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에 따라 2년간 중단했던 ‘보라매공원 건강100세 프로젝트’ 프로그램을 올해부터 재개한다.
서울시와 서울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 협업해 2015년부터 진행한 ‘보라매공원 건강100세 프로젝트’는 건강체조, 바르게 걷기, 건강 상담 등 공원을 찾은 시민들에게 다양한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보라매공원 잔디광장 옆 나무 그늘 쉼터에서 6월, 9월, 10월 3개월간 매주 화, 목요일 오후 3시에 1시간 동안 운영되며 남녀노소 시민 누구나 현장 접수 후 무료로 참여 가능하다. 프로그램은 공원의 울창한 나무들이 내뿜는 피톤치드를 마시며 심신을 가다듬고 활력을 충전하는 다양한 건강 증진 활동으로 진행된다.
참여자들은 전문 강사와 함께 음악에 맞춰 즐기는 건강 체조와 보라매공원의 잔디광장 트랙에서 바르게 걷기 체험으로 기초체력과 면역력을 높이고 명상과 호흡을 통해 정서 안정을 유도한다. 또한 운동 처방사가 참여자 개개인의 혈압측정, 체성분 분석 등 건강 상태를 정기적으로 측정해 건강 상담을 진행한다. 올바른 생활 습관, 운동방법, 건강 상식 정보 안내 등 시민들이 건강에 관심을 기울이고 자발적인 관리를 해나갈 수 있도록 개인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프로그램 관련 자세한 내용은 서울의 공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기타사항은 동부공원녹지사업소 공원여가과로 문의하면 된다. 박미애 서울시 동부공원녹지사업소장은 "코로나 장기화로 위축된 시민들이 공원의 자연 속에서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지켜나가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며 "시민들이 대면으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공원 여가 문화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운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국의 벚꽃이 속속 개화를 시작한 가운데, 서울시가 ‘서울의 아름다운 봄꽃 길 166선’을 소개했다. 올해 서울 벚꽃은 2일부터 개화를 시작해 오는 8일 절정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벚꽃길은 ▲가로변 꽃길 73개소(영등포구 여의동·서로, 광진구 워커힐길, 금천구 벚꽃로 등) ▲공원 내 꽃길 51개소(경춘선 숲길, 서울숲공원, 북서울꿈의숲, 서울식물원, 남산, 서울대공원 등) ▲하천변 꽃길 34개소(한강, 중랑천, 성북천, 안양천, 청계천, 양재천 등) ▲녹지대 8개소(강북 우이천변 녹지대, 양재대로 녹지대 등)로 총 166개소다.
특히 올해는 2020년에 선정된 노선(160개소) 중 공사 시행 등으로 통행이 불편한 곳 5개소를 제외한 155개 노선에서 11개 노선이 추가됐다. 벚꽃과 무궁화가 조화로운 경관을 연출하는 은평구 창릉천변, 튤립·수선화·수국·꽃양귀비 등 다채로운 꽃구경을 할 수 있는 서울대공원 산책로, 성동구 중랑천(응봉지구·송정지구), 벚꽃이 가득한 동작구 보라매공원·도림천, 서초구 도구머리 꽃길 등이 새로 선정됐다.
서울의 아름다운 봄 꽃길 166선은 서울시 홈페이지와 서울의 공원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유영봉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집 근처 가까운 서울의 아름다운 봄꽃 길에서 꽃잎 흩날리는 봄 풍경을 즐기시길 바란다"며 "코로나19로 2년간 억눌렸던 시간을 위로하고 일상 속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기분이었다. 시원하게 속이 뻥 뚫리고 세상이 진짜 내 것 같은 느낌 말이다. 노곤한 몸을 일으켜 잠에서 깰 때까지도 몰랐다. 사람들이 왜 이 새벽에 뛰겠다고 모이는가 생각했다. 그 생각은 너른 호수가 눈에 들어오고 푸르른 나무 사이를 지나다 햇살이 몽환적으로 몸을 감싸는 순간 사라진다. 아침에 달리는 느낌이 이런 것! 하루를 만나고 또 만나다 보니 15년 한결같이 같은 곳을 바라보며 뛰게 됐다는 사람들을 소개한다. 바로 ‘런조이일산마라톤클럽’이다.
매주 토요일 아침 6시. 일산호수공원 제1주차장에서 호수공원 쪽으로 난 문을 열고 들어가면 런조이일산마라톤클럽 회원들이 삼삼오오 모이다가 금세 40명에서 50명으로 무리를 이룬다. 시간이 되면 빙 둘러서서 함께 몸을 풀고 뛸 준비를 한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벤치에 놓인 과일과 물을 나눠 마시고 난 뒤 대열을 맞춰 호수공원 트랙을 뛰기 시작한다. 매번 이렇게 모여 호수공원을 두 바퀴 뛰면 일정이 마무리된다. 말이 쉽지 일산호수공원 두 바퀴는 10km 코스를 의미한다. 이들은 매주 수요일 밤과 토요일 새벽에 만나서 어김없이 뛴다고 했다. 사실 런조이마라톤클럽은 일산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서울 동작구의 보라매와 여의도, 잠실 등지에서 먼저 생겨났고 일산은 마지막에 조직됐다. 게다가 꽤 유명한 마라토너가 창단한 클럽이라고 이희준 훈련감독이 말했다.
“이 클럽은 이홍렬 감독님이 마라톤에 대한 열정을 담아 ‘뛰는(RUN) 기쁨(JOY)’이란 이름으로 만드셨습니다. 우리나라에서 10년 동안 넘어서지 못하던 2시간 15분대의 벽을 1984년 동아마라톤대회에서 1초 앞당겨서 깨신 분입니다. 국가대표도 오래하셨고 마라토너 출신 첫 체육학 박사이십니다. 저도 감독님께 배웠죠.”
특히 런조이일산마라톤클럽이 받은 혜택이 있다면 이홍렬 감독이 초창기부터 꽤 오랜 시간 일산에 거주했다는 것. 다른 지역 클럽은 애써 찾아갔다면 일산은 매번 와서 함께 훈련하고 뛰었다. 바탕이 튼튼하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꾸준하게 회원들이 찾아온다고. 매주 이렇게 모여서 뛰면서도 줄곧 하는 얘기는 또 마라톤 이야기다. 회원들은 자세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기도 하고 다 뛰고 나면 다 같이 몸을 푼다. 15년 된 초창기 회원도 매주 나와 뛰고 있고 적게는 3년, 평균적으로 10년 정도 이곳에서 마라톤 경력을 쌓아온 베테랑이 많다.
사뿐히 뛰는 아름다운 꽃중년 미녀들
런조이일산마라톤클럽 부회장을 맡고 있는 정혜경 씨는 이곳에서 10년째 뛰고 있는 베테랑 중 한 명. 취재를 할 때도 뛰면서 이야기하자고 할 정도로 자신감과 활기가 넘쳤다. 팔다리가 길고 여린 체구의 그녀에게 “요즘은 여자들을 위한 실내운동이 많은데 왜 마라톤을 선택했냐”고 묻자 참 단조로운 답이 돌아왔다.
“처음에는 아무 생각 없었거든요. 나중에 지인들이 뼈가 부러질 거라면서 말리더라고요. 물론 여자로서 꺼려지는 게 있죠. 햇빛에 노출되어 주근깨도 생기고 피부 걱정이 돼요. 그런데 야외에서 뛰다 보니까 실내운동은 생각만 해도 답답해요. 매일매일 다른 풍경을 보여주는 자연과 호흡하면서 뛰는 느낌이 정말 좋습니다.”
7년 전 갑상선암 수술을 한 뒤 1년 쉰 기간을 제외하고는 매주 호수공원 트랙을 돌고 있다. 덕분에 남들이 걱정하는 골밀도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했다.
“완전 정상이에요. 갑상선암 수술하면 골밀도가 문제라던데 저는 전혀 그런 거 없고 지금은 갑상선 약도 끊었어요. 마라톤 덕을 확실히 봤죠.”
긴 머리 휘날리며 호수공원을 뛰는 또 한 명의 미녀가 있다. 올해 4월 보스턴마라톤대회에 참가하고 돌아온 정경화 씨다.
“작년에 개띠 선배님들이 보스턴에 다녀왔는데 너무 좋으셨다며 자꾸 바람을 넣는 거예요.(웃음) 그래서 보스턴마라톤대회 참가자 2기가 꾸려졌습니다. 보스턴마라톤대회에는 42.195km 풀코스밖에 없어요. 그런데 진짜 말로만 들어서는 이해하지 못할 감동이 있어요. 동네가 온통 축제 분위기이더라고요. 다들 손 흔들어주고요. 첫발부터 결승점까지 계속 감동이에요. 눈물 날 것 같았어요.”
마라톤 경력 3년, 과감한 도전을 하고 감동까지 만끽하고 돌아왔다는 그녀의 눈빛이 촉촉하게 빛났다.
팔순잔치 삼아 참가한 보스턴마라톤대회
런조이일산마라톤클럽에서 단연 눈에 띄는 사람은 바로 이명희 씨다. 이 모임의 최고 연장자이지만 열정만큼은 20대를 방불케 하는 인물. 젊은 회원들하고 뛸 때도 뒤처짐이 없을 뿐만 아니라 80대가 맞나 싶을 정도로 다리 근육도 단단해 보였다. 그의 마라톤 인생에 있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작년에 참가했던 제122회 보스턴마라톤대회. 정경화 씨가 언급한 58년 개띠들과 함께 보스턴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저를 위한 선택이었습니다. 작년에 제가 80세였거든요. 그걸 기념하고 싶었어요. 마침 회원 들 중 작년에 환갑을 맞이한 58년 개띠들이 보스턴에 간다고 하더라고요. 같이 가겠다고 했죠. 생일은 6월인데 팔순 기념으로 4월 말 보스턴에 다녀왔죠. 제가 참가했던 첫 마라톤이 2005년에 열린 ‘보스턴제패기념마라톤대회’였거든요. 그때부터 보스턴에 한 번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꿈을 이뤘죠. 폭풍우가 몰아쳤지만 완주는 했습니다.”
현역 시절 공인노무사로 일하다가 정년퇴임 뒤 일산 신도시로 들어오면서 그의 마라톤 인생이 시작됐다.
“2004년부터 였으니까 우리 클럽이 생기기 전부터 뛰었습니다. 일산에는 65세에 이사 왔어요. 그때 제 눈에 운동할 만한 곳이 호수공원밖에 없어서 매일 나왔습니다. 어느 날 보니까 런조이마라톤클럽이 회원을 모집하더라고요.”
이제 정말 마라톤 은퇴를 생각한다면서도 미련을 버릴 수가 없는 모양이다.
“팔십 먹어 마라톤 하면 사람들이 욕해요. 죽으려면 집에서 죽지 미쳤다고 길거리에 죽냐고요.(웃음) 금년까지는 뛰고 싶습니다. 하프 코스에서 10km로 조금씩 줄여나가야죠. 이제는 좀 힘들어요.”
15년을 함께 뛰다 보니 기념일도 챙긴다. 매년 6월에 있는 클럽 창립 기념일에는 환갑을 맞이하는 회원들을 위해 ‘환갑 마라톤’을 연다. 올해는 정년퇴임을 하는 회원과 함께 양평으로 가서 뛸 예정이다. 혹시 마음속에 질주 본능이 있다면 토요일 아침 6시 일산호수공원으로 나가보시라.
※ 라이프@이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소개하고 싶은 동창회, 동호회 등이 있다면 bravo@etoday.co.kr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전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서 마음만 동동 구를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브라보 마이 라이프’의 문을 두드려주세요. 이번 호에는 신아연 소설가가 전 남편에게 편지를 써주셨습니다.
고즈넉한 봄날 5월의 주말 아침, 처음으로 당신에게 편지를 씁니다. 당신과 헤어진 지 어느 덧 7년째, 언제나처럼 나는 혼자 눈을 뜨고, 혼자 아침을 먹고, 혼자의 하루를 시작합니다. 내가 없는 당신의 하루는 어떤지 궁금합니다. 당신은 밥보다 빵을 좋아하니 오늘 아침도 빵을 먹었겠군요. 그러고는 산책을 나가고 오후에는 책을 읽고 간간이 글도 쓰면서 나처럼 단조롭고 쓸쓸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지요?
호주는 가을로 접어들고 있겠군요. 이 무렵의 기온은 두 나라가 비슷하지요. 하지만 한국은 여름으로, 호주는 겨울을 향해 서로를 등지며 가고 있지요. 북반구와 남반구는 계절이 반대이니까요. 한때는 생을 함께 꾸려왔지만 이제는 각자의 길을 가는 당신과 나처럼 말이죠.
당신, 환상지 증후군이란 말 들어봤어요? 손이나 발이 절단된 후에도 그 부위의 감각이 여전히 느껴지는 증상, 가령 손목 아래가 잘려 나간 사람이라면 손 전체나 손가락이 아직도 존재하는 것처럼 감각되는, 그래서 ‘유령사지’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증상 말이에요. 그걸 다른 말로는 환상지 증후군(phantom limb syndrome)이라고 한다네요. 혼자 살기 시작하면서 한동안 나는 그 증상에 시달렸어요. 어떤 상황에 처하거나 무슨 일이 닥쳤을 때 “당신은 어떻게 생각해? 우리 이렇게 할까?” 하며 마치 당신이 옆에 있기라도 하듯이 자동으로 고개를 돌려 말하곤 했죠. 늘 옆에서 걷던 당신의 기척이 느껴져 몸을 쓸어내리던 적도 있었고요.
당신과 내가 살았던 보라매공원 옆, 방 두 칸짜리 신혼집 부근(지금은 다른 건물이 들어섰지만)도 서성거려보고, 아이들을 낳았던 난곡 입구 박산부인과 앞도 일 없이 지나가봤습니다. 무엇보다 꼬박꼬박 닥치는 주말이면 서러움이 더해서 하릴없이 거리를 헤매곤 했는데, 이것도 모두 환상지 증후군 탓이었지 싶어요. 그랬던 것이 이제는 주말이라는 개념조차 흐려져 삶은 온통 무덤덤, 무감각의 잿빛입니다. 온 나라를 뒤덮은 뿌연 미세먼지처럼.
“당신은 돈만 있으면 될지 몰라도 나는 돈 빼고 다 잃었다”던 당신의 고함이 아직도 귓바퀴를 울립니다. 21년간 당신과 함께 살았던 호주를 떠나 한국으로 돌아온 후, 당장 내 입 하나를 먹일 수단이 없어 밥벌이에 전전긍긍하며 제발 돈 좀 보내 달라고 하자 전화로 당신이 내게 내지른 소리였지요. 아마도 당신은 이혼을 전제로 한 법적 별거기간 1년 동안 생활비를 주지 않으면 내가 다시 돌아올 거라고 생각했던 게지요. 그때 내 수입은 신문 기고로 받는 월 30만 원이 전부였던 터라 라면 하나로 하루를 버틴 적도 있지만, 굶어 죽으면 죽었지, 먹고살 길이 없어 다시 당신에게 돌아가는 일은 결코 없으리라고 마음을 다지고 다졌지요. 그 정도로 나의 이혼 결심은 확고했고, 그럴수록 당신의 분노와 원망은 커졌고 급기야 절망과 체념에 이르러 이혼에 합의할 수밖에 없었지요.
우리는 한때 서로 살을 ‘베어 먹일’ 듯 사랑했지만, 이혼을 앞두고는 서로의 살을 ‘베어 먹을’ 듯 으르렁거렸지요. 하지만 돌이켜보니 그 모든 일들이 한바탕 꿈인 것만 같아요. 독 서린 감정의 날카롭던 칼날들도 시나브로 무뎌져 품속 어딘가의 칼집 속으로 슬며시 자취를 감추었지요. 그런데도 나는 이따금 당신을 꿈에서 만납니다. 꿈에서 당신은 대부분 슬픈 표정이지만 어떤 땐 무서운 얼굴을 하고 나를 다시 호주로 데려가려 하지요. 악몽이라도 꾼 듯 소스라치게 놀라 깨고는 꿈이라며 안도합니다.
당신에 대한 연민과 염려의 마음과는 별개로 당신의 폭력을 지금껏 용서할 수 없습니다. 용서는커녕 세월이 흐를수록 25년 결혼생활 내내 당신이 내게 가한 폭언과 폭력에 대한 기억은 더욱 또렷하고 선명해지고 있습니다. 당신은 형식적으로라도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고, 자신의 분노조절장애와 폭력 성향을 고쳐보려는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지요. 아니, 그 심각성을 인정조차 하지 않았지요. 폭력을 견디다 못해 아내가 집을 나가겠다는데도, 가정이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는데도 남편이라는 그 알량한 자존심이 더 중했던가요?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몰라도 이혼 과정에서 가장 가슴 아팠던 일은 둘째가 우리의 이혼 수속을 맡게 된 거였어요. 변호사가 되자마자 한 일이 제 손으로 제 부모를 법적 이혼시킨 거였으니…. 그 애가 하필 가정법원에서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한 것이 우연이 아니었기를 바라며 위로할 수밖에 없지만 우리는 이래저래 미숙하고 부끄러운 부모입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돌아가신 우리의 어머니들, 그리고 뿔뿔이 흩어져 사는 우리 두 아이들, 완전히 남남이 되어버린 나와 당신에게 가정의 달 5월은 황폐하고 무참합니다. 당신과 나, 그리고 작은 아이까지 세 식구의 생일이 들었던 지난 4월도 잔인했지만, 우리에겐 5월도 여전히 잔인한 달입니다.
신아연 소설가
이화여자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21년간 호주에서 지내다 2013년에 한국으로 돌아와 인문예술문화공간 블루더스트를 운영하며 소설을 쓰고 있다. 생명소설 ‘강치의 바다’, 심리치유소설 ‘사임당의 비밀편지’,인문에세이 ‘내 안에 개있다’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자전거를 타거나 혹은 트랙 위를 걷는 사람들. 작은 호수를 돌며 오순도순 얘기 나누는 모습이 정겨운 서울시 동작구 신대방동의 보라매공원. 이들 사이로 사람들이 많이 모인 파고라가 보이는데 안에서는 큰 부대(?)를 이뤄 시니어들이 장기를 두고 있다. 1년, 열두 달, 365일. 적게는 50명에서 많게는 100명이 넘게 모이는 곳. 장기판이 그럴싸하게 탁자 위에 놓여있고 밤에 불도 켜지면서 장기 성지로써의 모습을 갖췄다. 유유자적 자유로워 보이지만 사실 이곳을 관리하는 사람은 따로 있다. 바로 (사)대한장기연맹 경기운영부위원장이자 보라매공원 장기 동호회 총무를 맡고 있는 오만성 씨. 그를 만나 시니어의 아지트가 된 보라매공원에 대해서 들어봤다.
Q. 보라매공원에는 언제부터 장기를 두는 사람들이 많았나?
A. 공군사관학교가 충청북도 청원군으로 이사하고 1986년 봄, 그 자리에 보라매공원이 생겼다. 현재 장기 두는 장소가 입구에서 비교적 가깝고 외져서 사람들이 모인 것 같다. 공원이 들어서고 나서부터 장기판을 들고 한, 두 명씩 모이기 시작했다. 벤치에서 매일 같이 장기를 두다보니 “여기에 오면 장기를 둘 수 있구나” 하면서 어쩌다가 형성됐다. 이곳에는 30년 전부터 나와서 장기 두는 고참이 10명 정도 있고 최하 10년 이상 된 분들이다.
Q. 언제부터 지금처럼 장기 두기 좋은 장소로 변모했는가?
A. 거의 30년 동안 파고라 안에 벤치 6개만 있었다. 그 자리가 좁으니 돗자리도 깔고 장기를 두는 처지였다. 나 혼자서 공원 관리사무실에 방문해 장기를 둘 수 있게 시설을 보강해 달라고 요구했다. 물론 처음에는 들어주지 않았다.(웃음) 그럼 의자가 너무 노후 됐으니 바꿔달라고 했다. 3년 전부터 조금씩 바꿔가기 시작해 작년 말, 완벽하게 파고라 안이 장기를 둘 수 있는 공간이 됐다. 탁자는 특수하게 기원처럼 높낮이를 맞춰서 설계하고 장기판을 고정했다. 장애인이나 휠체어를 이용하는 분들을 위해 한 곳은 의자를 놓아두지 않았다. 장기동호회도 만들었다. 조금씩 회비를 모아서 장기판과 알도 넉넉하게 구비해 두었다. 커피도 마시고 친교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Q. 장기는 전통놀이인가, 아니면 스포츠인가?
A. 장기는 브레인 스포츠이다. 우리나라의 장기 역사가 2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는데 시니어들이 즐기는 전통놀이로만 알지 스포츠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시니어들과 장애인들이 즐기기 좋은 브레인 스포츠가 장기 아닌가. 우리는 육체적으로 땀 흘리는 운동을 못 한다. 머리를 계속 쓰는 스포츠를 통해서 정신을 맑게 하고 치매도 예방하는 좋은 점이 있다. 젊은 사람들은 장기를 노인들의 놀이로만 생각한다. 장기 대회가 열리면 젊은 기사도 많고 여자 기사도 있다. 편견이 심한 것이 아쉽다. 2년 전 장기와 체스 전문 채널인 브레인TV가 채널 이용 인구조사를 했는데 당시 한 1천만 명이라는 통계가 나왔다. 장기에도 그만큼 팬이있다는 뜻이다.
Q. 바람이 있다면?
보라매공원 안에 브레인스포츠센터 건립을 했으면 한다. 공원 측에서 지금도 부분을 신경 써주신다. 겨울철에는 장기를 두는 시니어를 위해서 파고라에 비닐 천막도 씌워준다. 하지만 그것으로는 추운 겨울나기가 쉽지 않다. 멀리서 보면 양계장 같다는 사람도 있다.(웃음) 정말 매일 이곳에 사람들이 모인다. 갈 곳은 없고 취미가 장기인 시니어가 인천, 분당 등 멀리서도 온다. 천막을 치지 말고 접이식 창문으로 해달라며 관리사무실에 얘기하고 있다. 하지만 건물을 지어야 하는 상황이라서 뚝딱하고 쉽게 진행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그냥 지금까지 했던 것처럼 꾸준히 찾아가서 얘기하는 수밖에 없다. 모든 세대를 위해 공원이 존재한다. 그것이 공원의 기능이다. 장기를 두는 우리들도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이다. 반려견을 위한 공간을 포함해 체육시설이 12개 정도다. 30년 넘게 한자리에서 장기를 두는 시니어를 위해 시설을 좀 더 갖추면 좋지 않을까.
일본에서 살다가 필자의 집에 온 12세 손녀에게 샤방샤방한 라일락 색 스커트를 보여주며 물었다.
"레나야, 이 스커트 예쁘지?"
"스커트도 예쁘지만 할머니가 더 예뻐요."
그전에 공항에서 만난 딸의 핸드백을 본 필자가 한마디했다.
"가방이 올드해 보이네"
나중에 “예쁘고 세련 됐지만 좀 올드해 보여”라고 정정했지만 딸애는 이미 마음이 상해 있었다. 알뜰한 딸애가 큰맘 먹고 학부형용 가방으로 비싼 돈 주고 구입한 것이라는데 까칠한 엄마가 그것도 모르고 초를 쳤으니…. 좋은 점부터 말해야 했는데 순서가 뒤바뀐 결과였다.
이것도 청출어람의 일종일까? 많이 살았지만 공감 능력이 부족한 필자와 어리지만 배려심이 깊은 레나! 상대방에 대한 배려심이 많고 감성이 뛰어난 레나는 필자를 깜짝깜짝 놀라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레나가 6세 때였다. 어느 여름 밤 신대방동에 있는 보라매공원에서 딸애, 레나와 함께 산책을 했다. 연못에 음악분수가 있었는데 일정 시간이 되면 클래식 소품 음악에 맞춰 분수가 여러 가지 모양으로 춤을 췄다. 물줄기에 무지갯빛 조명이 비춰졌기에 더 아름다웠다. 양옆으로 곱게 퍼지는 물줄기를 본 레나가 신기해하며 말했다.
"꽃향기 위에 앉은 나비 같아요."
소나무 아래에 떨어져 있는 솔방울 하나를 주은 레나가 일본으로 가져간다고 했을 때 딸애는 일본에 가져갈 수 없으니 다시 제자리에 갖다 놓으라고 했다. 그러자 레나는 솔방울이 아플세라 그 자리에 조심조심 내려놓으며 다정하게 솔방울에게 말을 건넸다.
"솔방울아, 가서 아름다운 여행하고 와~"
레나의 가슴은 꽃처럼 예쁜 언어들로만 가득 채워져 있는 듯싶다. 어느 시인의 말처럼 레나의 입은 한 송이 예쁜 꽃이다. 한마디 한마디 곱고 예쁜 언어들이 꽃 이파리가 되어 날아와 필자를 감동시키고 행복하게 해준다.
언어의 요정인 레나와 같이 있는 시간은 엔도르핀이 한없이 나오는 힐링의 시간이고 필자를 행복하게 해주는 축복의 시간이다.
작년에 이어 사상 두번째 규모5.4 지진에 온 나라가 발칵 뒤집혔다. 사상 처음 수능시험이 연기되고 수백 차례 여진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우리나라도 지진에 자유롭지 못하다.’고 입을 모은다. ‘재난방송’이 날마다 화면을 가드 채운다. 시민의 관심을 끌기 좋다. 하지만 뭔가 조금 부족하다. 지난 해 재난대비 실전훈련에 몇 차례 참가하였다.
작년 이맘 때 소방재난본부 보라매안전체험관에서 안전체험이 열렸다. 체험행사는 화재대피와 소화기·풍수해·지진체험 등을 주제로 하였다. 각 코스마다 시청각 교육과 체험실습으로 진행하였다. 안전체험의 무엇보다 인명의 안전에 최우선 목적을 두고 있다. 과거에는 화재진압이 우선이었으나 인명을 중시하도록 훈련방법이 확 바뀌었다. 안전한 대피가 먼저다.
우리나라에서 별로 관심이 없었던 지진대피체험이 특히 인상 깊었다. 지진 동영상을 시청하고 대피훈련을 거쳐 사후 수습가정을 체험하였다. “지진이야!” 구호를 외치고 머리를 보호하면서 탁자 밑으로 대피하였다. 지진을 가상한 흔들림이 언론을 통하여 보았던 것보다 훨씬 강하게 느껴졌다. 실제 상황이 발생하면 고령자가 제대로 할 수 있을지 많은 생각을 하였다.
소화기체험도 확 변하였다. 과거에는 소화기 들고 불난 곳으로 달려가는 훈련을 하였다. 정전으로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상태에서 벽을 더듬으면서 대피하는 요령을 배우는 대목에서 비상을 실감하였다. 교육자는 “벽면 쪽 손을 이용하여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따라가면 출구를 찾을 수 있다.”고 설명하였다. 화재현장에서 자세를 최대한 낮추어야 한다. “연기는 위로 올라가기 때문에 바닥에서 30~60cm 정도에는 맑은 공기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소화기를 인화물의 밑 부분에 분사하여야 소화효과가 있다.
태풍은 다른 재해보다 재해예보에 귀를 기울이고 미리 대비하면 극복할 수 있다. 시속 30km 태풍의 위력이 상상을 초월하였다. 위험한 곳에서 멀리 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버스사고 시 안전벨트의 중요성에 대하여 체험하였다. 버스의 급커브, 급브레이크의 위험성을 체감할 수 있어서 효과적이었다. 만약 벨트를 착용하지 않았다면 공중부양 하였을 것이다.
지하철 화재 때에는 골든타임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 화재현장에서 2~3분 이내에 탈출하여야 한다. 제일 먼저 다른 칸으로 신속히 대피하여야 한다. 다음에 비상 탈출하여 1층 출구로 나가야 한다. 이것이 불가능할 경우에는 철로를 이용하여 1~2km 떨어진 이웃 역으로 탈출하여야 한다. 하지만 이 방법은 매우 위험하여 최후로 선택하여야 한다. 특히 거동이 불편하기 쉬운 시니어들의 많은 참여가 요망된다. 즐기면서 익히는 2시간의 안전체험을 마련해 주신 서울소방재난본부 보라매안전체험관 및 친절과 성의를 다하여 안전체험을 즐겁게 이끌어준 소방관에게 감사한다.
관악구 응급처치 안전교육에도 참가하였다. 관악 안전지킴이는 안전 위해요인을 조기에 발견하고 사전에 안전사고를 예방하고자 생활 주변 위해요소를 발굴․신고하고 주민 관점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관악산, 도림천 등에 대해 지역 안전지도를 제작하였다. 응급상황 시 행동요령 등 이론 강의를 마치고 오후에는 응급처치 실습을 하였다. 체력이 엄청 요구된 것을 실감하였다.
서울 안전체험 한마당이 여의도공원 문화의 광장에서 열렸다. 이 행사는 재난, 교통, 화재, 신변, 생활 및 어울림 등 주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안전교육 체험 프로그램이다. 아이들이 소화기를 뿌려보고, 비상탈출 훈련을 하면서 무서워하지 않고 거뜬히 마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뿌듯하였다. 어린이가 즐기면서 체험하는 이 행사가 성인이 되어서도 안전을 실천하는 초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여름이 한창인 8월이다. 아무리 덥다 해도 반려견과의 산책은 필수! 반려견과 가볍게 동네를 거니는 것도 좋지만 반려견 놀이터에 가보는 것은 어떨까? 목줄 없이 신나게 뛰어다닐 수 있는 너른 공간은 물론 다양한 편의시설이 준비돼 있다. 반려견과 갈 곳이 없어 망설였던 이들에게 좋은 곳이 바로 반려견 놀이터다.
자료 제공 반려동물이야기
반려견 놀이터는 전국적으로 13개가 있다. 서울에 3개, 경기도 8개, 전북·울산 각 1개 등이다. 부산 등 지자체들도 반려견 놀이터 추진을 서두르고 있다. 서울시는 2013년 어린이대공원(광진구 능동), 2014년 월드컵경기장(마포구 상암동), 2016년 보라매공원(동작구 신대방동)에 반려견 놀이터를 개설했다. 보라매공원 반려견 놀이터를 만들기 전에 한 조사 결과 어린이대공원과 월드컵공원의 반려견 놀이터는 연간 4만여 마리 반려견과 5만여 명의 보호자가 찾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월드컵공원 반려견 놀이터는 이용객 설문조사 결과, 설치 전(2014년 2월) 73.9%였던 만족도가 설치 후(2015년 10월) 84.8%로 증가했다. 그러나 ‘개 놀이터를 뭐하러 만드냐’는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반려견 놀이터 이용 전 반드시 지켜야 할 일
반려동물 놀이터 이용자라면 동물등록 및 기본 이용 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 첫 번째, 놀이터 이용 전 ‘동물등록’을 먼저 해야 한다. 등록된 반려동물만 입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소유자는 반려동물 등록신청(등록대상: 3개월 이상의 개)을 한 뒤 동물병원에 내원해 마이크로칩 시술 또는 외장형 무선식별장치 부착, 인식표를 부착해야 한다(동물병원에서 등록신청서를 작성하면 마이크로칩 장착이 가능하다). 이후 시·군·구청에 방문해 동물등록증을 발급받으면 된다. 두 번째, 예방접종은 필수다. 광견병 등 유행성 질병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여러 반려견이 모이는 곳이다 보니 질병에 걸릴 수도 있고 질병을 옮길 수도 있으므로 반려견이 건강한 상태에서 이용해야 한다. 세 번째, 이용 수칙을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
반려견 놀이터 이용 수칙
1반려견과 함께 13세 이상 보호자 한 명 이상 동반해야 입장 가능
2 배변 봉투, 목줄 필수 지참(놀이터 입장과 퇴장 시 반드시 목줄 착용)
3사나운 개(맹견, 예를 들어 핏불테리어 등의 투견, 사냥견), 질병이 있는 반려견, 동물등록이 되어 있지 않은 반려견, 발작이 있거나 특이체질인 반려견은 입장 불가
4반려견끼리 마찰(싸움)이 없도록 주의(사고에 대비해 입장 전 반려견 놀이터 이용자 확인서 서명 후 입장 가능)
5음식물 반입 및 흡연 금지
6다른 반려견과 보호자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 행위 및 고성방가 금지
반려견 놀이터 안전 문제는 없을까?
작년 10월, 수원 광교 호수공원 반려견 놀이터에서 비글 두 마리가 구토 증세를 보이며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잔디에 서식하는 벌레를 죽이기 위해 사용한 살충제가 사망 원인으로 밝혀졌다. 이에 광교 호수공원은 해당 성분의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올해 1월 1일 다시 문을 열었다. 반려견 놀이터는 시민들의 요구로 증가 추세이지만 이처럼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야생동물이 자주 출몰하는 지역(길고양이, 비둘기, 까치, 너구리 등)에 반려견 놀이터가 있는 경우 반려동물에게 큰 위험이 될 수 있다. 야생동물은 질병에 대한 예방접종이 되어 있지 않아 기생충 감염이나 진드기, 각종 질병에 노출돼 있다. 또한 야생의 습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방심하는 순간 반려동물과 마찰이 생겨 다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앞서 말했던 광교 비글 사건을 비롯해 반려견 놀이터 안에서 발생하는 사고의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
놀고 온 뒤에는 꼭 목욕을 해요
반려견 놀이터는 말 그대로 개판(?)이다. 다양한 견종이 흙모래에서 구르고 뛰면서 신나게 놀기 때문이다. 이때 반려견들이 발바닥에 상처가 난 줄도 모르고 뛰어노는 경우가 많은데 발톱이나 발바닥 사이에 상처가 나지는 않았는지 확인해봐야 한다. 또 진드기나 야생동물로 인한 질병이 생길 수도 있으니 귀가한 뒤 가벼운 빗질로 진드기 등 벌레로 인한 피해를 방지한다. 놀이터를 다녀온 뒤에는 하루 동안 반려견의 컨디션을 체크해야 한다. 신나게 뛰어다니며 놀았으니 당연히 피로가 쌓일 터. 이럴 때는 목욕을 시킨 후 드라이기로 털을 말린 뒤 집에서 쓰는 천연 오일이나 반려견용 마사지 오일을 발라 부드럽게 마사지해주면 좋다.
반려견과 놀이터에서 하면 좋은 놀이
1원반 물어오기 ‘프리스비’
프리스비(Frisbee)는 사람이 던진 원반을 반려견이 뛰어올라 받는 놀이다. 외국에서는 공원 등에서 반려견이 원반을 가지고 노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각종 대회를 통해 묘기에 가까운 프리스비도 볼 수 있다. 프리스비 놀이를 시작하기 전 반려견이 좋아하는 공 또는 장난감을 이용해 소유욕과 집중력을 높인다. 소유욕이 없는 반려견이라도 견주와 물어오기 놀이를 하다 보면 ‘주인과 놀 수 있는 물건’, 즉 재미있는 장난감으로 인지하게 된다. 프리스비 놀이를 하려면 던진 원반을 다시 회수할 수 있도록 미리 “가져와!”라는 구호에 빠르게 반응할 수 있도록 훈련을 시켜야 한다. 우선 개가 좋아하는 물건을 던져 “가져와!”라고 명령을 내려 익숙해지면 장난감 대신 원반을 던져서 가져오게 한다. 이때 개의 소유욕을 더 높이기 위해 원반에 먹을 것을 넣어주기도 한다. 원반을 땅에 굴려 물어오게 하는 연습을 시작으로 천천히 원반놀이에 재미를 느끼도록 훈련시킨다. 프리스비는 대형견에게 적합한 운동이지만 어느 견종이든 단계별로 차근차근 학습한다면 견주와 반려견 모두에게 즐거운 놀이가 될 것이다.
반려견이 원반을 물었을 때 턱이나 입에 충격이 가지 않도록 부드러운 재질과 비행력이 좋은 원반을 사용한다.
2공 던지기 ‘플라이 볼’
말랑말랑한 소프트볼을 힘껏 던져 반려견이 물어오게 하는 놀이다. 바닥에 공을 굴리거나 안전하고 넓은 장소에 공을 던져 “가져와!”라고 한다. 입으로 잡은 공을 놓지 않을 때는 간식을 내밀어 공을 놓게 한다. 플라이 볼은 반려견에게 사냥 본능을 체험할 수 있게 해주는 놀이 중 하나다. 반려견 놀이터에서 공을 던지면 다른 반려견이 물어올 수 있다. 또한 다른 사람이 공에 맞을 위험도 있으니 주변을 확인한 뒤 적당히 거리를 유지하며 던진다.
※지금 우리의 모습은 20년 전 꿈꾸던 모습이십니까? 한 청년이 20년 후 여러분 세대가 될 때를 상상합니다. 치열하게 살고 있고, 누구보다 사람 욕심 많은 청년입니다. 이 친구의 20년 스케치. 잘 그리고 있는 것 맞나요?
직원 200명, 새마을 휘트니스 13호점 개점. 서울 동작구 보라매공원 인근에 2개의 피트니스 클럽, 10여 명의 직원으로 시작해 불과 4년 반 만에 일궈낸 성과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NNCompany에서 운영하는 새마을 휘트니스는 지난해 13호점을 돌파해 올해 20호점 개점을 목표로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렇게 새마을 휘트니스를 4년 반 사이 10배 이상의 매출 성과를 이뤄내 피트니스계의 거물로 성장시킨 주인공은 아직 마흔도 되지 않았다. 종합격투기 선수를 연상시키는 강렬한 외모였지만 순수한 눈빛과 바른 말투의 구진완 대표다. 근데 이 젊은이 이러한 성과를 내기까지 고생 참 많이 했나 보다. 억만금을 줘도 10년 전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단다. 10년 전 상상했던 모습이 지금 그대로 실현되어서 그렇다면 20년 후의 모습은 어떨까? 자신의 먼 훗날 모습도 꿈꾸는 대로 이뤄질 것이라는 자신감에 꽉 찬 그. 궁금해졌다. 알차게, 착실하게 그리고 패기 있게 20년 후를 스케치하고 있는 구진완을 들여다보도록 하겠다. 잘 살고 있는 것인지 팔짱 느긋하게 끼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야무진 꿈
“보라매에서 새마을 휘트니스 1호점과 2호점을 낼 때의 목표가 ‘우리나라 피트니스 업계 1위만 해보자’였습니다. 사실 그때 반신반의했었죠. 그런데 4년 반만에 그것을 이뤄내니 점점 자신감이 붙기 시작하네요. 이전에는 한계를 두고 사업을 했지만, 이제는 한계를 두지 않을 생각입니다. 20년 후 국내 30대 기업의 총수가 되는 것이 제 꿈입니다.”
누군가가 ‘꿈도 야무지다’라며 콧방귀를 뀔 수 있을 만큼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구 대표. 아직 모두 그릴 수 없는 그림이지만, 차근차근 그 그림들을 그려나가고 있다. 남성 전문 헤어숍 ‘더 수컷(The SooCut)’, 온라인 셀렉트숍 ‘픽업(Pigupshop.com)’이 오픈한 것과 올해 론칭을 목표로 하고 있는 스포츠웨어 브랜드 ‘플레이백’은 그 꿈의 첫 발걸음이다. 고작 이것으로 20년 뒤 30번째 줄 안에 설 수 있겠냐는 말에 돌아온 것은 당찬 포부였다. 자신을 소심한 사람이라고 표현한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자신감이 철철 넘쳤다.
“사실 ‘더 수컷’과 ‘픽업’은 새마을 휘트니스를 사랑해 준 고객들을 위한 보상 차원이죠. 저의 최종 목표는 따로 있습니다. 호텔과 리조트가 바로 그것이죠. 그래서 하루에 10시간 넘게 독서에 몰두합니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저렴하고 좋은 서비스의 호텔·리조트를 이용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요. 독서를 하면서 받은 영감들이 결국 경영철학이 되고, 사업을 할 수 있는 자신감으로 재탄생하더라고요.”
◇아낌없이 주는 나무
60대. 몇 년 전까지 구진완 대표에게 그 영롱한 숫자는 상당히 거창한 것처럼 느껴졌다. 엄청난 재력가가 된다면, 인생이나 사업에 실패를 맛본 사람들을 위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곳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업을 하면서 사람들에게 받은 것들을 돌려줘야 한다는 일종의 의무감이었다. 하지만 구 대표는 언제부턴가 그것이 진정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인가라는 물음표를 던졌다고 한다. 진정 내 행복을 위한 길인 것인가라는 의문 말이다. 또 동생, 친구 같은 직원들과의 스킨십에서 오는 소소한 행복들이 60대가 돼서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느꼈다.
그래서 구 대표가 상상하는 60대 노후 생활은 보다 현실적으로 변하고 있다.아버지가 그려 준 시골 옛 집터 그림과 회사를 경영하며 함께 해온 이들은 그가 상상하는 노후를 구체화시키는 원동력이 됐다.
“몇 년 전에 아버지가 그림을 하나 그려 주셨습니다. 지금은 터밖에 남지 않은 충청도 할머니 집 말입니다. 그곳에 집을 지으면 좋겠다면서 말이죠. 그것을 보는 순간 가슴이 뜨거워졌어요. 제가 꼭 돌아가야만 할 곳 같았거든요. 거기까지는 가지 못할 것 같지만, 20년 후에는 서울 근교에서 생활하고 싶어요. 도시를 벗어나서 말입니다. 실패한 사람들을 위한 곳은 아니지만, 제 주위 사람들의 멘토는 될 수 있도록 말이죠. 저를 크게 키워준 그들이 힘들고 지칠 때,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는 곳에 있어야 되지 않겠어요?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되고 싶어요. 그것이 물질적인 것이 아니더라도, 그때 제가 이룩해 놓은 것들이 정신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걸림돌
그에게 물었다. “그렇게 되기까지 수많은 걸림돌이 있을 텐데요, 당신이 생각하는 걸림돌은 무엇이 될 것 같습니까?”
그의 대답은 ‘꾸준한 성과’였다. 그 이유는 모두 동생과 친구로 여기는 직원을 향해 있다. 그가 상상한 20년 후의 ‘멘토’와 ‘30대 기업 총수’는 모두 그들이 만들어 주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동생들이 저를 좋아하지는 않는데, 너무 싫어하지도 않는 것 같아서 그게 너무 좋아요”라고 말하는 구 대표에게서 사람에 대한 욕심이 느껴진다. 동생들이 덩실덩실 춤추면서 일해야 성과가 나기 때문에, 그들이 한바탕 춤 출수 있도록 놀이터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얘기한다. ‘성과’는 그런 면에서 꼭 필요한 것이었다. 금전적인 것보다 구 대표가 펼쳐놓은 미래를 믿고 청춘을 불 싸지르는 그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다.
“제가 상상한 60대에요? 20년 후에는 동생들(직원)이 없으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제가 그들을 설레게 해줘야 되는데, 손에 잡히는 게 없으면 저를 믿고 따라올 수 있겠어요? 그만한 놀이터를 만들어주고, 신이 나서 일할 수 있게 만들어줘야죠.”
그동안의 성과는 괄목할 만하다. 직원들의 월급이 밀리는 것을 막기 위해 돈을 빌리러 다녔던 초창기 새마을 휘트니스 때와 비교하면 ‘보라매의 기적’이라고 할 만하다. 하지만 구 대표는 긴장의 고삐를 놓지 않고 있다. 그리고 ‘보라매의 기적’의 공을 동생들에게 돌린다.
“저 혼자 여기까지 끌고 온 게 아니잖아요. 앞으로도 그럴 것이고요. 20년 후라고 달라질 것 있나요? 꾸준히 보여줘야죠. 저만 믿고 따라주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으니까요. 노후 준비요? 지금 제가 잡고 있는 사람들이죠. 정말 제가 놓아서는 안 될 것들.”
◇현재는 과거의 보상
그는 27세 스쿼시 강사를 할 때부터 이를 악물고 성공을 갈망해 왔다. 새마을 휘트니스를 개업하기 전에 벌였던 두 가지 사업에서도 쓴 맛을 봤다. 몸으로 부딪혔던 그 당시 열정 하나만으로 삶을 감당하기엔 경험이라는 축적된 자산이 너무나도 부족했던 탓이었다. 실패는 피가 되고 살이 됐다. 그러나 다시는 맛보고 싶지 않은 실패였다. 과거를 떠올리며 현재에 서 있는 구 대표가 미래에 대해 상상한다.
“저번에 TV를 보는데 누군가가 그러더군요. 나에게 젊음을 준다면, 억만금이라도 지불하겠다고요. 전 그렇지 않을 거예요. 어떻게 쟁취해 낸 행복인데요. 전 억만금을 준다고 해도 돌아가지 않을 겁니다. 내가 어렵게 얻은 사람들을 다시 놓치기 싫거든요. 저 지금 너무 행복하거든요? 아마 내일은 더 행복할 것이고, 모레는 더 그러겠죠. 20년 후요? 어떨지 상상이 가시죠?”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서울 곳곳에서 각 지역 대표 농수특산물을 싸게 살 수 있는 ‘서울 농부의 시장(Seoul Farmers Market)’이 열린다.
장소는 이달 6일부터 11월 15일까지 광화문 북측 광장(매주 일요일), 북서울 꿈의 숲 볼프라자(토요일), 보라매 공원(둘째, 넷째 토요일) 등 3곳이다.
61개 시군, 119여개 농가, 14개 도시농부 단체 등 생산자와 도시의 소비자가 직접 만나 사고파는 직거래 장터는 물론, 토크콘서트 등 각종 체험 문화 행사도 펼쳐진다. 시장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열린다.
‘서울 농부의 시장’은 2012년 광화문 시민열린마당 1곳에서 운영되다가 작년부터 도심공원 3개소로 확대됐다.
서울시는 농부의 시장 이외에도 9개 한강공원과 11개 자치구에서 주말 또는 휴일, 명절 직전에 직거래 시장이 열린다고 밝혔다.
최동윤 서울시 경제진흥실장은 “올해로 세 번째 열리는 ‘서울 농부의 시장’을 통해 시민들은 신선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사고 지방 생산자들은 판로를 확대할 수 있다”며 “시민들이 싸고 질 좋은 농산물뿐만 아니라 농사의 소중한 가치까지 얻어 갈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