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포스트 코로나 시대, 50+의 역할과 방향
- 2020년 정부는 대규모 투자 및 일자리 창출을 핵심으로 한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기 회복을 위해 마련된 국가 프로젝트로, 크게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 ‘고용안전망 강화’로 나뉘어 주요 과제들이 추진된다. 아울러 기획재정부는 2021년 중장년 일자리 지원과 관련해 3602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지난해 대비 38.8% 증가). 이에 따라 지난 연말에는 ‘대전환 시대를 건너다’를 주제로 ‘50+일자리 특별포럼’(주최 서울특별시, 주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열렸다. 세 섹션으로 나눠 열린 이날 포럼의 내용을 토대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중장년의 일자리 전망과 대응책 등을 3파트로 나눠 짚어봤다. PART 1 포스트 코로나 시대, 50+의 역할과 방향 ‘50+일자리 특별포럼’의 첫 번째 세션에서는 ‘대전환 시대, 한국사회 50+세대 역할과 방향’을 주제로 김영대 서울시50플러스재단 대표와 최배근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의 대담이 이뤄졌다. 두 사람은 “한국판 뉴딜 정책 시행에 따라 청년층과 노년층을 잇는 50+세대의 가교역할이 절실해질 것”이라며 입을 모았다. 한국판 뉴딜, 50+가 선봉에 서야 김영대 대표는 “현재 5060세대는 산업화와 정보화 시대를 거치며 변화에 빠른 적응력을 보여왔다. 최근 4차산업 시대에 ‘디지털 뉴딜’이나 ‘그린 뉴딜’ 정책에 관여할 수 있는 역량도 충분하다. 즉 사회적 짐이 되느냐, 기여자가 되느냐는 그들의 손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린 뉴딜 정책의 일환으로 신재생에너지 확산기반 구축이 이뤄질 계획이다. 특히 태양광 분야의 경우 주민참여형 이익공유사업이 도입된다. 사업의 안정성이 어느 정도 보장되면, 중장년 자산가 중에서 사업에 관심을 두는 이가 적지 않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도 50+세대의 참여를 유도하고 지원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배근 교수 역시 “1980~90년대 산업계의 지각변동을 겪었던 청년들이 지금의 50+세대다. 이제는 그들의 자녀가 청년기에 진입했다. 디지털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가 소프트웨어 역할을 하고, 전문성과 노하우를 갖춘 50+세대가 하드웨어 역할을 하는 등 두 세대의 연대와 융합이 주요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더불어 “정부나 지자체가 지원하는 세대를 살펴보면 30대 중반 이하의 청년층과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 주를 이룬다. 즉 퇴직연령은 갈수록 낮춰지는 상황에서 40대는 이도 저도 아닌 상태로 타격을 입고 있다. 이들 세대를 가장 잘 이해하고 이끌어줄 수 있는 건 역시 50+세대다. 한국판 뉴딜 정책의 시작 단계에 현재의 50+세대가 선봉에 서서 토대를 잘 마련해야만 다가올 50+세대(현재의 40대)가 어려움을 겪지 않을 수 있다”며 후배 세대를 위해 새로운 변화에 관심을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임할 것을 당부했다. 확대와 지원 속 구심점 필요해 한국판 뉴딜정책 ‘고용안전망 강화’의 과제로 ‘청년·신중년의 고용시장 진입·전환 촉진’이 있다. 특히 신중년의 새 일자리로의 전환 지원을 위해 재취업지원서비스를 내실화하고, 디지털·그린 관련 직무로의 진입을 촉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신중년 적합직무 고용장려금(월 최대 80만 원×12개월) 지원 대상에서 디지털·그린 관련 직무와 인원이 확대된다. 더불어 디지털·그린 뉴딜 등 경제구조 변화에 대한 적응력 향상을 위해 중장년을 대상으로 폴리텍 등 공공 훈련기관을 활용해 디지털 융합 훈련을 지원할 계획이다. 앞서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앙코르전직지원 프로그램’, ‘서울50+뉴딜인턴십’, ‘신중년 도시재생 창업지원 프로젝트-점프업 5060’ 등 50+를 위한 다양한 일자리 사업을 추진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서울50+뉴딜인턴십’의 경우 지난해 신기술, 스마트시티 플랫폼을 활용해 도시문제(환경, 에너지, 디지털 소외 등)를 해결하는 ‘스마트시티 전문인력’을 지원한 바 있다. 이를 비롯한 도시재생이나 그린스마트 분야의 일자리도 한국판 뉴딜 정책에 기반해 확대·개선될 전망이다. 김 대표는 “2017년 정부에서 ‘신중년 인생3모작 기반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서울시50플러스재단을 시작으로 전국 지자체에서 50+ 관련 다양한 조례가 만들어졌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나 세계보건기구(WHO) 등 해외에서도 집중하는 혁신 사례로 손꼽힌다. 물론 다소 아쉬운 점도 있다. 전국 지자체만 50여 곳인데, 기관마다 지원하는 연령대도 다르고, 기준도 다르다. 이를 종합적으로 정리하고 획일화하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한국판 뉴딜 역시 이러한 점에 착안해 50+ 관련 과제들을 진행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저출산·고령화 해결 위한 모두의 ‘쉼표’ 지난 12월 정부는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모든 세대가 함께 행복한 지속가능 사회’를 구현한다는 비전하에 ‘함께 일하고 함께 돌보는 사회 조성’, ‘건강하고 능동적인 고령사회 구축’ 등을 추진 전략으로 내세웠다. 앞서 김 대표와 최 교수가 제시한 ‘세대 간 융합’은 저출산·고령화 문제에서도 ‘모든 세대가 함께’라는 취지하에 일맥상통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두 사람은 “새로운 시대로의 도약을 위한 쉼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젊은 세대 중에는 결혼이나 출산을 ‘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하고 싶어도 못하는’ 이가 적지 않다. 이러한 문제는 개인보다도 사회적 책임이 크다. 사회 혁신을 하려면 청년들이 상상력을 발휘해 좋은 아이디어를 쏟아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의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 과정에 50+세대의 경험이 요구된다”며 “현대인은 아이디어를 내고 경험을 돌아볼 시간이 부족하다. 경쟁사회 속 여유와 공백을 갖는 건 자칫 무모하게 여겨진다. 결국 이를 해결하려면 소득과 일자리 보존이 가능해야 하고, 정부와 기업이 나서야 한다. 가령 퇴직 전 50대에게도 1년 정도 안식년을 갖게 하고, 그동안 정부와 기업이 분담해 월급의 80% 정도를 보장하는 식으로 말이다. 이는 한국판 뉴딜 정책의 추진 과제인 ‘사람 투자’처럼, 낭비가 아닌 투자의 개념으로 봐야 한다. 이러한 쉼을 통해 중장년은 경력을 재정비하고 성찰함으로써 자신의 역량을 강화해 새로운 일자리로의 도약을 안정적으로 이뤄낼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김 대표 역시 이러한 의견에 동의하며 “개인을 위해 경쟁하던 사회를 지나 이제는 다른 세대와 공존하는 방향을 모색하고, 더불어 생각하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 과거 바삐 살아온 50+세대가 이제는 더디 살아가며 천천히 자신을 돌아보고 새로운 인생을 꿈꿨으면 한다”며 “그 어렵던 시절 대한민국을 일으킨 분들이다. 마찬가지로 포스트 코로나, 고령화 시대의 문제를 해결할 주인공이 될 수 있다. 그런 자신감으로 2021년은 함께 배우고, 일하며 상상력을 펼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50+세대를 격려했다.
- 2021-01-04 15:30
-
- 새해 ‘웰다잉’ 준비는 ‘웰빙’의 시작
- 일본의 에세이스트 이노우에 가즈코는 자신의 저서에서 행복한 노년을 위해서는 50대부터 덧셈과 뺄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안 쓰는 물건이나 지나간 관계에 대한 집착은 빼고, 비운 공간을 필요한 것들로 채워나갈 때 보다 풍요로운 인생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잘 빼고, 잘 더할 수 있을까? 더 나은 내일을 꿈꾸는 브라보 독자를 위해 인생에 필요한 여러 정리법을 3회에 걸쳐 안내한다. ‘비움 라이프’의 마지막 글에서는 죽음을 성찰하고 삶을 정리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봤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대부분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외면한다. 8세기 인도의 고승 파트마삼바바는 “사람들은 죽음이 임박해서야 비로소 죽음을 준비 한다”고 말했고, 19세기 러시아 문호 톨스토이는 “이 세상에 죽음만큼 확실한 것은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겨우살이를 준비하면서도 죽음은 준비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남겼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풍조는 어느 시대에나 존재했던 모양이다. ‘액티브’한 죽음을 위해 한림대학교 생사학연구소 양준석 연구원은 인간이 죽음을 기피하는 이유를 크게 세 가지로 봤다. 세상과의 단절로 사람들에게 잊힐 것이라는 불안, 알 수 없는 사후세계에 대한 공포, 남겨진 사람들에 대한 걱정과 염려 등이다. 양 연구원은 “죽음을 두려워할 수 있지만, 때로는 한계를 직면하는 것이 삶에 도움이 된다”며 “죽음을 사유의 대상으로 여기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새해 계획을 세울 때도 당장 3일 뒤에 죽는다고 생각하고 그 기간 동안 이루고 싶은 일을 상상해보면 허황된 다짐을 하기보다는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다”며 “같은 이유로 새해에 유언장을 쓰고 한 해의 마지막에 다시 읽어보는 사람도 많다”고 덧붙였다. 사회적인 차원에서 이와 같은 주장은 ‘웰다잉’(Well-Dying)이란 이름으로 불린다. 죽음을 당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맞이하고, 인식하고, 선택해야 한다는 관점이다. 아직 우리나라는 웰다잉 관련 시장 규모가 해외에 비해 크지 않다. 그러나 2020년 700만 명에 달하는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65세 고령 인구로 진입하면서 관련 담론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여생을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로 살고 싶다면, 죽음마저도 ‘액티브’하게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예컨대 새해를 맞아 지나온 삶을 톺아보고, 생의 마지막 서류들을 준비해보는 것이 ‘좋은 죽음’의 출발점이다. 존엄하게 죽을 권리에 서명하기 웰다잉은 연명의료에 대한 논의에서부터 시작됐다. 2009년 ‘김 할머니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다. 폐암 조직검사를 받다가 식물인간이 된 김 할머니에 대해 자녀들이 연명 치료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지만, 병원에서 거부해 소송까지 이어진 사건이다. 당시 대법원은 인간의 존엄성을 해친다는 이유로 김 할머니의 존엄사를 허용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호스피스 완화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에 관한 법률’(연명의료결정법)이 제정됐고, 2018년 2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관련법에 따르면, 19세 성인은 누구나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할 수 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자신이 향후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가 되었을 때를 대비해 연명의료를 받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두는 서류다. 작성을 하려면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등록기관에 방문해 본인 확인을 받아야 한다. 등록기관은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 홈페이지에서 찾으면 된다. 비용은 무료다. 만일 기관에서 비용을 요구한다면 보건복지부 지정 기관이 아닐 가능성이 있으므로 확인을 하는 것이 좋다. 작성된 서류는 연명의료 정보처리시스템 데이터베이스에 보관되며, 작성자는 언제나 이를 열람할 수 있다. 이미 작성한 경우라도 의사를 변경하거나 철회할 수 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의 활용 방법은 환자의 의사 능력에 따라 나뉜다. 의사 능력이 있다면 담당 의사는 연명의료 정보처리시스템에서 서류를 조회하고, 환자에게 서류상의 내용이 현시점에도 유효한지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환자가 의사 능력이 없는 상태라면, 담당 의사와 해당 분야 전문의 1인이 함께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확인하고 연명의료 중단 등을 결정해야 한다. 국가생명윤리정책원에 따르면, 2018년 사전연명의료의향서의 작성자는 8만 명 남짓이었지만, 2020년 11월 기준 총 74만 명으로 9배 가까이 늘었다. 그중 80% 이상이 고령층이다. 아직 전체 인구 대비 등록률은 미미한 편이지만, 초고령화 사회가 성큼 다가온 만큼 앞으로 더욱 대중화할 것으로 보인다. 내 손으로 준비하는 작은 장례식 죽음에 대한 논의가 심화되면서 장례식을 자발적으로 준비해 간소화하는 문화도 확산되고 있다. 망자를 기리고 애도하는 자리가 유족 중심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오늘날 장례식장 문화를 보면 상을 당해도 슬퍼할 겨를이 없을 만큼 바쁘다. 식장을 알아보고, 부고(訃告) 소식을 알리고, 조문객을 맞이하다 보면 식이 끝난다. 실제로 2015년 한국소비자원의 조사에 따르면, 1가구당 장례 평균 비용은 1300만 원 정도이며, 이 중 식장과 음식 접대비에 드는 비용이 80%에 달했다. 이와 같은 ‘보여주기식 의례’는 부모의 장례를 간소하게 치르면 불효라고 여긴 조선시대 유교적 풍토의 영향이 크다. 이에 소박하지만 진정성이 담긴 장례를 원하는 이들은 ‘사전장례의향서’를 남기는 경우도 있다. 사전장례의향서란 원하는 장례 의식과 절차를 미리 적어놓는 일종의 유언장이다. 부고 범위, 장례 형식, 부의금 및 조화, 음식 대접, 염습·수의·관 선택 여부, 시신 처리 등을 결정할 수 있다. 사전의료의향서가 임종 직전 생명 연장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이라면, 사전장례의향서는 죽은 뒤 떠나는 방식을 정해놓는 서류다. 한국골든에이지포럼의 사전장례의향서, 한국장례문화진흥원의 ‘장수행복노트’ 등이 대표적이다. 이 캠페인을 처음으로 시작한 이광영 한국골든에이지포럼 공동 대표는 “과거에는 시신이 부패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염을 하고 수의를 입혔지만, 요즘에는 영안실에서 시신을 안치하고 화장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고가의 관이나 수의는 큰 의미가 없다”며 “장례문화도 시대의 흐름에 맞춰 간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 역시 자식들에게 내가 죽으면 장례 절차를 최대한 생략하고 산에다 뿌린 다음 내 생일에 식사나 한 끼 하라고 일러두었다”며 “자동차를 타고 다니다 고장이 나면 버리듯 때가 되면 육체도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눈감는 순간까지 유언과 같은 삶을 편안하고 행복한 죽음을 맞이하는 것만큼, 남겨진 사람들이 떠난 이의 몫까지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유언장을 써두는 것이 좋다. 유언장은 가족 간의 ‘상속 분쟁’을 방지함은 물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남길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그러나 민법 제1060조에 따르면 유언은 민법에서 정한 방식에 의해서만 행해져야 하며,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 양식을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유언장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는 얘기다. 자신이 남긴 유언장으로 가족 간 잡음이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면, 법적 효력이 있는 유언장을 써야 한다. 유언은 크게 자필증서, 녹음, 공증증서, 비밀증서 등 5가지로 나뉜다. 그중 가장 많이 쓰이는 유언 방식은 자필증서다. 자필증서는 말 그대로 본인이 직접 종이에 작성하는 유언이다. 본인의 의지가 담겨 있더라도 타인이 대신 썼거나, 컴퓨터로 작성한 유언은 인정받지 못한다. 유언장에는 이름, 날짜, 주소가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행복한 죽음 웰다잉 연구소 강원남 소장은 “어르신들이 유언장 쓸 때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주소를 적지 않는 것”이라며 “아파트 동과 호수까지 상세하게 적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유언장에 주소가 없다는 이유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유언의 법적 효력 여부를 두고 다툼을 벌인 바 있다. 하지만 아무리 잘 쓴 유언장이라도, 자신의 삶이 유언과 닮아 있지 않다면 가족들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가족들이 유언의 내용을 지키길 원한다면 타인의 모범이 되고, 유언의 내용에 떳떳할 수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 강 소장은 “본인이 베풀지 않고 살았는데, ‘나누며 살라’는 말을 남기면 자식들이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며 “생전에 부끄럽지 않게 살았다면 설령 유언장이 없어도 자식들은 그 모습을 본받아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언장을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눈을 감는 순간까지 유언장과 일치하는 삶을 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2021-01-04 15:29
-
- 2021년 시니어가 알아야 할 트렌드① 관계편
-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새해 마음가짐은 예년과 달라야 할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리스크와 한계로 기존의 생활 방식을 고수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너무 낙담할 필요는 없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한 해의 동향을 잘 읽고 대응하면 현재의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이 내놓은 2021년 전망 중 시니어가 알아야 할 핵심 트렌드를 알아보자. 도움말 윤덕환 마크로밀 엠브레인 이사 겸 심리학 박사 자료 출처 엠브레인 패널 빅데이터, 2021 트렌드 모니터, 이지서베이(조사 대상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 20대~50대 각 250명) Chapter1. #관계 #가족 #SNS [1] 은둔형 꼰대의 지름길 ‘필터 버블’ 원하지 않아도 과도하게 걸러진 편향된 정보를 받게 하는 알고리즘과 이것을 야기하는 현상을 ‘필터 버블’(Filter Bubble)이라 한다. 조사 결과 유튜브, 페이스북 친구가 나의 정치성향이나 투자성향과 유사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상당수였다. 코로나19로 혼자만의 시간이 늘며 ‘내 판단이 옳다’는 자기중심적 사고는 강화되는 반면, 자기 생각과 판단을 평가받을 자리는 줄고 있다. [Senior Point] 오프라인으로 다양한 의견을 듣거나 자기 판단을 점검할 기회가 사라지는 상황에서 필터 버블은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특히 이러한 알고리즘의 이해가 부족한 중장년의 경우 자기 확신에 갇혀 소위 ‘꼰대’로 전락하기 십상이다. 또 부동산, 주식 투자 등은 객관적 논리로 접근해야 하는데 편향된 정보로 자칫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이를 막으려면 종종 자신과 반대 성향의 키워드를 SNS나 유튜브에서 검색해 균형 있는 콘텐츠가 노출되도록 해야 한다. [2] 코로나로 관계 리셋 ‘딥택트’ 코로나19 이후 대중은 새로운 인간관계를 형성하려는 의지가 약해졌다. 가족이나 몇몇 친구와의 깊은 관계면 충분하다고 여기며, 혼자가 편하고, 개인 시간을 더 중요시한다. 2021년은 ‘관계의 확대’보다는 ‘관계의 질’을 깊게 하려는 움직임이 여느 때보다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Senior Point] 우리나라 사람들은 코로나19로 모임이 줄어든 것에 오히려 만족해한다고 한다. 50대의 경우 이러한 상황에서도 외로움을 느끼는 이가 20대보다 적었다. 이는 그동안 한국 사회에서의 인간적 교류와 만남이 자유로운, 자발적 선택이 아니었다는 걸 방증한다. 가령 원치 않는 경조사에 체면치레로 가야 했다면 ‘코로나19’라는 피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긴 것이다. 특히 사회생활을 정리하고 주변을 되돌아보는 시기인 중장년에게는 인간관계를 자연스럽게 ‘리셋’하고 ‘딥택트’할 기회로 작용한다. [3] 심신의 회복 공간 ‘홈 플랫폼’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은 일과 여가의 플랫폼으로 확장됐다. 아울러 외부 세계의 불안과 어려움으로부터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홈 플랫폼’에서는 함께하는 시간이 많을수록 각자의 공간을 더 철저히 분리해야 집에서도 개인의 자존과 존엄, 안정을 유지할 수 있다. [Senior Point] 집에 오래 있으면 자주 멍해지곤 한다(이른바 ‘멍 때리기’). 어쩌면 이러한 행위가 시니어의 정신 건강에 좋지 않으리라 여길 수 있다. 그러나 신경인류학자 존 S. 앨런은 오히려 인간에게 필수적인 과정이라며 알츠하이머병, 우울증 등에서 공통으로 발견되는 것은 ‘뇌의 휴지 기간’ 붕괴라고 말한다. 딴생각에 빠져 있는 동안 뇌는 과거를 회상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등 성찰의 시간을 보낸다. 즉 뇌가 쉬는 것은 역설적으로 뇌의 활동이 제대로 기능한다는 뜻이다. 새해부터는 노후 정신 건강을 위해 집 안에서 ‘멍 때리기’를 즐겨도 좋겠다. [4] 새해엔 더욱 애틋하게 ‘新가족’ 인간관계는 축소됐지만, 가족 관계는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 조사에서 10명 중 8명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일상의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 됐다고 응답했다. 코로나19 사태 속 ‘가족’만이 제 기능을 하며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Senior Point] 新가족 형태에서 집안의 어른 역할은 달라져야 한다. 요즘 가족은 선호하는 라이프스타일이 제각각이다. 콘텐츠만 해도 과거처럼 모두 거실에 모여 TV를 보지 않고, 누군가는 PC로 유튜브를, 또 누군가는 스마트폰으로 넷플릭스를 보는 등 각자의 디바이스로 따로 즐긴다. 가족의 공통 관심사가 적은 데다, 취향 존중 시대라 가장의 외로움은 커질 수 있다. 이럴 때는 가족 화합을 강제하기보다는, 현실을 인지하고 개인의 시간과 공간을 배려하면서 자연스럽게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 2021-01-01 08:00
-
- 저출산·고령사회, 활력 넘치는 50+를 위한 일자리 전략
- 지난 15일 정부는 향후 5년간 인구 정책의 근간이 될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다가오는 2021년부터 2025년까지 ‘모든 세대가 함께 행복한 지속 가능 사회’라는 비전하에 시행한다. 특히 은퇴를 앞둔 베이비붐 세대의 능동적 주체로서의 역할 지원 및 역량 강화 정책이 중요하게 다뤄졌다. 이에 계획안 속 중장년의 활기찬 사회 참여를 위한 일자리 관련 주요 전략들을 살펴보자. 이번 계획은 ‘저출산·고령화에 대한 적응과 대응’이라는 두 측면을 균형 있게 접근하기 위해 △함께 일하고 함께 돌보는 사회 조성 △건강하고 능동적인 고령사회 구축 △모두의 역량이 고루 발휘되는 사회 △인구 구조 변화에 대한 적응 등의 추진 전략으로 진행한다. 시니어 일자리와 관련한 세부안과 함께 눈여겨볼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함께 일하고 함께 돌보는 사회 조성 일을 전제로 생애를 기획하는 청년세대들에게 결혼·출산이 장애나 부담으로 귀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지원에 집중한 전략이다. 특히 발달 단계에 맞춰 아동 돌봄의 공공성 및 책임성을 강화한다는 목표로 관련 서비스가 확대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시간제 돌봄 일자리의 확충으로 경력단절여성이나 주부 등 중년여성의 참여도 활기를 띨 전망이다. 관심 있는 시니어라면 ‘아이돌보미’ 자격증 취득이나 양성 교육 이수 등을 해두는 것이 좋겠다. [건강한 꽃중년이라면 아이돌보미 어떠세요?] ‘아이돌보미’는 활동에 연령 제한이 없고, 시간제와 종일제 등 시간 선택이 가능해 중년여성 일자리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경력단절이 됐거나, 전업주부로 지내온 이들도 그동안의 육아 경험을 살려 도전 가능하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활동수당은 시간당 기본 시급 8600원으로, 야간, 휴일, 연장근로 시 기본 시급의 50%가 할증된다. 또, 동일한 장소에서 복수의 아동을 함께 돌볼 시에도 추가 수당이 지급된다(아동 2명 돌봄 시 4300원 추가, 3명 돌봄 시 8600원 추가, 2020년 기준). 그밖에 명절상여금, 교통비, 주휴수당, 연차휴가수당 등 각종 수당을 제공받을 수 있다. △아이돌보미 지원 자격: 연령에 상관없이 신체 건강한 활동 희망자 △지원 방법: 아이돌봄 서비스 홈페이지에서 모집공고 확인 후 활동 지원 신청서 작성(기관 별 모집 시기 및 방법 상이) △양성교육 수강 및 이수: 합격자는 서비스 제공 기관의 안내에 따라 양성교육 수강. 관련 자격증 소지자 등 수시 면접 통과자는 면제(당해 연도 보수교육 이수해야 함). 양성교육은 80시간의 이론 교육과 20시간의 현장실습으로 이뤄짐. 양성교육 이수 후 6개월 이내 최소 120시간의 의무 활동을 이행한 경우 교육비 15만 원 환급. 20시간의 현장실습을 마쳐야 최종적으로 아이돌보미 활동 자격 부여. 둘째, ‘건강하고 능동적인 고령사회 구축’ 소득·돌봄·주거 등 기본적 삶의 영역에서 국가 책임은 지속 강화하고 능동적 고령자로서의 역할 기반을 마련하는 전략이다. 내년도 전체 일자리 예산은 올해보다 5조 원 늘어난 30조5000억 원이다. 이중 3조2000억 원으로 정부의 직접일자리 104만2000개를 만드는데, 80만 개가 노인 일자리로 채워진다. 지난해 대비 노인 일자리 규모는 6만 개 늘었고, 예산은 1137억 원이 추가됐다. 이에 앞서 보건복지부는 11월 23일부터 이달 18일까지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2021년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 사업 참여자 모집을 시행하기도 했다. [우리 동네 신중년 영웅, 5060 퇴직전문인력의 능력 펼치기] 고용노동부도 이달 10일 ‘2021년 신중년 경력형 일자리사업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자치단체가 최대 50%의 예산을 부담해 공동 시행하는 사업으로, 5060 퇴직 전문인력이 지역 내 사회활동을 통해 더 오래 일하도록 지원한다. 내년도 경력형 일자리사업 규모는 올해 2500명보다 2배 늘어난 5000명으로, 예산은 277억 원이다. 권기섭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실장은 “향후 고령화에 따라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퇴직 전문인력이 경력형 일자리 사업을 통해 더 오래 일할 수 있도록 하고, 지역사회는 이들의 경력을 활용하여 질 높은 사회서비스를 받도록 이 사업을 확대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50~69세 미취업자 중 전문자격이나 소정의 경력을 갖춘 중장년이라면 참여 가능하다. 활동 기간은 최대 11개월이며, 최저임금 이상의 보수가 지급된다(2020년 월 평균 124만 원). 참여를 원하는 5060 퇴직자는 자신의 경력이나 자격증에 해당하는 분야에 대해 거주지 자치단체에 신청하면 된다. 경영전략, 교육연구 등 13개 분야로 나뉘며, 최근엔 드론을 활용한 지역 환경·안전관리, 취약계층 건강관리, 중소기업 재무·노무 컨설팅 등이 인기다. 셋째, ‘모두의 역량이 고루 발휘되는 사회’ 의욕과 능력이 있는 중장년의 인적 제고를 위한 미래형 교육, 평생교육, 직업교육 등을 적극적으로 시행한다. 이에 퇴직 후 경력을 살려 일할 기회 확대 및 사회공헌 활동을 장려하고, 신중년의 계속고용 지원과 다양한 근로 형태를 창출할 계획이다. ‘계속고용장려금’, ‘워라밸일자리장려금’ 지원 등 주된 일자리에서 계속 일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도 힘쓴다. 또, ‘신중년 적합직무 고용장려금’(월 40만~80만 원), 전문인력 재취업 지원(기술 및 연구 인력) 등 퇴직 후 전문성 활용 기회도 확대한다. 이를 위해 생애경력설계(정부지원 경력설계-훈련-취업지원 패키지), 재취업지원서비스(기업), 생애전환기 노후준비(국민연금공단) 등 신중년 경력설계 및 역량 개발도 강화할 방침이다. 올해 9월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1년 중점 프로젝트 40선 예산’에 따르면 ‘중장년의 재기를 돕는 일자리 지원 패키지’에 대한 내년도 예산은 총 3602억 원이다. 올해 2594억 원 대비 1008억 원이 추가 책정됐다(+38.8%). △조기재취업수당(3474억 원) △40대 훈련생계비 한시 지원(75억 원) △재취업서비스 지원(52.9억 원) 등 총 세 항목으로 나눠 집행한다. 이를 통해 중장년 이·실직자의 재취업 소요 기간을 단축하고, 양질의 일자리 이동을 지원할 예정이다. [한국판 뉴딜과 중장년 일자리] 내년에 눈여겨봐야 할 점은 ‘한국판 뉴딜’ 정책 시행에 따른 디지털·그린 뉴딜 직무 확대다. ‘신중년 적합직무 고용장려금’ 지원 대상에서도 디지털·그린 뉴딜 직무와 인원이 확대되는 등 관련 분야에서 50+세대 일자리가 활성화할 전망이다. 이에 지난 1일 열린 '50+일자리 특별포럼'에서 박가열 한국고용정보원 미래직업연구팀 부연구위원은 "저탄소 친환경 사회로의 요구가 커지고 있으므로 50+세대 역시 도시재생 사업, 스마트팜 구축, 신재생 관련 제품 서비스 개발에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고령층 등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한 교육 및 서비스도 활발히 이뤄질 계획이니, 역량 강화가 필요한 시니어라면 관련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 황윤주 서울시50플러스재단 정책연구센터장은 "디지털, 그린 뉴딜은 한국판 뉴딜의 핵심으로 이 분야의 일자리 창출 전망은 긍정적이라 볼 수 있다"며 "컴퓨터 활용 능력,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시장성 등을 배우고 폴리텍대학, 중장년 창업기술센터 등 50+세대를 위한 다양한 기관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내다봤다.
- 2020-12-24 16:15
-
- 겨울철 ‘천식’, 평소 관리가 최우선
- # 이모(78) 씨는 요즘 하루하루가 힘들다. 두 달이 넘도록 기침이 떨어지지 않아 코로나19 검사에 병원 진료까지 받았다. 그런데 감기가 아니라 천식이었던 것. 나이가 든 탓에 감기 회복 속도가 느려졌다고 여긴 게 화근이었다. 특히나 요즘 같은 겨울에는 증상이 심해져 대화를 하다가 어느 순간 숨이 찰 정도로 상태가 나빠져 외출도 쉽지 않다. 올겨울 이 씨의 가장 큰 바람은 추위가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것이다. 겨울철 동장군이 위세를 떨치는 날이면 천식으로 고생하는 시니어가 많다. 천식이란 폐 속 예민해진 기관지가 좁아져 숨이 차거나 기침이 나오는 알레르기 질환이다. 보통 3~4월 봄철 환절기와 10~12월 겨울철에 환자가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는데, 특히 겨울에는 시니어 천식 환자가 크게 증가한다. 찬 공기와 건조한 날씨가 지속돼 노인들의 기관지 기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50대 이상 천식 환자 수는 월 평균 9만 명과 10만 명 사이를 오가다 1월(13만6886명)과 12월(12만7639명)에 가장 많이 발생했다. 3주 이상 기침한다면 ‘천식’ 의심 천식 증상은 감기와 비슷해 혼동하는 경우가 많지만, 호흡곤란이 동반되며 ‘쌕쌕’ 하고 소리가 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야간에나 운동 후 기침이 더욱 심해진다면 천식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만성화되기 전에 전문의를 찾아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한 기침이 시작된 이후 3주 이상 계속된다면 천식을 의심해볼 수 있다. 특히나 올해 겨울은 코로나19가 유행하는 만큼 시니어들은 기관지 건강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겠다. 한방에서는 천식을 목에서 소리가 나고 호흡이 급박한 증상이라는 의미로 ‘효천’(哮喘)이라 부른다. “천식은 원인이 천 가지라 천식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유발 요인이 다양한데 한의학에서는 ‘담’(痰)을 주요 원인으로 본다. 담이란 몸 안의 체액이 정상적으로 순환되지 못하고 탁하고 걸쭉하게 변성된 것을 말한다. 따라서 한방의 천식 치료는 담을 제거하는 데 가장 중점을 둔다. 담은 기도점막에 염증을 발생시켜 발작과도 같은 기침과 호흡곤란을 유발해 항염증 작용이 뛰어난 한약재 위주로 처방하는 치료가 주로 이뤄진다. 또한 침과 뜸을 이용해 기혈순환을 촉진하고 체내에 따뜻한 기운을 불어넣음으로써 호흡기를 강화하는 치료도 진행된다. 무엇보다 천식은 재발이 잦고 증상이 지속될 경우 폐에 영구적인 손상이 남을 수 있으므로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과 치료에 대한 상담을 받아야 한다. 천식은 치료도 중요하지만 평소 주의만 잘하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수준까지 회복될 수 있다. 영국의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도 천식을 앓았지만 세계적인 선수가 됐고, 수영선수 박태환이 천식을 치료하기 위해 수영을 시작했다는 일화는 매우 유명하다. 우선 담배와 술은 끊는 것이 좋고 자극적인 냉동, 인스턴트 음식 섭취는 최대한 피한다. 또한 매트리스나 이불, 자동차 시트, 쿠션 등 먼지가 쌓이기 쉬운 곳은 항상 청결히 관리해야 한다. 특히 요즘과 같은 겨울철엔 감기를 조심해야 하므로 온도는 22℃, 습도는 50% 정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수영 효과적, 저녁 운동은 피해야 호흡기를 튼튼하게 만드는 운동도 필요하다. 수영을 비롯한 수중운동은 기도의 수분 상실이 가장 적기 때문에 천식 환자들에게 제일 적합한 운동이다. 천천히 걷기 같은 가벼운 운동도 시니어에겐 호흡기를 강화하는 효과가 있어 알맞다. 단, 공기가 차거나 건조할 때 운동하는 것은 되레 천식을 악화할 수 있으므로 새벽이나 늦은 저녁시간의 운동은 피하자. 추운 날씨라도 환기를 잊어서는 안 된다. 각종 오염물질이 섞인 바깥 공기에 비해 실내 공기가 더 깨끗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실내 공기가 더 나쁜 경우가 많다. 따라서 날씨정보를 체크한 후 공기 질이 좋은 날에는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해주는 것이 좋다. 이때 옷장, 서랍 등을 함께 열어둬 천식 유발인자가 실내에 머물러 있지 않도록 한다. 또한 노년의 동반자인 애완동물을 기르는 시니어도 많은데, 동물의 털도 천식을 일으키는 유발요인 중 하나이므로 천식 환자는 애완동물을 집 안에서 키우지 말 것을 권한다. 시니어의 경우 치료와 평소 관리를 이어가다가도 천식 증상이 크게 줄어들면 치료를 중단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그러나 증상이 사라졌다고 해서 완치를 속단해서는 안 된다. 오랫동안 증상이 없다가도 특정한 요인에 의해 다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겨울을 건강히 보내고 따뜻한 봄을 맞을 수 있도록 천식 재발과 악화를 막기 위한 관리에 긴장의 끈을 놓지 말자.
- 2020-12-09 10:18
-
- “세계 78억 인구 중 저만의 유일한 취미가 있습니다”
- 조동성 산업정책연구원 이사장의 경력은 그 분야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화려한 결과물처럼 보인다. 1978년에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로 임명된 이후 은퇴할 때까지 36년간 자리를 지키다 정년퇴직을 하고 베이징 장강경영대학원 교수로 재직한 그는 2016년부터는 인천대학교 총장으로 임명되어 혁신을 이끌었다. 올해 4년간의 임기를 끝내고 산업정책연구원 이사장으로 위촉된 그는 다시 베이징으로 돌아갈 날을 위해 최근 중국어를 배우려고 방송통신대학교 3학년으로 편입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쉼 없이 제2의 인생을 추구하는 그의 삶 속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지혜를 탐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인천대학교 총장으로서 성공적인 4년의 임기를 마친 조동성 산업정책연구원(IPS) 이사장의 표정은 밝아보였다. 그는 요즘 행복하다고 했다. “인천대학교는 서울대학교와 더불어 우리나라에 둘밖에 없는 국립대 법인으로 지배구조가 같아서 신바람 나게 일했어요. 4년이 짧지 않았느냐는 질문을 받곤 해요. 사람에 따라선 4년이 1년 같을 수도 10년 같을 수도 있겠죠. 그런데 저는 인천대를 가기 전 지난 서울대 총장 선거를 10여 년간 치르면서 조직선거가 아닌 정책선거를 추구했어요. 그래서 대학교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10여 년 동안 마련할 수 있었고 인천대에서 4년 동안 그것들을 마침내 도입했죠.” 50년 만에 다시 대학생, 중국어를 배우는 이유 사실 그는 2014년 서울대학교에서 은퇴한 후 인천대학교 총장으로 취임하기 전까지 중국 베이징 장강경영대학원 교수로 임용됐다. 15년 계약으로 2029년, 80세까지 임기였지만 인천대학교로 가면서 무급휴직에 들어갔다. 총장 임기를 마친 후 다시 장강경영대학원 교수로 돌아가기로 했는데, 코로나19 상황이어서 못 돌아가고 간접 활동만 하는 중이라고 했다. 언젠가는 돌아가서 본격적으로 활동해야 한다고 말하는 그는 최근 방송통신대학교 중어중문학과 3학년으로 편입해 2020학번 대학생이 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다음에 돌아오면 중국어로 강의하겠다고 약속했거든요. 2029년까지는 이제 9년 남았으니 중국어로 강의할 수 있도록 실력을 갖추자는 게 목적이에요.” 그는 중국을 이해하면 한국이 보인다고 했다. 중국과 한국을 대비하면 재미있는 감각이 생긴다는 것이다. “예를 하나 들면 우리나라에서 연줄이라는 말은 중국말로 콴시라고 합니다. 둘의 공통점은 ‘이게 없으면 되는 것도 안 된다’는 것이죠. 그런데 그 정도가 달라요. 우리나라에서 어떤 일이 이뤄지려면 연줄은 10% 정도라고 볼 수 있어요. 하지만 중국에서 어떤 일이 이뤄지려면 콴시가 90% 정도 비중을 차지합니다.” 연줄과 콴시를 비교하면 중국이 보인다 연줄과 콴시(關係, 인맥) 사이에는 더 큰 차이가 있다. 연줄은 과거가 필요하다. 고향이 같든 학교가 같아서 만들어지는 게 연줄이다. 그런데 콴시는 과거가 없다는 게 특징이란다. “유비, 관우, 장비는 도원결의 전에는 서로 공통점이 하나도 없었어요. 하지만 한 번 맺어지니 계속 갔죠. 그처럼 콴시는 뿌리가 없는 관계를 말합니다. 그런데 연줄을 보면 후배가 막 대해도 선배가 세 번은 봐줘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선배가 옹졸하다는 얘기를 듣죠. 콴시에서는 그런 게 없어요. 처음 만난 관계니까요. 그래서 콴시는 만들어진 후에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관건입니다. 저는 콴시를 살얼음판이라 여겨요. 살얼음판 걷듯이 콴시를 유지해야 하거든요.” 연줄이 혈연·지연·학연으로 맺어진 과거지향적 관계라면 콴시는 미래지향적이다. 많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중국에서의 성공을 꿈꾸지만 실패하는 이유는 연줄 만들듯 콴시를 만들려고 하기 때문이라는 게 조 이사장의 분석이다. “콴시는 수단입니다. 앞으로 일을 도모하는 데 필요한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에요. ‘삼국지’에서도 콴시가 맺어지니 나라가 만들어졌잖아요? 우리와는 정반대죠. 우리는 활용한다는 개념이 없고, 설혹 그러면 진정성이 떨어진다고 하니까요.” 중국의 ‘콴시’를 한국의 연줄이라 착각하면 큰코다친다는 것이다. 콴시는 몸으로 부딪쳐 직접 습득해야 하며 머리로 깨쳐서는 안 된다고. 조 이사장의 설명을 들으니 중국을 통해 우리나라를 본다는 게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었다. 그는 최근 중국에 대한 안 좋은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중국은 미국과 함께 가장 중요한 나라일 수밖에 없다고 강변했다. “미국을 공부하는 수준으로 중국 공부를 해야 하는데 안 하죠. 미국은 잘 모르니까 공부를 하는데 중국은 어느 정도 안다고 대충 생각하니까요. 미국이나 유럽은 모르니까 열심히 공부하거든요. 중국은 어떤 형태로든 상관없이 우리에게 절대적으로 중요한 존재고 그걸 무시할 수는 없어요. 중국을 모르고 사회 지도자가 될 수는 없는 시대가 올 거라고 봅니다.” 책 한 권에서 한 단어만 배워도 된다 1949년생이지만 미래를 위해 다시금 처음부터 공부에 뛰어들 정도로 열정과 학구열이 높아서인지 조 이사장은 나이에 비해 동안으로 보였다. 그는 나이를 잊고 살아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청춘을 유지하고 싶어요. 나이를 안 먹고 싶다는 게 아니라 이상을 추구하는 자세를 유지하고 싶은 거죠. 청춘은 나의 미래이자 삶을 긍정적으로 관조하는 자세라고 할 수 있어요.” 그는 자신만의 영웅론을 갖고 있다. 영웅은 마음은 있고 자질이 없으면 돈키호테가 되고, 마음은 없고 자질만 있으면 햄릿이 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진정한 영웅은 두 개를 다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가 생각하는 영웅의 마음이란 젊은 마음, 즉 청춘을 의미한다. “그런데 우리 또래가 만나서 하는 얘기의 95%는 옛날 얘기예요. 그래서 제가 나가는 모임에서 ‘절대로 어제 골프 친 얘기 하지 말자, 미래에 뭘 할 건지를 얘기하자’는 원칙을 세웠던 적도 있어요. 그런데 몇 달 해보니 한계가 와서, 아예 젊은 강사를 초빙해 강의를 듣기도 했죠.” 그러고 보니 그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독서모임인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의 경영자 독서모임(MBS)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이 모임에서는 1년에 책 40권을 읽는데, 올해로 25년을 했으니 1000권을 읽은 셈이다. 그는 독서를 어렵고 무거운 것으로만 생각하는 이들에게 책을 내 걸로 만들겠다는 아집, 강박관념을 버리는 것이 독서법의 출발이 되어야 한다고 충고한다. “독서를 할 때 처음부터 끝까지 줄 치면서 읽지 않아도 됩니다. 머리말을 보고 이 책이 왜 씌어졌는지 이해한 후에 관심 있는 것부터 읽으면 됩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책 한 권에서 한 단어만 내 것으로 하면 성공적으로 읽은 셈이죠.” 그는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경영대학원에서 AI. 크립토 MBA 석사과정도 밟고 있다. 인공지능의 이론과 실제, 경영의사결정 활용 등을 배우고, 블록체인과 디지털금융 메커니즘 및 비즈니스 접목 등도 공부하고 있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은 빅데이터, 블록체인, 크립토 등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MBA 과정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최근 모든 석·박사 과정에 AI를 도입하기로 발표해 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 중 한 사람 25년째 MBS(Management Book Society)를 이끄는 것에서 짐작 가능하듯이 조 이사장은 안중근 의사가 중하게 여긴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 안에 가시가 돋는다”는 말을 신봉하며 사는 사람이다. 또한 그는 안중근 의사와 남다른 인연이 있기도 하다. “아버지가 안중근 의사의 오촌 조카였죠. 열 살 무렵에 고아가 되셔서 굉장히 어렵게 살았지만 공부를 잘해 연세대에 입학하고 미국으로 유학을 다녀와서 연세대 교수를 하셨어요. 현실 정치에도 관심이 있어서 국회의원 선거에도 나가셨는데 안 되셨죠.” 그런데 그에게 강렬한 영향을 미친 아버지의 모습은 바로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마한 아버지였다. 낙마한 날, 아버지가 러시아 책을 읽으며 러시아 공부를 하는 걸 본 것이다. “당시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이 북한에 갔을 때였죠. 낙마한 날, 아버지께서는 앞으로 우리나라가 발전할 것 같은데 러시아가 어떻게 나올지 알아야겠다며 공부를 하시는 거였어요. 그날의 충격이 지금도 생각납니다. 그 자리에서 바로 과거와 단절하고 새 출발을 하던 아버지의 모습이야말로 제가 배운 아버지였어요.” 그러나 정치에 참여해 곤욕을 치른 남편이 못마땅했던 것일까. 조 이사장의 어머니는 그가 1978년에 서울대학교 교수가 되었을 때, 절대로 정치계로는 나가지 말라고 했다. 교수로만 일하다 정년퇴임하라는 ‘명령’이었다. “제가 몇 번 정치 유혹을 받았는데, 그때마다 어머니와의 약속을 지켰죠. 2014년까지 교수로 있겠다고 답하곤 했거든요.(웃음)” 잘하는 거 해야 하나, 좋아하는 거 해야 하나 조 이사장은 자신이 어떻게 기억될지보다는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더 관심이 있는 사람이다. 그는 2013년 9월, 서울대학교에서 마지막 학기를 맞이하면서 무엇을 할까 생각했다. “제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얘기해왔는데 교수도 사회적 책임이 있지 않나 싶었죠. 그래서 그걸 수행하자고 결심했어요.” 그는 전국에 있는 제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자신을 불러주면 두 시간 무료 강의를 해주겠다는 제안이었다. 그러자 15개 학교에서 요청이 왔고, 매주 한 번씩 15주 동안 강의를 진행했다. “15개 학교에서 똑같이 하는 질문이 있었어요. ‘잘하는 걸 할까요? 아니면 좋아하는 걸 할까요?’” 그는 고민 끝에 그런 질문을 가진 사람들을 네 부류로 나누었다. 꿈이 확실히 있고 평생 지키는 독립군 같은 사람은 A형, 꿈은 있는데 바뀐 사람은 B형, 꿈이 있으나 자신이 없는 사람은 C형, 아예 꿈이 없는 사람은 D형.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름의 답을 찾았다.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은 결과 변수였던 거예요. 원인 변수를 생각해서 원인이 이럴 때는 이런 결과를, 저럴 때는 저런 결과가 나온다고 말할 수 있어야 했던 거죠. 원인을 종속변수로 보지 말아야 했어요. 그래서 자신이 ABCD 카테고리 어디에 속하느냐에 따라 선택은 달라집니다. A형은 좋아하는 걸 해야 하죠. 잘하든 못하든 상관없이 총을 잘 쏘든 못 쏘든 독립군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니까요. 꿈이 없는 D형은? 잘하는 것을 해야 하죠. 그렇다면 가운데 있는 B, C형은? 꿈을 실행할 수 있을 때까지 준비를 해야 합니다.” 우리 인생의 첫날은 오늘이다 그런데 여기까지 얘기하자, 누군가가 조 이사장에게 ‘발칙한 질문’을 던졌다. “선생님은 어느 카테고리에 속하느냐?”라고 물은 것이다. “그런데 저는 이걸 하면서도 제가 어디에 속하는지 생각하기 싫더라고요. 이럴 때 빠져나갈 방법이 있습니다. ‘자네가 생각하기에 나는 어떤 타입인가?’라고 물었죠. 그 학생이 기다렸다는 듯이 ‘선생님은 D형이었다가 B형으로 간 것 같다’고 말하더군요. 감개무량한 충격을 받았어요. 저를 난생처음 본 학생이 정확하게 말한 거였으니까요.” 그는 자신이 최근까지 꿈이 없었다고 고백했다. 소위 ‘엄친아’로서의 삶이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부모님이 하라는 대로 하면서 산 사람이었죠. 그런데 최근에 꿈이 생겼어요. 제가 박사 학위를 도와준 사람이 400명 가까이 됩니다. 저는 좋아하는 사람을 박사 학위 받도록 해주는 걸 취미로 가진 사람이라고 할 수 있어요.(웃음) 그걸 보며 ‘이게 진짜 행복이구나’ 하는 걸 느껴요.” 그래서 그는 시간이 갈수록 사람의 평균수명이 늘어나는 만큼 공부하는 기간도 길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공부하는 시간을 인생의 3분의 1이라고 보면 됩니다. 일제강점기에는 평균수명이 50대였으니 중학교만 나와도 동네에서 지도자 역할을 할 수 있었죠. 이승만 대통령 때는 평균수명이 60대였으니까 고등학교를 나와야 했고요. 박정희 대통령 때는 70대였으니 대학을 나와야 했습니다. 최근에는 평균수명이 80대니까 석사까지는 밟아야지요. 그리고 100세 시대에는 박사가 표준이 될 겁니다. 사치가 아닙니다. 즉, 박사 공부는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어요. 그러니 60대 시니어는 30년 후에 후회하지 않으려면 지금 공부해야 합니다. 평생교육은 오래 사는 데 필요하기도 하지만,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도 중요하거든요.” 평생교육의 전도사인 조 이사장은 ‘우리 인생의 첫날은 오늘이다’라는 말을 믿고 따라온 사람이다. 그렇다면 지금은 과거를 회고할 때는 아닌 셈. 우리의 절정기는 오늘부터이니까 과거의 전성기를 회고할 필요는 없다는 게 그의 신념이다. 그 말처럼, 그의 프라임타임은 거듭나고 있다. >>> 조동성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67학번,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과정 수료. 1978년 최연소 서울대학교 교수로 임용돼 경영대학장을 지냈고, 36년간 재직하며 한국경영학회장· 한국학술단체총연합회장, 15개 해외 대학 초빙·겸임교수로 활동했다. 이명박 정부 때 대통령 직속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위원, 2014년 국가브랜드진흥원 이사장을 역임했다. 2016년에는 인천대학교 총장에 취임해 지난 7월 임기를 마쳤다. 8월에 싱크탱크 산업정책연구원(IPS) 제5대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 2020-11-09 09:46
-
- 현명한 ‘시니어 집사’ 되는 법
- 반려동물 천만시대다. 우리나라 국민 다섯 명 중 한 명이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다는 얘기다. 혼자 사는 시니어도 그들 중 일부다. 나이가 들면서 밀려오는 적적함을 달래기 위해 반려동물과 생활하는 이가 늘고 있다. 1인 가구가 아니어도 코로나19로 집 안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반려동물에 대한 수요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동물을 키우는 건 육아만큼이나 많은 노력과 책임이 뒤따르는 일이다. 단지 외롭다는 이유로 준비 없이 새 식구를 맞이하면 곤혹을 치를 수 있다. 입양을 고민 중이라면 사전에 체크해볼 것들을 챙긴 뒤 결정하는 게 좋다. 반려동물 입양은 사설 펫숍에서도 가능하지만, 대다수의 수의사나 반려동물 전문가는 가급적 유기동물 입양을 권한다. 펫 문화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반려동물을 끝까지 책임지지 않고 버리는 무책임한 주인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유기동물은 2012년 9만9237마리에서 2018년 12만 마리를 넘어섰다. 유기동물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입양 경로도 이전보다 다양해졌다. 대표적으로 아래 세 가지 방법이 있다. 유기동물 안전하게 데려오려면 ① 동물보호관리시스템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운영하는 ‘동물보호관리시스템’(www.animal.go.kr)은 유기동물 안내 등 동물보호에 대한 업무 전반을 관리한다. 홈페이지에 들어가 ‘유실유기동물’ 게시판을 누르고 ‘보호 중 동물’을 클릭하면 전국 각지 병원이나 보호소에서 보호 중인 유기동물 목록이 나타난다. 이 중 눈길이 가는 동물이 있다면 보호시설에 전화로 문의한 뒤 날짜 등을 예약해 방문하면 된다. 보호시설은 신청자 본인이 직접 방문해야 하며, 신분증 복사본 2장을 준비해 가야 한다. ② 포인핸드 휴대폰으로도 반려동물을 입양할 수 있다. 동물 입양 플랫폼 ‘포인핸드’는 유기동물 및 분실동물 정보를 제공하는 앱으로, 병원이나 보호소에서 데리고 있는 동물을 안내한다. 앱을 다운받은 뒤 ‘보호소’ 게시판에서 원하는 동물을 찾아 ‘입양문의’ 버튼을 누르면 보호소로 전화가 연결된다. 유기동물을 발견했거나 보호 중인 사람이 제보하는 게시판이 마련돼 있어 개인끼리의 교류도 가능하다. 이 중 ‘임시보호’ 게시판은 새 주인을 찾기 전까지 살 곳이 필요한 동물의 임시 거처를 찾는 공간이다. 유기동물을 키우고 싶지만 당장 분양이 부담스럽다면 임시보호를 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③ 지자체 동물보호센터 유기동물 수가 급증하면서 지자체에서 직접 운영하는 동물보호센터도 많아지는 추세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시설은 2014년 25개에서 2019년 53개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수도권에는 서울동물복지지원센터, 서울 강동구 리본센터, 서울 서초구 서초동물사랑센터, 경기도도우미견나눔센터 등이 있다. 이 중 일부 보호소는 반려동물을 키워본 적 없는 이들을 위해 분양자로서 갖춰야 할 기본 소양과 지식을 알려주는 입양 전 교육도 함께 진행한다. 입양 후 동물 등록은 필수 새 식구를 데려왔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바로 동물 등록이다. 우리나라는 2014년부터 유기 문제를 줄이기 위해 반려동물 등록제를 시행하고 있다. 동물보호법 제47조에 따르면, 2개월령 이상의 반려견을 소유한 사람이 동물 등록을 하지 않을 경우 최고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반려동물 등록은 등록 대행기관에서 진행하며, ‘동물보호관리시스템’ 홈페이지 ‘동물등록’ 게시판에서 대행기관을 확인할 수 있다. 등록 방법에는 반려동물 체내에 마이크로칩을 심는 내장형 무선식별장치와 목에 장착하는 외장형 무선식별장치가 있다. 그동안은 인식표를 부착하는 방식도 인정했으나 훼손되거나 떨어질 위험이 커 지난 8월부터 제외했다. 일부 보호자 중 체내에 삽입하는 마이크로칩이 염려돼 동물 등록을 망설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동물 등록에 사용되는 마이크로칩은 쌀알 정도의 크기로 체내 이물 반응이 없으며 국제 규격에 적합한 동물용 의료기기다. 반려동물은 이제 하나의 가족, 동반자 같은 존재가 되었다. 나이가 들수록, 외로울수록 그렇다. 하지만 동물이 행복하지 않으면 사람도 행복할 수 없다. 함께 사는 동물에게 편안한 환경을 제공하고 아낌없이 보살펴주는 것이 현명한 집사가 되는 첫걸음이다.
- 2020-11-09 09:42
-
- 30년 전 한국 회고하며 베트남의 미래를 구축하다
- 민간·공공기관 퇴직자로 구성된 ‘월드프렌즈 NIPA 자문단’(이하 NIPA 자문단)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에서 운영하는 해외봉사단 사업으로, 개도국 정부 및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전공 분야의 기술 및 산업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전수하고 있다. 정보통신, 산업기술, 에너지자원, 무역투자, 지역발전 등의 자문을 통해 파견국의 경제, 사회 발전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퇴직 후 자신의 경력을 나눈다는 보람뿐만 아니라, 한 나라의 성장에 일조했다는 자긍심까지 느낀다는 그들. NIPA 자문단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윤병남(71) 씨는 과거 20년간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통신시스템 개발 업무를 수행했다. 이후 10년간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국가정보화사업단장으로 일하다 2010년 퇴직했고, 2017년에는 경기대학교 컴퓨터학과 교수직을 마무리했다. 은퇴 후 그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국가정보화전략으로 펼쳤던 주요 에피소드들을 글로 남기고자 했다. 그러던 중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에서 운영하는NIPA 자문단에 참여했던 한 카이스트 교수에게 관련 이야기를 듣게 됐고, 그렇게 새로운 계획이 생겼다. “그 교수가 말하길 전자정부 구축에 대한 베트남 정부의 관심이 지대하고, 베트남국립대학교 내 정보화연구원에 연구·교육 환경을 구축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더군요. 또 이를 지속 발전시킬 교육수요원 육성과 박사과정 개설 소식도 들었죠. 그 교수가 내 이력을 알던 터라, 관련 사업에 적임자라며 추천했어요. 그때부터 관심을 두고 플랜을 짜 나갔죠.” 그렇게 윤 씨는 교수직을 은퇴한 그해 8월 NIPA 자문단이 되어 베트남으로 출국했다. 떠나기 전 그가 목표로 삼은 것은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 확장’이었다. 그리고 이를 성사하기 위해 먼저 자신의 인적 네트워크부터 다듬기로 했다. “아무래도 해외 파견직으로 나가면 동료 없이 혼자 처리할 일이 많습니다. 현장에서 맞닥뜨리는 문제들을 현직에 있는 후배들과 협력해서 풀면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죠. 어느 분야든 이러한 활동을 원하는 분들은 자신의 인적 네트워크를 점검해보고 연락처 관리 등을 미리 해두면 좋을 것 같아요.” 베트남 청년의 꿈을 이뤄내다 NIPA 자문단이 된 그는 베트남국립대학교 정보기술연구원에서 전자정부연구시스템 구축과 기술자문, 정보화기술정책세미나 및 아키텍처 설계 교육과정 개발 등을 맡았다. 윤 씨는 국내에서의 풍부한 경험으로 전자정부 구축에 많은 예산과 인력, 기간이 소요된다는 것을 예상했다. 포부만으로는 해결될 일이 아니고, 강력한 입법화를 통한 실행체제 구축과 지속적인 예산 투입이 선행돼야 함도 잘 알고 있었다. “베트남 정부의 현 수준은 한국 GDP의 10분의 1 수준이에요. 30년 전 한국 전자정부가 떠올랐습니다. 베트남의 정보화 수준과 예산 편성을 고려한, 미래 지향적이고 실행 가능한 정보화 인적자원 확보 및 마인드 확산 관련 자문이 필요해 보였죠. 이러한 특징을 염두에 두고 베트남국립대학교에 전자정부연구소를 구축해 인적자원개발 활성화 작업을 진행해나갔습니다.” 윤 씨는 2년간 자문단으로 활동하며 베트남 인재를 한국 내 대학원 박사과정 장학생으로 추진했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당시 해당 학교에서 한국어능력자격증 등을 요청하는 바람에 진행이 불가능했는데, 각고의 노력 끝에 성사해낼 수 있었단다. 개인의 성과보다는 한 청년이 꿈을 이루도록 자신의 힘을 보탰다는 사실이 큰 보람으로 다가왔다. “베트남 컴퓨터소프트 경진대회에서 3년간 우승권에 있었던 아주 유능한 인재였어요. 촉박한 일정이었기에 그 학생과 몇날 며칠을 밤새워가며 수많은 행정 서류 등을 준비했죠. 덕분에 공식 입학 허가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3년간 전액 장학금을 받는 박사과정 장학생으로 말이죠. 그 청년이 눈물을 글썽이며 드디어 한국 유학 꿈이 이뤄졌다고, 당신이 없었다면 도저히 해낼 수 없는 일이라 말하는데, 무척 감격스럽더군요.” 대한민국 시니어의 경험을 세계로 윤 씨의 공을 높이 산 베트남국립대학교 학장은 그가 임기를 다하던 날 송별식에서 교수 임용장과 감사장을 수여하며 지속적인 협력을 요청했다. 그는 당시를 회고하면 아직도 보람으로 가득하다고 했다. 그런 그에게 학장의 바람처럼 다시 자문단으로 베트남에 가게 된다면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포부를 물었다. “전자정부연구소에 설치된 컴퓨터 시스템을 활용해 베트남국립대학을 대상으로 대학정보화 프로젝트를 수행해보고 싶습니다. 이를 통해 대학을 종이문서를 사용하지 않는 정보화 시범 장소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해요.” 은퇴 직후와 비교해 NIPA 자문단 활동 이후 윤 씨의 목표는 더욱 확대된 듯 보였다. 아울러 그는 베트남뿐만 아니라 국가정보화 서비스를 경험해보지 못한 개발도상국 관련자들을 위한 효과적인 자문도 고민 중이라고 했다. 물론, 자문의 바탕이 되는 것은 지난날의 시행착오와 그가 쌓아온 경험들일 것이다. 윤 씨는 자신의 전공 분야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성과도 낸 시니어라면 이러한 자문단 활동이 은퇴 후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화라는 흐름 속에 우리가 쌓아온 경험을 개도국들과 자연스럽게 나눌 수 있으면 해요. 이는 도움을 베푸는 차원을 넘어, 본인이나 국가를 위한 인적 네트워크도 구축하고 나아가 자신과 대한민국을 다시 보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 윤병남 자문단원 ㆍ파견 국가 베트남 ㆍ파견 기간 2017년 8월 14일~2019년 8월 13일 ㆍ파견 분야 정보통신 ㆍ파견 직종 ICT정책 ㆍ파견 기관 베트남국립대학교 ㆍ자문 내용 베트남 전자정부연구소 구축 기술 자문
- 2020-11-04 08:40
-
- 디지털 뉴딜 일자리 창출로 미래 양천구를 꿈꾼다
- 최근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전 세계가 심각한 경제 위기를 맞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간 이어지리라는 진단이 의료계에서 거듭 나오고 있는 지금, 경제 발전과 일자리 창출을 이루려면 기존과는 다른 차원으로의 도약이 필요한 상황. 정부에서는 이를 위한 ‘한국형 뉴딜 정책’의 일환으로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정책들이 성공적으로 지역에 안착해 주민들이 좋은 일자리를 체감하는 게 정부의 목표이자 지역의 목표이기도 하다. 이는 양천구를 책임지고 있는 김수영 양천구청장 또한 마찬가지다. 그녀에게 직접 일자리와 양천구 개발의 미래상을 들어봤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지난해 7월 대통령 직속 일자리 위원회에서 지방정부를 대표하는 지역위원으로 위촉된 이후,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목소리를 대표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는 각 지방정부에서 시행되고 있는 우수한 일자리 정책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중앙-지방정부 간, 지방-지방정부 간 협업을 강화하는 소통의 창구 역할이다. 양천구는 2019년 119개 사업에 7231개 일자리 창출 목표를 수립해 119개 사업, 68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성과를 이뤘다. “일자리는 더 이상 단순한 생계유지 수단이 아닌, 삶의 질을 보장할 수 있는 핵심적인 복지 영역입니다. ‘일자리가 곧 복지’인 거죠. 질 좋은 일자리 창출에 힘써 다양한 계층이 체감하는 내실 있는 정책을 추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일과 삶의 균형을 실현할 수 있는 좋은 일자리는 모두의 바람이자 희망입니다.” 중장년층 일자리 확보를 위한 다양한 노력 김 구청장은 50대 이후의 중장년층을 위한 양천구만의 일자리 지원 사업들을 준비하고 있다. 먼저 양천구의 어르신복지과 ‘인생 이모작 팀’이 중장년층을 위한 여러 솔루션들을 기획 중이다. 그리고 50대 독거남들이 사회에 다시 진출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는 ‘나비남 프로젝트’, 80세 이상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의사, 간호사, 영양사 등 전담 팀이 직접 방문해 건강관리를 해주는 ‘백세건강 돌봄 사업’ 등 세대별 맞춤형 복지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외 양천시니어클럽을 운영하고 있으며 중장년층이 제2의 인생을 준비할 수 있게끔 다양한 정보 제공 및 취·창업 지원을 위한 양천50플러스센터를 2021년 7월 개관할 예정이다. 또한 ICT 기술을 독거노인 및 취약 계층에 도입해 디지털 취약 계층과의 정보 격차를 줄이고 고독사를 예방하는 신중년 일자리 사업도 추진 중에 있다. 예를 들어 ‘ICT 기반 돌봄 서비스’는 신중년 ICT 케어 매니저들이 AI 스피커를 활용해 독거 어르신의 고독사 예방 및 신속한 위기 대응 등의 돌봄 서비스를 수행하는 일이다. 더불어 조리사 자격을 갖춘 신중년들이 어린이집의 대체조리사로 활동해 급식 공백을 최소화하는 서비스인 ‘대체조리사 지원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자치단체로는 전국 최초 ‘목재교육전문가’ 양성기관 지정 양천구가 자치단체로는 전국 최초로 목재교육전문가 양성기관으로 지정됐다는 점이 이색적이다. 양천구가 선정된 배경에는 먼저 ‘연의목공방’이 서울시 자치구 목공방 중 규모가 제일 크며, 목재 관련 박사학위가 있는 외부 강사를 인력풀로 구성하고 있다는 점이 있다. 그리고 지자체에서 목공지도사를 직원으로 채용해 직접 운영하는 것도 높이 평가받았다. “양천구는 주거 지역이 전체 면적의 약 72%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베드타운으로 흔히 목동을 얘기하면 대입 전문학원이나 목동 아파트 등을 떠올리게 됩니다. 이런 입시학원 중심의 목동에서 평생학습 중심의 양천구를 만들기 위해 오목공원 내 창고로 방치돼 있던 공간을 목공예 체험장으로 조성한 것이 연의목공방의 시작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2020년 7월 산림청에서 전국적으로 공모한 ‘목재교육 전문가 양성기관’에 지원하였으며, 지정을 받았습니다. 전국 총 44개 기관에서 신청했는데 6개 기관만 선정되었습니다. 그중 하나가 양천구죠. 앞으로 목재교육 분야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국가자격증반도 운영할 계획입니다. 개강은 곧 할 예정입니다.” 12월부터 개강할 목재교육전문가는 산림청에서 목재교육전문가 양성기관으로 지정한 기관만이 배출할 수 있다. 6개월 과정으로 운영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목재교육 분야의 전문지식·기술습득 및 국가자격증을 취득하면 목재문화체험장, 강사 활동, 학교 방과후 교사 및 마을 학교 강사, 소창업 등이 가능해진다. 양천구에 목공방 마을 1호가 머지않아 탄생될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마음 치유는 공원에서 일자리를 못 구하는 일도 사람의 마음을 척박하게 만들지만, 이제 우리에게는 그 이전에 가혹한 생존의 문제가 하나 생겼다. 바로 코로나19다. 김 구청장은 자칫 몸과 마음이 삭막해질 수 있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무엇보다 ‘삶의 질’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리고 그런 기준에 따라 많은 사람이 한 공간에서 여가를 보내는 대신, 쾌적하고 안전하게 ‘쉼’을 누릴 수 있는 공원을 추천했다. 양천구는 이러한 방향성에 맞춘 다수의 공원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양천구 면적은 17.4k㎡로 이 중 주거 지역이 71.8%인 12.5㎢입니다. 녹지는 23%인 4㎢로 그 비율이 매우 높은 편이며 전역에 크고 작은 공원 104개소가 조성되어 있어 힐링하기에 좋은 환경이죠. 특히 연의목공방에서 700m 떨어진 곳에 양천도시농업공원을 작년 4월에 개장했는데, 7000평 규모에 농업체험학습장, 친환경텃밭, 야생초화원, 생태연못 등이 마련돼 있습니다. 이를 통해 삭막한 도시 환경을 개선함은 물론 마을공동체 사업과도 연계해 건강, 교육, 공동체 개선 등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이끌고 있는 중입니다.” 양천도시농업공원에서 수확한 채소는 각 동의 취약 계층과 어르신 사랑방에 기부하거나 양천푸드마켓을 통해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된다. 작년 한 해 동안 기부된 채소들은 300kg이 넘는다. 공원을 가꾸는 재미가 정서적 위안과 함께 공동체 정신을 높이는 방안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김 구청장은 이러한 호응에 힘입어 2022년까지 연의목공방 맞은편에 제2의 도시농업공원을 하나 더 개장해 운영할 계획을 갖고 있다. 균형 발전을 위한 대규모 사업들 “양천구는 강남권과 비강남권을 말하는 서울시의 축소판처럼 목동과 비목동 간의 지역 격차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구청장으로 취임하면서부터 균형 발전에 대한 밑그림을 구상했고 민선 7기를 열면서 구체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 구청장이 균형 발전을 위해 구상한 ‘H-Plan’은, 양천구의 큰 개발 계획을 통해 동쪽(목동)과 서쪽(비목동)이 균형 발전을 이루고 상생할 수 있도록 마련한 정책 사업이다. 미래 양천의 30년 발전을 위해 주민들과 약속한 내용이기도 하다. 우선 동쪽에는 중소기업 혁신 성장 밸리를 조성하고 서쪽에는 서부트럭터미널을 개발해 도시 첨단 물류단지를 추진할 계획이다. 남쪽은 신정차량기지를 이전 및 개발해 문화 상업 복합 시설을 유치하며 북쪽으로는 국회대로와 차도를 지하화해 지상에 공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신정3동의 서부트럭터미널 개발은 운영사인 서부T&D에서 구체적인 계획을 제출해 그 절차가 진행 중입니다. 경전철 목동선도 서울시와 정부에서 재정사업으로 추진하기로 발표한 이후, 국토교통부 국가교통위원회의 심의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의 승인이 끝나면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다음 절차가 진행될 것입니다. 워낙 큰 사업들이라 임기 내에 모든 것을 마무리할 수는 없겠지만 미래의 먹거리 사업이라 생각하고 차근차근 추진해나가려고 합니다.” 자발적인 착한 소비 운동에 감동 김 구청장은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이후 양천구민들에게 감동을 받은 경험이 있다. 구청에서는 코로나19로 지역경제가 어려워지자 힘들어하는 소상공인을 응원하기 위해 ‘착한 소비’ 캠페인을 시작했다. 동네 단골집에 미리 ‘착한 선결제’를 한다거나 포장 주문을 하거나, 1+1 구매를 해서 주변 이웃과 나누자는 ‘착한 소비자’ 운동이 그 내용이다. “현장에 나가 보면 손님이 너무 없어 힘들다는 사장님이 많은데 ‘주민들이 이렇게 착한 소비 운동을 해주시니 그래도 버틸 힘이 난다’고들 하셨습니다. 그중 한 식당 사장님은 주민들이 방문 포장도 하고 선결제도 해주고 응원해주는 것이 너무 고마워서, 자신도 단골 미용실에서 선결제를 하는 착한 소비자 운동에 동참했다는 이야기를 해주시더군요.” 정부에서 재난지원금, 새희망자금, 소상공인 신용보증 융자 지원 등 여러 가지 정책들을 통해 소상공인들을 지원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일시적인 지원보다 단골손님들의 응원과 소비가 더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 “사실 ‘착한 소비’ 캠페인은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없으면 불가능했을 사업입니다. ‘나도 힘들지만 우리 이웃을 위해 함께 이겨내자, 힘내자’ 하면서 서로 응원하는 마음으로 동참해주시는 주민들을 보면참 감사한 마음도 들고, 사회를 움직이고 변화를 이끌어내는 힘은 주민들에게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시니어 구민을 위한 행정 최근 김 구청장이 관심을 갖고 있는 또 다른 분야는 시니어 구민을 위한 디지털 격차 해소다. “얼마 전 모 신문에서 국민 10명 중 8명이 유튜브를 이용하고, 한 달 평균 30시간이나 시청한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그러나 잘못된 뉴스가 가장 많은 채널을 묻는 질문에 50대와 60대의 절반 이상이 유튜브를 지목할 만큼 가짜 뉴스에 노출되어 있는 게 현실입니다. 그래서 무분별하게 쏟아지는 가짜 뉴스와 거짓 정보에서 진짜를 가려낼 수 있도록, 중장년 어르신들의 디지털 역량을 강화해줄 ‘디지털 문해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김 구청장은 로봇과 시니어를 연결하는 일도 하고 있다. 관내 어르신들의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교육용 로봇 사업을 도입한 것이다. “어르신 복지관 3개소에 얼굴과 음성 인식이 가능한 카카오톡 교육 로봇인 ‘리쿠’를 40대 보급했습니다. 그리고 최근 손님들이 비대면 주문을 선호하고, 사업주의 인건비 부담도 적어 매장마다 늘어나고 있는 무인단말기 ‘키오스크’ 사용을 어려워하시는 어르신들을 위해 패스트푸드점 주문, 기차표 발매, 영화관 티켓 발매, 무인발급기 이용 방법 등을 알려주는 교육용 키오스크를 복지관에 설치하고 관련 강좌를 개설할 예정입니다.” 김 구청장은 또한 ‘스마트폰 사용 기초 과정’을 시작으로 유튜버로 활동할 수 있는 ‘1인 크리에이터 교육’, ‘시니어를 위한 빅데이터 교육’ 등을 실시해 다가오는 스마트 미래 시대에 신중년들이 당당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라고 했다. 현재진행형의 인생 2막 “보통 정년이라고 해서 퇴직하는 나이가 정해져 있는 직업에서는 은퇴 후를 ‘인생 2막’이라고 표현하지만 저는 계속 이어지는 ‘현재진행형’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더 일해야 할 때라고 말하는 김 구청장은 양천의 미래 30년을 위한 굵직한 사업을 많이 추진하고 있다. 그런 사업들을 꼼꼼히 챙기면서 양천구민들을 위해 어떻게 잘 마무리할지가 가장 큰 고민이라고 밝혔다. 50대 중반의 신중년인 김 구청장이 생각하는 시니어로서의 삶은 뭘까. 그녀는 나무와 같다는 말로 비유했다. “울창한 산길을 걷다 보면 주위에 나무가 참 많은데, 이 나무들의 나이를 겉만 보고서는 알 수가 없습니다. 나무는 우리처럼 나이를, 이마나 눈가에 주름으로 새기는 것이 아니라 나무 속에 나이테로 새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봄이 되면 모든 나무가 푸른 잎을 꺼내는 것은 똑같죠.” 김 구청장은 시간이 지날수록 무성해지는 나무처럼 나이 들수록 더욱 울창하고 푸르른 나무가 되어, 누군가 와서 쉴 수 있는 그늘을 만들어주는 그런 포용력과 배려심을 키우는 게 멋지게 나이 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큰 나무처럼 양천의 미래를 책임지며 자신의 나이테를 깊이 새기고자 하는 그녀의 소망이 어떤 봄을 맞이하게 될지 기대가 된다.
- 2020-11-02 09:12
-
- 테스 형! 코로나는 언제 끝나?
- 코로나19가 가져온 큰 변화 중 하나가 비대면 교육이다. 화상을 통해 여러 사람이 동시에 접속하는 화상 교육이다. 초중고와 대학에서도 실시가 이루어지고 있다. 줌(Zoom)을 설치해 쉽게 접촉할 수 있다. 발표자가 리드하고 동시에 여러 수강생이 접속해 교육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모든 교육 과정에서 보편화하고 있다. 재택근무를 하는 회사도 늘고 있다. 실시간 동시 화상 통화로 출퇴근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사는 이제 BC(Before Corona)와 AC(After Corona)로 나뉠 거라고 한다. 코로나19 이후, 많은 부분이 달라질 것이라 예언한다. 어쨌든 코로나19는 우리에게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가장 큰 변화가 지구는 한 가족이라는 사실이다. 성경에 보면 한 언어를 사용하던 인간들이 하느님과 같이 되고자 바벨탑을 쌓는 장면이 나온다. 신은 그 교만한 마음을 심판하기 위해 서로 언어가 다르게 흩어놓았고 결국 바벨탑이 무너진다. 생각이 다르고 말이 통하지 않아 소통이 안 된 것이다. 바벨탑의 교훈은 인간의 교만한 마음에 대한 심판이다. 그리고 코로나19의 문제는 각 나라의 문제만이 아니라 전 세계지구촌의 문제라는 걸 보여준다. 중국의 우환이라는 작은 도시에서 시작된 전염병이 중국 전역에 번지더니 주변국으로 삽시간에 퍼졌다. 먼 나라 이야기처럼 방관하던 나라들이 불과 몇 달도 안 되어 함께 몸살을 앓고 있다. 전 세계가 하나의 바이러스에 이렇게 맥을 못 추고 있는 것은 처음 겪는 일이다. 올해는 황사나 미세먼지로 고생한 기억이 별로 없다. 황사는 주로 중국이나 몽골의 건조, 황토 지대에서 바람에 실려 중국의 산업화 지역을 거치면서 규소나 납 등 중금속 물질의 농도를 높여 문제가 되고 있다. 또한 미세먼지는 공장이나 자동차 매연 등 석탄과 석유 등의 화석 연료가 연소할 때 배출 가스가 문제된다. 어찌되었든 코로나19로 차량 운행이 줄고 중국 해안지대 공장의 운영이 순탄치 않으면서 황사나 미세먼지가 크게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코로나19가 지구촌의 환경오염 등 기후 위기 해결책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이 틀림없다. 코로나19의 고통에도 불구하고 청명한 가을하늘과 신선한 맑은 공기에 살맛 난다는 사람도 많다. 쉽게 끝나지 않겠지만 코로나19는 우리 삶의 방식을 많이 변화시켰다. 마스크는 일상의 도구가 되었고, 수시로 손 씻기, 대면 접촉 최소화하기, 불필요한 회식이나 술잔 돌리기 등도 사라졌다. 비대면 교육인 온라인 강의가 확대됐고, 재택근무를 하는 기업도 많아졌다. 결국 현대 의학으로 머지않아 극복되겠지만, 코로나19가 준 교훈을 우리는 생각해봐야 한다. 그동안 인류는 산업화와 정보화 등 급속한 변화와 성장 속에 달려왔다. 지나친 경쟁으로 자연환경은 파괴되고 그에 따른 기후변화와 위기에 소홀했던 것도 사실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끝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감기나 독감처럼 우리 인류가 끌어안고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우리나라는 하루 신규 확진자 100명 선에서 관리되고 있지만, 유럽은 하루 수만 명씩의 확진자 발생으로 통제가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세계 어디도 안전한 곳이 없다. 당분간 해외여행도 어려울 것 같다. 비대면 소통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나마 이렇게라도 할 수 있는 것은 정보통신의 발달 덕분이 아닌가 싶다. ‘테스 형은 알까?’ 코로나가 언제 끝날지…. 어쩔 수 없이 시간도, 교통비도 절약되니 비대면 교육으로 마음의 양식이나 채워야 할까보다.
- 2020-10-30 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