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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세영의 서울 숨은그림 찾기]독립과 민주정신이 살아 숨쉬는 '서대문 형무소'
- 따스한 봄기운이 완연한 지금, 남도 쪽은 벌써 여기저기 봄 꽃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청마년 시작이 엊그제인데 벌써 3월이다. 식민지배의 과거를 가지고 있는 우리에게 3월은 특별하다. 최근 일본은 과거사에 대한 반성은커녕 군국주의와 우경화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 또한 역사를 세탁하며 미화하기를 주저하지 않고 있어 봄의 불청객 미세먼지처럼 우리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삼일절을 앞둔 22일 근현대 우리민족의 수난과 고통으로 상징되고 있는 서대문 형무소를 찾았다. 식민지지배와 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숨결이 살아 흐르는 서대문형무소는 1908년 10월 21일 을사조약이 체결된 이후 일본이 국권 침탈을 시작하면서 일제가 만든 시설로 ‘경성감옥’이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졌다. 1923년 5월 5일 서대문형무소로 변경된 후 1945년 해방까지 국권을 되찾고자 노력한 수많은 독립 운동가들이 수감되고, 처형되었다. 이곳이 삼일절을 맞아 더욱 의미있게 다가오는 이유는 삼일운동 당시 민족대표 33인을 포함한 3,000명의 애국 시민과 학생들이 한꺼번에 이곳에 수용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유관순열사는 지하 여자 독방에서 악형에 시달린 끝에 순국했다. 해방 이후에는, 1987년까지 민주화운동 관련 인사들이 수감된 서울구치소로 한국 근현대사의 굴곡과 아픔을 고스란히 이어 받아, 역설적으로 ‘독립’과 ‘민주’정신을 가장 잘 상징하고 있는 장소이다. 서대문형무소는 20여개의 건물과 구조물로 이루어져 있다. 빨간색 벽돌 건물과 담으로 이루어진 건물로 100여년도 넘은 건물들이지만 오래된 느낌은 들지 않았다. 생각보다 규모가 상당히 넓었고 억울한 독립운동가들의 한이 서려 있어서 인지 다소 을씨년스럽게 느껴졌다. 형무소 입구에 들어서면 전시관 (보안과청사)과 중앙사가 나타난다. 서대문 형무소의 전시관 1층은 형무소의 정보검색과 형무소의 역사를 볼 수 있다. 전시관 2층은 민족 저항실로 독립운동가들의 수감자료와 함께 사형장 지하 시신 수습실이 전시되어 있다. 사형장 한 가운데 전시된 사형수들의 사진중 유관순 열사의 사진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지하 전시실은 일제장점기 보안과청사의 지하 취조실로 생존 독립가의 육성 증언을 통해 폭압적인 식민지 통치의 실상을 보고 경험 할 수 있다. 옥사는 11옥사와 12옥사 그리고 여옥사가 각각의 건물로 되어 있다. 11옥사와 12옥사는 독립운동가들과 민주화운동가들이 수감되었던 1920년대 감옥건물 원형이다. 11옥사는 관람객들이 직접 감방 안에 들어가 수감 체험을 할 수 있다. 여 옥사는 유관순열사를 비롯 여성독립운동가들을 수감한 곳으로 1979년 철거 2011년 복원 되었다. 현장 학습을 나온 초등학생 등을 비롯한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형무소를 찾아 관심있게 전시를 지켜보고 있었다. 최근 민족문제연구소, 6월민주항쟁계승사업회, 국민유공자유족회 등 50여개 시민단체는 서대문형무소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시민모임을 발족하고 적극 추진하고 있다.
- 2014-02-27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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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혈관성 치매 원인 단백질 규명…치료제 개발 가능성 열려
- 국내 연구진이 혈관성 치매를 일으키는 새로운 단백질을 찾아냈다. 혈관성 치매는 알츠하이머 다음으로 고연령층에서 흔히 발병하는 인지장애로 이번 발견으로 혈관성 치매 예방과 치료제 개발에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26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이종민·최동희 교수 연구팀은 뇌에서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해마의 신경세포를 사멸하게 함으로써 혈관성 치매를 유도하는 단백질을 발견했다.혈관성 치매는 기억력 등 인지기능과 행동조절에 관여하는 대뇌 주요부분에 뇌혈관질환이 발생해 생기는 치매다. 연구팀이 발견한 단백질은 세포에서 활성산소를 만드는 효소 중의 하나인 NADPH산화효소1(Nox1)이다. Nox1이 만든 활성산소는 지방과 DNA를 산화해 해마의 신경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퇴행성 신경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만성 대뇌허혈이 활성산소와 연관 있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해마의 신경세포가 활성산소에 특별히 취약한 이유에 대한 연구는 미약한 상태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Nox1의 활성을 억제하는 방식의 혈관성 치매를 예방·치료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혈관성 치매에 걸린 동물에 Nox 억제제를 처리한 결과, 해마 신경세포 사멸이나 인지기능 손상이 완화된 것을 확인했다. 또 해마 신경세포에서 Nox1 발현을 억제하면 DNA 산화, 신경세포 사멸, 인지기능 손상 등이 완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 2014-02-26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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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버세대 위한 모바일게임 나왔다…'두뇌18세' 출시
- 50대 이상 연령층을 겨냥한 모바일 게임이 나왔다. 2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NHN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NHN블랙픽은 50대 이상 이용자를 위한 스마트폰 게임 ‘두뇌 18세 포 카카오(for Kakao)’를 아이폰·안드로이드폰용으로 출시했다. 이 게임은 NHN이 서울대병원 임상인지신경과학센터에서 두뇌 계발 효과에 대한 검증을 받아 2009년 선보인 플래시 게임 ‘더 브레인’을 스마트폰에 최적화한 것이다. 미니게임 형식으로 6개의 게임을 탑재했으며 게임별로 임무를 수행하면 이용자의 두뇌 나이를 측정해 보여준다. 게임을 이용하면 뇌 활성화가 이뤄져 논리수리력,작업기억력 등 두뇌지수가 점차 높아지는 효과도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50대 이상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만큼 사용자환경(UI)과 게임 방식을 단순화해 접근성을 높이고 어려움을 느끼지 않도록 난도를 조정한 것도 특징이다. 임상범 NHN블랙픽 이사는 “50대 이상 스마트폰 이용자가 약 400만명인 만큼 시니어 층을 위한 모바일 게임 개발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두뇌18세는 단순 재미와 뇌 건강 증진을 도와 삶의 질을 높이는 콘텐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NHN블랙픽은 이달 초 NHN엔터테인먼트로부터 분사한 게임 개발·운영 전문회사다.
- 2014-02-25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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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가-대기업 '상생' 강화한다…계약 재배 7곳으로 확대
- …정부가 식품 대기업과 농가간 행복사다리 상생협력 모델을 확대하기로 했다. 기존 CJ·SPC그룹에 이어 농심, 매일우유, 국순당 등 7곳과 계약재배를 통해 동반성장을 본격화한다는 구상이다. 남북관계가 개선될 경우 농림축산분야에서 남북 협력사업도 재개하기로 하고 이를 총괄할 ‘남북농업협력추진협의회’를 만들기로 했다. 조류인플루엔자(AI) 재발 방지를 위해 위험지구를 지정하고 살처분 보상금 삼진아웃제도도 도입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4년도 업무계획’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우선 농식품부는 고품질 농식품의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하기 위해 농협 계통출하를 확대하고 CJ, SPC 등 7개 주요 식품기업과의 농가간 상생협력을 통해 계약재배를 늘려나가기로 했다.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는 경북 영천시와 미니사과 공급 및 상생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이후 사과요거트케이크 등을 개발해 영천 미니사과의 매출액과 인지도의 100% 증가와 지역경제 활성화의 성과도 거뒀다. 농림축산분야 남북협력 사업도 적극 추진된다. 그 첫번째 단계로 남북농업협력 재개에 대비해 남북농업협력추진협의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이 협의회는 농식품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고 농식품부와 농촌진흥청, 산림청, 농촌경제연구원, 농어촌공사, 한국농수산식품공사, 농협중앙회 등이 참여하며 실무기구로 추진단을 두게 된다. 주로 북한 주민의 체감도가 높은 온실·농축산 자재 지원을 시작으로 공동영농 시범사업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북한의 황폐한 산림 복원을 위한 시범 조림·산림 병해충 방제사업 등도 검토할 계획이다. 세계식량기구(FAO) 등 국제기구와 비정부기구(NGO)와도 농축산분야 남북협력 사업을 논의하게 된다. 농식품부는 또 2003년 이후 11년간 5차례 발병한 AI 재발 방지를 위해 근본 대책 마련에도 팔을 걷어부쳤다. AI 방역체계 개선 차원에서 주요 철새도래지와 AI 빈발지역을 중심으로 상반기 중 ‘AI 위험지구’를 지정하고 가금농장의 신규 진입을 제한하기로 했다. 위험지구 내 기존 농장이 이주하면 인센티브도 준다. 여기에‘살처분 보상금 삼진아웃제’를 도입해 AI가 반복 발생하는 농가에는 살처분 보상금을 감액 지급하기로 했다. 삼진아웃제가 도입되면 AI가 2번 발생한 농가의 농장주는 시세의 60%만 보상받을 수 있으며 3번 발생하면 시세의 20%까지만 살처분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 정책자금 금리인하(융자규모 3조2000억원)와 변동금리 시범도입(1조2000억원 규모)을 통해 소득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의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아울러 한·중 자유무역협정(FTA)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농업 강국과의 개방 협상은 국가별 특성에 맞는 대책도 세워나가기로 했다. 농축산부문 개방에 대비해 민관합동 수출개혁협의회를 운영하고 ‘제2의 파프리카’ 육성에 나서 수출 전략품목을 발굴하는 등 수출시장 개척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 2014-02-24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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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간기획 시리즈] ②풍요 속 극한 고통 ‘치매 대재앙’ 온다(하)
- [인터뷰- 치매연구 전문의] 양동원 서울성모병원 신경과 교수 “치매 치료 및 연구 패러다임 바뀌어야 한다” 양동원 서울성모병원 신경과 교수는 국내에서 치매 연구의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으로 공인받는다. 양 교수와 그가 맡고 있는 마포구치매지원센터의 ‘치매와의 전쟁’ 과정에서의 활동들은 일찍이 뉴욕 타임즈 커버스토리에도 실린 바 있었다. 양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최근 치매 연구의 흐름과 해법을 확인해 봤다. 양 교수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한 것은 치매의 초기인 경증 치매에 대한 부분이었다. 어째서 경증 치매에 대하여 우리가 그토록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양 교수는 그 이유가 치매 치료의 근본적인 문제에서부터 비롯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치매와 관련하여 입증된 약 아리셉트, 레미닐 등 4가지 외에는 치매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할 만한 약이 없어요. 그 중에서도 알츠하이머 치매를 유발시키는 가장 큰 원인으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제거하는 약재가 있는데, 처음에는 굉장히 기대가 높았죠.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실패했어요. 분명히 그 약을 사용하면 뇌 속의 아밀로이드 단백질 양은 줄어들어요. 그러나 치매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그 결과 학계에서는 두 가지 관점에서 치매에 대한 생각을 조정하게 됐다. 하나는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치매의 원인이 아닐 수도 있다는 가설, 다른 하나는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치매 유발을 촉진하는 건 맞으나, 중기를 지나면 더 이상 치매 유발 역할을 하지 않는 게 아니냐는 가설이 나온 것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치매를 중도에 치료하는 것보다는 미리 ‘경도인지 장애(MCI)’를 발견하고 방지하는 쪽으로 치매 연구가 가고 있다고 한다. 애초에 발병 가능성을 발견하여 치료를 진행하는 게 치매 문제 해결의 최선법이라고 정리되는 중인 것이다. 경도인지장애 환자에게 투여돼는 치료제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잘라주는 치료제 2가지 약을 쓰고 있긴 하지만 치료 연구는 보다 융합해 가고 있는 단계라고 한다. ◆DTI를 통한 조기진단법… 3~4년 정도 빠른 치매 가능성 진단 “알츠하이머 전 단계를 ‘경도 인지장애’라고 하는데 사실 일상생활하는데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그 상태에서 치매로 가는 확률이 15%. 7~8년 정도가 지나면 80%에 달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이 사람이 알츠하이머 치매로 발전할 것이지 헷갈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경우 뇌에서 기억력을 담당하는 ‘해마’라는 부분의 크기 변화, 가족력, 아포이라는 물질 변화 등 3~4가지 검사를 통해 치매를 진단하게 됩니다. 이 중 해마 크기 변화의 경우 DTI진단법을 통해 들여다보면 눈으로 볼 수 없는 변화를 수치화할 수 있어서 훨씬 조기에 치매로 발전할 가능성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알츠하이머의 개념 또한 최근에는 변화하고 있다. 양 교수는 경도인지 장애로서의 ‘알츠하이머 디지즈(disease)’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이는 흔히 통칭되는 알츠하이머 치매를 보다 세분화한 것으로, 중증으로서의 알츠하이머 치매와는 별개의 개념이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아밀로이드, 타우 단백질에 의해 뇌손상이 발생했지만 그 정도가 미비하여 생활에는 크게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지점에 속한다. 이 알츠하이머 디지즈에 속하는 경도인지 장애에는 두 가지 정도의 약재가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연구가 됐다고 한다. 치매 치료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치매 발견 및 치료도 예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과거에는 임상적으로 진단을 받았지만 요즘은 척수 검사로 아밀로이드 단백질 농도를 확인하고, 진단 후 치료를 진행하기도 한다고 한다. 또한 뇌 촬영 후 그 안에 있는 아밀로이드 농도를 확인하여 치료를 진행하는 방법도 있다. 양 교수 또한 MRI를 활용하여 해마를 중심으로 한 진료 연구를 진행 중이다. 주관적 기억장애(SMI)란 측면에서의 검증법도 있다. ‘요즘 내 기억력이 나빠졌다’ 싶으면 치매 클리닉을 방문하여 비슷한 연령대, 교육수준에 비춰서 기억력이 얼마나 떨어지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또한 경도인지 장애에서는 인지 치료도 주목받고 있는 중이다. 이는 기억력 향상 등의 뇌 활성화를 통해 치매 예방을 진행하는 것으로, 양 교수가 속한 대한치매학회에서 관심을 가지고 추진하고자 하는 치료법이기도 하다. 식양청 등 제도권내 검증을 거쳐 확대하여 인지치료 전문가들이 도와주고 코치해주는 프로그램으로 진입할 수 있는 기대가 커질 것으로 보여진다. 양 교수는 치매 기초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지원, 투자가 더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양 교수는 지금까지 개발한 약들 중에서 하나의 약만으로 사용하지 말고 여러 가지 원인들에 대한 치료제 3~4가지 약들을 동시에 섞어서 다 적용시켜 효과 상쇄하는 약재로 융합한다면 종합적으로 처지가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실행하려면 보험체계가 걸려있어 이를 국가 차원에서 추진했으면 한다는 제안도 했다. 양 교수의 의견처럼 기초연구 투자와 기존의 치매 치료 연구 패러다임을 바꿔본다면 지금보다 치매 치료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2014-02-20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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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간기획 시리즈] ②풍요 속 극한 고통 ‘치매 대재앙’ 온다(상)
- 조기진단 예방이 절실 …치매 연구, 어디까지 도달했나 박희순(58, 가명) 씨는 가스레인지에 불을 켜놓고 청소기를 돌리다가 냄비를 태우거나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나가기 전 항상 휴대폰을 챙기지 않아 다시 식당으로 돌아가기 일쑤였다. 최근에는 은행에서 현금을 찾으려는데 갑자기 비밀번호를 잊어서 당황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닭볶음 요리도 20년 동안 해왔는데 맛이 늘 다르고 음식 솜씨도 예전 같지 않다. 박 씨의 이러한 경도인지장애 증세는 알츠하이머와 노화증세, 건망증과는 다르다. 하지만 이런 일을 겪어도 치매를 의심하는 경우는 드물다. 단순 노화 증세로만 여기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치매를 발견하고 증상을 늦추는 치료를 받으면 이후에 나타날 증상 발현 시기를 늦출 수 있고 생존 기간도 늘릴 수 있다. 따라서 기억력 감퇴가 시작됐을 때 빨리 검사를 받아보라고 전문가들은 권한다. ‘첫째도 예방, 둘째도 예방, 셋째도 예방’이듯 치매는 조기예방과 조기 발견이 가장 중요하다. 서울시와 구청이 운영하는 치매지원센터를 찾으면 무료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치매 선별 검진을 받고, 치매가 있는 것으로 의심되면 신경·심리 검사와 문진 과정 등을 거쳐 인지건강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치매는 한 가지 질환이 아니라 70가지 이상의 다양한 병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상태로 원인 질환에 따라 치료 방법이나 예후가 크게 달라진다. 따라서 국내 치매연구 의료진들은 약물개발과 신 약재 연구를 활발히 하고 있다. 대한치매학회에 따르면 현재까지 개발되고 있는 약재들을 포함해서 여태까지 나온 모든 약재들은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약간 늦출 수 있거나 알츠하이머병에 의해 나타나는 증상에 대한 치료를 위하여 만들어진 것이지, 그 어느 것도 알츠하이머병의 근본적인 병 자체를 치료할 수 있도록 고안되고 만들어진 약은 없다고 밝혔다. 최근 20년 동안 인지능력 특히 병의 초기와 중기에 해당하는 환자들에서 나타나는 인지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약재들이 개발됐다. 이러한 약재들이 현재 알츠하이머병에 걸려 있는 환자들의 일차적 치료 약물로 사용되고 있는 중이다. 항산화제 (Ant ioxidant),항소염제 (Anti-inflammatory drugs), rine), 아리셉트(Aricept),엑셀론 (Exelon) 등이 치료 약물들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 현재 사용 중인 치매치료약도 통틀어 4가지에 불과하다. 2003년에 마지막으로 치매 치료 신약이 출시된 지 벌써 10년이 흘렀지만, 일부 5년이다, 10년이다 말들은 무성하다. 하지만 새 치료제 개발은 아직은 감감 무소식이다. ◆조기 진단부터 치매연구 완전 정복을 꿈꾸다 비록 아직 한계는 있지만 최근 치료법들이 상당히 발전했고 국가적으로 지원하는 등 크게 변화된 치료 연구가 활발해졌다. 치매는 일부 증상을 완화하는 약물을 제외하면 근본적인 치료제는 전혀 없는 실정이다.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뇌세포에 들러붙은 베타아밀로이드란 단백질이 내뿜는 독성물질이 뇌신경세포를 파괴해서 생긴다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이 단백질이 뇌신경세포에 붙는 이유는 아직 밝혀내지 못했다. 우리 뇌 세포에서는 아밀로이드 단백이라는 물질이 만들어지는데 정상적으로는 제거 효소에 의해 깨끗이 없어진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제거 효소의 기능이 떨어지고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등 혈관 위험 인자가 있는 경우에는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효과가 더 감소하게 된다. 한설희 광진구치매지원센터장은 “아밀로이드 제거능력이 떨어지면 점차 뇌에 아밀로이드가 쌓여서 신경세포 기능을 떨어뜨리고 결국 신경세포가 죽어 없어져서 알츠하이머병이 생깁니다. 따라서 최근에 글로벌 제약회사들은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인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소위, 알츠하이머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며 “그러나 아직 치료 효과가 확실하게 증명된 치료제는 없습니다. 따라서 평소 건강한 생활 습관으로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 등의 혈관 위험 인자를 관리하는 것이 아밀로이드를 적게 생기게 하는 지름길입니다. 효과가 입증된 아밀로이드 치료제가 개발되기 전 까지는 건강한 생활 습관을 평생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치매는 전조 증상이 있다. 다른 모든 병과 마찬가지로 치매 역시 조기 발견이 중요한 만큼 미리 파악하고 대처하는 것이 좋다. 주변 사람들이 느끼기에 이전에 비해서 기억력이 확실히 떨어졌다면 주의해서 봐야 한다. 우리나라는 약물연구 미약하지만 신약 적용과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것은 다른 나라에 비해 앞 서있는 편이다. 현재 전 세계 치매 치료제 시장은 연간 50억 달러(5조 3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2017년에는 90억 달러(9조 5000억원)를 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내 시장은 1000억~1700억원에 그치고 있지만 매년 20%씩 성장하고 있다. 치료제 시장이 증가하면서 치매연구 관련 산업도 부상하고 있다. 치매환자 가족 전문 하우스, 치매 재활 로봇, 치매전문 요양사 양성 프로그램, 위치 추적장치, 인지치료 지도사, 혈액으로 알아보는 치매진단 치트기 등 관련 사업들이 줄지어 나올 예정이다. 줄기세포와 의료기기, 치매 예방 백신, 치매 환자의 뇌에 전기 자극을 줘서 인지 기능을 개선하는 연구 등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다. ◆임상 연구와 뇌영상 연구 앞서다 다양한 치매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한국형 치매 정복을 위해 의료진들이 발 벗고 나섰다. 우리나라에 비해 선진국에서는 치매연구의 진전 속도가 무척 빠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한국 알츠하이머치매 뇌영상선도연구’ 사업은 국내 우수 치매 센터들과 공동으로 알츠하이머 치매 및 혈관성 치매 환자들의 신경심리검사, MRI, PET 등 임상적 지표를 수집해 한국형 치매의 특성을 파악한다. 이번 연구는 총 6년간 진행될 예정이며 1차 연도에는 연구 인프라 구축을 진행하고 2년차부터는 대상자 모집과 임상 연구를 동시에 진행한다. 또 한국 알츠하이머 뇌영상선도연구가 완성되면 미국, 유럽, 일본 등 각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들 간 자료 호환성으로 인해 글로벌 치매 공동연구가 활성화될 예정이다. 특히 임상 연구와 뇌영상 연구는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앞서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치매 연구는 연구기간이 길고 많은 대상자를 필요로 하지만 MRI, PET, 생물학적 표지자 등 여러 자료를 동시에 이용해 적은 대상자로도 정확하고 역동적인 연구와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설희 센터장은 “알츠하이머병의 경우 현재는 증상이 없더라도 향 후 10년 이내에 알츠하이머병 발생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예측해주는 아밀로이드 PET영상이 개발되어 연구용으로 사용 중입니다. 그러나 아직 효과적인 치료제 개발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정부에서도 체계적인 연구설계와 모든 임상데이터를 공개한다는 점에서 연구자들의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이 이뤄져 연구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게 치매 연구 의료진들은 말한다. ◆뇌지도 연구 분야에 막대한 투자> 치매가 진행되고 있을 때 조기 발견한다면 비교적 초기 단계에서 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때문에 여러 연구를 통해 치매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서북병원 송인향 과장은 “경도인지장애는 7~8년 전부터 신호가 나타난다고 본다면 알츠하이머 치매는 20년 전부터 알츠하이머의 발병 신호인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 수치가 보이기 시작한다”며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알츠하이머의 발병 전에 나타나면 훗날 알츠하이머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치매 증세가 보이기 15~20년 전부터 베타 아밀로이드가 축적돼 나중에 없애봐야 소용이 없다. 때문에 치매는 조기 진단과 초기부터의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면 높은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성모병원에서 연구한 DTI진단법은 경도 인지장애 전 단계에서 치매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까지 찾아낼 수 있다고 한다. 경도 인지장애의 전 단계는 자신은 기억력이 낮아졌다고 느끼지만, 실제 인지능력 검사에서는 정상으로 나오는 사람을 말한다. DTI진단법은 이런 사람들이 실제로 경도 인지장애로 갈 것인지, 거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치매까지 갈 것인지를 기존의 진단법보다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서울성모병원 신경과양동원 교수는 “아마 DTI를 통한 조기진단법은 기존의 진단법보다 3~4년 정도 일찍 치매 가능성을 진단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암세포도 아직 정복하지 못한 인류에게 치매 정복이 과연 가능할까? 그러나 이미 도전은 시작됐고 불가능한 영역에 도착하기 위한 진전이 조금씩 이뤄지고 있는 중이다. 바로 우리나라에서, 정부 주도의 치매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지 벌써 10년이 넘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2003년부터 작년 2013년까지, 우리나라 정부에서는 무려 10년에 걸쳐 ‘21세기 프론티어 연구개발사업’의 일환으로 ‘뇌기능 활용 및 뇌질환 치료기술개발 사업단’을 진행했다. 투입된 비용만 1,000억 원에 달해 사실상 정부 최대 연구개발사업이었다. 서울대학교 김경진 교수가 이끌었으며 여기에 속한 서울대 의대 묵인희 교수의 연구팀은 치매 치료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하여 국제 특허를 받는 성과까지 얻었다. 이 10년에 걸친 사업은 그 전까지는 대학, 병원별로 산발적으로 진행되던 뇌연구를 통합하여 진행할 수 있게끔 했고 그간 국내 뇌연구의 수준 향상에 막대한 기여를 한 걸로 평가 받는다. ◆통합적 치매 기초연구 절실…복지가 아닌 의학적으로 치매연구 이뤄져야 여기까지가 1단계였다. 2단계는 미래창조과학부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2단계 과제는 아예 ‘치매 예측을 위한 뇌지도 구축 및 치매조기진단방법 확립 사업’으로, 치매 문제 해결을 위해 모든 연구적 역량이 총동원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시작해서 향후 5년간 250억~300억 원이 투입되며 서울대학교 이동영 교수(서울시광역치매센터장)가 총괄 책임자로, 서울대‧조선대‧삼성서울병원이 공동으로 참여한다. 2016년까지 ‘한국인 표준 뇌지도’를 구축하고 2017년에는 조기진단 시범서비스 기반도 마련한다. 뇌는 의학이 다른 장기만큼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고 있는, 여전한 미지의 영역이다. 그러나 치매 치료를 위해서는 뇌 자체에 대한 정보와 이해가 필수적이다. 그래서 이번 사업의 한 축인 ‘치매 예측을 위한 뇌지도 구축’에서는 뇌 영상 장비들을 활용하여 한국인 표준 치매 예측 뇌지도를 구축할 계획이다. 그리고 나머지 하나인 ‘치매조기진단방법 확립’에서는 혈액과 유전체 같은 체액을 기반으로 하는 조기진단 바이오 마커(표적지)를 만든다. 둘 다 치매 조기 예측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데, 전자의 경우는 MRI, PET 등을 통한 외부 측면에서의 예측이라고 한다면 후자의 경우는 그보다는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한 혈액검사를 통한 치매 예측을 지향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또한 유전체 측면에서의 연구를 병행하여 치매의 가족력적 측면을 파악하여 세대와 세대를 잇는 장기 대책의 초석도 마련하고자 한다. KIST는 혈액검사를 이용한 치매 조기 진단법에서도 상당한 연구 성과를 거뒀다. 현재 치매 진단은 과정이 복잡하고, 오진(誤診)도 많다. 혈액으로 치매 진단이 가능해지면 간단한 건강검진만으로 치매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게 된다. KIST에 따르면 로봇을 활용한 치매 예방·치료, 혈액을 이용한 조기 검진, 치매 원리 연구는 모두 세계 최초의 성과로 각각 저명한 국제 저널에 논문 게재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기술이 상용화되기까지 넘어야 할 난관이 많다. 류성곤 강동구치매지원센터장은 “치매는 예방과 조기 발견이 가장 중요한 질병입니다. 치매 치료는 뇌가 더 이상 나빠지는 것을 방지합니다. 때문에 치매를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면 사회적 비용과 부담을 크게 덜 수 있다”며 “손을 쓸수 없는 상태에 있는 환자들을 사회적 지원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의학적인 차원에서 접근한다면 조기 예방, 조기 치료가 활발해질 것이라 본다”라고 말했다. 류 센터장은 복지 개념 보다는 의학적 차원에서 치매를 접근해 간다면 치매 연구 발전에 영향이 커질것이라고 말했다. 신약 개발에 관심을 갖고 있는 한국 치매연구 의료진과 기초연구의 공동 연구를 추진할 수 있는 시스템의 활성화가 절실하다. 통합적 치매 기초연구를 통해 기반구축 사업으로 지원한다면, 복지차원이 아닌 의학차원에서 치매 예방과 조기진단이 앞당겨 질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 2014-02-20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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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펀드, 불어라 봄바람]믿음직한 ‘롱쇼트’ 투자자들 꽂혔다
- 2014년 청마해 펀드시장의 구원투수는 롱쇼트펀드가 일등공신이 될 전망이다. 저성장·저금리 국면에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중위험·중수익에 걸맞은 롱쇼트펀드가 펀드시장 태풍의 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잇단 환매랠리로 몸살을 앓아온 펀드시장에도 롱쇼트펀드가 구원투수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엔화 약세와 기업들의 실적 하향 조정으로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안정성을 강조하는 투자자들이 롱쇼트펀드로 몰려들고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롱쇼트펀드로 무려 5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됐다. 이에 국내 대표 운용사들인 삼성, 한국투신, KB자산운용도 올해 대표 유망상품으로 각사의 운용 전략을 집약한 롱쇼트펀드를 일제히 추천하고 있다. 롱쇼트펀드와 더불어 성장주와 가치주에 균형 투자하는 대표주식형 펀드와 배당주에 투자하는 펀드들도 각 운용사들이 다크호스로 꼽는 스테디셀러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변동성이 큰 박스권 장세에서 꾸준한 성과를 내는 것으로 정평이 난 ‘신한BNPP좋은아침희망펀드’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내 우량기업 우선주와 고배당주에 투자하는 ‘미래에셋배당프리미엄펀드’를 추천했다. 한편 롱쇼트펀드가 다크호스로 떠오르면서 운용사들도 롱쇼트 전문 스타펀드매니저 모시기에 적극적이다. 실제 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끈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50’과 ‘트러스톤다이나믹30’ 의 대표 운용역인 김주형 트러스톤운용 AI본부장이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이동한다. 이 펀드는 지난해에만 1조원 가까운 자금을 끌어모았다. 앞서 KB자산운용도 지난해 말 하나UBS운용에서 헤지펀드를 운용하던 정병훈 매니저를 영입했다. 비단 운용사들은 롱쇼트 펀드뿐만 아니라 운용 능력 제고와 인지도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간판급 펀드매니저 줄교체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하나UBS, 삼성, KTB, 미래에셋, 드림 등 운용사들이 주식운용본부장(CIO)을 교체하며 쇄신 분위기가 뚜렷하다. 롱쇼트펀드가 펀드시장 부활을 위한 구원투수로 나섰다면, 3월부터 개시되는 펀드슈퍼마켓과 소장펀드도 한몫할 것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평이다. 이원복 현대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향후 국내 증시는 다시금 밸류에이션 정상화의 수준을 밟게 될 것이고 낮은 하방 위험을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낮아진 기대수익률을 채워줄 훌륭한 투자처가 될 것”이라며 “이러한 측면에서 다양한 펀드 활성화 정책은 국민 경제의 균등한 부의 창출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김영일 한국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도 “펀드시장에 대한 다양한 세제 혜택 정책들이 현재 침체된 시장 분위기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 2014-02-18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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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농정착 성공사례(3)] 농촌으로 간 디자이너, 마을의 미래를 디자인하다
- -황정임 농촌진흥청 농촌환경지원과 농업연구사- 김주성씨가 있는 강원도 양양군 현남면 하월천리에 거의 온 것 같은 느낌을 들 때였다. ‘새농어촌건설운동’사업지임을 알리는 커다란 나무 기둥이 마을 어귀 양 옆으로 우뚝 솟은 것이 눈에 들어온다. 솟대로 장식되어 있는 이 나무 기둥들은 하월천리 주민들의 손으로 만들어진 것들이다. 김주성씨가 마을 이장으로 있는 동안 나타난 변화들 중 하나다. 지금 김주성씨는 ‘도시로 나간 자녀들이 돌아오는 농촌 마을’을 만들고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그 꿈은 화전민이 살던 터를 귀촌지로 매입해 자연휴양·치유의 장소로 살뜰히 가꾸는 데서부터 시작됐다. ◇농촌으로 간 디자이너 =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도시에서 광고, 기획, 생활한복 등 다방면에서 사업을 하면서 갖은 흥망을 경험했다. 그가 귀촌을 결심한 이유는 도시 생활에서 느낀 고단함이 결정적 계기를 제공했다. 도시보다는 농촌이 미래사회의 대안이라는 생각이었다. 20년 후에는 농촌의 가치가 더욱 인정을 받게 될 것이라 전망하면서 속도와 경쟁에 지친 도시민들에게 활력소가 될 수 있는 자연치유 산림휴양마을을 만들고 싶은 꿈을 품게 됐다. 그가 구상한 것은 현재 보편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단기성 농촌 체험이나 관광이 아닌 장기 농촌 체류 모델로 크게 두 가지 형태였다. 첫째는 명상이나 요가 등의 프로그램과 치유음식이 있는 장기 체류 휴양·치유마을을 만드는 것이고, 둘째는 원격업무가 가능한 회사나 산업을 마을로 유치해 도시에서 하던 일을 하면서 농촌에서 살 수 있도록 제반 여건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지인으로부터 소개를 받아 이곳 양양의 깊은 산골로 자리를 정한 것이 2000년. 그로부터 4년 후인 2004년 10월 이사를 올 때까지 매주 금요일에 양양으로 내려와 월요일 새벽에 다시 서울로 올라가는 생활을 이어갔다. 서울에서 술을 마시다가도 이곳이 그리워지면 택시를 불러서라도 내려오고야 마는 자신을 보면서 귀촌 생활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다. 이렇게 제2의 인생을 위한 보금자리를 다듬어 가면서 귀촌 후 사업 계획을 차근차근 구체화해 나가기 시작했다. ◇귀촌 1막, 깊은 산 중에 자리를 잡다 = 귀촌 후 3~4년 동안은 산 속 터전을 갈고 닦고, 장래 사업을 위해 준비하는 데에 시간을 투자했다. 빈집 세 채를 수리하여 거처할 곳을 마련하고 돌탑을 쌓고, 연못·나무다리를 만드는 등의 일을 모두 손수 감당했다. 펜션 운영을 위한 건물 한 동도 직접 지어 올렸다. 또 주변에는 고사리 300평, 취 300평, 엄나무 450주 등을 심었다. 치유음식의 식자재로, 방문객들에게 주는 선물용으로 미리 준비하는 의미였다. 실제 이 재료들은 현재 마을 식당에서 음식을 준비하는 데에 활용되고 있다. 농촌 현실에 대해 깨우치고 꿈을 정교하게 다지기 위해 부인과 함께 각종 교육을 받고 선진 사례들을 돌아보는 데에도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승용차가 못 들어가고 유무선 전화, 인터넷 사용도 불가능한 깊은 산 중에 정갈하고 아늑한 보금자리를 만들어 광랜을 설치하고, 버스가 다닐 수 있을 정도로 길을 냈다. 이처럼 묵묵히 노력한 결과 주민들의 마음이 움직였고 그가 이장직을 맡을 수 있게 된 하나의 계기가 됐다. 결국 2009년 12월, 김주성씨는 마을 총회에서 이장으로 선출됐다. ◇귀촌 2막, 이장이 되다 = 이장 권유를 받고 나서 그는 많은 고민을 했지만, 마을을 깨워 아침을 여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이를 받아들였다. 이장이 되고 나서 먼저 주민들에게 마을기업 CEO로서의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마을에 필요한 사업들을 적극 유치해 하월천리를 잘사는 마을로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었다. 그동안 마을 행사나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 등에 참여도 했고, 사업정보를 알려주거나 사업계획서를 쓰는 데에 아이디어를 제공하기도 했지만,한계를 느꼈던 터였다. 그러나 주민들의 동의가 전제되어야 했기에 의견을 물었고 주민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음으로 그는 마을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조직을 구성했다. 그 당시 마을 조직은 마을회, 노인회, 부녀회가 전부였다. 김주성씨는 마을을 위해 일할 젊은이들의 조직인 청년회와 마을 내 이견들을 조정할 원로회가 추가적으로 필요하 다고 판단했다. 청년 8명, 그리고 75세 이상 어르신들을 모아 각각 청년회, 원로회를 조직했다. 이장이 된 지 열흘도 채 지나지 않아 추진한 일이다. 이렇게 주민들의 동의를 구하고 사업 추진을 위한 조직을 갖춘 후, 그가 가장 먼저 도전한 사업은 강원도 사업인‘새농어촌건설운동’사업이었다. 여기엔 상사업비 5억을 받게 되면 마을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종잣돈을 확보하게 된다는 계산이 깔려 있었다. 그의 주도에 따라 주민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인 끝에 8개월 만에 우수마을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이같은 결과는 강원도에서 12년 새농어촌건설운동 사업을 실시한 역사상 최단기 간의 일이라 한다. 선정하는 측에서도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사업을 추진한 경력이 돼야 수상자 후보로 고려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2~3년은 걸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김주성씨가 목표한 대로 받게 된 상사업비로 부지와 건물을 매입하고, 거기에 농촌진흥청의 향토음식자원화사업을 유치해 탄생하게 된 것이‘농가맛집 달래촌’이다. 농촌진흥청이 지원하는 농가맛집은 전국적으로 64개, 강원도에 6개가 있지만, 달래촌의 가장 큰 차별성은 영농조합법인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마을 공동의 일자리를 만들어 소득 창출을 꾀하고자 하는 목적이 담겨 있다. 각종 산나물, 능이버섯, 송이버섯 등을 활용한 약산채 밥상으로 특화한 달래촌은 김주성씨의 아내를 중심으로 예약 현황에 따라 마을 주민들이 배치돼 운영된다. 노동에 대한 대가는 시급으로 지급되고 있다. 달래촌이 행정소재지에서 많이 떨어져 있어 꾸준히 손님이 있는 형태는 아니기 때문에 아직까지 예약제로만 운영할 수밖에 없는 어려움이 있다. 그럼에도 자연휴양·치유마을을 향한 구상 가운데 치유음식을 담당하는 곳으로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아내와 주민들은 전통음식, 산채, 떡 등 다양한 교육과정에 참여하면서 약산채 밥상에 걸맞은 음식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다음 사업 아이템은 달래길이었다. 사람들이 먼 곳까지 방문할 수 있는‘거리’가 마을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총 80km, 13코스를 계획하고 있는 중에 현재 32km가 조성된 상태인데, 길이 완성되는 대로 식생자원 체험, 숲 치유 등 프로그램 운영을 병행할 계획이다. 여기에 추가로 유치한 녹색농촌체험마을 사업을 통해 아토피 치유센터를 만들고, 저수지 수변 공간을 공원으로 정비하고, 귀촌마을을 조성하는 등 자연휴양·치유를 테마로 한 그의 마을에 대한 구상은 무궁무진하다. 이렇게 주민들을 설득해 함께 사업을 추진하기까지 가장 어려웠던 점은 주민들 간의 갈등을 해소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천(川)을 중심으로 마을이 분열되어 단결이 어려운 상황이었고, 소수 귀농·귀촌인들과 원주민들 간에도 갈등이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김주성씨는 새농어촌건설운동을 계기로 사람들을 마을회관으로 자주 모이도록 하는 기회를 만들었다. 단순히 식사를 대접하기도 하고, 교육을 받도록 하기도 했다. 하루에 2~3개씩 교육이 진행되는 일도 있었다. 틈나는 대로 마을 사업에 대해 주민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거나 설득하기도 했다. 자주 만나서 먹고 마시고 시간을 보내야 관계 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그의 지론대로 실천한 것이다. 또한 원로회장님을 비롯한 어르신들이 생일을 맞으면 아내가 떡케익을 만들어 생일잔치를 해드리는 식으로, 기회가 될 때 감동을 주고자 했다. 이렇게 70~80년 사신 마을 어르신들의 마음을 조금씩 열어가고자 했다.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의 불만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조용한 마을에서 공연한 일을 벌인다는 시선도 있었다. 그러나 고비마다 눈에 보이는 작은 변화들을 만들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지지해 주는 주민들이 늘어갔다. ◇대한민국의 농촌을 바꿔보자 = 하월천리의 브랜드 ‘달래’는 월천(月川)을 한글로 푼 것이기도 하지만 몸과 마음을 달래주는 마을, 즉 치유하는 마을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마을이 가지고 있는 대표 자원인 산림 자원을 이용해 자연휴양·치유마을을 조성함으로써 마을의 소득원을 창출해 궁극적으로 자녀들이 돌아오고, 다양한 업종에 종사하는 전문인들이 들어오는 농촌마을 모델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그의 꿈은 이렇게 마을에 머물러 있지 않고 강원도, 대한민국 농촌으로 향해 있다. 이를 위해 30여명의 마을 리더들로 구성된‘비전 양양 21 핵심리더’모임에 참여하면서 선진사례를 꾸준히 학습·토론하고 있으며, SNS 매체인 카카오스토리를 이용하여 전국에 있는 여러 사람과 소통하면서 마을을 적극 알리고 있다. 아울러 마을의 미래를 위해 청년들과 일을 함께 해나가고, 마을에 필요한 외부의 인재들을 유치하는 데에도 힘을 쏟고 있다. 마을 사업에 뛰어든 이후로는 펜션 운영도 접고, 부부가 모두 마을 일을 돌보느라 집을 돌볼 겨를이 없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품었던 꿈을 마을 전체를 통해 실현시키는 일에 몰두에 있는 그에게서는 개인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가 어려울 지경이다. 그에게 더 이상 귀촌인이란 지칭은 어울리지 않는 듯하다. 그가 도시에서 살았음을 인지하게 하는 것은 돋보이는 경영 감각과 다방면의 인적 네트워크 뿐, 그는 달래촌 하월천리에 열렬한 애정을 품은, 정신적인 토박이였다. 귀촌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김주성씨가 귀촌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조언으로 첫 번째 꼽은 것은, ‘자신을 낮춰야한다’는 것이다. 도시에서 어떤 화려한 생활을 했든 농촌에 오면 그 문화에 적응해서 같이 어울릴 수 있는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농촌에 와 처음부터 서두르기보다는 최소 2~3년 마을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고유 전통이 뭔지 보고, 느끼고, 많이 생각하다가 서서히 관계를 맺고 소통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도 했다. 처음 3년은 땅 사고 집 짓고 하면서 금세 세월을 보내지만, 이후 여유를 가지면서 오히려 갈등과 불화를 만들어 이웃과 벽을 세우거나 마을을 떠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고 한다. 두 번째로 그는 귀촌하기 전에 1년 정도 시골살이를 체험해볼 것을 권했다. 직접 부딪히면서 실제 살 수 있겠는지 저울질도 해보고 차근차근 준비해가면서, 어느 정도 자생력이 있다고 판단될 때 땅을 사고 집을 짓는 수순을 밟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귀촌지를 선택하는 것은 사랑하는 이를 만나는 것처럼 신중하게 고르고 정성스럽게 구애해야 한다고도 했다. 지자체의 지원 내용을 기준으로 삼는 것을 경계하는 조언일 터이다. 그가 발을 내딛은 그 길이 아직 끝을 알 수 없는 도정이지만, 손님과 같이 잠시 머물다가는 귀촌인이기보다, 농촌의 주인으로서 다른 귀농·귀촌인들이 와서 행복할 수 있는 농촌을 만드는 초석을 놓는 일에 뜻을 품은, 그런 귀촌인들이 농촌에 참 소중한 존재라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 2014-02-17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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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간기획 시리즈] 풍요 속 극한 고통 ‘치매 대재앙’ 온다
- [창간기획 시리즈] 풍요 속 극한 고통 ‘치매 대재앙’ 온다 ①젊은 치매, 삶의 지옥이 열리다-上 치매는 노년기 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든지 가장 두렵고 무서운 질병으로 대두되고 있다 .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이 치매인 시대다. 치매 환자가 늘어나는 것은 노령인구 증가가 가장 큰 이유지만, 치매 예방이나 극복 노력이 아직 제대로 정착되지 않은 탓도 있다. 치매는 처음 진단 후 12년~15년 이상의 기간을 앓게 되는 동안 가족들이 부담해야 할 정신적, 육체적, 경제적 고통은 곧 사회의 재앙이다. 의학적으로 치매를 조기 발견하여 진행을 2년만 늦추어도 병원이나 시설에 입소하는 치매환자들의 50%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 학문적 정설이다. 치매의 조기발견과 예방 그리고 환자가족들의 애환과 치료법 치료 시설, 전문 명의, 전문병원, 보험 등 통합적인 대처법을 시리즈 9회로 나눠 집중 분석해본다. ---------------------------------------------------------------------------------- ①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초기치매’ 젊은 치매, 삶의 지옥이 열리다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초기 치매 자가진단 테스트 ② 뇌는 한번 망가지면 회복되지 않아 조기진단 예방이 절실 : 치매 연구 어디까지 와 있나? ③ 대한민국 명의가 밝히는 치매의 진실과 오해 :치매 각 분야 전문 치료영역 및 전문의 소개 ④ 숨기고 싶은 고뇌-배우자의 치매 :당신은 내 남편이 아니라고요 ⑤ 치매 요양사가 밝히는 치매환자들의 눈물겨운 이야기 ⑥ 치매환자에게 좋다는 음식과 처방치료제는 안전한가? :치매 요양병원과 치료기기 및 제품 소개 ⑦ 정부 지원책- 요양보험 혜택 -치매등급판정 심사 어떻게 하나? 요양사의 역할과 역량- 전문적인 치매 요양사 양성 ⑧ 치매를 극복한 행복한 가족이야기 ⑨ 치매보험 무엇이 적합할까? : 가입조건 및 상품 특징 ---------------------------------------------------------------------------------- 암보다 더 무서운 병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치매’다. 2013년 58만명이었던 국내 치매 환자는 2025년 1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치매를 유형별로 보면 알츠하이머가 71%, 혈관성치매가 24%, 기타 치매가 5%를 차지하고 있다. 치매, 특히 알츠하이머병은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되는 병이 아니다. 이르면 20대, 30대, 40대 무렵에 잉태된 치매의 씨앗은 느닷없이 소리없이 찾아와 조직이나 사회생활에서 큰 장애를 불러일으킨다. 뇌는 한번 망가지면 회복되지 않는다. 때문에 조기진단이 절실하다. 일본 대뇌생리학 대가인 마쓰바라 에이타 박사는 “건강하고 정상적인 40ㆍ50대 가운데 무려 80%에서 이미 치매의 싹이 발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누구에게든 소리 없이 찾아오는 치매, 미리 부터 건강 및 뇌 관리를 해야 한다는 시점에서 예방과 대비를 위한 통합적 대처법을 분석해본다.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초기치매’ 급증하는 노인 인구와 고령화 시대의 도래는 자연스럽게 노년의 삶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게 만들고 있다. 노년의 삶에서 가장 큰 화두를 꼽으라면 노화가 주는 공포로서의 치매를 꼽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치매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뇌기능이 손상되면서 이전에 비해 인지 기능이 지속적-전반적으로 저하되는 현상으로 정의된다. 치매 전문의에 따르면 “치매는 서서히 뇌에 독성물질이 쌓이다 발병하는 병”이라며 “10∼20대부터 예방에 관심을 가져야 치매 없는 노년을 보낼 수 있다”고 한다. ◆삶의 공포로서의 치매 어찌 보면 우리나라 사회에서 치매는 굉장히 익숙한 ‘사회적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사회는 오랫동안 유교 사상에 바탕한 대가족 사회였으며 지금도 상당 부분 그러한 형태가 변형된 양상으로나마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3대가 함께 어울려 사는 문화가 일반화된 상황에서, 노년에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치매 현상을 보게 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치매는 노년에 맞이하는 급작스러운 폭탄 같은 공포로써 다양한 소설, 드라마, 영화들 속에서 등장하곤 했었다. 드라마에서 한창 활발하게 활동하던 노인 캐릭터가 갑자기 쓰러져서 가족도 못 알아보면서 헛소리를 하는 장면, 흔하지 않던가. 그러나 사실 우리가 치매에 대해 익숙하게 기억하는 강렬한 장면들이 막연한 공포심만 심어줌으로써 직접적인 접근을 어렵게 만든 점도 없지 않아 있다. 치매에 대하여 어차피 나이 들면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미리 포기해버리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치매는 원인 질환을 세분화할 경우 무려 70여 가지에 이르는 복잡한 증상이어서 개개의 경우가 다를 수밖에 없다. 또한 치매는 신경과와 신경외과와 같은 물리적인 분야에서의 치료뿐만 아니라 정신과적인 측면에서의 치료도 수반되어야 효과적일 수 있기에 종합적인 방면의 치료를 필요로 하는 사안이기도 하다. ◆점진적인 치매, 알츠하이머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알츠하이머병은 매우 서서히 발병하여 점진적으로 진행된다. 초기에는 기억력에서 문제가 생기며 점차 언어기능, 판단력 등 다른 인지기능의 저하로 이어진다. 이와 같은 현상들은 감정적으로도 영향을 미쳐서 성격변화, 초조행동, 우울증, 망상, 환각, 수면 장애 등이 일어난다. 말기에는 경직과 보행 이상 등의 신경학적 장애, 대소변 실금, 욕창 등 신체적인 합병증도 수반된다. 안타깝게도 알츠하이머병의 근본적인 치료방법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치매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의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았다는 건 치매가 한동안 삶의 치명적 위협으로 작용하리라는 걸 예상하게 만든다. 다만 증상을 완화시키고 진행을 지연시킬 수 있는 약물들이 임상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에 수반되는 망상, 우울, 초조, 불안 등의 정서적 문제들에 대한 대처도 중요하다. 사실 함께 사는 보호자들을 가장 고통스럽게 만드는 부분이 이것일 것이다. 무엇보다도 환자와의 교감 자체가 불가능한 만큼 간병의 보람도 부족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보호자들은 환자가 보여주는 신체적 어려움들에 대해 약과 식습관 개선 등으로 개선되도록 하고 주변의 환경적인 부분이 보다 편안한 물리적, 정서적 환경으로 구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좋다. 물론 이 과정에서 환자가 약물에 너무 의지하게끔 만들면 절대 안 된다. 환자 개인적으로 알츠하이머병을 막기 위해선 고혈압, 당뇨, 심장병 등의 문제들을 치료할 필요성이 있고, 과음 및 흡연을 하면 안 된다. 자신이 정기적으로 즐길 수 있는 일이나 취미활동, 운동 등이 필요하며 의식주에 대해서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처리한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과도한 음식 섭취는 피하며 오메가3, DHA, 리놀렌산 등 좋은 지방분과 딸기, 시금치, 근대 등 색이 짙은 과일과 채소로 이뤄진 항산화 식품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꾸준한 운동, 규칙적 습관이 치매 예방의 왕도 치매 현상에서 두 번째로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혈관성 치매는 뇌혈관 질환에 의해 뇌조직이 손상을 입어 치매가 발생하는 경우다. 혈관성 치매는 갑자기 발생하거나 급격히 상태가 악화되는 경우가 흔하다. 물론 소혈관들이 점진적으로 좁아지거나 막히는 원인에 의한 경우 서서히 치매가 이뤄지기도 한다. 알츠하이머병과는 달리 초기부터 한쪽 마비, 구음 장애, 안면마비, 한쪽 시력상실, 소변 실금 등 신체적 증상들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혈관성 치매는 다른 치매들에 비해 예방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받는다. 대표적인 위험 요인들로는 고혈압, 흡연, 심근경색, 당뇨병, 고콜레스테롤 혈증 등이 꼽힌다. 혈관성 치매의 예방 방법이란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인지하고, 그를 관리하고 치료하기 위해 노력하는 행위 그 자체다. 혈관성 치매는 비교적 급격하게 그 증상이 나타나고 진행 경과에서도 계단식 악화 또는 기복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는 상당 부분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지 못한 결과로써 드러나는 것으로, 혈관성 치매 예방을 위해 무엇보다도 강조되어애 하는 것은 건강하고 규칙적인 생활의 유지다. 특히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 흡연 등의 혈관성 위험 요인은 철저히 치료하고 관리하는 게 급선무다. 혈관성 치매에 걸리게 돼도 위에서 설명된 규칙적 생활은 충실하게 유지되어야 한다. 또한 환자의 존엄성이 보장되어야 하며 환자 스스로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복잡한 일이나 많은 선택권을 환자에게 줘서 혼란을 주지 말고 일은 단순하게 정리하여 할 수 있는 것만 하게끔 하는 정서적 케어가 필요하다. 무기력한 환자의 경우 치료 의지를 북돋는 것도 필요한데, 꾸준한 대화를 통해 ‘할 수 있다’라는 마음을 심어주고 소소한 성공 사례라도 환자 스스로 해냈다는 걸 느낄 수 있게끔 구성해 주는 게 좋다. 일반적으로 치매는 생활에서 발생하는 리스크가 중첩되고 중첩되어 마침내 신체가 견딜 수 없어졌을 때 발생하는 현상으로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일찌감치 규칙적이고 건강한 생활을 통해 문제가 될 소지를 없애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발병 후에는 완전한 치료가 불가능한 치매에 있어선 예방을 왕도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치매는 이미 개인의 문제를 떠났다 치매에 걸리면 회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뒤늦게 치료하기 시작하면 효과가 떨어진다. 이미 치매는 개인의 문제 범위를 넘어섰다. 국립중앙치매센터는 전국에 있는 65세 이상 노인 613만 명 중 치매 환자 수가 58만6천여 명이라고 밝혔다. 즉 노인 11명 중 1명이 치매를 앓고 있다는 의미다. 서울시는 얼마 전 서울시에서 거주하는 65세 이상 노인 중 10만6600명이 치매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또한 그 외에 30만800명, 27.8%에 달하는 노인들은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서울시에 사는 노인들 중 40% 인구가 치매 위험에 처해 있다는 충격적인 결과다. 보건복지부에서는 치매 환자 1인당 사회적 비용이 연간 2,341만 원이라고 밝혔다. 위 통계를 토대로 계산해보면 한해에 서울시가 치매로 인해 소요할 사회적 비용은 2조4천억 원이 넘고 전국적으로 보면 13조7천억 원에 달한다는다는 엄청난 수치가 나온다. 물론 각 개인의 경제적 사정이 다르기에 저만한 사회적 비용이 완전하게 적용되지는 않겠지만 이미 치매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로 봐야 한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보기엔 충분할 것이다. ◆치매로 인한 환청에 시달리다 투신자살을 시도한 ‘30대’ 지난 해 5월, 부산에서는 디지털 치매를 앓고 있던 30대 여성 A씨가 투신자살을 시도하려다 경찰의 대처로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2년 전 남자 친구와의 헤어진 충격으로 디지털치매를 앓게 된 A씨는 집에 자신을 감시하는 CCTV와 도청 장치 등이 설치되어 있다는 환청과 환각 증상에 시달리고 있었다. 경찰은 다리 위 난간에서 투신자살을 하려던 A씨를 설득한 후 집으로 이동해 수색을 펼쳐 A씨의 환청이 근거가 없음을 입증시켜 안심시킨 후 자살 시도를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고 철수했다. 이 사건은 어느새 성큼 다가온 젊은 세대의 치매 문제를 돌아보게 만든다. 치매가 사회적 문제라고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증거는 이제는 치매가 노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다. 물론 여전히 치매가 노년의 문제로만 인식되는 경향이 크지만 30대, 심지어 20대와 같은 젊은 세대에서의 치매 발병률은 나날이 상승하는 추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30대~50대에 속하는 ‘젊은 치매’ 환자는 2006년만 해도 4055명이었지만 2011년에는 7768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치매는 노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30대부터는 대뇌 회백질 혈류량이 본격적으로 줄어들기 시작하기에 사실상 치매의 예비적 지점들이 마련되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육체적 특징에 더해 우선 한국 직장 특유의 난폭한 술문화, 식습관의 서구화로 인해 고혈압과 당뇨의 발병률이 젊은 세대에게서도 높아진 걸 젊은 치매 증가의 원인으로 들 수 있다. 사무직 직업군의 증가로 인한 운동부족 인구가 늘어난 것도 젊은 세대에서 치매 원인 요인들이 활성화되는 이유이며 디지털 매체를 활용한 업무와 여가가 급증한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그리고 디지털 매체에 익숙해진 세대일수록 디지털 매체에 지나치게 의존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 또한 뇌를 건강하지 못하게 하여 디지털 치매에 걸리게 만드는 촉매가 된다. 즉 치매는 이제 세대를 가리지 않고 발생할 수 있는 돌발적인 재해가 되어가고 있다. 식습관으로 인한 돌발적인 치매 발생도 문제지만 젊은 세대에게 보다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오고 있는 것은 바로 디지털 치매 현상이다. 디지털 기기의 발달이 사람들의 삶을 보다 편하게 만드는 것은 사실이다. 엄청난 양의 문서와 기록들을 온라인 메일이나 USB에 넣어 원하는 모든 곳에 보낼 수 있으며 길을 찾으려면 주소를 외우기보다는 내비게이션에 저장된 기록을 다시 꺼내오면 된다. 또한 요즘 세대 중에 친구의 전화번호를 정확하게 외우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그러나 사람 대신 기억 행위를 수행하는 이러한 디지털 기기의 발달은 건망증의 심화 같은 디지털 치매 현상을 점점 일상적인 것으로 만들고 있다. 집 주소를 기억하지 못하고 어제 먹은 음식도 기억하지 못하는 이들을 발견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디지털 기기 의존성이 극단적으로 발달하면 노년의 중증 치매와 별 다를 바 없는 젊은 치매 현상도 볼 수 있게 된다. ◆젊은 치매가 일으킬 심각한 사회 문제에 대한 대처 필요 젊은 치매의 증가세를 심각하게 바라봐야 할 이유는 사회적 파장에 있어서 노년의 치매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점에서다. 우선 젊은 치매에 속하는 세대들 대부분이 사회에서 가장 활발하게 일을 하고 있는 시기다. 역할로 보면 조직의 말단을 책임지는 중추에서부터 중요 관리직까지가 이 세대에 속하며 가정적으로는 이제 막 사회 구성의 첫 단계인 가족을 구성하여 한창 꾸려나가는 중이거나 막 구성할 예정인 시점이다. 즉 한창 활발하게 일하며 사회적 동력을 만들어내야 하는 세대가 치매라는 걸림돌에 걸려 모든 걸 포기하게 될 수도 있고 이것은 고스란히 사회적 피해로 돌아오게 된다. 전문가들은 30대가 실제적으로 치매가 준비되는 시기라는 점과 현재 급증하고 있는 젊은 치매 환자 수를 들어 치매에 대한 예방과 이슈화를 젊은 세대에서부터 일찌감치 강조해야 한다고 말한다. 예방이 최선의 치료책인 치매의 성격상 젊은 나이에서부터 치매에 대한 경각심과 함께 예방 차원의 규칙적 생활과 습관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치매가 사회 문제로 확연하게 자리잡음에 따라 서울시에서는 시 차원에서 종합적 대책을 준비하기로 했다고 알려졌다. 미래창조과학부의 뇌연구 촉진 2단계 기본계획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수행하고 있는 이 과제는 5년간 ‘치매예측을 위한 뇌지도 구축 및 치매조기진단방법 확립사업’을 진행하여 조기진단 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부산시도 치매 조기진단 연구에 나서기로 했다. 늦게라도 치매의 사회적 심각성을 깨달은 행정기관 차원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나오고 있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치매라는 현상을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사회적 공감대의 형성이다.
- 2014-02-09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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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자와 나]손자와 게임 즐기는 84세 할아버지…인지능력 향상 도움
- 손자와 비디오 게임을 즐기고 있는 할아버지가 화제다. 84세 할아버지가 손자와 함께 비디오 게임을 즐기는 유튜브 영상이 올라와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이 영상에서 84세 할아버지는 10~20대로 보이는 손자와 함께 엑스박스360 게임을 즐기고 있다. 게임을 즐기는 표정과 목소리에서 그가 얼마나 흥분에 차 있는지 알 수 있다. 몸동작도 게임에 따라 온몸으로 게임을 즐기는 모습이 보는 이로 하여금 폭소를 자아내게 만든다. 영상의 할아버지와 같이 비디오게임을 즐기면 노인들의 뇌 인지 활동에 도움이 된다. 2008년 미국 일리노이 대학 어바나 샴페인 캠퍼스의 연구진은 고도의 전술을 사용하는 비디오 게임이 노인들의 인지기능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를 내 놓은 바 있다. 연구진은 60~70대 노인 40명을 대상으로 한 달 간 ‘라이즈 오브 네이션즈’라는 비디오 게임을 하도록 했고 이후 기억력과 추론, 한꺼번에 여러 일을 처리하는 능력 등 인지 능력과 관련한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 노년의 나이에 비디오 게임을 하는 것이 인지 능력을 향상 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전술게임이나 도시 건설, 회사 경영, 가족 부양 등 여러 가지 전략을 이용해야 하는 비디오 게임이 추론 능력과 기억력 외 다른 여러 가지 인지 능력들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밖에도 취미 활동을 하면서 육체적, 정신적 활동을 증가시키는 것이 노년의 인지 활동에 큰 도움이 된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또 “사회적 상호관계가 인지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점에서 손자들과 함께 비디오 게임을 하는 것 역시 좋은 방법”이라고 전했다.
- 2014-02-07 07: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