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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오산 기슭, 고요가 고인 쉼터… 경북 구미의 유산 '채미정'
- 물소리 찰랑이는 개울 건너에 채미정(採薇亭)이 있다. 차량과 사람들로 북적이는 금오산 관광단지 인근에 있지만 침범 못 할 고요가 고인 숲속의 정자다. 자리 한번 잘 잡았다. 이성계의 역성혁명에 의해 고려가 망하자 금오산 기슭에 은거한 야은 길재(吉再, 1353~1419)를 기리는 공간이다. 불사이군(不事二君)의 충절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정자다. 그
- 2024-11-01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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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웃음이라는 묘약 : 신이 인간에게 준 가장 큰 선물
- “웃음이 없는 하루는 낭비한 하루다.” - 찰리 채플린(1889~1977) 우하하하하하하하! 한 번 더! 우하하하하하하하! 독자 여러분, 일단 웃고 이야기 시작하겠습니다. 웃을 일이 없다고요? 속 편한 소리 하지 말라고요? 걱정이 태산인데 웃음이 나오냐고요? 그러니까 웃어야 합니다. 그럴수록 웃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웃어
- 2023-10-25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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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라이스로 고전하고 있다면 클로즈드 그립을 잡아라
- 독자는 어떤 그립을 잡고 있는가? 위크 그립? 뉴추럴 그립? 스트롱 그립? 나는 위크 그립을 잡는 플레이어를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백이면 백 뉴추럴 그립 아니면 스트롱 그립이다. 뉴추럴 그립을 잡는 플레이어에게 ‘왜 뉴추럴 그립을 택했냐’고 물으면 대부분 이렇게 답한다. 골프를 시작할 때 그립에는 세 종류가 있다(위크, 뉴추럴, 스트롱)고 듣고
- 2021-10-28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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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객주 따라 발길 옮긴 길 위의 작가 김주영
- 김주영, 그는 청송의 기적이다. 맹자 어머니는 맹자를 장터에 둘 수 없다며 결연히 거처를 옮겼지만, 주영의 어머니는 장터 한복판에 아들을 뒀다. 맹자 어머니는 맹자를 학교 부근에 묶어두었지만, 주영의 어머니는 아들이 학교를 가는 둥 마는 둥 온종일 장터를 맴돌아도 그냥 내버려뒀다. 그리하여 맹자는 당대에 가장 말 잘하는 사람이었지만 작가가 되지 못했고, 주
- 2021-10-14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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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주한테 어떤 사람일까?
- 조부모는 손주에게 조건 없는 사랑을 주기도 하고, 때로는 삶의 지혜를 들려주는 역할을 맡는다. 동서양과 시대를 막론하고 그랬다. 다만 세월이 흐르면서 조부모의 역할과 모습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다양한 조부모의 모습을 통해 좋은 조부모로서 갖춰야 할 자세가 무엇인지 살펴보자. ‘당신은 어머니의 형상을 한 천사였어요. 내가 넘어질 때면, 당신이
- 2021-05-0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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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짙푸른 한탄강의 가을 친구, 강부추!
- 옛사람들은 유장한 강이기도, 깊은 계곡이기도, 땅으로 곤두박질하는 폭포이기도, 때론 굽이치는 파도이기도 한, 그 물을 보면서도 그 뿌리를 들여다보려고 노력했다고 합니다. 즉 “물을 보는 데도 방법이 있으니, 반드시 그 물결을 봐야 한다(觀水有術 必觀其瀾)”라는 맹자의 가르침에 따라 세상만사의 근본을 깨치려 애썼다지요. 깊어가는 가을 수천만 년 동안 강물
- 2020-10-0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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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민 한양대 교수 "고요함을 익혀 나와 대면하라"
- “말하여 바로잡는 것도 앎이고, 침묵하여 바로잡는 것도 앎이다. 때문에 침묵을 안다 함은 말할 줄 아는 것과 같다.” ‘순자’(荀子)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남의 말 듣기를 거부하고, 제 말만 하는 사람들로 세상은 조용할 틈이 없다. 남 탓하며 분노를 키우는 사이, 정작 내 안의 소중한 무언가는 빛바래 간다. 정민(鄭珉·59) 한양대학교 교수는 침묵이 주는
- 2020-04-13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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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 ‘논어’를 읽고, 공자의 어머니를 되새기다
- 얼마 전 딸네 집에 들렀다가 초등학교 2학년 외손녀 책장에서 공자의 ‘논어’와 노자의 ‘도덕경’을 발견했다. 초등학생이 읽기에는 수준이 너무 높을 것 같아 호기심에 ‘논어’를 펼쳐보았다. 아이들 수준에 맞추었다곤 하지만 역시 어렵긴 마찬가지였다. 내가 ‘논어’를 가끔 읽어 ‘공자 왈, 맹자 왈’ 할 정도는 아니지만, 대충 공자의 이야기는 귀에 익은
- 2018-08-28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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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나라 문화유산 답사기② 전남 나주 향교(鄕校)
- 향교(鄕校)는 고려와 조선시대 지방에 설치한 국립 교육기관이다. 지방에 세운 향교는 국가가 유교 문화이념을 수용하기 위해 중앙의 성균관과 연계시켰다. 교육의 기능 외에도 지방 단위 유교적 행사를 치르는 문화기능을 담당했다. 또, 생원·진사 시험을 거쳐 성균관에 입학하고 문과 시험을 통과하여 중앙의 정치권에 진입하는 정치기능을 갖춘 곳이기도 하다. 나
- 2018-06-18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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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철 건강을 책임지는 쑥
- 올겨울이 추웠던 만큼 새싹은 더 싱싱하게 올라온다. 봄이 되니 마을 여기저기서 쑥 뜯는 사람들이 보인다. 어린 시절 누나와 동생이랑 논두렁에서 쑥을 뜯어 끓여 먹던 쑥된장국 냄새가 아련하다. 쑥떡 생각도 난다. 쑥은 왠지 과거를 떠올리게 하고, 따뜻한 고향의 느낌을 주는 음식이자 약초다. 우리 민족을 대표하는 식물이라 하면 무궁화, 진달래, 민들레, 쑥
- 2018-03-05 10: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