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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근리 사건 재조명한 영화, <작은 연못(A Little Pond)>
- 이상우 감독의 다큐멘터리 전쟁영화다. 한국전쟁 때 미군에 의해 수백 명이 죽은 영동군 노근리 사건을 영화한 것이다. 문성근 등 알려진 배우들도 몇 명 출연했으나 딱히 주연 배우라고 꼽을 만한 사람도 없고 줄거리도 단순한 영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을 떼지 못하고 봤는데 그것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필자의 고향이 영동이라 출연 배우들의 말투가 정겨웠다. 1950년 7월, 평화로운 충청북도 황간의 한 작은 마을은 한국전쟁이 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태평했다. 노인들은 나무 그늘에서 한가로이 장기를 두고 있었고 젊은이들은 논밭에 나가 일을 했을 정도로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일상이었다. 초등학교에서는 합창대회 연습이 한창이었다. 그런데 이 평화로운 마을에도 전쟁의 여파가 밀려온다. 미군들이 간간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하늘에는 전투기들도 보였다. 전쟁 초기 북한군에 밀린 미군들이 저지선으로 이 마을을 선정한 것이다. 미군들은 곧 전투가 치열하게 벌어질 것을 예상하고 주민들에게 피난을 권한다. 남쪽이 아닌 동네의 깊은 산속으로 피난을 가면 산에 숨어 있는 빨치산들에게 습격을 당할 수 있으니 남쪽으로 피난을 가라고 몰아쳤다. 실제로 필자의 조부모와 동네 어르신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대부분의 주민들은 남쪽으로 피난을 가지 않고 깊은 산속으로 몸을 피했다고 한다. 이 지역은 백두대간이 지나가는 줄기로 깊은 산이 많기도 했다. 남쪽으로 피난길에 나선 수백 명의 주민들은 미군 트럭을 보면 길을 비켜주었다. 그런데 하늘을 몇 차례 선회하던 미군 비행기에서 갑자기 긴 피난민들의 행렬로 폭탄과 총알을 쏟아 부었고 주민들을 대량으로 학살했다. 피난민 속에 위장한 적군이 섞여 있다는 정보에 의해 사살 명령이 떨어진 것이다. 노근리 쌍굴 터널로 몸을 피한 피난민들마저 저지선에 있던 보병부대의 사격으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무참하게 살해을 당했다. 기록에 의하면 단 25명만이 살아남았다고 한다. 이 사건은 그간 묻혀 있다가 1999년 AP통신의 최상훈, 찰스 J. 핸리, 마사 멘도자 기자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이들읁 노근리 사건에 대한 취재 보도로 2000년 퓰리처상까지 수상했으며 이어서 ‘The Bridge at No Gun Ri’라는 제목의 책을 내기도 했다. 언론의 힘이다. 아쉬운 부분은 당시 피난민이 500여 명이었고 실제 희생자가 300여 명이 넘었다는데 피난민으로 나온 엑스트라 출연은 몇십 명에 불과해서 사실감을 감소시켰다. 그만한 인원 동원이 어려웠다면 컴퓨터 그래픽으로라도 커버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고 본다. ‘작은 연못’이라는 제목도 내용과 동떨어져 영화를 보는 내내 연못을 찾느라고 관심을 가져봤으나 못 찾았다. 굳이 연못이라면 노근리 쌍굴 앞의 웅덩이일지 모른다. 이 영화에 기꺼이 자신의 음악을 쓰게 해준 김민기에게 보답하기 위함이었는지 모른다. ‘작은 연못’은 1993년 김민기의 4집 앨범의 타이틀이다.
- 2017-03-23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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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후자금창출 원룸 투자로 가능할까
- 은퇴자들을 유혹하는 투자처 중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상가나 원룸, 오피스텔 같은 수익형 부동산이다. 투자에 목돈이 들긴 하지만 투자를 위한 대출도 쉽고, 시세차익을 노리는 부동산 투자에 비해 감수해야 할 위험도 낮기 때문이다. 또 심각한 노동이 필요없다는 점 역시 시니어들에게는 매력적인 요소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수익형 부동산 중 특히 은퇴자에게 원룸이 갖는 장점은 매력적이라고 말한다. 수익형 부동산 투자로 고려하고 있는 이들에게 지금은 고민스러운 시기다. 정부가 수익형 부동산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 부동산 임대업자들의 대출을 옥죄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1월 15일 발표한 자영업자 대출관리 강화 계획에 따르면,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부동산을 담보로 사업자 대출을 받으면 해마다 원금의 30분의 1 이상을 분할상환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원금을 꼬박꼬박 은행에 되돌려준다는 것은 사업자 입장에선 단기적 수익의 하락을 의미한다. 이는 그만큼 위험 부담이 커진다는 것과 다름없다. 원룸이 매력적인 이유 원룸의 장점은 투자에 비해 고소득을 담보할 순 없지만 안정적 수익의 기대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유는 공실을 줄이기가 비교적 쉽기 때문. 일반적으로 사무실이나 상가의 경우 용도나 규모를 따지기 때문에 한 번 공실이 생기면 가격을 내린다 해도 ‘임자’를 만나는 것이 쉽지 않지만, 원룸의 경우는 이야기가 다르다. 주택 밀집 지역은 일반적으로 주거용 주택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있기 때문에 수익 하락을 감수하더라도 ‘싸게’ 내놓으면 공실을 막는 것은 어렵지 않은 문제라는 것. 특히 투룸이나 다가구 주택에 비해 주택당 규모가 작은 원룸은 더욱 수요 걱정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특히 최근 부동산시장이 전세 중심에서 월세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고, 1인 가구가 늘면서 당분간 이런 수요는 계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갑자기 자금이 필요할 땐 일부를 전세로 전환할 수도 있다. 전세로 전환하면 목돈을 어렵지 않게 마련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퇴직자들에게는 소일거리 삼아 할 수 있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간단한 청소 등 건물 관리에 직접 참여하는 시니어들도 적지 않다. 부동산 임대업자에 비해 규모가 작은 주택임대사업자의 경우에는 세재혜택도 받을 수 있다. 연간 2000만원 이하의 주택 임대수입을 올리는 주택 임대사업자에게는 수입에 대한 비과세 적용 기한이 2018년 말까지 연장됐다. 물론 100% 안전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원룸이라 해도 지역적 특성에 따라 공실에 시달리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 곳이 최근 거제나 군산과 같은 조선산업 의존 지역이다. 군산 지역의 한 공인중개사는 “조선소에 근무하던 근로자들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원룸 임대업자들에게 비상이 걸렸다”며, “밀집 지역에 가면 공실이 40% 이상인 곳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선산업의 부활에 운명이 내맡겨진 셈이다. 세상에 ‘쉬운 돈’은 없다 그렇다고 원룸 투자가 무조건 핑크빛 미래를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다. 원룸 투자를 고려하는 은퇴자들은 대부분 ‘공실’을 가장 겁낸다. 애써 돈을 투자해 방을 꾸며놨는데, 임대가 되지 않는다면 그것처럼 낭패는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은퇴자들이 원룸 임대사업에 투자할 때 대출을 고려하는 점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오히려 더 걱정해야 할 것은 소비자들과의 분쟁이라고 말한다. 주택 임대관리업체 관계자는 “원룸 건물주들이 가장 골치 아파하는 것은 세입자들의 민원”이라고 설명한다. 원룸 세입자는 나이가 20~30대의 젊은 층이 많기 때문에, 세대차 등으로 인해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고, 분쟁이 발생할 경우 법적인 처리를 진행해도 최소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기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게다가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세입자들의 권리를 중심으로 마련되어 있어 건물주 입장에선 부당하다 느낄 만한 부분도 상당수 존재한다. 건물관리도 쉽지 않다. 건물의 청소나 유지보수, 수리 등을 직접 하려면 각각의 전문가들과 계약을 맺거나 그때그때 가격을 흥정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경우 부르는 게 값일 때가 많다. 서울 신촌 지역의 한 공인중개사는 “한파가 닥쳤을 때 보일러나 수도가 터지는 일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기 마련”이라며, “만약 제때 수리가 안 되면 세입자가 월세를 깎아 달라고 하거나, 수리업자를 다급하게 부르려면 웃돈을 줘야 해서 건물주 입장에선 이중고를 겪는 일이 다반사”라고 설명한다. 원룸을 관리업체가 갖는 장단점 원룸 건물을 직접 관리하기 어렵다면 관리업체에 맡기는 것도 방법 중 하나다. 이런 경우 선택 방법은 크게 3가지. 그중 하나는 지역에서 소규모로 건물을 관리하는 공인중개사에게 맡기는 방법이다. 또 한 가지는 지역을 기반으로 한 전문 주택임대관리 회사를 통해 관리하는 방법, 마지막으로는 부동산 종합서비스 회사를 통한 방법이다. 지역마다 발품을 팔다 보면 원룸을 직접 관리하는 공인중개사들이 있기 마련. 매물이나 임대계약을 ‘독점’으로 제공하는 대신 관리를 무료로 해주는 경우도 있고, 적은 비용을 받고 대부분의 업무를 대행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공인중개사들은 별도의 임대사업자 없이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 유지비용은 적은 대신 문제가 생겼을 때 법적 보호를 받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또한 처리 가능한 관리 업무의 범위도 제한적이다. 그래서 가장 일반적으로 선택하는 방법은 지역 주택임대관리 회사를 통해 관리를 맡기는 방법이다. 이런 업체들은 지역 내에서 많은 원룸 물량을 확보해 홍보, 유지보수, 관리 비용을 낮춰 이익을 얻는 형태로 운영된다. 규모가 큰 회사들은 보증보험 등 안전장치가 있고, 웬만한 수리 인력과 장비를 갖추고 있어 동파 등 사고가 났을 때 직접적인 대응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도배 등 보수도 저렴하게 서비스받을 수 있다. 단점은 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거점 지역을 벗어난 건물을 맡기기 어렵고, 규모가 작은 공인중개사들에게 맡기는 것보다 수수료가 비싸다는 것. 이 외에 최근 주목받기 시작한 부동산 종합서비스 업체들도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말 ‘네크워크형 부동산 종합서비스 인증제 시범사업’ 대상자로 5개 핵심 기업을 선정했다. 이들 기업은 단순관리를 벗어나 시행, 시공, 분양에서부터 임대 마케팅, 주거사업 개선 등 주택과 관련한 모든 분야를 담당하게 된다. 그러나 시범 선정된 기업들은 자본금이 충분한 대기업 위주로 선발돼 소규모 임대 사업자들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가 많다. 관리를 맡기는 방식은 크게 2 가지로 나뉜다. 먼저 자기관리형이 있다. 흔히 마스터 리스로 불리는 이 방식은 주택임대관리 업체가 원룸 건물에서 발생하는 임대수익 중 특정 금액을 보장해주는 방식이다. 보통 시세는 모든 방이 임대됐을 때 발생하는 기대수익의 85~90%를 보장해주는 수준이다. 수수료가 비싸긴 하지만 공실이나 분쟁 등의 걱정에서 완전히 해방된다. 그에 대한 위험 부담은 주택임대관리 업체가 지기 때문이다. 이와는 반대로 수수료는 낮지만 위험 부담은 건물주가 지는 ‘위탁관리형’도 있다. 일반적으로 임대료의 3~6%가 수수료로 책정되는데, 서울 강남 등 상권이 발달해 임대료가 높은 지역은 8% 정도로 높다. 위탁할 때 사고 꼼꼼하게 대비해야 원룸의 관리를 맡긴다고 해서 모든 걱정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주택 임대에 대한 전권을 맡겨놓았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다. 가장 많이 발생하는 일 중 하나는 이중계약서 체결이다. 세입자와는 고액의 계약서를 작성했지만, 건물주에게는 낮은 금액의 계약서를 내밀어 차액을 챙기는 일도 있고, 아예 공실이라고 보고하고 임대료를 가로채는 경우까지 있다. 가장 심한 경우는 전세 계약을 체결해놓고 목돈을 챙겨 달아날 때다. 실제로 지난해 8월 수원 중부경찰서는 아주대학교 인근 한 부동산 중개사무소에서 임차인들과 전세계약을 맺고 건물주에게는 월세계약을 맺었다고 속여 총 20억920만원의 전세금을 가로챈 혐의로 공인중개사 일당을 검거한 일도 있다. 부동산 관리업체 스마트하우스의 이성태 차장은 “특히 건물주의 주거지와 원룸의 위치가 물리적으로 먼 경우 잦은 방문이나 꼼꼼한 관리가 어렵다는 점을 노려 사기가 발생하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에 이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2017-03-20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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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폰 사랑
- 싱가포르 어느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이 적어낸 소원을 하나하나 확인하던 선생님이 깜짝 놀라셨다는 이야기가 새벽 출근길 내가 늘 듣는 라디오 오프닝 멘트로 흘러나온다. “나는 스마트폰이 되고 싶다. 엄마 아빠는 스마트폰을 너무 좋아하시기 때문에 나도 그렇게 사랑받고 싶다.” 초등학생의 아주 절실하고 솔직한 소원이다. 초등학생의 스마트폰 소원은 “나는 스마트폰이 갖고 싶다”일 거라고 상상했는데 예상 밖의 소원에 웃음이 터졌다. 그러나 곧 그 스마트폰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다. 언제부턴가 스마트폰은 내 몸의 일부가 되었다. 아니 정신의 일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다. 지하철을 타면 승객 대부분이 얼굴을 숙이고 스마트폰에 열중한다. 길을 가다가 맞은편에서 앞도 안 쳐다보고 스마트폰에 눈을 고정하고 직진해오는 사람을 만나면 피해야 한다. 운전 중에 스마트폰을 보거나 문자를 확인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런 부류 사람들이 교통사고를 많이 낸다. 심지어 셀카를 찍다가 낭떠러지 등에서 발을 헛디뎌서 사망하는 사람이 비행기 사고로 목숨을 잃는 사람보다 많다는 기사를 본 적도 있다. 필자도 운전 중에 급한 전화를 하거나 특별히 멋진 경치를 보게 되면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기도 하니 할 말은 없다. 언젠가 지하철 의자에 앉은 늘씬한 미녀가 핸드백에 작은 노트북을 올려놓고 무언가 열심히 하고 있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좀 혼잡한 지하철에서 컴퓨터에 열중하고 있는 지적인 외모가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몇 정거장을 가면서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마침 그녀의 옆자리가 비어 내가 앉게 되었다. 앉으면서 컴퓨터를 슬쩍 쳐다보니 그녀는 인터넷 고스톱에 열중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반사적으로 얼굴을 힐끔 쳐다보았더니 잠시 전 매우 지적으로 보이던 얼굴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보였다. 스마트폰이 그 이름대로 삶을 조금이라도 더 스마트하게 해준다면 좋겠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 폐해가 자꾸 커진다. 아이보다 스마트폰을 더 사랑하는 부모가 어디 있겠는가마는 우리는 충분히 그렇게 오해를 살 수 있는 환경에 빠져들고 있다.
- 2017-03-17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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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불확실성의 시대, 우리나라가 나아갈 길
- 오늘날 세계정세는 이른바 G2에 의해 좌우되는 시대다. 내우외환의 위기에 봉착한 나라의 현실이 너무 답답해 이 글을 쓴다.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다 함께 모색해보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 트럼프는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America First!”를 선언했다. 자국의 이익 창출을 위한 보호무역주의 등의 정책을 펼치겠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한미 간에 체결된 FTA 추가 협상 등 앞으로 예상되는 미국과의 많은 문제를 해결해나가기 위한 대책들을 차근차근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현재 미국은 한국의 정세를 지켜보면서 대통령 선거 이전까지는 시간을 주고 있는 것 같다. 이에 맞선 중국의 시진핑은 사드 문제로 우리나라를 괴롭히고 있다. 한중 간 FTA가 체결되었지만 교묘하게 합의사항에 저촉되지 않는 방법을 찾아 경제적 불이익을 주면서 사드와 관련한 압박을 계속하고 있다. 사드 문제는 북핵 개발에 따른 국가안보 차원의 군사적 문제로 재고가 불가한 상황이다. 미국이든 중국이든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얻기 위한 행동은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우리 정부는 당연히 WTO에 제소해 1차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중국의 시장경제지위(MES, Market Economy Status-교역 상대국의 경제활동이 정부가 아닌 시장원리에 따라 결정되고 있다고 인정할 때 부여하는 지위로 우리나라는 2015년 중국을 인정한 바 있으나 지금 중국이 취하는 행동을 보면 이를 취소해야 할 것 같다)도 취소해 중국 정부가 얼마 전 세계경제포럼에서 언급한 시 주석의 공언과 달리 무역자유화에 역행하는 나라임을 전 세계에 알림으로써 압력에 굴하지 말고 당당히 대처해나가야 할 것이다. 강대국끼리 서로 싸우면 서로 큰 상처를 입게 되니까 결국 중국은 만만한 나라를 괴롭히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싸움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처지가 된 것이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무책임한 발언으로 일관하면서 국가안보를 위협하고 있으니 이것이 내우외환의 위기가 아니고 무엇일까. 대통령이 되고 싶은 사람들은 경제를 망치고 나라를 망하게 하는, 경제학 족보에도 없는 경제민주화로 어리석은 국민들의 표를 얻기 위한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이런 나라의 정치인들을 보며 미국과 중국은 과연 어떤 생각을 할까? 각 정당의 대통령 후보자는 지금부터라도 엉터리 사탕발림의 복지정책으로 표를 얻으려 하지 말고 ‘위기의 대한민국을 어떻게 구할 것인가?’라는 이슈를 제시하면서 당당하게 도전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미국과 중국이 지금처럼 우리나라를 무시하는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다. 남미의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을 보라. 사회주의 체제의 복지정책으로 대통령이 된 사람들이 나라를 망하기 일보 직전까지 몰아가고 있다. 모든 정치인들, 특히 대선 후보는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위기는 기회라고 했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국회는 법인세 인상 등 기업을 옥죄는 법안 만드는 것을 당장 중지하고, 검찰 당국은 기업인들에게 구속영장을 남발하는 행위를 즉각 중지하고 이들이 기업가 정신을 갖고 국가 경제를 살릴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할 것이다. 거국적으로 보면 대기업의 재산은 오랜 세월이 흐른 뒤 결과적으로 국가의 재산이 될 것이다. 따라서 국민들도 대국적으로 기업인들을 격려하고 지원해야 한다. 경제가 살아야 그 구성원들이 받는 분배의 몫도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경제를 활성화해야 비로소 진정한 분배의 정의가 실현될 수 있다. 정치인들은 경제는 경제인들에게 맡기고 최소한의 법질서를 유지해나가야 할 것이다. 오늘날의 대기업들은 한강의 기적을 일궈온 국가적 기업들이 아닌가? 불확실성의 시대임에도 삼성전자는 중국 사드의 보복에도 불구하고 경제를 발전시켜나가고 있지 않은가? 한국은 이러한 저력이 있는 나라다. 정치인들이여, 제발 악법을 만들지 말고 규제를 철폐하고 노동혁신 등 4대 혁신을 일구어 비록 그 길이 힘들고 험난한 길이라 해도 국가가 발전해나갈 수 있는 틀을 만들어주기 바란다. 정치인들은 과도한 대통령 권한을 축소하고 입법, 행정, 사법이 서로 균형을 이루고 견제하도록 해서 국가가 제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필요하면 헌법을 바꿔서라도 부정부패를 일소하고 국가가 발전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하는 데 전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사법부는 좌파와 우파가 어떤 압력을 가하고 위협을 한다 하더라도 사법부의 판단과 결정을 믿고 준수할 수 있도록 정직하고 소신 있는 판결로 국가의 법 질서를 사명감을 갖고 세워주기 바란다. 국회는 입법부로서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 진정으로 국가 경제와 발전을 위한 법과 정책을 만들어야지 국민의 표를 얻기 위한 사탕발림의 경제민주화법을 만드는 것을 당장 중지해야 한다. “악법도 법이다”라고 말한 뒤 독배를 마신 소크라테스처럼 국민들은 헌재의 판결 결과를 존중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노사는 서로 손을 잡고 함께 이 어려운 난국을 함께 돌파할 수 있도록 협력하는 시스템을 구축해나가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하면 아무리 초불확실성의 시대가 도래하고 중국과 미국이 압력을 하고 힘들게 해도 우리의 조상인 고구려인의 기상으로 이를 극복하고 나아가 언젠가는 G3의 대열에 합류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와 같은 무지한 사람이 이렇게 읍소를 하는데 지성인들이고 선량한 사람들이 가만히 있어서야 되겠는가? 알고 행하지 않으면 무지요, 아는 것을 행하면 지식인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 모두 사명감을 갖고 아는 것을 소신껏 행하는 용기 있는 국민이 되자. 그리고 함께 국난을 타개하자. 이런 힘과 자세를 보여줄 때 일본은 독도를 자기 땅이라고 우기는 것을 포기하고 중국은 지금과 같은 행태를 보일 수 없을 것이다. 미국도 이미 합의된 FTA를 재협상하자고 하지 않을 것이다. 마치 반미운동으로 전개될까 염려되어 한국에 대해 일체의 제재조치를 취하지 않고 지켜보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에게는 그럴 힘과 지혜가 축적되어 있는 반만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국민이 아닌가?
- 2017-03-13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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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70 액티브 시니어의 은퇴재무설계 가이드③ 은퇴 준비 체크리스트
- “시간과 돈의 여유가 허락된다면 무엇을 가장 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많은 사람이 ‘여행’이라고 답한다. 여행은 일상과 다른 새로운 시간으로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는 좋은 기회다. 평소와 다른 일을 준비하다 보면 사소하든 중요하든 놓치는 것들이 생기는데, 이런 실수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 체크리스트다. 은퇴도 일종의 여행이다. 그것도 20년이 걸릴지 30년이 걸릴지 그 끝을 알기 힘든 긴 여행이다. 그만큼 은퇴 여행에서는 챙겨야 할 것들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특히 돈과 관련해 무엇을 챙겨야 하는지 알아보자. 최문희 FLP컨설팅 대표 ◇ 은퇴대비자산의 충분성 가장 기본적인 은퇴대비자산은 공적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이다. 이들 연금으로 은퇴 생활비를 충당할 수 없다면 다른 금융자산이나 부동산으로 은퇴생활비를 보충해야 한다. 소유 주택이 있다면 주택연금을 고려해볼 수 있다. 그 외의 부동산이 있다면 임대소득을 생각해볼 수 있다. 만약 상황이 여의치 않아 매각해야 한다면 매각시기와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매각을 서두르다 보면 손해를 볼 수 있다. 시간의 여유를 가지고 매도시기를 결정하려면 시기별로 필요한 은퇴생활비와 준비된 자금의 차액을 알고 있어야 한다. 금융감독원에서 운영하는 금융소비자정보포털(fine.fss.or.kr)인 ‘파인’에 접속하면 본인이 가입 중인 금융상품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파인’의 서비스 중 연금저축어드바이저(advisor.fss.or.kr)를 활용하면 희망하는 연금액과 현재 준비된 연금액의 차액을 직접 계산해볼 수 있다. 또한 부족한 연금액을 준비하는 데 활용할 만한 연금상품 정보도 얻을 수 있다. 연금저축어드바이저를 좀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면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 정보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통합연금포털(100lifeplan.fss.or.kr)에 미리 회원으로 가입해두면 좋다. 통합연금포털은 ‘파인’을 통해 이용 가능하다. ◇ 향후 소득창출 능력 과거에는 공적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 등 3층 보장만 제대로 준비해도 큰 어려움 없이 노후생활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저금리·고령화 사회의 본격화로 3층 보장만으로는 안심할 수 없게 되었다. 준비한 자금이 필요 은퇴자금보다 적다면 추가로 소득을 창출할 필요가 있다. 은퇴 후에도 소득창출과 관련한 본인의 능력을 점검하고 실행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 소비습관 수입이 중단된 상태에서 소비는 가계경제의 우량도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다. 이성은 소비통제를 외치지만 습관에 젖은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갑작스런 소비통제는 특히 배우자와의 갈등을 초래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내적·외적 혼란과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소비통제와 관련한 객관적 기준이 필요하다. ‘예산(budget)’을 활용하면 좋다. 예산을 세우고 주기적으로 체크하면 소비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 부채관리 능력 과도한 부채를 안고 은퇴를 하면 가계경제는 큰 위험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신용대출은 은퇴 직후 대출이 중단되거나 대출금리가 높아진다. 부채청산은 은퇴 이전에 꼭 달성해야 할 것 중 하나다. 부동산 같은 투자자산의 구입으로 생긴 부채라도 가격상승에 대한 막연한 기대보다는 예상수익과 대출이자에 대한 분석을 통해 과감하게 매각하는 것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 현재 가입 중인 보험 점검 은퇴 후 생활비는 의료비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노후에는 의료비 부담이 매우 크다. 이에 대비해 별도의 자금을 준비해도 좋지만 보험을 활용하면 편리하다. 과거에 가입한 보험이 있다고 안심하면 안 된다. 가입한 보험의 보험기간이 만료되었거나 만기가 얼마 남지 않았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입 중인 보험들의 보장금액과 보장기간을 검토해보고 필요하면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보강해야 한다. 금융소비자정보포털(fine.fss.or.kr)인 ‘파인’에 접속해 ‘내보험다보여’를 클릭하면 보험가입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단 2006년 이전에 가입한 보험상품 정보는 가입한 보험사의 콜센터를 통해 직접 확인해야 한다. ◇ 기타 체크해야 할 사항들 ① 현금흐름의 갑작스런 중단에 대비한 비상예비자금(손해를 보지 않고 바로 찾아 쓸 수 있는 현금 및 현금등가물) ② 기부나 자선 등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일들에 필요한 자금 ③ 자산의 양도 및 임대, 기타 사업 등으로 인해 발생할 소득세나 자산의 증여 및 상속에 대비한 증여세와 상속세 ④ 아직 은퇴 전이라면 은퇴대비저축이나 투자금액 등
- 2017-03-09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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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컷의 운명에서 바라본 ‘외도’
- 1만 년 전 세계 인구는 500만 명이었는데 1만 년이 지나 서기 1년에는 2억5000만 명이 됐다. 그리고 1000년에는 5억, 2000년에는 60억 명이 됐다. 2030년에는 100억 명을 예상하고 있다. 생명이란 번식 능력을 특징으로 한다. 유전자는 생명이 어떻게 만들어질지 알려주는 일종의 제작 설명서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그 속에 정보화되어 전체가 완벽하게 다 들어 있는 것이 바로 염색체다. 나라는 몸 역시 유전자에 의해 만들어진 하나의 형체에 불과하다. 내 유전자가 진정한 내 생명의 주인이라는 것이다. 또 나라고 생각하는 개체는 복제품을 만들기 위한 하나의 기계에 불과하다. 개체는 생명의 한계가 있지만 유전자의 관점에서 보면 한 번도 끝나지 않고 지금도 계속 그 DNA를 모두 갖고 부분적으로 더하거나 빼면서 살고 있다. 심지어 죽은 세포에도 그대로 살아 있다. 이라는 영화를 보면 DNA는 피를 빨아먹은 모기의 몸 속에도 남아 있지 않은가. 자연은 지구라는 제한된 한계의 자원을 보호하고 낭비를 줄이기 위해 스스로 개체수를 조절한다. 그래서 밀도가 높은 곳에서는 쥐떼가 바닷물로 뛰어든다든지, 박쥐떼가 동굴 벽에 부딪치는 등 한꺼번에 자살을 시키고 벌이나 개미처럼 하늘에서 수태가 완료되거나 알을 낳거나 수정을 완성시키면 가차 없이 수컷을 제거한다. 수컷은 태곳적부터 이제까지 이어온 완벽한 유전자를 완벽한 토양에 심어 건강한 유전자를 이전과 현재보다 더 나은 복제품으로 남겨야 하는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태어났으니 완수하면 자연으로 돌아가야 하는, 복제품을 만들기 위한 기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존재인 것이다. 영원히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오직 자손대대로 물려주는 유전자뿐이다. 이러한 자연의 법칙에 반기를 든 것이 인간이다. 자신이 할 일을 다 했으면 사라져야 하는 법칙을 어기고 영생을 꿈꾸는 자연의 반역자가 인간인 것이다. 수컷은 자신의 유전자를 퍼트려야 하는 임무를 갖고 태어났기에, 암컷을 보면 이성이 마비되고 오로지 유전자 퍼트릴 생각만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본능이다. 이 행위는 어떤 동물도 암컷의 배란기에만 가능한 수태 행위를 인간만이 늘 가능하게 한 신의 걸작품 중 하나다. 암컷은 자신이 갖고 있는 유전자와 전혀 다른 유전자를 받아 생명을 유지하는 데 유리한 조건을 갖출 유전자를 전하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가꾸며 좋은 유전자를 받는 데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려 애쓴다. 특히 배란기가 되면 이성적 판단보다는 콩깍지가 씌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마음이 맹목적으로 변하는 것이다. 인간의 외도는 다른 무엇과도 섞이지 않은 인간이라는 하나의 개체가 유전자를 복제하기 위해 일관되게 준비되어온 행위를 윤리, 이성이라는 잣대로 억압해놓은 데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행위다. 그렇다면 외도의 예방은 가능할까? 천만의 말씀이다. 수컷이길 거부하기 전에는 유전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단, 인간이기에 사회적, 윤리적 도덕관에 입각한 억제력을 발휘할 뿐이다.
- 2017-03-06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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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70 액티브 시니어의 은퇴재무설계 가이드② 은퇴재무설계의 기본 방향
-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5070 액티브 시니어를 위한 재무설계가 체계적으로 마련되어 있지 못한 상황이다. 5070 액티브 시니어의 속성을 충분히 감안한 재무설계 전략을 수립하고 구체적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재무설계의 패러다임이 바뀐 새로운 길이므로 낯설고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 길이 잘 보이지 않을 때는 관점을 바꿔야 돌파구를 찾아낼 수 있다. 이 돌파구를 찾기 위해 자산관리, 소비관리, 가치관리라는 3가지 측면에서 5070 액티브 시니어들의 은퇴재무설계 전략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손성동 한국연금연구소 대표 ◇ 자산관리 아무리 돈에 초연한 사람이라도 최소한의 돈은 필요하다. 5070 액티브 시니어들은 자신들이 추구하는 삶의 눈높이가 평균적인 시선보다 높은 만큼 돈의 역할 역시 크다. 그동안 모아놓은 돈이 꽤 있다고 안심하면 안 된다. 이 돈을 잘 관리하여 노후생활비를 안정적으로 조달하고,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을 때에도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모아놓은 돈이 좀 부족하다 싶으면 돈을 더 잘 굴리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한마디로 자산관리를 잘해야 한다는 말인데, 은퇴재무설계에 대한 이해는 그 선결 과제다. 먼저 관점을 ‘자산에서 소득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2040 시절 재무설계의 핵심은 내집마련. 노후자금, 자녀교육비 등 목적자금을 설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도록 목돈을 모으는 것이다. 즉 자산 중심의 재무설계다. 그러나 이미 은퇴했거나 은퇴를 목전에 두고 있는 5070세대의 재무설계는 노후생활비를 안정적으로 조달하는 현금흐름, 즉 소득창출에 초점을 둬야 한다. 연금을 활용하면 쉽게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지만, 모든 자산을 연금화해버리면 일시적으로 자금 수요가 증가하는 현상, 즉 유동성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생활비와 유동성을 함께 고려하는 포트폴리오가 중요하다. 둘째로는 ‘자산에서 소득으로’의 다른 측면이라 할 수 있는 ‘축적에서 인출로’의 패러다임 전환에 익숙해져야 한다. 자산에서 소득을 창출하는 방법에는 일시금 방식, 연금 방식, 프로그램 방식 등 다양한데 이들을 흔히 인출 방법이라 부른다. 각 방식은 소득흐름의 안정성과 유연성 등의 측면에서 장단점이 다르므로 각자가 처해 있는 상황을 감안해 특정 방식을 선택하거나 두 가지 이상의 방식을 결합해 사용할 수도 있다. 인출 방법의 구체적 형태는 월 지급식 상품 선택으로 나타나는데, 예금형·즉시연금형·수익배분형 등이 있다. 셋째로는 ‘수익률에서 위험관리로’ 전환되는 패러다임에 주목해야 한다. 2040세대는 임금 또는 사업소득 형태로 계속 현금이 유입되고 투자기간이 길어 수익률 중심의 자산관리를 할 수 있다. 수익률이 크게 떨어지더라도 새로 유입되는 현금으로 가격이 떨어진 자산을 매입할 수 있어, 가격상승의 기회를 누릴 수 있다. 그러나 5070세대는 수명 연장으로 과거보다 투자기간이 길어졌다 해도 유입되는 현금의 양이 크게 줄어들어 수익률보다는 위험관리에 초점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5070세대에게 유입되는 현금은 대부분 생활자금 용도여서 위험관리를 제대로 못해 유입되는 현금이 크게 줄거나 들쭉날쭉하게 되면 생활의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 ◇ 소비관리 5070세대는 축적해놓은 자산은 많은데 일을 통한 수입이 없거나 적다. 저축해놓은 돈에서 곶감 빼먹듯 생활비를 조달해야 한다. 합리적인 소비 계획을 수립하고 실천해 습관화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무조건 소비를 줄이자는 것이 아니다. 5070세대의 특성을 감안한 소비의 리스트럭처링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양적 소비에서 질적 소비로, 가족 중심의 소비에서 나 중심의 소비로 소비의 중심축을 옮길 필요가 있다. 이른바 가치 중심의 소비다. 5070세대는 중년으로서 2040세대와는 삶의 중심축이 다르다. 2040세대의 삶의 중심축이 성장에 있다면 5070세대의 삶의 중심축은 의미에 있다. 가족의 성장과 사회적 지위 상승을 위한 소비에서 기부·자선·봉사 등 가치 있는 소비로 중심축을 옮길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형성되고 강화된 사회적 관계망은 육체적·심리적 건강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다. 소위 말하는 재무적 요소와 비재무적 요소의 융합이 이뤄지는 것이다. ◇ 가치관리 ‘가치관리’는 일반적인 재무설계에서는 쉽게 간과되기도 하지만, 5070 액티브 시니어의 은퇴재무설계에서는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누구나 자신과 가족의 화목, 건강, 행복을 바란다. 이것은 그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전략적 판단과 구체적 대응이 필요하다. 우선 가족의 파탄을 불러오는 재산상속을 둘러싼 분쟁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상속 및 증여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아직 젊은데 서두를 필요가 뭐가 있냐며 뒤로 미루면 안 된다. 판단력이 좋을 때 미리 계획을 세워둬야 한다. 시간에 쫓겨 서두르다 보면 실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건강관리는 누구나 중요하게 생각한다. 문제는 꾸준한 실천과 그 가치다. 노후에는 의료비가 생활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재무적 측면에서 건강관리를 아주 중요하게 보는 이유다. 일본의 노후파산 사례에서 보듯이 노후에 건강이 악화되면 재정적으로 아주 힘든 상황에 직면해 급기야 노후파산에 이르기도 한다. 노후의 의료빈민(medi-poor)은 정말 비참하다. 건강관리는 생활의 질을 높이면서 돈을 절약하는 일석이조의 방법이다. 또한 급격한 건강 악화에 따른 인생의 하드랜딩을 방지하고, 의미 있고 즐거운 삶을 영위하면서 서서히 인생을 마무리하는 인생의 소프트랜딩을 위한 전제조건이다.
- 2017-03-06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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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천 왜성 천수대에 서서
- 정유년인 올해는 정유재란(1597.1~1598.12) 발발 420주년이다. 임진왜란으로부터는 427주년. 임진왜란이 치욕의 역사였다면, 정유재란은 왜군이 충남 이북에 발도 못 붙인 구국승전의 역사다. 그 전적지는 진주, 남원, 직산 등 삼남지방 곳곳에 있지만 옛 자취는 찾기 어렵다. 뚜렷한 자취가 남아 있는 곳은 왜군이 남해안을 중심으로 농성하던 성터들이다. 주로 경남 중동부 해안에 밀집한 왜성 터들도 오랜 세월 허물어지고 지워져 갈수록 희미해져간다. 왜성이라는 이유로 사적지 지정이 해제된 탓이다. 근래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그 중요성에 눈을 떠 옛 모습대로 복원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는 아직도 방치되어 있다. 치욕의 역사도 반드시 기억해야 할 역사다. 더 늦기 전에 지금 모습이라도 남겨둬야 한다. 더 사라지고 훼손되기 전에 역사 현장 보전의 필요성을 일깨우고, 정유재란의 역사적 의미를 천착하기 위해서라도 그 흔적을 돌아볼 필요가 있어 에 게재하기로 한다. 문창재 언론인(前 한국일보 논설실장) mcj4627@naver.com 순천 왜성은 상전벽해(桑田碧海)란 말을 실감케 하는 곳이다. 바다가 변해 공단이 됐으니, 상전이 바다가 된 것보다 어찌 작은 변화라 하리오! 지금 우리 땅 어디인들 그렇지 않은 곳이 있으랴만, 420년 세월의 두께가 이렇게 두터울 줄 몰랐다. 성안으로 바닷물을 끌어들이고 다리를 놓았다 해서 왜교성(倭橋城)이라 불렸다는 옛 이름과는 너무도 딴판이었다. 택시를 타고 성터 앞에서 내리자 제일 먼저 거대한 제철소 건물이 눈길을 끌었다. 옛 격전지에 웬 공장인가 싶었지만 그건 놀라움의 시작이었다. 한겨울 찬바람을 무릅쓰고 허위허위 성터에 올라서 조망한 모습은 너무 놀라웠다. 광양만 물결이 출렁거릴 것이라는 기대와 예상은 산산조각이 났다. 현대제철 하나만이 아니었다. 그 옆으로 무수한 공장 건물이 들어선 드넓은 공단이 시야 가득히 펼쳐졌다. 저 넓은 공단이 얼마 전까지 바다였다는 사실이 아무래도 믿어지지 않았다. 뒤에 상세지도를 찾아보니 그곳은 여수반도 동안을 메우다시피 한 율촌 산업단지였다. 역사의 기록에 나오는 격전지 노루섬[獐島]도 뭍으로 변했다. 더 멀리 광양항 크레인이 보이지 않았다면 바닷가라고는 상상도 못할 변화였다. 거대한 기린이 줄지어 선 듯, 오렌지색 크레인 무리 너머로 흰 연기를 내뿜는 광양제철소 공장 건물군, 그 너머로는 여수와 광양을 잇는 이순신 대교 트러스가 희미했다. 아, 이순신 장군이 여기에 살아나셨구나 싶어 겨우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근년에 대대적으로 정비했다는 성터는 말끔해 보였다. 마른 수풀 너머 나지막한 구릉 자락에 문루 터가 눈에 들어왔다. 가까이 가 보니 ‘제1문지(門趾)’라는 안내판이 서 있다. 제1성문 자리인데 문루는 사라지고 돌로 쌓은 기단만 남았다. 그것도 허물어져 덤불 속에 숨어 있던 것을 근래에 다시 쌓은 것이다. 색깔이 어두운 돌은 옛것이고, 밝은 것은 다시 깎은 것이리라. 옛것과 새것의 부조화가 엇박자 같았다. 얼마 가지 않아 제2문지가 나오고, 거기서 왼편으로 방향을 틀어 한참을 오르니 병사(兵舍)들이 줄지어 있었을 병영 구역이다. 역시 옛 돌과 새 돌이 뒤섞인 복원 성곽 지대다. 거기서 한 구비 더 오르니 지휘부 건물들이 있었을 혼마루[本丸] 구역이 펼쳐졌다. 학교 운동장만 한 공터 저편 끝에 천수대(天守臺) 자리가 우뚝했다. 기단으로 오르는 계단 옆 안내판에는 ‘천수대 위에 오층망해루(五層望海樓)가 있었다’라고 씌어 있다. 명나라 종군 화수(畵手)가 그렸다는 정왜기공도(征倭紀功圖)에 나오는 조감도가 복사돼 있었는데, 그림 속 건물은 교회 첨탑을 닮은 목조 오층 누각이다. 천수각이라고 할 것까지는 못 되어 망해루라 한 것이리라. 바다를 더 멀리 내다볼 수 있도록 높이 지어 올렸으니, 실은 적정을 살피는 장대 역할을 한 건물이었다. 그 밑은 바로 바다. 가파른 비탈 아래 접안 시설이 길게 늘어서 있고 수많은 왜선이 정박해 있다. 물론 망해루 건물은 지금 없고 기단만 남았다. 이순신 장군의 공격을 받아 급하게 도망치며 불을 질렀다는 기록으로 보아 1598년 11월 하순에 소실됐을 것이다. 천수대 기단의 크기가 옛 모습을 짐작케 해준다. 가로 18m, 세로 14m라니 그리 크지는 않다. 성 돌은 대개가 자연석이다. 모양이 제각각인 돌을 엇갈려 쌓은 기법은 옛 축성법 그대로라고 하지만, 모서리는 바윗돌을 깎아 쌓은 흔적이 뚜렷했다. 쐐기질로 깎았다는 설명으로 보아 큰 돌을 쪼아 틈을 내고 쐐기를 박아 쪼갠 것이리라. 그 많은 돌을 깎고 자르고 운반하고 쌓는 데 얼마나 많은 공력이 들었을 것인가! 돌 다루는 기계나 장비가 없었을 시대, 왜병들의 채찍 아래 그 일을 하지 않고는 살아남지 못했을 고역이 다 인근에서 포로로 붙잡힌 백성들 몫이었을 것 아닌가. 백성들 피해가 어찌 그 노역뿐이었으랴! 성의 규모는 외성 3첩에 내성 3첩이다. 방대한 구조물이 다 돌과 흙과 목재로 이루어졌으니 노역의 고통이 상상이 되고도 남는다. 천수대 주변 땅속에서는 지금도 색깔이 서로 다른 와편이 출토된다고 한다. 왜병들이 근처 절집이나 민가 관공서 건물 기와를 걷어다 천수각 지붕에 올린 것이다. 여러 지붕에서 걷어낸 것이니 재질과 색깔이 제각각일 터다. 엄청난 성의 규모 축성에 3개월이 걸렸다는 기록이 있다. “행장(行長) 등이 구례를 거쳐 순천으로 향해 왜교에 결진, 성을 쌓고 막사를 지었다”는 정유년 9월 기사에 따르면, 축성은 1597년 9월에 시작됐다. 그해 12월 초, 고니시 유키나가(小西行長)가 우키다 히데이에(宇喜多秀家)에게 보낸 축성 보고 서장에 따르면, 그 달에 축성이 끝났다고 돼 있다. 정왜기공도는 1598년 9월 조명연합군의 육상공격전 상황으로 보인다. 왜성 북쪽 검단산성에 주둔했던 조명연합군이 기병을 앞세우고 외성을 향해 들이닥치자 왜병들이 황급히 후퇴하는 모습이 실감나게 표현됐다. 성 아래 당도한 보병들이 활을 쏘는 모습도 있다. 성루 안쪽에 점점이 뚫린 총안에 총신을 걸고 길게 늘어선 소총수들이 결사적으로 총을 쏘는 장면이 묘사됐고, 그 아래서는 판벽에 몸을 숨긴 왜병들이 반격하는 모습도 보인다. 성의 규모는 실로 엄청나다. 1만4000명의 병력을 너끈히 품었음직하다. 높이 40m쯤 돼 보이는 혼마루를 중심으로 수많은 건물이 세 겹으로 배치됐다. 성 한가운데 물길을 내고 두 개의 다리가 놓였는데, 밤이면 다리가 걷혀 내성과 외성이 물길로 갈리었다. 그래서 왜교성이라는 이름이 붙었고, 밤에 다리를 끌어당겨 물길을 텄다고 해서 예교성(曳橋城)이라고도 불렸다. 물길은 외부 공격을 막는 해자 역할을 했다. 다리를 끌어들이면 내성 지역은 섬이 됐다. 그 물길은 지금 흔적만 남았다. 성 입구의 주차 구역에서 보면 갈대가 무성한 연못이 보이는데, 이것이 그 흔적이다. 유키나가가 구사일생으로 순천 왜성을 탈출한 이야기는 그들에게 철병이 얼마나 다급하고 치욕스런 것이었는지를 증언한다. 또 이순신 장군에게까지 뇌물공세를 취한 사실이 얼마나 화급했던 지를 말해준다. 화가 난 이순신은 “우리의 보화는 너희 대장 머리뿐”이라고 말하며 사자를 쫓아 보냈다. 유키나가는 사천시 선진리에 주둔한 시마즈 요시히로(島津義弘)에게 지원을 요청하고 납작 엎드려 있었다. 명나라 장수에게 쓴 뇌물 덕에 명군이 철수하고, 지원군이 오는 길목인 노량바다에서 이순신 장군이 목숨 바쳐 총력전을 펴는 틈을 타 겨우 도망칠 수 있었다. 퇴로 확보에 혈안 1598년 8월 18일, 침략 전쟁의 원흉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죽은 뒤 왜군 전 진영에 철수 명령이 떨어졌다. 그러나 곱게 돌아가도록 놓아둘 조선이 아니었다. 성안에 갇혀 농성 중인 왜병들을 수륙 협공으로 섬멸하자는 작전 계획이 수립됐다. 육지에서는 조선군까지 거느린 명군 장수 유정(劉綎)이, 바다에서는 이순신 장군과 명 수로군 대장 진린(陳璘)이 동시에 협공하는 사로병진(四路竝進) 계획이었다. 그러나 명군은 내 전투처럼 움직여주지 않았다. 유정은 처음에는 기세를 올리는 것처럼 보였으나 이내 속셈을 드러냈다. 조선군을 포함해 2만이 훨씬 넘는 병력을 가지고도 싸울 생각을 하지 않았다. 군량을 맡았던 호조판서 김수(金睟)가 공격하자고 하면 성만 냈다고 한다. 병조판서 이덕형(李德馨)의 장계를 근거로 한 기사에는 그 위인이 이렇게 적혀 있다. “유정은 한결같이 교만하고 경솔하며 여자를 좋아할 뿐입니다. 늘 적을 뒤에 두고 진군하기 불편하다고 합니다. 남원에서 거느리던 기생을 진중으로 데려 왔습니다. 부하 장수들과 군사들도 다투어 여자를 데리고 다녀 진중이 문란하기 비길 데 없습니다.” 울산 왜성을 포위했던 마귀(麻貴)가 그랬듯이, 그는 싸우는 시늉만 하면서 세월만 보냈다. 아직 병기가 오지 않았다, 공격의 적기가 아니다 등등 갖가지 핑계를 대면서 군량만 축내다가 유키나가의 강화 제안과 뇌물에 눈이 멀었다. 퇴로 확보에 혈안이 된 유키나가는 “성을 비워줄 때 군량과 약탈 재물을 그대로 넘겨주고 1000수급(首級)을 주겠다”는 조건으로 강화를 제안했다. 피를 흘리고 싶지 않았던 유정에게는 바라고 기다리던 떡이었다. 뇌물을 얼마나 받았는지는 기록에 없으나, 적에게 그 정도 조건으로 포위망을 풀어주었겠는가. 뒷날을 기하겠다면서 유정이 순천으로 회군한 길가에 군량 쌀이 허옇게 흘려져 있었다는 기록으로 보아, 검단산성 주둔 중 그가 무슨 일을 했는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수륙 협공 계획에 따라 이순신 장군이 진린 제독의 함대와 함께 강진 고금도 기지를 떠난 것은 1598년 9월 15일이었다. 조명수군연합 함대가 왜교성 공격을 시작한 것은 9월 20일. 광양만은 바다가 얕아 썰물 때는 배가 다니기 불편했다. 밀물 때를 이용해 치고 들어갔다가 빠지는 전법으로 10여 일을 보내는 사이 육지에서는 아무 기척이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유정은 미적거리기만 하다가 10월 6일 철군하고 없었다. 그동안의 전투에서 이순신은 큰 전과를 올렸다. 왜선 격침 30척, 나포 11척이었다. 노루섬 왜군 군량 창고를 털고 불태우는가 하면, 얕은 수로에 좌초된 진린 함대를 지원해 진 제독의 목숨을 구하기도 했다. 이런 은혜를 입고도 진린은 유정의 행로를 답습했다. 퇴로를 얻기에 혈안이 된 유키나가의 뇌물 공세에 넘어간 것이다. 이순신이 순국한 노량해전 일본 작가 기리노 사쿠진(桐野作人)의 에 따르면, 11월 14일 밤 붉은 깃발을 올린 왜선 2척이 명 수군 진영으로 들어갔다. 진린은 통역을 대동하고 나와 배를 맞았다. 왜군은 돼지 두 마리를 그에게 바쳤다. 그날 이후 양 진영에 사자(使者)의 왕래가 있었는데, 16일 진린이 순천에 보낸 사자에게 일본 측은 창칼 등 무기류 3척분을 바쳤다. 에는 이렇게 기록돼 있다. “11월 14일 밤 왜 소장이 7명을 데리고 배를 타고 진린 도독부로 들어가서 돼지와 술을 바치고 돌아갔다. 15일에도 왜 사자가 또 도독부로 갔고, 16일에는 도독이 부하 장수 진문동(陳文同)을 적 진영으로 보냈다. 조금 있다가 왜적 오도주(五島主)라는 자가 배 3척에 말과 창과 칼 등을 싣고 가서 도독에게 바치고 돌아갔다. 그 뒤로 왜 사자들이 도독부에 끊임없이 왕래하더니, 마침내 도독이 공에게 화친을 허락해주도록 부탁했다.” 이 사실은 이순신의 에도 기록돼 있다. 14일자 일기에 ‘왜선 2척이 강화할 차로 바다 가운데로 나오니 도독이 왜말 통역관을 시켜 조용히 왜선을 마중해 붉은 기와 환도 등을 받았다. 오후 8시에 왜장이 작은 배를 타고 도독부로 들어가서 돼지 두 마리와 술 두 통을 바치고 갔다’는 게 그것이다. 16일자 일기에는 ‘도독이 진문동을 왜영으로 들여보내니, 왜선 3척이 말 1필과 창칼 등을 도독에게 바쳤다’고 적혀 있다. 진린은 뇌물을 받은 16일 밤 왜교성에서 나온 왜선 1척의 광양만 통과를 허락했다. 그 배는 사천에 주둔한 시마즈 요시히로(島津義弘), 남해에 주둔한 소 요시토시(宗義智) 등에게 구원을 요청하는 메시지를 지니고 있었다. 그 후 진린은 왜교성 앞바다에서 철수했다. 남해에서 농성 중인 왜군을 먼저 토벌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왜적에게 포로로 잡힌 우리 백성들이니 급할 것 없다”는 이순신의 만류에도 “이미 적에 붙었으니 적과 마찬가지”라면서 함대를 인솔해 떠나갔다. 같은 날 저녁, 왜교성에서 한 줄기 봉화가 올랐다. 사천, 곤양, 남해 등에 주둔한 왜군 진영에 구원을 요청하는 신호였다. 이를 간파한 이순신은 원군이 오기 전에 맞아 싸우지 않으면 다 놓치겠다는 판단으로 왜교성 앞바다를 떠났다. 17일 물목이 좁은 노량 앞바다에 진을 쳤다. 남해에 있던 진린도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 이순신이 순국한 노량해전은 이렇게 시작됐다. 시마즈 요시히로 등 지원군 왜선 500척과, 조명 연합수군 500척의 대회전이었다. 노량 앞바다가 포성과 불길과 피로 물든 틈을 타 왜교성을 탈출한 유키나가는 남해 섬을 멀리 돌아 쥐새끼처럼 도망쳐갔다. 귀로에 ‘소서행장 전승비’를 찾아본 것은 뜻밖의 수확이다. 순천터미널 관광안내소에서 신성리 왜성 가는 길을 물을 때 친절한 안내원은 “성터만 보지 말고 충무사에 복원해놓은 비석도 보고 오시지요” 했다. 1930년 조선군 사령관을 지낸 하야시 센주로(林銑十郞)가 천수대 꼭대기에 세웠다는 비석은 광복 후 지역 주민들 손에 철거되어 논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광복 후에는 면사무소 창고에서 발견돼 2013년 충무사 관리인 숙소 앞마당에 다시 세워졌다. 전면에는 ‘小西行長之城’이라는 글자가 씌어 있었고, 다듬어지지 않은 뒷면의 글자는 보이지 않았다. 하야시 센주로는 중장 시절인 1930년 조선군 사령관으로 부임했다. 이듬해 만주사변이 일어나자 본국 허가도 없이 휘하 부대를 만주에 파견한 일로 일본 정계에 물의를 일으켰던 자다. 만주국 창설에 세운 공으로 승승장구, 1937년 제33대 일본 총리 자리에까지 올랐다. 히데요시의 조선 침략을 정당화하고 찬양하는 마음으로 세운 것이라 하여 이 비석은 소서행장 전승비로 불렸다. 명나라 장수들에게 뇌물을 쓰고 야반도주한 사실을 알았는지 몰랐는지…. 극우주의, 국수주의에 물든 군인들은 어느 시대, 어느 곳에서든 역사에 오점을 남기기 마련이다. >>문창재(文昌宰) 언론인 1946년 강원 정선 출생. 서울 양정고, 고려대 국문과, 한양대 대학원 졸. 한국일보 도쿄특파원, 사회부장, 논설실장 역임. 저서 , , , 등.
- 2017-02-28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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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종차별의 부당함과 역사를 배우다
- 명보아트시네마에서 고전영화로 감상했다. 1992년 작품이다. 존 G. 에이빌드슨 감독 작품으로 PK 역에 스티븐 도프, 피트 역에 모건 프리먼, 가이 위처(PK 아역) 등이 나온다. 영화는 악명 높은 아파르헤이트(흑백분리정책)으로 잘 알려졌던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역사를 공부할 수 있게 해준다. 17세기에 종교 탄압을 피해 남아프리카 공화국으로 몰려든 유럽인들을 가리켜 ‘아프리카너’라고 부른다고 한다. 백인이 전 국민의 13% 수준으로 나머지 원주민들을 지배하며 차별 대우를 했으니 분쟁이 끊이지 않았다. 먼저 정착한 아프리카너와 새로 식민지를 개척하려 나선 백인들 사이에서도 갈등이 많았다. 영화의 시작은 한 농장이었다. PK는 영국계 아프리카너다. 어머니로부터 영국에 대해 배우고 보모로부터 아프리카를 배우며 자란다. 그런데 아버지는 코끼리에 밟혀 죽고 농사일에 서툰 어머니는 큰 가뭄을 맞아 기르던 소가 죽는 등 고난을 맞는다. 독일계 학교에 들어간 어린 PK는 영국을 미워하는 독일계 학생들에게 각종 핍박을 받는다. 그 후 어머니의 장례식 때 고향에 왔다가 줄루족 주술사에게 ‘코끼리에게도 맞서는 용기’를 배운다. 할아버지에게 간 PK는 할아버지 친구 독일인 박사에게 피아노 등 여러 가지를 배우며 성장한다. 히틀러가 전쟁을 일으키자 독일인 박사는 수용소에 수감되지만, 인텔리로 대우받으며 여전히 PK를 지도한다. PK는 흑인 피트(모건 프리먼 분)에게 복싱도 배운다. 덕분에 고교 챔피언이 되고, 흑인 거주 집단에 들어가 흑인 기드온과 시합을 가져 이긴다. PK의 승리는 값진 것이었다. 가뭄이 곧 죽음을 뜻하는 아프리카에서 구세주 같은 비를 만든다고 해서 전설의 레인 메이커로 추앙받게 된다. 그리고 PK는 성장 과정에서 받은 인종 차별에 대항해 흑인들을 대신해 앞으로 나선다. 야학을 열고 옥스퍼드 전액 장학금도 포기한다. 이 영화에서 볼 만한 장면은 수용소 흑인들의 대합창이다. PK의 지휘로 각 부족들이 화음을 만들어내는 장면이 감동적이다. 흑인들이 노예로 북중남미 아메리카 대륙으로 끌려가서도 아프리카 음악은 그들과 함께 숨 쉬었다. 흑인들의 음악은 이런 과정을 통해 전 세계 음악에 큰 영향을 주었다. 젊고 잘생기고 심지가 굳은 이런 PK에게 사랑 얘기가 빠질 수 없다. 고교 챔피언 복싱 경기가 열리는 날 객석에 앉은 한 소녀 마리아를 보고 그는 한눈에 반한다. 얼굴에 주근깨가 가득한 소녀다. 서양에서는 이런 여자를 프레클 페이스라 하여 미인으로 친다. 로미오와 줄리엣에 나오는 것처럼 PK는 마리아의 집 벽을 타고 몰래 들어가 마리아를 만나 사랑을 확인한다. 그러나 마리아는 인종차별주의의 주축인 국민당 장관의 외동딸이다. 둘의 사랑이 순탄치 않음이 예상되지만 그녀는 소신 있는 여성, PK를 도와 흑인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현장에서 경찰의 곤봉에 맞아 즉사한다. 아프리카너들은 흑인들이 죄가 많아 피부가 검다고 생각한다. 13%에 불과한 백인들이 나머지 다수의 흑인들을 차별하며 지배하자 배워야 평등해지고 깨우칠 수 있다며 야학이 시작됐고, 여기서 배운 흑인들이 다시 교사가 되어 다른 흑인들을 가르친다. 영화 제목처럼 한 방울의 물이 대지를 적시듯 파워를 보여준다. 충무로에 있는 명보아트시네마는 매일 3~4편의 고전영화를 상영한다. 60세 이상은 입장료 3000원이고 조조는 2000원이다. 날 잡아 며칠간 시간투자를 하면 흘러간 명화들을 감상할 수 있다.
- 2017-02-27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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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로화의 문제,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 최근 유럽경제가 표면상 조용한 것 같다. 브렉시트로 인하여 법석을 떨던 이야기도 잊혀 가고 프랑스마저 플렉시트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유럽의 경제위기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검토해 보고 그 대안을 한 번 찾아본다. 유럽의 경제문제는 어디에서 비롯되었으며 왜 영국은 브렉시트라는 결정을 내려놓고 있는가? 과연 영국은 시대를 앞서가고 있는가? 아니면 후퇴하고 있는가? 그 진실은 무엇인가? 2010년 2월 그리스의 재정위기로 야기된 유럽의 재정위기는 현재까지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각국의 정치적 사회적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다. 그 원인은 무엇이며 해결책은 무엇일까? 이를 알기 위해서는 1999년 출범한 유럽 통화동맹의 결성부터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유럽은 단일 공동시장을 형성하여 참여국가의 경제를 발전시키며 환율을 변동을 억제하여 안정적인 경제운용을 도모한다는 목표로 결성이 되었던 것이다. 1998년에는 통화동맹의 핵심인 유럽중앙은행(ECB)을 설립하기까지 이르렀다. 이후 유럽의 통화정책에 있어 독일은 압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왜냐하면 독일의 높은 신용도와 낮은 물가 상승률로 인하여 독일의 정책금리는 유럽에서 가장 낮은 이율을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유럽통화동맹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일까? 독일 이외의 관련 국가가 지나친 경제성장률을 보인다는 것이다. 경제성장률이 높다고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경제를 총동원하여 성장을 할 수 있게 하는 잠재 성장률이라 하는데 이것이 실질 성장률을 초과하면 경제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인플레이션이다. 이런 이유로 최근 유럽의 부동산 가격은 호황을 유지할 수 있었다. 2010년 남유럽 국가들의 문제는 대부분 이와 같은 것들이었다. 참조로 유럽의 경제규모는 2014년 말 13.4조 달러 미국은 17.4조 달러와 비슷하다. 이런 상황에서 유럽공동체 내에서 자유시장이 형성되니 독일은 시장을 확대하는 절호의 기회를 맞게 된 것이다. 즉 경기과열의 결과 PIGS 국가들은 물가폭등이 일어나고 재정적자를 기록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 좀 더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실질금리에 대하여 이해를 해야 한다. 실질금리란 명목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것을 말한다. 즉 은행이자가 3%라 하더라도 물가가 4%올랐다면 실질금리는 -1%가 된다. 이는 인플레이션을 일으키는 요인이 되므로 너도 나도 부동산을 사게 되게 된 것이다. 즉 2000년대 유럽 부동산 상승의 근본적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이런 경기호황은 경상수지 적자를 누적시켜 결국에는 경상수지 악화로 유럽의 경제위기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왜냐하면 경상수지 적자는 물가상승으로 가격경쟁력의 약화로 수출 감소에 따라 경상수지 적자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하였으니 이제 우리나라 경제를 좀 더 깊이 알기위해서는 미국, 중국, 유럽, 일본 등 경제대국의 경제상황을 함께 이해하고 대책을 수립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소위 PIGS 국가라고 불리는 남부 유럽의 대부분의 국가는 막대한 외채를 상환하기 위해 노력은 하고 있으나 경기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 이러한 위기는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현재 3가지 대안을 생각할 수 있다. (본안은 필자가 최근 읽어본 홍춘욱 박사의 '환율의 미래' 라는 책에서 인용한 것임을 밝혀둔다.) 첫째는 유로화를 버리고 다시 옛날 통화체제로 복귀하는 방법이 있다. 그리스의 경우 유로화를 폐기하고 과거 사용하던 드라크마화로 복귀하면 대규모 평가절하를 단행하여 기업의 경쟁력을 일거에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관광객도 더 많이 유치하게 되어 경상수지가 흑자로 돌아설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한 가지 중요한 문제가 있다. 즉 시중은행이 부도날 경우에 대비하여 일거에 예금을 인출하여 은행을 바꾸거나 다른 은행계좌로 이체시키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과거 아르헨티나도 비슷한 사태로 은행이 위기(뱅크런)에 처한 경우와 같은 문제가 있어 어려운 상황이다.2015년 유로 통화권 탈태 건이 이슈가 되자 비슷한 사태가 실제로 발생하였던 것이다. 둘째로 물가와 임금, 그리고 부동산 가격을 충분히 떨어뜨려 경쟁력을 개선시키는 방법이 있다. 금리인상 권한은 유럽중앙은행에 있기 때문에 재정지출 삭감 외는 다른 대안이 없다는 단점이 있다. 재정지출의 감소 혹은 세금 인상을 통해 재정을 건전화시키는 것은 정치적 갈등을 초래하거나 성장률을 추락시켜 세수를 더욱 줄이는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셋째로 마지막 선택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여 과도한 부채를 털어내고, 통화의 평가절하를 유도하는 것이다. 현재 유럽중앙은행은 이러한 방식으로 해결안을 찾으려하고 있다. 종전 필자가 언급한 미국이 1970년대 취한 사례를 들 수 있다. 즉, 베트남 전쟁 등으로 수렁에 빠진 미국은 어마어마한 재정적자가 발생했지만 정부의 빚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예를 들면 매년 100달러의 이자를 내는 장기채권의 경우 시장금리가 5% 인 경우 채권의 가치는 2,000달러이다.(100달러/0.05)그러나 금리가 10%로 올라가면 100달러/0.1=1,000달러로 채권의 가치는 오히려 올라가는 것과 같은 이치다. 따라서 시장의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떨어지고 금리가 내려면 채권가격은 오른다. 즉 채권의 가치는 시장금리와 반대의 관계이기 때문이다. 물가가 상승할 것이라 예상되면 금리는 올라가고 이는 부채가치의 하락이 되는 것이다.하버드 대학 로고프 교수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파산상태에 처한 모든 국가가 20% 이상의 강력한 인플레이션을 통해 국가 부도의 위기를 모면했다고 한다. 과거 IMF 때 우리나라도 금리가 급상승하였고 인플레이션이 심한 상황에서 국가부도 대신 V자 상승을 유도한 것과 비슷한 국면이 있었다. 현재 그리스의 재정적자는 많이 개선되고 있다. 요컨대 3가지 대안 중 유럽 중앙은행 총재는 3번째 안이 현재 세계적인 저유가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지 않기 때문에 마이너스 금리로 인플레이션을 조장하는 정책을 쓰고 있다. 그러나 언제든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는 순간 통화확대정책에 브레이크가 걸리게 되고 유로화의 심판대가 될 가능성이 있다. 우리가 향후 유럽경제의 흐름을 이러한 측면에서 지켜보고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인지 대응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 2017-02-27 1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