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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생애주기별 치유농업프로그램 참여자 모집
- 서울시는 서초구 내곡동 소재 서울시농업기술센터 ‘치유농장(5300㎡)’에서 운영하는 텃밭(원예) 치유농업 프로그램 참여 희망자를 이달 17일까지 선착순 신청받는다. 모집대상 및 인원은 서울시민으로 청소년기(만14~18세 ) 15명, 청장년기(만19~64세) 15명, 중노년기(만65세 이상) 30명, 총 60명 규모다. 교육기간은 5월~7월까지 총 10회 운영할 계획이다. 주요 프로그램은 생애주기에 따라 그룹별 텃밭을 운영하고 텃밭 및 농장 활동에서 나오는 수확물을 활용해 꽃꽂이, 자연염색, 텃밭 요리, 심리극 등을 진행한다. 생애주기에 따른 대상별 맞춤형 치유농업 프로그램의 효과분석을 위해 각 대상별 스트레스, 우울감, 고독감 첨도 및 스트레스지수 측정 등을 통해 치유농업 프로그램 사전•후 평가를 실시한다. 단 코로나19 확산방지 및 참가자 안전을 위해 프로그램 일정이 조정될 수 도 있다. 참여 신청은 1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서울시농업기술센터 홈페이지 공고문 확인 후 개인 또는 단체별로 이메일로 신청할 수 있다. 기타 문의사항은 서울시농업기술센터 농업교육과로 문의하면 된다. 조상태 서울시 농업기술센터 소장은 “치유농업 활동이 서울시민의 정신ㆍ육체적 건강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며 “치유농업 프로그램 운영 결과를 면밀하게 모니터링해서 완성도 높은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구성,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 2020-04-01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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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멸감이 불러온 파국, <여교사>
- 김태용 감독 작품이다. 계약직 교사 효주 역으로 김하늘, 이사장 딸 혜영 역에 유인영, 남학생 재하 역으로 이원근이 주연으로 나온다. 스릴이 넘치고 심리전이 돋보이는 공포 영화다. 요즘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흙수저와 금수저의 이야기를 소재로 삼은 점도 흥미롭다. 효주는 계약직 교사로 정교사 자리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이사장 딸 혜영이 정교사 자리를 치고 들어오면서 갈등이 시작된다. 얼굴 예쁘고 몸매 좋고 성격까지 사근사근한 혜영은 학교 선배인 효주에게 다가서려 하지만, 속이 뒤집어져 불편한 효주는 혜영에게 못되게 군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 체육관 뒤편에서 무용특기생 고교 3년인 재하와 혜영이 불륜을 저지르고 있는 현장을 목격한다. 혜영의 약점을 손에 쥔 효주는 혜영을 굴복시키고 재하마저 빼앗는다. 따로 발레 과외까지 시키며 재하를 자신의 남자로 만든다. 그러나 재하가 콩쿠르에 나간 날 객석에 혜영이 와 있는 것을 보고 놀란다. 재하는 혜영을 계속 만나고 있었다. 재하가 효주를 여자로 대한 것은 사랑이 아니었다. 혜영의 사주이기도 했다. 둘 다 한 남자를 상대로 불륜을 저지른 것이므로 비긴 셈이다. 이겼다고 생각했던 효주는 반대로 코너에 몰리게 된다. 그래도 혜영의 약점을 물고 늘어지려 했으나 혜영은 이미 아버지에게 용서를 구했다며 더 이상 약점이 될 수 없다고 한다. 효주는 혜영의 입김으로 재임용 명단에서도 제외된다. 결국 효주는 혜영에게 무릎을 꿇으면서 용서를 빈다. 혜영은 다시 승자가 되어 효주를 가지고 논다. 어차피 교직 생활을 오래할 생각도 없었고 곧 약혼해서 미국으로 갈 계획이었던 혜영은 재하는 미국 가기 전까지의 심심풀이 상대였다고 말한다. 혜영은 집에 찾아온 효주에게 이것저것 시키며 부려먹는다. 차 좀 끓이라고 시켜놓고 소파에 길게 누워 승자의 행복을 느끼고 있을 때 효주는 끓는 물을 그대로 혜영의 얼굴에 붓는다. 마침 재하가 왔다가 이 광경을 보고 경악한다. 효주는 학교에 가서 여유를 즐긴다. 경찰차가 학교에 들이닥친다. 마지막 효주의 행동만 빼면 이 영화는 남자를 사이에 둔 여자의 질투, 가진 자에 대한 질투, 그리고 너무나 위험한 제자와의 불륜 등으로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주는 심리극이다. 그래서 재미있다. 남교사와 여자 제자 간의 불륜은 종종 기사에도 등장하지만, 여교사와 남자 제자 간의 불륜은 드문 예다. 옛날 같으면 사회적인 지탄 및 혹평을 받았을 만한 소재이지만, 요즘은 세상이 변해서 이 정도의 영화 스토리는 무난하다. 우리 시니어들은 고등학생 시절 모두 까까머리였다. 이상하게도 기를 죽게 만드는 머리였다. 그런 모습으로 여교사와의 사랑은 꿈도 못 꿀 일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두발 자유화, 교복 자유화가 됐다. 영양 상태도 좋아 고등학생도 꽤 남성적인 매력을 보인다. 여교사들과 나이 차이는 있지만 서로가 매력적인 상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 2017-05-26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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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보다 어려웠던 삶의 정체 '밀정'
- 추석을 전후해 매년 시대극이 흥행에 성공하는 것이 과거를 기리는 명절의 후광효과 때문인지도 모른다는 실없는 생각을 하며 마치 성묘하러 나서는 분위기로 영화 을 보러 온 가족이 나섰다. 개봉 전부터 요란한 홍보로 이미 영화의 반쯤은 알고 있는 듯한 착각 속에 극장 문을 들어섰다. 사실이 그랬다. 이미 김지운 감독의 특징부터 의열단과 실재 인물인 황옥 경부의 실화라든가, 송강호의 연기에 주목하라는 등 사전 지식으로 무장한 채 영화를 보니 그런 느낌이 드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영화의 전개도 초장의 충격적인 시퀀스라든가 열차 속의 액션 신 등 흥행 영화의 익숙한 공식을 잘 따르고 있다. 줄거리는 의열단원인 김우진(공유)이 조선총독부와 일본군 관계자들을 폭살할 목적으로 폭탄을 들여오기 위해 경성 경시청 경부 이정출(송강호)과 접촉한다. 그는 과거 초창기 의열단원으로 활동하다 배신하고 의열단에 관한 정보를 총독부에 제공하고 일본 경찰의 간부로 출세한 인물이다. 한편 일본 경찰은 의열단의 정체를 파악하고 일망타진하기 위해 이정출에게 의열단과의 접촉을 지시한다. 의열단은 그런 사실을 알면서도 그를 거꾸로 이용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그를 의열단 본거지인 상해로 부른 것이다. 이른바 반간계다. 이정출은 엉거주춤한 상태로 임하지만, 어느새 상황에 휘말린다. 영화는 기차가 달리면서 격랑에 빠져든다. 폭탄을 실은 열차 속에서 이정출은 마치 의열단원이라도 된 듯 자신을 감시하는 하시모토와 그의 부하들을 죽이고 열차를 탈출한다. 열차가 경성역에 도착하면서 운송 정보를 알고 기다리던 일본 경찰들에게 의열단원들은 무자비하게 죽거나 체포된다. 그 사이사이 무기 운송의 정보가 일본 경찰에 노출된다거나 함께 움직이는 의열단원이 배신자임이 밝혀지는 등 상황은 긴박하게 흐른다. 결국, 무사히 은닉된 폭탄을 이정출이 경시청 고위 간부들의 연회장에서 터트리면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다. 그렇다면 이정출은 다시 개과천선한 것인가? 그러나 그게 애매모호하다. 마지막의 법정신은 영화 에서 이정재가 열연한 법정신에 버금갈 정도로 드라마틱하다. 이정출은 법정에서 자신은 의열단이 아니며 그동안 일본을 위해 충성을 다했다는 최후진술을 하고 풀려난다. 영화 속에는 그가 의열단을 진심으로 돕는 증거도, 그들이 일망타진되도록 작전에 임한 증거도 다 있다. 그렇다면 그의 정체는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송강호는 자유자재로 표정을 바꾸어가며 모호한 경계인을 연기한다. 그래서 진실은 끝내 오리무중이다. 다만 마지막 의열단원 중 단장의 여인인 연계순(한지민)의 주검을 보며 오열하는 장면에서 안소니퀸의 영화 의 마지막 장면이 떠오른 것은 왜일까? 선과 악의 경계가 모호하고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회색 지대의 삶은 어떤 것일까? 이정출이 어느 편인가보다 그의 실존이 궁금해지는 이유이다. 그가 삶에 집착했다기엔 그의 처신이 너무 위험했다. 단선적인 캐릭터인 김우진 역의 공유보다 송강호가 칭송받는 것은 이정출이라는 인물에 힘입은 바 크다. 김지운은 자기만의 스타일을 가진 감독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의 독특한 미장센은 시각적 쾌감을 주며, 루이 암스트롱이나 볼레로 등 상황을 역설로 들려주는 음악은 색다른 재미를 준다. 스파이 극처럼 스릴을 주면서도 심리극으로 끌고 가 철학적인 성찰을 제공한 것은 그의 또 다른 성취이다. “우리는 실패해도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 실패가 쌓이고 우리는 그 실패를 딛고 더 높은 곳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의열단장 정채산(이병헌)의 대사가 귀에 남는다. 어쩌면 이 말은 가혹한 시대를 살아냈던 극 중 모든 사람에게 바치는 헌사일지도 모른다.
- 2016-09-23 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