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교복 자율화 실시로 학생들의 복장이 제각각이지만 우리 때는 그렇지 않았다. 중·고등학교 시절 내내 교복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기껏해야 나팔바지에 생선 등처럼 주름을 세우거나, 목 칼라 주변에 호크 몇 개 더 달아 덜렁거리도록 해서 멋 좀 내는 게 전부였다. 대학생이 돼서야 비로소 교복을 벗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시절에도 청바지, 티셔츠가 다
시니어 사이에서 당구의 인기를 논하는 것은 철 지난 유행 얘기를 꺼내는 것만큼이나 진부하다. 영화 속 폭력배들의 격투신 단골 장소였던 당구장도 옛 추억거리가 됐다. 맑은 공기 흐르고 신선 노니는 듯한 당구장 문화를 이끈 시니어들. 그래서 만나봤다. 다음(Daum) 카페 아름다운 60대의 ‘당구 동호회’. 큐대 끝에 파란 초크 삭삭 비비고 예리하게 공을 응시
서울 송파구의 전용 85㎡의 아파트를 보유한 K 씨는 요즘 매일 전세 시세를 확인하며 가슴을 졸이고 있다. 2년 전 여름 8억3000만 원에 현재 세입자와 전세계약을 맺었는데, 최근 전세 시세가 뚝뚝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K 씨는 “최근 인근 지역의 입주 물량이 많아 세입자를 구하기도 어렵고, 이미 시세가 7억 원 초반대로 떨어져 재계약을 해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 그는 매일 듣던 라디오도 꺼버린 채 적막만이 가득한 시간을 달렸다. 유일하게 작은 소음을 내는 것은 잡동사니가 담긴 상자뿐이었다. 불과 몇 시간 전 “그간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제 쉬세요”라는 말과 함께 갑작스레 받게 된 퇴직 권고의 결과물이었다. ‘내가 뭘 잘못했지?’, ‘더 잘 보여야 했나?’, ‘누구 탓이지?’ 온갖 질문
최근 매스컴에 노출되지 않던 인사, 특히 고령 유명인의 이름이 인터넷에 회자되면 ‘혹시 돌아가셨나?’ 생각한다. 몇 년 사이에 생긴 달갑지 않은 버릇이다. 지난 일요일 밤, 그렇게 김금화 만신의 부고를 접했다. 23일 새벽에 노환으로 별세했다는 소식이었다.
많은 매체가 실시간으로 그에 관한 기사를 쏟아냈지만 그저 됐다 싶었다. 88년 파란만장한 삶의
2005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독특한 전시가 열렸다. 인테리어 디자이너이자 패션 아이콘인 아이리스 아펠(Iris Apfel)의 옷장을 소재로 한 전시였다. 당시 아펠의 나이는 83세였다. 그녀의 옷장에는 1960년대의 파리 패션을 대표하는 주요 의상은 물론, 터키의 전통시장을 돌아다니며 사 모은 다양한 색감의 의상과 티베트 지역의 보석이 가득했
송파 노인복지관에서 독거노인 현황을 조사한다며 문자가 왔다. 문자 메시지를 보면 바로 전화해 달라고 했다. 3년 전에도 같은 내용의 전화가 왔다. 65세부터는 노인복지관에서 주기적으로 현황을 조사 관리한다는 내용이었다. 혼자 사는 노인들은 죽거나 중증으로 거동을 못할 경우 남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내가 벌써 요주의 대상이 되었나 하고 씁쓸한
얼마 전 친척 병문안을 갔다가 병원 내 비뇨기과 앞에서 진료 순서를 기다리는 지인을 만났다. 지인에게 왜 왔는지 물으니 소변이 잘 안 나와서 혹시 전립선에 무슨 문제가 있나 해서 왔다는 것이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지인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 대화를 멈추게 되었는데 지인에게 간호사가 “서서 소변보세요? 앉아서 보세요?” 하고 물어보았다. 그 질문에
1997년 촉발된 IMF 외환위기로 기업들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내가 다니던 회사도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해 1999년 결국 문을 닫아야 했다. 봉급이 유일한 수입원이었던 월급쟁이로서 충격이 켰다. 아내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여러 차례 아내와 상의한 끝에 집 주변에서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한 보습학원을 열기로 했다. 나는 전문적인 일을 하고 싶었
요즘 지방에 근무하면서 무궁화호 열차를 주로 이용한다. 무임승차하다가 적발되면 요금의 30배를 벌금으로 물린다고 하는데 매번 승차권 조사를 하지 않고 가끔씩 한다. 입석표를 갖고 타는 사람은 지정 좌석도 없는데 어떻게 무임승차를 가려내는지 궁금하다. 엿장수 마음대로라는 말처럼 승무원 마음대로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면, 승무원을 직무태만으로 나무라기도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