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끝별 시인이 추천하는 '삶이 힘에 부칠 때,위로가 되는 시집'
혼자 가는 먼 집(허수경 저)
최근 독일에서 유명을 달리한 친구 허수경을 기리는 마음으로 골랐다. 그가 한국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고단한 시기에 나온 시집으로, 제목 자체에 삶과 늙음과 죽음이 담겨 있다. 시인의 흔들리는 내면을 담은 시편들이 홀로 힘겨운 삶을 사는 이에게 위로를 줄 것이다.
백석 문학전집
우리가 고단한 삶 속에서 잃어버린 채 살아온 본원적이기에 향수어린 감각, 언어, 서사들을 일깨워준다. 훈훈하게 감싸 안는 듯한 백석의 시를 읽다 보면 마음 편안한 위로를 받게 된다. 기교 없이 담담한 언어로 쓴 서정시들은 차분히 삶과 시간을 들여다보고 성찰하게 한다.
김수영 전집
김수영의 시는 현실의 좌절과 억압 속에서 냉철하게 사회를 직시하고 거침없이 분노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백석의 시와 대조를 이룬다. 부조리한 인생을 살다 보면 가끔은 공격적으로 저항하고 토해내는 김수영의 시가 선사하는 가슴 통쾌한 위로가 필요할 때가 있다.
김종삼 전집
김종삼의 시는 비현실적일 정도로 현실을 아주 맑고 영롱하게 표현한다. 그의 삶을 견주어 보면 그의 시가 지닌 투명함은 처절한 고통 속에서 걸러진 증류수와 같다는 걸 알 수 있다. 삶의 무언가를 거르고 싶거나, 현실 넘어 삶을 말갛게 보고 싶을 때 읽어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