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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능소화 흐드러진 양천 향교를 걷다
- 사람들은 꽃철이 되면 아랫녘으로 떠나고 수목원을 찾지만 나는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양천 향교에 간다. 서울시 강서구에 위치한 이곳에 가면 조용한 향교 담장 위로 피어난 능소화를 볼 수 있다. 옛 교육기관에서 꽃과 함께 고즈넉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시간이다. 도심 속에서 옛 시간과 소통하는 양천 향교는 마을 골목길을 따라 잠깐 걸어 들어가 사찰 홍원사
- 2020-07-22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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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칸트의 산책길에서 만난 작은 행복
- 서초구 양재천 영동1교에서 영동2교 방향으로 걸어 내려가다 보면 양재천 한가운데에 작은 섬이 하나 있다. 하천 퇴적물이 쌓여 생긴 이곳에 철학자 칸트를 테마로 한 산책길이 있다. 2017년에 조성된 공간이다. '사색의 문'으로 불리는 부식 공법 철제문을 지나 작은 목조다리를 건너면 바로 칸트의 길이 나온다. 독일 철학자의 이름이 왜 양재천 산책길에 등장한
- 2020-07-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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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안 기점·소악도 ‘순례자의길’
- 전남은 섬 부자다. 우리나라 3300여 개 섬 중 2165개가 전남에 있다. 그중에서도 신안군에 1004개가 모여 있다. 신안군을 천사 섬이라 부르는 이유다. 2019년 10월 신안군 기점·소악도에 예수의 12사도 이름을 딴 작은 예배당 열두 개가 지어졌다. 아무 볼 것 없던 섬에 천사의 은총이 내린 듯했다. 갯벌을 건너는 섬티아고 신
- 2020-07-0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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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끝마을 해남의 미황사, 그리고 달마고도(達磨古道)를 걷다
- 땅끝마을은 그 이름만으로도 아득하게 먼 느낌이다. 그래서 한 번 다녀오고 나면 언제쯤에나 또다시 가보나 늘 그래 왔던 곳이었다. 아주 오래전 무덥던 여름날 어린 아들 손에 유홍준 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한 권 들려서 삐질삐질 땀 흘리며 남도 땅을 누비며 다녔던 날들이 있었다. 그때의 감흥을 다시 얻기는 어렵겠지만 땅끝마을 해남은 언제나 기대를 품게
- 2020-06-08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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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때 갔어야 했는데, 드레스덴
- 폴란드의 한 유태인 마을에 신앙심이 강한 사람들이 죽기 전에 성지 순례를 한번 다녀오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사소한 이유들로 미루고 미루다가 결국 가스실 문으로 끌려들어 가며 하던 말이 있다. 그때 갔어야 했는데... 놓친 것이 못내 머릿속을 맴돌 때마다 뜬금없이 류시화 님의 글 중에 라는 글을 자꾸 떠올리게 된다. 이럴 때 딱 맞는 비유의
- 2020-04-13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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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화의 산 카즈베기와 하늘 아래 첫 마을 우슈굴리
- “방향을 꺾으니 갑자기 오른쪽으로 큰 틈새가 열리며 밝은 태양 아래 반짝이는 카즈베기의 만년설 봉우리가 눈에 들어왔다. 산과 만년설은 어느새 우리 앞으로 와 조용히 우뚝 서 있었다. 그것은 다른 세계의 생물이 우리를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마치 내가 산을 보고 있는 것 같은 그런 느낌처럼….”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노르웨이 작가 ‘크누트 함순’(
- 2020-03-26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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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하게 걷고 실비로 먹는 ‘Road & food' (3)
- 여수엑스포역은 관광지 철도역으로는 만점짜리 자리에 있다. 열차에서 내려 역 구내를 빠져나오자마자 엑스포 전시장이 눈 앞에 펼쳐진다. 그 왼쪽에서는 쪽빛 바닷물이 넘실댄다. 일정이 바쁜 사람들은 열차 도착 시각에 맞춰 역 앞에 긴 줄로 늘어서 있는 택시를 바로 잡아탄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이끌리듯 엑스포 전시장으로 직진한다. 높낮이 없이 평평하게 설
- 2019-12-13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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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 속의 작은 섬 소무의도 한 바퀴
- 인천 무의도에 딸린 섬, 소무의도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 2012년에 소무의도 둘레길인 무의바다누리길이 완공되기 전까지는 말이다. 소무의도는 해안선 길이가 2.5km에 불과한 작은 섬이지만 섬 여행의 매력을 다 갖췄으니 가성비 좋은 섬이라고나 할까. 섬 둘레를 걸으며 고깃배가 들락거리는 아담한 포구와 정겨운 섬마을 풍경, 74m 높이의 아담한 산과 푸른 바
- 2019-08-26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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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석삼조’ 맞춤형 산책길
- 우리 동네 이름은 ‘숲속 마을’이다. 고양시에 속하지만 산과 들판에 둘러싸여 마치 시골 마을 같다. 나의 아침은 산책을 하면서 시작된다. 건강을 챙기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취미와 기술을 연마하는 장소로도 활용하면서 일석삼조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 마을을 둘러싼 나지막한 동산 등성이를 따라 이어지는 좁고 구불구불한 숲속 길을 걸으면 머리가 맑아진다. 흙
- 2019-04-05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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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을 쬐며’ 행복을 누리는 아침
- 결혼하기 전까지 나는 ‘올빼미족’이었다. 내가 ‘아침형 인간’이 된 것은 가족들을 위해 일찍 일어나야 했기 때문이다. 이른 시간에 눈을 뜨는 습관을 들이고 나니, 이전에 잠자느라 놓쳐버린 시간들을 마음껏 향유할 수 있었다. ‘올빼미족’이었을 때는 새벽까지 책도 읽고, 옷수선도 하고, 뜨개질이나 레이스뜨기도 하고, 음악도 들으면서 나만의 시간을 즐겼다.
- 2019-03-29 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