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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기부, “지역 경제 새로운 등대” 글로컬 상권 출범식 개최
- 중소벤처기업부는 24일 전북 전주 남부시장 내 문화공판장 작당에서 '글로컬 상권 프로젝트' 출범식을 개최했다.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는 지난 4월 지역 상권을 국내외에서 찾는 글로컬 상권으로 변경하는 프로젝트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이어 지난달 이를 실행할 글로컬 상권 창출팀 3곳과 로컬브랜드 상권 창출팀 5곳을 선정했다. 이날 출범식에서는 ‘지역의 미래 글로컬, 소상공인의 미래 라이콘’이라는 주제로 글로컬·로컬브랜드 상권팀들의 청사진을 발표했다. 이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글로컬·로컬브랜드 선정지 소재 8개 지자체, BC카드는 글로컬·로컬브랜드 상권 육성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또한 ‘지역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 토크콘서트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토크콘서트에서는 오영주 중기부 장관이 직접 패널로 나서 글로컬 창출 사업을 기획하게 된 배경을 소개했다. 이번 행사는 출범식을 시작으로 오는 27일까지 나흘간 로컬콘텐츠 대학 콘퍼런스, 로컬브랜드 토크, 플리마켓, 문화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공공·민간 함께 글로컬 만들어갈 것 중기부는 지난 골목상권 활성화 정책을 돌아보고, 민간의 성공사례를 교훈 삼아 세 가지 정책 원칙으로 글로컬 상권 프로젝트를 추진할 방침이다. 먼저 민간 중심, 로컬크리에이터 중심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이를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하는 구조로 진행할 예정이다. 다음으로 특색 있는 콘텐츠 즉,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데 집중한다. 사람을 찾아오도록 만드는 창의적 소상공인을 기업가형으로, 나아가 글로컬 브랜드로 키워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만들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글로컬 상권을 지원하는 공공·민관 원팀을 구성해 지원한다. 중기부는 올해 초 250억 원 규모의 라이콘 펀드를 신설하고, 국민은행과 협업해 1000억 원 규모 특별 보증 프로그램을 만든 바 있다. 앞으로 글로컬 상권에 공공뿐 아니라 민간 자금도 유입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취임 후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을 방문하며 다양한 소상공인을 만났고, 창의성으로 상권 활력을 불어넣으며 지역에서 끈끈한 커뮤니티를 만들어가는 로컬크리에이터들에게 큰 인상을 받았다”면서 “지방자치단체의 절반에 가까운 105개 시군구가 인구 소멸 위험 지역인 현 상황에서 로컬크리에이터의 역할은 너무나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장관은 “소상공인이 단순히 정부의 지원 대상이 아니라 스스로 자립하는 소상공인으로 성장해 나가는데 로컬크리에이터가 핵심적 역할을 해나가고 있어 글로컬 상권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결심했다”면서 “창의적 소상공인을 지역의 중심점으로 만들고 이들이 기존 상인, 주민을 연결하는 선이 되어 글로컬 상권이라는 면으로 성장한다면 각자 영역도 확장되지만 지역 경제에 새로운 등대 같은 존재가 될 거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우범기 전주시장 역시 “그동안 많은 지역 상권을 위한 정책을 해왔지만, 성공하기 쉽지 않았다”면서도 “이제는 성공할 기회가 생기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함께 잘 해나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로컬 상권의 핵심 브랜드 중기부는 글로컬 상권 창출팀 3곳과 로컬브랜드 상권 창출팀 5곳을 선정했다. 글로컬 상권 창출팀으로는 전주 상권에서 활동하는 ‘크립톤’, 수원 상권에서 활동하는 ‘공존공간’, 통영 상권에서 활동하는 ‘로컬스티치’가 선정됐다. 로컬브랜드 상권 창출팀으로는 제주 ‘카카오패밀리’, 양양 ‘라온 서피리조트’, 충주 ‘보탬플러스’, 강릉 ‘더루트컴퍼니’, 함창 ‘아워시선’이 선정됐다. 글로컬 상권 프로젝트 심사위원을 맡은 오승훈 공익마케팅스쿨 대표는 “글로컬 상권 프로젝트를 정의하자면 지역을 살리려는 청년과 서울로 떠나려는 청년의 진검승부가 아닐까 생각한다”면서 “이번에 선정된 8팀이 ‘그게 되겠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을 텐데, ‘세상의 기준으로 가늠할 수 없는 사람들이 세상에 없던 것들을 만든다는 말’을 기억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어 “사소해 보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공감하고 잘 들어 토네이도와 같은 혁신을 불러일으키면 좋겠다”면서 “사고 싶은 지역을 넘어 살고 싶은 지역으로의 자부심을 심어주는 기회가 되길 바라고 응원한다”고 덧붙였다. 글로컬 상권 창출팀으로 선정된 ‘전주 글로컬 소셜 클럽’을 운영하는 양경준 크립톤 대표는 “1단계 글로컬 관광 상권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다양성·개방성·연결성에 창조적 자본을 증가시키는 글로벌 관계 인구 상권, 더 나아가 스타트업과 지역을 동시에 엑셀러레이팅하는 글로컬 창조 상권까지 3단계로 발전하고자 하는 성장 전략을 세웠다”면서 “경제 협력 창조와 혁신 커뮤니티로 성장하는 도시로 전주 브랜드를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글로컬 상권 창출팀으로 선정된 ‘수원 행궁동 신도시 프로젝트’를 이끈 박승현 공존공간 대표는 “올해 안에 50개 팀 네트워킹을 통해 1000억 원 규모의 로컬 경제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면서 “창의적 공동체가 성장하는 행궁동을 응원해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로컬브랜드 상권 창출팀으로 선정된 ‘강릉 미드타운 프로젝트’를 운영한 김지우 더루트컴퍼니 대표는 “하고자 한다”면서 “강릉로컬발전소 거버넌스 중심으로 추후 자율상권기구를 결성해 자생적인 지속 가능 상권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로컬브랜드 상권 창출팀으로 선정된 제주에서 ‘모모마을 세하리’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김정아 카카오패밀리 대표는 “이제는 하나의 창업을 위해 하나의 마을이 함께 움직여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의 임팩트, 열정, 헌신, 비즈니스 아이템은 모두 우리의 마을로부터 나온다는 슬로건으로 리임팩트 창업 캠프를 로컬브랜드 창출 사업에서 진행해보고자 한다”고 발표했다.
- 2024-07-24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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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기, 위암 투병 끝 별세 향년 73세… 33년간 학전 이끌어
- ‘아침이슬’ 작곡가이자 대학로 소극장 ‘학전’을 30여 년간 운영한 가수 김민기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73세. 22일 공연예술계에 따르면 김민기는 지난 21일 지병인 위암 증세가 악화돼 세상을 떠났다. 빈소는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김민기의 조카이자 학전 총무팀장인 김성민 씨는 22일 서울 대학로 학림다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댁에서 요양 중이던 선생님(김민기)의 건강이 지난 19일부터 조금 안 좋아졌고 20일 오전 응급실을 찾았다. 병원에 갔을 때부터 상태가 좋지 않았고 다음 날 오후 8시 26분에 돌아가셨다”고 밝혔다. 눈을 감기 직전 유언을 묻자 김 씨는 “갑작스럽게 떠나셨지만 3∼4개월 전부터 가족 등 가까운 사람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많이 하셨다”며 “학전과 관련해선 ‘지금 끝내는 게 맞다. 나는 할 만큼 다 했다’고 말씀하셨다”고 답했다. 또한 조의금과 조화는 정중히 사양한다는 고인의 뜻도 전했다. 1951년생인 김민기는 1969년 서울대학교 회화과에 입학한 뒤 가수의 길에 접어들었다. 1970년 대표곡 ‘아침이슬’을 작사·작곡했으며, 1977년에는 ‘상록수’를 발표했다. 1970~1980년대 청년문화 및 저항정신의 상징이 된 그는 유신 정권 아래서 모진 고문을 받았고, 발표한 노래들이 금지곡이 되는 수모도 겪었다. 이후 1991년 대학로에 ‘배움의 밭’이라는 이름의 소극장 학전을 개관한 뒤 33년간 운영하며 후배 예술인 양성에 힘써왔다. 배우 설경구, 김윤석, 황정민, 장현성, 조승우, 이정은, 가수 안치환, 박학기, 윤도현, 이소라 등 700여 명의 예술인을 배출했다. 학전에서 기획·제작된 작품은 총 359개다. 대표뮤지컬 ‘지하철 1호선’은 누적 관람객 72만 명, 누적 공연 횟수가 4752회의 기록을 남겼다. 의미 있는 아동극 등의 공연을 이어간 터라 학전은 만성적인 재정난을 겪었다. 특히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었고, 대표인 김민기가 병세가 악화돼 투병하면서 지난 3월 15일 폐관했다. 폐관 당시 학전을 거쳐 간 후배들은 ‘학전 어게인’ 콘서트를 자발적으로 펼쳤으며, 김민기의 건강을 기원했다. 발인은 24일 오전 8시이며, 장지는 천안공원묘원이다. 유족으로는 배우자 이미영 씨와 슬하 2남이 있다.
- 2024-07-22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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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사 박귀희 기리는 ‘순풍에 돛 달아라 갈길 바빠 돌아간다’ 공연
- '국악의 어머니' 향사 박귀희 선생을 추억하기 위해 기획된 공연 '순풍에 돛 달아라 갈 길 바빠 돌아간다'가 오는 14일 서울 돈화문 국악당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은 (사)향사 가야금병창 보존회가 향사의 자서전 '순풍에 돛 달아라 갈 길 바빠 돌아간다'을 모티브로 기획했으며, 종로문화원이 주최하고, 서울시문화원연랍회가 후원한다. 종로구민을 위한 2024 문화육성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날 공연은 향사 선생이 대중과 호흡하며 생전에 즐겨 불렀던 곡과, 편·작곡 한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공연에선 향사 가야금병창 보존회 정예진 이사장 등이 판소리 다섯 바탕의 눈대목들과 함께 가야금병창 민요 ‘어머니 내 어머니’, ‘골패타령’ 등을 연주한다. 보존회 측은 "박귀희의 음악을 통해 일반 관람객들에겐 가야금병창의 역사를 들려주고, 전공자들에겐 박귀희 선생을 기리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단법인 향사 가야금병창보존회는 그동안의 명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자 하는 전통예술 단체로, 한국 전통의 멋과 흥을 전승하며 다양한 변화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도하려 노력하고 있다.
- 2024-07-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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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체로 개성 발산”… ‘폰트자키’의 시대 꿈꾸는 최치영 대표
- 1990년대 뮤직비디오가 등장하면서 ‘비디오자키’라는 새로운 직업이 생겼다. 2020년대, 이번에는 ‘폰트자키’를 탄생시키려는 사람이 있다. 서체(폰트)를 읽기만 하는 게 아니라 가지고 노는 새로운 대중문화를 이끌 사람, 엉뚱상상 스튜디오의 최치영 대표 이야기다. “제 DNA에는 ‘변화’가 깊이 새겨진 것 같아요.”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돌연 윤디자인에 합류한 이유를 묻자 최치영 대표가 답했다. 이미 궤도에 올라온 것을 유지하는 일이 아니라 새로운 변화를 만드는, 이전에 안 해본 일을 하고 싶었던 그다. 윤디자인은 시중 은행을 비롯해 알 만한 기업들의 서체를 만들었으며, ‘윤고딕’이라는 정체성이 확고한 회사다. “사람들은 파스타는 파스타 가게에서, 김밥은 김밥 가게에서 먹으려고 해요. 윤디자인에 서체 디자인을 원하는 이유죠. 어떤 회사든 20년이 넘어가면 다음을 준비해야 하거든요. 막상 변화가 필요하다지만 의지를 갖고 실행하는 회사는 많지 않아요. 저는 역사가 있는 회사에서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2017년 윤디자인에 합류하게 된 계기입니다.” 일상을 디자인하다 2007년 윤디자인은 ‘서울서체’를 만들었다. 서울남산체와 서울한강체인데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서울시 및 산하기관, 서울시 교육청, 서울교통공사, 서울시 메트로 9호선을 비롯해 서울에서 자영업을 하는 시민들까지, 많은 사람이 이 서체를 사용하고 있다. 서울 시내 곳곳에서 알게 모르게 우리는 ‘서울서체’를 보고 있는 셈이다. “당시 서울시 기획 의도 자체가 ‘도시를 어떻게 브랜딩할 수 있을까’였다고 해요. 서체는 결과물일 뿐이었고, 도시가 스스로를 브랜딩하는 계기가 되었죠. 폰트라는 건 공기 같은 존재예요. 이제는 공간의 사이니지(상업 공간에 설치되는 디스플레이) 역할까지 하게 됐죠.” 윤디자인의 이런 정체성은 이후 엉뚱상상으로 이어진다. 30주년을 맞아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싶었던 편석훈 윤디자인 대표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었다. 윤디자인은 2019년 ‘서체로 세상을 다르게 보고 즐기게 하겠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윤디자인 30주년 기념 ‘꼴깝쇼’를 열었다. 글꼴을 다르게 보여주는 실험적인 프로젝트로 ‘서체는 가독성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관념을 깨고 그래픽 요소를 넣어 다양한 시도를 했다. 같은 해 설립된 윤디자인 자회사 엉뚱상상 스튜디오(이하 엉뚱상상) 수장이 된 최지영 대표는 ‘서체는 디자인의 도구’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커뮤니케이션 도구로서 ‘타이포 브랜딩’ 개념을 제시했다. 서체의 기능은 ‘소통’ “대부분은 서체의 기능적인 부분에 집중해요. 웹사이트, 폰트 디자인, 영상 등 어떤 매체를 만들 수 있냐고 묻죠. 하지만 저는 우리의 모든 시작은 콘텐츠를 만드는 데 핵심이 있다고 보고, 이를 보여주기 위해 서체를 활용한다고 말합니다.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이야기를 붙이고, 가장 소통이 잘 될 수 있는 매체로 보여주는 거죠.” 그가 추구하는 타이포 브랜딩이 잘 녹아든 예시가 있다. 곰표다. 밀가루를 만드는 회사였던 곰표는 2020년 수제 맥주를 출시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리브랜딩에 성공했다. 70년 역사를 가진 곰표가 엉뚱상상을 찾았을 때 최 대표는 다른 관점을 제안했다. ‘칠순 곰표, 늦은 나이에 입을 떼고 곰표체로 고객과 대화를 시작하다’라는 슬로건이었다. “단순히 새로운 폰트를 만드는 게 아니라, 대표 캐릭터인 표곰이가 칠순을 맞아 고객과 어떤 대화를 할 건지부터 시작하는 거죠. 고속도로를 달리는 대한제분 트럭에 ‘안전운전 캠페인’을 싣기도 했고, 70주년 칠순 잔치도 열었죠. 도구는 서체지만, 브랜드가 수다쟁이가 된다는 의미를 담았어요.” 소통의 도구로 서체를 활용하고 브랜드 이야기를 보여준 사례는 또 있다. 노브랜드다. 노브랜드 역시 새로운 변화를 고민하던 참이었다. 최 대표는 소비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부터 마트 인테리어까지 전 과정을 기획했다. 이때 만든 슬로건은 ‘쓸데없는 소비는 없다, 새로운 작품이 가득한 뉴지엄’이다. 마트를 박물관에 비유해 제품은 곧 작품이고 가격이 붙어 있는 도록이라고 상상했다. 폰트를 비롯해 문구, 영상, 전단지, 영수증까지 ‘새로운 박물관’(new+seum)이라는 콘셉트를 적용해 리브랜딩했다. 합리적인 소비를 강조했던 노브랜드이기에, 최근 가치 소비를 하는 소비자들에게 ‘멋있게 소비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마트는 이래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탈피한 사례다. “대부분 사진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가장 쉬운 언어는 텍스트예요. 프로젝트를 맡으면 기획부터 메시지와 결과물 제작까지 하는데요. 100여 개의 아이디어를 모아 ‘슬로건’을 먼저 정합니다. 이 과정에서 브랜드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다양하게 표현하죠. 마치 브랜드 퍼포먼스 에이전시처럼 일하고 있는데요. 제가 정말 하고 싶은 건 어떻게 보면 콘텐츠를 만드는 거예요.” 서체, 읽지 말고 놀자 최치영 대표가 추구하는 건 ‘폰트의 대중문화’다. 단순히 글자를 읽는 것이 아니라 이리저리 조합하며 가지고 놀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는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도구로서 서체는 누구나 쓸 수 있는 것”이라 말한다. ‘누구나 폰트를 만들 수 있고, 폰트는 도구가 아닌 문화로 발전한다’는 슬로건을 걸고 진행한 프로젝트로 ‘티키타카체’가 탄생했다. 2021년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의 청년 장애예술가들과 글자에 관한 생각을 주고받으며 만들었다. 이 서체로 티셔츠, 모자, 가방, 신발을 디자인하기도 했다. 2023년에는 고양어린이박물관과 ‘와글와글 서체’를 만들었다. 고양시 어린이와 가족들이 모여 아이들이 직접 디자인해 그린 글자를 활용했다. 토끼, 무당벌레, 수박 등 아이들의 개성이 담긴 ‘지구상에서 가장 시끌벅적한 폰트, 와글와글체’는 컬러와 질감을 살린 서체가 됐다. 글자로 노는 문화를 만들겠다는 최 대표의 가치관은 과거 ‘비디오자키’의 탄생을 모티브로 한다. “뮤직비디오를 탄생시킨 MTV 채널이 1980년대에 ‘음악을 완전히 다르게 즐기게 해주겠다’며 새로운 시도를 했어요. 당시에 음악은 귀로 듣는 것이었죠. 뮤직비디오를 통해 음악을 눈으로 즐긴다는 개념이 생겼고, 비디오자키 같은 새로운 직업이 탄생했죠. 현재의 음악 소비문화를 만든 시초라고 볼 수 있어요. 저는 엉뚱상상을 통해 ‘폰트자키’를 만들고 싶어요.” 그가 ‘폰트를 브랜딩한다’는 개념을 제안했을 때 많은 사람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최 대표는 ‘기묘한 창조자’로서 폰트를 브랜딩하고 ‘콘트’라는 상품을 만들었다. 만들면 무료로 배포하기에 급급했던 서체에 이야기를 붙이는 과정이었다. 이미 만들어진 이미지로 하고 싶은 말을 표현하는 게 이모티콘이라면, 콘트는 문자를 중심으로 사용자가 직접 입력하고 수정할 수 있다. 흰 종이에 적힌 검은 선으로 글자를 보는 게 아니라 위트 있는 그림이자 움직이는 영상으로 리브랜딩했다. ‘콘투나잇’을 슬로건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소통하는 파티와 축제를 연상하며 만들었다. 이모티콘이 아니라 ‘글자티콘’인 셈이다. 콘트는 윤디자인에서 운영하는 폰트 온라인 스토어 폰코(FONCO)에서 이용할 수 있으며, ‘폰트자키’ 애플리케이션으로도 사용 가능하다. “음악 산업을 보면 레이블이라는 회사에 아티스트가 소속된 것처럼, 우리는 엉뚱상상이라는 회사에 레터빌런이라는 서체 디자이너들이 있죠. 음악 회사에서 MP3라는 디지털 파일을 만드는 것처럼, 우리는 폰트라는 OTF 확장자를 만드는 거예요. 음악 파일을 가지고 앨범도 만들고, 안무와 뮤직비디오를 만들고, 공연·티켓·굿즈를 디자인해 하나의 문화를 만드는 것처럼 우리도 폰트를 중심으로 문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거죠.” 최 대표는 서체를 활용해 뮤직비디오를 만들기도 했다. 2023년 일렉트로닉 뮤지션 키라라의 ‘숫자’라는 곡의 뮤직비디오를 만들고 2023년 꼴값쇼에서 특별 공연도 열었다. ‘뮤직&폰트 비디오’라 규정하고 ‘MTV에 대한 오마주’였다 표현한다. 이 곡은 2024년 대중음악상 최우수 일렉트로닉 부문에 후보로 오르기도 했다. 최 대표는 “글자의 역할은 읽히는 것을 넘어야 한다”고 말한다.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엉뚱상상을 시작으로 윤디자인의 다음 세대를 준비해온 지 6년째다. 도전 DNA가 깊이 박힌 그이기에 슬슬 다른 일을 하고 싶지 않을까 싶어 물었다. 역시나 또 다른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는 답이 돌아온다. “디자인 크리에이터 육성 엔터테인먼트를 고민하고 있어요. 서울대학교 등 여러 학교와 제휴를 맺어 학생 멘토링을 하고 있는데요. 그저 아마추어로 그치는 게 아니라 예비 크리에이터로서 제작물을 만들고, 저희는 그들의 상상력이 현실이 되도록 이끌어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TS파트너즈’ 활동인데요. 이제는 멘토링을 넘어서 크리에이티브 학교를 목표로 새로운 활동을 해보려고 합니다.” 정체성이 확고한 회사에서 익숙한 일을 해오던 직원들에게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이전에 없던 ‘서체 브랜딩’이라는 개념을 실체화하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최 대표는 “많이 해보고 그중 하나가 얻어걸리면 됩니다!”라고 표현했다. 말이 안 되는 것 같은 일을 해내기 위해서는 일단 실행해봐야 한다는 의미다. 다만 그의 말처럼 ‘얻어걸리려면’ 그만큼 많은 양의 작업물을 내놔야 한다. 그가 음악가라면 다작을 하는 셈이다. 지난 6년간 해온 그의 작업은 모두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일단 만들고, 의미를 부여하자’는 그의 말은 얼핏 순리를 거스르는 말 같지만, 관념에서 벗어나 차별화된 방식을 적용하려는 최 대표의 철학에는 꼭 맞는 과정이다. “서체를 가지고 노는 행위가 누군가의 소꿉놀이로 끝나지 않고 세상을 움직일 수 있는 울림을 주는 문화가 되길 바랍니다.”
- 2024-07-10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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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인의 숨결, 정예진 가야금병창 '춘향가'와 '흥보가' 선보여
- 정예진 가야금병창이 '춘향가'와 '흥보가' 2개의 앨범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4집 정규앨범에 이어 새로운 음반이다. 이번 발매된 '정예진 가야금병창 춘향가' 앨범은 판소리 춘향가의 대목(천자뒤풀이, 사랑가, 기생점고, 군로사령)들을 모은 앨범이고, '정예진 가야금병창 흥보가'는 전통 가야금병창 판소리 흥보가의 대목(중타령, 감계룡, 유색황금눈, 구만리, 제비점고, 제비노정기, 가난타령)들을 모았다. 정예진은 현재 국가무형유산 가야금산조 및 병창 전승교육사로 활동하고 있는 국악 연주자로, 활발한 공연활동과 함께 전승교육사로써 가야금병창의 전승 보급에 앞장서 활동하고 있다. 또한 가야금병창 가사집, 악보집 등의 저술활동 등을 통해 이론과 실기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정예진 가야금병창 측은 "이밖에 '단가 1' 앨범이 발매를 앞두고 있으며, 전통 가야금병창의 다양한 곡들을 순차적으로 발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2024-07-10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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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뉴스] 7월 중장년 문화 달력
- 1 이승철 전국투어 콘서트 ★7월 창원, 경산, 대전, 인천에서 ‘라이브 황제’ 이승철의 콘서트가 계속된다. 3년 만에 발매한 신곡 ‘비가 와’ 발매 기념인 전국투어는 12월까지 이어진다. 2 책읽는 서울광장 ★잔디광장에서 7월 4일부터 28일까지 ‘야외밤 도서관’이 찾아온다. 서울도서관이 큐레이션한 5000권의 테마도서를 자유롭게 빌려 읽을 수 있다. 3 화담숲 여름 수국 축제 ★화담숲에서 8월 27일까지 생태수목원 화담숲이 여름 수국 축제를 진행한다. 100여 품종의 7만여 본의 다채로운 수국을 만끽할 수 있다. 4 대구 치맥 페스티벌 ★두류공원에서 7월 3일부터 7일까지 대한민국 치킨산업의 중심, 대구에서 치킨과 맥주를 테마로 한 페스티벌이 열린다. 맥주를 즐기며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5 2024 서울 동행 인문학 콘서트 ★김혼비, 곽정은, 정재찬 무료 특강 7월 매주 목요일 저녁 7시. 인문학이 찾아온다. 싱잉볼 마음챙김 명상부터 명사 특강까지. 진행은 임지은 작가가 맡는다. 는 노인 인식을 개선하고 세대 갈등을 해소할 여러분들의 사연을 기다립니다. 에디터 조형애 디자인 유영현
- 2024-07-08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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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을 지붕으로, 적막을 전각 삼은 원주 법천사ㆍ거돈사 터
- 절만 절이랴. 터로만 남은 폐사지도 절이다. 전각이며 석물 따위는 이미 스러져 휑하지만 오히려 절의 본질이 느껴진다. 삼라만상은 변하고 변해 마침내 무(無)로 돌아간다. 제행무상이다. 절은 그걸 깨닫게 하기 위해 지은 수행 도량이다. 그렇다면 무위로 잠잠한 폐사지 역시 통째 경전이며 선방이다. 가장 적나라한 절집의 한 형태다. 흔히 폐허 이미지에서 야기되는 선입견을 가지고 폐사지를 보잘것없는 곳으로 오해한다. 빈 절터에선 마음을 덩달아 비울 수 있다. 깨끗이 비움으로써 되레 순수한 충만감을 맛볼 수 있는 역설적·철학적 공간이다. 문화유산 답사를 즐기는 이들 가운데 폐사지 답사를 최고로 치는 이들이 드물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원주시 부론면 야산 아래에 있는 법천사지는 폐사지의 우뚝한 본이다. 터의 넓이는 무려 5만여 평으로 드넓다. 신라 말에 창건돼 고려 중기에 법상종의 본산으로 전성기를 누린 법천사의 옛터다. 이곳에선 2001년부터 2022년까지 12회에 걸친 발굴 조사가 이루어졌다. 건물지 20여 곳과 우물지, 계단지, 담장 유구와 석축, 연화대석, 금동불입상 등 다양한 유물이 확인되었다. 이 유물들을 상상력으로 재구성해 법천사의 본색과 영화를 가늠해보라. 고려의 중견 사찰다운 위용이 저절로 눈앞에 떠오른다. 비록 폐사지로 주저앉았지만 흔적만으로도 여전히 웅장하다. 하늘을 지붕으로 하고 적막을 전각으로 삼은 특유의 폐사지 도량이라 할까. 법천사는 고려시대에 대대적으로 중창된 거찰이었다. 특히 왕사를 거쳐 국사에 올랐던 지광국사 해린(984~1070)의 위력에 힘입어 사격을 널리 떨쳤다. 고려의 왕들은 지광을 극진히 우대했다. 생불로 대접했다. 이는 불교 국가 고려의 왕들이 지닌 불심의 발로이기도 하겠지만, 불교의 장악력을 왕권 강화에 활용하고자 한 정치적 계산의 소산이기도 했으리라. 문종은 아예 지광을 어가(御駕)에 태우고 다니며 법화경과 유식학 강의를 듣기도 했단다. 지광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사소한 언설조차 도(道)의 강물로 간주해 경청했다지. 지광의 위세가 어떠했을지 눈으로 똑똑히 본 듯 환히 비친다. 법천사지엔 화려한 탑비 한 점이 고스란히 현존해 사람을 매혹한다. 사지 뒤편 산비탈에 있는 지광국사현묘탑비(국보 제59호)가 바로 그것. 형상을 빚고 문양을 새겨 넣은 석공들의 우거진 솜씨가 완연한 탑비다. 특히 비신의 좌우 측면에 조각한 쌍룡문은 살아 꿈틀거리는 듯 극히 사실적이다. 비석을 받치고 있는 귀부에 무수히 새겨진 임금 왕(王)자, 그리고 비석에 얹은 왕관 모양의 머릿돌은 왕실 권력의 비호를 받은 지광국사의 존엄성을 추앙한 신호일 터다. 비석 상부엔 고려인들의 유토피아였던 미륵정토, 즉 용화세계를 표현한 문양들을 깨알처럼 세밀하게 흩뿌렸다. 이는 지광국사를 용화세계의 선도자로 보는 대중적 정서를 고려한 장식으로 보인다. 그런데 법천사지가 보유한 걸작 성보가 더 있다. 지광국사현묘탑(국보 제101호)이야말로 눈부신 석물이다. 이건 지광국사의 유골과 사리를 봉안한 부도다. 보통 부도탑은 원형이나 종형 형태, 그리고 전체적으로 단순한 구조를 보이지만 이 탑은 매우 다르다. 파격적인 사각형 구도를 근간으로 삼은 데다 탑의 모든 부위를 실로 미묘한 조각으로 채웠다. 조각 기법은 능란하기 그지없어 차라리 경악스럽다. 높이 6m에 달하는 거대한 체구 역시 탑의 장엄함을 돋우어 드높은 품격을 구현했다. 고려 승탑의 백미로 꼽힌다. 전무후무한 부도탑이다. 지광국사현묘탑은 원래 지광국사현묘탑비 바로 앞쪽에 있었다. 그런데 수난이 잦았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 모리배들에 의해 서울로 빼돌려졌는가 하면, 오사카로 밀반출되기도 했다. 용케도 한국으로 돌아온 뒤엔 경회루에 설치되는 등 10여 차례 위치 변동이 잇달았다. 한국전쟁 와중엔 폭격으로 심각하게 파손되기도 했다. 2015년까지 국립고궁박물관 뜰에 전시되었던 이 부도탑은 이후 대대적인 보수와 보존처리 작업을 완료하고, 지난해 112년 만에 고향 법천사지로 귀환했다. 올해 하반기면 완전히 복원된 탑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하니 반가운 소식이다. 오감이 열리는 폐사지 서정 법천사지에서 6km쯤 떨어진 산자락에는 거돈사지가 있다. 통일신라 때 창건돼 고려 초기에 이름을 드날린 거돈사의 옛터다. 1만여 평에 이르는 터의 규모도, 간신히 남아 옛일을 두런거리는 석조 유물들의 위용도 만만치 않지만, 법천사지에 비해서는 조촐하다. 군살과 치레가 없는 미모처럼 말쑥한 풍경이 수평으로 펼쳐진다. 법천사지의 뭔가 동적인 분위기에 반해 이곳엔 정적인 운치가 감돈다. 어쩌면 거돈사지는 별유천지다. 세상의 소음과 어지러움이 침범할 수 없는 고요가 깊어서. 거돈사가 침몰한 시기는 조선 전기로 추정된다. 이 폐사지에 들어서자마자 한눈에 쑥 들어오는 건 삼층석탑이다. 천년을 버틴 노구다. 그러나 훼손된 구석이 드물어 의외롭다. 삼층석탑 뒤편엔 장대한 규모의 금당지가 있다. 금당지 중앙부엔 화강암으로 큼직하게 만든 불좌대가 불상을 잃은 채 자못 처연한 표정을 짓고 있다. 거돈사에 족적을 남긴 걸승은 단연 원공국사(930~1018)로, 사지의 외진 자리에 원공국사승묘탑비(보물 제78호)가 있다. 크고 당차고 수려한 탑비다. 세련된 문양의 행진도 볼 만하다. 다만 비석 크기에 비해 머릿돌이 너무 커 안정감은 다소 떨어진다. 탑비의 비문은 ‘해동공자’로 통한 대학자 최충이 지었다. 탑비 부근엔 원공의 사리를 봉안한 부도 원공국사승묘탑(보물 제190호)이 있었다. 탑비와 짝을 이루는 승탑이다. 현재는 복제품이 놓여 있다. 왜 이런 일이? 일제강점기 때 조선총독부가 작성한 ‘조선 고적조사 약보고’엔 이런 구절이 있다. ‘원주에는 철불, 석불, 석탑이 흔해 빠지게 널려 있어 경주도 놀라 맨발로 도망갈 정도다.’ 일본인들이 원주 지역의 불교유산에 침을 흘렸던 걸 알 수 있다. 학자들은 물론 도굴꾼까지 원주를 노다지가 묻힌 곳으로 지목하고 여러 사찰의 석물 약탈에 나섰다. 그들은 법천사지 지광국사현묘탑을 빼돌렸듯이 이곳의 원공국사승묘탑을 훔쳐 서울로 가져갔다. 해방 뒤에야 회수된 원공국사승묘탑은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이리저리 거돈사지를 거닌다. 폐사지의 서정을 오감으로 느낀다. 발길에 밟히는 풀과 흙이 융단처럼 푸근하다. 여기에서 바라보이는 세상엔 숲이 절반이고, 구름을 매단 하늘이 절반이다. 절반의 적막감과 절반의 먹먹함이 칵테일처럼 뒤섞여 문득 몽유하는 기분을 자아내기도. 옛 스님들의 독경 소리도 문득 허공을 떠돌다 흩어지는 것 같고. 천년 전 스님들은 지금 어디에 머무나? 무명에서 벗어나 해탈에 이르는 길은 어디에 있나? 알 바 없다. 분명한 건 폐사지에 겨우 남은 유적들마저 종내는 흙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일 따름이다. 이상현 원주문화원 원장 ‘대중가요 박물관’ 건립 추진중 “원주 사람들은 배타성이 없다. 사람들끼리 잘 어울려 지내는 풍토가 정착됐다. 여느 도시보다 살기 좋은 곳이다.” 이상현 원주문화원 원장의 얘기다. 원주엔 이른바 ‘텃세’도 없단다. 이건 어디서 유래한 경향일까? 사통팔달의 교통 요충지로 성장한 도시라는 데 그 배경이 있다고 한다. 원주는 일찍부터 중앙선 원주역을 통해 드나드는 외지인들로 무척 북적인 지역이었다. 따라서 한껏 개방적인 풍조가 지역 구석구석에 만연했다. 현대 문화는 물론 전통문화의 파워도 만만치 않은 지역이다. “원주의 문화자산은 매우 풍성하다. 강원도에서 ‘문화의 도시’로 약진한 첫 도시가 원주다. 이를테면 1971년 군사도시라는 특수성을 살려 민·관·군 3자가 어우러져 펼친 ‘군도제’(軍都祭)는 도내 최초의 종합문화축제였다. 원주문화원이 주도한 행사다.” 원주시의 동의어는 치악산이 아닐까? 치악산이 원주 문화에 미친 영향은? “치악산은 구룡사와 상원사로 대변되는 불교 문화의 발흥지다. 생태의 보고이기도 하다. 치악산 남쪽 신림면의 신림 성황림(천연기념물)에선 예부터 이어진 성황제가 펼쳐진다. 원주의 빼어난 지성이었던 고 장일순(호 무위당) 선생은 치악산을 일컬어 ‘모든 생명을 품어주는 산’이라는 뜻을 담은 모월산(母月山)이라 했다. 이러한 치악산의 힘과 포용력이 원주의 정신적 바탕이 되었다. 나아가 문화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근원으로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부도탑의 걸작 지광국사현묘탑이 112년 만에 제자리를 찾아 원주시 법천사지로 돌아왔다. 원주문화원의 역할이 컸다지? “지광국사현묘탑 환수는 국가 귀속 석조 문화재가 원래 있었던 지역으로 이관된 첫 사례로 굉장한 평가를 받았다. 많은 지자체의 관심을 모은 사안이었다. 원주문화원은 지광국사현묘탑 환수 운동 초기부터 시민 서명에 나서는 등 갖가지 역할을 도맡아 했다. 문화재 환수 기법을 배우기 위한 타 지자체 관계자들의 방문을 받기도 했다.” 이 원장이 현재 추진하는 문화 프로그램 중 특별한 게 있으면 소개해달라. “원주시에 혁신도시와 기업도시가 들어서면서 이주해온 인구가 크게 늘어났다. 이들에게 원주 문화를 알림으로써 유대감과 애향심을 갖게 하는 가족형 역사 문화 캠프인 ‘원주역사문화사랑캠프’를 운영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원주문화원이 처음 시작한 ‘부부의 날’ 기념 축제인 ‘원주부부축제’에 대한 반응도 매우 좋다.” 원주문화원 특유의 운영 방식이 있다면? “문화원에 있는 공연장, 전시실, 강의실 등을 문화원 회원만이 아니라 모든 시민에게 개방했다. 문화원에 소속된 문화 동아리들과 지역의 모든 문화 동아리들이 동참해 실력을 겨루는 ‘생활 동아리 감성축제’도 펼친다.” ‘대중가요 박물관’ 건립을 추진 중이다. 어떤 목표를 설정했는지? “대중가요계의 가수, 작곡가, 작사자에 관한 다양한 소재, 또는 소장가치 높은 자료를 모아 박물관을 만들 참이다. 독특한 문화 콘텐츠와 관광 콘텐츠를 운영해 원주 문화의 폭을 확장하자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이미 지난해에 사업설명회를 마쳤다. 지금은 유관기관, 한국가요작가협회와 함께 논의 중이다.”
- 2024-07-05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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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생활로 무더위 탈출”…7월 문화소식
- ●Exhibition ◇한국 근현대 자수 : 태양을 잡으려는 새들 일정 8월 4일까지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19세기 말 이후 동시대에 이르기까지, 시대 상황과 미술계의 흐름 속에서 역동적으로 변화해온 한국 자수를 조명하는 전시다. 근현대 자수, 회화, 자수본 170여 점, 아카이브 50여 점이 출품됐으며, 전시는 4부로 구성됐다. 1부 ‘백번 단련한 바늘로 수놓고’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제작된 ‘전통 자수’를 소개한다. 생활 자수, 복식 자수, 병풍 등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다. 2부 ‘그림 갓흔 자수’는 20세기 초 미술공예로 거듭난 자수 실천의 변화를 살펴본다. 일본 ‘여자미술전문학교’(이하 조시비(女子美)) 유학생들을 통해 자수가 전파됐다. 3부 ‘우주를 수건으로 삼고’에서는 광복 이후 이화여자대학교에 국내 최초로 자수과가 설치되는 등 조시비 자수의 영향에서 벗어나 성장한 한국 자수의 면모를 살핀다. 4부 ‘전통미의 현대화’에서는 한국전쟁 후 자수가 근대화·산업화 시대에 산업공예로, 그리고 보존·계승해야 할 전통공예로 부각되는 과정을 알아본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자수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을 촉발하고, 자수가 지닌 동시대적 의미를 미술사적으로 살펴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스튜디오 지브리-타카하타이사오전 일정 8월 3일까지 장소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애니메이션 거장 타카하타 이사오 감독에 관한 전시다. 그는 1970년대 텔레비전에서 방영된 애니메이션 ‘빨강머리 앤’, ‘알프스 소녀 하이디’ 등을 제작·연출했으며, 1985년 스튜디오 지브리를 설립 후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 ‘추억은 방울방울’,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 ‘가구야 공주 이야기’ 등을 만들었다. 국내에서 최초로 공개된 그의 자필 제작 노트와 스토리보드, 레이아웃과 콘티 등 1300여 점에 이르는 방대한 작품과 자료를 만날 수 있다. 전시 관계자는 “애니메이션 마니아뿐 아니라 작품을 보고 자란 어른들이 아이들과 함께 추억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Book ◇67년생 김영수와 02년생 이보람의 같은 장소 다른 추억(김찬휘, 김형진, 정치영·인라우드) 대한민국의 1970년대 과거와 2020년대 현대의 모습을 비교해볼 수 있는 재밌는 책이다. 과거 모습은 1971년에 출간된 고(故) 조성봉 선생의 ‘이것이 한국이다’라는 사진집의 사진을 도판 작업한 것이다. 현대 사진은 콘텐츠 무상공유 운동을 펼치고 있는 ‘셀수스협동조합’의 조합원이자 이 책의 저자인 김찬휘, 김형진, 정치영이 한국을 누비며 찍은 사진들이다. 그들은 과거 사진의 구도와 최대한 비슷하게 사진을 찍으려고 노력했으며, 역사·정치·경제·문화를 넘나드는 이야기를 들려주며 흥미를 유발한다. 책은 총 5장의 카테고리로 나뉜다. 첫 번째는 덕수궁 돌담길에서 설악산 흔들바위까지, 과거와 현대의 모습이 크게 바뀌지 않은 장소들로 구성했다. 두 번째는 세월의 흐름에 따른 변화를 간직한 곳을 조명했다. 인천 어시장, 부산 광복동 등이다. 세 번째는 서울 삼일빌딩, 세종대로 사거리 등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지거나 바뀌어, 마치 타임슬립하는 듯한 흐름으로 구성했다. 네 번째는 해인사 팔만대장경, 수원 팔달문 등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다양한 사연을 가지고 있는 문화재의 이야기를 담았다. 마지막 장은 더 이상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거나 과거 속으로 사라진 풍경들을 오래 기억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서울역 고가도로, 군산 내항 뜬다리 부두 등 추억의 장소를 만날 수 있다. ◇은퇴 후에는 재미있게 살기로 결심했다(서병철·두드림미디어) 30년 직장 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은퇴연구소를 설립한 저자는 39가지 준비법을 소개한다. 일, 재미, 인간관계, 건강수명, 경제력 5개 영역을 포함했다. ◇어쩌죠? 사는 게 점점 재밌어져요!(김옥란·미다스북스) 중년의 저자는 스스로를 ‘즐거운 단독자’라고 표현하며 ‘나 혼자 폼 나게 산다’고 말한다. 그의 책, 그림, 사랑으로 가득한 일상은 긍정 에너지를 전한다. ◇어느 하루 눈부시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정덕현·페이지2북스) 대중문화평론가인 저자가 드라마 속 45개의 명대사를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낸 에세이북이다. 김은숙·박지은 등 유명 작가들이 추천사를 남겼다. ●Stage ◇젠틀맨스 가이드 일정 7월 6일 ~ 10월 20일 장소 광림아트센터 BBCH홀 연출 김동연 출연 송원근, 김범, 손우현, 정상훈, 정문성, 이규형, 안세하 등 네 번째 시즌으로 돌아오는 코미디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는 1900년대 초반 영국 런던을 배경으로 한다. 가난한 청년 몬티 나바로가 어느 날 자신이 고귀한 다이스퀴스 가문의 여덟 번째 후계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자신보다 서열이 높은 후계자들을 한 명씩 제거하는 과정을 그린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와 줄거리, 아름다운 음악을 인정받아 토니어워즈, 드라마데스크어워즈, 외부비평가상 등을 휩쓸었다. 주인공 몬티 나바로 역은 송원근, 김범, 손우현이 맡았으며, 1인 9역을 소화하는 다이스퀴스 역에는 정상훈, 정문성, 이규형, 안세하가 캐스팅됐다. 몬티 나바로의 연인 시벨라 홀워드 역은 허혜진, 류인아가, 몬티 나바로를 사랑하게 되는 다이스퀴스 가문의 피비 다이스퀴스 역은 김아선, 이지수가 함께한다. ◇맥베스 일정 7월 13일 ~ 8월 18일 장소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연출 양정웅 출연 황정민, 김소진, 송일국, 송영창, 남윤호, 홍성원 등 배우 황정민이 ‘리처드 3세’ 이후 2년 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온다.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하나인 ‘맥베스’는 스코틀랜드 장군 맥베스가 마녀의 예언을 듣고 국왕을 살해한 뒤 서서히 타락해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맥베스 역을 맡은 황정민은 “제게 연극 무대는 힐링하는 시간이자 공간”이라면서 “‘맥베스’ 원작이 수많은 작품으로 오마주·재창작됐는데, 저도 무대 위에서 예술하는 배우로서 꼭 함께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맥베스가 왕이 되도록 부추기는 아내 레이디 맥베스 역은 김소진이 연기하며, 맥베스의 부관이자 동료 뱅코우 역에는 송일국이 캐스팅됐다. ◇베르사유의 장미 일정 7월 16일 ~ 10월 13일 장소 서울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연출 왕용범 출연 옥주현, 김지우, 정유지, 이해준, 김성식, 고은성 등 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의 창작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가 역사적인 초연 무대를 갖는다. 이케다 리요코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은 자유, 사랑, 인간애를 프랑스혁명이라는 장중한 역사의 흐름과 함께 담아낸다. 앙투아네트를 호위하는 왕실 근위대 장교 ‘오스칼 프랑소와 드 자르제’ 역은 옥주현, 김지우, 정유지가 연기한다. 신분의 차이 때문에 오스칼을 향한 마음을 숨긴 채 그녀를 지키는 ‘앙드레 그랑디에’ 역은 이해준, 김성식, 고은성이 맡는다. 본 기사에 소개된 공연을 관람하신 독자분의 생생한 후기를 기다립니다. 채택된 분께는 소정의 상품과 브라보 마이 라이프 잡지를 보내드립니다. shjlife@etoday.co.kr
- 2024-07-0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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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50만 부 베스트셀러, '바다 100층짜리 집' 뮤지컬로 재탄생
- 베스트셀러 도서, '바다 100층짜리 집'이 가족뮤지컬로 재탄생한다. 이 작품은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으로 그린 시리즈로, 출간 15주년, 최근 6번째 신간이 나오면서 국내에서 사랑받고 있는 베스트셀러 도서를 원작으로 세계 최초로 창작되는 뮤지컬이다. 유람선을 타고 여행 중이던 소녀가 사랑하는 인형 콩이를 바다에 빠뜨리며, 콩이가 소녀를 만나기 위해 바다 100층짜리 집을 여행하며 펼쳐지는 바다 속 판타지와 어드벤처가 담긴 진정한 성장 로드 가족뮤지컬이다. 원작 도서 작가이자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인 ‘이와이 도시오’의 방한이 확정된 것도 이 작품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내달 13일 토요일에는 ‘이와이 도시오’가 공연장을 직접 찾아 아이들과 함께 공연을 관람하고, 사인회도 진행될 예정이다. ‘이와이 도시오’는 100층짜리집 시리즈 원작자로 국내에 알려져 있지만, 지브리박물관의 줄넘기 뛰는 토토로로 알려진 이웃집 토토로 스트로보스코프 작품에도 관여하는 등 게임, 인터렉티브 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 중이며, 아스 일렉트로니카 그랑프리 수상 등 다양한 미디어 아티스트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머시브 뮤지컬로 제작되는 뮤지컬 '바다 100층짜리 집'은 내가 직접 그린 그림이 공연 중 등장하기도 하고 다양한 방식의 객석플레이와 사전 엽서 이벤트를 통해 극 중 당첨되면 선물도 받으며 공연장 로비에서 다양한 이벤트에 참여하는 등 공연 전후로 다양하게 관객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 아트큐브 컴퍼니 엄윤기 대표는 “보통은 공연만 보고 바로 가기 바쁘셨지만 뮤지컬 '바다 100층짜리 집'은 공연 전, 후 그리고 공연내에서도 다양한 경험을 하실 수 있도록 준비했다. 공연을 포함하여 2시간 이상은 충분히 사진도 찍고 다양한 이벤트를 통한 새로운 경험들을 꼭 느껴보시길 권한다"고 밝혔다. 뮤지컬 '바다 100층짜리 집'은 7월 6일부터 8월 15일까지 600주년기념관 새천년홀에서 공연하며, 인터파크 티켓에서 예매 가능하다.
- 2024-06-26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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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뉴스] 쉰이 넘어 알게 된 것들
- 하버드대학교 출신 작가 데보라 코파겐이 졸업 30주년 동문회에 다녀와서 느낀 점 30가지를 정리했다. 1988년, 학부를 졸업한 그가 2017년 기고한 칼럼에 담긴 인생 교훈은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 1. 인생을 계획한 대로 살아낸 친구는 한 명도 없다. 2. 교사나 의사가 된 친구들이 대체로 행복해 보였다. 3. 변호사들은 대체로 행복하지 않거나 다른 직업을 찾고 싶어 했다. 4. 금융가에서 일하는 친구들은 거의 예외 없이 직종을 바꾸고 싶어 했다. 가장 많이 꿈꾸는 분야는 예술이었다. 5. 예술 쪽에서 일한 친구들은 대체로 행복한 삶을 살았다. 다만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은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6. 행복은 돈으로 살 수 없다. 그런데 재산이 많을수록 행복하다고 답한 이들의 비율이 높았다. 7. 가장 채우고 싶은 욕구는 수면욕이었다. 8. 학창 시절 애창곡이 울려 퍼졌는데 다들 그때를 생각하며 즐거워했다. 9. 신입생 때 부끄러움을 타며 잘나서지 않던 친구들이 신기하게도 동창회 간부로 일하는 경우가 많았다. 10. 이혼한 친구들은 대체로 이혼한 뒤 만족해했다. 11. 원치 않은 이혼을 한 친구들은 이혼 뒤 훨씬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12. 오랫동안 결혼생활을 유지한 친구들은 부부 사이가 성숙한 관계로 접어드는 계기나 전환점이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13. 거의 모든 친구들이 젊었을 때 얼마나 많은 것을 사사건건 비판했는지 생각하면 놀랍도록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14. 어느덧 쉰을 넘은 우리는 “사랑해”라는 말을 훨씬 더 자연스럽게, 자주, 많이 썼다. 15. 직업, 성취와 관계없이 파티나 강연, 토론에서 하는 말, 찾는 가치는 대체로 보편적인 가치로 수렴하는 것 같다. 사랑, 안식, 지적 자극, 훌륭한 리더십, 지속 가능한 환경, 우정, 안정 같은 것들이다. 16. 아이를 낳고 부모가 된 이들은 그 결정을 잘한 일이라며 만족해했다. 17. 첫 신입생 기숙사 룸메이트와 한잔하는 일은 졸업하고 30년이 지나니 훨씬 더 재밌었다. 18. 호텔에서 자는 것보다 오랜 친구네 집에서 하룻밤 묵는 것이 어느 모로 보나 훨씬 낫다. 19. 배우자가 있는 친구들도 대부분 동문회에 혼자 왔다. 20. 무릎, 엉덩이, 어깨가 성한 친구를 찾기 어려웠다. 21. 안색만 봐도 지난 30년 동안 누가 술을 많이 마셨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22. 외모 면에서는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대체로 준수했다. 23. 소득이나 직장에서의 직책, 승진 면에서는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대체로 성과가 좋았다. 24.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 어려운 환경이 우리 삶에 꽤 큰 걸림돌로 작용했다. 25. 하버드 메모리얼 교회 종이 27번 울렸다. 먼저 세상을 떠난 27명을 기리는 의미였다. 26. 학부 시절 합창단원으로 활동한 친구들의 노래는 마치 정기 공연을 했던 것처럼 합이 척척 맞았다. 27. 너무 늦기 전에 소중한 사람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더 많이 해야 한다는 점을 깨달은 것 같다. 28. 자식을 먼저 저세상으로 떠나보내야 했던 부모들도 있다. 29. 죽음이 머지않았다는 사실에 두려워한 적이 있는 이도 있고, 여전히 그 두려움을 떨쳐내지 못한 이도 있다. 30. 사랑만으로 모든 걸 치유하고 해결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한 친구가 말한 것처럼 “사랑을 주고받는 것만으로도 정말 큰 힘이 됐다.” “사랑만으로 모든 걸 치유하고 해결할 수는 없다. 그러나 사랑을 주고받는 것만으로도 정말 큰 힘이 됐다.” 에디터 조형애 출처 데보라 코파겐 디자인 유영현
- 2024-06-20 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