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초순경, 장고항 어부들의 몸짓이 부산하다. 실치잡이를 해야 하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실치가 적을 때는 하루에 한 번 정도 그물을 올리지만 많을 때는 수시로 바다에 나가 바쁘게 작업을 해야 한다. 흰 몸에 눈 점 하나 있는, 애써 눈여겨봐야 할 정도로 작은 물고기인 실치가 작은 몸집 흐느적거리면서 장고항 앞바다를 회유한다. 실치는 장고항 봄의 전령사
우리에게는 어떤 인류도 경험하지 못했던 어마어마한 길들이 펼쳐져 있다. 거미줄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는 길은 당연한 듯하지만 생각할수록 경이롭다. 단순한 길이든 먼 길이든 길이라면 출발지와 도착지는 있어야 한다. 더구나 끊어져서는 안 된다. 그런 길은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쉬지 않고 꿈틀대며 흐르고 있다. 물리적인 길도 확장되고 있을 뿐 아니라, 길의
산이 그리웠던 사나이는 꽉 막힌 도시생활을 접고, 설악산이 바라다보이는 탁 트인 곳으로 떠났다. 자연과 벗삼으러 갔지만 행복도 잠시였다. 돈 되는 일에 목마른 인간의 욕심이 푸르른 숨통을 조여 왔다. 올무에 걸린 듯 이곳저곳 상처 난 설악산을 위해 사나이는 발길 닿는 대로 찾아가 세상에 알렸다. 오랜 세월이 흘렀고 그의 소원대로 설악산에는 바라던 평화가 찾
이상우 감독의 다큐멘터리 전쟁영화다. 한국전쟁 때 미군에 의해 수백 명이 죽은 영동군 노근리 사건을 영화한 것이다. 문성근 등 알려진 배우들도 몇 명 출연했으나 딱히 주연 배우라고 꼽을 만한 사람도 없고 줄거리도 단순한 영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을 떼지 못하고 봤는데 그것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필자의 고향이 영동이라 출연 배우
전남 진도의 고군면 회동리에서 의신면 모도리까지 2.8km의 바다가 해마다 두 번씩 3월에 사흘, 4월에 나흘간 조수간만의 차(差)와 인력(引力)의 영향으로, 수심이 낮아지고 물이 양쪽으로 갈라지며 한 시간 동안 폭 40여 미터의 길을 연다. ‘모세의 기적’에 비견되기도 하는데, 열리는 바닷길을 걸으며 갯벌을 체험하는 ‘바닷길 축제’가 올해는 4월 26일부
우리 아파트 뒤편의 산책로는 개울을 따라 2km나 이어져 있다.
시니어들의 운동량으로 최적이라는 왕복 4km 걷기 산책길은 동네 사람뿐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걸으러 오는 명소가 되었다.
산책로를 따라 개천이 이어지고 유명한 절도 지나니 구경하기 좋고 경치 따라 걷다가 삼삼오오 벤치에서 담소를 즐기는 모습은 보는 이의 마음도 흐뭇하게 해준다.
요즘 필자도
우리는 덕, 인격, 도덕 등과 같은 익숙한 단어의 의미를 얼마나 알고 이해하고 있을까? 가끔 우리는 음덕, 공덕, 후덕과 같은 단어도 잘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그 뜻은 무엇일까? 필자가 학문에 뜻을 두면서부터 터득한 한 가지 진리는 ‘어떤 학문을 하더라도 그 정의를 확실하게 알고 이해하지 못하면 처음부터 바른길로 갈 수 없다’는 사실이다.
덕의 사전적
화란춘성(花爛春盛)이라고 했던가요. 꽃이 만발(滿發)하고 봄이 무르익는 4월, 따듯한 남쪽 나라 제주도는 더할 나위 없습니다. 발 닿고 닿는 곳마다 연분홍 벚꽃잎이 휘날리고, 노란색 유채꽃이 휘황찬란하게 빛을 발합니다. 아니 ‘춘사월(春四月)’ 제주도에선 벚나무와 유채가 아니라도, 풀이든 나무이든 생명이 있는 것들은 모두가 꽃을 피우는 듯 섬 전체가 꽃
옛날에는 읽고 싶은 책이 매우 부족하였다. 첫 월급으로 부모님 옷 선물과 책 구입이 당시의 풍습이었다. 지금은 그 양이 너무 많아서 관리에 문제가 많다. 책을 과감히 정리하겠다는 각오로 온종일 뒤적였지만 별 성과 없이 끝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쓸데없더라도 어렵게 모았던 책을 버리기는 더 아깝게 느껴졌다.
이삿짐이 지금처럼 많지 않았던 젊었을 때다. 휴
20년 전에 만들어진 영화 에는 중량감 있는 배우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메릴 스트립이 주인공으로 나온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65세 사진작가 킨케이드 역으로 출연했고, 메릴 스트립은 가정주부 프란체스카 역을 맡았다. 남편과 아이들이 4일간 집을 비운 사이 킨케이드가 프란체스카의 집에 우연히 들렀다가 사랑에 빠져 정사를 나누고 갈등한다는 줄거리다. 중년의 외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