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긋 솟은 이두박근을 자랑하며 코트의 오른쪽에서 포핸드 스트로크를 날린다. 금세 코트 앞으로 달려와 발리로 득점을 한다. 땀은 비 오듯 쏟아지고 선수는 깊은 숨을 몰아쉬며 땀을 훔친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테니스의 모습이다. 격렬하고 운동량이 많다. 빠르고 힘들어 보인다. 그래서 아마 늦은 나이에는 테니스를 즐길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시니어가 많을 것이다.
이러한 편견에 코웃음을 치는 사람이 있다. 김두환(73) 한국시니어테니스연맹 회장이다. 그는 테니스 역사의 산 증인이다. 국가대표, 국가대표 감독, 여자 대표팀 감독, 대한테니스협회 이사에 대한테니스협회 회장까지. 이제 그 화려한 이력의 맨 아랫줄에 시니어협회 회장이라는 한 줄을 추가할 수 있다.
김 회장은 스포츠 마니아다. 테니스뿐만 아니라 축구, 골프, 스키까지 모두 섭렵했다. 그래도 역시 시니어들이 할 만한 운동은 테니스가 단연 으뜸이라고 생각하는 그다.
여러 가지 이유에서다. “짧은 시간에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스포츠잖아요. 또 시니어들은 대부분 복식으로 치기 때문에 많은 사람과 깊은 관계를 이어 갈수도 있고요. 돈도 많이 안 들지. 건강관리에도 좋지. 이만한 운동이 어디 있나요?”
◇ 즐거운 테니스 – 랭킹 시스템을 바탕으로 한 비슷한 연령과 실력의 매치 업 성사
그가 회장으로 있는 시니어테니스연맹은 주로 시니어 대회를 열고 이를 주관한다. 올해에도 이들이 주관하는 대회만 20개나 된다. 이 대회에 참여하는 시니어들도 점차 늘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해 한 대회에 참여하는 시니어만 300~400여명. 연 인원으로 따지면 5000여명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시니어 대회는 주로 동호인 위주로 열린다. 여기에 과거 테니스 선수 출신의 시니어들이 참여한다. 단식은 없다. 시니어다 보니 큰 코트를 홀로 누비기엔 여력이 약간 부족한 탓이다. 그래서 대회에 참가한 사람들끼리 제비뽑기를 해 복식조를 이룬다. 복식조를 이루면 체력적인 부담이 한결 덜어지기 때문이다.
연맹은 체력적인 부담을 줄이고, 테니스를 더욱 즐겁게 즐기기 위한 장치들을 곳곳에 마련해 놨다. 비슷한 연령과 실력에 맞게 시합을 붙여 소위 ‘시시한 시합’을 줄이려고 했다. 실제로 연맹에서 운영하는 시니어 대회는 55세부터 5세 단위로 구분해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덕분인지 대회에 출전하는 시니어들의 연령대도 다양하다. 2, 3년 후면 100돌을 맞이하는 97,98세의 노신사들도 참가해 뜨거운 코트에 한방울의 땀을 보태기도 한다.
선수 출신 출전자와 동호회 출신 출전자들의 실력의 차이를 좁히기 위한 시스템도 도입했다. 바로 랭킹 시스템이다. 일 년 동안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의 성적 데이터를 모아 순위로 매긴다. 이를 통해 상위랭커와 하위랭커를 나눠 이 둘이 대회 제비뽑기를 할 때 짝이 되도록 해 실력의 차이를 줄였다.
이렇게 누적된 랭킹을 기준으로 대회에서는 ‘조’도 나눈다. 대회는 금배조, 은배조로 나눠 운영된다. 이것은 비슷한 레벨의 선수들끼리 결투를 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이 룰은 은퇴 후 목표를 잃은 시니어들을 위한 연맹의 배려다. 삶의 활력소를 만들어 주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하나의 대회에서 두 조의 우승이 나오는 것이다.
“랭킹 시스템은 테니스를 더 즐겁게 즐길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고안한 것이죠. 대회를 통해 자신이 갈고 닦은 실력도 비교할 수 있으니까요. 대회 전날 설레서 잠 못 이루는 회원도 있다고 들었어요. 어떻게 보면 이 랭킹 시스템이 은퇴 이후 없어져 버린 목표를 만드는 계기가 된 것이죠.”
◇ 시니어 건강관리에 참 좋은데…지원 아쉬워
김 회장은 테니스를 더 많은 신중년에게 알리고 싶다. 전신운동으로써 테니스만큼 좋은 운동이 없다고 생각하는 탓이다. 처음 배우기 힘든 탓에 많은 사람들에게 레슨을 하면서 테니스의 저변을 확대하고 싶지만 정부의 지원이 거의 없는 것에 김 회장은 한숨을 내쉬었다.
“저희 연맹은 대한테니스협회 산하기관인데 주니어 테니스에 투자하는 돈이 많아 사실상 저희에게 내려오는 예산은 거의 없어요. 정부에서 새로운 복지정책을 내놓는 것도 좋지만, 연맹을 지원해 테니스 대회를 더욱 풍성하게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시니어들 건강관리에 최고니까요”
김 회장은 이러한 연맹의 어려움 속에서도 테니스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테니스에 입문하려는 신중년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으면서 말이다.
“테니스는 누구든지 배울 수 있으니 두려워 마세요. 가까운 테니스 코트를 찾아가서 테니스를 한 번 쳐보세요. 조급하게 배우려고 하지 말고 느긋하게 6개월만 해보세요. 그 때가 되면 누가 하지 말라고 해도 하게 될 거예요. 재미있으니까요. 하지만 과유불급. 과하게 하지 마세요. 건강 지키려다 오히려 망쳐버릴 수도 있어요.”
가정의 달이다. 부모님의 손을 잡고 아이들의 손을 잡고 나들이 가기 좋은 시기다.
연극분야 관계자들도 가정의 달을 맞아 바삐 움직이고 있다.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가족공연이 쏟아지고 있는 것. 이 가운데 부모님과 함께 볼만한 ‘효도용 공연’도 잇따라 무대에 오른다.
이순재. 고두심. 김혜자. 김자옥. 윤문식. 최주봉.
작품에 출연하는 굵직한 연기자들의 이름 석자가 공연의 작품성을 보장한다. 이렇게 대중에게 친숙한 중견 스타들의 무대가 많아 중장년층 이상 관객에게도 편안한 관람이 될 듯하다.
◇ 사랑별곡 - 이순재, 고두심 출연
‘사랑별곡’은 배우 이순재와 고두심이 부부로 호흡을 맞춘다. 과거 자신을 대신해 뱀에 물려 반신불수가 된 첫사랑 ‘김씨’를 평생 마음에 품고 살아왔지만 이제는 죽음을 앞에 둔 ‘순자’역은 고두심이, 그런 아내를 미워해 한 평생 속을 썩인 남편 ‘박씨’역은 이순재가 한다.
이들은 함께 해온 세월의 끝에서 마주한 미련과 미안함 그리고 용서와 사랑을 투박한 사투리로 담아낼 예정이다. 서로에게 줬던 상처를 모두 씻어내고 두텁게 쌓인 정(情)을 확인하는 과정이 그려진다.
사랑별곡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2일 개막하며, 티켓은 4만5천~6만원이다. 문의는 02-766-6007.
◇ 오스카! 신에게 보내는 편지 - 김혜자 출연
배우 김혜자가 출연하는 ‘오스카! 신에게 보내는 편지’는 모노극(일인 연극)이다.
백혈병에 걸린 소년 오스카와 소아 병동의 외래 간호사인 장미 할머니의 우정을 그린다. 프랑스 작가 에릭 엠마뉴엘 슈미트의 소설 ‘오스카와 장미 할머니’가 원작이다. 오스카가 장미 할머니의 말대로 하루를 10년이라 생각하며 하나님에게 자신의 일상을 전하는 편지를 쓴다는 내용이다.
이 연극에서 배우 김혜자의 눈부신 연기력이 빛을 발한다. 그는 오사카와 장미 할머니, 오스카의 부모, 첫사랑, 친구 팝콘과 아인슈타인 등 11명의 역할을 110분 동안 홀로 소화하며 열연을 펼친다.
‘오스카! 신에게 보내는 편지’는 2일부터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티켓은 6만원이며, 문의는 1588-1823
◇ 봄날은 간다 – 김자옥, 윤문식, 최주봉 출연
연기파 배우 셋이 뭉쳤다. 드라마에서 톡톡한 감초역할로 극에 새로운 맛을 더해 준 그들이 이제는 무대를 이끌어 간다. 공주라서 외로운 김자옥과 ‘30년 악극스타’ 최주봉, 윤문식이 관객들의 심금을 울릴 예정이다.
기구한 운명의 여인 ‘명자’. 그녀는 신혼 첫날밤 남편에게 버림받는다. 또 꿈을 찾아 가족까지 버린 떠돌이 남자 ‘동탁’의 이야기가 무대에 오른다.
악극 ‘봄날은 간다’는 1일 서울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막을 올렸다. ‘만리포 사랑’, ‘꿈이여 다시 한번’, ‘갑돌이와 갑순이’, ‘청실홍실’, ‘여자의 일생’, ‘봄날은 간다’ 등 신중년층에게 친숙한 옛 노래가 그들을 회상에 젖게 한다.
티켓은 4만~10만원이며, 문의는 02-556-5910
살다 보면 언젠가 부부 두 사람만 남게 되는 때가 찾아온다. 자녀들이 모두 독립해 집을 떠난 이‘빈둥지 시기’는 우리 인생에서 얼마나 될까. 서울대 노화고령사회연구소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는 무려 19.4년이란 시간을 자녀 없이 보내게 된다.
이들의 부모세대가 1.4년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4배나 길어졌다. 노후에 부부가 함께하는 시간이 이렇게 길어지면서 오래도록 원만한 부부관계를 유지하는 일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수명이 환갑을 갓 넘던 시절에는 열심히 돈 벌고 자식 키워 시집, 장가보내면 부모의 도리를 다한 것으로 여겼다. 그런데 직장에서 은퇴하고 자녀들을 독립시킨 뒤에도 부부가 함께 3~40년을 더 살아야 하는 시대가 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결혼생활의 밑그림을 그리는 예비부부들처럼, 부부가 다시 한번 머리를 맞대고 이번에는 자신들의 노후를 위한 그림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가 찾아온 것이다.
집도 노후하면 리모델링 공사가 필요하듯이 부부도 중년이 되면 나머지 반평생을 살아갈 준비를 해야 한다. 특히, 자녀가 출가하고 부부만 남게 되는 빈둥지 시기에 남편과 아내는 신혼 때처럼 다시 서로에게 집중하게 된다. 이때 준비가 잘 이루어진 부부는 자녀 독립 후 멋진‘두 번째 신혼’을 보낼 수 있다.
이 빈둥지 시기를 잘 준비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이 필요할까? 먼저, 부부간의 대화수준을 높여야 한다. 평소 의사소통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부부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야기할 때도 서로 어색하고 불편할 수밖에 없다. 자연히 퇴직 그리고 자녀 독립 이후의 인생그림도 명확하게 그릴 수 없다.
부부의 대화수준을 높이는 가장 빠른 지름길은 공통의 취미나 관심사를 만드는 것이다. 취미활동을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공통화제가 생기고, 대화가 늘어나면 서로를 이해하는 폭이 그만큼 넓어진다. 이미 오랜 세월 따로 시간을 보낸 부부가 취미나 관심사를 하나로 맞추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다고 어느 한 쪽이 억지로 상대에게 맞추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니다. 부부 각자의 생활을 어느 정도 존중하면서도 같이 즐길 수 있는 취미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두 번째, 대화의 물꼬가 쉽게 터지지 않는다면 부부학교의 도움을 빌리는 방법도 있다. 부부란 관계는 함께한 세월이 오래될수록 서로 눈 마주치고 손잡는 게 어색해지기 마련이다. 그런 두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마주보고 앉아 속내를 드러낸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부부가 ‘이런 걸 가지고 뭘 교육까지 들어?’라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막상 강의를 듣다 보면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와 자신감을 갖게 된다고 한다.
‘내가 왜 이런 행동을 했지? ‘다음부터는 이러지 말아야지’등의 반성과 다짐을 통해 예전보다 더 솔직하고 깊이 있는 대화를 할 수 있는 사이로 발전한다.
마지막은 오늘이라도 당장 실천할 수 있는 팁이다. 비즈니스 미팅을 잡듯이 아내와도 약속을 정해 만나보기 바란다. 분위기를 새롭게 바꿔보는 것도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끌어내는 좋은 방법이 된다.
아내와 마지막으로 데이트를 한 게 언제인가?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아내에게 문자로 데이트 신청을 해보자. 집에 가면 매일 있는 아내가 아니라 약속을 정해서 만나야 하는 여자 친구처럼 아내를 대해보는 것이다.
‘행복한 부부’가 될 수 있는 공식에는 특별한 것이 없다. 오늘 행복한 부부가 내일도 행복할 수 있다. 행복한 부부들은 지금 그리고 여기에서 같은 꿈을 꾸며, 함께 시간을 보낸다. 같은 꿈을 꾼다는 건 미래를 함께 만들어나간다는 것이고, 그만큼 대화할 일이 많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노후준비’란 곧‘가치관의 준비’인지도 모른다. 부부가 함께 무엇을 이루며 살 것인지를 의논하는 과정이 곧 노후준비의 첫걸음이다.
자식들이 모두 떠난 빈둥지 시기, 이젠 부부가 마음을 합쳐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할 차례다. 젊은 시절보다 서로 더 배려하고, 존중하며, 감싸 안는 남편과 아내가 되어보자. 따로 또 함께할 수 있는 동반자적인 부부관계는 그 자체로 행복한 노후생활의 전제조건이기 때문이다.
젊은층의 낭만으로 여겨졌던 배낭여행이 중년층에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일투어는 배낭 여행족 가운데 40대 이상 중년층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늘었다고 24일 밝혔다.
내일투어를 이용해 유럽으로 떠난 여행객 가운데 4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1분기에는 1%에 머물렀으나 올해 5%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TV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가 인기를 끌고, 단체 관광보다 개별 여행을 즐기려는 추세가 퍼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됐다.
내일투어는 이에 따라 40∼50대 여성을 겨냥한 맞춤형 배낭 여행 상품 7개를 출시했다.
내일투어 관계자는 "이들 상품은 패키지 여행과 달리 한꺼번에 많은 국가를 방문하지 않고, 전담 인솔자가 동행하며, 야간 열차 이용은 최대한 줄인 점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28일부터 30일까지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공연된 연극 '친정 엄마와 2박 3일'은 '진부함 속의 진정성'이라는 말로 정확하게 요약될 수 있는 작품이었다. 연극의 줄거리는 2009년 초연 이후 전국 순회 공연과 영화로 제작되면서 사람들에게 익숙해졌다. 하지만 이런 신파적인 작품을 계속적으로 사람들이 찾게 만들어 주는 요인은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력과 관객 수요층을 제대로 파악한 마케팅 전략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전회 출연한 배우 강부자의 연기는 내용을 알고 있어도 연극에 몰입하게 만든다.
명문대를 졸업하고 대기업에서 잘나가는 딸 미영은 어느 날 연락 없이 시골 정읍에 있는 친정집을 방문한다. 모두들 타지로 떠나고 아버지도 없는 친정 집에는 엄마 혼자 쓸쓸히 전기 장판의 따뜻함에 의지하며 지내고 있다. 혼자서는 밥도 잘 차려먹지 않는 엄마의 모습에 궁상맞고 속상해 화를 내고 엄마는 연락 없이 내려온 딸에게 무슨 일이 있는 것 같아 속상하기만 하다.
객석을 가득 매운 40-50대 중년층은 연신 연극이 진행되는 내내 훌쩍였다. 아마도 이제는 떠나 버린 친정엄마에 대한 향수 때문일 것이다. 아니면 살아 생전 제대로 효도 한 번 해보지 못한 엄마에 대한 죄책감이 연극을 보는 동안 가슴을 짓눌렀기 때문일 수도 있다.
연극은 이처럼 새로운 티켓파워로 떠오른 공연 관객층의 변화를 제대로 활용한 마케팅을 통해 성공적인 관객 동원력을 선보이고 있다. 예당 아트홀 대부분의 객석이 중년층으로 가득찬 연극 작품은 대전에서 상당히 이례적인 풍경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객석이 가득 찼다고 해서 작품성에 대해 그다지 후한 점수를 줄 수는 없을 것 같다. 무엇보다 연출력이 그리 뛰어나진 않기 때문이다. 덩그러니 놓인 시골집을 중심으로 현재와 과거가 오가지만 신선한 장면이 연출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소극장에 어울릴 법 한 무대를 큰 아트홀로 옮겨와 허한 느낌마저 들기도 한다.
작품성보다는 대중성에 초점을 맞춘 연극인 '친정 엄마와 2박 3일'. 향수에 젖게 만드는 연극보다는 새로운 시대에 맞는 엄마와 딸의 관계를 보여주는 작품을 만나고 싶다.
[기사제휴: 대전일보 최신웅 기자]
1호선 지하철의 끝 인천역 근처의 차이나타운. 그 가파른 언덕에 있는 차이나타운을 지나 언덕의 정상까지 도달하면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른다. 숨이 넘어갈 듯 말 듯 하던 찰나. 그 차이나타운의 최정상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서양식 공원 ‘자유공원’이 있다.
쓰레기 하나 떨어져있지 않은 깔끔한 공원. 주로 신중년과 노인이 많이 찾는 공원인 탓인지 조작이 어려운 공원 디지털 안내판은 제 구실을 하지 못한 채 꺼져있다. 이것 빼곤 벤치와 기타 시설물들 중 고장이 난 것 하나 찾기 힘들 정도로 깨끗한 공원이다.
꽃이 피는 것을 시샘해 추위가 기승하던 3월 중순. 매일 콧바람을 쐬러 자유공원을 찾는다는 95세의 여성은 “오늘은 추워서 사람이 별로 없다”고 했다. 그러나 노인의 말과는 달리 꽤나 많은 중년남녀가 자유공원을 찾았다. 그 여성이 매일 이곳을 찾는다고 했으니 아마 이곳을 찾는 평균 인파는 더 많은 것 같다.
챙이 긴 모자를 쓰고 팔을 위아래로 크게 흔들며 운동하는 여인. 굵은 컬의 파마머리를 한 중년여성과 빛바랜 헌팅캡 모자를 눌러쓴 중년남성은 남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손을 잡고 데이트를 즐긴다. 장기판과 바둑판에 삼삼오오모여 훈수를 두는 남성과 이를 제지하는 바둑 플레이어들도 있다. 중년과 노인들이 많은 공원이었지만 깨끗하고 잘 정비된 공원이라 그런지 데이트를 즐기는 젊은 커플도 눈에 띄었다. 서울 종로의 탑골공원과는 달리 남녀노소가 뒤섞인 공원이었다.
반면 곳곳에 술에 취해 술기운을 폴폴 풍기며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사람들도 있었다. 심지어는 고량주 나발을 불며 길거리를 활보하는 사람도 보였다. 그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은 무엇인가 신변의 위협을 느꼈는지 그 취객을 축으로 ‘비잉’ 둘러서 돌아간다. 이러한 광경을 본 29세 김 모씨는 “집에 계신는 것이 적적해 나온 것은 이해하지만 술 마시고 위화감을 조성하는 것에는 눈살이 찌푸려진다”고 손사래를 쳤다.
중년들도 할 말은 있다. 68세 정 모씨는 “솔직히 젊은이들이 보면 싫어 할 것 같다. 칙칙하다고. 젊은이 눈치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런데 어쩔 수 없다. 동네에는 갈 곳이 없다. 이곳에는 바둑을 두는 사람도 있고 말벗도 있어 외로움을 달랠 수 있다”고 호소했다. 꽃샘추위로 옷깃을 두껍게 여몄던 3월 중순 임에도 추위를 무릎 쓰고 이곳을 찾는 이유 중 하나였다.
7~8년전 까지 만해도 오히려 젊은이들의 데이트 장소로 유명한 곳이 이곳 자유공원이었다. 그렇다면 신중년과 노인의 발걸음이 자유공원으로 향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 여성합창단에 내준 노인 쉼터
다소 쌀쌀하고 흐린 날씨에도 젊은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대학생으로 보이는 젊은이들도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지금은 젊은이들이 많이 줄기는 했지만 이곳은 젊은이들의 데이트 명소였다. 인천광역시 중구의 한 투어 코디네이터는 “7~8년 전까지만 해도 이곳 자유공원에서 중년이나 노인들은 현재만큼 많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중년과 노인들의 발길이 잦아진 이유는 따로 있었다. 그는 “쉼터 건물을 여성합창단이 사용하면서 자유 공원으로 나오는 중년과 노인이 많아졌다”고 대답했다. 현재 공원 한 쪽에서 하고 있는 장기와 바둑 같은 게임들은 과거 2층 건물인 쉼터에 모여서 이뤄졌다고 한다. 많은 노인들이 찾아와 여가 생활을 즐겼다는 것이다.
코디네이터의 말에 근거해 지역 주민에게도 물어본 결과 여성 합창단이 사용하기 이전 노인들의 쉼터로써 사용됐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사실을 토대로 인천 중구에 문의했지만 여성합창단이 사용하기 이전 어떤 건물로 이용됐는지 파악한 중구의 부서는 단 한 곳도 없었다. 노인 복지에 얼마나 무관심한지 알려주는 대목이다.
현재 노인의 쉼터에서 여성합창단에게 자리를 내준 건물은 공원 관리 사무소로 구실을 하고 있다. 중구 여성합창단은 지난해 본거지를 인천 중구 신흥동 3가의 중구문화회관으로 옮겼다. 그곳이 더욱 크고 좋다는 이유에서다. 중년과 노인들의 쉼터는 그대로 사라진 채 말이다.
중구 노인복지관 관계자는 “현재 자유 공원 주위에 특별한 노인 쉼터는 없다”며 "노인들을 위한 쉼터의 설립 계획은 특별히 없는 상태"라고 언급했다. 여성합창단과 같이 중구를 홍보할 수 있는 단체를 위한 투자는 커지고 있는 반면 노인들을 위한 안식처는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중년과 노인에 젊은이도 적절히 배합된 공간. 어떻게 보면 세대를 아우르는 특별한 공간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세대 간의 표정은 사뭇 달랐다. 데이트를 즐기거나 운동을 즐기는 젊은이들 사이로 이곳저곳에 말을 건낼 공간을 찾아 눈치를 보는 노인들이 보인다. 자유공원에서 만난 중년과 노인이 이 시대의 자화상이 아닌가 싶다.
‘고개를 들면 소중한 사람, 소중한 순간들이 당신 곁에 있습니다.’
최근 공익광고협의회에서 제작한 이라는 공익광고 문구다. 고개를 숙인 채 스마트폰에 열중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사람들 간의 소통이 줄었다는 것을 경고하는 내용이다.
고개 숙인 그 사람들은 그 순간 많은 것을 놓친다. 다른 곳에 있는 사람들과 SNS(Social Networking Service)라는 매개체를 통해 손쉽게 소통하고 있는 지 모른다. 하지만 대면관계가 주는 무언의 창의력과 폭발력을 간과하고 있는 셈이다. 같은 말이라도, 말할 때의 태도와 표정 그것은 SNS가 결코 흉내낼 수 없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소통역할을 하고 있는 SNS를 도외시해서는 안된다. 큰 흐름이기 때문이다. 비록 익숙치 않더라도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손쉽게 SNS의 유용함을 만끽할 수 있다. 자! 도전해보자.
SNS 계정이 하나라도 없는 젊은이가 없을 정도로 SNS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폭넓게 이용되고 있다. 이용하는 이유는 하나다. 지인의 소식을 알고 내 소식을 알리는 것. 즉, 친목도모다. SNS는 어느새 친목도모의 장으로서 가족ㆍ 친지ㆍ친구의 유대관계를 돈독하게 묶어주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시니어들에게 SNS는 멀게만 느껴진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조사한 ‘2013년 모바일인터넷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모바일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들 중 50대와 60대 이상의 19.4%와 8.2%만이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의 SNS를 사용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카페와 클럽 등의 인터넷 커뮤니티와 블로그 활동도 SNS활동으로 간주 되는데, 이 또한 50대와 60대 이상에서 약 10% 이하의 사람만이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50대 이상의 신중년들이 SNS를 사용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지인이 SNS상에 많으면 많을수록 더 많은 흥미를 느끼는 것이 SNS다. 20~30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SNS 이용자가 적은 50대 이상의 사람들은 흥미를 느끼지 못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SNS를 제대로 알고 익히면 멀리 떨어진 가족과 지인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기다리고 있지 않아도 된다. 그들과 SNS상의 친구가 되면 수시로 소식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스마트 하게 살기’에서는 페이스북ㆍ밴드ㆍ카카오스토리 사용법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본다. 내 사진을 SNS에 올리고, 가족이나 지인들의 댓글을 감상하는 것도 일상에서의 쏠쏠한 재미일 것이다.
1. 페이스북 (facebook.com)
페이스북은 SNS의 대표적인 사이트다. 가입자 수도 전세계를 통틀어도 10억명이 넘을 만큼 어마어마한 인적 네트워크를 자랑하고 있다. 국내 지인들뿐만 아니라 이역만리 떨어진 외국인과도 불편함 없이 소통을 할 수 있다. 방대한 인적 네트워크를 자랑하는 페이스북 사용법에 대해서 알아보자.
페이스북에 가입 하는 것은 정말 간단하다. Facebook.com에 접속한 후 화면 오른쪽에 나오는 빈 칸에 정보만 채워주면 된다. 성ㆍ이름ㆍ이메일ㆍ이메일 재입력과 새 비밀번호ㆍ생일과 성별을 기입한 후 가입하기만 누르면 끝이다. 이 때 입력했던 이메일 아이디가 페이스북의 아이디가 되고, 새 비밀번호가 페이스북의 비밀번호가 된다. 예를 들면, bravo@bravo-mylife.co.kr로 가입을 했다면 로그인 창에 bravo@bravo-mylife.co.kr을 그대로 치면 된다. 일단계가 끝났다.
가입 후 화면에는 정보입력란이 나온다. 개인정보 유출이 우려된다면 굳이 적을 필요없이 우측하단에 건너뛰기를 눌러서 넘겨도 좋다. 이후 프로필 사진을 설정은 ‘내가 누구인지’ 알리는 요소로 페이스북을 즐기는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에 프로필 사진을 설정할 것을 추천한다.
앞의 과정이 끝나면 위의 화면이 나올 것이다. 이 화면 상단에 ‘궁금한 친구나 장소를 검색해보세요.’라는 말이 있는데 그곳에 자신이 찾고 싶은 이름을 검색하면 된다. 그것은 페이스북에 가입한 사람이어야만 한다.
예를 들기 위해 ‘김영수’라는 이름을 검색해봤다. 꽤 많은 이름이 나왔는데 이중 자신이 친구 맺고 싶은 사람을 클릭하면 다음 화면이 나온다. 이후 '친구 추가' 버튼을 클릭하고, 상대방이 친구를 수락하면 둘은 친구가 된다. 이렇게 친구가 되면 페이스북에 접속하자마자 상대방이 쓴 글을 ‘뉴스피드’를 통해 볼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친구들을 늘려간다면 많은 사람들의 소식을 한꺼번에 들을 수 있다.
이 단계가 모두 끝나면 화면과 같은 상단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신가요?’라는 란이 보일 것이다. 그곳에 커서로 클릭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면 끝이다. 사진이 올리고 싶다면 사진-동영상 업로드를 클릭 후 자신이 올리고 싶은 사진을 선택한 후 ‘게시’만 누르면 된다. 이것이 게시가 되면 나와 친구가 된 사람들은 내 사진과 글을 볼 수 있다.
2. 밴드
두 번째로 배워볼 SNS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하 어플) 밴드(BAND)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의 개방형 SNS의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어플이다.
밴드는 가족과 지인, 동아리 회원 등 멤버들끼리 의견이나 문화를 공유하는 공간을 제공하는 어플이다. 밴드 어플을 사용하려면 안드로이드의 플레이 스토어(play store)나 아이폰의 앱 스토어(App Store)에서 ‘밴드’를 검색해 어플을 설치한 뒤 회원 가입을 해야 한다. 밴드 어플을 터치하면 자신이 속한 밴드 리스트들이 책 모양으로 나열돼 있다.
여기서 밴드란 일종의 소모임이라고 보면 된다. 밴드 가입은 한 명이 먼저 나서서 밴드 1개를 만들고 회원들을 초대해야 할 수 있기 때문에 폐쇄형 SNS로 불린다. 가입 초대를 받은 회원들이 수락하면 비로소 해당 밴드의 멤버가 된다.
밴드에는 게시판이 있어 글을 쓸 수 있다. 페이스북과 뒤에서 설명할 카카오스토리와 같이 공감 기능인 ‘좋아요’ 기능이 있고 댓글도 달 수 있다. ‘글쓰기’ 버튼을 터치하면 게시물 쓰기가 가능한데 사진을 찍어서 올리거나 갤러리에서 가져 올 수 있다. 동영상 업로드는 물론 멤버들에게 현재 위치 또는 특정 장소를 공유하는 ‘지도 기능’도 제공한다. 투표 기능은 모임 장소를 정하거나 의사 결정을 내려야 할 사항이 있을 때 아주 유용하다. 기명과 무기명 투표 모두 가능하며 밴드 멤버들이 투표 결과를 함께 볼 수 있어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다.
채팅방은 카카오톡의 그룹 채팅 기능과 동일하다. 멤버들끼리 실시간 채팅이 가능한 공간으로 개개인을 초대하는 것이 아니라 멤버 전체와 채팅을 하도록 돼 있다. ‘일정 기능’을 이용해 정기 모임, 비정기 모임을 등록해 행사 일정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멤버들이 회원 가입할 때 생일이 자동으로 입력돼 생일 챙기기에 용이하다.
밴드의 리더 및 구성원은 카카오톡 친구 목록 및 전화번호부 등 본인이 가진 친구 정보를 활용해 쉽게 밴드로 초대할 수 있다. 멤버 보기 버튼을 눌러 1대1 채팅, 전화, 문자도 가능하며 연락처 및 프로필 열람으로 멤버의 연락처를 내 스마트폰 연락처에 저장할 수도 있다.
최근 밴드 사용자가 늘면서 스마트폰뿐 아니라 PC에서도 네이버 아이디나 휴대폰 번호로 로그인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수월하게 모임을 관리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밴드다.
3. 카카오 스토리
마지막으로 배워볼 SNS 어플은 ‘카카오스토리’다. 그렇다. 어플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카카오톡 회사에서 만든 SNS 어플이다. 카카오톡이 단순 메신저 역할을 했다면, 카카오스토리는 본인이 느끼는 생각과 추억이 담긴 사진을 여러사람과 공유할 수 있는 네트워크의 형성을 가능케 했다.
카카오 스토리는 기본적으로 카카오톡 아이디를 이용해서 로그인이 가능하다. 기존 카카오톡에서 사용하던 계정으로 자동 연동이 되기 때문이다.
카카오스토리의 프로필 사진을 바꿔도 카카오톡의 프로필 사진은 바뀌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본인만의 카카오스토리 프로필 사진을 등록할 수 있다. 프로필 사진이 변경되면 변경된 프로필 사진은 다른 이용자들의 새소식에 등록이 돼 보여 지게 된다.
새 글을 쓰는 것도 어렵지 않다. 카카오스토리 메인화면에는 하단 가운데 X자로 표시된 아이콘이 있다. 이 부분을 터치한 후 자신이 올리고 싶은 것을 선택해 올리면 된다.
예를 들어 글을 올리고 싶으면 ‘글’, 사진을 올리고 싶으면 ‘사진’, 동영상을 올리고 싶으면 ‘동영상’을 터치 후 올리면 된다. 이 또한 프로필 사진 설정했을 때와 동일하게 작성이 모두 끝나면 나와 친구가 된 이용자들에게 보여 지게 된다. 사진과 동영상은 글과 함께 게재하는 것이 가능하다. 사진이나 동영상을 선택한 후에 그것에 대해 느끼는 감정을 쓰면 된다.
카카오스토리는 사진을 올릴 때 보정을 할 수 있는 툴을 제공한다. 필터를 클릭 시 여러 가지 사진 보정효과가 있어 조금 더 멋지고 아름다운 사진으로 변경해 업로드가 가능하다. 아울러 사진 회전을 통한 위치 변경 효과도 제공한다.
글을 모두 쓰면 하단부에 필독친구 선택과 전체 공개가 나온다. 본인이 등록돼 있는 카카오스토리 친구에게 알림을 줄 수 있는 기능이다. 전체 공개 기능은 본인이 작성한 게시물을 카카오스토리의 모든 사람들에게 공개하는 기능이다. 만약 친구들에게만 내용을 보여주고 싶을 경우 친구공개로 설정하면 된다.
숨도 멈추고 혼을 담아 셔터를 기운차게 누른다.
다소 무거운 디에스엘알(DSLR) 카메라지만 사진을 향한 열정이 있기에 몸은 가볍기만 하다.
1956년생으로 서울 한성고 24회 동창 ‘한사회’ 회원들은 올해 59살의 동갑내기들이다. 이들은 사진에 생각을 담아 세상과 소통하고 각자의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기 위해 사진을 찍고 있다.
등산복 차림의 10여명의 중년들이 3월 초 북촌 골목길 장독대를 향하여 카메라 렌즈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몰입의 순간이다. 꽃샘 추위도 아랑곳없다.
어떠한 구도로 카메라 위치는 어떤 쪽이 좋을까? 햇빛은 어느 방향에서 비취고 있나?
카메라의 조리개와 셔터속도로 빛과 어둠을 조절해 사진을 찍는다. 거기다가 광각 또는 망원렌즈를 통해 담은 세상은 무아지경에 이른 순간이 된다.
노재덕 한사회 회장은 “고교 동창들로 구성되다보니 팀웍은 말할 것도 없고 사진을 통하여 자기표현 방법이 생겨 자신감도 향상되는 등 아름다움을 추구하기에 마음도 정신도 맑고 젊어졌다”고 강조했다.
한사회 회원들은 어울려 사진 촬영하기에 좋은 곳을 찾아 나서기도 한다. 손주를 비롯하여 가족들의 사진을 찍어주는 즐거움도 있다. 뒤늦게 배운 사진 취미가 이들의 노후생활 준비를 탄탄하게 하고 있다. 하루가 너무도 빨리 간다.
어떠한 취미든 그 속에 푹 빠져 있는 사람들의 눈은 열정으로 빛난다. 취미는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스스로 헤쳐나가는 특성이 있으며 그 결과물 또한 놀라운 경우가 많다.
사진기자의 관록을 지닌 노 회장은 “나이가 들면서 즐길 수 있는 취미로는 사진촬영이 제격”이라며 “무엇보다 길고 어려운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누구나 손쉽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노후에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고 피력했다.
그는 “사진은 사람과 자연,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소통 디딤돌과 같습니다. 사진을 배우고 찍는 과정을 통해 일상생활은 더욱 풍요로워지고 사회와 인간 간의 관계도 더욱 단단해진다”고 말했다.
일상의 사소한 대상들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고 거기서 어떤 의미를 찾아내는 데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나이 들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산다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인지 모른다. 사진 창작을 한다는 것은 크나큰 즐거움이며 행복이다. 부정적인 생각이 들거나 짜증이 날 겨를이 없다. 많이 생각하고 돌아다니면서 끊임없이 결과물을 만들어내다 보니 몸과 마음이 늙을 새가 없었던 것 같다. 이렇게 지난 5년 동안 결과물의 사진작업을 보면 가슴이 벅차오른다.”
회원 A씨는 아직 아마추어 수준이라고 겸손해 한다. 사진촬영을 할 때는 혼을 담아 찍어야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다고 강조하는 등 자부심도 대단하다.
“사진은 사람과 자연,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소통의 디딤돌”
지난 2008년 우연히 모이기 시작한 이들은 그동안 50여 차례에 걸쳐 국내 추억공간과 사건의 뒤안길, 풍물문화 유적지를 답사하며 우정을 키워왔다.
사진기자협회장 직을 지낸 노재덕 회장에게 본격적으로 사진을 배우기 시작한 이들은 한 달에 한 번씩 사진의 이론 강의와 출사를 통해 사진의 깊은 세계에 빠져들었다. 1년에 10회 꼴로 출사를 다녔으니 주로 고궁, 잊혀져 가는 곳들, 아름다운 흔적, 추억의 장소들 중심으로 사진을 담아왔다.
출사를 가는 곳은 사진 선생인 노재덕 회장이 일상에서 공감하는 곳을 선정한다.
그래서인지 한사회 회원들의 카메라는 경치나 일출이 아닌 평소 동선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의 얼굴을 향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등에 진 배낭에 무서운 카메라를 메고 온 회원 B씨는 “대학 때 사학을 전공해 문화 유적을 답사하다 보니 사진에 관심을 갖게 됐고, 이제는 교직을 나오고 보니 사진이 필수가 됐다”며 친구들을 보며 활짝 웃었다.
회원인 C씨는 “사진을 찍는 그 순간은 삶을 배우는 겸허한 값진 시간이고 중년에 만난 건전한 취미는 일상의 에너지를 충전하는 보배와도 같다”고 밝히며 “사진의 역사부터 세계적인 사진작가들의 사진을 직접 보며 가르쳐 주신 노 회장 덕분에 사진에 대한 열의가 더욱 뜨거워졌다”는 인사말도 잊지 않았다.
서울 한성고 24회 동창 ‘한사회’ 회원 12명은 지난 2월 충무로에서 ‘풍경속으로’전을 개최하기도 했다.
모두 생업으로 바쁜 가운데서도 짬을 내 작업한 작품 사진 24점을 내걸었다. 갯벌에서 일하는 아낙네들, 해안가의 일몰, 메밀꽃과 소나무, 골목길과 아이의 미소 등 우리 주변의 풍경들이다.
노 회장은 “전국 곳곳을 누비며 담아낸 작품들을 하나 둘 모아 일반에 공개하는 자리였다”면서 “사진은 세상과 소통하는 도구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민낯을 드러내 쑥스럽기도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비춰 본 거울을 가감 없이 보여드린다는 점에서 의미와 보람을 찾고자 했다”고 말했다.
사진전에서 만난 한사회 D회원은 “제 사진이 작품의 완성도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다만 손주에게 할아버지가 ‘세상살이는 이런 것이다’라며 들려주고 싶은 사진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회원들 대부분이 현재는 전시에 참여 할 정도로 실력들이 출중하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었다.
동호회에 가입하기 전에는 그저 핸드폰 사진 찍듯이 하나하나 담아 놓기에 위해 찍는 수준이었지만 사진에 대한 열정만큼은 컸다.
경향신문사에서 30년 동안 일하다 정년퇴직한 노 회장에게 인생 2막 1장의 길을 물었다.
“해왔던 일의 연관된 길에서 답을 찾아야 노후가 평화로울 수 있다”며 그는 새로운 일을 하더라도 자기가 해 오던 분야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아니라 잘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며 사진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을 맺었다.
활기차게 노후를 사진으로 즐기려는 한사회 회원들의 모습을 보며 찰나의 모습을 영원히 기억하게 해주는 사진, 그들이 있어 중년들이 바라보는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듯하다.
지난해 은퇴한 김석현(62세) 씨는 아침부터 부산한 아내를 보면 걱정이 앞선다. 아내가 어디가는지 보다는 오늘도 점심을 혼자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에 용기를 내 아내에게 한마디 건넨다.
“나도 같이 가면 안돼?”
은퇴한 부부의 싸움은 의외로 단순한 일에서 비롯된다. 하루 종일 집안에서 냉장고 문 열었다 닫었다, TV 보며 빈둥거리는 남편들은 분노한다. “평생 고생하며 가족들 먹여 살렸는데, 퇴직하고 돈 못 버니 아내들의 괄시가 시작됐다”며 서운해 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누구 일방의 잘못이 아니라 은퇴 이후 40~50년을 함께 살아야 할 부부가 서로에게 적응하는 방법을 몰라 빚어지는 갈등이라고 말한다.
아내 입장에서는 남편이 싫거나 미운 존재가 아니라 그저 불편한 존재일 뿐이다. 남편이 직장 생활을 했을 때 하루 종일 ‘자유’를 누리던 것들이 갑자기 그 자유가 없어져버렸다. 그 때문에 짜증과 스트레스가 쌓여 결국 심리적 균형이 무너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부부이혼 전문가는 "은퇴한 부부 사이의 가장 무서운 싸움은 ‘침묵’에서 시작한다. 남편은 뭐든 아내가 말하는 것은 ‘잔소리’로 생각한다. 서로에게 성의 없이 대답하면 대화를 조기에 차단함으로서 번거롭지 않고 필요이상으로 감정을 소모하지 않아도 되니 편하긴 할 것"이라 의사소통 단절을 지적했다.
어떻게 대화를 해야 소통이 될까?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은퇴는 끝이 아닌 30~40여년이나 남은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인생의 중간기착점이다. 따라서 은퇴 시기에는 남편과 아내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부부 관계를 만들어 가야 한다. 그렇게 의식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서로 감정 소통이 안 돼 서먹서먹하게 지내거나 심지어 얼굴을 맞대면 짜증이 나는 사이가 되어버릴지도 모른다” 며 “힘들겠지만 상대가 뭘 원하는지 뭘 하려는지 맞추려는 최소한 노력과 적응하는 시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은퇴와 함께 찾아오는 건강과 인간관계의 위기, 외로움과 허무함, 노후 계획 등 은퇴를 계기로 부부가 함께 우정을 나누듯 충분히 생각하고 작은 일부터 함께 하고 서로의 생각을 조율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길어진 노후생활을 위해 특히 감정이 동요하고 통하는 감성소통을 해야 한다.”
곽 교수는 공통된 관심사를 만들어 감정을 이야기 할 수 있도록 부부가 함께 할 수 있는 일부터 찾아보라고 조언했다.
감정에는 옳고 그름이 없기 때문에 일단 배우자가 표현한 감정은 그대로 인정하고 수용한다. 곽 교수는 자신의 감정이 어떠한가를 느끼고 그것을 상대에게 적절히 표현해서 그에 대한 해답을 함께 찾아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소통이 잘되는 부부는 외롭지 않아
프라우스 부부심리상담센터 송금희 원장은 “부부 간에는 풀 수 있는 것보다 풀 수 없는 문제가 훨씬 많다. 갈등 해소의 핵심은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는 가운데 마음의 문을 열고 대화를 하다 보면 변화가 일어난다”고 말했다.
특히 송 원장은 황혼 부부들에게 가장 먼저 ‘들어주는 연습’을 주문했다.
“소통이 안 되거나 갈등이 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귀는 닫고 입만 연다는 것입니다. 자기 말만 하고 상대의 이야기는 듣지 않아요. 상대의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들어야 미처 깨닫지 못했던 배우자의 감정에 대해 알 수 있고 이해할 수 있거든요.”
이에 이혼전문 H변호사는 은퇴 후 부부가 같이 있는 시간이 많아진 황혼 부부에게 각자가 실천해야 할 두 가지를 제시했다. 남편에게는 아내와 하는 말의 수를 늘리라는 것과 본인 스스로에게 좀 더 유연해지라는 것이었다. 아내에게는 남편이 원하는 행동에 동행해주도록 노력하라는 것과 자신만을 위한 동적인 취미생활을 하라고 조언했다.
부부행복전문 A코치도 행복한 노후생활을 위해서는 부부사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대화라고 피력했다, "일상 속 의사소통을 위한 대화만으로는 부부 사이의 갈등을 해소되거나 유대감이 높아지지 않는다"며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상대의 감정을 수용하는, 마음이 통하는 대화를 자주 해야 행복한 부부로 살 수 있다"고 단순하지만 기본적인 얘기를 꺼냈다.
송 원장은 “상담센터를 찾은 중년 부부들의 대부분은 원만한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이 그렇게도 소통을 원하지만 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의사소통의 의미를 자신에게 맞추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이 원하는 요점, 자신의 주장에 맞춰서 진행되는 게 의사소통이라고 믿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송 원장은 “자신의 주장이 인정되지 않을 경우 답답해하고 심지어는 ‘우린 말이 통하지 않는 부부’ 라고 결정 짓고 포기해버린다”며 “상대에 대한 어설픈 배려로 오히려 얘기를 혼란 속에 밀어 넣을 때가 많은데 그냥 다 털어놓고 밑감정을 얘기하라고 권유하고 싶다. 그래야 듣는 사람도 훨씬 이해가 빠르게 되니까”라고 설명했다.
부부행복 전문 A코치는 "아내가 ‘내 마음이 우울해’라고 말했을 때 남편이 ‘그래 너 마음이 슬프구나’ 라고 반응이 돌아와서, 아내가 ‘그래, 저 사람이 내 마음이 슬프다는 걸 알아주는 구나’라고 생각하게 되면 소통이 이뤄진 것"이라 조언했다.
세상에는 싸우지 않는 부부, 문제가 없는 부부는 단 한 쌍도 없다. 갈등 상황이 일어날 때마다 마음을 주고받는 소통을 하면 갈등은 해소되고 마음의 상처도 치유 받을 수 있다. 마음을 주고받는 대화를 하면 내편, 동반자라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더 이상 외롭다고 느끼지 않게 되고, 부부 사이에 애정과 신뢰, 친밀감도 높아진다.
부모 자식간 소통 방법은 공감대 형성부터
가화만사성이라고 했다. 집안이 화목해야 바깥일도 잘 풀린다는 이야기이다. 화목한 집안을 만드는 중심에 바로 부모가 있다. 화합하는 부모는 자녀들과 효율적으로 소통하며, 이는 가족 구성원 모두의 원활한 소통으로 이어지고 나아가 화목한 가정의 밑거름이 되기 때문이다.
자녀, 그리고 가족을 변화시키는 부모의 소통방법이 더욱 중요해지는 오늘이다.
부모들은 자녀들이 직장을 다니거나 대학생이 되면 말 붙이기 조차 어렵다는 고백을 한다. 물론 중학생, 고등학생 때도 마찬가지다.
머리가 커져 말 붙이려 하면 “바쁘니까 나중에 말씀하세요.”라고 훅 가버린다. 부모는 배신감마저 든다. 특히 일만 해 온 아버지와 대화는 더 어색하고 불편해 한다. 아버지는 아버지로서의 권위를 스스로 무너뜨릴 수 없다며 자식에게 먼저 다가가지 못하는 게 문제이다.
아버지들은 자식들과 대화를 한답시고 자식 붙들고 옛날 과거 얘기하면서 늘어지면 더 어렵게 된다.
부모는 자식에게 자신의 마음을 이해받기 위해서는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상황에서 갈등이 생겼다면 ‘난 그 말 듣고 좀 화나고 기분이 안 좋았어’라는 식으로 자신의 감정을 정확하게 표현해야 한다.
대광고 김철경 교장은 “마음을 전달하는 말을 할 때는 감정의 주체가 자신이기 때문에 ‘나 전달법’으로 말해야 합니다. 나 전달법은 ‘나는~’으로 시작해 자신의 감정까지 넣어서 이야기하는 것을 말하죠”라고 설명한다.
자신의 감정을 전달하는 것은 내 마음을 이해받기 위한 것이 목적이다. 이때 ‘너는~’으로 대화를 시작하는 경우 상대방은 그 말이 자신을 비난하거나 공격하는 것으로 느낀다. 그래서 상대의 감정을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도리어 방어, 공격, 회피로 대응하게 된다.
예를 들어 아들이 계속 늦게 집에 오는 경우 아버지가 ‘너는~’으로 시작하는 말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
두란노 아버지학교 관계자는 "부모자식 간에서는 반드시 자식이 잔소리로 여기면 세상없이 중요한 말도 잔소리임을 인정하고 중단해야 한다. 특히 요즘 부모들은 허리띠를 최대한 졸라매고 자녀들을 이 학원 저 학원으로 보내야만 부모 도리를 다 하는 것으로 믿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다 보니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대부분 대학 입시를 앞둔 고3만큼 바쁘고 고달프다. 부모는 그런 자식들의 사정을 이해하고 알아서 저자세를 취하기 쉽다. 사소한 일로 툴툴거리고 짜증을 내도 공부만 잘하면 문제 삼지 않는다.
그런 습관이 굳어지면 자식이 성장해도 “어머니 그만 간섭하세요.” “아버지가 몰라서 하는 소리예요” 등의 무관심한 말들을 서슴지 않고 내뱉게 된다. 단지 부모라는 이유만으로 존경심이 우러나기를 바라기는 어려운 환경이 되버렸다고 한다.
김철경 교장은 "부모자식 간 대화부재의 원인은 가족들의 개인주의, 빠르게 변하는 사회에서 느끼는 스트레스 등을 꼽을 수 있다. 가장 가까워야 할 가족이 가장 멀어진 데는 서로에게 도움을 구하거나, 손을 먼저 내밀지 않기 때문"이라 분석했다.
‘중년 남성이 가장 외로울 때는 언제인가?’라는 질문에 ‘퇴근해서 집에 돌아왔을 때 자녀들이 모른 척할 때’라는 응답이 50%를 넘었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본 적이 있다.
행복은 미래에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 내 가정을 소중히 여기고 그들과 함께하는 시간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
대접받고 싶은 만큼 상대에게 대접하라
다양한 관계 속에서의 소통의 방법을 제시해도 나이가 들수록 그토록 소통이 어려운 이유는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려 자신을 맞추기 어렵기 때문이다.사실,상대의 마음을 헤아리기 전에 속내는 대접받고 싶기 때문이다.
한비자의 에서는 “논리나 말을 잘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상대의 마음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 상사의 의견이 명예와 명분을 중요시 하는데 실리를 따지며 얘기 하면 천박하다 할 것이고, 실리를 중요시 하는데 명예와 명분을 따지면 세상물정을 모른다고 할 것이다. 그러니, 상대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알아야 한다”는 내용이 수록돼 있다. 이는 타인에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것의 어려움을 설파한 것이다.
스승과 제자 사이의 존경과 신뢰가 있는 소통 사례를 잠깐 살펴보자. 선일여중의 호빵맨 최용범 교사는 SBS TV 프로그램 ‘생활의 달인’에서 학생지도 달인으로 소개됐을 만큼 유명하다.25년 경력의 베테랑 학생주임 최용범 (56)씨. 오토바이를 타고 매일 순찰을 돌며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에게는 ‘짜잔~’하고 나타나는 그는 학생들의 수호천사이자 효과 빠른 긴급 구조대다. 윽박 대신 애정으로, 강요 대신 믿음으로 인근 지역에서 학생 선도의 최고봉이라는 명성을 떨치고 있다. 학생들과의 실시간 소통을 위해 양팔에 찬 휴대폰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다. 더 놀라운 점은 학생들에게도 그의 번호가 모두 저장돼 있다는 것. 학생들의 119 역할은 물론, 전교생의 생일까지 빠짐없이 축하 메시지를 챙겨 보낸다.
단순히 전교생의 전화번호를 저장하고 문자를 보낸다고 해서 쌍방 소통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나이든 선생이지만 그의 진심이 인성교육 철학과 만나 고스란히 아이들의 마음에 전해지면서 변화하기 때문에 가능했다.
재능교육 양병무 대표(60)는 소통을 잘하는 CEO로서 “공자의 불치하문(不恥下問) 즉 아랫사람에게 묻는 걸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는 소통 덕목을 제시했다.
나이 먹었다고 세상사 다 아는 것처럼 행세하는 이는 결코 소통할 수 없다는 뜻이다.
“윗사람이 말을 걸지 않으면 아랫사람은 입을 열지 않는다. 아버지는 열렸는데 왜 자식은 여전히 입을 꾹 다물고 있느냐고 채근할 일이 아니다. 소통의 부재는 전적으로 윗사람 탓이다. 그냥 기다리고만 있을 일이 아니다. 다가가서 말을 걸어야 한다. 그리고 마음을 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묻는 것은 사실 말을 거는 행위이기도 하다. 물음에는 답이 따른다. 그것은 자연스러운 대화가 되고 저절로 소통이 된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묻고 대답하며 가르쳐 주는 관계가 형성되면 아랫사람도 어려워하지 않고 모르는 게 있으면 찾아와 묻는다.
진정한 소통을 위해서는 자식, 아내, 부하, 학생, 후배 등 이들에게 권위와 가식, 억압과 통제의 사슬을 벗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랫사람에게 물어보는 건 자신의 위신을 깎는 게 아니라 자신의 관용과 적극적인 이해의 태도라는 걸 모르기 때문이다. 권위는 강요하는 게 아니라 존경에서 온다. 윗사람이 어렵게만 느껴져서는 존경의 마음이 아니라 두려움과 불안만 쌓이는 건 순식간이다.”
불치하문의 소통, 그것이 비로소 우리 사회를 올바르게 이끌 수 있는 최적의 답이 아닐까 싶다.
결코 나이가 들어서 문제가 아니라 부부, 부모 자식, 스승과 제자 등 관계를 형성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이 최소한의 작은 진심부터 시도, 원활하고 건강한 소통 메커니즘이 작동되기를 희망한다.
갑작스럽게 심한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이석증 환자가 최근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년 여성에게 많이 발생했다.
16일 건강보험공단의 진료 통계에 따르면 이석증 환자는 2008년 19만8000명에서 2012년 28만2000명으로 4년 동안 43% 증가했다. 진료비도 같은 기간 225억원에서 338억원으로 늘었다.
2012년 기준 여성(20만명) 환자가 남성(8만3000명)의 2.41배에 달했고, 인구 10만명당 진료인원도 여성(809명)이 남성(331명)의 2.28배였다.
연령별로는 50대 환자가 6만5천명(23.1%)으로 가장 많았고, 60대(19.2%), 70대(16.7%) 등의 순이었다. 50대 이상이 전체 진료 인원의 64.1%나 차지하는 셈이다.
이석증은 귓속에 있던 이석(돌가루)이 떨어져 귀속을 돌아다니면서 평형기능 장애를 일으켜 어지럼증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최현승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이석증이 칼슘 대사와 관계가 많다는 보고가 있다"며 "칼슘 대사는 남성보다 여성이 더 취약한 만큼 이석증은 여성, 특히 골다공증 여성에게 많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석증이 칼슘 대사에 취약한 여성에게 더 흔한 만큼 골다공증 등을 앓는 여성이 지속적으로 어지러움을 느낀다면 진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