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따라 신촌 길을 걷고 싶었다. 봄바람이 불던 첫날. 몸도 마음도 가벼웠다. 따뜻한 커피 한 잔을 손에 들고 걷던 길 멀리서 잔잔한 피아노 소리가 들렸다. 소리를 따라 다다른 곳은 신촌 홍익문고 앞 피아노. 많은 젊은이가 멈춰 서서 익숙한 선율에 귀 기울이고 있었다. 피아노 앞에는 갈색 모자에 목도리를 단단히 두른 노신사가 앉아 있었다. 그렇게 밤길 위의
김민환 고려대 미디어학부 명예교수
1966년 12월 초 어느 날이었다. 교양학부 도서관의 세미나 룸에서 송년다과회가 열렸다. 대학에 입학한 뒤, 매월 책 한 권을 정해 읽고 토론회를 열어온 학생들이 지도교수와 함께 마지막 모임을 갖는 자리였다.
그 모임을 지도해온 철학과 S 교수가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S 교수가 말을 마치더니, 학생들
“사랑방에는 할아버지가 앉아 계신다./그 앞에 무릎을 꿇고 앉은 것은 텃도지가 밀려 잔뜩 주눅이 든 허리 굽은 새우젓 장수다./건넌방에서는 아버지가 계신다./금광 덕대를 하는 삼촌에다 금방앗간을 하는 금이빨이 자랑인 두집담 주인과 어울려 머리를 맞대고 하루 종일 무슨 주판질이다. (중략) 나는 사랑방 건넌방 헛간 안방을 오가며 딱지를 치고 구슬 장난을 한
1953년 부산에서 떠난 환도열차가 6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2014년 서울에 도착했다. 과거에서 현재로 시점은 바뀌지만 주인공 이지순은 20대 모습 그대로 남편을 찾아 나선다. 하지만 남편은 이미 90세 노인이 되어버린 것. 낯선 남편과 변해버린 서울의 모습에 혼돈을 느낀 주인공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연극의 연출과 극본을 맡은 장우재 연출의 이야기를 들
22년간 MBC라디오 프로그램 를 이끌어온 방송 작가 박금선의 첫 번째 에세이다. 200만 통에 이르는 청취자의 사연 가운데 일, 사랑, 결혼, 육아 문제로 방황하는 이들을 위한 인생의 교훈 50가지를 추려냈다. 그녀 역시 30년간 엄마로, 아내로, 직장인으로 살며 깨달은 점들을 딸에게 들려주듯 진솔하고 구체적으로 담았다.
◇ Interview::
고구려의 최전성기는 광개토왕(재위 392~413)과 장수왕(재위 413~491) 시대이다. 아버지 광개토왕의 정복전쟁은 드라마로 만들어질 정도로 크게 평가된다. 그러나 아들 장수왕은 78년 동안 고구려를 다스리면서 영토를 최대로 확장한 군주로만 잘 알려져 있다. 장수왕이 광개토왕의 업적을 비문으로 남겨 후세에 전해주었지만 장수왕의 업적은 에 사실 위주로
나이 들수록 지식을 뽐내기보다는 지혜(智慧)를 나누고 덕(德)을 베풀었을 때 자연스레 교양이 묻어난다.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지혜와 덕은 하루아침에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닐뿐더러, 교과서나 시험도 없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인생의 큰 숙제와 같다. 해결하는 방법은 저마다 다르겠지만, 그동안의 소양과 더불어 끊임없이 공부하며 그 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시니어들에게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는 ‘일’이다. 샐러리맨 사회로 만들어진 대한민국에서 시니어가 되어 마침내 만나게 되는 ‘은퇴’라는 단어에는 인생의 패배자라는 좌절감과 괴리감을 심어주게 만드는 힘마저 담겨 있다. 수많은 시니어가 은퇴 이후의 삶을 꿈꾸면서 계속해서 일을 하고 싶어 한다. 은퇴 후 다시 일을 하는 어려움을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새로운 경영
A는 1977년 교육공무원으로 임용됐다. B는 1993년 A와 결혼해 약 15년간 혼인생활을 하면서 가사를 전담하였다. A는 2006년에 퇴직하면서 퇴직연금을 받기 시작해 지금은 매월 212만8600원을 받고 있다. B는 A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하면서 A가 받고 있는 퇴직연금도 재산분할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A가 사망하기 전날까지 A가 받는 공무원 연
이재준(아호 송유재)
“작가란 노력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되기 위해서 달려갈 수도 없는 곳임을 안다. 촛불이 자기 몸을 태워서 빛을 발하는 것처럼, 어쩌면 자기 자신을 처절하게 바쳐서 작업하는 것임에 틀림없다. 구름의 바다 위로 동이 튼다. 나는 지금 2002년 11월, 나의 열아홉 번째 개인전을 하러 뉴욕으로 가는 비행기 속에 있다. 매일 작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