나무가 하얗게 터지기 시작했다. 향기가 백 리까지 간다는 제주도 곶자왈에 자생하는 백서향도 곧 꽃잎을 열 것 같다. 특히 남쪽지방에 가야만 볼 수 있는 식물들이 많다. 곳곳에 나무줄기를 타고 오른 소국이 분재처럼 전시되어 있어 감상의 재미를 더한다. 꽃과 푸른 잎, 겨울 속 싱그러움이다. 식물원을 한 바퀴 돌며 겨울눈을 달고 있는 나무들의 겨울나기를 들여다보느라 춥다 싶으면 가든 카페에 들어가 보자. 해가 뉘엿뉘엿 져가고 환상적인 조명이 불을 밝히면 꽃처럼 피어나는 빛의 축제에 아이들의 즐거운 웃음소리가 울려 퍼진다. 꽃빛축제의 하이라이트를 감상하면서 차 한 잔을 앞에 둔 겨울밤이 포근하게 느껴진다. 찾아가는 방법 : 지하철 분당선 모란역 5번 출구에서 마을버스 11-1번을 탑승하여 상적 1동. 신구대학식물원 앞 정류장에서 하차하여 180m를 걸으면 식물원에 도착한다. 주변 맛집 : 걸어서 갈만한 거리에 생선구이가 맛있는 집이 있다. 는 상호처럼 연탄불에 생선을 구워낸다. 꽁치, 고등어, 삼치, 조기 등 인원수에 따라 나오는 생선 종류가 늘어난다. 보쌈, 배추전까지 나오는 모둠생선구이 메뉴가 1인 1만1000원. 2인 이상만 주문받는다.
- 2019-12-10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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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의 끄트머리, 울진 금강 소나무 숲에 들다
- 울진 금강 소나무 숲길은 산림청이 국비로 조성한 숲길 1호다. 현재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위해 준비할 정도로 보존 가치가 높아서 숲에 들려면 삼림보호법에 의해 철저하게 예약제다. 누구나 마음대로 오를 수 있는 산이 아니다. 트레킹 가능 인원은 숲해설가를 동반한 하루 80명만 탐방할 수 있다. 숲은 조용했다. 걷는 이들의 발걸음 소리와 간간히 이어지는 해설가의 설명이 소리의 전부다. 물론 새소리와 계곡을 흐르는 자연의 소리는 당연히 배경음이다. 숲해설사가 자기를 앞지르지 말고 탐방로 지역을 벗어나지 말라고 당부한다. 멧돼지가 나오기도 한단다. 금강 소나무 숲길은 다섯 구간이 있다. 12개의 고개를 넘어야 하는 십이령바지게 길이란 이름도 있다. 울진과 봉화로 꼬불꼬불 열두 고개의 먼 길을 오가던 바지게꾼들이 오가며 장사를 하던 길이다. 소금과 미역, 간고등어, 그리고 피륙과 곡물을 등에 진 보부상들의 애환이 깃든 길이고 김주영의 소설 '객주'도 이런 이야기들이 바탕이 된 곳이다. 발걸음마다 스토리가 있는 길을 따라 걷는 맛이 쏠쏠하다. 숲에 드니 기분이 상쾌하다. 울진 금강송 숲길은 다른 곳보다 피톤치드가 5배라고 하는데 몸으로 느껴질 정도다. 가다가 멈춰서 듣는 숲 이야기와 소나무에 얽힌 내력을 배우며 비로소 자연을 이해하게 된다. 소나무의 성장이나 수난을, 꽃과 나무 그리고 그에 얽힌 이야기가 흥미롭다. 금강송은 궁궐을 짓거나 임금의 관을 만들었다고 한다. 숲해설사의 해박한 지식과 풍부한 경험을 들으며 숲에 드는 일,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것을 실감시킨다. 손에 들고 있던 장대로 멀리 가리키며 못난이 소나무라고, 미남송이라고 알려준다. 암벽에 뿌리내리고 긴 시간 굳건히 자라온 잘난 나무다. 대체로 평이하고 짧은 코스인데도 마지막 오르막은 만만찮다. 미인송이 보인다. 깊은 산속에 독야청청 굳세게 그 자리를 지키며 하늘 높이 솟아오른 잘 생긴 소나무. 우람하고 지조 있어 보인다. 사람들이 두 팔 벌려 미인송을 안아본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소나무, 귀하신 몸을 영접하고 땀을 식히니 하늘에서 쨍하고 늦가을 볕이 비춘다. 마음까지 깨끗해지는 소나무 숲이다.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것, 자연이란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더니 이렇게 다가가 만나보는 귀한 가치를 느껴본다. 내려오며 비로소 막바지 가을 단풍이 눈에 들어온다. 올라올 때 보지 못한 꽃 내려올 때 보았네 하듯이 숲엔 단풍이 절정이다. 걷느라 수고했다 쓰다듬듯 그 길을 걷는 머리 위에서 자연은 최상의 색감으로 빛나고 있었다. ▶탐방 코스:산림수련관 집결→500년 송→못난이송→미인송→제2탐방로→산림수련관(5.3km/3시간 소요) ▶장소/시간: 울진군 금강송면 대광천길 83/오전 10시 ▶운영 예정일: 2019. 4.20 ~11.30(매주 화요일 휴무)
- 2019-12-09 1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