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긴 산중 살림을 정리하고 충주 시내 복판에 있는 아파트를 정처로 삼은 것도 어쩐지 그답지 않지만, 술을 자못 꺼리는 기색이야말로 이변이라면 이변이다. 마주 앉자마자 술부터 목으로 털어 넣는 게 김성동(75)의 관습이었다. 그러나 오늘은 객이 들고 간 술병을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다. 6, 7년 만에 재회한 참이다. 완연하기론 무자비한 세월이 그를 훑고 지난
그녀는 일종의 구원이었다. 대학 생활을 시작하면서 여러 모임에 끌려다녔던 시절, 자리에 빈 병이 하나둘씩 늘어나면 신입생은 순서대로 일어나 노래를 한 곡씩 뽑아야 했다. 흥이 나는 노래는 잘 몰랐지만, 평소 즐기는 노래가 이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그렇게 ‘당신의 의미’를 알게 됐다. 그리고 그 인연은 인생의 주요한 길목에서 계속 힘
끼는 대물림 된다는 말이 있다. 한 때를 주름잡은 중년 스타들을 보면, 2세도 부모를 따라서 연예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누군가의 아들', '누군가의 딸'이라는 수식어로 유명해지지만, 이와 함께 그 꼬리표를 넘어서야 대중에게 인정받는다는 숙제를 받는다. 다행스럽게도 요즘 보면 대중의 따가운 시선을 이겨내고 부모보다 더 잘 나가는 2세들이 꽤
문장옥 수필가의 호는 효재(效在)다. 효재란 ‘누군가 본받을 수 있는 삶을 살아보자’라는 뜻이다. 자신은 아직 그 이름에 걸맞은 삶을 살지 못해서 부끄럽게 여긴다고 말한다. 그녀는 교사였다. 그러나 마흔여덟 살이라는 이른 나이에 교직을 내려놓아야 했던 개인적인 아픔이 있었다. 그 아픔을 딛고 수필가로 새로운 인생을 연 그녀의 삶을 한 편의 담담한 수필을 읽
●Exhibition
◇에릭 요한슨 사진전 Beyond Imagination
일정 2022년 10월 30일까지 장소 63아트
스웨덴을 대표하는 초현실주의 사진작가 에릭 요한슨은 사진가이자 리터칭 전문가다. 그의 작품은 여타 초현실주의 작가의 작품처럼 단순한 디지털 기반의 합성 사진이 아니다. 그는 작품원(園)의 모든 요소를 직접 촬
김주영, 그는 청송의 기적이다. 맹자 어머니는 맹자를 장터에 둘 수 없다며 결연히 거처를 옮겼지만, 주영의 어머니는 장터 한복판에 아들을 뒀다. 맹자 어머니는 맹자를 학교 부근에 묶어두었지만, 주영의 어머니는 아들이 학교를 가는 둥 마는 둥 온종일 장터를 맴돌아도 그냥 내버려뒀다. 그리하여 맹자는 당대에 가장 말 잘하는 사람이었지만 작가가 되지 못했고, 주
신섭(83) 씨는 젊은 시절 약품을 옮기는 자전거 배달원으로 시작해 30대에 수십 개 회사를 운영하는 CEO로 발돋움했다. 뜻하지 않은 시련으로 몇 번의 좌절을 겪기도 했으나, 그때마다 재기했다. 은퇴 후 현재는 시니어 모델로 활동 중이다. 그를 만나 7전 8기의 여정과 더불어 포기하지 않는 삶의 가치와 의미에 관해 얘기를 나눴다.
두산 등 대기업에서
16년간의 방송작가 생활을 정리하고, 서른아홉 살에 가드닝 공부를 위해 영국 유학길에 올랐던 오경아(55) 디자이너는 한국으로 돌아와 정원과 식물 디자인을 알리는 데 앞장섰다. 정원과 식물에 관한 다수의 책을 출간했으며, 현재는 속초에서 정원학교를 운영 중이다. 최근 ‘식물 디자인의 발견’을 출간한 그녀를 만나 정원의 가치에 관해 얘기를 나눴다.
신간
예능과 무대를 종횡무진하는 다재다능한 종합예술인 홍서범이 오랜만에 본업인 음악으로 돌아왔다. 지난 3월에 그가 발표한 신곡은 ‘월든에 놀러간 니체’라는 다소 프로그래시브한 제목이다. 노래 내용도 제목 그대로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자연 속 삶을 통해 물질주의를 비판한 명저 ‘월든’을 쓴 월든 호수에 ‘신의 죽음’과 실존의 중요성을 외친 독일 철학자 프리드
다산의 철학 윤성희·포르체
바쁜 현실 속에서 자신에게 알맞은 속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은 다산의 철학을 통해서 세상의 속도에 따라가기에 급급한 현대인에게 삶의 이정표를 제시한다.
면역 습관 이병욱·비타북스
팬데믹으로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보완통합의학 권위자인 이병욱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