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같은 사람도 도와주니 아주 고맙지. 이 늙은이를 찾아보는 사람도 없는데….”
5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구 청파동의 한 낡은 벽돌주택.
최민경(26·여) 사회복지사가 문을 열고 들어서니 어두컴컴한 방에서 박진순(77) 할머니가 반갑게 맞는다.
방에는 각종 약봉지가 흐트러져 있고 낡은 벽지에는 곰팡이가 슬었다. 난방비가 벅차 전기장판에 의지하는데, 이마저도 남편인 김윤상(82) 할아버지가 없을 때는 꺼두는 바람에 방에는 한기만 가득하다.박 할머니는 기다렸다는 듯이 최씨에게 이런 저런 얘기를 털어놓는다.
“할아버지가 위암 통증으로 밤잠을 못 이룰 정도여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몇 번이나 시도했어. 무작정 지하철을 타고 오이도로 가려 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명동역에서 쓰러져 있었다더라고.”
친딸처럼 할머니의 말을 경청한 최씨는 할아버지를 위한 상담 치료를 찾아보기로 했다. 그는 주민센터로 돌아와 상담 내용을 전산망에 빼곡히 입력했다. 그의 근무지인 용산구 청파동에 2만2400여명의 인구 중 국민기초생활보장 대상자 517명, 기초노령연금 수급자 1509명, 등록 장애인 911명 등을 포함해 5531명의 복지대상자가 거주하고 있다.
최씨를 포함해 4명의 복지담당 공무원이 주민센터에 근무하고 있으니 1명당 1400명 가까운 인원을 책임지는 셈이다.최씨는 이날 오전 8시50분에 주민센터에 출근했다. 새 학기를 맞아 무상보육비·임대아파트·문화누리카드 신청 등이 몰리면서 업무 시작 전임에도 주민센터에는 10여 명의 민원인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시계가 오전 9시를 가리키자 최씨의 컴퓨터 모니터에 10개 가까운 창이 띄워지고 전화기는 불이 났다. 마음 같아선 맡은 어르신들을 일일이 찾아뵙고 싶지만, 각종 민원을 처리하다 보면 사무실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날도 허다하다.최씨는 “민원인이 몰려 가정방문은 오전 늦게, 혹은 오후에야 잠깐 할 수 있는 정도”라며 “중점적으로 관리하는 소외계층 어르신 100여명을 다 찾아뵙고 싶지만, 시간이 나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했다.
오전 9시20분께 초등학생 자녀의 교육비를 신청하러 이모(48·여)씨가 왔다.최씨는 부동산 임대차 계약서, 금융정보제공동의서 등 구비 서류를 꼼꼼히 살펴보고 아직은 낯선 도로명 주소까지 친절하게 안내했다.“문화누리카드 신청 첫날에는 100명 가까운 민원인이 몰리기도 했어요. 일이 많은 날은 밤 10시가 넘어서 퇴근하는 날도 잦죠. 사회복지사들의 업무가 효율적으로 분배됐으면 좋겠어요.”
최근 문화누리카드 사업은 관리 사이트가 자주 먹통이 되는 바람에 접속자가 적은 새벽 시간에 주민센터로 출근해 입력하는 일도 있었다.주민센터는 각종 복지 서비스를 구석구석까지 제공하는 '모세혈관' 같은 역할을 한다. 일손은 모자란 데 주무부처에서 넘어온 일이 집중돼 업무 강도가 높다.
한국사회복지행정연구회가 작년 4월 발표한 '공공복지전달체계 현황과 개편방안'에 따르면 지난 2012년 6월 기준 우리나라의 3474개 읍·면·동 가운데 사회복지직이 단 1명만 배치된 곳이 1417곳에 달했다. 단 한 명도 배치되지 않은 곳이 31곳이나 됐으며, 5인 이상 배치된 곳은 94곳에 불과했다.최근 ‘송파 세 모녀 자살사건’ 등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례가 늘어나 ‘찾아가는 복지’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복지 행정 현장은 여전히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
청파 주민센터의 사회복지를 총괄하는 김종복 팀장은 “이웃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요즘 상황에서 통장이 예전처럼 집집이 다니며 상황을 체크하는 게 불가능해졌다”며 “‘찾아가는 복지’ 중요하지만, 문제가 생기면 언제든지 주민센터 등에 연락하도록 홍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다짜고짜 욕을 퍼붓거나 불만을 품고 ‘밤길 조심하라’며 협박까지 하는 악성 민원인도 이들을 움츠리게 한다.
대검찰청이 작년 6월 “복지 및 민원담당 공무원이 심각한 육체적·정신적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 같은 행위를 엄중 처벌하기로 발표했을 정도다. 이에 따르면 복지 담당 공무원은 우울증 유병률이 일반인의 3배, 일반 행정공무원의 2배 이상이었고 복지 담당 공무원의 51.9%가 소방·경찰관보다 훨씬 높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작 사회 소외계층을 책임지는 사회복지사들이 돌봄의 손길 바깥에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실제로 작년 2∼3월 경기도 성남·용인과 울산에서 사회복지공무원 3명이 업무 과다와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최씨는 “사회복지사는 감정의 소비와 스트레스가 심하다”며 “사회복지사를 위한 상담 프로그램 등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양성근 한국사회복지행정연구회장은 “현재 인력 시스템에서는 ‘찾아가는 복지’에 한계가 있다”며 “극단적인 경우 한 읍·면·동에서 1500건 이상 관련 민원을 처리하는 경우까지 있다. 최소 6000∼7000명은 충원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마트 환경 구축에 힘입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이메일과 SNS로 소통할 수 있는 시대지만 시니어들은 이같은 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기기를 다루는 것에 능숙하지 않고 접근 기회가 낮은 시니어들은 젊은이들의 ‘스마트한 생활’과는 점점 더 멀어져 소외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었다. 그러나 최근 잇따라 시니어들이 스마트기기 사용 실력을 겨루는 페스티벌이 눈에 띄게 빈번해졌고 시니어의 스마트기기 사용과 이를 통한 세대 간 소통을 장려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마련되고 있다.
스마트폰을 쓰면서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되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60세 이상이 쓰는 휴대전화 중 스마트폰의 비율은 2012년 1월 13%에서 지난해 11월 27%로 두 배가 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스마트폰 뱅킹 인구 중 60세 이상의 비율도 2012년 말 2.6%에서 지난해 말 3.5%로 증가했다.
6074(60세~74세)들은 노인복지관·지자체·공공도서관의 교육장에서 스마트폰을 배운다. 교육은 KT·SKT 등이 사회공헌활동 차원에서 무료로 한다
인생 2막을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까페, 유튜브, 네이버 밴드 등 SNS를 활용해 노후를 새롭게 개척하는 시니어들이 늘어나고 있다.
스마트폰을 활용해 SNS를 하는 시니어들은 새로운 세상을 접함으로써 행복지수가 올라가고 시대 변화를 따라잡는다는 자부심을 느끼며 가족·친구 관계가 돈독해지고 건강관리에 도움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 후 조직으로부터 떨어져 나오면 외로움과 허탈감을 느끼게 된 김광호(64) 씨는 여행을 다녀왔다. SNS로 연결된 친구들에게 여행 스토리를 공유했다. 사진 한 장 한 장에 느낌을 올리고 그 나라의 추억의 글을 올리니 차곡차곡 덧글이 달리면서 SNS상 친구들과의 관계는 더욱 돈독해졌다.
“나이가 들면 친구가 없어지게 마련인데 저는 오히려 SNS를 통해 새로운 인연들을 많이 만난 셈이죠. 그들과 커뮤니케이션하면서 나의 존재감이 상승하고 그들을 인정하는 과정에서 나를 찾는 여정이 돼곤 합니다.”
SNS 소통채널, 스스로가 건강하게 소통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물론 아직까지는 젊은 세대에 비하면 시니어 그룹의 SNS이용률이 높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아날로그 세대들이 디지털 세대의 빠른 변화를 뒤따라가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시니어층이 함께 문화생활을 즐기는 ‘사색의 향기 문화원’도 시작은 SNS였다. 2004년 5월에 처음 만들어져 154만 명에 달하는 회원들에게 좋은 글을 담은 ‘향기메일’을 보낸다. 회원의 60% 이상은 50대 이상 시니어층이다. 독자적 블로그나 까페를 운영하며 회원들 간 소통의 장 역할을 하는 동시에 문화 창구 역할도 하고 있다.
이처럼 사색의 향기 문화원 등 SNS블로그 회원들은 글을 쓰는 표현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돼 좋은 에너지가 나와 항상 건강한 편이라고 한다.
SK텔레콤은 라는 프로그램으로 50·60대 장·노년층, 실버 세대의 SNS 사용을 활성화시켜 부모·자녀 간 소통 부재를 해결하고 SNS와 함께하며 삶에 긍정적 영향을 전파하기 위해 구성했다.
이 프로그램은 나이가 들면서 가족, 더욱이 자녀와의 대화 단절로 인해 생겨나는 오해, 서운한 감정들은 SNS상 소소한 말, 사진 하나로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SNS채널과 방식이 아무리 풍성해져도 이를 활용하는 주체인 스스로가 건강하게 소통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아무리 좋은 취지와 생각이라도 다른 사람에게 제대로 전달되고 이해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상대방에게 일방적으로 메시지만을 전달하는 소통이라면 이것은 반쪽짜리 소통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완전한 소통을 위해서는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나 의미가 충분히 상호 간에 이해되고 공유될 수 있어야 한다.
SNS소통으로 시니어들의 삶에 변화가 찾아오다
지역 복지관을 통해 SNS 교육을 받은 오춘석(67) 씨는 은퇴 후 SNS를 배우면서 자신이 모르는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이후 삶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우리 시니어들에게는 앞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SNS를 아는 이와 모르는 이의 차이는 엄청나게 벌어질 겁니다. SNS를 놓치는 것은 한쪽 세상을 놓고 사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70세 노인이 손자와 소통하기 위해 SNS를 배우는 시대입니다. 우리는 세대 간의 단절을 SNS를 통해 다시 이어가고 있습니다. 저 역시 장가 못간 아들과 카카오톡을 이용하여 자주 소통하곤 합니다.”
은퇴로 인한 인간관계의 변화는 여러 가지 사회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은퇴와 자녀의 결혼으로 인해 외로움을 느끼기 쉬운 시니어에게 SNS는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소통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아날로그 세대’라 대변되는 시니어들은 아직은 디지털 세대의 빠른 변화에 어려움을 느끼지만 디지털 문화에 한 번 발을 들여 놓은 후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털어놓는다.
인터넷소통협회 박영락 부회장은 “사람마다 알맞은 소통 방식과 온오프 채널을 고민해야 합니다. 소통은 기본적으로 마음이 통해서 그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힘입니다. 대다수가 그 힘은 감정에 호소해야만 발휘된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착각입니다. 눈물을 째내는 것만이 감동을 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죠. 인간미가 느껴지는 공감을 사야 기억에 남는 감동을 줄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이러한 소통 방식과 SNS 적절성은 수시로 점검하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시니어들에게 서투른 SNS는 진심의 소통을 목적으로 한다면 우리 주변에는 SNS 소재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소통은 고객과 끊임없는 여정인만큼 소통이라는 숲을 보면서 SNS라는 나무를 키워 나가는 활동이 소비자와 通하는 지속가능한 소통방정식입니다. 특히 은퇴 후 페이스북, 블로그, 카카오톡 등 SNS를 활용해 소통을 즐기는 시니어들이 증가하고 있어요. SNS는 그동안 20~30대 젊은층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으나 최근 들어 중장년층 SNS에 보다 적극 참여하고 있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소통의 출발점은 ‘나’가 아닌 ‘당신’
다음은 오프라인과 SNS를 결합한 소통 성공 사례의 한 가지 예다. 송파구의 한 자치회관에서 광경이다. 방이2동에 사는 한 할머니(82)가 박춘희 송파구청장(61) 앞에서 흔들대는 마이크 부여잡으며 말문을 열었다.
“예전에 뇌졸중이 와 반신불수가 됐어요.”
그런데도 유쾌하다.
“가뜩이나 (몸이 안 좋아) 떨리는데 더 떨리네. 노인회관 화장실을 조금 더 키워주시면 안되겠어요?”
청중들이 ‘와~’ 하고 박수를 친다.
좋은 소통이 좋은 구정을 만든다고 믿는 박춘희 송파구청장은 전국 최초로 ‘트위터 반상회’를 열었다.
송파구는 SNS뿐 아니라 ‘복지’ ‘관광’ ‘다문화’ 등 주제별로 특화된 블로그와 더불어 동아리나 동호회별 네이버밴드도 운영해 높이 평가받았다. 단순한 구정 전달을 넘어 구의 대표 트위터가 팔로어 3만명을 보유한 점을 활용해 반상회를 트위터에서 여는가 하면, 트위터 민원창구를 만들어 직접적인 소통에도 나섰다. SNS오픈채널도 만들어 발빠르게 소식을 전하고 자유롭게 제안을 받아들였다.
박 구청장은 SNS뿐 아니라 도시락산책, 금요데이트, 오후의 수다 등 오프라인 소통에서도 맹활약해 주민 참여의 문턱을 낮춰 자유롭게 소통했다.
또한 관내 26개 동을 순회하며 주민과의 찾아가는 소통에도 나섰다. 박 구청장이 직접 진행하면서 진솔한 대화를 통해 주민들과 교감하고, 구 역점사업 및 동별 주요 업무 계획을 구민들이 알기 쉽게 설명한다. 대강당 같은 곳에서 200~300명과 얘기하는 토크쇼도 있고, 자치회관에서 자그마하게 모이기도 한다. 진행도 마찬가지로 박 구청장이 직접 챙긴다.
주민과의 소통뿐만 아니라 직원과의 소통에서도 앞서 나가는 중이다. 박 구청장은 경직되고 폐쇄적인 공무원 조직 문화 쇄신을 위해 2009년 하반기부터 내부 직원의 소통 공간인 솔이 토론방을 운영해 직원들의 후생복지를 개선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여나갔다. 또 공직자에게 필수적인 청렴도 평가 시스템도 자체적으로 개발해 공무원 스스로의 청렴 수준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소통의 방법을 알아내기 위해 문화, 심리 등 책을 파고들었고 고전과 현대를 아우르는 인문학적 경영실천 사례에서 본질적 소통방법을 터득했다고 밝히고 있다. 지금의 자신은 소통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아왔기에 주민들의 속내 깊은 곳까지 보듬으려 노력한 결과라는 것이다.
이렇듯 진실로 소통을 하려면 그 출발점은 ‘나’가 아닌 ‘당신’에서 찾아야 한다. 나의 눈이 아닌 상대의 눈으로 봐야 한다. 다른 사람의 생각이 나와 다를 수 있음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진심어린 자세가 SNS소통시대에 살아남는 생존법이 아닐까.
손녀가 재학 중인 초등학교에 입학 예정인 65세 할머니가 화제다.
주인공은 강원도 양양군 서면 쌍솔배기길에 사는 조선심(65)씨. 조씨는 내달 3일 양양군 상평초등학교에서 열리는 입학식에 참가하는 것으로 평생 꿈꿔 온 학교 생활을 시작할 예정이다.
조씨는 “어렸을 때 형제가 많다 보니 학교에 다니지 못했다”면서 “늦게라도 꼭 배우고 싶어 상평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됐다”고 말했다. 올해 이 학교에 입학하는 신입생은 조씨를 포함해 모두 9명. 그는 같은 학교 4학년에 올라가는 손녀 정혜원(11)양과 나란히 통학버스를 타고 등교할 예정이다.
조씨의 늦깎이 초등학교 입학은 지난달 취학 가능 여부를 알아보고자 학교를 찾아가는 것으로 시작됐다. 학교 측은 초중등교육법 등을 살펴본 결과 나이 때문에 입학을 제한하는 조항이 없는 것을 확인, 면사무소를 통해 취학통지서를 발급했다.
상평초 관계자는 “비록 연세는 많지만, 관련 규정을 살펴본 결과 문제가 없어 입학이 이뤄졌다”면서 “주변의 관심 때문에 부담을 느껴 조용히 학교에 다니고 싶어하신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70회 졸업생을 배출한 상평초교는 전교생이 59명인 시골 학교이다.
혼자 사는 노인들의 황혼 교제를 위한 미팅 프로그램이 처음 마련됐다.
전형적인 농촌인 경기도 연천군이 독거노인 문제를 복지 차원으로 풀어보려는 전국 첫 시도로, 노인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묘안이 될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연천은 경기지역에서 2007년, 2012년 노인 자살률 1위를 했다. 연천군노인복지관은 독거노인들을 위한 중장기 미팅 프로그램인 '두번째 프러포즈'를 진행한다고 26일 밝혔다.
복지관의 홍윤숙 과장은 "(독거)노인 자살을 비롯해 늘어가는 노인 성범죄, 노인 성매매 등 점차 심각해지는 노인 문제에 대비하고자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노인복지관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혼자 사는 지역 노인 남녀 15명씩을 모집, 3∼11월 9개월 동안 프로그램을 공동 진행한다.
성교육과 데이트를 비롯해 △ 대인관계 지지 △ 정서적 지원 △ 성인식 개선 △ 공동체 문화 △ 종합평가의 5단계로 이뤄진다. 세부 내용을 보면 '웰 다잉'을 고민하는 1박 2일 캠프, 웃음치료와 미술치료, 1:1 맞선과 성박물관 나들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된다.전문가에게 성 상담을 받는 시간과 성 인식과 관련한 교육, 성병 예방을 위한 특강도 마련된다.지역 노인들의 반응은 뜨겁다.
접수 시한인 오는 3월 17일까지 3주가량 남았지만 이미 정원의 90%를 넘었다.15년 전 사별했다는 윤모(66)씨는 "말동무라도 사귈 수 있다면 집에서 혼자 있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다"고 지원 동기를 밝혔다. 또 진모(72)씨는 "다른 사람들 입에 오르내릴 것이 걱정되기도 했지만 함께 여행을 가는 등 프로그램 내용이 기대된다"고 신청서에 써냈다.
현재 교제 중인 친구와 함께 참가하고 싶다며 신청한 할아버지와 할머니도 있었다. 연천지역은 2012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 인구 9340명 중 독거노인 인구가 2608명(28%)에 이른다. 2007년 지역 자살자 22명 가운데 60세 이상이 17명(77%), 2012년 19명 가운데 10명(53%)으로 당시 경기지역 노인 자살률 1위를 차지했다. 노인, 특히 독거노인 문제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심각한 지역사회 문제로 대두된 것이다.
연천군노인복지관 홍 과장은 "노인 이성교제를 위한 단체 프로그램을 민·관이 함께 하는 것은 전국 첫 사례"라며 "참가하는 노인들이 이성교제와 재혼에 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남은 생을 준비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 경로당 어르신, 노인대학 회원 등으로 구성된 '서울시 할아버지·할머니봉사대' 2184명이 지난해 108만9308건의 계도·순찰활동 실적을 올렸다고 소개했다.
실적을 구체적으로 보면 △쓰레기 처리 신고·계도 33만6382건 △불법주차차량 신고·계도 11만5917건 △우범지대순찰 10만68건 △매연배출업소 신고·계도 6만5921건 △거리질서 지키기 계몽활동 5만9760건 △금연구역 계몽활동 5만6796건 △거리간판 재정비 계도 4만5576건 △독거어르신 돌보기 4만4229건 △청소년 선도활동 3만3036건 등이다.
올해도 봉사대는 25일 10시 중구 구민회관에서 열리는 발대식을 시작으로 11월까지 활동한다.
시는 봉사대의 활동지원에 올해 14억원을 투입한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 1기 시니어 기자로 선정된 정운관님(56년생)은 경북 상주 출신으로 덕수상고를 나와 성균관대 법대를 졸업하고 한국산업은행 행원으로 첫 직장생활을 시작하셨습니다. 이후 한주통상과 자동차 부품회사인 세종공업 스로바키아 사장 등을 역임하셨습니다. 증권 등 자산관리 분야에 대한 지식이 많고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이 많다고 하십니다.
젊은 시절 은행원을 거쳐 건설회사, 종합무역상사 등 다양한 직장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으며, 최근에는 직업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주로 노후설계 쪽에 관심을 가지고 관련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가락시장 역에서 하루 4시간씩 ‘노후진단 및 일자리 무료상담’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이같은 은퇴설계 무료 활동이 벌써 3개월째로 접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이 활동을 하면서 오고 가는 많은 사람들과 인생의 애환을 나누고 그 분들의 살아온 과거와 살아갈 미래에 대해서도 서로 의견을 교환하신다고 합니다.
평소 주변 사람들과 대화하기 좋아하고 늘 책과 가까이 하면서 세상 배우기를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고 하시네요. 특히 한국 노인인력개발원과 고용사회고용진흥원과 인연을 맺고 전문 상담원으로 활동하면서 직업 상담 및 일자리 상담이 왜 필요하고 그분들을 위해 제가 하는 일이 왜 보람된 일인지를 늘 깨닫고 있다고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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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손자를 돌보아 준지도 7년이 되었다. 정작 친자식을 기를 때에는 매일 늦게 퇴근하고 주말에는 피곤하다는 핑계로 아내만 애들하고 가까이 지냈지 나는 자식들이 하루하루 커가는 모습은 기억에 남은 것이 많지 않다. 그러나 외손녀와 외손자는 태어나서부터 거의 매일 돌보아주고 매일 매일 재롱을 보아가면서 살아온 탓에 모든 변화가 눈에 선하다. 그래서 하루만 그 모습을 보지 않아도 섭섭한 마음이 들 정도다.
아들이 뒤늦게 결혼해 이제 6개월여 된 친손자를 보게 된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이다. 다만 친손자는 아들, 며느리가 맞벌이하는 관계로 안사돈이 돌봐오고 있고, 결과적으로 외손자만큼 자주 보기는 쉽지 않다. 우리 집에 있었다면 이제 조금 있으면 방바닥을 기어 다니면서 내가 앉아서 이 글을 쓰고 있는 컴퓨터 책상 설합을 열고 안에 들어 있는 이것저것을 다 꺼내 들고 입으로 가져갈 때 쯤 일 것이다.
외손녀가 8살이 되면서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가 되니까 아내는 더욱 바빠지게 되었다. 1학년 때 학교에서 일찍 파하면 집에 왔다가 학원 몇 군데 왔다갔다 하는 것이 요즈음 세태이고 보면 저놈을 어떻게 돌보아 줘야 할지 하는 아내의 걱정이 이해가 간다. 그러나 아내는 그 귀찮음을 조금도 원망하지 않고 오히려 더욱 열심히 손녀딸 뒷바라지 할 생각만 가득했다. 그래서 아내는 5일간은 아예 딸네 집에 머물고 주말에만 돌아오겠다고 한다. 그럼 나는 5일간 혼자 살아야 하는 팔자이다. 몇 번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라고 핀잔을 주지만 아내의 결심은 확고했다.
그러던 어느 날 기어코 조마조마하던 문제가 터졌다. 월요일 아침 출근 전에 아들과 며느리가 손녀딸을 데리고 집에 왔다. 갑자기 안사돈이 아파서 우리가 맡아 달라는 것이었다.
결혼하고서 단 하루도 우리 집에서 잠을 잔적이 없던 아들 내외가 5일간을 같이 지내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아이 양육 문제로 이런 저런 대화가 오고 가게 되었다. 문제는 하루 이틀이 아니라 계속 맡아 달라는 것이었다.
외손자가 학교에 들어가게 되어서 그 생각만 하던 아내에게는 양 쪽을 다 해결해야 한다는 판단에 앞서 7년이나 정 들면서 키워 온 외손녀 생각만 가득했다. 내가 친손자를 돌보게 되면 외손녀는 어떠한 대책도 없는데 하는 걱정하노라고 며느리 표정을 제대로 살피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아내에게 핀잔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당신 걱정은 이해하지만 며느리 입장에서는 무지 섭섭해 할 것이다. 따라서 며느리 앞에서 너무 외손자 얘기를 많이 하지 말라.’ 적어도 두어번은 얘기 한 것 같다. 그리고 아들 내외에게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손자는 양육해 줄테니 걱정하지 말아라. 엄마도 있고 아빠도 시간이 제법 있으니 분담하고 시간을 쪼개면 가능할 것이다.’ 그래서 잘 해결 된 줄 알았다.
금요일 날 퇴근하여 먼저 집에 온 아들 녀석의 얼굴 표정이 말이 아니었다. ‘회사에서 무슨 안 좋은 일이 있었나 ?’ 하고 무심히 생각하고 있는데 민감한 아내가 아들에게 추궁하기 시작했다. 망설이다가 결국 꺼낸 아들의 말은 ‘ 엄마가 아침에 아내와 무슨 얘기를 했길래...’ 라는 것이었다. 특별한 말이 아니라 외손자 문제를 누나와 상의를 하겠다고 한 것이었다. 외손자를 사랑하는 할머니의 진심이었지만 그것이 며느리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는지를, 이미 남편에게 몇차례 주의를 듣고서도 또 깜빡하고 만 아내의 실수였다.
"어머니는 딸만 챙기고, 외손녀만 이뻐하고. 친손녀는 왜 미워하느냐"는 그야말로 황당한 오해가 발생하였고 그 일로 아들이 며느리와 다툰 것이었다.
다음 주 월요일 연락도 없고 손녀딸을 데리고 오지도 않았다. 안사돈이 아프다고 했는데 다 나은 것인지 아니면 다른 대안이라도 찾은 것인지 궁금했지만 3일을 기다린 다음에 결국 전화를 걸었다. 며느리 친구가 마침 인근에 살고 있어서 당분간 맡아 주기로 했으니 염려 말아라라 아들의 밝은 목소리를 듣고 안심을 했다.
딸에게 달려간 아내도 딸과 잘 협의를 했다. 엄마의 말을 들은 딸은 즉석에서 "엄마 그동안 돌보아 준 것도 고마운데. 우리 애들은 어떻게 하든 방법을 찾아낼 테니 우선 동생 애를 봐 주세요" 라고 하여 아내를 안심시켜 주었다.
설 전날에 큰집에 가서 명절 음식을 준비하던 아내에게서 다급한 전화가 걸려 왔다. 며느리가 울면서 전화가 왔는데 상당히 심각한 상태라는 것이고 지금은 아들과 며느리 모두 전화도 받지 않는다고 했다. 내일 설날에는 친척들을 만나 ‘새로 태어난 손녀딸 자랑도 해야 되는데 자칫하면 아들 내외가 참석 못할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을 하니 걱정이고 단순한 부부싸움을 한 것인지 좀 더 큰 문제인지 파악이 되지 않으니 난감했다.
아내는 먼저 번 문제도 있고 해서 그야말로 좌불안석이었다. 문자를 아들과 며느리에게 각각 날렸다. ‘사랑하는 며느리, 우선 나하고라도 대화하자. 내가 최선 다해 해결할게. 우린 가족이쟎니.’ 다행히 내 진심이 통했는지 아들 내외가 저녁에 집에 찾아 왔고 대화를 통해 서로의 진심을 확인하고는 함께 웃으면서 이튿날 큰집 차례에 무사히 참석하게 되었다.
동창들을 만나거나 다른 모임에 가서도 손자 돌보는 것은 많은 이들의 고민이다. 어떤 이들은 "친정 엄마가 돌보아 줄 수 밖에 없지 않느냐" 라고 하고 어떤 이들은 " 친정 엄마가 무슨 죄 졌냐" 고도 하며 어떤 이들은 "우리 세대가 무슨 업이 있냐? 지 새끼들은 지가 키워야지" 하는 등 다양한 얘기들을 한다.
그러나 우리 부부는 확고한 원칙이 있다. 내가 내 손자를 사랑하고 내 아들 딸을 사랑하니까, 우리는 한 가족이니까, 우리가 손자들을 돌보아 줄 수 있는 건강을 아직은 가지고 있으니까, 염려 말아라 아들 딸. 엄마 아빠가 책임질게...
부모를 모신 마지막 세대로서 자식을 어떻게 해서든지 대학까지 보내야 했던 세대로서 이제는 손자들 모두의 양육까지 책인져야 하느 세대는 과연 슬프기만 한 것일까?
그래도 딱 한가지 어른이 된 자식들에게 듣고 싶은 노래가 하나 있다.
“ 엄마,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브라보 마이 라이프] 시니어 기자 정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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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립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 시니어 기자단’ 모집
-다시 뛰는 인생2막 ‘나도 기자다’
프리미엄경제신문 이투데이의 자회사인 이투데이 PNC(Passion & Creative)가 ‘브라보 마이 라이프(BRAVO my LIFE) 시니어 기자단’을 모집합니다.
시니어 기자단은 액티브 시니어들의 치열하고 아름다운 ‘삶의 현장’ 소식과 함께 인생2막-자기계발 성공 스토리, 애환과 고통, 기쁨 등을 취재하게 됩니다.
선정된 기자단은 소정의 교육을 거쳐 2014년 2월부터 시니어 모니터링 업무와 현장 취재기사를 작성하게 되고, 작성된 기사는 '브라보 마이 라이프‘ 사이트에 게재됩니다.
50대 이상 신장년층들은 우리 사회의 주춧돌이자 근간이며 버팀목입니다. 하지만 직장-자녀문제-부모-집안 대소사-건강-대인관계 등 여러 가지 일로 인해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열정은 누구보다 뜨겁습니다. 단지 자기만을 위한 삶을 살아오지 않았기에 가려져 있을 뿐입니다.
신장년층은 명분과 격식, 보수적인 사회적 가치에만 연연하지 않습니다. 사회적 성공을 위해 온갖 혼을 불어넣으면서도 자신의 삶을 즐기는 것을 결코 주저하지 않습니다.
이투데이 PNC가 운영하는 시니어 전문 미디어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당당한 시니어들의 고품격 Life 정보 웹진으로 ‘2막을 준비하는 아름다운 e-시니어’ ‘‘Dynamic Senior’의 신나는 놀이터’‘시니어들의 애환과 고통을 나누는 사랑방’을 지향합니다.
참여를 희망하는 시니어들은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보내주시면 됩니다. 많은 성원과 지원 부탁드립니다. 보내실 곳: songbird@bravo-mylife.co.kr (02)799-6712
글ㆍ사진| 블로거 느꽃지기
“별난 할머니와 별난 쌍둥이”
제목 한번 잘 지었다 싶다. 평범하지 않고 톡톡 튀는 생각으로 다방면에 의욕 넘치는 별난 할머니와 기상천외한 행동으로 모두를 깜짝깜짝 놀라게 했던 별난 장난꾸러기 쌍둥이가 엮어가는 일상은 얼마나 유별날까? 표지만 보아도 뭔가 둘이 의기투합하여 한바탕 일을 벌일 것 같은 귀여운 쌍둥이들의 깔깔거리는 웃음소리가 들려오는 것만 같다.
그 별난 쌍둥이를 유일하게 다스릴 수 있는 사람은 무서운 호랑이 외할아버지도 아니고, 일주일에 한 번씩 보는 아빠 엄마도 아니고, 가끔 놀러 오는 이모들과 외삼촌이나 사촌 누나들도 아니고, 쌍둥이 마음을 꿰뚫어보고 있는 한층 더 별난 외할머니였으니. 책을 읽다 보면 할머니와 쌍둥이들의 팽팽한 맞대결이 눈에 선하여 저절로 웃음이 나온다.
글자·숫자·자연과학·도덕 공부, 습관, 장난감, 성품, 약속 등등 쌍둥이를 키우는 별난 교육 방법을 하나하나 짚어가다 보면 정말 감탄하게 된다. 옛날 어른들의 지혜와 산교육이 녹아난 할머니 표 교육법은 요즘 젊은 엄마들이 꼭 배워두어야 할 지침이 된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것. 쌍둥이들은 자유롭게 맘껏 뛰어놀고 더불어 생각하고 많은 걸 공유하며 보통 아이들보다 더욱더 감성이 풍부해졌고, 더욱 폭넓은 경험을 많이 했다.
오늘날 고등교육을 받은 여성들이 넘쳐나며 심각하게 느끼게 되는 육아 문제. 50~60대 할아버지 할머니들께서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생활 일선에 나선 딸이나 며느리를 대신하여 손주들을 대신 기르며 잃어버린 아이 양육 감각 때문에 새삼스레 좌충우돌하며 힘겨운 나날을 보내게 된다.
이 책의 저자 별난 할머니는 그런 분들에게 당신이 12년간 손주들을 기르며 쌓아온 육아 노하우를 알려준다. 또한, 갓 결혼한 젊은 풋내기 엄마들에게도 요즘 점점 늘고 있는 쌍둥이들을 어떻게 심성 곱고 치우침 없이 골고루 사랑 베풀며 현명하게 잘 기를 수 있는지 당신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이런저런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책 속에는 쌍둥이 손주들이 잠들 적에 들려주었다는 할머니가 지은 여러 편의 동화도 실려있다. 쌍둥이들은 밤마다 할머니께서 도란도란 들려주시는 이야기 속에 빨려들어 거짓말처럼 어김없이 꿈나라로 갔다는데. 할머니가 지은 동화는 한때 MBC 어린이 프로그램 뽀뽀뽀에 방송된 적도 있다고 한다.
별난 할머니의 별난 교육법에 따라 별난 쌍둥이들은 곧고 바르게 잘 자라 주었고, 어느새 어엿한 대학생이 되었다. 별난 할머니는 쌍둥이를 떠나보내고 칠순 가까운 나이에 컴퓨터를 배워 평생교육원에서 당신 하시고 싶은 수필을 공부하고 등단하여 수필가가 되셨다. 수필집 와 쌍둥이 육아일기 를 내고 앞으로는 슬하의 7명의 손자손녀들을 데리고 2001년부터 열렸던 작은 백일장에서 손주들이 쓴 글과 그림을 엮어j서 문집을 내실 꿈을 갖고 계신다.
출처| 느티나무와 꽃사과(http://blog.naver.com/kwwoolim)
대배우 황정순이 17일 폐렴 악화로 인해 89세 일기로 별세했다. 1940년 데뷔해 74년 연기인생을 마감한 것이다. 1940년 15세 나이로 동양 극장에서 데뷔한 황정순은 1943년 영화 ‘그대와 나’로 영화배우로 대중과 만났고 200여편의 영화와 국민적 사랑을 받은 드라마 ‘꽃피는 팔도강산’등 수많은 드라마로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다.
기자가 본 마지막 황정순의 모습은 지난 2005년 여든이라는 나이에 뮤지컬 ‘팔도강산’에 무대에 선다는 소식을 듣고 만났을 때다. 조근조근 말씀하시는 모습이 대배우가 아닌 친근한 할머니 그대로였다. 건강을 걱정하는 기자에게 연기자가 연기를 하다 죽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는 말을 했다. 대배우임을 절감하는 순간이었다.
기자가 초등학교 시절 즐겨봤던 드라마 ‘꽃피는 팔도강산’(1974년 방송)에 대해 이야기할때에는 만면의 미소를 띠며 드라마를 아직까지 기억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연신 건네던 모습을 잊을수 없다.
‘연기자로서 황정순’을 만난 것은 1989년 드라마 ‘사랑의 기쁨’을 통한 것이 마지막이었는데 수많은 작품속의 황정순의 모습은 생생하다. 그리고 기자에게 황정순이 해준 말중 가슴에 새기는 말이 있다. “드라마를 녹화하다 남편의 임종을 못한 것이 가장 가슴 아프지만 시청자와의 약속이기에 아픔 가슴을 안고 드라마 촬영을 마쳤지요.” 그 말을 듣고 과연 기자는 맡은 분야에서 최선을 다했나 하는 반성에 몸둘 바를 몰랐던 것이 떠오른다.
‘동양극장’ 연극배우로 연기 인생을 시작한 황정순은 연극, 악극, 그리고 영화, 드라마 이제는 뮤지컬에 까지 도전하게된 연기 70여년의 역정은 우리의 대중문화의 산 역사 그자체다. 죽는 순간까지 연기에 대한 열정을 보였던 황정순 선생님의 명복을 빈다.
지난 14일 열린 대구보건대 졸업식. 젊은 학생들 가운데 유난히 눈에 띄는 두 학생이 있다. 주인공은 이 대학 사회복지과를 졸업한 김복례(75) 할머니와 물리치료과를 졸업한 김종철(63) 교수.
김 할머니는 어려운 형편 때문에 놓친 배움의 기회를 늦게서야 이은 뒤 이날 대학을 졸업했다. 그는 미국 유학을 준비 중이다. 김 할머니는 길거리에서 국수를 팔아 딸 5명을 대학 공부까지 시키고 난 다음에야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70세가 다 돼 중학교 공부를 시작, 6년 만에 사각모를 썼다. 대학에서 손자뻘 되는 동기들의 아침식사를 위해 빵과 비타민을 챙겨주기도 해 동기생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다. 특히 시험기간에는 새벽 4시까지 공부하는 투혼을 발휘했다. 김 할머니는 이제 미국 유학을 위해 매일 영어 공부에 힘을 쏟고 있다.
또 부산의 한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다가 은퇴 후 같은 대학 초빙교수로 근무 중인 김종철 교수는 고교 시절 장애인 친구를 도운 경험으로 물리치료사의 꿈을 가졌다. 김 교수는 대학 근무 중에도 꾸준히 장애인 봉사활동을 펼쳐왔다.
은퇴 후 물리치료사가 돼 좀더 확실하게 장애인을 돕겠다는 생각에 김 교수는 2011년 대구보건대에 다시 입학했다. 3년 동안 낮에는 부산에서 강의를, 저녁에는 대구에서의 학업을 거의 매일 반복했다. 김 교수는 물리치료사가 돼 요양병원에서 근무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불꽃을 피우리라. 태워도 태워도…”
윤시내의 '열애'가 흘러 나왔다. 그냥 묵묵히 아무 표정없이 두 눈을 감고 있는 사람. 그런데 그 사이로 다른 얼굴들이 들어온다. 눈을 감고 추억에 젖은 사람, 윤시내의 허스키한 목소리에 눈시울을 붉히는 사람.
다소 촌스러운 분위기. 조명이라고 해봐야 노란빛과 보랏빛이 뒤섞인, 마치 예전의 디스코텍을 연상케 한다. 현란하지 않지만, 튀지 않는 소박한 분위기는 잠깐 잡념을 떨쳐 버리고 나만의 세계에 젖어들기 충분하기도 했다. 나즈막한 DJ의 중후한 목소리. 자세히 들어보면 꽤 세련된 모습이다.
소박하지만 뭔가 진중한 이 분위기 속에서도 시간이 지나자 하나둘 미동이 나타난다. 음악가락에 몸을 맡기는 사람, 눈을 살포시 감는 사람. 처음찾은 이곳은 어색하기만 했는데, 이미 먼저 자리를 찾은 사람들은 이미 분위기에 흠뻑 젖어있었다. 이 자그마한 공간은 훈훈한 추억의 온기로 가득 했다. '추억 더하기’에 다들 몰입해있었기 때문이었을까. 양은 도시락을 먹는 사람, 차를 마시며 음악을 감상하는 사람, 그리고 친구들과 옛 이야기에 웃음 짓는 사람으로 15개의 테이블은 만원이었다.
서울시 종로구 낙원동에 위치한 ‘추억더하기’는 지난 해 5월 문을 열었다. 양은 도시락 3000원, 잔치국수 3000원, 커피 2000원. 저렴한 가격에 음식을 제공하는 ‘추억더하기’는 신중년들의 쉼터이자 놀이터 그리고 일터가 됐다. 추억더하기가 문을 연 취지를 설명하는 김대영 실장의 목소리는 따뜻했다.
“추억더하기는 장사 목적이 아닙니다. 어르신들을 위한 봉사와 서비스 차원에서 운영되는 거예요. 추억더하기는 일자리가 없어 방황하는 어르신들에게 일자리를 마련해주고, 거리에 내몰린 어르신들이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입니다.”
# 맞잡은 두손, 노년 데이트의 장
추억더하기에는 삼삼오오모여 이야기꽃을 피운 할머니들, 젊은 시절 못 다한 데이트를 즐기는 커플도 있다. 이곳에서 만난 유 할아버지(84)와 김 할머니(78)는 두 손을 꼭 붙잡고 있었다. 기자는 그 맞잡은 손이 너무나 아름다워 귀여운 손자 웃음을 지었다. 한 달에 두세번 이곳을 찾는다는 노년커플에게 왜 계속 오게 되냐고 묻자, 가게에 대한 호평 일색이다.
“여기가 좋은 이유? 너무 많지. 성실한 대접도 좋고, 가격도 싸고, 음식도 깔끔하고 우리같은 노인네가 갈데가 어디 있어 이만하면 아주 좋지. 아 참. DJ 저 양반 목소리가 구수해서 자꾸 찾게 돼.”
이 노년 커플이 처음 발을 들인 것은 근처에 위치한 실버영화관에서 영화데이트를 즐긴 이후 였다. 실버영확관의 팸플릿 광고를 통해 알게 돼 이곳을 찾은 이후, 이 커플은 추억더하기의 매력에 푹 빠졌다. 김 할머니는 젊은 시절 유 할아버지가 장교였던 탓에 이제야 제대로 된 데이트를 이곳에서 한다며 웃음 지었다. 육군 대령으로 전역해 재한 군인회 회장까지 한 유 할아버지는 “추억은 아름답잖아”라며 추억더하기에 있는 의미를 전했다. 김 할머니는 젊은 시절 군인인 남편 탓에 한 곳에 정착하지 못했다고 한다. 기자가 넌지시 “할아버지가 야속하셨죠”라고 농담을 던지자, 귓속말로 “(데이트 할 때 마다 사람)수가 너무 많았어”라고 말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이 노년 커플은 인사동과 종각 그리고 사적지를 많이 찾는다고 했다. 인생 이막의 데이트를 꽃피우는 것이다. 유 할아버지는 “옛날부터 인사동을 많이 찾았는데, 지금은 인사동 거리 변천사를 보기 위해 찾아와. 어떻게 변했을까. 종각에서 요즘 젊은이들은 어떨까 이런 것을 보려고 말이야”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너무 많이 변해버린 종로의 모습에 아쉬움을 느낀다고 했다.
“종로는 말이야. 보신각도 있고, 인사동도 있고 해서 우리나라 전통이 많이 살아 있는 곳이야. 근데 지금은 너무 많이 변해버렸어. 외국인들이 저렇게 많이 찾는데도 종각에서는 전통 음식점을 찾기가 쉽지 않아. 신세대 음식점으로만 만들어져 있어서 뭔가 많이 아쉽네.”
오후 4시 DJ가 DJ 박스에서 나오자 젊은이랑 함께해서 좋았다는 얘기를 남기고 노년커플은 홀연히 자리를 떠났다.
# 추억을 틀어드립니다. 장민욱 DJ
“나도 신성일처럼 생겼으면 좋았을 텐데. 근데 말이에요. DJ의 첫째 조건은 못 생겨야 돼. 난 잘 생긴 DJ들 미워. 그래서 배철수 씨가 좋아. 여러분 남자의 시기 질투가 더 무서운 겁니다. 아시죠?”
중후하면서 유머 넘치는 DJ의 멘트에 이곳을 찾은 손님들은 깔깔대며 웃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능글능글한 진행으로 노년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DJ 박스의 주인은 37년차 베테랑 DJ 장민욱(58)씨다. 다른 곳에서 DJ를 하다 4년전부터 낙원동에서 DJ를 한다는 그는 신중년들에게 추억여행을 선사한다. 손님들이 보내는 각가지 사연을 소개하고, 신청곡을 틀어주면서 말이다.
베테랑 DJ답게 웬만한 LP판은 모두 소장하고 있다. 장 DJ의 자리 뒤쪽에 위치한 2700여개의 LP판이 그의 DJ 인생을 대변해준다. 폴 모리아악단의 ‘이사도라’, 노사연의 ‘님 그림자’, 윤시내의 ‘열애’. 신중년들의 신청곡이 쏟아진다. 장 DJ는 수많은 LP판 숲에서 신청곡을 금새 찾아 뽑아낸다. 그야말로 프로 중의 프로였다.
어느덧, 기자와 마주 했던 시간이 가고 오후 4시가 되자 그는 LP판이 가득한 DJ 박스로 들어갔다. 그리고 익숙한 손놀림으로 턴테이블에 판을 건다. 이어서 마이크를 당기며 '멘트'를 날리기 시작했다. 낮은 톤으로 마치 속삭이듯, 그 옛날 그 다방에서 그랬듯.
"오늘 하루 어떠셨습니까? 요즘 모두 힘들다 힘들다 하는데…, 지금 좋은 분들과 함께 하고 계신가요? 여러분 어깨에 걸린 묵직한 삶의 무게, 그 시절 그 음악으로 덜어 드리겠습니다. 마지막 신청곡과 함께 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이번 신청곡은 노사연의 ‘님 그림자’, 이어지는 곡 윤시내의 ‘열애’ 입니다."
# 우리는 70대 직장인
추억더하기를 들어가려는 찰나. 얼굴의 미소를 한껏 머금은 ‘만학도’ 교복 할아버지가 기자를 맞이했다. 교복을 입은 어르신의 가슴에는 ‘청춘복’이라는 명찰이 새겨져 있었다. 이곳에는 70년대 교복을 입은 할아버지가 두 분이다. 한 명의 홀 서빙, 한 분은 매니저를 담당하고 있다.
매니저를 맡고 있는 정광석(73)씨는 이곳이 처음 생겼을 때부터 일한 원년멤버다. 추억더하기에는 정 씨와 같이 70세가 넘은 노년들 16명이 일하고 있다. A조와 B조로 나눠 격일로 근무하기 때문에 체력적 부담도 덜하다. 원래는 서빙을 맡고 있는 여성 할머니들도 교복을 입고 근무를 했지만 음식이 튀거나, 치울 때 더러워져 남성 할아버지들만 교복을 입기로 결정했다. 이곳에서 일하시는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표정은 즐거움으로 가득하다. 일에 대한 열정과 성실함은 여느 젊은이들 못지않다. 일하는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이곳 '추억더하기'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낸다.
“나이 칠십 먹은 노인네를 어디서 써주겠어. 그저 아침에 일어나서 일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하지. 친구들도 만나서 얘기도 나누고, 일도 어렵지 않아서 하루하루가 너무 재미있다니까”
추억더하기가 지난 해 5월 문을 연 이후 종업원이 바뀌거나, 중도에 그만 둔 사람이 한명도 없다. 이러한 종업원들의 성실함과 직업의식이 더해져 추억더하기를 더욱 빛내고 있다.
추억더하기는 옛 기억을 추억하는 노년들이 발길이 늘자 안산에 2호점을 낼 예정이다. 어르신들의 쉼터와 놀이터 그리고 일터로서 입소문이 퍼지면서 어르신들의 발길이 늘고 있다. 추억더하기는 대한민국 성장의 땀방울이었던 신중년들을 모시고 대접하는 따뜻한 가게로 낙원동을 빛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