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격 시니어 매거진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오는 6월 5일 코엑스에서 ‘브라보 시니어 프렌즈 론칭 기념 세미나’를 연다.
이번 행사에서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올바른 시니어 문화 형성과 실버 산업계의 발전을 위해 중장년을 소비자로 활동하는 기업·기관을 주축으로 하는 ‘브라보 시니어 프렌즈’를 발족한다. '브라보 시니어 프렌즈'는 상호 발전을 위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업계 최근 동향과 기업 활동 소식을 독자들에게 전하는 서비스로 실버 산업계의 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시니어를 대상으로 하는 비즈니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실버산업 시장 규모는 2020년 72조 원에서 2030년 168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앞으로 계속 성장할 실버산업 시장에서 최근 주목할 만한 부분들을 짚어볼 예정이다.
이성일 한국접근성평가연구원 이사장은 첫 번째 연사로 나서 ‘시니어 비즈니스 기업인을 위한 고령자 접근성 ABC’를 발표한다.
노화로 시력이 나빠지거나 손아귀의 힘이 줄어드는 등 나이가 들면 신체에 변화가 생긴다. 따라서 고령자가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불편함 없이 사용하려면 고령자의 특성을 반영해 접근성과 사용성을 고려한 기능이 필요하다. 고령 인구가 많아지면 앞으로 제품이나 서비스에 고령자 특성을 반영할 것을 요구하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성일 이사장은 고령자의 사용성을 높일 수 있는 조작성, 정보 표시, 물리적 접근성에 관한 표준과 가이드라인을 소개하고, 이를 활용해 제품이나 서비스에 반영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알아야 할 관계 법령이나 제도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두 번째 연사로 나서는 이미영 블루포인트 컴퍼니빌딩그룹 이사는 ‘스타트업 투자업계에서 시니어 시장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전한다.
기존에는 시니어 관련 비즈니스라고 하면 돌봄·요양 혹은 은퇴 후의 삶을 떠올렸지만, 이제는 소비력 있고 활동적인 50~60대의 액티브 시니어를 대상으로 그들의 삶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봐야 한다. 이미영 이사는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서비스, 경제생활을 풍요롭게 할 핀테크, 건강을 유지하는 예방의학 솔루션 등 시니어 비즈니스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이 필요하다는 점을 스타트업 투자업계의 시선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이준호 브라보 마이 라이프 편집장은 브라보 시니어 프렌즈 프로그램을 소개할 계획이다.
세미나는 6월 5일 코엑스 컨퍼런스룸(북) 205호에서 오전 10시 30분부터 진행된다.
●Exhibition
◇누구의 숲, 누구의 세계
일정 6월 2일까지 장소 대구미술관
전시는 전 지구적으로 중요한 주제인 환경과 생태계 위기에 대해 살펴본다. 작가 13명의 작품 70여 점을 통해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지구는 누구의 숲이며, 누구의 세계인지 질문한다. 첫 번째 섹션 ‘봄이 왔는데도 꽃이 피지 않고 새가 울지 않는…’에서는 미래 환경의 위험성을 이야기한다. 정주영 작가의 변화하는 기후·구름·우주, 김옥선 작가의 외래종 나무, 장한나 작가의 새로운 형태의 돌(New Rock 프로젝트) 작품을 소개한다. 두 번째 섹션 주제는 ‘잊혀진 얼굴, 봉합된 세계’로 문명의 발전 이면에 발생한 인간의 욕망과 자연에 관한 태도에 주목했다. 강홍구, 김유정, 백정기, 송상희, 이샛별, 이해민선의 작품이 소개된다. 마지막 섹션 ‘세계에 속해 있으며, 세계에 함께 존재하는’에서는 권혜원, 정혜정, 아니카 이, 토마스 사라세노의 작품을 통해 자연에 대한 예술가들의 상상력과 시선을 엿본다. 박보람 학예연구사는 “도시 문명, 환경, 생태계 문제에 대해 다채로운 관점을 담은 작품을 통해 인간의 반성적 감각을 회복하고 인류세 시대, 그 이후에 관한 공생, 생태적 감각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화첩으로 보는 나의 프로필
일정 5월 31일까지 장소 영인문학관
영인문학관에서 10년 만에 열리는 서화첩(글씨와 그림을 모아 만든 책)전이다. 문인, 화가, 서예가, 섬유예술가, 패션디자이너 등 60여 명의 정상급 예술가들이 서화첩 한 권에 프로필을 채웠다. 자화상, 좌우명, 애송시, 자전적 글 등 담긴 내용은 다양하다. 소설가 김채원은 언니 김지원의 마지막 날이 다가오는 시기에 그린 우는 자화상을 서화첩에 넣었고, 부친을 여읜 서예가 김병기는 ‘아버지가 애송하던 한시를 통해 슬픔을 달랜다’는 발문과 함께 58쪽의 글을 썼다. 한편 작가의 방은 소설가 김동리와 시인 김상옥의 방을 재현했다. 특별 전시로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의 서재를 재공개한다. 예약을 통해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 2시에 관람 가능하다.
●Book
◇느리게 나이 드는 기억력의 비밀(김희진·앵글북스)
동년배보다 보통 20~30년 젊은 뇌를 가진 사람을 슈퍼에이저(Super-ager)라고 부른다. 그들은 젊은 사람만큼 뛰어난 기억력과 인지 능력을 가졌다. 저명한 치매 전문의 김희진 한양대학교 신경과 교수는 인간의 노화란 예정된 것이 아니라 소모에 의해 일어난다고 이야기한다. 신체를 어떻게, 얼마나 잘 관리하면서 사용하느냐에 따라 뇌가 나이 드는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특히 그는 ‘습관이 기억력과 뇌 건강을 좌우한다’고 강조한다.
책의 1부는 ‘이해하기’ 파트로 뇌의 구성과 각 부분의 기능을 설명한다. 여러 실험과 사례를 통해 풀어내고 있어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따라 하기’ 파트인 2부에서는 일상 점검을 비롯해 식단과 운동, 감정과 스트레스 관리, 수면과 약 복용법 등 올바른 생활 습관을 총 7가지로 나누어 소개한다. 부록에는 많은 이들이 실제로 효과를 본 다양한 방법과 저자도 실천하고 있는 작은 습관들을 상세히 담았다.
그러나 슈퍼에이저의 습관을 무작정 따라 하는 것은 능사가 아니다. 뇌에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은 다양하고, 모든 사람이 동일한 조건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김희진 교수는 “실제로 자신에게 맞고 큰 효과를 가져오는 행동 지침들을 선별해 30일 두뇌 관리 루틴을 세워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문재인의 독서노트(문재인·평산책방)
문재인 전 대통령이 쓴 102권의 독후감을 ‘취임 이전’, ‘재임 시기’, ‘퇴임 이후’로 나누어 담았다. 일상을 포착한 40여 장의 사진도 함께 수록됐다.
◇밥묵자(꼰대희·21세기북스)
개그맨 김대희의 부캐인 ‘꼰대희’는 50대 후반 꼰대 아저씨를 콘셉트로 한다. 책은 인·의·예·지 네 파트로 나뉘어 있고, 세대 간 화합을 이끈다.
◇하이 애나, 나는 한국 할머니란다!(류관순·미다스북스)
워킹맘으로 살던 저자는 외동딸과 미국인 사위 사이에서 태어난 손녀 덕분에 초보 할머니가 됐다. 손녀와 함께 성장하며 진정한 행복을 찾았다.
●Stage
◇영웅
일정 5월 29일 ~ 8월 11일
장소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연출 김민영
출연 정성화, 양준모, 민우혁, 김도형, 서영주, 최민철 등
‘영웅’은 안중근 의거 10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뮤지컬이다.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1년을 재현하며 독립투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극은 애국심과 감동을 자아낸다. 2009년 초연 이래 누적 관객 100만 명을 돌파하며, 국내 창작 뮤지컬 중 두 번째로 높은 기록을 세웠다. 이번 시즌은 15주년 기념 공연으로 안중근 역에 정성화, 양준모, 민우혁이 캐스팅됐다. 특히 정성화는 초연부터 이번 시즌까지 출연하며 ‘영웅’과 역사를 함께 써 내려간다. 제작사 에이콤의 윤홍선 대표는 “관객 여러분 덕분에 어느덧 15주년이라는 의미 있는 시즌을 맞이할 수 있었다”라며 “한층 더 완성도 높은 공연을 선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다시, 봄
일정 5월 8일 ~ 6월 7일
장소 LG아트센터 서울 U+ 스테이지
연출 이기쁨
출연 왕은숙, 문희경, 오성림, 예지원, 황석정, 유보영 등
중년 여성들의 인생 2막을 그린 뮤지컬 ‘다시, 봄’이 세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다. 꿈, 갱년기, 폐경, 은퇴 등에 대해 왁자지껄한 수다를 펼친다. 31회 공연이 더블 캐스트로 운영된다. 서울시뮤지컬단 단원들이 주축인 ‘다시 팀’과 내로라하는 여배우들로 구성된 ‘봄 팀’이다. 황석정은 ‘다시 팀’에, 뮤지컬에 첫 도전한 예지원은 ‘봄 팀’에 각각 합류했다. 김덕희 서울시뮤지컬단장은 “‘다시, 봄’을 통해 무대 위 스포트라이트가 50대 여배우들을 비추고, 객석은 중장년층 관객들이 차지했다. 뮤지컬 관객 저변이 더욱 확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벤자민 버튼
일정 5월 11일 ~ 6월 30일
장소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연출 조광화
출연 김재범, 심창민, 김성식, 김소향, 박은미, 이아름솔 등
뮤지컬 제작사 EMK가 새롭게 선보이는 창작 뮤지컬 ‘벤자민 버튼’은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의 원작으로도 유명한 단편 소설을 원안으로 한다. 극 중 타이틀 롤인 벤자민 버튼은 김재범, 심창민, 김성식이 연기한다. 노인의 모습으로 태어나 점점 젊어지는 인물로 재즈 가수 블루와의 사랑을 쫓는다. 특히 2003년 그룹 동방신기로 데뷔한 심창민은 21년 만에 뮤지컬 배우로 데뷔한다. 그는 “뮤지컬을 연습하며 가수로서도, 인간으로서도 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본 기사에 소개된 공연을 관람하신 독자분의 생생한 후기를 기다립니다. 채택된 분께는 소정의 상품과 브라보 마이 라이프 잡지를 보내드립니다. shjlife@etoday.co.kr
성생활은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나 누릴 권리가 있다지만, 노인은 예외다. 성생활은 둘째치고 연애도 하기 쉽지 않다. 우리 사회는 노인을 ‘무욕의 존재’로 취급하기 때문이다.
“나랑 연애하고 갈래요? 잘해드릴게”
영화 ‘죽여주는 여자’에서 박카스 아줌마 역할을 맡은 배우 윤여정의 대사다. 고령자 성매매의 대표적인 예가 ‘박카스 아줌마’다. 고령 남성이 많이 모여 있는 공원 등에서 박카스나 커피를 주며 성매매를 제안하는 고령 여성들을 일컫는 말이다. 영화 ‘죽여주는 여자’를 비롯해 KNN 다큐멘터리 ‘노인의 그늘’, 연극 ‘낙원상가’ 등이 이런 현상을 조명하기도 했다. 어째서 노인들은 숨어서 욕구를 해결해야만 하는 걸까.
심리학과 상담학을 전공한 권신란 나다움질문연구소 소장은 용인 성폭력상담소에서 성 상담에 관한 공부를 하던 중 노인의 성생활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갖게 됐다. 이에 ‘노인의 성’이라는 책을 내면서 노인에게도 욕구는 당연하며, 올바른 성 문화 교육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그를 만나 노인의 성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봤다.
‘남사스럽다’라지만 욕구는 있다
노인은 성에 대한 욕구가 정말 없을까? 2021년 대한임상노인의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이범석 국립재활원장이 발표한 ‘노인의 건강한 성생활’에 따르면 노인들은 왕성한 성생활을 하고 있었다. 60~64세는 84.6%, 65~69세는 69.4%, 75~79세는 58.4%, 80~84세는 36.8%가 성생활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노인에게 성생활에 관해 물으면 열에 아홉은 “아유 뭘 남사스럽게 그런 걸…”이라 말한다. 사회는 노인을 무욕의 대상으로 보고 노인들 스스로도 성에 대해 말하길 부끄러워하지만, 여전히 그들에게도 욕구는 있다.
문제는 그들이 성에 대해 이야기할 곳이 없다는 것이다. 권신란 소장은 ‘아내가 나를 거부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냐’는 남편들의 하소연을 종종 듣는다. 권 소장은 노인 세대의 성에 관련된 문제가 대부분 성에 대한 올바르지 못한 생각이나 잘못된 지식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한다. 사회적 편견과 폐쇄성이 성매매로 이어지고, 성 질환에 노출되는 등 여러 문제가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노인 성범죄가 늘어난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과거에는 성폭력 교육이 주로 이뤄졌어요. 그런데 어르신들이 그런 주제를 오히려 불편해하시더라고요. 그게 나중에는 성인지 감수성 교육으로 이어졌는데요. 불과 몇 년 전 강의에 나갔을 때 ‘성인지가 어느 잡지입니까?’라는 질문을 받기도 했어요. 그런데 노인에게 정말 필요한 건 이런 게 아니에요. 아직도 피임 도구가 있는지 모르거나 자위 도구를 사용하면 큰일 나는 줄 아는 분들이 대부분이거든요.”
노인의 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잘못된 성 지식은 노인을 억압하는 기폭제가 된다. 자신은 이제 성적 능력이 없다고 생각해버리거나, 욕구를 자연스럽게 표현하지 못하거나, 성에 관한 생각을 하는 것 자체를 불결하게 여기거나, 강제 금욕으로 스스로를 제약하기도 한다. 노인의 성생활이 더욱 음지로 파고드는 이유다.
슬기로운 노후 성생활
권신란 소장은 성생활에 대한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우리 사회는 성을 너무 단편적으로 바라본다는 것이다.
“성에는 ‘섹스’만 있는 것이 아니에요. 삶, 시대, 문화,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죠. 예를 들어 요즘 청소년들은 AI와도 섹스가 가능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노인들은 이런 개념을 이해할 수 있을까요? 과거 우리는 성을 ‘생산’의 개념으로만 봤어요. 노인들은 그런 개념에 익숙한 세대죠.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성 역할조차 바뀌잖아요? 그러니 노인을 대상으로 한 성 ‘문화’ 교육이 필요한 거예요.”
노년기에 성생활을 잘 이어가려면 무엇보다 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삽입을 가정하면 노년기의 성관계는 남성의 발기가 전제되어야 한다. 나이 들수록 발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더 많은 애무와 자극이 필요하다. 여성은 갱년기를 겪으면서 질 건조증, 성교 시 통증, 성 욕구 감소 등으로 성생활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남녀 모두 노년기에 성행위를 하는 데 불편한 지점이 생긴다는 것. 권 소장은 그럴수록 남성의 경우 남성 클리닉에 가는 걸 부끄러워하지 말아야 하고, 여성도 불편한 점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고자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성을 더 넓은 관점으로 봐야 한다는 조언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성에는 ‘삽입’만 있는 게 아니다. 주고받는 대화, 뽀뽀 등의 스킨십도 성생활에 해당한다. 결국 성생활이란 ‘온기’를 나누는 행위라는 걸 알아야 한다는 의미다. 남녀 모두 신체 접촉만으로도 성적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권신란 소장은 노인을 위한 성교육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요즘에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교육이 무척 잘 되어 있다. 학교로 찾아가는 성 문화 버스도 있고, 청소년성문화센터도 있다. 자궁 체험, 피임용품, 성인용품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고, 도구들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도 배운다. 성병 교육도 필수다. 하지만 노인들은 이런 성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다.
“어르신들은 윤활제가 있는지도 모르세요. 알아도 사용하면 큰일 나는 줄 알아요. 그러니 자위 도구는 어떻겠어요. 어떤 자위 도구가 있는지도 모를뿐더러, 사용하면 몸 어딘가에 문제가 생길 거라고 생각하기도 해요. 성인용품점을 가본 노인 비율이 얼마나 될까요? 혼자 가기 부끄러워 부부가 함께 방문했다가, 외국어투성이인 기구들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몰라 결국 콘돔만 사왔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대학교 성 문화 축제에서 나와 상대의 성기를 직접 만들어보고 콘돔을 사용해보는 행사를 했는데요. 편의점만 가도 콘돔을 살 수 있을 정도로 대중화된 피임 도구임에도 사용법을 모르는 친구들이 많았어요. 그러니 어르신들은 어떻겠어요? 피임 도구나 성인용품뿐만이 아니에요. 월경을 시작하는 아이들에게 월경대 사용법을 알려주듯 노인 완경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지만, 그런 교육은 이뤄지지 않고 있거든요. 성과 관련된 교육 기회를 다양하게 마련해주면 어떨까 싶어요. 아마 어르신들은 ‘아이고 민망해라’ 하시겠지만, 막상 해보면 즐겁게 체험하고 ‘좋았다’는 피드백을 주시리라 생각합니다.”
청소년처럼 복지관, 노인병원, 경로당, 요양원 등 노인이 많은 곳에 찾아가는 성 문화 상담소나 성 문화 버스가 생긴다면 성에 대한 노인들의 이해도도 높아질 것이다. 또한 성병 교육도 필요하다. 보건복지부 ‘노인 성생활 실태조사’(2012)에 따르면 노인의 성병 감염 빈도는 36.9%로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성병에 걸리더라도 대부분 이를 숨기거나 병원에 가지 않는다. 권 소장은 “감기에 걸리면 병원에 가듯, 성병에 걸리면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파트너에게 반드시 알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권신란 소장은 더 많은 노인이 성에 관해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기길 바란다고 했다. 같은 세대의 노인이 멘토와 멘티 관계가 되어 고민을 들어줄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수원에 있는 한 복지관에서는 노인분이 성 상담을 해주고 계시더라고요. 복지관 노인분들이 동아리를 만들어서 돌아가며 상담을 해주신대요. 무척 인상적이었죠. 노인의 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곳이 많아져야 안전하고 건강한 노후 성생활도 가능해지지 않을까요?”
사회와의 관계를 놓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권 소장은 노인의 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몇 가지 제안을 했다. 먼저 노인 대상 성매매는 매년 증가하는 독거노인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만큼, 이성을 만날 기회를 꾸준히 만들어야 한다는 조언이다. 최근에는 노인들이 모여 대화를 나누는 실버 카페, 콜라텍, 효도 미팅, 하루 커플 여행, 커플 취미 교실 등 다양한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또한 여가 생활을 즐겨야 한다. 여가 활동은 노년기의 생활 만족도와 삶의 질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 그런 맥락에서 자원봉사나 일을 하는 것도 좋다. 자원봉사는 은퇴 후 삶에서 적극적인 사회참여 계기가 된다. 통계청의 ‘이혼통계자료’에 따르면 노년기 이혼 사유 1위는 경제력 상실이었다. 따라서 일자리를 통해 건강과 노후 경제를 함께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 친구를 사귀는 것도 필요하다. 무료함과 외로움을 달래는 데 효과적이며, 성적 욕구를 해결하는 데 들어갈 에너지를 대화로 풀면서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부부라면 성에 대한 대화를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를 배려하고 격려하는 대화가 부부 사이 성관계에도 도움이 된다. 사별이나 이혼 등으로 배우자가 없는 사람이라면 황혼 재혼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노인들은 여전히 성에 관심이 많고 성생활을 하고 싶어 하지만, 우리가 관심을 갖지 않으면 사실 시야에 들어오지 않아요. 복지관 등에서는 노인 성 문화를 바꿔가고자 하는 시도가 꾸준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드러나지 않은 문제를 해결하는 건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입니다. 노인의 성을 위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는 선진국처럼, 우리 사회도 노인의 성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달디달고 달디달고 달디단 밤양갱” 최근 가수 겸 배우 비비(김형서)의 노래 ‘밤양갱’이 온라인 음원 순위 정상을 휩쓸면서, 밤양갱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4주차 주요 편의점의 양갱 매출액은 전월 동기대비 약 40%나 증가했다. 더불어 노년층이 주요 고객층이었던 양갱 전문점도 MZ세대의 방문이 늘어나는 추세다. 그렇다면 밤양갱은 건강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청주자생한방병원 최우성 병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양갱은 팥을 삶아 체에 거른 후 설탕, 한천 등을 섞고 틀에 넣어 쪄 만드는 음식으로, 여기에 밤을 추가한 것이 밤양갱이다. 밤양갱의 핵심인 밤은 한의학적으로 건강상 다양한 이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밤에는 칼슘이 다량 함유돼 갱년기 여성과 노인들의 골다공증 등 근골격계 질환 예방에 좋다. 탄수화물, 단백질도 풍부해 어린이들의 성장과 발육에도 뛰어난 효과를 보인다. 한의서인 본초강목에도 “기운이 떨어져 허리와 다리가 약해 걷기가 불편한 노인이 밤을 먹으면 걸음을 잘 걷게 된다”고 기록돼 있다.
또한 양갱의 주 재료인 팥은 칼륨, 사포닌, 비타민B1 성분이 풍부해 체내 노폐물을 제거하고 노화를 예방하는데 탁월하다. 한의학적으로도 팥은 해열에 효과적인 약재로 알려져 있으며 이뇨 작용을 도와 소변을 통해 체온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체내 염증 수치가 증가하면 인체의 자가치유 기전에 따라 비정상적인 열감이 발생하고 체액 순환이 정체돼 부종이 생기기도 하는데, 이러한 경우 팥이 증상을 효과적으로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밤양갱의 또 다른 재료는 바로 ‘한천’이다. 한천이란 우뭇가사리라는 해조류를 가공한 것으로, 포만감이 높고 식이섬유가 많아 다이어트 식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한천은 젤라틴과 같이 응고하는 성질이 있는데 젤라틴과 달리 식물성 식품으로 혈당 상승과 변비에 효과적이며, 동의보감에는 "열이 나고 답답한 것을 없애 기(氣)가 뭉친 것을 치료한다“고 돼있다.
청주자생한방병원 최우성 병원장은 “노래 가사처럼 달고 맛있는 밤양갱의 효능을 종합해보면 기혈순환 촉진을 통한 체내 노폐물 제거 및 피부 건강관리에 좋고, 칼슘도 풍부해 근골격계 질환도 예방할 수 있는 팔방미인인 음식”이라며 “탄수화물과 당을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공급할 수 있어 운동 중 에너지 섭취가 필요한 사람들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밤양갱은 건강에 좋은 재료들로 가득한 음식이지만 섭취 시 유의해야 할 점도 있다. 우선 밤양갱은 다량의 설탕이 들어있어 당 함량이 높다. 당은 에너지 공급원으로서 생명 유지에 꼭 필요한 성분이나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오히려 피로감을 상승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혈액에 많은 당이 들어오게 되면 일시적으로 각성효과가 생긴다. 하지만 순간적으로 높아진 인슐린 분비로 곧 당 수치가 급격히 떨어지게 되고 이로 인해 더욱 심한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당 함량이 높은 만큼 열량도 신경 써야 한다.
또한 밤에는 각종 단백질이 함유돼 있는데, 이로 인해 기존에 땅콩, 호두 등에 알레르기가 있는 이들의 경우 알레르기 교차반응이 일어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알레르기 교차반응이란 신체의 면역 체계가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특정 단백질과 유사한 성분의 단백질을 혼동해 증상을 유발하는 현상을 말한다. 따라서 특정 견과류에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 밤의 다양한 단백질 중 하나가 체내에서 알레르기 단백질로 인식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섭취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청주자생한방병원 최우성 병원장은 “알레르기와 관련이 없어 보이는 음식을 먹을 때도 갑작스레 알레르기 증상을 경험할 수 있으므로 피부가 가렵거나, 열감이 올라오는 듯하다면 즉각 섭취를 멈추는 것이 좋다”며 “유행 음식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성분과 체질에도 신경 써 건강한 식문화를 향유하길 바란다”라고 조언했다.
사랑하는 이와의 관계에 만족하고 있는가? 혹시 알음알음 퍼진 부정확한 기준과 정보 탓에 서로를 질책하고 있지는 않은가? 한쪽만의 문제, 하나의 이유 때문이 아닐 수도 있다. 지금까지 알던 섹스는 잊고 인생 2막, 3막을 위해 다시금 사랑의 도움닫기를 해보자.
섹스를 둘러싼 사회적 인식은 예전에 비해 완화됐지만 아직 사람들은 ‘이 주제’를 스스럼없이 말하길 꺼린다. “에이, 결혼한 지도 꽤 됐는데 나이 들어서 가족끼리 왜 그래? 주책이야”라며 서로를 등한시하기도 한다. 그러나 섹스는 단순히 쾌락만 추구하는 행위가 아니라 ‘성’과 ‘관계’ 두 가지가 유기적으로 합쳐진 삶의 소중한 자원이다. 전문가들은 성적으로 친밀할수록 두 사람 사이가 건강하다고 이야기한다. 개인의 자아 존중감 회복, 삶의 의욕 증가 등 정서적 효과를 누리는 건 덤이다. 성생활을 슬기롭게 지속하기 위해서는 우선 몇 가지 오해를 바로잡고 관점을 바꿀 필요가 있다.
‘섹스=거시기하다’는 인식의 오류
우리는 부모의 사랑과 섹스로부터 태어났다. 2차 성징을 겪은 뒤 어른이 되고, 또 다른 누군가와 마음을 나누며 섹스를 한다. 성은 요람부터 무덤까지 삶의 모든 과정을 포괄하는 개념이자 인간의 근원인 셈이다. ‘거시기하다’며 민망하고 쑥스럽게 생각하지 않는 편이 더 자연스러울지도 모른다. 또한 ‘거시기’(성기)를 통한 삽입 성교만이 전부라 여기기도 하지만, 이는 섹스의 한 종류일 뿐이다. 애무, 오럴섹스, 키스, 포옹, 손잡기 등도 모두 섹스다.
건강한 섹스 경험의 부재
‘나이 들수록 호르몬의 변화와 신체적 제약으로 인해 성행위에 어려움이 있다’고 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발기부전이나 질 윤활액 분비 감소, 감각 둔화 등으로 한계를 느낄 때도 있지만, 의학 기술의 발달로 치료를 통해 대부분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보통 과거의 정서와 경험이 현재와 미래의 성생활에 영향을 미친다. 쉽게 말해 75세 노인이라도 청년 시절 행복한 섹스를 했다면 이를 바탕으로 향후 기대와 욕구가 커지고, 25세 청년이라도 관련된 트라우마나 혐오가 있다면 몸과 마음이 섹스를 거부하는 상태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더불어 현대로 오면서 유튜브,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쾌락이 늘어난 까닭에 점점 섹스를 경험할 기회가 줄었다. 배정원 행복한성문화센터 대표는 “현재 한국은 성관계를 적게 하는 섹스리스를 넘어 아예 성관계를 하지 않는 섹스오프 상태에 봉착했다”며 “코로나 시대와 불경기를 지내면서 연애나 사랑이 필수라 생각하지 않는 분위기다”라고 말했다. 이런 현상이 이어진다면 개인뿐 아니라 저출산·고령화 사회의 갈등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풀리지 않는 매듭은 없다
‘섹스에는 정년이 없다’는 말, 이제는 흔한 표현이다. 그러나 여러 원인으로 성생활을 즐기지 못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오랜 시간을 한 상대와, 같은 방식으로, 매번 만족할 만한 섹스를 하는 경우는 드물 것이다. 젊을 땐 좋았다가도 시간이 흐르면서 반복되는 패턴에 만족도가 떨어진 사람, 특정 이유로 사이가 소원해져 성생활까지 타격받은 사람, 사소한 습관이나 외모 결함 때문에 몸의 대화 자체가 단절된 사람 등 사례는 매우 다양하다. 사실 좋은 섹스는 침대 밖에서부터 시작된다.
함께 멋진 식당에서 밥을 먹고, 좋아하는 꽃을 선물하고, 애정 어린 농담을 주고받는 태도가 선행돼야 한다. 관계 시에도 오르가슴을 경험하는 섹스만이 쾌감을 주는 건 아니다. 섹스는 몸과 마음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따스한 온기, 떨리는 마음, 촉촉하고 매끄러운 느낌 등으로도 행복한 순간을 경험할 수 있다. 원하는 횟수나 시간대, 자극받고 싶은 부위, 성적 취향 등이 있다면 솔직하게 요구해야 한다. 서로의 신체적·정신적 유대를 더욱 끈끈하게 만드는 단계다.
유외숙 상담21 성건강연구소장은 “연애·결혼 초기에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인데도 오랜 시간 불만이나 욕구를 참으며 한쪽 또는 둘 다 불만족스러운 섹스를 하는 사람이 많다”며 “좋으면 좋고, 안 맞으면 어쩔 수 없다고 체념하며 ‘모 아니면 도’라 여긴다”고 말했다. 여기서 관계의 주체는 언제나 나여야 한다. 자신의 욕구를 인지하고 만족을 위해 열심이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대화와 소통으로 중간중간 점검하며 개선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유 소장은 “너무 늦었다고 포기하지 말고 건강한 노후를 위해 욕구와 방식을 조율하며 서로 잘 싸워야 한다”며 “한 꺼풀, 두 꺼풀 덜어내다 보면 사람 관계의 본질은 같다”고 조언했다.
중년 이후의 행복한 성을 위해 알아야 할 8가지
●부부 사이 성생활의 질은 서로의 친밀감이 좌우한다.
문제가 있을 때는 섹스 문제만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대화 방법을 개선하는 등 친밀감을 회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규칙적인 성생활은 중년의 건강에 도움이 된다.
규칙적인 섹스가 면역력 향상, 노화 방지, 통증 감소, 심장질환 예방, 자궁질환과 전립선질환 예방,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고 수명을 증가시킨다는 것은 의학적으로 밝혀진 사실이다.
●중년 이후 성기능 장애 예방을 위해서는 운동이 중요하다.
운동은 남녀 모두의 성기능 장애를 예방할 수 있다. 남성의 걷기·달리기 등 유산소 운동은 발기부전 예방에, 여성의 케겔운동은 실금을 줄이고 성감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발기부전 같은 남성 성기능 문제는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도록 하자.
중년 이후 발기부전은 당뇨, 심장질환, 고지혈증 등의 첫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어 성인병의 신호탄이다. 발기부전이 있으면 혼자 고민하거나 친구와 상의하지 말고 전문의와 상담하자. 먹는 약이나 주사제로 발기부전을 해결할 수 있고, 성인병 동반 여부도 확인 가능하다.
●중년 여성에게 나타나는 성교 시 통증은 해결할 수 있다.
중년이 되면 질 윤활액 분비가 감소해 성교통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때 윤활제를 사용하면 된다. 이후에도 성교통이 계속된다면 전문의의 상담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충분한 애무를 할 때 만족도가 높아진다.
여성은 삽입 성교만으로 오르가슴에 도달하기 힘들다. 성행위 시 충분한 시간을 들여 여유 있게 애무해야 여성의 성적 만족이 높아진다. 가장 예민한 성감대는 질 속이 아니라 음핵(클리토리스)이다. 애무는 길게, 삽입은 늦게, 삽입 시기 결정은 여성에게 맡기기를 권한다.
●성적 호기심이 유발되도록 창조적인 변화를 시도하자.
전에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체위, 새로운 장소와 분위기는 활력을 주기도 한다. 부부가 영화 속 주인공이 되어 멋진 장소에서 섹스하는 장면을 상상하는 등 판타지를 이용하는 방법도 좋다.
●용불용설(用不用說), 규칙적인 성생활 여부에 따라 성기능이 유지되거나 퇴화한다.
중년 이후에도 꾸준한 성생활을 통해 성기능이 향상되고, 성적 만족도 높아질 수 있다. 중년 이후 많은 부부가 젊을 때보다 더 만족스러운 성생활을 즐기고 있다.
출처 ‘2015 대한성학회 추계학술대회’, 정리 이범석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 교수
웰컴 에이징을 위해서는 몸 건강이 우선되어야 한다. 인생을 즐기면서 오래 살 수 있는 첫 단계다. 건강한 몸을 갖기 위해서는 운동이 필수라고 하는데, 과연 올바른 방법은 무엇일까. 손성준 차의과학대학교 스포츠의학대학원 교수의 도움을 받아 자세히 알아봤다.
우리의 몸은 11개 기관(System)으로 구성돼 있다. 모든 기관은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모두 제 기능을 해야 신체 대사 활동이 원활해진다. 신체 대사란 우리 몸이 에너지를 생성하고 소모하는 과정을 말한다. 나이가 들수록 모든 기관의 기능이 떨어지게 되므로 노화 속도를 늦추고 신체를 단련하기 위해서는 운동이 필요하다.
사망 위험 낮추는 심혈관계, 근골격계
노화와 관련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이 제일 큰 기관은 심혈관계다. 중장년 시기는 신체의 움직임이 적어지면서 혈압과 혈당이 높아지는데, 이는 각종 합병증을 유발한다. 심혈관계에 이상이 생기면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인 고혈압, 고혈당증, 고지혈증은 물론 심근경색, 뇌졸중의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따라서 건강하게 오래 살고자 한다면, 무엇보다 심혈관계의 건강을 유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유산소 운동이 필요하다. 손성준 교수는 “결론적으로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알려진 대로 그냥 걷기만 해서는 안 된다. 숨이 약간 찰 정도까지는 운동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심혈관계만큼 근골격계 또한 매우 중요하다. 근육계와 골격계는 서로 밀접한 연관이 있다. 중년이 되면 근육의 기능이 떨어지며, 근감소증이 발병할 수 있다. 근육은 몸을 지탱하는 역할을 하므로 근육이 약해지면 뼈나 연골에 문제가 생기는데, 시니어는 관절에 염증이 생기는 골관절염을 특히 유의해야 한다.
손 교수는 “골관절염 환자를 보면 과체중이거나 고혈압, 고혈당, 고지혈증 환자인 경우가 많다. 노화가 오면 11개 기관이 동시다발적으로 퇴행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골관절염이 특히 위험한 이유는 치료법이 없는 불치병이라는 점이다. 병의 진행을 늦추는 것은 가능하지만 완쾌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근골격계 건강을 위해서는 푸시업, 스쿼트, 계단 오르내리기 등 근력 운동이 필요하다. 그는 “근육 건강을 위해서는 영양 섭취 또한 중요하다. 매일 충분한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건강한 몸을 위해서는 낙상을 당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노화가 오면 균형감각이 떨어지면서 낙상 위험이 높아지고, 건강이 퇴화된다. 손 교수는 “65세 이상 어르신이 낙상을 당해 2주 이상 병원에 누워 있으면 근육이 빠지는 속도가 훨씬 빨라진다”면서 “실제로 어르신의 입원 일수가 30일을 넘어가면 30% 이상은 1년 이내에 사망한다는 통계도 있다”고 위험성에 대해 설명했다.
낙상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균형감각을 키우는 스트레칭 운동이 필요하다. 손성준 교수는 한발 서기 운동을 추천했다. 한발 서기는 낙상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통계 결과도 있다. 40대는 20초, 50대는 15초, 60대는 10초 이상 버텨야 한다. 다만 손 교수는 스트레칭 운동은 유연성 증가에는 도움이 되지만, 실질적인 건강 상태가 좋아지는 것은 아니라면서 다른 운동과 함께 할 것을 추천했다.
신체 활동 지수를 높여라
손성준 교수는 궁극적으로 신체 활동 지수(Physical Activity Level)를 최대로 높여야 한다고 말한다. 신체 활동 지수가 낮으면 고혈압 위험이 높아지고, 혈당 조절에 애를 먹으며, 고지혈증도 우려된다. 또한 근육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근감소증이 생기고 밸런스를 잡는 것도 어려워 낙상의 위험이 따른다. 반대로 신체 활동 지수가 높을수록 다치더라도 회복 가능성이 커지므로 건강한 삶을 지속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신체 활동 지수를 높이는 운동법은 무엇일까. 손성준 교수는 “유산소 운동 50%, 근력 운동 30%, 균형감각 운동 20%, 5:3:2 비율로 운동하는 것이 좋다”고 제안하면서도,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이 좋아하는 운동을 꾸준히 열심히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포인트는 운동 시간을 줄이고 빈도를 늘려야 한다는 점이다. 손 교수는 “일주일에 세 번에서 다섯 번 운동하는 것을 권고한다. 시간은 하루에 15분에서 30분 정도 운동하는 것이 좋다. 오히려 60분씩 일주일에 이틀 운동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꾸준히 조금씩 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신체 활동 지수를 한 단계 높이는 것을 3개월 정도 목표로 삼고 운동하기를 추천합니다. 예를 들면 걷는 운동만 한 분은 조금 빠르게 걷는 것을 목표로 하고, 조깅이 되는 분은 빠르게 뛰기에 도전해보는 겁니다. 스스로 동기 부여가 되고, 11개 기관이 모두 좋아지면서 웰컴 에이징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습니다.”
자꾸만 늘어가는 달갑지 않은 숫자가 있다. 한살 한살 먹어가는 나이와 눈치 없이 올라가는 몸무게다. 하지만 단순히 숫자에만 집착하면 노화를 가속하고, 몸은 망가지게 된다. 33년간 비만 환자를 치료해온 박용우 교수는 예전의 날씬했던 체중이 아니라, 대사이상에서 벗어나 건강 체중으로 돌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체중계가 가리키는 숫자에는 민감하면서도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수치에는 둔감하다. 해당 수치들이 올라가 ‘체중 줄이고 운동하라’는 의사의 조언을 들어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뱃살이 붙으면서 허리둘레가 늘어나는 때’부터 혈관 노화가 시작된다. 원리를 파악하고, 보다 근본에 집중하는 ‘탈다이어트’가 필요하다.
Q. ‘몸무게 줄이기’보다 ‘건강한 몸 만들기’가 먼저라고?
나이 들수록 근육은 위축되고 뱃살이 나오게 된다. 그러나 배가 나오는 건 단순히 노화 때문이 아니다. 평소 규칙적으로 식사하고 꾸준히 운동하는 사람은 중장년이 돼도 젊을 때의 근육량을 비교적 잘 유지한다. 그 반대라면 생물학적 노화보다 더 빠른 ‘가속 노화’가 진행된다. 체중보다 체형이 중요하다. 근육이 부족하고 체지방률이 높으면 보통 팔다리는 가늘고 배만 볼록 나온 거미 체형을 갖고 있다.
Q. 자꾸 살이 찌는 원인은 무엇인가?
비만은 몸이 망가진 탓에 과식 증상이 나타나고, 그 결과 체중이 증가하는 만성질환이다. 몸의 신진대사가 무너졌냐, 아니냐에 따라 똑같이 먹고도 쉽게 찌는 사람과 덜 찌는 사람으로 나뉜다. 타고난 체질도 있지만 후자는 몸의 ‘대사유연성’이 좋아서다.
Q. 대사유연성이 좋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
포도당을 최우선 에너지원으로 쓰지만 필요할 때 빠르게 지방 연소 모드로 변환해 당과 지방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능력이 좋다는 뜻이다. 많이 먹지 않는데도 살이 찐다고 느껴지면 이런 능력에 문제가 생겼다고 본다. 식사 후 올라간 혈당을 근육이 적극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상태가 오래되면 대사유연성이 떨어진다. 대사유연성 저하는 모든 대사질환의 근간이 되는 인슐린 저항성을 악화시키고, 혈관을 늙게 만든다.
Q. 몸을 건강하게 되돌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평소 하루 세 끼를 규칙적으로, 포만감 있게 먹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24시간 굶는 방법이 좋다고 생각한다. 소식하면 장수한다는 말에 1일 1식이나 16:8 간헐적 단식(식사 시간과 양은 평소처럼 두되 저녁 식사~아침 식사까지 공복 상태를 16시간 유지)을 하거나, 하루 두 끼만 먹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소식으로 인해 단백질 섭취량이 충분하지 않으면 근감소증으로 노후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
Q. 간헐적 단식은 어떤 원리인가?
대사유연성을 개선하는 가장 확실한 치료법이다. 영양소 결핍을 막으면서 근 손실 등 다른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매일 적게 먹기보다 간간이 굶는 것이 더 낫다. 계속 소식하면 몸이 에너지 부족 사태를 눈치채고 소모하는 에너지의 양을 줄인다. ‘잘 챙겨 먹다가’ 간헐적으로 단식하면 몸이 알지 못한다. 비축된 지방을 차곡차곡 쓰게 돼 자연스럽게 대사가 유연해진다. 16:8 간헐적 단식으로 효과를 내려면 8시간 안에 일일권장섭취량을 충족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렵다.
Q. 어떤 음식을 위주로 식사하는 게 좋을까?
채소, 견과류, 통곡물, 해조류, 등푸른생선, 올리브오일, 버섯, 두부, 플레인요거트 등으로 식사해보자. 알코올과 과당, 밀가루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아침엔 채소, 단백질, 탄수화물 순으로 섭취를 권한다. 천연 재료에서 본연의 맛을 찾는 노력을 해야 한다. 또한 단백질은 다른 영양소에 비해 소화·흡수가 잘 되지 않아 나이가 많을수록 더 챙겨야 한다. 하루 1.2g/kg 정도* 먹어야 하는데, 음식을 챙겨 먹는 게 귀찮아서 단백질 셰이크로 대체한다는 생각보다 부족한 양을 채운다고 여겨야 한다.
*75kg 남성은 75~90g, 60kg 여성은 60~72g
Q. 운동은 얼마나, 어떻게 해야 할까?
주 4~5회 ‘숨이 찰 정도로 힘들게’ 해야 한다. 근력 운동도 병행하면 좋다. 걷기는 운동이 아니라 신체 활동이다. 계단을 오르거나 빠르게 걸어야 효과가 나타난다. 주말에 ‘움직이지 못했던 일주일을 청산한다’며 운동하는 건 매일 1알씩 복용할 혈압약을 일요일에 한꺼번에 7알 복용하는 것과 비슷하다. 운동을 하고 있다 해도 8시간 이상 앉아 있으면 그 효과가 상쇄된다. 적어도 1시간마다 스트레칭을 하거나 10분 정도 걸어야 한다. ‘의자 중독’은 당뇨병, 심뇌혈관질환, 암 발생뿐 아니라 인지기능 저하도 우려된다.
시간의 흐름은 막을 수도, 거스를 수도 없다. 노화도 그럴까. 때마침 ‘당신의 노화시계가 천천히 가면 좋겠습니다’를 집필한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에게 물었다. 결과는 놀랍다. 그들은 10년 이상, 심지어는 20년 넘는 시간 동안 노화시계를 늦출 수 있다고 했다. 노화의 개인차가 점차 커져갈 현대사회, 전문가들이 전하는 감속 노화 방법을 알고 나면 당신도 느리게 나이 들 수 있다.
노화는 갑자기 찾아와 놀라게 하는 불청객처럼 여겨지곤 했다. 예전 같지 않은 체력, 뒤돌아서면 잊어버리는 기억력, 어느새 생긴 주름만큼 잃어버린 탄력… 모든 것을 자연의 섭리로 받아들였다. 누구나 나이에 따라 신체 능력이 점진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이다. 하지만 노화 연구 전문가들은 물리적인 시간 외 다른 영향이 더 크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아산병원 의료진도 ‘슬로 에이징’이 가능하다고 외친다. 설문에 응한 의료진 모두 느리게 나이 들 수 있다고 답했다. 그중 40%는 현대 의학을 통해 노화를 거스르는 ‘리버스 에이징’까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노화시계를 10년 이상 늦출 수 있다는 답변은 80%에 달했다. 20년 이상 지연시킬 수 있다는 의견은 그 가운데 절반을 차지했다. 우리 몸이 어떻게 늙어가는지 내다보고 대비하면 노화를 늦출 수 있다는 의견이 가히 압도적이었다.
STEP 1 노화 이해하기
노화란 나이가 들어가면서 신체 구조와 기능이 점진적으로 퇴화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발생하는 ‘정상적인’ 변화다. 전문가들은 이 과정을 인지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당신의 노화시계가 천천히 가면 좋겠습니다’에서 박성욱 아산의료원 의료원장은 “늙어가는 것에 대해 너무 부정적인 시각을 갖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김원경 서울아산병원 치과임상과장·임플란트센터장 역시 “노화에 따른 증상을 이해하고 수긍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주요 진료과를 통해 노화 증상을 들었다. 이는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이다.
▶ 호흡기내과 나이 들며 세포가 노화되면 회복 능력이 떨어진다. 현대인, 특히 도시 거주자는 미세먼지와 각종 오염물질로 인해 폐 손상이 되고, 반복적으로 섬유화 및 염증이 진행된다. 이로 인해 호흡곤란이 생긴다. 폐암이나 간질성 폐 질환 등으로 진행될 수 있다.
▶ 소화기내과 음식물이 식도에 걸려 더디게 내려가거나 내려가지 못하게 되는 경우를 연하곤란이라고 한다. 고령에서 잘 나타나며, 이때 쓰라리거나 뻐근한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나이 들수록 역류성 식도염도 잘 발생한다.
▶ 이비인후과 고음역의 청력이 서서히 저하되는 노화성 난청이 생긴다. 먼 곳에 앉아 있는 사람 말을 정확하게 알아들을 수 없게 된다. 또한 근골격계 약화와 더불어 양쪽 귀의 전정기관이 담당하는 균형감각이 점차 떨어지기 때문에 스포츠를 즐기기 힘들어진다.
▶ 안과 노안 증상은 대개 40대 중반부터 발생한다. 이때 흔히 느끼는 증상은 책이나 신문을 볼 때 글씨가 흐릿하게 보이는 것이다. 책을 보더라도 눈과 책의 거리가 점차 멀어진다. 또한 근거리 작업 때 눈이 쉽게 피곤해지며, 심지어 두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 치과 치아 뿌리 주변 충치 발생 등 구강 건조로 인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연하장애(삼킴장애)로 사레에 잘 걸리기도 한다. 음식물을 씹을 때 뺨이나 입술을 자주 깨물게 되며, 상처가 잘 생긴다. 칫솔질할 때 잇몸이 아플 수 있다. 치아 사이에 음식물이 잘 끼기도 한다.
▶ 산부인과 폐경 초기 증상은 홍조, 열감, 땀이다. 많게는 폐경 여성의 약 80%가 경험하는 것으로 나와 있다. 중기 증상으로 질 건조와 잦은 질염이 있다. 만성이 되면 골다공증이나 심혈관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STEP 2 가속 노화 피하기
현대 의학의 발달로 인간의 기대수명은 크게 늘어났다. 설문에 응한 의료진 다섯 명 중 네 명이 ‘100세 이상’에 표를 던졌다. 단, 늙어가는 속도는 개인차가 크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차이를 만드는 것은 신기술이나 특효약이 아니다. 최창민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종양내과 교수는 “노화를 예방하는 마법 탄환 같은 약물은 없다”고 단언한다. “많은 사람들이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수준의 건강관리를 하고, 질병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가속 노화의 주범으로는 과식, 흡연, 나쁜 생활 습관이 주로 꼽힌다. 강신숙 서울아산병원 영양팀 임상영양사는 “신체 활동량 감소와 그에 따른 체중 증가”를 가속 노화 요인으로 들며 “신체 활동 감소는 근육량을 감소시키고 체지방을 축적해 고혈당과 만성 염증을 유발한다”고 꼬집었다. 흡연 역시 여러 진료과에서 지적했다. 호흡기내과, 소화기내과뿐만 아니다. 김원경 서울아산병원 치과임상과장·임플란트센터장까지 비위생적인 구강 관리와 더불어 흡연을 가속 노화 원인으로 꼽았다.
STEP 3 감속 노화 가까이하기
천천히 나이 드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매일 먹는 밥, 즐기는 기호식품, 듣는 음악의 볼륨 등 생활 습관을 교정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당장 보이지 않지만 그 차이가 훗날 분명 나타난다고 말한다. ‘당신의 노화시계가 천천히 가면 좋겠습니다’의 대표 저자인 안중호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적절한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 그리고 주기적인 몸 상태 체크로 노화를 미리 예방하고 치료한다면, 그렇지 않은 사람과 처음에는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나이 들수록 점점 격차가 벌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요 진료과를 통해 일상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감속 노화 방법을 들었다.
▶ 호흡기내과 대기오염이 심한 날을 피해 빨리 걷기나 등산 등 땀이 날 정도의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능하면 걸어 다니는 것이 좋다.
▶ 소화기내과 소식하면 좋다. 소식이 노화 진행을 더디게 할 수 있다는 보고가 최근 미국 연구에서 나왔다. 식사 시 칼로리를 제한하면 다양한 대사·면역반응을 일으켜 수명을 늘린다. 본인에게 적절한 식사량을 찾고, 먹으면 불편한 음식을 조절해 먹는 것이 좋다.
▶ 이비인후과 불필요한 큰 소음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불필요한 큰 소음이란 헤어드라이어 정도 되는 소리를 매일 3~4시간 이상 듣는 경우를 의미한다. 소음 크기가 이보다 커지면 난청에 걸리는 시간은 절반으로 줄어든다. 어지럼증 없는 삶을 위해서는 하체 근력, 특히 뼈 건강이 중요하다.
▶ 안과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 사용 시간이 늘면 노안 증상을 더 어린 나이에 심하게 겪는다. 노안이 오면 당황하지 말고 안과 전문의에게 눈 상태를 정확하게 검사받은 뒤 비수술적 또는 수술적 치료법 중 선택해서 치료받아야 한다.
▶ 치과 올바른 구강 위생 관리와 칫솔질을 해야 한다. 치실, 치간칫솔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정기적인 치과 검진과 스케일링도 필요하다. 초기 치과 치료도 중요하다. 아플 때 치과에 가면 병이 많이 진행된 상태라서 치료 예후가 좋지 않다.
▶ 산부인과 나쁜 생활 습관 교정, 운동, 스트레스 줄이기는 모두에게 적용된다. 여성의 경우 갱년기 증상이 있을 때 적극적인 의사 상담과 호르몬 치료를 추천한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는 정말 너무 늦었을지도 모른다. 노화가 딱 그렇다. 최창민 교수의 당부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노화나 질병의 선을 넘어버려 돌이킬 수 없게 되지 않도록 관리를 잘해야 합니다.”
설문에 참여해주신 분들(가나다 순) 강신숙 서울아산병원 영양팀 임상영양사, 김원경 서울아산병원 치과임상과장·임플란트센터장, 안중호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채희동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 최창민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종양내과 교수
취재협조 서울아산병원
참고도서 ‘당신의 노화시계가 천천히 가면 좋겠습니다’(안중호 외 16인·클라우드나인)
실제 나이와 신체 나이가 다르듯, 언어 나이도 마찬가지다. 나이가 들어 체력이 떨어지는 것처럼 언어력도 저하될 수 있다. 언어력은 인지력과도 밀접해, 노후 건강을 위해선 언어력 향상 및 유지가 중요하다.언어 노화를 가늠해볼 시그널은 이러하다.
도움말 이미숙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청각언어치료학과 교수
“그걸 어디에 뒀더라?”
물건을 놓아 둔 위치를 몰라 헤매고, 그런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질 때
“그걸 뭐라 하더라?”
당연히 알 만한, 쉽고 익숙한 단어가 잘 생각나지 않아 답답할 때
“아참, 약속 있었지!”
해야 할 일이나 약속을 자주 깜빡하고, 이로 인해 자책하게 될 때
“그래서 말이야…(?)”
대화 중 이어서 할 말을 잊거나 장황해져서 상대방 눈치가 보일 때
“그게 무슨 말이지”
상대방이 한 말에 맞받아치기 어렵거나 말과 글의 이해가 더딜 때
언어력은 평소 책 줄거리 요약하기, 필사나 일기쓰기, 악기나 요리 배우기 등 새로운 경험 쌓기를 통해 단련할 수 있으니 참고하자.
2023년 3월 미국 시사전문지 ‘US News & World Report’가 55세 이상 미국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3%가 “건강과 경제 상황이 허락하는 한 내 집에서 노년을 보내고 싶다”고 응답했다.
미국은퇴자협회(AARP)는 위 설문조사를 언급하며 “집에서 여생을 보내려는 비율이 2년 전 본지가 조사한 결과보다 훨씬 높아졌다. 다만 나이가 들면 언젠가는 신체적, 인지적 문제 또는 이동성의 한계 등에 직면하게 된다. 결국 사랑하는 가족에게 간병이라는 부담을 지울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간병 인력 공급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이어 와이파이 및 AI와 결합된 홈센서를 통해 집안에서 노인의 움직임 및 환경 패턴을 감지함으로써 연중무휴 24시간 이용 가능한 재택 간병인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가령 집에서 냉장고를 얼마나 자주 여는지, TV에서 채널을 얼마나 자주 돌리는지 등 일상 데이터를 종합해 간접적으로 노인의 상태를 파악해내기도 한다. 아울러 챗봇 등 AI와의 직접 소통을 통해 위기 상황을 주변에 알리거나, 복약 시간이나 약속을 일러주고, 대화를 주고받는 등 반려자와 같은 역할도 해내리라 예측했다.
릭 로빈슨(Rick Robinson) AARP 고령친화기술 협력 총 책임자는 “앞으로 인공지능이 간병 위기 문제의 해답을 제공하리라 믿는다. 간병의 대상이 되는 노인을 비롯한 가족 및 전문 간병인들에게 안도감을 선사할 것”이라 전망했다.
한편, 이러한 이점들을 전망하면서도 "AI만으론 의존할 수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단순 노화나 가벼운 만성질환 등을 지닌 노인이 아닌, 위험 정도나 증상이 심한 질환자에게 AI 간병인만으로 대체하는 것이 시기상조라는 것. 아울러 현 단계로서는 AI가 허구의 메시지를 구현하기도 하는데, 이에 대한 판독이 어려워 액면 그대로 정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문제도 언급했다. 때문에 AI 간병인을 두더라도 결국 사람이 확인하고 검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AARP는 현 시점에서 완벽히 AI가 간병인의 역할을 대체할 수는 없지만, 간병인의 서비스 향상에는 일조할 수 있으리라 내다봤다. AI를 통해 노인 질환에 대한 정보나 투약하는 약에 대한 설명 등을 듣기도 하고, 보험 혜택이나 지원책 등에 대해서도 요청하는 등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 바이오마커(단백질이나 DNA, RNA, 대사 물질 등을 이용해 몸 안의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지표)와 접목한 기술이 발달하면 약국, 병원 등과 유기적으로 소통하며 환자의 상태를 더욱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달 가능해진다는 이점도 언급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제1차 고독사 예방 기본계획(2023~2027년)’에 따라 민간의 대화형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고독사 위험군에게 주기적으로 안부 전화를 해 심리적 안정을 도모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고독사 위험군의 전력·통신·수도 등 평소 사용패턴을 학습 후 사용량 급변 등 응급상황 감지 시 안부 확인을 추진하는 것이다.
그밖에 국내 3대 통신사(SKT, KT, LG U+)에서도 자사의 ICT 기술을 활용, 지자체와 협력해 AI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AI 노인돌봄 서비스가 확대되는 추세다. 국내 또한 현재로서는 응급 상황에 대한 감지나 소통의 도구 등으로 활용되며, 관제 센터 등에서 사람의 검토를 통해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는 형편이다. 현재로서는 노인의 이동성 확보 및 물리적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 대해 AI가 간병인의 도움을 대체하기보다는 지원하는 대책으로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