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
◇버들 북 꾀꼬리
일정 12월 31일까지 장소 리움미술관
‘버들 북 꾀꼬리’는 다양한 매체와 방식으로 회화의 확장 가능성을 탐구하는 강서경 작가의 최대 규모 미술관 개인전이다. ‘정井’, ‘모라’, ‘자리’ 등 기존 연작부터 발전된 다양한 작업인 ‘그랜드마더타워’, ‘좁은 초원’, ‘둥근 유랑’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더불어 ‘산’, ‘귀’, ‘아워스’, ‘바닥’ 등 한층 다변화된 형식의 신작까지 작품은 총 130여 점에 이른다. 전시 제목이자 신작 영상의 제목인 ‘버들 북 꾀꼬리’는 전통 가곡 ‘이수대엽’(二數大葉)의 가사 ‘버들은 실이 되고 꾀꼬리는 북이 되어’에서 가져왔다. 작가는 시각·촉각·청각 등의 다양한 감각과 시·공간적 차원의 경험을 아우르는 작업 특징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그는 각기 다른 존재들이 연결되고 더불어 관계 맺는 ‘진정한 풍경’을 늘 고민해왔다. 곽준영 전시기획실장은 “미술관 공간에서 유기적으로 헤쳐 모인 각각의 작품은 서로 연결되고 상호작용하는 연대의 서사를 펼친다. 강서경 작가는 이를 통해 나, 너, 우리가 불균형과 갈등을 끊임없이 조율하며 온전한 서로를 이뤄가는 장(場)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근대 문예인, 위창 오세창
일정 12월 25일까지 장소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은 3·1운동에 참여한 애국지사이자 우리 서화 연구에 힘쓴 위창 오세창(1864~1953) 선생 서거 70주년을 기념해 ‘근대 문예인’으로서 그를 집중 조명했다. 오세창은 부친 오경석에 이어 오래된 금속이나 돌에 새긴 글씨 금석문(金石文)을 수집하고 정리했다. 또한 옛 글씨를 바탕으로 독창적인 상형고문(象形古文)과 전서(篆書) 작품을 제작했다. 상형고문을 쓴 ‘어魚·거車·주舟’는 그림이 연상되는 작품으로, 옛 글씨의 문자성을 벗어나지 않으면서 고대 문자의 그림문자적 특성을 살렸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오세창의 손길이 남아 있는 작품들을 감상하며,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이루고자 했던 그의 노력을 느껴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Stage
◇드라큘라
일정 12월 6일 ~ 2024년 3월 3일
장소 샤롯데씨어터
연출 데이비드 스완
출연 김준수, 전동석, 신성록, 임혜영, 정선아, 아이비, 손준호, 박은석 등
뮤지컬 ‘드라큘라’가 10주년을 맞아 역대급 캐스팅과 함께 다섯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다. 브램 스토커의 동명 소설을 기반으로 한 ‘드라큘라’는 400년 넘는 시간 동안 한 여인만을 사랑한 드라큘라 백작의 이야기를 애절하게 그린 브로드웨이 뮤지컬이다. 국내에서는 서울에서만 네 번의 시즌을 거치며 40만 명의 누적 관객 수를 기록했다. 이번에는 ‘드라큘라’의 대표 아이콘으로 통하는 ‘레드 헤어’ 김준수, 매력적인 외모와 목소리의 전동석, 지난 시즌 합류한 신성록이 드라큘라 역을 맡아 연기한다. 임혜영은 미나로 맞는 네 번째 시즌이고, 정선아는 초연 이후 10년 만에 미나로 돌아온다. 아이비는 미나로 처음 합류한다.
◇고도를 기다리며
일정 12월 19일 ~ 2024년 2월 18일
장소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연출 오경택
출연 신구, 박근형, 박정자, 김학철, 김리안
연기 경력을 합치면 무려 220여 년에 달하는 원로 배우 신구·박근형·박정자·김학철이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에 출연한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사뮈엘 베케트의 대표 작품으로 에스트라공(고고)과 블라디미르(디디)라는 두 방랑자가 실체 없는 인물 ‘고도’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내용을 그린 희비극이다. 에스트라공(고고) 역을 맡은 신구는 “오래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연극이다. 이제 마지막 작품이 될지 모르는데 이 기회를 놓치면 평생 못 하겠다 싶어 과욕을 부렸다”라고 밝히며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행복을 찾아서
일정 12월 5일 ~ 2024년 2월 18일
장소 대학로 TOM 2관
연출 오인하
출연 김선호, 이동하, 안우연, 김슬기, 김나영 등
연극 ‘행복을 찾아서’는 2019년 초연된 연극 ‘Memory In Dream’(메모리 인 드림)을 한국 배경과 한국 이름으로 각색한 작품이다.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의 소중함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다. 남자 주인공 ‘김우진’은 사진작가를 꿈꾸며 매일 열심히 살아내고 있는 인물이다. 김선호와 이동하, 안우연이 연기한다. 여자 주인공 ‘이은수’ 역에는 김슬기, 김나영이 캐스팅됐다. 은수는 미술관 도슨트이자 큐레이터다. 낯선 서울에서 따뜻한 남자 우진을 운명처럼 만나게 된다.
본 기사에 소개된 공연을 관람하신 독자분의 생생한 후기를 기다립니다. 채택된 분께는 소정의 상품과 브라보 마이 라이프 잡지를 보내드립니다. shjlife@etoday.co.kr
●Exhibition
◇바티망
일정 12월 28일까지 장소 노들섬 노들서가
건물 외벽에 사람이 매달려 있는 듯한 착각을 안겨주는 설치 예술 ‘바티망’(Ba^timent)이 국내에 착륙했다. ‘바티망’은 프랑스어로 ‘건물’을 뜻하며, 현대 미술계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아르헨티나 출신 작가 레안드로 에를리치(Leandro Erlich, 1973)의 대표작이다.
‘바티망’의 구조는 실제 건물 모양의 파사드(건축물의 주된 출입구가 있는 정면부)와 거울로 이뤄졌다. 이에 관람객이 작품에 올라서면 마치 건물 외벽에 매달린 듯한 모습이 거울에 반영된다. 더불어 관람객은 바티망 위에서 창의적인 포즈를 취하며 작품을 즐길 수 있고, 그 자체가 작품이 되는 예술적인 경험에 빠져든다. ‘바티망’은 2004년 프랑스 파리에서 공개된 이후 18년간 런던, 베를린, 도쿄, 상하이 등 전 세계 대도시를 투어하며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다. 특히 2017년 도쿄와 2019년 베이징에서 진행된 투어에는 하루 평균 4500명 이상 방문하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올해는 한·아르헨티나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한국을 찾았다. 이번 전시에서는 ‘바티망’뿐 아니라 ‘잃어버린 정원’(Lost Garden, 2009), ‘교실’(Classroom, 2017), ‘세계의 지하철’(Global Express, 2011). ‘비행기’(El Avio′n, 2011), ‘야간 비행’(Night Flight, 2015) 등 일상적 소재를 매개로 신선한 공감각적 경험을 선사하는 작가의 다양한 설치·영상·사진 작품들도 함께 만날 수 있다.
◇에바 알머슨, Andando
일정 12월 4일까지 장소 전쟁기념관
‘행복을 그리는 화가’로 불리는 스페인 출신 에바 알머슨(Eva Armisen)의 국내 세 번째 전시다. 3년 만에 내한한 에바 알머슨은 “한국은 항상 두 팔 벌려 따뜻하게 환영해주는 특별한 나라”라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전시의 테마인 ‘Andando’(안단도)는 스페인어로 ‘계속 걷다’라는 뜻으로, 전시는 에바 알머슨의 일생을 회고한다. △삶을 그리다 △가족 사전, 일상의 특별함 △사랑 △자가격리자들의 초상화 △광장 △애니메이션 △자연 △삶 △연약함과 강인함 △축하 △영감 등 총 11개 공간으로 구성됐다. 드로잉, 유화, 대형 조형물, 조각 등 150여 점이 전시됐으며, 최초로 공개된 다수의 최신작을 만날 수 있다.
●Book
◇이기거나 혹은 즐기거나(플뢰르 펠르랭·김영사)
“당신은 한국인이라고 느낍니까, 프랑스인이라고 느낍니까?” 이 질문은 2013년 한국을 찾은 프랑스 장관 플뢰르 펠르랭(Fleur Pellerin)이 들은 말이다. 당시 플뢰르 펠르랭의 답은 ‘프랑스인’이었다. 생후 6개월 때 프랑스로 입양된 지 40년 만에 한국 땅을 밟은 그였기에 어쩌면 당연한 답이었다.
플뢰르 펠르랭은 프랑수아 올랑드 정부에서 중소기업·혁신·디지털경제 특임장관으로 발탁된 후 통상·관광·재외교민 담당 국무장관, 문화·커뮤니케이션부 장관을 지내고 퇴임했다. 이후 2016년 파리에서 코렐리아캐피탈을 세운 그는 벤처 투자자로 변신, 유럽 스타트 업계의 큰손으로 활약하고 있다.
한국에서 최초 출간되는 그의 첫 에세이 ‘이기거나 혹은 즐기거나’는 그가 프랑스에 ‘도착’한 날부터 정치인과 사업가로서의 최근 활동까지 담았다. 동시에 2013년 자신을 마치 ‘딸처럼’ 환영했던 한국인에게 그때는 말하지 못했던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삶의 궤적을 진솔하게 털어놓았다.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은 “성별, 배경, 경계를 이탈해 눈부신 성취를 이어가는 펠르랭의 서사는 소통과 공감으로 감동을 전달하는 강력한 힘이 있다”면서 ‘이기거나 혹은 즐기거나’를 추천했다.
◇조선의 대기자, 연암(강석훈·니케북스)
저자는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읽고 연암을 기자의 원조라고 생각했다. ‘열하일기’에는 조선의 정치와 학문 풍토, 선비 사회의 문제점에 대한 직설적 비판과 질타가 포함돼 있다. 연암의 기자 정신은 현재의 기자들에게도 본보기가 된다.
◇전 세계 최초로, 향기를 마신다(김용식·모아북스)
‘마시는 향기’란 천연 재료에서 나온 천연 향기를 포집한 것으로, 우리 몸에 바르거나 마실 수 있는 물질이다. 한의학 박사인 저자는 상세한 연구 자료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마시는 향기’가 건강을 유지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철학자 마을에 저녁이 내리는 소리(한창수·페이퍼로드)
소년 모모의 친근한 이웃들은 사실 인류의 문화를 풍요롭게 만든 위대한 철학자들이다. 모모는 일상 속에서 이웃들에게 인생과 세계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그들의 대화를 따라가다 보면 어렵게만 느꼈던 철학 사상을 쉽게 이해하게 된다.
●Stage
◇브로드웨이 42번가
일정 11월 5일 ~ 2023년 1월 15일
장소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
연출 오루피나
출연 송일국, 이종혁, 정영주, 배해선, 신영숙, 전수경, 홍지민, 오소연, 유낙원, 김동호 등
브로드웨이 쇼 뮤지컬의 대명사로 불리는 ‘브로드웨이 42번가’는 1930년대 뉴욕을 배경으로 뮤지컬 배우 지망생 페기와 연출가 줄리안, 한물간 프리마돈나 도로시를 둘러싼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1996년 한국 최초 정식 라이선스 뮤지컬로 무대에 올랐다.
이번 시즌은 한국 초연 26주년을 기념한 공연으로 화려한 캐스팅 라인업을 자랑한다. 브로드웨이 최고 연출가 줄리안 마쉬 역은 2016년 ‘브로드웨이 42번가’로 뮤지컬에 데뷔한 송일국, 다섯 시즌 연속 캐스팅된 이종혁이 연기한다. 한때 최고의 뮤지컬 스타였지만 지금은 그 명성을 잃어버린 프리마돈나 도로시 브록 역에는 정영주, 배해선이 캐스팅됐고 새로운 캐스트로 신영숙이 합류한다. 제작자 메기 존스 역은 ‘브로드웨이 42번가’ 초연 멤버이자 역대 최다 출연 타이틀을 기록하고 있는 전수경, 그리고 다방면에서 활동 중인 홍지민이 더블 캐스팅됐다.
◇드라큘라
일정 11월 15일 ~ 2023년 1월 15일
장소 서울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
연출 노우성
출연 신성우, 안재욱, 정동하, 테이, 김진환, 유승우, 이병찬, 종형, 김법래, 이건명 등
3년 만에 돌아오는 ‘드라큘라’는 1995년 체코 프라하에서 초연된 이후 전 세계에서 5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유럽 뮤지컬의 대표작이다. 1998년 국내에서 초연된 이후, 드라큘라의 매혹적인 스토리에 몰입감을 높이는 무대 연출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이번 ‘드라큘라’에서는 신성우, 안재욱, 정동하, 테이가 드라큘라 역을 맡아 무대에 오른다. 특히 초연부터 지금까지 드라큘라 역을 연기한 신성우는 관록의 카리스마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또한 아이콘 김진환, ‘슈퍼스타K’ 출신 유승우, ‘내일은 국민가수’ 이병찬, DMZ의 종형 등도 출연하며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에쿠우스
일정 11월 8일 ~ 2023년 1월 29일
장소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
연출 이한승
출연 장두이, 최종환, 한윤춘, 김시유, 강은일, 백동현 등
1975년 국내 초연 이후 매 공연 센세이션을 일으킨 연극 ‘에쿠우스’가 3년 만에 관객과 만난다. 올해는 극단 실험극장의 창단 62주년을 기념하는 무대로 장두이, 최종환, 한윤춘, 김시유, 강은일, 백동현 등 공연계 중견 배우부터 신예 배우까지 색다른 조합의 라인업을 자랑한다.
에쿠우스(Equus)는 라틴어로 말(馬)을 뜻한다. 말 여섯 마리의 눈을 쇠꼬챙이로 찌른 소년 알런 스트랑과 그의 정신과 의사 마틴 다이사를 통해 인간의 원초적 욕망과 정상·비정상의 경계에 대한 근원적 고찰을 담아낸다.
본 기사에 소개된 공연을 관람하신 독자분의 생생한 후기를 기다립니다. 채택된 분께는 소정의 상품과 브라보 마이 라이프 잡지를 보내드립니다. shjlife@etoday.co.kr
“트릭 오어 트릿(Trick-or-Treat)!” 사탄의 인형 ‘처키’부터 다크 나이트 ‘조커’까지 영화 속 유령과 ‘빌런’(악당) 분장을 한 이들이 한데 모여 축제를 벌이는 할로윈 데이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그간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이날만을 기다렸던 이들이 많겠지만, 유령보다 무섭고 빌런보다 악독한 바이러스가 물러가기 전까지는 떠들썩하게 놀고픈 마음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 썰렁하게 보내는 할로윈이 아쉽다면, 넷플릭스로 그 즐거움을 대신해보자. 이번 주 브라보 안방극장에서는 할로윈 데이의 유쾌한 분위기를 더해줄 영화 세 편을 소개한다. 소개하는 작품들은 모두 넷플릭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
1. 수어사이드 스쿼드 (Suicide Squad, 2016)
무기징역수들이 수감되는 특수 교도소, 미 정부는 독방 신세로 지내는 수감자들에게 특별 사면을 대가로 극비 임무를 완수할 것을 지시한다. 이들의 임무는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메타 휴먼'의 공격을 막는 것. 정부는 혹독한 시험을 거쳐 미션을 수행할 팀의 멤버를 선발하고, ‘데드샷’(윌 스미스), ‘할리퀸’(마고 로비), ‘디아블로’(제이 헤르난데즈) 등으로 구성된 ‘수어사이드 스쿼드’ 팀을 결성한다.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악당들로만 이루어진 자살 특공대의 활약을 담은 액션 블록버스터다. 마블코믹스와 함께 미국 만화계의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는 DC코믹스의 악당 영화로, DC코믹스 팬이라면 반가울 만한 ‘빌런’(악당)들이 대거 등장한다. 할리퀸의 치명적인 매력과 악당들의 몰아치는 액션이 짜릿한 스릴을 선사한다. 속편인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오는 2021년 개봉 예정이다.
2. 비틀쥬스 (BettleJuice, 1988)
새집을 산 뒤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아담’(알렉 볼드윈)과 ‘바바라’(지나 데이비스) 부부는 황당한 사고로 목숨을 잃고 유령이 되어 자신들의 집에 맴돈다. 그러던 어느 날 부부의 집에 ‘찰스’(제프리 존스) 가족이 이사를 오고, 찰스 가족은 집을 송두리째 바꾸려고 계획한다. 이런 찰스 가족이 못마땅한 아담 부부는 일가족을 쫓아내기 위해 작전을 준비하고, 때마침 장난꾸러기 유령 ‘비틀쥬스’(마이클 키튼)가 나타나 계획을 도와주겠다며 나선다.
영화 ‘비틀쥬스’는 판타지의 거장 팀 버튼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연출작으로, 유령이 된 부부가 자신들의 집에 찾아온 불청객을 쫓아낸다는 기발한 발상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제61회 아카데미 시상식 분장상 및 제14회 새턴 어워즈 최우수 호러, 스릴러상, 최우수 분장상 등 주요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휩쓸며 오컬트의 교본으로 인정받았다. ‘비틀쥬스’ 역을 맡은 마이클 키튼의 재치 있고 익살스러운 연기가 작품의 재미를 더한다.
3. 몬스터 호텔 (Hotel Transylvania, 2012)
인간의 출입이 금지된 몬스터 호텔, 딸밖에 모르는 ‘드라큘라’(아담 샌들러)는 딸 ‘마비스’(셀레나 고메즈)의 118번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프랑켄슈타인, 늑대인간, 미이라 등 몬스터 친구들을 호텔로 초대한다. 그런데 이때, 초대받지 않은 인간 소년 ‘조니’(앤디 샘버그)가 나타나고, 호텔의 위신이 떨어질 것을 염려한 드라큘라는 조니를 몬스터로 변장시킨다. 하지만 조니와 마비스는 서로를 향해 첫눈에 반하고, 드라큘라의 고민은 점점 깊어져만 간다.
영화 ‘몬스터 호텔’은 드라큘라의 하나뿐인 딸 마비스가 인간과 사랑에 빠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생김새와는 달리 허당끼 가득한 몬스터들의 귀여운 모습이 유쾌한 웃음을 선사하면서도 호텔의 으스스한 배경이 할로윈 특유의 분위기를 더한다. '몬스터 호텔2'와 '몬스터 호텔3'에서는 조니와 마비스의 뒷이야기도 엿볼 수 있다.
● Exhibition
◇ 물, 비늘, 껍질
일정 4월 26일까지 장소 복합문화공간에무 B2 갤러리
김정옥의 단독 기획초대전으로, 그동안 작가가 주목해왔던 ‘물고기’ 연작에서 더 나아가 물고기가 살고 있는 환경, 즉 수족관의 영역까지 아우르는 작품들로 이뤄졌다. 작가는 “투명한 수족관은 제한성을 전제로 한 삶의 환경”이라며 “물이 아닌 공기로 치환된 수족관 속에서 인간은 서로 무리 짓고 군중 속에서 부대끼다 동시에 문득 개인으로 반짝인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상을 바탕으로 수족관 안에서 무리 지어 사는 물고기들의 모습을 통해 인간의 삶을 유추해보고, 살아 있음을 느끼는 순간을 비늘의 반짝임으로 표현했다.
◇ 히말라야... 그리움을 찾아서
일정 5월 17일까지 장소 갤러리 하리&멘탈ART
‘마음을 읽는 작가’로 알려진 김애옥의 2020년도 첫 전시다. 하얀 눈을 휘덮고 있는 설산이 태양의 빛을 받아 마치 카멜레온의 보호색처럼 시시각각 변하는 모습을 그린 작품들로 채워졌다. 작가는 히말라야에 다채로운 컬러를 입힌 데 이어 인간들의 기억 속에 오래 머물러 있던 그리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애쓰지 않아도 순간순간 떠오르는 기쁨과 슬픔의 조각들을 스펙트럼의 파장 이미지로 펼쳐 표현했다. 이번 전시는 관람자가 특정 히말라야 이미지를 선택하면 그에 따른 마음의 상태를 읽어준다. 아울러 그림을 통해 숨어 있던 내면의 그리움을 비추는 등불 역할도 한다.
◇ 추니박, 침묵의 숲
일정 4월 25일까지 장소 사비나미술관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융합산수’를 개척한 추니박의 ‘검은 풍경’ 연작과 ‘치유의 숲’ 연작을 감상할 기회다. 30여 년간 작가가 확장해온 한국화의 지평을 확인하는 자리인 동시에, 그의 최신 작품세계까지 살펴볼 수 있다. ‘검은 풍경’ 연작은 그동안 한국 풍경화를 그려왔던 작가가 그랜드캐니언, 캘리포니아 등 미국 서부 지역을 여행하면서 만난 광활한 대자연을 한국 전통 필법으로 풀어내 해외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중 3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또 ‘치유의 숲’ 연작 총 120여 점 중 주요 작품 34점을 선별해 공개할 예정이다.
◇ 툴루즈 로트렉 展: 물랭 루즈의 작은 거인
일정 5월 3일까지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후기 인상주의파 화가이자 현대 그래픽 아트의 선구자,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렉의 국내 첫 단독전이 열린다. 그리스 아테네에 위치한 헤라클레이돈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 150여 점으로 구성되며, 모두 국내에 최초로 공개되는 작품들이다. 포스터, 석판화, 드로잉, 스케치, 일러스트 및 수채화를 비롯해 로트렉의 사진과 영상, 당대의 생활용품 등이 19세기 말 생동감 넘치는 파리 몽마르트 언덕과 물랭 루주의 모습을 투영한다. 아울러 로트렉의 일생을 담아낸 미디어 아트와 물랭 루주의 히스토리를 간직한 특별 제작 영상 등 다채로운 장르의 볼거리가 마련돼 있다.
● Stage
◇ 드라큘라
일정 4월 28일~5월 17일 장소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연출 데이비드 스완 출연 김준수, 조정은, 손준호 등
아일랜드 소설가 브램 스토커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뮤지컬로, 수백 년이 지나도록 오직 한 여인만을 사랑한 드라큘라 백작의 판타지 로맨스를 그린다. 뱀파이어라는 매력적인 캐릭터와 프랭크 와일드혼의 드라마틱한 음악이 어우러져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블랙 스크린을 설치하고, 스탠딩 세트를 플라잉 세트로 전환하는 등 극적인 연출을 보여주기 위해 장비와 세트를 보강해 웅장한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렸다.
◇아트
일정 5월 17일까지 장소 백암아트홀 연출 성종완 출연 이건명, 엄기준, 박건형 등
15년간 유지해온 세 남자의 우정이 허영과 오만에 의해 얼마나 쉽게 무너지는가를 일상의 대화를 통해 표현한 연극이다. 대학로 공연 당시 최고 객석 점유율 103%, 누적관객 수 20만 명을 기록하며 ‘아트 광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개성 넘치는 배우들이 인간의 이기심, 질투, 소심한 내면의 심리를 블랙코미디 특색을 살려 거침없이 드러낸다.
◇ 사운드 오브 뮤직
일정 4월 28일~5월 17일 장소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연출 정태영 출연 이연경, 배다혜, 송일국 등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지배를 피해 조국을 떠나야 했던 폰 트랩 가족 합창단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뮤지컬이다. ‘에델바이스’, ‘도레미송’ 등 동명의 영화를 통해서도 널리 알려진 아름다운 넘버들로 꿈과 희망을 노래한다.
● Movie
◇ 프리저베이션 홀 재즈 밴드
개봉 4월 2일 장르 다큐멘터리 감독 T.G. 헤링톤, 대니 클린치 출연 벤 재프, 월터 해리스 등
뉴올리언스 재즈를 대표하는 ‘프리저베이션 홀 재즈 밴드’가 음악의 뿌리를 찾아 떠나는 여행기를 담았다. 쿠바를 배경으로 한 즉흥 버스킹 등 소울 가득한 재즈 선율이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 밥정
개봉 4월 예정 장르 드라마, 다큐멘터리 감독 박혜령 출연 임지호
임지호 셰프가 자신의 친어머니와 양어머니, 그리고 길 위에서 인연을 맺은 어머니들을 위해 그리움으로 차린 밥상과 인생의 참맛을 함께 담았다. 산과 들, 계곡 등 한국의 아름다운 사계절 풍경도 감상 포인트다.
● Book
◇ 야생의 위로 에마 미첼 저ㆍ심심
25년간 우울증을 알았던 저자가 자연에서 위안을 얻었던 1년간의 소회를 쓴 일기다. 가벼운 무기력증부터 자살 충동에 이르기까지 우울증의 다양한 양상을 경험하며, 그때마다 자신을 위로했던 자연의 모습을 생생한 글과 그림, 사진으로 묘사했다. 섬세한 문장과 감성적인 이미지를 통해 인간을 어루만지는 자연의 따뜻한 손길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 세계사를 바꾼 전염병 13가지 제니퍼 라이트 저ㆍ산처럼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한 코로나19 못지않게 역사상 인류가 속수무책으로 당해온 전염병 13가지를 살펴본다. 발병 당시의 상황과 에피소드, 질병 극복 방법까지 소개한다.
◇ 건강 공부 엄융의 저ㆍ창비
건강의 정의부터 올바른 스트레스 및 식습관 관리, 신종 바이러스와 미세먼지 등으로부터 내 몸을 지키는 방법을 정리했다. 주제별 건강 상식과 더불어 일상생활 수칙 등도 제시한다.
◇ 내가 사랑한 시옷들 조이스 박ㆍ포르체
죽기 전에 읽어야 할 세계의 명시 30편을 사랑, 사람, 시라는 ‘시옷’의 단어들로 풀어냈다. 저자는 숨 가쁘게 달린 하루의 끝에서 ‘시’와 마주하며 내일을 살아갈 힘을 얻길 바란다.
◇ 햇볕이 아깝잖아요 야마자키 나오코라 저ㆍ샘터사
베란다 작은 정원을 가꾸며 마음을 치유하는 과정을 그린다. “베란다는 세계의 축소판, 그 작은 공간에 우주가 있다”고 말하는 저자의 신선한 통찰력이 곳곳에서 빛난다.
‘캘리포니아’ 하면 무엇이 먼저 떠오르는가? 한여름 파도를 가르는 서퍼들이 떠오른다면 당신은 캘리포니아의 반쪽 모습만 알고 있는 것이다. 캘리포니아는 미국 와인의 90% 이상을 생산하고 있는 와인 주산지다. 북가주 나파 밸리와 소노마 카운티를 비롯해 중가주 파소 로블스와 샌타바버라, 그리고 남가주의 테메큘라 밸리까지, 와인 애호가들에게는 천국이나 다름없다. 이 중 테메큘라 밸리는 비교적 덜 알려졌지만 그래서 더욱 호젓한 멋과 낭만이 있다. 10월, 캘리포니아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포도 향 가득한 테메큘라 밸리 와이너리를 목록에 넣어두자. 포도 수확이 시작되는 지금이야말로 탐스런 포도송이가 주렁주렁 달려 있는 빈야드를 감상할 수 있는 최고의 계절이기 때문이다. 함께 와인잔을 기울일 오랜 친구가 동행한다면 더없이 좋겠다.
“어디? 드라큘라?”
테메큘라를 처음 듣는 사람은 독특한 이름 탓에 십중팔구는 이렇게 되묻는다. 이번 취재에 동행한 이들도 그랬다. 카메라와 운전대를 잡아야 하는 나를 대신해 와인 테이스팅에 참여해줄 두 친구였다. 다행히 나보다 주량도 세고 와인에 대한 지식도 해박하니 이보다 좋은 길동무가 있을까.
LA에서 자동차로 1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곳, 리버사이드 카운티의 최남단에 위치한 도시 테메큘라는 해발 1500피트의 낮은 구릉지대로 형성되어 있다.
테메큘라라는 이름은 인디언 원주민어인데 ‘물안개 속의 햇빛(Sunshine through mist)’이라는 근사한 뜻을 가지고 있다. 이는 아침이면 바다에서 불어온 물안개가 온 땅을 덮었다가 낮이 되면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테메큘라의 독특한 날씨를 의미한다. 포도 산지로는 그야말로 천혜의 조건이다.
가을이 시작되는 곳, 테메큘라 밸리
10월의 테메큘라 밸리는 아름답기 그지없다.남가주에서 가장 큰 규모인 3만3000에이커(약 4000만 평)에 달하는 포도재배구역(Temecula Valley American Viticultural Area) 은 농업 보존구역에 포함되어 있어 목가적인 정취를 더한다.
테메큘라 올드타운을 지나 동쪽으로 10분 정도 달리다 보면 어느 순간 끝없는 포도밭이 펼쳐지면서 마치 다른 세상에 온 기분이 드는데, 바로 여기서부터가 ‘테메큘라 밸리 와인 컨트리’다. 현재 테메큘라에는 40여 개의 와이너리가 있는데 이들은 스스로 조합(Temecula Valley Winegrowers Association)을 만들어 각종 이벤트와 투어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남가주 최고의 와인 산지이지만 사실 테메큘라 와인의 역사는 불과 40여 년에 불과하다.
1969년에 지어진 캘러웨이(Callaway)를 제외하고는 거의 80년대에 생겨난 젊은(?) 와이너리들이다.
이곳의 매력은 각각의 와이너리마다 분위기가 다르고 와인 맛도 다르다는 것이다.
시골 마을 소박한 농가 같은 와이너리가 있는가 하면 최고급 리조트까지 완비한 곳도 있다.
대부분의 와이너리에서는 평소 10~20달러(약 2만원)에 와인 테이스팅을 할 수 있는데 작은 와이너리에서는 인심 좋은 주인이 무료 와인을 대접하기도 해 깜짝 재미를 더하기도 한다.
이날 우리가 선택한 곳은 테메큘라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캘러웨이’와 신흥 주자로 무섭게 부상하고 있는 ‘몬테 데 오로’였다.
테메큘라의 자부심, 캘러웨이
캘러웨이는 자타가 공인하는 테메큘라 대표 와인이다. 역사도 가장 오래되었고 브랜드 파워도 갖추었다. 골프 산업의 황제 엘리 캘러웨이가 설립, 유명한 양조 장인(匠人) 로버트 페피가 합세해 유럽의 와인 명가에 맞설 만한 명성을 만들어냈다. 캘러웨이 와인은 한국에도 지난 2012년 진출한 바 있다.
유럽의 와인에 비해 미국의 와인은 실용적이고 대중적이다. 때문에 이지와인, 골프와인 등으로 불리는데 이 또한 캘러웨이의 공이 크다.
1976년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의 남편 에딘버러 공작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공식 만찬에 등장한 것이 캘러웨이 카베르네 소비뇽과 샤도네이였고 이후 여왕과 공작이 골프 라운딩을 마칠 때마다 캘러웨이 샤도네이를 마셔 골프와인으로 불려졌다는 일화가 있다.
여왕이 즐겨 마신 화이트 와인이라니…. 41℃에 육박하는 더위에 전열을 가다듬고 샤도네이를 맛보기 위해 캘러웨이 와이너리로 향했다.
테메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레스토랑을 가지고 있다는 캘러웨이 와이너리는 과연 명성대로 우아한 자태다. 현대적인 양조기술, 능숙한 매니지먼트 등 모든 것이 똑 떨어지는 느낌이다.
중국인 매니저 ‘킴’의 안내로 들어간 곳은 와인 저장소.
수백 개의 와인 배럴이 있는 거대한 창고는 그야말로 장관이었는데 사실 그보다 더 반가운 것은 얼음창고 같은 시원함이었다(기억해달라. 바깥 기온은 41℃였다).
발효 탱크에서 발효를 마친 와인들은 오크(참나무) 배럴로 옮겨지게 되는데 이곳에서 숙성 과정을 마쳐야 진정한 와인으로 거듭난다. 팀의 설명에 따르면 배럴은 온도보다는 숙성 과정에서 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아주 조그마한 것 하나가 와인의 맛과 향, 색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와인은 정말 신비하다. 포도의 종류뿐 아니라 포도나무의 나이, 오크의 종류에 따라 그 맛과 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어린 포도나무에서는 과일 향이 강하고 나이가 많은 포도나무일수록 흙냄새와 같은 깊고 묵직한 맛이 난다. 또 아메리칸 오크에서 숙성시키면 카라멜 향이, 프렌지 오크에서 숙성시키면 바닐라 향이 배어난다.”
배럴 창고에서 나오려는데 유난히 로맨틱하게 보이는 촛불 샹들리에가 눈에 들어온다. 알고 보니 이 창고는 와이너리 결혼식의 피로연 장소로도 쓰인다고 한다. 수백 개의 오크 배럴이 있는 와인 창고에서의 결혼 피로연이라니… 너무나 근사하지 않은가. 다음 결혼은 꼭 여기서 하자는 실없는 농을 주고받아본다. 드디어 여왕의 와인, 샤도네이를 맛볼 시간. 캘러웨이 메인 테이스팅 룸에는 패션모델 같은 금발 미녀들이 삼삼오오 모여 와인을 즐기고 있다.
옅은 황금 색상의 2013 스페셜 셀렉션 샤도네이는 알콜도수 13도로 레몬, 파인애플, 배, 사과 및 바닐라 향이 나며 입안을 감도는 활발한 긴 여운이 일품이다. 단연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는 것이 팀의 설명. 평소 와인 애호가인 친구 역시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운다.
“많은 분들이 가장 좋은 와인을 추천해달라고 하는데 사실 가장 좋은 와인은 개개인에 따라 다릅니다. 좋은 와인은 유명한 와인도, 비싼 와인도 아닌 나에게 맞는 와인이 가장 좋은 와인이죠.”
신흥명가, 몬테 데 오로
와인 밸리 초입에 있는 캘러웨이를 나와 다시 동쪽으로 달리면 밸리 끄트머리에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와이너리가 나온다. 지난 2009년 오픈하고 이듬해 첫 수확을 낸 후발주자이지만 최근 월드 와인 챔피언십을 비롯한 유수의 와인 어워즈에서 1등 상을 휩쓸고 있는 ‘몬테 데 오로’ 와이너리다. 사람 좋아 보이는 매니저 제리는 반갑게도 한국어로 제작된 안내서를 가지고 우리를 맞이했다.
최근 한국인 방문객이 늘어나 아예 한국어로 제작을 했다는 것이다.
몬테 데 오로의 주 종목은 레드와인이다. 카르베네 소비뇽, 템프라니요, 시라 등 10여 개의 레드와인을 선보이고 있는데 100% 이곳 빈야드에서 수확하는 포도만으로 제조하고 있다.
제리를 따라 검붉은 포도송이들이 달려 있는 빈야드로 나갔다. 검푸른 빛의 자그마한 포도 알맹이들이 탐스럽다. 한 송이를 따 입에 넣으니 꿀송이를 넣은 듯 달콤하다. 강한 태양빛에 자연적으로 건포도가 된 것들도 있다. 자연 건포도를 따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당도가 높은 포도가 좋은 와인이 된다. 당분이 이스트에 의해 발효되면서 열이 나고 알코올도 변하기 때문이다. 발효 시초에는 산도(pH)를 조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계속해서 적정 산도를 조정하고 있다. 그게 우리만의 양조기술이다.”
프랜치 오크 배럴에서 최대 28개월 동안 숙성된 레드와인은 보틀링(bottling, 병에 담는 과정) 후 다시 4~6개월 숙성한 뒤에 비로소 세상에 나오게 된다.
몬테 데 오로는 메인 테이스팅 룸을 비롯해 다양한 사이즈의 프라이빗 룸을 보유하고 있어 소규모 모임부터 단체 워크숍까지 맞춤 이벤트를 제공한다. 빈야드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테라스가 딸린 프라이빗 룸에서 점심을 겸한 와인 테이스팅은 생각한 것보다 훨씬 근사했다.
치즈와 과일 플레이트와 토마토 소스 미트볼과 함께 우리가 이날 선택한 와인은 2013년산 시라와 2012년산 시라. 제리가 강추한 와인들이다. 와인잔을 바닥에 놓은 채 원을 그리듯 흔들어 공기와 접촉시킨 후, 먼저 향을 맡고 입안에 조금 머금었다가 삼켜야 한다고 알려주는 친절한 제리씨. 이에 화답하듯 친구의 즉석 품평이 이어진다. 맛이 묵직하고 진하면서도 떫은 맛이 강하지 않고 과실 특유의 향이 혀끝을 감도는 맛이 아주 훌륭하다는, 결론은 ‘그레잇’이다. 분위기 탓이었을까 시장기 때문이었을까. 매혹적인 레드와인과 함께 입안에서 녹아 없어지는 블루 치즈가 지친 어깨를 들썩이게 만들었고, 곧 사진기를 내려놓고 친구들과 둘러앉아버렸다. 깊어가는 테메큘라의 가을, 향 좋은 와인이 있고 더 좋은 친구가 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다!
우리 사회에서 돈이 사라져 가고 있다는 흉흉한 소문이다. 사회라는 몸을 지탱하는 것이 경제이고 돈은 이러한 경제의 혈관을 도는 혈액이라고 배웠는데 몸속의 혈액이 서서히 빠져나간다면 빈혈로 창백해져 언젠간 죽게 되지 않겠는가! 이런 상상을 해 보니 이걸 만약 영화로 만든다면 드라큘라에 버금가는 스릴 넘치는 호러 물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현실을 조금 과장되게 표현해 봤지만, 점차 현금이 지갑 속에서 사라지는 현상이 빠르게 전개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발달하는 IT 기술 때문인데 극단적으로 동네 시장에 갈 때를 제외하면 지폐나 동전을 쓸 일이 거의 없게 되었다. 그리고 어느덧 이런 현실에 익숙해져 가는 듯하다. 그러나 이렇게 솥단지 속 개구리처럼 서서히 익어가도 되는 것일까?
생각해 보면 돈은 지금의 자본주의 경제를 확립한 일등공신이다. 고등학교 경제 시간에 배운 대로 인류가 물물교환 시대를 거쳐 가치를 담보하는 금과 은의 시대를 만들고, 나아가 신뢰를 바탕으로 한 지폐의 시대가 열림으로써 자본주의가 활짝 개화했다. 이런 자본주의의 꽃인 화폐가 마치 중생대 공룡처럼 지구 상에서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우리는 돈과 함께 살아오면서 만만치 않은 사연과 스토리를 만들어 왔다. 젊은 날 누런 월급봉투 속에 들어 있던 칼같이 빳빳한 지폐의 감촉을 잊을 수 없다. 침을 발라 한 장 한 장 세면서 우리는 미래의 꿈을 키웠다. 친정에서 돌아오는 어느 저녁나절 동구까지 따라 나오신 어머니가 손에 쥐어주던 축축한 만 원짜리 지폐는 아직도 가슴에 남아 있다.
그런 지폐가 사라지는 것이다. 이는 한 시대와 문명이 저물고 있다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앞으로 아이들에게 주는 용돈을 자녀의 계좌로 송금하며, 부모님께 드리는 용돈도 자동이체로 처리할 것이다. 이미 결혼식이나 장례식에는 계좌 이체 번호가 나돌고 있다. 우리 아이들은 아마도 돼지 저금통에 ‘딸그락’ 하고 떨어지는 행복한 소리를 들을 수 없을지 모른다.
그런데 문제가 그리 간단치 않다. 단지 하나의 문명이 가고 새로운 문명이 도래하는 데 따른 쓸쓸한 세기말적 감상이라면 떨어지는 낙엽을 바라보며 차 한 잔으로 해결할 수 있겠지만, 아직 IT와 친해지기 어려운 우리 세대에게 화폐의 몰락은 곧 삶의 혼란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커피를 마시고 스마트폰으로 척척 결제하는 세대를 놀라운 눈으로 바라본다.
한국은행은 2020년까지 우선 ‘동전 없는 사회(Coinless Society)'를 만들기로 했고 그 후 차례로 고액권부터 줄여 가기로 방침을 세웠단다. 돈의 제작비용을 아끼고 투명한 사회로 만들어 가려면 바람직한 방향이기는 하다. 그러나 아직 돈에 대한 따뜻한 향수를 차가운 IT기기로 바꾸기 어려운 세대에게 이런 상황은 분명 낯선 행성에 불시착한 SF 공포영화로 다가올 듯하다.
흡혈귀로 알려진 드라큘라는 실존 인물이다. 동유럽의 루마니아 중부 아르제슈주 쿠르데아르제슈 시에는 드라큘라 성으로 알려진 ‘브란(Bran) 성’이 있다. 루마니아 여행자들은 ‘브란성’을 빼놓지 않고 찾는다. 루마니아 당국에서도 이미 소설, 영화, 뮤지컬 등으로 전 세계에 알려진 ‘드라큘라’를 이용해 관광객들을 유치하고 있다. 드라큘라는 루마니아에서는 역사에 기록된 공인 영웅이다. 그 영웅은 어떻게 흡혈귀로 변신했을까?
동화 속에 나옴직한 멋진 고성, ‘브란 성’
여느 관광지가 그렇듯이 브란성 입구에는 드라큘라와 관련된 기념품 상점이 줄지어 있고 여행객들로 북적댄다. 매표소를 지나 조금만 걸어 올라가면 가파른 언덕 위에 서 있는 고성을 만난다. 계단 초입에 감시탑이 있고 안쪽으로 들어가서 내부를 관람하게 되어 있다. 뾰족한 성 탑과 지중해풍의 지붕 벽돌이 에워싸고 있는 멋진 성이다. 건물은 시대가 흐르면서 새로운 건축양식이 추가되어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등 다양한 양식이 결합되어 있다.
실내는 좁은 계단을 따라 층별로 전시관이 이어진다. 사람들이 사는 듯 물건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고 드라큘라 사진 대신, 어여쁜 왕비, 공주 사진이 눈길을 잡아끈다. 쇠창살, 철도끼 등 중세시대 고문기구 등도 있지만 몸서리쳐지는 것이 아니라 그저 박물관에 진열된 물건일 뿐이다. 드라큘라라는 선입견을 갖고 ‘으스스’할 준비를 하고 성을 방문하지만 실제로는 동화 속에 나옴직한 멋진 고성이다.
그렇다면 이 성은 실제로 드라큘라와 연관이 있을까? 브란성은 독일 기사단의 요새(1212년)로 만들어졌다. 15~16세기에는 트란실바니아와 왈라키아 공국을 잇는 연결지 역할을 하면서 오스만 투르크로부터 헝가리 왕국을 지키는 관문이 되었다. 그 무렵 드라큘라가 이 성에 잠시 머문 것(1450년대)은 사실이지만 그의 삶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은 아니다.
이후 이 성은 루마니아 공국들의 통일에 기여한 합스부르크 왕가의 마리 드 여왕에게 헌정(1920년)되었고, 낭만적인 여름 궁전으로 바뀌었다. 여왕이 죽은 후 일레아나 공주가 성을 물려받았으나 루마니아가 공산권이 되면서 후손들은 성 소유권을 박탈(1948년) 당했다. 그 이후 브란성은 방치돼 파손됐다. 루마니아 정부가 1956년 국가 문화재로 지정, 개보수를 거침에 따라 중세역사미술박물관으로 재탄생했다. 2006년 합스부르크 왕가의 후손이 성의 소유권을 되찾았다. 그 후손은 지금 오스트리아에 거주하고 있는데 후손들은 흡혈귀 성이라는 좋지 않은 이미지에 기분이 나쁘다고 한다.
드라큘라 백작이 흡혈귀가 된 속사정
그렇다면 루마니아의 실존 인물이자 역사에 기록될 정도로 유명한 영웅이었던 드라큘라가 왜 흡혈귀가 되었을까? 드라큘라가 흡혈귀가 된 것은 아일랜드의 소설가 브램 스토커(Bram Stoker 1847~1912)가 쓴 소설 때문이다. 스토커는 ‘드라큘라의 삶’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괴기소설을 썼고 크게 명성을 떨쳤다.
우리는 역사를 똑바로 들여다봐야 할 이유가 있다. 드라큘라의 일대기를 들여다보자. 드라큘라(1431~1476)의 아버지는 신성 로마 제국의 드래곤 기사단 소속인 왈라키아 공 블라드 드라큘(Vlad Dracul) 2세다. 아버지가 용의 기사단의 단원이었기에 사용된 문장(紋章)이 ‘드라큘’이다. 루마니아어인 드라쿨(Drakulić)은 용(또는 악마)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어머니는 몰다비아 공국의 공녀 크네아지아다.
드라큘라는 트란실바니아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시기쇼아라(Sighişoara)에서 태어났다. 현재 그곳에는 생가가 변형된 채로 남아 있다. 드라큘라가 태어난 시기쇼아라는 그 당시 루마니아인이 아닌 게르만족 후손인 색슨족이 장악하고 있었다. 12세기에 이곳으로 이주한 색슨족은 철옹성 같은 성벽을 쌓고 상권을 장악했다. 루마니아 현지민들은 들어가 살 수 없었지만 당시 드라큘라의 아버지는 이들과 무역 협정을 맺고 도시 내부에 살 수 있었다. 형제는 형(미르체아), 본인(블라드), 남동생(라두) 3남이었다.
드라큘라는 어릴적(11살 경) 오스만 제국에 동생(4살)과 함께 볼모로 보내졌다. 드라큘라는 오스만 제국의 황태자인 메흐메트(훗날 메흐메트 2세가 된다)와 그의 아버지 무라드 2세에게 잔혹한 일을 많이 당했다. 그는 오스만 제국을 탈출해 고국으로 돌아왔지만 아버지는 다른 종족에 의해 암살(1447년, 드라큘라 16살 경)되었고 형은 뜨거운 인두에 눈을 잃고 생매장을 당하는 끔찍한 일을 겪었다. 드라큘라는 살아남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왈라키아 공국의 영주가 된다. 아버지 블라드 드라큘이라는 이름을 물려받았고 왈라키아 타르고비스테(Targoviste)를 수도로 삼는다.
포로들을 꼬챙이에 꽂아 죽여
하지만 사회는 불안정했고 영주 자리는 늘 위태로웠다. 툭하면 귀족들이 반란을 일으켜 공작을 죽여 버리는 하극상은 끊이질 않았다. 드라큘라는 왕궁을 난공불락의 요새로 만들고 나서 ‘피의 숙청’을 시작했다. 정적인 보야르(boyar, 당시 최상층의 귀족) 계급을 제거하는 게 우선이었다. 부활절 날(1457년), 그들을 왕궁으로 초대, “지난 50년간 몇 명의 군주를 모셨냐‘고 질문했지만 너무 많이 갈아치워 그들의 답변을 못하자 전부 다 죽였다. 대략 500명 정도가 말뚝에 박혀 처형되었다. 그의 처형 방법이 하도 잔혹해 체페시(Ţepeş, 가시, 또는 꼬챙이)라는 호칭을 얻게 되었다.
이후 그들을 다른 방법으로 이용했다. 브란성 근처 산정에 포에나리 요새를 축조할 때 보야르 계급에서 살아남은 귀족들을 인부로 이용했다. 이 포에나리 요새는 아주 중요한 전략적 거점이었다. 이어 드라큘라는 색슨족에게 전면전을 통보한다. 이 길을 상업로로 이용하려면 자신의 지시에 따르라고 명한다. 하지만 색슨족은 자신들의 이권을 위해 블라드의 정적들을 지원했다. 드라큘라는 군대를 이끌고 색슨족의 거점도시였던 브라쇼브(Brasov)로 진격했다. 수천 명을 포로로 잡았다. 그 많은 포로들을 다 꼬챙이에 꽂아 죽였고 그대로 방치했다. 드라큘라가 그곳에서 식사를 해야 할 정도로 너무 많은 숫자였다.
드라큘라의 피의 장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호시탐탐 서방으로 진출을 꾀하고 있는 오스만 제국과도 전쟁을 결심한다. 오스만제국의 사절단이 왔을 때, 터번을 벗지 않자 군주에 대한 모욕으로 여겨 그 자리에서 터번 쓴 머리에 못을 박아 죽였다. 1461년, 오스만과 왈라카이는 전면 전쟁에 들어갔다. 이듬해(1462년)에 2000명이 넘는 포로를 잡았다. 그 포로들 전부 코를 잘라버렸다.
그러자 투르크의 술탄 메흐메트 2세는 3배 이상의 군대를 끌고 쳐들어 왔고 드라큘라는 사력을 다해 싸웠으나 전세는 몰리기 시작한다. 포에나리 성으로 숨어 들어갔으나 장기적인 전투에서는 별다른 대책이 없었다. 부인은 성벽에서 떨어져 자살했고 수많은 수하 장군들을 잃었다. 드라큘라는 편자(말발굽형의 쇠붙이)를 역 방향으로 이용해 겨우 탈출한다. 하지만 오스만 군과 맞서 싸우다 술탄의 친위부대 예니체리들의 총칼에 무릎을 꿇고 목이 잘렸다. 향년 45세. 서기 1476년의 일이었다.
루마니아의 주요한 여행지들
유럽 발칸 반도에서도 동유럽 쪽에 위치한 루마니아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낯선 여행지다. 루마니아는 니콜라에 차우셰스쿠의 독재를 반대하는 1989년 시민혁명을 통해 자유를 얻었다. 공산국가라는 이미지가 많이 남아 있지만 실제로 수도 부쿠레슈티(Bucureşti)는 기대 이상으로 볼거리가 많다. ‘루마니아의 작은 파리’라 칭하던 개선문, 세계에서 가장 큰 건물 중 하나로 알려진 국회의사당(1984년) 등 공산당 정권이 만든 유명 건축물들. 그것 말고도 도심 속에 남아 있는 옛 모습은 여행객들을 충분히 매료시킨다.
또 ‘시나이아(Sinaia)’, 브라쇼브와 시기쇼아라를 구경하는 재미를 놓치면 안 될 것이다. 시나이아는 ‘카르파티아(Carpathian)의 진주’라 불린다. 왕가의 여름 별궁인 펠레쉬(Peles, 루마니아 국보 1호), 펠리쇼르 성이 인기다.
또 시기쇼아라에는 드라큘라가 태어나 4살까지 살았던 생가가 있다. 그것 뿐 아니라 이 도시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시계탑 등, 올드 타운은 마치 중세를 옮겨 놓은 듯하다. 이 도시의 역사지구는 1999년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문화유산 지역으로 지정되었다. 좀더 사실적으로 알고 싶다면 다큐멘터리 를 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Travel Tip!
항공편 직항은 아직 없다. 터키 이스탄불에서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공항으로 이동하면 된다. 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등 유럽 각지를 경유해 가는 방법이 있다. 그 외에 카타르항공을 이용해 도하를 거쳐 부쿠레슈티로 갈 수 있다. 도하까지 약 10시간, 부쿠레슈티까지 약 5시간 걸린다.
현지교통 수도 부큐레슈티에서는 지하철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그 외 시외 이동은 열차, 버스 등으로 원하는 곳으로 이동하면 된다. 브란성을 가려면 부큐레슈티에서 열차를 이용해 브라쇼브로 가야 한다. 브라쇼브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12, 16번 버스를 타고 Stadionul Tineretului에서 하차 후 브란성 가는 버스(40분 소요)를 타면 된다. 시기쇼아라는 브라쇼브에서 버스나 열차로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시차 한국보다 7시간 늦다
음식정보 음식이 제법 맛이 좋다. 루마니아식 족발인 치올란(Ciolan)이 있다. 그 외 옥수수를 재료로 이용한 음식, 다진 돼지고기를 포도잎으로 싼 사르말레 등이 있다. 루마니아 전통 도넛인 파파나스(Papanas)도 있다. 특히 부큐레슈티에서는 전통 깊은 건축물에서 음식을 즐길 수 있다. 구시가지 왕궁 옆에 있는 마눅 여인숙(hanul lui manuc, 1808년)은 200년 전통을 자랑한다. 또 1879년에 오픈한 카루 쿠 베레(Caru cu Bere)는 시내에서 가장 오래된 맥주홀이다. 원래는 왕족의 만찬장소였던 이곳은 차우셰스쿠의 큰아들이 자주 파티를 열던 곳이란다. 현재도 레스토랑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매우 흥미롭다.
루마니아 문화 루마니아 민속 예술, 전통음악과 춤, 목공예, 도자기 공예, 건축, 뜨개질, 자수, 보석가공 등 여러 문화유산들이 발전을 거듭하면서도 그 원형을 잃어버리지는 않았다.
예술뿐 아니라 과학과 학문에 있어서도 루마니아는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는다. 스포츠 중에서는 체조를 빼놓을 수 없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 당시 15세의 나이로 참가해 체조 요정이라는 별명을 얻은 나디아 코마네치(Nadia Comaneci)가 아직도 유명하다. 루마니아가 체조에 강한 이유는 신 식초 성분이 많은 음식을 즐기는 그들의 식생활도 한몫 한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미인들이 아주 많다.
화폐정보 레이(LEI)를 쓴다. 1유로가 4.4레이 정도다. 환전할 필요 없이 ATM기를 이용하면 된다.
주류 정보 포도주(VIN), 추이카(TUICA)라는 특유의 과실 증류주가 유명한데 자두가 좋다. 포도주는 아주 저렴한 가격과 뛰어난 품질로 이미 서구에서 크게 사랑받고 있다. 루마니아 포도주 박람회(VIN-EXPO)가 열린다. 그 외 보드카, 위스키, 럼, 다양한 맥주 등이 생산되고 있다. 포도주는 겨울철에는 데워 먹는 특징이 있다. ‘뜨거운 포도주(Vin fiert)’는 겨울 추위나 감기 등을 이기기 위한 민간요법이다.
숙박 정보 가격이 비싸지 않고 시설이 좋은 편이다. 유명한 숙박 사이트를 이용하면 된다.
시니어 포인트 수도는 걸어서 다니거나 지하철을 이용하는 데 크게 불편하지 않다. 그러나 도시 간 이동은 시설이 열악한 편이다. 서두르지 말고, 관광도시마다 1~2일 정도 지내면서 천천히 여행을 즐기는 것이 키 포인트다. 물가가 싼 편이라서 원하는 음식과 술은 멋진 레스토랑을 골라 먹도록 하자. 싼값에 기념품을 사오는 것도 방법이다. 관광지는 생각보다 눈요기를 할 곳들이 아주 많다.
>> 이신화 여행작가
이립(而立)에 여행작가로 시작해 어언 지천명(知天命)에 다다랐다.
그동안 ‘걸어서 상쾌한 사계절 트레킹’, ‘대한민국 100배 즐기기’, ‘on the camino’ 등
여행서 총 14권을 출간했다. ‘인생이 짧다’는 것을 현실적으로 받아들여 지난해 홀로 197일간 30개국의 유럽 배낭 여행을 했다. ‘살아 있을 때 떠나자’가 삶의 모토다.
후덥지근한 여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오싹한 공포영화. 고급 장비와 기술을 통해 한 차원 더 무서워진 공포물을 즐길 수 있는 요즘이지만, 가끔은 고전 공포영화의 침침한 화면 속 삐거덕거리는 움직임이 더 무서울 때가 있다. 지금 보아도, 다시 보아도 여전히 섬뜩한 추억의 공포영화들을 다시 만나 보자.
글 이지혜 기자 jyelee@etoday.co.kr
1967년·권철휘 감독·강미애, 박노식, 도금봉, 정애란, 황해 출연
한국인이 가장 많이 기억하고, 또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공포영화를 꼽자면 가 압도적이다. 애인과 오빠의 옥바라지 때문에 기생이 됐다가 억울하게 죽어 귀신이 된 월향의 이야기인데, 이는 사연 있는 귀신 유형의 시초가 됐다. 당시에는 변사의 내레이션이 함께 나와 공포와 신파의 분위기가 함께 어우러지기도 했다.
1980년·감범구 감독·유광옥, 강명, 홍윤정, 김왕규 출연
는 스페인 좀비 영화 를 모사한 작품이다. 당시 포스터에는 ‘죽은 지 3일이 지난 용돌이가 되살아났다.’는 문구가 있는데, 바로 이 용돌이가 묘지 관리인을 먹고 있는 모습에서 한국식 좀비 캐릭터가 등장한다. 역시 좀비 영화답게 팔을 벌리고 느린 걸음을 걷는 시체들이 나타나 사람들을 위협한다.
1980년·박윤교 감독·지미옥, 박암, 정세혁, 전숙, 김기종 출연
한국 공포영화계의 거장 박윤교 감독의 영화에는 ‘한(恨)’의 정서가 담겨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는 , , 등 ‘한’ 시리즈에 이어 그만의 집념이 가장 잘 드러나는 영화 을 내놓았다. 이듬해에는 선우은숙 주연의 가 개봉됐다.
1986년·이혁수 감독·김기종, 석인수, 이계인, 김윤희, 홍윤정 출연
30년이 지나고 보아도 섬뜩한 장면이 있다. 바로 에서 피눈물을 흘리는 시어머니 얼굴이다. 하얗게 까뒤집힌 눈동자와 눈과 입 주변을 타고 흐르는 선명한 핏줄기, 드라큘라를 연상하게 하는 표정까지. 사실 이 작품이 더 주목받는 이유는 특수효과의 사용에 있다. 물론 지금에 비하면 투박하고 어색하지만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시도였다.
1960년·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앤서니 퍼킨스, 베라 마일즈 출연
드라큘라, 좀비, 유령 등 현실에 없는 존재로부터 느끼는 공포가 아닌, 사람에게서 느낄 수 있는 섬뜩함과 심리적 불안감을 그려낸 영화다. 서스펜스의 제왕 알프레드 히치콕은 를 통해 현대인의 욕망, 죄의식을 자극해 공포와 두려움이라는 심리로 전환했다. 샤워커튼 뒤로 다가온 살인마가 여주인공을 난도질하는 장면은 여전히 명장면으로 남아 있다.
1973년·윌리엄 프리드킨 감독·막스 폰 시도우, 엘렌 버스틴, 린다 블레어 출연
4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가장 무서운 영화로 손꼽히는 영화다. 악령이 들린 소녀 리건이 점점 험악하게 변해가는 과정을 그려냈는데 당시의 분장은 지금 보아도 경악할 정도다. 특히, 몸을 뒤집은 채 계단을 내려오는 리건의 모습은 압권이다. 여기에 단순한 선율이 반복되는 메인 테마곡과, 긴장감을 주는 효과음까지 탁월하게 어우러져 작품의 완성도를 더한다.
1984년·웨스 크레이븐 감독·존 색슨, 로니 블랙클리 출연
“하나 둘, 프레디가 온다. 셋 넷, 문을 잠가라. 다섯 여섯, 십자가를 쥐어라. 일곱 여덟, 늦게까지 깨어 있어라. 아홉 열, 절대로 다시 잠들지 마라!” 일명 프레디 송으로 불리며 프레디의 등장을 경고하는 노래다. 프레디는 꿈에 나타나 갈고리 장갑으로 사람들을 괴롭히고 조종하는 초자연적인 존재로 살인마보다 강한 생명력을 과시한다.
1988년·톰 홀랜드 감독·캐서린 힉스, 크리스 서랜던 출연
은 아이들의 친구인 인형을 통해 가장 끔찍한 공포를 선사한다. 영화 속 인형 처키는 어른들 앞에서는 착하고 귀여운 인형이다가도 아이들 앞에서는 사악하고 잔인한 행동들을 벌인다. 처키는 공포 영화의 주인공이지만 인형이라는 친근함 덕분인지 현대에도 각종 패러디나 캐릭터 상품으로도 자주 활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