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시절 필자의 별명은 디파인(define) 성이었다. 명확한 의사결정을 좋아하고 모호한 태도는 싫어한다 해서 지인들이 붙여준 별명이었다. 그때는 그 별명이 마음에 들고 뿌듯했는데 지금 생각하니 조롱의 의미가 아니었나 싶다. 별명 값을 하듯 필자는 토론을 할 때 흥분을 잘하고 침을 튀겨가며 자기주장을 펴는 사람이었다. 이른바 쌈닭이었던 것이다.
첫 직장
늙음 뒤엔 결국 병과 죽음이 대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나이를 먹는다는 건 하나의 애환일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어려울 때라도 살아갈 길은 있다는 뉴스는 비 오듯 쏟아진다. 비곗살처럼 둔하게 누적되는 나이테에 서린, 쓸모 있는 경험과 요령을 살려 잘 부릴 경우, 회춘과 안락을 구가할 수 있는 게 아니겠는가. 문제는 삶의 후반전, 그 인생 2막을 열어 내딛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트레비네는 조용한 강변 마을이다. 레오타르 산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고 트레비슈니차 강이 마을을 가로지르는 아름다운 소도시. 오스만 시대의 아치형 다리가 띄엄띄엄 떨어져 있는 마을을 잇는다. 고요한 소읍은 한 폭의 수채화를 만든다. 강물 속으로 마을 풍치가 풍덩 빠져 반영되어 흔들거리면 긴 여행자의 묵은 시름이 사르르 치유된다.
인간은 강약의 차이가 있긴 해도 옳고 그름을 떠나 상처를 받으면 대체적으로 언사가 거칠어진다. 그리고 차분한 상태가 되면 자신이 화가 났던 일을 다시 생각하며 후회를 한다. “조금만 더 참을걸~ 그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하며 때늦은 후회를 한다. 필자 역시 그런 일이 있었다. 일상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필자가 느긋해 보이고 화를 전혀 낼 것 같지 않아 보
도시란 인간이 고안한 썩 성공적인 발명물이다. 매력도 편의도 많은 장소이지 않은가. 그럼에도 도시를 미련 없이 떠나거나, 떠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시골에서, 자연 속에서 한결 만족스러운 삶을 구가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과 기대에서다.
귀촌자의 성향은 다양하다. 도법자연(道法自然), 자연이 곧 길이라는 고매한 소식에 이끌린 귀촌자. 도연명처럼
호스피스는 임종이 가까워진 환자가 육체적 고통을 덜 느끼고 심리적·사회적·종교적 도움을 받아 ‘존엄한 죽음(well-dying)’에 이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의료 서비스다. 하지만 아직 의료기관 중에는 호스피스 서비스를 갖추지 못한 곳이 많다. 이와 관련, 호스피스 완화의료에 관한 법률이 8월부터 시행된다. 말기암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되던 호스피스가 ‘연명
그녀는 상상했던 이미지 그대로 귀여운 여인(pretty woman)이었다. 내일모레가 환갑인데 이토록 귀엽다니, 나이를 어디로 먹었는지 도대체 알 수 없는 희한한 여인이다. “일단 오늘 하루만 남편을 존경하자!” 그렇게 각오하고 사니 평생의 꿈이었던 현모양처가 저절로 되었다고 말하는 개그우먼 이성미. 한여름 오후의 데이트는 분명 귀여운 여인과 시작했는데 끝
노인성 난청은 나이가 들면서 서서히 청력이 떨어지는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이다. 45세 이상의 성인은 4%, 65~75세는 30~35%, 75세 이상은 50% 이상이 난청을 가지고 있을 만큼 흔한 증세다. 문제는 방치하면 증세가 계속 나빠지는 데 있다. 40~50대에는 주로 고음만 안 들려 생활하는 데는 큰 지장이 없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듣는 데 불편함을 느
댄스 계에서 나이 든 사람들은 평생 댄스만 하다 보니 바깥 물정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필자는 지하철을 무료로 타고 다니는 지공선사의 단계에 올랐으니 시니어 라이프나 노후 대비에 대해 많이 아는 편이다. 그래서 식사 자리에서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해주면 상당히 놀라워한다.
우선 나이가 들면 병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고 했다. 나이가 60세 넘은 사
댄스 연습장에서 혼자 춤을 추려니 재미도 없고 해서 자리에 앉아 스마트폰을 꺼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때 파트너와 연습하고 있던 지도자가 필자에게 “파트너가 나타나면 어쩌려고 그러느냐”며 열심히 하라고 했다. 미리 몸이 되어 있어야 춤도 멋지고 그래야 여자가 파트너하자고 제의해온다는 얘기였다.
댄스 시작한 지 30년인데 그럴 일은 없다. 그동안 그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