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산중 살림이 어언 30여 년째. 이력이 길어 쌓인 내공도 겹겹일 터다. 따라서 번듯한 집과 농장을 갖추었을 성싶지만 웬걸, 거처의 모습에 애써 다듬거나 꾸민 흔적이 거의 없다. 원래 화전민이 살았다는 집부터 옛 모습 그대로다. 1000평 규모의 농장 역시 야생 초원에 가깝다. 그렇다면 천하태평 게으름뱅이들이 사는 집? 또는 못 말릴 자연주의자의 거처? 후자가 정답이다. 즉 안희상(76, 다락골 구름밭 농장)과 아내 정선희(71)는 외진 산골에서 자연과 동행한다. 자연에 순응하고 동화하는 데에서 건강한 삶이 가능하다는 믿음을 고수해왔다. 농사도 유기농보다 한층 진보적인 자연농법을 구사한다. 자연의 생태 그대로를 존중하는 천연농법으로 자급자족을 도모하고, 나아가 삶과 생각의 대부분을 자연으로 채워 만족스러운 나날을 누린다.
서울에서 살았던 안희상은 대형 건설사 직원이었다. 그는 수시로 해외 근무를 했는데 45세 때의 어느 날 청천벽력과도 같은 폐암 선고를 받았다. 그게 산골로 이주한 계기였다. 폐 하나를 잘라내는 대수술을 받고 산이라는 요양소에 입소했다. 무너진 건강을 산에서 회복하기 위해 귀농을 했던 것. 그리고 대단한 성과를 거두었다. 마침내 암을 물리쳐 안정적인 건강상태에 이르렀다는 진단을 받았고, 지난 30여 년간 감기 한 번 걸리지 않았다는 게 아닌가. 만약 산에 들어오지 않았다면? 이에 대한 안희상의 답은 이렇다.
“도시 생활을 지속했다면 일찍 세상과 이별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도시의 복잡한 일상과 식습관에서 벗어나는 게 살 길이라고 봤는데, 그게 입증된 셈이다. 자연이 주는 산나물 중심의 음식을 먹고, 번잡한 문화생활을 배제하자 좋은 결과가 나타났다. 단조로운 생활을 반복하면서 뇌가 편해졌는데, 이 역시 치유 효과를 가져왔다. 아내가 정성껏 만들어준 제철 식단의 힘도 컸다.”
집이 인상적이다. 작고 낡아 불편해 보이지만 고색창연해 정겹다. 옛날 집을 원형 그대로 두고 사는 이유가 있겠지?
“100여 년 전에 화전민이 지은 토담집이다. 요즘처럼 흙이 오염되기 이전 시대에 지어진 황토집인데, 헐어내고 새로 짓기엔 아까웠다. 8평짜리 본채에 툇마루를 보탰을 뿐 본래의 구조를 유지한 채 살고 있다. 난방은 아궁이에 군불을 때 해결한다. 여러모로 불편한 점이 있지만 우리는 원래 있는 조건 그대로를 수용하며 살기로 했다. 이 집에서 살았던 화전민들의 원시적인 생활 방식을 따르자, 도시에서 익숙해진 습관과 사고를 싹 바꾸자, 그러면 병이 낫겠지, 그런 생각을 했던 거다.”
반듯한 냉장고가 없는 대신 작은 김치냉장고 하나만 가지고 산다지?
“최대치의 간소한 생활을 한다. 적은 소유로 적은 소비를 하기 위해서다. 쓰레기 배출에 따른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서도 적은 소비는 당연한 거라 봤다. 우리는 계곡물을 호스로 끌어들여 생활용수로 쓴다. 세탁기 없이 사시사철 손빨래를 하며, 원초적인 형태의 생태 화장실을 집 밖에 설치해 배설물을 퇴비로 바꾼다. 농사용 장비는 기계톱이 유일하다. 호미와 괭이로 모든 농사일을 감당해온 셈인데, 그러한 육체노동이 암을 낫게 한 요인의 하나로 작용했다.”
건전한 노동은 떳떳해서 아름답다. 그런데 부인을 너무 혹사시키는 건 아닌지?(웃음)
“아내에게 늘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품고 산다. 다행히 그의 기질은 강인하고 투철하다. 때로 파이터로 변한다.(웃음) 한편 아내 역시 불편하고 간소한 산중 살림의 긍정적인 가치를 중시하는 사람이라 매사 쾌활하게 적극적으로 움직인다. 산에 살면서 산을 오염시키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에 대해서도 부부가 공감대를 갖고 실천해왔다.”
야생 조수는 산골의 원주민
2월 말의 산중을 채운 공기는 차갑지만 봄기운이 이미 흥건하다. 여기저기 수선화 새잎들이 소복이 올라와 솔바람에 설레어 살랑거린다. 머잖아 온갖 봄꽃들이 다투어 우르르 피어나면 숫제 야생 화원으로 바뀔 거란다. 다종다양한 약초, 야생화, 꽃나무 등속이 어울려 꽃 정원을 연출하는 것인데, 이 가상한 꽃밭이 바로 안희상 부부의 농토이자 일터다. 고구마, 마늘, 고추 등 일반 농작물은 물론, 갖가지 산나물이 산재한 채 마음껏 활개 치는 식의 자유로운 성장을 해 결실을 맺는다. 농약을 치거나 비닐 멀칭을 해주는 식의 요령은 전혀 동원되지 않는다. 그래 자연농법이다.
안희상은 자연의 생리와 기법을 존중하는 한편 인위와 간섭을 배제하는 농사를 짓는 것이야말로 농부가 해야 할 진정한 업무라고 보는 것 같다. 그런 농부라야 비로소 이상적인 먹거리로 밥상을 차릴 수 있으며, 나아가 식물들이 성황리에 펼치는 순수한 생명 이벤트를 즐겁게 관람하는 특권을 누릴 수 있다고 보는 것 같다. 하지만 인간사가 동화나 아라비안나이트처럼 즐겁기만 하랴. 농장이 자리 잡기까지 고생도 적지 않았으리라.
“구체적 계획 없이 산에 들어온 탓에 처음엔 막막하고 힘들었다. 그러나 무질서한 주거 환경에서 하나하나 길을 찾아가는 과정이 사실은 즐거웠다. 남들이 할 수 없는 삶의 방식을 나는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면서는 더 큰 재미를 느꼈다. 건강 문제를 잊을 정도로.”
초보 농부로서 겪은 애로점은?
“돌이 많은 밭이라 돌을 캐내는 작업부터 만만치 않았다. 초기부터 시도한 유기농법 역시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잘 자라는 건 산나물들이었다. 결국 농장의 절반을 산약초로 채웠고, 유기농법을 자연농법으로 전환했다. 이렇게 해서 야생에 가까운 농원이 형성됐다. 문제는 실로 낮은 소출 수준이었다. 따라서 잠시 실망도 했지만 적은 생산일망정 자연이 베푸는 선물임을 자각하고 고마운 마음을 갖게 됐다.”
소출이 적다면 소득도 적을 텐데 생활비는 어떻게 조달하나?
“산에 들어올 때 가져온 자금에 여유가 있어 한동안 문제가 없었지만 세월이 흐르며 궁색해지더라. 해법은 소비를 줄이는 데 있었다. 도시에 사는 아들의 도움도 받았다. 이건 사실 30여 년의 산중 생활 중 유일하게 낭패스러운 대목이다. 자급자족을 추구했지만 뜻대로 풀려나가지 않았으니까.”
근래의 기후 변동으로 농부들의 애환이 많다. 이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한다고 보나?
“기후위기에 따른 자연재해를 불러들이는 건 건 결국 인간이다.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한 생활습관의 변화가 대안일 테고. 농사 역시 자연의 순환을 거스르지 않는 자연농법으로 가는 게 옳다. 독성을 품은 화학농약에 의존하는 농사는 결국 몸에 좋지 않은 먹거리를 양산할 뿐이며, 동시에 토질을 망쳐 자연 생태를 깨트린다. 관행농법을 폄하하는 건 아니지만, 환경을 생각하는 귀농인이라면 마땅히 자연농업을 지향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야생 조수에 의한 농사 피해를 호소하는 농부들도 흔하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나?
“우리는 초기에 부엌도 없이 살았는데, 어느 날 보니 천장에 걸어둔 냄비에 뱀이 들어앉아 있더라.(웃음) 이걸 어쩌나. 죽여? 그럴 순 없는 일이었다. 알고 보면 원래 이 산골에 자리 잡고 산 건 사람보다 짐승들이 먼저였다. 야생 조수들이 이 땅의 주인이라는 얘기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새를 내쫓고, 개구리를 잡아먹고, 멧돼지를 죽인다. 원주민을 이렇게 대접해도 되나? 야생 조수들이 자연 속에서 하는 선한 몫까지 고려하면 해결 방안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상생이 답이라는 얘기다.”
상생의 가치는 귀하지만 자신하고도 불화하며 사는 게 사람이다. 상생을 염두에 두고 내려온 귀농인조차 마을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지 못해 고심하는 경우도 흔하다.
“이웃과의 갈등. 이 문제는 사실 우리에게도 만만치 않은 사안이다. 불합리한 정도가 지나쳐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행태와 맞닥뜨리곤 했다. 완고하고 이기적인 사람에겐 사실 대책이 없다. 그런데 이건 있다. 도시 사람들의 큰 이기심에 비할 때 시골 사람들의 작고 단순한 욕심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거. 그럼에도 갈등하는 나 자신이 부끄럽다.”
부족하고, 재주 없고, 부끄럽지만
소소한 난항은 어쩌면 순항으로 데려가는 징검돌이다. 안희상은 초기의 개척시대를 통과한 탄력으로 산중의 삶을 매우 긍정적인 방향으로 운항, 일찌감치 안도할 만한 궤도에 올라섰다. 불편하고 낯설고 거친 생존 조건조차 ‘자연스럽게, 흥미롭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고 하는 걸 보면 원래 야생의 기질을 타고났을 수도 있겠다. 아무려나 그는 굳이 이를 악물고 살 필요를 느끼지 못한 채 스펀지에 스며드는 물처럼 자연의 감화력에 흡수되었고, 자연농법 삼매경을 경험했으며, 건강을 회복했고, 결핍과 불만이 없는 영일(寧日)을 누린다.
“불편한 환경이 오히려 사람을 강하게 만든다는 걸 느끼며 살았다. 어떤 논문에 이런 게 있더라. 윤택한 밭과 거친 밭에 시금치 씨앗을 나누어 심었는데, 나중에 수확해 분석한 결과 거친 환경에서 자란 시금치의 약성이 더 뛰어났다는 거다. 사람의 경우도 비슷한 게 아닐까? 산속에서 검소하고 단순하게 사는 게 힘들 것 같지만 안분지족(安分知足)할 경우엔 삶의 질이 높아진다.”
자연의 모든 걸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실제의 삶은 반자연적이거나 부자연스럽다. 어쩌면 우리는 엉뚱한 방향으로 질주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산속에 살면서 나는 자연에 대해 외경과 감사를 느끼는 사람으로 변했다. 그러면서 더 온전한 삶을 지속할 수 있었다.”
어떨 때 외경의 감정이 일어나나?
“가령 밭에 뿌린 씨앗에서 싹이 틀 때, 작은 싹이 자라 열매를 맺을 때 경이롭다. 뇌우가 쏟아지는 밤, 마루에 앉은 나의 옷깃에 날아와 앉아 비를 피하는 개똥벌레를 바라볼 때도 환희를 느낀다. 이럴 때면 성찰의 눈으로 자신을 돌아보기도 한다.”
꽉 막힌 산골에서 원초적인 스타일의 삶을 구현하는 일. 적게 먹고 담백하게 사는 일. 그걸 30년째 즐겁게 지속하다니. 한 방 얻어맞은 기분이다. 삶의 관성을 넘어선 안희상의 ‘도발’이 놀라워서.
안희상이 주는 귀농 Tip
•자연은 예술을 뛰어넘는다. 자연을 향유하고자 하는 자세를 가지고 귀농하는 게 현명하다. 도시에서 몸에 밴 놀이 문화를 싹 버리고 시골 생활에 입문하는 게 좋다는 얘기다. 자연에 관한 감수성이 철저하게 결여된 사람이라면 귀농을 아예 하지 않는 게 옳다.
•도시 문화를 그대로 가지고 귀농귀촌을 하면 원주민들의 문화와 충돌하게 마련이다.
•재능이나 자금력보다 자연에 의지하자. 자연 생태에 관한 안목과 사랑이 생기면 도시에서보다 수준 높은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다.
•강도 높은 노동이 요구되는 게 농사다. 따라서 50세 이전에 귀농하는 게 좋다. 무릎 관절에 문제가 있는 경우는 귀농을 삼가라.
•집을 크게 짓지 말자. 철수할 상황이 발생했음에도 매도가 어려워 진퇴양난에 빠지는 사례가 드물지 않다는 걸 유념하자.
•몸에 좋은 먹거리를 거둘 수 있는 자연농법을 하라. 그러면 오지 산골에 살더라도 병원 신세를 지지 않고 건강하게 살 수 있다. 자연농법을 위해서는 생태 화장실이 필수품이다. 배설물로 거름을 만들어야 하니까.
최강 피지컬이라 자부하는 100인이 벌이는 넷플릭스 서바이벌 예능 '피지컬: 100'의 두 번째 시즌이 최근 인기리에 종영했다. 시청자들의 운동 욕구를 자극했는데, 실제 프로그램의 퀘스트(단계별 미션)를 따라 달리기나 스쿼트를 하는 챌린지 영상을 SNS에 인증하는 이벤트도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의욕만 앞서 참가자들을 무작정 따라 하다간 쉽게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강도현 자생한방병원 원장의 도움말로 부상 없이 강인한 육체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무동력 트레드밀 달리기…‘햄스트링’ 부상 주의해야
가장 화제가 된 퀘스트는 단연 ‘무동력 트레드밀 달리기’였다. 참가자들은 22분을 10분, 7분, 5분으로 총 3번에 나눠 달리며 심폐지구력을 경쟁했다. 그 결과 상위 10%에 들기 위해선 5km 이상을 달려야 했고 1등은 무려 5472m를 주파했다.
달리기는 심폐지구력을 측정하고 향상하는 데 가장 간단하고 효과적인 운동 중 하나다. 비싼 장비나 특별한 훈련이 필요 없어 초심자에게도 추천된다. 하지만 달리기를 만만히 봐서는 안 된다. 달릴 때의 충격이 무릎과 발목으로 향하는 만큼 족부와 하체 부상이 잦기 때문이다. 특히 갑작스럽게 뛰거나 운동 강도가 높아질 경우 허벅지 뒤쪽에 위치한 근육인 햄스트링에 부담이 누적되기 쉬운데, 실제 프로그램에서도 햄스트링에 이상을 느껴 달리기를 포기한 참가자도 눈에 띄었다.
햄스트링은 동작을 멈추거나 방향을 전환하는 역할을 하기에 손상될 경우 간단한 보행에도 통증을 유발한다. 따라서 운동 전·후로 햄스트링을 충분히 풀어 부상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자나 벤치 등 엉덩이를 걸칠 공간만 있다면 손쉽게 스트레칭이 가능하다. 앉은 상태에서 왼쪽 무릎은 90도, 오른 다리는 일자로 뻗은 뒤 발뒤꿈치로 바닥을 딛는다. 이후 상체를 숙여 햄스트링을 천천히 이완시킨다. 약 10초 동안 유지한 다음 원래 자세로 돌아와 다리를 바꾼다. 해당 동작을 좌우 3회씩 반복한다.
강도현 자생한방병원 원장은 “햄스트링 부상은 유명 스포츠 선수들도 장기간 결장시킬 만큼 심각하게 발전하기도 하는 질환”이라며 “허벅지 뒤쪽 통증과 함께 햄스트링 부위가 붓거나 저리지는 않는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중량 근력운동...’허리디스크’ 발생 위험 높여
심폐지구력이 높더라도 강한 근력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이를 보여준 퀘스트는 ‘광산 운송 전’으로, 참가자들은 바퀴가 달린 광차에 40kg 모래주머니 수십 개를 싣고 목표 지점으로 돌아와야 했다. 전신의 근력을 순간적으로 내는 것이 관건이었다. 한 참가자는 한 번에 모래주머니 30개를 전부 실은 약 1.2t 무게의 광차를 밀어 주목받기도 했다.
경기 중 급한 마음에 허리와 팔 힘으로 모래주머니를 들어 올리며 힘들어하는 참가자들도 있었는데, 이처럼 무거운 물체를 반복적으로 어깨높이까지 올리는 일은 허리에 상당한 부담을 안기는 일이다. 척추에 순간적으로 강한 힘이 실려 ‘허리디스크’가 손상될 위험을 높이기 때문이다. 무거운 물건을 들 때는 무릎을 굽혀 몸쪽으로 끌어당긴 후에 허리를 들어올리기보다 무릎을 펴는 방식으로 일어서야 상대적으로 힘을 덜 사용하면서도 척추 건강을 지킬 수 있다.
만약 중량 운동 중 쑤시는 듯한 허리 통증과 엉덩이, 다리 등의 저림 증상이 동반된다면 즉시 운동을 멈추고 진료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좋다. 한의학에서는 추나요법을 중심으로 한 침·약침 치료, 한약 처방 등의 한의통합치료를 통해 척추의 기능 회복과 근본적인 치료에 집중한다. 특히 이달 말부터는 첩약(한약) 급여화 시범사업을 통해 허리디스크 한약에 대한 환자 본인 부담률이 최대 30%까지 낮아져 환자들의 치료 선택지가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무한 스쿼트’…올바른 방법 알아야 슬개골 부상 예방할 수 있어
결승전에서는 ‘무한 스쿼트’라는 퀘스트가 등장했다. 스쿼트는 많이 알려진 기본적인 운동 중 하나지만 무턱대고 주저앉는 운동이 절대 아니다. 앉을 때 무게 중심이 앞쪽으로 과하게 쏠리면 무릎으로 하중이 집중되는 탓에 연골에 손상을 안길 수 있기 때문이다.
스쿼트로 인해 다발하는 근골격계 질환으로는 ‘슬개골연골연화증'을 꼽을 수 있다. 슬개골은 무릎 앞쪽에서 관절을 보호하는 동그란 뼈를 말하는데, 이곳을 덮고 있는 연골이 단단함을 잃고 약해지는 질환을 슬개골연골연화증이라 부른다. 무릎에 충격이 지속해 가해지는 운동 외에도 외부의 강한 충격, 무릎 꿇고 앉는 자세 습관 등이 슬개골 연골의 마모를 촉진하는 주요 원인이다. 만약 무릎을 굽히고 펼 때마다 ‘뚜둑’하는 소리와 함께 뻑뻑한 통증이 느껴지거나 무릎이 자주 붓는다면 해당 질환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강도현 자생한방병원 원장은 “어릴 적 TV 속 멋진 액션 장면들을 따라 하다 크게 다치거나 위험했던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라며 “참가자들의 강인한 모습은 절대 하루 이틀 만에 만들어진 것이 아님을 명심하고 건강 관리에도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장년 사이 유행이 번지는 속도는 MZ 세대 못지않다. 최근 트렌드 중 하나는 단연 ‘맨발걷기’다. 전국 유명 관광지마다 맨발 산책로 조성 열풍이 불고 있다. 올해 맨발걷기 길이 생기는 공원은 서울에만 네 곳(효창공원, 응봉공원, 성촌공원, 이촌어린이공원)이나 된다.
맨발로 걸으면 혈액순환과 신진대사에 좋다. 각종 성인병 극복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모두에게 그런 건 아니다. 걱정 섞인 시선도 존재한다. 김창연 대전자생한방병원 병원장은 족저근막에 부상을 입기 쉬우니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맨발 걷기에 앞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나요?
우선 경로에 돌부리 같은 요철이 없는지 살펴야 합니다.
걷는 중에는 틈틈이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귀가 후에는 온수 족욕으로 발을 풀어주면 혈액순환에 도움이 됩니다. 과체중인 경우에는 보행 시 충격을 줄이기 위해 체중 감량도 필요합니다. 단 족저근막염 의심 증상이 있거나 이미 질환을 겪은 경우라면 맨발 걷기를 권장하지 않습니다.
족저근막염은 무엇인가요?
족저근막이란 발바닥 근육을 감싸고 있는 얇고 긴 막으로, 발바닥의 탄력과 아치 모양을 유지하고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합니다. 족저근막이 지속적인 외부 충격으로 손상을 입으면 염증과 통증이 발생하는데 이를 족저근막염이라 합니다.
족저근막염이 중장년층에 흔한가요?
실제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나타나는 경향을 보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2년 40대 이상 족저근막염 환자가 24만 9265명으로 전체의 약 74%에 달했습니다. 50대가 25%로 가장 많았고, 60대(20%), 40대(18%)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족저근막염 증상은 어떤 게 있나요?
주요 증상은 아침에 일어나 첫발을 디딜 때 나타나는 극심한 통증입니다. 오래 걷거나 서 있을수록 통증은 커지는 양상을 보입니다. 족저근막염이 생기면 발바닥과 발뒤꿈치에 간헐적으로 통증이 나타나는데, 이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방치하면 통증 부위가 넓어지고 발이 뻣뻣해지면서 보행조차 힘들어집니다. 비슷한 증상이 있으면 조기에 전문의를 찾아 발 건강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좋습니다.
발 관리법 ① 발바닥 스트레칭
의자에 앉아 아픈 발을 반대쪽 무릎 위에 얹는다. 한 손으로 발가락 전체를 감싸 쥐고 다른 손으로 엄지나 검지를 이용해 발의 움푹 들어간 부분을 가볍게 지압한다. 15초간 자세를 유지한다. 이 과정을 3회씩 총 3세트 반복한다.
발 관리법 ② 아킬레스건 스트레칭
벽을 바라보고 30cm가량 떨어져 선 뒤 손을 어깨너비로 벌려 벽을 짚는다. 통증이 있는 발을 뒤로 빼고 반대쪽 발은 앞으로 내민다. 발바닥 전체를 바닥에 붙인 채 체중을 앞으로 실어 벽을 민다. 최대한 종아리 뒤가 당기는 느낌이 나도록 10~15초간 자세를 유지한다. 전체 동작을 3회 반복한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소장 하인혁)는 반월상 연골 손상 치료에 한의통합치료가 객관적인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는 반월상 연골 손상에 대한 비수술 한의통합치료의 객관적 효과 및 임상적 유효성을 측정했다. 연구에 따르면 추나요법과 침·약침치료, 한약 처방 등으로 구성된 한의통합치료를 진행한 결과 반월상 연골 손상 환자들의 무릎 통증 및 장애가 개선됐고 삶의 질 또한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연구는 SCI(E)급 국제학술지 ‘Medicine(IF=1.6)’ 2월호에 실렸으며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이준행∙송진영 한의사가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했다.
반월상 연골 손상이란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해 관절을 보호하는 반달 모양의 반월상 연골이 손상돼 통증이 일어나는 질환이다. 반월상 연골이 손상되면 무릎 관절 전체에 뻐근한 통증이 나타나고 관절 잠김이나 부종과 같은 증상으로 보행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중장년 세대에게는 퇴행성 변화로 인해 나타나는 편이며, 젊은 층에서는 스포츠 활동 중 발이 고정된 상태에서 무릎이 비틀어지는 경우 등 외부 충격에 의해 발생한다.
반월상 연골 손상을 방치해서는 안 되는 이유는 손상 범위가 넓어지면서 퇴행성 무릎 관절염으로 쉽게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보존치료 외에도 관절경 절제술과 같은 수술적 치료가 활발하게 이뤄진다. 그러나 반월상 연골은 관절의 안정성과 직결되는 만큼, 수술로 인한 후유증이 향후 무릎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의료계에서는 연골의 손상을 최소화하고 수술 없이도 회복이 가능한 다양한 치료에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자생한방병원의 연구 결과가 나온 것.
이번 연구를 위해 연구팀은 2015년 6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전국 4개 지역(강남∙대전∙부천∙해운대) 자생한방병원에서 반월상연골손상으로 한의통합치료를 받은 입원환자 86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치료 유효성 분석을 위해 후향적 차트 리뷰와 설문조사가 이뤄졌다.
연구팀은 평가 지표로 △숫자평가척도(Numeric Rating Scale, NRS) △골관절염지수(Western Ontario and McMaster Universities Arthritis Index, WOMAC) △삶의 질 척도(EuroQol 5-Dimension, EQ-5D) 등을 활용했다. NRS(0~10점)는 숫자가 클수록 통증이 심함을 나타내며, WOMAC(0~96점)은 무릎 통증과 뻣뻣함 등으로 겪는 활동의 어려움을 평가하는 척도로, 점수가 높을수록 일상생활이 힘들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삶의 질 척도를 나타내는 EQ-5D(-0.066~1점)는 1에 근접할수록 삶의 질과 건강 상태가 이상적임을 뜻한다.
연구 결과, 한의통합치료 후 모든 평가 지표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관찰됐다. 환자들의 평균 NRS는 치료 전 중등도 통증 수준의 6.1에서 경미한 통증인 3.6으로 절반 가까이 낮아졌고, WOMAC은 53.67에서 치료 후 38.97로 회복했다. 통증과 장애의 정도가 개선되며 삶의 질도 향상됐다. EQ-5D의 경우 0.55에서 0.61로 높아졌다.
아울러 퇴원 후 약 3년이 지난 시점에 진행된 설문을 토대로 분석한 장기추적관찰 결과에서도 호전 양상은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WOMAC은 23.33점까지 낮아지면서 퇴원 후에도 호전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지는 것이 확인됐다. EQ-5D도 0.75로 상승하며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함께 이뤄진 치료만족도 조사에서는 전체 환자의 94.4%가 현재 상태가 개선됐다고 응답했으며, 그 이유로는 통증 감소(64%)와 빠른 일상 복귀(28%)가 가장 많았다.
논문의 공동 제1 저자인 이준행∙송진영 한의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한의통합치료가 반월상연골손상을 효과적으로 치료함과 동시에 삶의 질 개선에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한의통합치료가 반월상 연골 손상 치료에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005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에서는 의료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생활 습관을 바꾸고 질병을 예방하거나 개선하기 위한 ‘메티컬 피트니스’(Medical Fitness)가 주목받고 있다.
“이제 지팡이 없이 걷게 됐어요!” “몇 년 만에 스스로 세탁물을 널었어요.” “먹는 약의 양이 줄었네요.” 메디컬 피트니스 이용자들의 소감이다.
메디컬 피트니스는 재활, 간호 케어, 간호 예방, 생활습관병 개선, 건강 유지, 활동성 향상 등 폭넓은 분야를 아우른다. 재활 시설, 간호·간호 예방 시설, 질병 예방 운동 시설, 지정 운동요법 시설, 운동형 건강증진 시설 등에서 메디컬 피트니스를 도입하는 추세다. 메디컬 피트니스의 목적은 건강 유지, 질병 예방이다.
메디컬 피트니스 키우는 정부
일본건강스포츠연맹에서 운영하는 메디컬피트니스협회는 ‘건강 만들기’를 실현하기 위해 메디컬 피트니스를 보급한다. 의료와 임상 스포츠 등 운동 분야를 연결해 운동 습관 보급, 지도자 육성, 체력 증진, 질병 예방, 질병 조기 발견 등을 포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개인의 건강관리가 의료비 절감으로 이어질 것을 기대하며 해당 산업을 제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협회는 간호 예방 운동 트레이너와 워킹 트레이너를 육성한다. 간호 예방 운동 트레이너는 간호를 받아야 하는 시점을 늦추는 것이 목표다. 현재 간호를 받아야 하는 상태라도 더 악화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따라서 간호 예방 운동 트레이너는 치매, 행동과학, 영양 관련 지식과 근력 향상, 전도 예방 등 운동 관련 지식을 모두 습득하고 있어야 한다.
워킹 트레이너는 고령자의 자립 유지를 돕는다. 이를 위해서는 운동 습관, 식생활 개선 등이 필수다. 따라서 단순 운동을 지도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보행을 통해 건강을 지키고, 적절한 운동 습관을 만들어 유지하도록 지도한다.
정부는 의료비 절감 차원에서 메디컬 피트니스를 주목하고, 고령자의 건강관리를 위해 해당 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완화하거나 세제 혜택을 지원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03년 건강증진법을 시행했는데, 이 법에 근거해 질병 치료와 예방을 위한 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시설(지정 운동요법 시설)에 세액공제 혜택을 준다. 따라서 지정 운동요법 시설에서 메디컬 피트니스 서비스를 받는다면 치료비로 인정받아 의료공제를 받을 수 있다. 현재 일본에 지정 운동요법 시설은 약 210곳이다. 이곳에서는 고혈압・지질이상증・당뇨 등 생활습관병으로 분류되는 질병을 정기적으로 검사하고, 의사의 운동처방전에 따라 주 1회 이상, 8주 이상 운동하도록 한다.
데이터 기반 개인 맞춤형 지도
메디컬 피트니스의 핵심은 ‘의료’가 결합돼야 한다는 점이다. 단순 운동 기구만이 아니라 개인의 건강 정보를 기록하는 데이터가 기반이 되어야 한다. 개인에게 적합한 방식의 의료・운동 지도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일본 니가타시의 메디컬 피트니스 ‘쿠오레’(Cuore)는 네쿠야마 미야오 병원 내에 있다. 회원 평균 나이는 56.7세다. 60대가 가장 많고 70대 이상은 14%를 차지한다. 후기고령자인 만큼 생활습관병이 있는 사람이 많다. 병원 소속 의사가 혈액 검사, 체지방 분석, 복부 내장지방 검사 등을 하면 그 결과에 따라 건강 운동지도사가 맞춤형 프로그램을 설계한다. 매월 ‘피트니스 리포트’를 제공하는데, 이에 맞춰 영양과 생활 지도도 이어진다. 6개월 후 운동 효과를 확인하고, 효과를 높이기 위한 프로그램 변경이 이뤄진다. 신조정형외과의원은 정형외과를 찾는 환자들이 대체로 무릎 통증과 요통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근력 저하가 악화되지 않도록 단련하는 메디컬 피트니스 리후레(リフレ)를 운영한다.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메디컬 피트니스 센터 개설을 지원하거나 센터와 연계한 이벤트를 여는 방식으로 고령자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운동의 지속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야마가타현의 무라야마시는 지역에 있는 폐교를 메디컬 피트니스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군마현 다카하시시에는 구로자와 병원이 운영하는 ‘메디컬 피트니스 & 스파 발레오 프로’가 있다. 운동 프로그램뿐 아니라 센터에 다니는 회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볼링 등 스포츠 동호회 이벤트, 뷔페 행사 등을 연다. 지난 6개월간 시설 탈퇴 회원은 1%도 안 된다. 이시카와현의 고마쓰시 ‘다이내믹 클럽’도 의료 점검과 운동 지도뿐 아니라 서예・회화 등의 20여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2023년 7월 도쿄에 문을 연 피트니스 클럽 ‘리버스’(Re-Birth)는 물리치료사・운동지도사 등 전문가가 상주하고, 의사의 운동처방전을 기반으로 맞춤형 트레이닝을 한다. 운동 기구에는 인공지능(AI) 기술이 탑재돼 있어, 운동 머신이 회원의 당일 몸 상태에 따라 의자 높이를 조절하거나 운동량과 강도를 정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스마트워치 등 스마트 기기를 이용해 24시간 생활 데이터를 기록, 일상에서도 건강을 관리하는 메디컬 피트니스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서울시 보람일자리 사업을 통해 인생의 재도약을 꿈꾸는 4050 세대를 응원하기 위해, ‘모두 위한 내 꿈, 다시 뛰는 4050’ 캠페인을 펼칩니다. 본지는 서울시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함께한 보람일자리 사업을 통해 사회 곳곳에서 공공에 기여하고 있는 중장년들을 소개합니다.
두 평 남짓한 공간에서 혼자 살고 있는 이애순(90) 씨. 1인가구상담헬퍼 사업을 비롯해 사회의 여러 도움 덕분에 일상을 회복할 수 있었다지만, 좁은 방을 가득 채우는 따스한 미소가 큰 보탬이 됐을 것이다. 마땅치 않은 환경에서도 무기력함을 떨치려는 그에게 되레 희망이 비쳤다.
서울시 중구 을지로동. 촘촘히 들어선 빌라와 상점들 사이 자칫 지나치기 십상인 고옥. 시멘트를 덕지덕지 덧바른 계단을 오르면 낡은 나무 현관들이 늘어서 있다. 그중 살짝 열린 세 번째 문 사이, 활짝 웃고 있는 이애순 씨가 보였다.
“어서 와요! 반가워. 오늘은 손님이 많이 왔네. 혼자 살고 있어 적적한데, 찾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너무 좋아.”
이 씨는 30년 넘도록 혼자 지냈다. 30대 초반에 남편과 일찍 사별하고 자식 넷을 키워냈다. 청소노동자로 일하면서 치열하게 버텼다. 명절 때나 자녀들과 연락이 닿긴 하지만 서로 형편이 여의찮아 막내딸을 제외하곤 자주 만나지 못한다.
“남편이 하늘나라 갔을 때가 우리 막내 아장아장 걸을 즈음이었지. 애들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만 보는데 어떡하겠어요. 열심히 돈 벌어야지. 할 줄 아는 것도 없어서 청소 일로 평생을 먹고살았어. 가끔 껌 팔러 다니고. 이제 옛날 일은 다 잊어버리려고 해요. 생각만 해도 너무 힘들거든. 자꾸 떠올리며 가슴 아파봐야 소용없기도 하고. 얼마나 고생스러웠는지 자세히 말도 못 해요. 오죽했으면 한쪽 귀가 먹어버렸을까요.”
맞춤형 서비스로 개선된 생활
이애순 씨는 적적할 때면 근처 시장을 한 바퀴 돌며 사람 구경을 한다. 그러나 오래 걷지는 못한다. 일하며 상한 무릎은 몇 년 전 수술을 받았다. 짧은 산책이 끝나면 TV 소리를 크게 틀어놓고 노래를 듣는다. 특히 가수 임영웅의 애틋한 노랫말은 삶에 한 줄기 빛이 되어줬다. 노래 제목이나 정확한 가사는 잘 모르지만 마음을 채우기에는 충분했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 가운데 이 씨처럼 혼자 사는 노인의 비율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22년 기준 홀몸 노인 비율은 20.8%로 1년 전보다 0.2%포인트 늘었다고 한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릴 무렵 상황은 더 심각했다. 관련 기관과 커뮤니티 센터가 문을 닫은 탓에 홀몸 노인을 포함한 1인 가구가 사회 안전망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사례가 종종 생겼다. 서울시는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을 좀 더 면밀히 보호하기 위해 1인가구상담헬퍼 사업을 진행했다.
1인가구상담헬퍼 사업은 참여자로 선정된 1인가구상담헬퍼가 주거 환경이나 경제 상황이 열악하거나 정서적으로 고립되는 등 다인 가구에 비해 열악한 중장년 1인 가구를 발굴하고, 주기적으로 전화·방문해 안부를 확인한다. 사회와 단절된 채 어려운 상황에 놓인 사람들의 정서를 살피고, 사회적 관계망을 형성할 수 있게 돕는다.
잊고, 나아가기
이 씨는 해당 사업으로 조금 더 나은 일상을 보내고 있다. 그를 살피는 1인가구상담헬퍼 참여자에 따르면, 그는 수혜자 중 비교적 몸과 마음이 건강한 편이라고 했다. 거동이 불가하거나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경우에는 고립 상태가 더욱 심화되고 삶의 의지가 떨어져 식사, 취미, 인간관계에 관한 욕구가 없는 상태에 이르기도 한단다.
계절이 지나도, 명절에도 그의 일상은 여전하다. 가족과 만나 멀리 나들이를 가거나 명절 음식을 먹지는 않지만 속상하거나 서운한 기색은 없다. 욕심을 부리기보다 주어진 삶에 집중하며 평탄한 일상을 보내고 싶다는 이애순 씨다.
“혼자 사는 집에 매번 찾아주어 고맙지. 다들 친절하게 대해주니까 낯설지도 않아요. 와서 뭐가 필요한지, 어떤 부분이 힘든지 다 물어보고, 필요한 게 있으면 갖다주더라고. 전기장판이 고장 났었는데 새 걸로 바꿔줬어. 그저 내 다리가 걱정이지. 언제까지 걸을 수 있을까 싶어서 말이야. 지금은 모르는 게 있거나 도움이 필요하면 요 앞 상가 아가씨한테 물어보기도 하는데, 몸 상태가 나빠지면 그럴 수가 없으니까. 그래도 이렇게 살아 있음에 감사해. 친절한 분들 덕에 긴 하루 중에 즐거운 시간이 늘 있네.”
만남을 뒤로하고 낡은 문을 나서려는 찰나에도 이 씨는 그를 찾은 사람들의 손을 꼭 잡아주거나 끌어안았다. 특유의 밝은 미소와 따뜻하고 긍정적인 마음이라면, 충분히 현재에 충실한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새해부터 전 세계 테니스 팬들의 관심은 ‘2024 브리즈번 인터네셔널’에 쏠렸다. 클레이 코트의 강자이자 그랜드슬램 22회 우승에 빛나는 ‘흙신’ 라파엘 나달 선수가 1년 만에 부상에서 복귀해 치르는 첫 대회였기 때문이다.
나달은 지난 호주오픈(Australian Open) 기간에 ‘좌측 장요근(엉덩허리근, iliopsoas muscle) 2급 파열’ 부상을 입고 수술까지 받은 바 있다. 30대 후반인 그의 나이를 고려했을 때 은퇴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많은 이들이 생각했지만 나달은 불굴의 의지와 노력으로 어려운 수술과 재활을 이겨냈다. 그리고 이번 브리즈번 대회에서 단식 8강까지 진출하며 성공적인 복귀가 점쳐지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나달은 8강전 도중 수술 부위의 통증을 호소하며 메디컬 타임아웃을 불렀고, 결국 패배와 더불어 다가오는 호주오픈에도 불참 선언을 했다.
올해를 마지막으로 은퇴를 시사한 그였기에 이번 부상은 더욱 안타까움으로 다가온다. 그렇다면 나달의 선수 생활에 큰 위기를 가져다준 장요근은 어떤 부위이며, 손상될 경우 신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자생한방병원 이준석 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보자.
장요근은 장골근과 대요근을 함께 칭하는 용어로, 척추·골반을 하체와 이어주는 근육이다. 다리를 올리거나 허리를 구부리는 등 허리와 골반의 움직임을 담당하며 신체의 균형을 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장요근의 이완이 허리 통증을 약 3배 감소시켰다는 해외의 연구 결과가 있을 정도로 장요근은 척추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장요근은 골반과 허리를 안정적으로 지지해 주는 역할도 수행하는데, 장요근이 과하게 긴장하고 수축하면 척추가 굽어지는 등 척추의 변형을 일으켜 허리 통증을 야기한다. 그리고 이러한 증상은 허리디스크, 척추측만증(척추옆굽음증)과 같은 척추 질환을 악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따라서 테니스처럼 격하게 상·하체를 회전시키거나 순간적으로 운동 방향을 변경하는 피벗(pivot) 등의 동작을 무리하게 이어갈 경우 장요근에 부담이 쌓이기 쉽다. 실제 스페인 프로 축구팀 FC바르세로나의 유망주 라민 야말(Lamine Yamal)도 지난해 좌측 장요근 부상을 입었고, 국내 프로 야구팀 SSG의 4번 타자였던 길레르모 에레디아(Guillermo Heredia)도 이로 인해 3주 넘게 경기를 뛰지 못했다.
스포츠선수 외에도 의자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은 직장인들도 장요근이 과하게 긴장돼 허리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빈번하다. 특히 30~50대 직장인의 경우 장시간 바르지 못한 자세와 장요근의 긴장으로 각종 척추 질환의 발생 위험이 높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2022년 허리디스크 환자 총 209만 8183명 중 30~50대 환자는 99만 6803명으로 약 5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장요근의 수축으로 인해 허리 통증이 발생할 경우 한방에서는 장요근의 이완과 척추 기능 회복을 위해 추나요법, 침·약침 치료, 한약 처방 등의 한방통합치료를 진행한다. 추나요법은 한의사가 직접 신체의 균형을 올바르게 교정하는 수기치료로서 척추와 고관절 및 주변 근육이 받는 부담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또한 침 치료는 혈액 순환을 촉진하고 근육을 부드럽게 이완해주는 데 도움을 주며, 한약재 성분을 주사 형태로 정제한 약침은 신속한 통증 감소와 손상 조직 회복에 탁월하다.
치료 외에도 평소 스트레칭을 통해 장요근을 수시로 이완해 주는 것도 좋은 습관이다. 대표적인 운동법으로 ‘장요근 이완 스트레칭’을 추천한다.
먼저 무릎을 꿇고 허리를 편 채 한쪽 다리를 앞으로 내딛는다. 이후 내디딘 쪽 무릎을 앞으로 밀어 장요근을 이완시켜 준다. 이때 상체는 최대한 일직선으로 유지해야 한다. 15초간 자세를 유지하며, 다리마다 3회씩 총 3세트 진행한다.
이준석 자생한방병원 원장은 “상·하체를 무리하게 움직이는 운동선수도, 앉아 있는 시간이 긴 직장인도 모두 장요근의 과한 긴장과 이로 인해 발생하는 허리디스크 등의 질환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엉덩이나 허리 주변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장요근 건강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청룡의 해, 갑진년(甲辰年)이 밝았다. 청룡은 동서남북 방위를 다스리는 사신(四神) 중 하나로서, 동쪽의 수호신 역할을 한다. 동쪽은 일출이 시작되는 방향으로 진취적인 에너지와 희망을 나타낸다. 특히 청룡은 용 중에서도 젊은 용으로서 생동감 있고 변화무쌍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가 건강미 넘치고 역동적인 해로 해석되는 이유다. 이는 최근 몇 년간 우리 사회에서 화두가 되어온 ‘MZ세대’를 떠올리게 한다.
MZ세대의 큰 특징 중 하나는 음식, 춤, 운동 등의 관심사에 적극적으로 자신을 소비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새로운 트렌드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올해에도 MZ세대를 중심으로 다양하고 변화무쌍한 문화가 형성될 전망인 가운데, MZ 문화별로 주의해야 하는 건강법들을 자생한방병원 홍순성 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보자.
‘핫플’에 ‘오픈런’까지 줄서기…골반 불균형 주의해야
MZ세대 문화의 대표적인 예로 ‘줄서기’를 들 수 있다. 맛집, 팝업스토어, 전시회 등 이른바 핫플레이스 앞에 길게 늘어선 대기 행렬은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풍경이다. 남들보다 빠른 경험을 위해 오픈런(매장 문이 열리기 전부터 대기하는 일)에 나서는 일도 많다. 특히 오픈런은 MZ세대가 주도하는 모습이다. 실제 한 시장조사업체가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오픈런에 대한 인식 조사를 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 47.4%가 오픈런을 경험해 본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별 경험 비율로는 20대가 94.7%, 30대가 91.6%로 40(38.6%)·50대(5.5%) 대비 압도적인 차이를 보였다.
건강상 주의해야 할 점은 장시간 줄을 서다 보면 짝다리를 짚는 등 자세가 비뚤어지기 쉽다는 것이다. 특히 짝다리는 몸의 무게 중심을 한쪽으로 쏠리게 해 골반을 틀어지게 한다. 골반 불균형 상태가 지속되면 척추가 옆으로 휘는 ‘척추측만증(척추옆굽음증)’으로 발전해 요통이 동반되는 경우도 잦다. 골반이 척추를 받치고 있는 만큼 척추의 균형도 덩달아 깨지기 때문이다.
자생한방병원 홍순성 원장에 따르면 “골반 불균형은 근골격계 질환의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내부 장기에도 악영향을 끼쳐 여성들에게는 생리불순과 생리통 등을 심화시키기도 한다”며 “골반 불균형이 의심된다면 전문의를 찾아 틀어진 골반을 교정하는 등 적절한 진료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고 덧붙였다.
‘마라탕’ 먹고 ‘탕후루’ 후식까지…MZ ‘맵단짠’ 문화, 젊은 고혈압∙당뇨 불러
먹거리 문화도 MZ세대 입맛을 중심으로 변화를 맞이하는 추세다. 마라탕, 탕후루 등의 음식들은 자극적이고 중독성 있는 맛으로 젊은 층에게 뜨거운 인기를 얻으며 MZ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실제 탕후루와 마라 음식은 지난해 한 배달 어플리케이션의 인기 메뉴 1위와 2위로 각각 선정됐으며, 특히 탕후루의 경우 주문 증가율이 2022년 대비 약 1만4000%나 늘어났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맵단짠(맵고 달고 짠)’ 식습관은 위장에 큰 부담을 준다. 맵고 짠 음식의 과도한 섭취는 위염, 위산과다 등의 위험을 높이고 고당류의 음식은 중성지방과 혈당을 증가시킬 수 있다. 마라탕의 경우 1인분 열량이 보통 1800kcal 정도로, 밥 한 공기가 약 300kcal인 것을 감안했을 때 엄청난 고열량 음식이다. 나트륨 수치도 약 2000~3000mg으로 세계보건기구(WHO)의 하루 전체 섭취 권장량과 비슷하거나 더 높다.
맵단짠 음식은 젊은 세대의 고혈압, 당뇨 등 심혈관계 및 대사 질환 발생에도 일조한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30대 당뇨 환자는 지난 2018년 13만 9682명에서 2022년 17만 4485명으로 24.9% 증가했고, 고혈압 환자는 21만 3136명에서 25만 8832명으로 21.4% 늘었다. 특히 평소 잦은 음주나 흡연 등의 생활 습관으로 혈압이나 혈당 수치가 높다면 저염식 식단으로 관리에 나서는 것을 권장한다. 또한 자극적인 양념을 배제하고 포만감이 높은 통곡물과 야채를 중심으로 구성된 저염식 식단은 영양적으로 균형 잡힌 음식 섭취가 이뤄질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바디프로필’ 열풍…극단적 다이어트, 영양 밸런스 챙겨야
멋진 몸매에 대한 MZ세대의 관심도 매우 증가했다.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 SNS 인증을 통해 운동에 대한 열정을 뽐내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멋진 몸을 만들어 사진으로 기록하는 ‘바디프로필’ 촬영도 큰 인기를 얻었다. 특히 다양한 컨셉의 바디프로필이 유행하며 인스타그램 내 관련 게시글은 현재 500만 개 이상에 달한다.
그러나 무리한 바디프로필 촬영은 오히려 건강에 독이 되기도 한다. 보여주기 위한 목적으로 몸을 단기간에 만들다 보면 다이어트에 극단적으로 몰입하게 되는데, 이는 바디프로필 촬영 이후 체중 요요현상이나 근골격계의 약화를 불러올 수 있다. 과한 다이어트는 촬영 당시의 체지방은 줄일 수 있겠지만, 오히려 뼈와 근육의 영양결핍 상태를 초래하고 전신의 근육과 인대를 약화시키는 등 골관절염의 유발 가능성도 높인다.
따라서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처럼 언제나 균형 잡힌 운동 습관이 필요하다. 무산소와 유산소 운동 모두 병행함과 동시에 충분한 단백질, 칼슘 등의 섭취를 통해 뼈와 근육에도 충분한 영양을 공급해줘야 한다. 바디프로필의 목적은 건강한 몸을 기록하는 것인 만큼 내·외면 모두 아름답게 관리하도록 하자. 또한 바디프로필 준비 중 관절이나 몸에 통증이 생기면 촬영을 미루더라도 치료에 나서 증상 악화를 방지하는 것이 현명하다.
‘스우파’, ‘슬릭백’ 등 너도나도 ‘댄스 챌린지’….관절 부상 요주의
지난해 바디프로필만큼이나 유행한 트렌드는 바로 ‘댄스 챌린지’다. 댄스 챌린지란 유튜브 쇼츠, 틱톡 등 영상 기반 SNS 플랫폼을 통해 노래 하이라이트 부분의 안무 영상을 게재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일반인들을 비롯한 유명 연예인들도 적극 참여하면서 전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종영한 유명 댄스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유튜브 누적 조회 수가 5억회를 돌파한 바 있으며, 이른바 공중부양 춤으로 알려진 ‘슬릭백 챌린지’도 2억뷰를 넘기는 등 큰 유행을 끌었다.
그러나 아무리 젊다고 한들 영상 속 춤을 여과 없이 따라 하다 보면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특히 발목, 무릎과 같이 체중을 지탱하는 관절은 같은 춤 동작을 반복하다 쉽게 손상될 수 있는 부위로 꼽힌다. 실제 한 국내 대학에서 스트릿댄서 100명의 부상을 조사한 결과 ‘발목’이 67.7%로 부상이 가장 빈번한 부위로 꼽혔으며, 그중에서도 ‘염좌’의 비중이 제일 높았다.
자생한방병원 홍순성 원장은 “멋진 영상을 위해 무리한 연습을 강행하다 관절에 염좌가 발생했다면 근육과 인대의 손상이 더 악화하기 전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그중 약침 치료는 한약재 성분을 체내에 직접 주입해 염증을 빠르게 가라앉히고 손상된 조직을 회복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격투기’에 ‘풋살’까지….땀 흘리며 성취감 느끼는 여성, 골절 부상 주의
재밌게 건강을 추구하는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가 MZ세대를 중심으로 떠오르며 헬스 외에도 다양한 스포츠에 눈을 돌리는 MZ들도 많아졌다. 특히 이들은 새로운 문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기존 남성 위주였던 스포츠에 여성 MZ들의 참여율을 크게 높였다. 치열한 몸싸움이 동반되는 격한 종목임에도 땀 흘리며 이루는 성취감과 공동체 의식이 성별의 장벽을 뛰어넘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그중 풋살의 경우 여성 연예인들의 풋살 경기를 진행하는 TV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얻으며 여성 풋살 동호인들이 급격히 증가했다. 2022년에 개최된 한 여성 풋살 대회에는 약 3400여 명의 선수가 참여할 정도였다.
하지만 풋살, 격투기 등 격한 스포츠는 빠르게 움직이며 온몸의 힘을 써야 하는 만큼 상대방과 부딪히거나 넘어졌을 때 강한 충격으로 골절과 같은 부상을 입기 쉽다. 골절의 종류에 따라 외과적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단순한 골절 형태인 ‘외상성 골절’의 경우에는 한방통합치료와 같은 보존적 치료로 회복할 수 있다. 실제 자생한방병원의 논문에 따르면 외상성 골절에 대한 침·약침 치료, 한약 처방 등의 한방통합치료는 통증 감소와 기능 개선에 효과적이며 환자들의 만족도 또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운동 전에는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과 관절을 충분히 유연하게 하고 손목, 무릎 등 관절보호대를 착용해 외부 충격으로부터의 부상을 방지하도록 하자. 그리고 언제나 자신의 실력에 맞춰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운동을 즐겨야 한다. 도전하며 목표를 달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하게 오래 즐기는 것이다.
‘e스포츠’ 게임 열풍…일자목증후군 주의해야
e스포츠에 대한 MZ세대의 관심도 매우 뜨겁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2 게임 이용자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30세대 게임 이용률은 80%를 넘겼으며 최근 우리나라에서 개최된 한 게임 대회의 누적 시청자 수는 4억 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특히 e스포츠 사상 최초로 대규모 거리 응원이 진행된 광화문에서는 추운 날씨였음에도 ‘페이커’ 이상혁 선수를 연호하는 팬들의 응원이 이어져 화제가 된 바 있다.
하지만 페이커를 선망하며 멋진 플레이를 펼쳐보려는 MZ세대도 건강 관리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특히 ‘일자목증후군(거북목증후군)’은 한 대회에서 선수들이 전부 일자목 자세로 서 있는 사진이 아직도 화제가 될 정도로 프로게이머들에게 자주 보이는 증상 중 하나다. 장시간 앉아서 화면에 몰입하다 보면 머리가 자연스럽게 앞으로 쏠리며 뒷목에 상당한 부담을 안기는데, 이는 일자목증후군을 야기하는 가장 큰 원인이 된다. 또한 일자목증후군은 경추(목뼈)를 충격과 하중에 취약하게 해 목디스크 등 각종 경추 질환의 발생 위험도 높인다.
자생한방병원 홍순성 원장은 “앉은 자세에서 고개를 뒤로 15초, 좌우로 15초씩 젖혀주는 스트레칭을 평소 반복해 주면 경추 관리와 일자목증후군 예방에 효과적”이라며 “모든 질환은 치료보다 예방이 더 중요하듯 다양한 취미를 즐기는 MZ세대들이 건강에 더욱 관심을 갖고 역동적인 새해를 보냈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연말연시에는 회식과 모임이 늘어 술 마실 일이 잦아진다. 이때 과음과 과식은 누구에게나 좋지 않지만, 특히 통풍 환자들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름진 음식과 과음이 통풍의 악화 위험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통풍(痛風, gout)은 혈액 내 요산의 농도가 높아지면서 요산염 결정이 관절의 연골, 힘줄, 주위 조직에 침착되는 병이다. 요산은 음식이 간에서 대사되고 생기는 최종 분해 산물로, 쌓이면 결정체로 변해 염증을 유발한다. 통풍은 극심한 통증이 특징이다. 증상은 발가락, 손가락, 무릎 등에 잘 나타나고 심하게 붓고 빨갛게 변하며 손도 못 댈 정도로 심한 통증이 발생한다. 특히 요즘같이 찬 바람이 부는 겨울철에는 혈액 속 요산 침착이 활성화돼 염증이 심해져 증상이 더 악화된다.
김문영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통풍은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표현처럼 여성의 출산과 비교할 정도의 극심한 통증을 동반한다”며 “초기에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발생 빈도가 늘어나고 만성 관절염으로 발전할 수 있어 꾸준한 치료를 통해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국내 통풍 환자 계속 늘어…비만 남성 특히 조심해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통풍으로 진료받은 환자 수는 매년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2018년 43만 3984명에서 2022년 50만 8397명으로 환자 수가 늘었다.
2022년 기준 남성 환자는 여성 환자보다 12.8배 많았다. 이는 남성이 여성보다 단백질과 알코올 섭취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남성은 콩팥의 요산 제거 능력이 나이가 들수록 감소하는 반면, 여성은 폐경 이전까지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요산 제거 능력이 유지된다. 특히 비만 남성은 통풍 고위험군으로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비만 자체가 체내 요산 생성을 증가시키고, 신장 기능은 나이가 들면서 점차 떨어져 요산 배설이 원활해지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서구화된 식습관, 스트레스와 잦은 회식으로 상대적으로 운동량이 적은 젊은 남성에게도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김문영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첫 증상 후 통증이 있을 때만 치료하고 꾸준히 치료하지 않으면 통풍 결절이 울퉁불퉁 튀어나와 신발을 제대로 신지 못하는 때도 있다”며 “관절 손상 외에도 신장 기능 저하 등 치명적인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과음·과식 피하고 적정 체중 유지해야
통풍은 흔히 맥주를 많이 마시면 걸리는 병으로 알려졌지만 사실 주종과 무관하게 알코올이 들어간 모든 술은 통풍의 위험성을 높인다. 알코올은 콩팥에서 요산 배설을 억제해 혈중 요산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다만 맥주는 효모, 보리 등 퓨린 함량이 높은 성분이 들어가 다른 술보다 더 위험하다. 또한 음주량이 많을수록 통풍의 위험이 올라가 과도한 음주는 삼가는 것이 좋다.
통풍은 꾸준한 약물치료와 식이요법을 통한 생활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통풍 치료에는 통증을 완화하는 항염증제와 요산 배설을 촉진하는 의약품을 쓴다.
통풍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과음, 과식을 피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퓨린 함량이 많은 음식(내장, 고기, 치킨, 등푸른생선 등)의 섭취를 줄이고, 액상과당이 함유된 음료수나 가공식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 반면 저지방이나 무지방 유제품, 곡류, 채소, 과일, 달걀, 해조류 등 지방이 적은 식품은 통풍 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한 충분한 수분 섭취는 소변으로 요산 배설에 도움을 줘 통풍에 효과가 있다.
김문영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조깅, 등산, 수영 등 적당히 땀을 흘릴 수 있는 유산소운동은 통풍 예방에 좋다”며 “무엇보다도 식단관리와 함께 요산 수치를 낮추는 꾸준한 약물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겨울은 시니어에게 그다지 유쾌하지 않은 계절이다. 추운 날씨 탓에 몸이 잔뜩 움츠러드는 데다 마치 몸에 기름칠이 덜 된 것처럼 허리에 뻐근함과 통증이 자주 나타난다. 겨울철 척추 질환을 완화·예방하기 위해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고 스트레칭으로 근육과 인대를 유연하게 만들어 보자!
브리지(허리 들어 올리기)
약해진 엉덩이 근육과 허리 뒤쪽에 신전근을 강화해 허리 안정성을 높인다. 또한 앞 허벅지 근육인 대퇴사두근을 이완시켜 신체 앞뒤 불균형을 해소하는 운동이다.
1. 척추를 완전히 붙이고 누워 두 무릎을 세운다. 양발은 골반 너비로 벌리고 양 손바닥으로 바닥을 지그시 눌러준다.
2. 엉덩이, 꼬리뼈, 척추 순으로 바닥에서 떨어뜨리듯이 들어 올린다. 턱을 약간 당기고 복부 긴장을 유지해 허벅지, 엉덩이, 허리가 일직선이 되도록 집중한다. 무릎과 발이 바깥으로 벌어지지 않도록 주의하며 8초간 유지한다.
3. 척추, 꼬리뼈, 엉덩이 순으로 천천히 몸을 내린다. 10회씩 총 3세트 실시한다.
데드 버그(팔다리 뻗기)
누워서 하는 코어 운동으로, 복부 근력을 발달시키고 허리 안정화에도 도움을 준다. 이 운동은 호흡이 매우 중요하다. 골반 아래까지 숨을 끌어내린다는 느낌으로 복식 호흡한다.
1.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천천히 누워 양손은 천장을 향해 뻗는다.
2. 무릎을 구부린 후 양다리를 들어 올려 골반과 무릎 모두 직각으로 굽힌다.
3. 숨을 내쉬며 복부에 힘을 주고 왼팔은 머리 위로 넘기고, 오른쪽 다리를 쭉 뻗는다. 천천히 제자리로 돌아와 양쪽을 번갈아가며 실시한 후 총 10회 반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