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 추구하는 중년 ‘그루밍족’, 늘어나는 이유는?

기사입력 2025-03-04 08:55 기사수정 2025-03-04 08:55

미용 성형에도 과감해져… “꾸준히 관리해야 효과”

(어도비 스톡)
(어도비 스톡)

뷰티 시장은 더 이상 여성의 전유물이 아니다. 외모 가꾸기에 시간과 돈의 투자를 아끼지 않는 남성을 ‘그루밍족’이라고 하는데, 40대부터 60대에 이르는 ‘중년 그루밍족’이 뷰티 시장의 새로운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맨즈 뷰티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4% 증가한 1조 2000억 원 수준이었다. 또한 2022년 우리나라의 연간 남성 스킨케어 관리 소비액은 1인당 9.6달러(약 1만 3900원)로 전 세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특히 K-뷰티라 불리는 한국 화장품 시장이 확장됐는데, SNS를 중심으로 뷰티 콘텐츠를 다루는 남성 인플루언서가 증가한 점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주덕 성신여자대학교 뷰티산업학과 교수는 “맨즈 뷰티 시장은 20~30대 남성을 기점으로 커졌다. 외모도 경쟁력이라는 인식이 확대되면서 자신을 가꾸는 이들이 많아졌고, 40대 이상 중년도 이러한 기류에 편승하게 된 것이다”면서 “더욱이 현재의 시니어는 은퇴 후에도 외부 활동을 활발하게 하며 자기 관리를 지속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젊음 추구하는 이유

중년이 되면 신체적 노화를 겪는다. 남성은 특히 피부 탄력이 줄고 얼굴에 주름이 늘어나며, 탈모가 진행되거나 흰머리가 늘어난다. 또한 체중이 증가하기 쉽고, 그 결과 만성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높아진다. 이러한 신체적 변화는 중년 남성의 자존감 저하와 스트레스 유발 요인으로 작용한다.

최근 액티브 시니어들은 신체 노화로 인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경향을 보인다. 기대 수명이 증가함에 따라 여생을 젊고 활기차게 보내고자 하는 의욕이 외모 관리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외모를 잘 가꾼 중년 남성은 대인관계가 좋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이미지를 갖출 수 있다.

전양진 명지대 디자인학부 교수의 논문 ‘신중년 소비자의 외모와 여가 활동, 삶의 질 인식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여가 활동으로 사람들과 교류하는 중년 세대는 외모의 중요성을 크게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0~70세 미만 남녀 43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70.1%가 일상생활에서 외모 관리가 중요하며, 외모가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즉 사회심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해 중년 그루밍족이 외모 관리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들이 추구하는 미적 기준은 ‘젊음’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단순히 나이보다 젊어 보이는 외모를 넘어 자연스럽고 건강하게 나이 드는 것을 지향한다.

김주덕 교수는 “젊음 추구 일환으로 중년 그루밍족은 피부 탄력, 주름 개선 등의 효과가 있는 화장품을 선호하고, 흰 피부를 갖고자 자외선 차단제도 챙겨 바른다. 또한 피부뿐 아니라 두피·헤어 관리, 다이어트 등에도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더불어 김 교수는 나이가 들수록 피부 장벽 기능이 떨어져 흡수가 잘 안 되기 때문에 피부·두피·보디 케어 등의 뷰티 디바이스 기기를 함께 사용하면 효능·효과가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중년 그루밍족을 위한 조언

중년 그루밍족은 더 나아가 미용 성형에도 높은 관심을 보인다. 피부과나 성형외과를 찾는 이들이 꾸준히 느는 추세다. 피부과에서는 리프팅 레이저 시술, 보톡스, 스킨케어 등을 받고자 하며, 성형외과에서는 눈밑 지방 재배치, 상안검·하안검 성형, 안면거상술, 모발 이식 등이 중년 남성에게 인기 있는 수술·시술이다.

2020년 대한피부과학회지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40~60대 남성이 피부과를 찾는 가장 큰 이유는 탈모였다. 탈모는 유전적 요인, 남성 호르몬, 스트레스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으며,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발생률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실제 피부과 방문율은 40대 28.7%, 50대 35.7%, 60대 42.9%로 집계됐다.

김주덕 교수는 “피부 노화 또는 탈모가 너무 진행된 상태에서는 아무리 좋은 화장품을 쓰고 성형 또는 시술을 해도 효과를 보기 어렵다”며 “60대가 지나기 전에 하루빨리 관리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관리로 노화를 예방하고 늦춘다고 생각해야지 완전히 젊은 시절로 되돌아간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주의해야 하는 것은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는 점이다. 미용 시술의 효과는 한계가 있고 수술을 했다고 해도 노화는 멈출 수 없는 법이다. 탈모 역시 가발을 쓰거나 머리를 심었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탈모가 발생한 이유를 찾고, 그에 따라 맞춤형 관리를 지속해야 한다. 그리고 노화를 막는 관리의 첫 단계이자 중심은 건강하고 바른 식습관 기르기, 꾸준한 운동, 금연 및 금주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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