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집안의 가장은 생계를 책임지고 꾸려가는 사람이다. 집안을 대표하는 남자 어른을 말하는 것이 사전적 표현이다. 남편을 높여 부르는 말이라고까지 사전에 올라 있으니 여자인 엄마가 가장역할을 하거나 소년소녀 가장은 특별한 경우이고 아버지, 남편이 보편적인 가장이다. 농경사회에서의 가장은 농지를 갖고 있는 사람으로서 경제권을 틀어잡고 죽을 때까지 절대적인 위세
얼어버린 호수에서 찬바람을 맞으며 의연하게 서 있는 연밥 하나가 시선을 끈다. 마지막 꽃잎을 떨어뜨리고 벌집 같은 얼굴을 내밀고 소곤소곤 이야기하던 연밥이다. 마른 줄기 하나에 의지한 채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사색에 잠겨 있다. 한 점 조각품이다. 카메라 뷰파인더에 들어온 연밥의 모습을 보며 일흔 살에 접어든 내 얼굴을 떠올려본다.
40세 이후에는 자
100세 시대가 상상이 아닌 현실이 된 지금, 이제 50대는 청년과 다름없는 역할을 하는 세대가 되어가고 있다. 서울시 50플러스재단은 그 이름대로 서울 시민 50세부터 64세까지인 50플러스 세대의 삶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재단이다. 2016년에 설립된 이후 재취업, 일자리, 교육, 정책 개발 등의 사업을 꾸준히 펼치고 있는 50플러스재단은 지난해 10월
누구나 젊은 날 짝사랑의 기억을 하나쯤은 지니고 있을 것이다. 여학교 시절 바람같이 나타나 어린 마음을 뒤흔들어 놓았던 교생 선생님으로부터 함께 성탄 연극을 준비하던 교회 오빠에 이르기까지. 그러나 대부분 예방주사 자국처럼 기억의 한 구석에 흔적만 남기고 사라져 버린 지 오래다. 세월의 풍화작용으로 낡아버린 기억은 이젠 나뭇잎 끼워진 책갈피처럼 아름다운 추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가까이 자리한 알과 핵 소극장으로 ‘오아시스세탁소습격사건(극단 모시는 사람들)’ 공연관람을 위해 향했다. 이 작품의 작가인 김정숙 연극 연출가의 초대로 브라보마이라이프 매거진 동년 기자들과 함께 했다. 아담한 무대에는 깨끗하게 포장된 옷들이 가득 걸려 있고 무대 좌우엔 수선과 다림질을 하는 코너로 꾸며졌다. 우측에 설치된 커다랗고 낡은
정끝별 시인이 추천하는 '삶이 힘에 부칠 때,위로가 되는 시집'
혼자 가는 먼 집(허수경 저)
최근 독일에서 유명을 달리한 친구 허수경을 기리는 마음으로 골랐다. 그가 한국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고단한 시기에 나온 시집으로, 제목 자체에 삶과 늙음과 죽음이 담겨 있다. 시인의 흔들리는 내면을 담은 시편들이 홀로 힘겨운 삶을 사는 이에게 위로를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속엔 불가능한 꿈을 지니자” - 체 게바라
집을 아름답게 하는 건 그 안에 사는 사람이듯, 한 나라를 아름답게 하는 것 또한 사람이다. 아름다운 사람에게서 나는 향기, 아름다운 사람이 만든 역사. 살사, 시가,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캐리비언 바다…. 쿠바를 수식하는 단어는 무수히 많지만 누가 뭐라
2018년이 저물어가는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 중 하나는 전방위적인 국방 개혁이다. 북한과의 관계가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국면으로 들어서고 있는 현재, 군대의 활용 또한 과거와는 다른 의미를 가져야 한다. 그 속에서 국가보훈산업 또한 어떤 모습이 될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국가보훈과 사회발전을 위한 남다른 사명감으로 1994년 ㈜상훈유
‘그리움’의 다른 말 ‘復古’ 이경숙 동년기자
조국을 떠난 지 한참 된 사람도 정말 바꾸기 힘든 것이 있다. 울적할 때, 특히 몸이 좋지 않을 때면 그 증세가 더 심해진다고 한다. 어려서 함께 먹었던 소박한 음식에 대한 그리움이다. 식구는 많고 양식은 빈약하던 시절, 밥상에서는 밥만 먹었던 것이 아니었나보다. 둥근 상에 올망졸망 모여 앉아 모자란 음식
이름 그대로 ‘땅 한가운데’에 바다가 있다는 의미를 지닌 지중해. 그중에서도 이탈리아와 북아프리카 한가운데 라임스톤 보석이 박힌 것처럼 은은하게 빛나는 나라가 있으니 바로 ‘몰타(Malta)’다. 코발트빛과 에메랄드빛의 바다에 풍덩 빠져 있다가 고개를 들면 부드러운 라임스톤의 세계가 펼쳐진다. 복잡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미니멀리즘의 미학! 지중해는 수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