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계 여왕’이 오랜만에 귀환했다. 세계 최초의 여성 노벨상 수상자 마리 퀴리의 삶을 다룬 뮤지컬 ‘마리 퀴리’로. ‘엘리자벳’, ‘명성황후’, ‘마리 앙투아네트’ 등을 통해 공주ㆍ황후 역할 전문 배우로 장기 집권하고 있는 김소현(49). 마리 퀴리는 그동안 맡아온 캐릭터와 결이 조금 달라 보인다. 전문적인 직업을 가졌고, 피ㆍ땀ㆍ눈물 어린 노력으로 성공을 이룬 주체적인 캐릭터다. “마리 퀴리는 평생 라듐(방사성 원소)을 찾고자 노력했어요. 모두에게 그 라듐이라는 존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한테는 그게 ‘뮤지컬’일 테고요.”
“공주 역할 전문 배우요? 하하. 다른 역할도 많이 했는데, 아무래도 주목받은 작품이 그랬던 것 같아요. ‘마리 퀴리’도 새롭죠. 사실 스케줄 때문에 출연을 몇 번 거절했어요. 캐릭터를 잘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도 많았고요. 그런데 연출진이 배우들 상견례 전날 밤 또 연락을 주신 거죠. 완전 변신할 수 있는 작품을 시도도 안 해보면 후회할 것 같더라고요. 김준수(가수ㆍ뮤지컬 배우) 소속사 대표님에게도 의견을 물어봤죠. 그랬더니 고민하지 말고 바로 하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가까스로 ‘마리 퀴리’를 하게 됐습니다.”
김소현은 2021년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이후 작품 활동이 없었다. 임신과 출산 때보다 더 길었던 2년의 작품 공백기. 배우 생활이 끝날까 봐 불안했고, 복귀작에 대한 고민도 컸다. 그렇게 고심을 거듭한 끝에 결정된 복귀작이 바로 ‘마리 퀴리’다. 더 늦기 전에 새로운 도전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리 퀴리’는 왜 새로운 도전이었을까. 먼저 김소현은 과학 용어가 생소하고 어렵게 느껴져 걱정이 많았다고 했다. 그는 유튜브에서 과학 관련 정보를 샅샅이 찾아보면서 대사가 입에 붙도록 공부하고 또 공부했다. 또한 ‘명성황후’같이 강단 있는 캐릭터를 연기하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그동안 써보지 않았던 목소리와 연기 톤을 써야 했다. 이에 따른 어려움과 부담감이 있었던 것. 그런데 연기를 할수록 마리의 인간적인 지점을 찾게 되었고, 그 매력에 매료된 상태다.
“‘마리 퀴리’는 단순히 과학자 얘기가 아니라 인간의 삶에 대한 얘기예요. 나의 목표, 우정, 사랑 등 많은 것들이 뮤지컬 안에 녹아 있어요. 공연을 보면서 눈물 흘리는 관객들이 많은데, 저도 매번 울어요. 특히 친구 안느가 마리에게 마지막으로 ‘애썼어 마리, 참 충분한 삶이었어’라는 대사를 할 때 눈물 콧물 다 뺀답니다.(웃음) 연기를 할수록 라듐을 향한 마리의 집념과 포기를 모르는 모습이 대단하게 느껴지더라고요. 냉철하면서도 열정적인 면모를 닮고 싶어요.”
서울대 집안 엄친딸
“돌이켜보면 운명이었던 것 같아요.”
2001년 봄 김소현의 인생은 단 하루 만에 180도 바뀌었다. 당시 오페라 가수를 꿈꾸던 서울대 대학원생이었던 그는 친한 선배의 추천으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주인공 크리스틴 다에 역으로 오디션을 봤다. 사실 뮤지컬에 대해 잘 모르기도 했고, 며칠 뒤에는 이탈리아 유학을 위한 출국이 예정되어 있었던 터라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김소현의 생각과 달리 ‘오페라의 유령’ 연출진은 그를 보자마자 반해버렸다. 당시 소프라노 발성을 할 줄 아는 배우가 필요했는데, 거짓말처럼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렇게 김소현은 ‘오페라의 유령’에 출연했고 이후 2009년 재연, 그리고 ‘팬텀’까지 무려 20년간 크리스틴 역을 연기하게 된다. ‘김크리’(김소현+크리스틴), ‘한국의 크리스틴’ 등의 수식어가 그의 존재감을 입증해준다.
“‘오페라의 유령’은 저에게 떼려야 뗄 수 없는 작품이죠. 인생을 바꿔준 작품이기도 하고, 남편 손준호 씨를 만나기도 했으니까요. 만약 그날 오디션을 안 봤다면, 아마도 오페라 가수가 되지 않았을까요? 사실 그때도 가족들은 물론 주변에서는 제가 ‘오페라의 유령’만 하고 본업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뮤지컬의 매력에 빠져 지금까지 하고 있네요. 무대에 오를 때마다 늘 행복합니다. 한 역할을 계속 연기해도 지겹지가 않아요. 매번 그 역할을 사랑하면서 연기하기 때문이죠.”
혜성처럼 등장한 김소현은 뮤지컬 업계의 판도를 바꾸었다. 정통 성악으로 노래를 불러 뮤지컬의 품격을 높였다는 평을 자아냈다. 여기에 가족 모두 서울대학교 출신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엘리트’ 꼬리표가 더욱 선명하게 따라붙었다. 김소현은 “좋게 봐주시니 감사하지만, 방송이나 인터뷰에서 꼭 얘기가 나오니까 마치 내가 자랑하고 다니는 것같이 보일까봐 민망하기도 하다”고 털어놓았다.
김소현의 어머니와 여동생은 서울대 성악과 출신이고, 아버지와 남동생은 서울대 의대 출신 의사다. 특히 아버지 김성권 씨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신장내과 명예교수다. ‘싱겁게 먹기 실천 연구회’ 설립자이기도 하다. 김소현은 종종 아버지와 TV 프로그램에 동반 출연하며 서로의 행보를 응원하고 있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건강하게 먹는 게 습관이 된 것 같아요. 집에 라면이 없었고, 과자도 잘 안 사주셨어요. 과장을 좀 보태서 말하자면, 결혼하고 먹은 라면이 평생 먹은 것보다 많았어요. 저는 세상에서 어머니 아버지를 제일 존경합니다. 결혼해서 아이를 키워보니 부모님이 어떤 마음으로 삼남매를 키우셨는지 알게 됐고, 감사한 마음이 더 커졌어요. 제가 부모님을 얼마나 사랑하는가 하면, 남편이 섭섭하다고 할 정도예요.(웃음)”
같이 활동하는 유일무이 뮤지컬 부부
김소현은 남편 손준호를 ‘오페라의 유령’ 재연 때 만났다. 라울 역을 맡은 손준호는 극에서 크리스틴을 사랑하듯이 실제로 김소현에게 푹 빠져버렸다. 그러나 김소현은 여덟 살 연하 후배의 구애가 조금은 부담스러웠던 것 같다.
“당시 준호 씨는 데뷔작이었고, 제가 첫 상대역이었어요. 극중 캐릭터를 사랑하는 건데, 저를 사랑한다고 착각하는 것일 수 있잖아요. 나중에 후회할 거라고 다시 잘 생각해보라면서 마음을 거절했죠. 그런데도 계속 아니라고 하면서 다가오더라고요.”
두 사람은 결국 2011년 부부의 연을 맺었다. 그 뒤로도 ‘팬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명성황후’ 등의 작품에서 함께 연기하며 유일무이 뮤지컬 부부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김소현은 “‘명성황후’의 고종과 명성황후처럼 작품에서 부부 연기를 할 때가 있다. 공감도 잘되고, 실제로 도움이 되는 부분도 많다”고 전했다.
“배우로서 준호 씨를 높이 사는 부분은 흔들림 없는 단단한 사람이라는 점이에요. 그러니까 늘 노래나 연기를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거죠. 준호 씨가 처음 데뷔하던 날 모습이 지금도 기억나요. 제가 첫 공연 첫 상대역이었는데 하나도 떨지 않고 잘하는 거예요. 또 그 단단함에서 오는 여유가 있고 긍정적인 사람이라 친구도 많답니다.”
부부가 같은 직업을 가진 것의 최대 장점은 서로를 잘 이해할 수 있다는 부분이 아닐까. 김소현은 아들 주안 군을 임신했을 때 남편에게 특히 고마움을 느꼈다. 배우로서 느끼는 불안함을 십분 이해한 손준호는 아내가 빨리 복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결혼을 하면 아내가 되고 며느리가 되고 엄마가 되고…. 역할이 되게 많아지잖아요. 진짜 나로서 살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죠. 나의 시간과 일의 소중함이 느껴지더라고요. 임신했을 때 경력 단절이 되어 다시는 일을 할 수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정말 힘들었어요. 그때 준호 씨가 ‘내가 아이를 잘 키울 테니까 먼저 복귀해라’면서 배려해줘서 정말 고마웠어요. 덕분에 주안이를 낳고 1년도 안 돼서 무대로 돌아올 수 있었죠.”
그때 태어난 아이, 주안 군은 SBS ‘오! 마이 베이비’에서 사랑스럽고 똑 부러지는 모습을 보여줘 많은 사랑을 받았다. 벌써 열한 살로 폭풍 성장했는데 혹시 부모를 따라 뮤지컬 배우를 꿈꾸지는 않을까. 김소현은 “주안이가 ‘절대 싫다’고 한다. 그리고 비행기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더불어 “공부 잘하고 좋은 직업을 가지면 물론 좋겠지만, 예의 바르고 현명한 사람이 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엄마의 마음을 전했다.
22년 넘은 커튼콜의 감동
김소현은 매년 12월 4일 팬들과 함께 데뷔일을 기념한다. 크리스틴으로 무대에 오르던 첫날, 그 역사적인 날이다. 최근에 22주년을 맞았다. 시간이 쌓이면서 호평도 늘어갔고 명성도 높아졌다. 그는 2008년 뮤지컬 ‘마이 페어 레이디’로 한국뮤지컬대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2016년에는 ‘명성황후’로 예그린뮤지컬어워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2020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렇게 특별했던 날도 있지만, 김소현은 무대에 선 모든 순간이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저는 무대에서 특히 관객에게 인사하는 ‘커튼콜’ 때가 그렇게 좋더라고요. 사실 뮤지컬을 하겠다고 마음먹었던 것도, 지금까지 계속 하고 있는 것도 커튼콜 덕분이 아닐까 싶어요. ‘오페라의 유령’ 첫 공연 때 커튼콜을 처음 경험해봤는데, 너무 벅찬 감동을 느낀 거죠. 매번 커튼콜 때마다 감동이 새롭게 오는 것 같아요. 커튼콜은 관객분들의 답을 얻는 시간이잖아요. 꼭 환호성과 기립박수가 터지지 않더라도 관객분들과 눈을 마주치기만 해도 마음이 전달된다고 느껴요.”
새해를 맞아 계획을 묻자 김소현은 “계획이나 목표를 세우지 않으려고 한다”고 답했다. 목표를 두면 너무 힘이 들어가고, 계획대로 잘 안 되면 과정이 너무 고통스럽다는 생각에서다. 그저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모든 일이 잘 풀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소현은 ‘내일이 없을 정도로’ 작품을 위해 노력하고 연습하기로 유명하다. 그렇게 변치 않는 노력을 기울이기에 커튼콜의 감동이 20년 넘게 지속됐다는 생각이 든다.
“제가 연기를 전공하지도 않았고, 연기에 스킬이 있는 것도 아니고, 부족한 게 되게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관객분들의 공감을 얻고 마음을 얻으려면 최선을 다하는 방법밖에 없어요. 특히 진심이 중요하죠. 진정성이 없으면 나는 그냥 없는 존재라고 생각해요. 진심으로 노래하고 연기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면, 그때는 스스로 그만둬야 하지 않을까요? 언제까지 일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앞으로도 오랫동안 무대에서 연기하고 싶습니다.”
니스에 머물면서 쉽게 다녀올 수 있는 곳 중에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모나코와 칸이 있다. 버스나 지하철로 한 시간 이내면 모두 가능한 거리여서 누구나 당연히 여행 코스에 넣지 않을 수 없다. 꼭 니스가 아니어도 근교의 생폴드방스나 에즈빌리지에서도 연결되는 교통편이 있으니까 알뜰한 여행으로 즐길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니스 일주일 살기가 끝나간다.
◇모나코(Monaco)
모나코에 대해서 영화배우 그레이스 켈리밖에 아는 게 없다고 무엇이 문제인가. 생각부터 그레이스켈리의 모나코에 간다는 기분이다. 모나코행 버스 타는 곳에 기다리는 줄이 의외로 길다. 꼬불꼬불한 산길을 30분쯤 달린 버스 차창 밖으로 도시의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마치 서울에서 시외버스 타고 가까운 수도권 도시 어드메쯤 온 듯하다. 니스 역에서 기차를 타도 30분 남짓 가까우니 잠깐 교외 나들이 나온 듯하다. 그러나 관광 국가답게 지중해 연안의 아름다움과 넘치는 볼거리가 금방 압도한다.
여긴 미국의 영화배우에서 모나코의 왕비가 된 그레이스 켈리의 모나코다. 모나코는 국경선 길이 4.4㎞, 면적 1.95㎢., 로마 바티칸시티(0.44㎢)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 소국이다. 1297년 1월 8일에 독립한 나라로 프랑스 남동부 끝 지중해 연안에 위치해 있다.
버스에서 내리면 몬테카를로가 가깝다고 했지만 일단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었다. “몬테카를로...” 말이 다 끝나지도 않았는데 환하게 웃는 얼굴로 “저쪽으로~”라고 손가락으로 방향을 가리킨다. 이들의 당연한 손짓이 이 작은 나라의 주 수입원이 국제 중계무역과 카지노 산업이라더니 이렇게 체감시킨다. 몬테카를로로 가는 길에 있는 열대 정원 Jardin Exotique에는 주민인듯한 사람들이 산책하거나 벤치에 앉아 휴식 중인 모습이다. 몇 걸음쯤 더 걸어가니 오가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카지노 몬테카를로(Casino De Monte-Carlo)가 보인다. 그 옆의 노천카페엔 모나코를 즐기는 모습의 사람들로 가득하다. 이게 뭐라고 무수한 저들은 이곳에 모여드는 걸까.
도박을 하는 건축물이라고 하기엔 고풍스럽고 우아하다. 파리의 오페라 극장을 설계했던 샤를 가르니에가 설계한 덕분에 고급 사교장 느낌이다. 카지노 앞에는 본적도 들어본 적도 없는 고급 자동차 전시장처럼 번쩍거리는 차들이 잔뜩 주차되어 있다. 이곳 카지노에서 나오는 수익금은 모두 국가의 재정이 되고 중요한 관광산업으로 관리된다. 세계적인 부호들이 오가는 곳이다 보니 럭셔리하고 화려함이 더해진다. 아이러니한 점은 모나코 국왕에 의해 모나코 국민들의 도박 행위는 금지되어 있다. 또한 병역과 세금이 없는 나라다. 그래서 세금을 피해 이주해온 부자들 덕분에 유난한 사치스러움을 어디서든 볼 수 있다.
시내 전체가 관광지화되어있어서 지나가는 누구나 여행자 같아 보인다. 휴양도시인 모나코의 풍족한 삶을 보여주듯 카지노 주변엔 일반 가게처럼 쇼핑센터나 명품샵이 즐비하다. 유명 브랜드의 스포츠카가 내 옆을 계속 지나간다. 어쩐지 도박장 귀빈들의 거리로 특화된 양 요란하다. 볼거리 놀거리를 위해 만들어진 듯한 풍경이다.
우리가 태어나 세상을 살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또는 아프거나 뿌듯해하며 기쁘고 성내고 노력하며 산다. 그런데 그런 당연한 일상을 모르는 사람들의 놀이터에 온 느낌이다. 그런 곳을 대충 챙겨 입은 여행자의 모습으로 심드렁하게 바라보는 것도 재미있다. 느슨하게 온 몸의 긴장을 풀고 그렇게 어슬렁거리는 맛을 즐긴다.
모나코 사람들을 먹여 살려주는 카지노였기에 이야기가 길어졌지만, 이 나라에 대해 내가 아는 것은 영화배우 그레이스 켈리 Grace Kelly뿐이다. 모나코의 유일무일한 브랜드 그레이스 켈리. 모나코의 왕자 레니에 3세와 결혼하여 영화 같은 인생을 살았던 그녀다. 전설의 허리우드 여신에서 모나코의 왕비가 된 것이다. 모나코의 상징이기도 했던 그녀의 나라에 와 있다.
구시가지 언덕에 위치한 그녀가 살았던 화려한 모나코 궁전을 바라보며 살짝 가슴이 뛰기도 했다. 어릴 적 TV 명화극장에서 자주 보았던 그녀의 영화들이 자연스럽게 떠올려졌기 때문이다. 해안가의 거리에도 바닷가 미풍에도 그녀의 삶이 녹아있을 것만 같았다. 절벽의 절경에 잘 앉혀져 있는 이쁜 집들, 에흐귤르 항구에 가득하게 정박해 있는 고급 요트, 궁전과 대성당이 있는 구시가지를 지나 해양박물관도 볼거리다.
시간이 충분하다면 모나코 빌리지의 골목까지 걸어볼 수 있다면 아쉬울 게 없다. 해안가로 나와 눈앞에 펼쳐지는 도박꾼들의 화려한 요트로 가득 찬 항구를 멍하니 구경하다 보면 하나둘씩 가로등이 켜지고 지중해 저편으로 서서히 노을이 찾아온다. 어릴 적 알았던 영화배우의 나라에서 확인하듯 내 발길 닿는 대로 마음 가는 대로 잠깐 머물다 온 ‘그레이스 켈리의 나라’ 모나코였다.
◇칸(Cannes)
일주일 동안 머물며 여유롭게 지내던 니스를 떠나는 시간이 오후 네 시다. 느슨하게 반나절 시간을 칸에서 보내고 출발하기로 했다. Nice Ville에서 Ter기차를 타고 열 정거장쯤 지나면 Cannes 기차역에 30분 만에 도착한다. 호기심과 신기함과 설렘으로 보내기 딱 좋은 30분이다. 기차 2층 칸에서 보이는 외곽의 풍경이 마치 서울을 벗어난 지하철 1호선 같다. 아침햇살이 쏟아지는 칸느역에 오가는 사람들. 긴장감이라곤 일 그램도 안 느껴지는 모습들. 여행 중엔 이런 모습을 부러워할 틈 없이 바로 전염되듯 나 역시 빠르게 긴장감 풀고 무장해제~.
지중해에서 가장 화려한 휴양도시 CANNES. 남국의 화려한 꽃과 달콤 새콤 향의 과일들이 길거리로 나오고 사람들은 어디든 마음대로 걷거나 주저앉거나 세상 편함 그 자체다. 칸느 영화제가 열리는 팔레 데 페스티벌이란 건물이 앞에 있다. 매년 5월이면 영화 축제가 열리는 곳, 세계 3대 영화제라 불리는 칸느, 베니스, 베를린 영화제 중의 하나인 Cannes 국제영화제는 우리에겐 이미 익숙하다. 화려한 드레스를 입은 배우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레드카펫을 밟고 들어가는 길엔 공사가 한창이다. 전도연이 영화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던 곳을 그렇게 쓰윽 한번 보며 지나간다. 올해는 박찬욱 감독이 감독상을 송강호 배우가 남우주연상도 탔다. 영화 배경 속을 걷듯 칸의 햇살 속을 걷는다. 세계적인 영화인들의 숨결을 느껴보는 시간 또한 즐겁다. 종려나무들이 즐비한 해안가에서 느긋하게 놀아보라. 해피바이러스는 이런 것이란 걸 알게 된다.
해안가로 나가보면 햇살 쏟아지는 항구에 정박해 있는 수많은 고급 휴양 요트들이 줄지어 있다. 지중해에서 가장 럭셔리하다더니 요트의 화려함이 아찔하다. 쏟아지는 태양, 짙푸른 바다가 마냥 눈부시다. 어딜 보아도 여유가 뚝뚝 떨어지는 풍경이다. 도무지 다른 세상이다. 이 도시는 사실 영국과 이탈리아를 오고 가던 유럽 사람들이 별장들을 세우고 요트들로 항구를 오고 가며 휴양 도시로 발전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곳 역시 호텔과 카지노가 많아서 프라이빗한 휴가를 즐기거나 돈 많은 도박꾼들을 기다리는 곳이기도 하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길거리 노천카페는 이미 테이블 세팅을 마쳤다. 칸느 역 주변으로 앙티브 거리(Rue d’Antibes)는 내가 보아도 알만한 명품 브랜드들이 줄줄이 있다.
프랑스 남부의 지중해 도시 칸. 도시 전체에 쏟아지는 따사로운 햇살에 몸을 내맡기고 카푸치노 한 잔 마신다. 지중해를 향해 앉아 그 햇살 한 번 원 없이 받아본다. 환한 태양 아래서 마음껏 누리던 사람들이 기억될 칸(Cannes)이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의 에미(Emmy) 시상식에서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받으며 6관왕의 기염을 토했다. 무엇보다 ‘오징어 게임’은 ‘비영어권 드라마 최초 수상’이라는 역사를 새로 썼다.
13일 오전(한국시각) 미국 LA마이크로소프트 극장에서 열린 제74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Primetime Emmy Awards, 이하 에미상)에서 ‘오징어 게임’의 이정재는 남우주연상을, 황동혁 감독은 감독상을 각각 수상했다.
앞서 ‘오징어 게임’은 지난 7월 기술진과 스태프에게 수여하는 프라임타임 크리에이티브 아츠 에미상(Primetime Creative Arts Emmy Awards, 이하 크리에이티브 아츠 에미상)에서 게스트상(이유미), 시각효과상, 스턴트퍼포먼스상, 프로덕션디자인상까지 4관왕을 차지한 바 있다. 여기에 남우주연상(이정재), 감독상을 추가하며 6관왕을 달성했다.
특히 이번 수상으로 ‘오징어 게임’은 ‘최초’의 역사를 쓰게 됐다. 영어가 아닌 언어로, 영미권이 아닌 지역에서 만들어진 드라마가 후보로 지명되고 상을 받은 것은 에미상 74년 역사상 최초다. 미국텔레비전예술과학아카데미(The Academy of Television Arts & Sciences·ATAS)가 주최하는 에미상은 ‘TV 아카데미’로 불릴 정도로 권위를 자랑한다.
이날 감독상을 수상한 황동혁 감독은 “사람들은 내가 역사를 썼다고 하지만 우리가 함께 역사를 만들었다”라며 “역사상 영어가 아닌 드라마가 받은 첫 에미상이라는데, 이게 나의 마지막 에미상 트로피가 아니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시즌2로 돌아오겠다”고 덧붙여 박수를 받았다.
이정재는 아시아 배우 중 최초로 에미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그는 “이 상을 주신 모든 관계자분과 특히 넷플릭스에 감사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정재는 황동혁 감독을 향해 “우리가 마주하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탄탄한 극본과 멋진 연출로 구현해준 황 감독의 창의력에 감사함을 표한다”고 전했다.
영어로 소감을 이어가던 그는 마지막으로 한국어로 “대한민국에서 보고 계실 국민분들과 친구 가족, 그리고 소중한 저희 팬들과 이 상의 기쁨을 나누겠다”고 덧붙였다.
이정재는 특히 시상식에 8년째 공개 열애 중인 연인 임세령 대상그룹 부회장과 동반 참석해 화제를 모았다. 커플룩처럼 차려입은 두 사람은 손을 꼭 잡고 레드카펫에 등장했다. 또한 이정재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하자 임세령 부회장은 미소와 박수로 연인을 축하해주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오징어 게임’은 에미상 13개 부문 14개 후보에 올랐다. 다만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정호연,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오영수와 박해수는 수상의 영광을 안지 못했다. '오징어 게임'의 작품상 수상도 불발됐다.
이번 에미상 시상식은 ‘오징어 게임’ 축제였다. 에미상의 ‘오징어 게임’을 향한 환대가 눈길을 끌었다. 이정재와 정호연은 ‘버라이어티 스케치 시리즈’ 부문 시상자로 무대에 올랐는데, 이때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의 영희 인형이 등장했다. 이에 이정재와 정호연은 게임을 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오징어 게임’은 상금 456억 원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서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건 게임에 도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역대 최고 시청 시간 달성, 시청 가구 수 순위 1위에 오르는 등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인기를 누렸다.
미국은퇴자협회(AARP)는 영화 ‘기생충’,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 등을 일컬으며 세계 시장 속 한국 문화의 인기와 성공에 대해 언급했다. 아울러 ‘어른들을 위한 TV’(TV for Grownups) 코너에 아래의 한국 작품 10선을 소개했다. 해당 작품들은 넥플리스 또는 애플TV 스트리밍 서비스로 시청 가능하다.
[1] 오징어 게임(Squid Game)
전 세계적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킨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이들이 목숨을 걸고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다. 한국 시니어들이 어린 시절 했을 법한 구슬치기, 설탕뽑기, 줄다리기 등을 게임의 소재로 삼아 해외에서도 패러디를 하는 등 화제를 모았다.
[2] 응답하라 1988(Reply 1988)
1988년 서울 쌍문동을 배경으로 다섯 명의 친구와 가족들의 일화를 그린 가슴 따뜻한 코미디 물로, 한국 중장년들의 추억을 회상케 한다. 미국 드라마 ‘원더 이어스’, ‘골드버그’처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작품을 선호한다면 추천한다.
[3] 스카이 캐슬(Sky Castle)
공개 당시 한국 케이블 TV 역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작품으로, 한국 상류층의 교육열과 물질주의 세계를 묘사한다. 자녀를 최고의 명문대학에 입학시키기 위해 부당한 전략을 이용하는 등 물불 가리지 않는 부모들의 행태를 풍자한다.
[4] 파친코(Pachinko)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꼽힌 동명 소설을 기반으로 한 거대한 가족 서사를 그린다. 영화 ‘미나리’로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윤여정이 출연해 기대를 모았다. 고국을 떠나 생존과 번영을 꿈꾸는 한인 이민 가족 4대의 삶을 비춘다.
[5] 사랑의 불시착(Crash Landing on You)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하는 중장년에게 추천하는 드라마다.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북한에 불시착한 재벌2세 사업가 윤세리(손예진 분)와, 그녀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 북한의 특급 장교 리정혁(현빈 분)의 로맨스를 다룬다.
[6] 킹덤(Kingdom)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한국 드라마로, 시즌 3까지 이어오며 양질의 한국산 좀비물로 손꼽히고 있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불가사의한 역병과 싸워야하는 세자 이창(주지훈 분)과 그를 왕좌에서 끌어내리려는 잠재적 음모 등을 다룬 정치 좀비 스릴러다.
[7] 사이코지만 괜찮아(It’s Okay to Not Be Okay)
영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처럼 어두운 주제를 다룬 기발한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한다면 볼 만하다. 정신병원에서 일하는 간병인 문강태(김수현 분)와 반사회적 성격 장애를 가진 인기 동화 작가 고문영(서예지 분) 등 각자의 트라우마를 지닌 이들이 정서적 치유를 해나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8] 빈센조(Vincenzo)
드라마 ‘베터 콜 사울’과 같은 법률 장르를 좋아한다면 추천한다. 조직에서 배신당한 뒤 한국으로 오게 된 이탈리아 마피아 변호사(송중기 분)가 또 한국의 베테랑 변호사(전여빈 분)와 함께 악당들을 일망타진하는 이야기다.
[9] 슬기로운 의사생활(Hospital Playlist)
‘그레이 아나토미’나 ‘댓 씽 유 두’ 같은 장르를 좋아하는 이라면 재미있게 볼 만한 의학, 밴드 소재 결합 드라마다. 병원에서 일어나는 가슴 뭉클한 감동 스토리와 더불어 1999년 의대 입학 동기인 주인공들이 직접 연주하는 밴드 음악까지 감상할 수 있다.
[10] 푸른 바다의 전설(The Legend of the Blue Sea)
한국 최초의 야담집인 ‘어우야담’에 나오는 인어 전설을 바탕으로 한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 수백 년에 걸쳐 평행하게 일어나는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멸종직전인 지구상 마지막 인어 심청(전지현 분)과 멘사 출신 천재 사기꾼 허준재(이민호 분)의 시공간을 초월한 사랑을 그린다.
영화배우 강수연과 시인 김지하가 세상을 떠났다. 잇단 문화계의 비보에 대중은 큰 슬픔에 빠졌다.
강수연은 지난 7일 향년 55세로 별세했다. 지난 5일 자택에서 뇌출혈로 쓰러진 뒤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 왔지만, 끝내 의식을 찾지 못했다.
강수연의 영결식은 오는 11일 오전 10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된다. 영화진흥위원회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다.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현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이 장례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임권택·배창호·임상수·정지영 감독, 안성기·김지미·박정자·손숙·박중훈 배우 등이 장례위원회 고문을 맡았다.
4세 때 아역 배우로 활동을 시작한 강수연은 영화 ‘고래 사냥 2’(1985), ‘미미와 철수의 청춘 스케치’(1987) 등에 출연하며 청춘스타로 떠올랐다.
특히 1987년에는 임권택 감독의 ‘씨받이’로 베니스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월드스타 타이틀을 최초로 거머쥐었다. 삭발을 하며 연기혼을 보여준 ‘아제 아제 바라아제’(1989)로 모스크바국제영화제에서도 최우수여자배우상을 수상했다.
1990년대에는 영화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1989), ‘경마장 가는 길’(1991), ‘그대 안의 블루’(1992),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1995), ‘처녀들의 저녁식사’(1998) 등 숱한 화제작을 내놓았다. 대종상영화제, 백상예술대상, 청룡영화상 등 각종 상을 휩쓸었다.
2001년에는 SBS 드라마 ‘여인천하’의 주인공 정난정 역할로 오랜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했다. 이 작품은 최고 시청률 35.4%를 기록하며 공전의 인기를 누렸고, 그해 강수연은 연기대상을 수상했다.
이후 고인은 ‘써클’(2003), ‘한반도’(2006), ‘주리’(2013) 등 영화에 간간이 출연했지만 2010년대 이후로는 작품 활동이 거의 없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는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최근에는 연상호 감독의 넷플릭스 SF 영화 ‘정이’(가제)에 주연으로 캐스팅돼 단편 ‘주리’(2013) 이후 9년 만에 스크린 복귀를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정이’는 고인의 유작이 되고 말았다.
‘타는 목마름으로’, ‘오적’ 등의 작품을 남긴 김지하 시인은 지난 8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81세.
토지문화재단에 따르면 시인은 최근 1년여 동안 투병생활을 한 끝에 강원도 원주 자택에서 타계했다. 빈소는 연세대 원주 세브란스기독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유족으로는 장남 김원보 씨(작가)와 차남 세희 씨(토지문화재단 이사장 겸 토지문학관 관장)가 있다.
1941년 태어난 고인은 서울대 미학과를 졸업했다. 1969년 시 ‘황톳길’로 등단한 후 유신 독재에 저항하는 민족문학 진영의 대표 문인으로 꼽혔다. 이후 1974년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사형선고를 받았으나 무기징역으로 감형된 뒤 1980년 형 집행정지로 석방됐다.
1973년 소설가 박경리의 딸 김영주와 결혼했으며, 1975년 아시아·아프리카작가회의 로터스상과 1981년 국제시인회 위대한 시인상과 브루노 크라이스키상을 받았다.
전두환 정권 시절인 1982년에는 ‘타는 목마름으로’ 시집을 발표하며 저항시인으로 이름을 떨쳤다. 이외에도 고인의 대표 저서로 ‘생명’, ‘애린’, ‘황토’, ‘대설(大設)’ 등이 있다. 2018년 시집 ‘흰 그늘’ 산문집 ‘우주생명학’을 마지막으로 절필을 선언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9일 페이스북을 통해 “시인의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갈망은 많은 대한민국 국민들의 마음을 흔들었고 우리 문학사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고 시인을 추모했다.
1980~1990년대 한국영화를 풍미한 영화배우 강수연(55)이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영화계 동료들과 영화 팬들은 놀라움 속에 한마음으로 그의 쾌유를 바라고 있다.
지난 5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40분께 강수연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자택에서 통증을 호소한다는 가족들의 신고가 접수됐다. 구급대원이 자택에 도착했을 당시 강수연은 이미 심정지 상태였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현재 강수연은 뇌내출혈(ICH)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고 있지만 의식이 없는 위중한 상태로 전해진다. 더불어 수술을 해도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로 가족들은 수술 여부를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 등 일부 영화인들은 지난 5일 병원을 찾아 쾌유를 빈 것으로 알려졌다. 강수연의 출연작 ‘씨받이’, ‘아제 아제 바라아제’ 등을 연출한 임권택 감독과. 최근 ‘정이’를 함께한 연상호 감독은 강수연의 소식에 크게 놀라며 건강 회복을 기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아제 아제 바라아제’에 강수연과 함께 출연했던 원로배우 한지일은 SNS에 “하루 빨리 쾌차하여 팬 곁으로 돌아오길 기도해달라”고 메시지를 게재했다. 방송인 하리수 역시 SNS에 “강수연 선배님 빠른 쾌유를 기원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강수연은 4세 나이에 아역 배우로 데뷔했고 1983년 드라마 ‘고교생 일기’를 통해 하이틴스타로 큰 인기를 얻었다. 이어 그는 1987년 영화 ‘씨받이’로 베니스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1989년 ‘아제 아제 바라아제’로 모스크바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한국영화계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원조 한류스타’로 통한다.
이외에도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1990년), ‘경마장 가는 길’(1991년), ‘그대안의 블루’(1993년) 등으로 흥행에 성공했다. ‘송어’(2000년)로는 도쿄 국제 영화제 특별상, 백상예술대상 최우수연기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또한 강수연하면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은 SBS 대하드라마 ‘여인천하’(2001~2002년 방영)다. 강수연은 주인공 정난정 역을 연기했다. ‘여인천하’는 최고 시청률 35.4%를 기록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고, 강수연은 전인화와 함께 연기대상을 수상했다.
이후 그는 ‘써클’(2003년), ‘한반도’(2006), ‘주리’(2013) 등의 영화에 출연했지만 2010년대 이후로는 작품 활동이 거의 없었다. 올해 연상호 감독의 넷플릭스 SF 신작 ‘정이’로 약 9년 만에 영화 복귀를 앞두고 있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는 부산국제영화제의 공동집행위원장으로 활동했다.
한국 배우 최초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배우 오영수(79). 국내외에서 축하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그는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예정대로 연극 '라스트 세션'의 무대를 소화하고 있다.
오영수는 지난 10일(한국 시각) 열린 제 79회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으로 TV부문 남우조연상(BEST SUPPORTING ACTOR)을 수상했다. 앞서 한국계 배우인 샌드라 오와 아콰피나가 연기상을 받은 적이 있었지만, 한국 드라마에 출연한 한국 배우가 수상의 영광을 안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영수는 '오징어 게임'에서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서바이벌 게임의 1번 참가자 오일남 역을 맡아 연기했다. 반전을 지닌 노인 역할을 소화하며 다양한 모습을 보여줘 호평 받았고, 깐부 신드롬을 불러오기도 했다. 오영수는 대중에게 익숙하지는 않았지만, 연기 경력 59년차로 연극계에서는 유명한 베테랑 배우였다. 그가 쌓아온 연기 내공이 이번에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오영수의 수상 이후 그를 향한 축하가 쏟아졌다. 이정재는 이날 인스타그램을 통해 "일남 선생님 축하드립니다. 선생님과 함께했던 장면들 모두가 영광이었습니다. 선생님의 깐부로부터"라고 오영수의 수상을 축하했다. 오영수와 '오징어 게임'의 깐부 신을 찍을 때 촬영한 사진도 게재했다. 이병헌 또한 "This is the Frontman speaking, Bravo!"라며 극 중 대사를 이용해 센스 있는 축하를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축하를 보냈다. 문 대통령은 페이스북을 통해 "반세기 넘는 연기 외길의 여정이 결국 나라와 문화를 뛰어 넘어 세계 무대에서 큰 감동과 여운을 만들어냈다"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배우 오영수 님의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 수상을 국민과 함께 축하한다"며 "'깐부 할아버지' 오영수 배우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외신의 호평도 이어졌다. 미국의 CBS방송은 "올해 골든글로브는 TV 생방송이나 스트리밍 행사가 없어 예년보다 더 조용했지만, 몇몇 스타들이 역사를 새로 썼다”며 "'오징어 게임' 스타 오영수가 골든글로브상을 받은 최초의 한국 배우가 됐다"고 평했다.
미국의 CNN방송은 "'오징어게임'의 배우 오영수가 골든글로브를 수상한 최초의 한국 배우가 되면서 역사를 새로 썼다"고 보도했다. 특히 "한국 드라마나 배우가 후보에 올라 골든글로브를 수상한 첫 번째 사례"라고 재차 강조했다. 로이터 통신은 "할아버지 오영수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상을 차지했다"고 전했다.
포브스는 "독창적인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순식간에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인기 있는 드라마라는 명예를 얻었고 극 중 오영수는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였다"며 "(골든글로브 수상에 따라) 78살 그의 연기 이력은 결코 예전과 같지 않을 것"이라고 극찬했다.
현재 연극 '라스트 세션' 무대를 펼치고 있는 오영수는 연극 연습 도중 수상 소식을 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께 공연을 하는 배우 이상윤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라스트 세션' 배우와 스태프들이 오영수에게 축하 파티를 해준 모습을 인증하기도 했다. 사진 속 오영수는 케이크를 손에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이어 오영수는 11일 예정대로 공연 무대에 올랐다. 수상 이후 쏟아진 관심에 연극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던 바. 그는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으로 공연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오영수의 골든글로브 수상 소식이 알려지고, 이달 남은 11회 차 공연은 모두 전 석 매진되기도 했다.
오영수는 '오징어 게임' 이후 차기작으로 연극 '라스트 세션'을 택해 주목을 이끈 바 있다.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그의 굳은 뜻이 전해진다. 오영수는 '라스트 세션' 기자간담회에서 "'오징어 게임' 흥행 후 광고가 들어오고 하는데, 왜 연극을 선택하냐는 사람도 있었다"면서 "내 나름대로 지향해왔던 모습 그대로 가는 기회가 주어진 것 같아 뜻 깊다"고 말했다.
또한 "'오징어 게임'으로 주변에서 나를 많이 띄워 놓은 것 같다. 자제력이나 중심이 흩어지진 않을까 염려하던 차에 품격 있는 좋은 연극을 만나게 되어 뜻 깊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7일 개막한 '라스트 세션'은 영국이 독일과의 전면전을 선포하며 제 2차 세계대전에 돌입한 1939년 9월 3일을 배경으로 한다. 실제로는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C.S. 루이스가 직접 만나 '신의 존재'에 대한 치열하고 재치 있는 논쟁을 벌인다는 상상에 기반한 2인극이다. 삶의 의미와 죽음, 인간의 욕망과 고통 등에 대한 대화를 통해 많은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한편, 13일 미국 배우조합상(SAG)의 발표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은 4개 부문 후보에 올라 수상의 기쁨을 이어갈지 이목이 집중된다. '오징어 게임'은 TV드라마 시리즈 앙상블상 후보로 지명됐으며, 남우주연상(이정재), 여우주연상(정호연), 스턴트 앙상블상에도 이름을 올렸다.
배우 오영수가 '한국 배우 최초 골든글로브 수상자'라는 영예로운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올해 한국 나이 79세, 연기 경력 59년차에 접어든 그는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비버리힐즈 비버리 힐튼 호텔에서 '제 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이 열린 가운데,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오일남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오영수는 남우조연상(BEST SUPPORTING ACTOR) 부문을 수상했다.
골든글로브에서 한국 드라마에 출연한 한국 배우가 수상한 것은 역사상 최초의 일이다. 한국계 배우인 샌드라 오와 아콰피나가 각각 TV 드라마와 영화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바 있지만, 한국인 배우는 오영수가 처음이다.
더욱이 골든글로브는 보수적인 성향이 강했던 터라 오영수의 수상은 이례적이고 유의미하다. 지난해까지 골든글로브는 대사의 50% 이상이 영어가 아닌 경우 외국어 영화로 분류한다는 규정을 뒀다. 때문에 2020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과 2021년 윤여정 주연의 '미나리'는 외국어영화상 수상에 그친 바 있다.
오영수는 '오징어 게임'에서 456억원의 상금이 걸린 서바이벌 게임에 참여한 1번 참가자 오일남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그는 최약체인 노인 참가자로 보였으나, 알고 보니 엄청난 비밀을 안고 있는 캐릭터로 반전을 선사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오영수는 '깐부 신드롬'을 불러왔는데, 깐부가 나오는 에피소드는 해외 매체에서도 가장 완성도가 높다는 호평을 받았다.
오영수는 수상 후 넷플릭스를 통해 "수상 소식을 듣고, 생애 처음으로 내가 나에게 '괜찮은 놈이야'라고 말했다. 이제 '세계 속의 우리'가 아니고 '우리 속의 세계'"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우리 문화의 향기를 안고, 가족에 대한 사랑을 가슴 깊이 안고, 세계의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 아름다운 삶을 사시길 바란다. 고맙다"라고 전했다.
오영수는 1963년 극단 광장의 단원으로 활동을 시작해 200여 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했다. 1979년 동아연극상 남자연기상, 1994년 백상예술대상 남자연기상, 2000년 한국연극협회 연기상을 받기도. 또한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드라마 '선덕여왕', '무신' 등을 포함한 다수의 작품에 스님으로 출연해 '스님 전문 배우'로 통해왔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해 '오징어 게임'을 통해 연기 생활 58년 만에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그동안 그가 묵묵히 연기 경력을 쌓아왔기 때문에 오늘날 빛나는 순간을 맞이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오영수는 MBC '놀면 뭐하니?'에 출연해 '아름다운' 삶을 사는 어른의 품격을 보여줘 인간적으로도 귀감을 싰다.
한편, 오영수는 오는 3월 6일까지 연극 '라스트 세션'으로 무대에 오른다. '오징어 게임' 이후 차기작으로 연극 출연을 결정해 주목 받았다. 당시 오영수는 연극 출연에 대해 "내 나름대로 지향해왔던 모습 그대로 가는 기회가 주어진 것 같아 뜻깊다"고 말했다.
'늦게 핀 꽃이 더 아름답다.' 현재 화제의 중심에 있는 주인공, 배우 오영수(77)를 보면 떠오르는 말이다. 전 세계 80여 개국에서 1위를 차지하며 대박을 터뜨린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드라마의 인기와 함께 오영수의 인지도와 인기도 또한 수직 상승했다. 사실 오영수는 낯이 익기는 하지만, 이름이 알려진 배우는 아니었다. 덕분에 '오징어 게임'에서 비밀병기 역할로 주효했지만 말이다.
그는 벌써 연기 경력 58년 차의 배우다. 1963년부터 극단에서 활동했으며, 200여 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했다. 1979년 동아연극상 남자연기상, 1994년 백상예술대상 남자연기상, 2000년 한국연극협회 연기상을 받기도. 또한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을 포함한 다수의 작품에 스님으로 출연해 '스님 전문 배우'로 통해왔다.
오영수가 '오징어 게임'이라는 작품을 만나 이처럼 뒤늦게 주목을 받은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그동안의 연기 내공이 켜켜이 쌓여 빛을 발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오영수와 같이 뒤늦게 아름다움을 발현한 배우들은 또 누가 있는지 짚어봤다.
'기생충' 이정은
오영수와 비슷한 사례의 여배우를 생각하면, 단번에 떠오르는 이름은 배우 이정은이 아닐까. '신스틸러'로 조금씩 이름을 알리고 있던 그는 지난 2019년 영화 '기생충'으로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
이정은은 '기생충'에서 박 사장(이선균)네의 가사 도우미 문광 역을 맡아 열연했다. 세상 좋은 사람 같이 보이지만 알고 보면 반전의 캐릭터로 극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특히 이정은은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표현하며, 미친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정은 역시 실력을 갖췄기에 빛나는 순간이 온 것일 터. 그는 지난 1991년 연극 '한여름밤의 꿈'으로 데뷔해 다수의 연극과 뮤지컬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영화와 드라마 활동은 늦게 시작했지만, 작은 역할이라도 출연하면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 '기생충' 이후로 주연 배우에 등극한 이정은은 KBS2 '동백꽃 필 무렵'을 통해 '국민엄마'로 또 한 번 큰 사랑을 받았다.
'골든타임' 이성민
현재 '믿보배(믿고 보는 배우)'로 통하는 배우 이성민. 그러나 그의 연기 인생은 꽃길 만은 아니었다. 이성민은 오랜 무명 시절을 겪고 중년의 나이에 뒤늦게 이름을 알렸다.
지난 1985년 연극으로 데뷔한 그는 연극계에서는 잘나가는 배우였다. 2001년에는 전국 연극제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드라마와 영화에서는 감초 역할을 맡았고, MBC 드라마 '파스타', '내 마음이 들리니' 등을 통해 '꽃중년' 이미지를 구축했다.
그러던 가운데, 이성민은 데뷔 25년 만인 2012년 MBC '골든타임'으로 첫 주연을 맡았다. 권석장 PD가 그를 캐스팅한 것이지만, 대중에게는 조연 배우의 이미지가 강했던 터라 '이선균이 꽂아줬냐'는 말도 안 되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극중 최인혁 교수 역을 맡은 이성민은 우려를 불식시키며 드라마 인기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이후 이성민은 연기 잘하는 배우로 인정받았고, tvN '미생', 영화 '보안관', '남산의 부장들' 등으로 인기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도깨비' 김병철
김은숙 작가 최고의 드라마로 꼽히는 tvN '도깨비'.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파국이다"라는 명대사와 악귀 박중헌(김병철)의 모습은 아직까지도 머릿 속에 생생하게 떠오른다. 박중헌 캐릭터에 대한 관심은 배우에게로 이어졌다. 강렬한 인상을 남긴 김병철은 '도깨비'가 낳은 스타가 됐다. 그는 2001년 연극배우로 데뷔했고, '도깨비'를 만나기까지 15년의 무명 시절을 보냈다.
'태양의 후예', '구르미 그린 달빛', '쇼핑왕 루이' 등에 출연한 김병철은 '도깨비'로 마침내 자신의 이름을 알렸고, 이후 JTBC 'SKY캐슬', KBS2 '닥터 프리즈너'에서도 열연을 펼쳤다.
'SKY캐슬' 오나라
'도깨비'에 "파국이다"가 있다면, 'SKY캐슬'에는 "어마마"가 있다. 'SKY캐슬'에서 오나라는 주연 중 한 명이었다. 다른 주연 배우들에 비해 인지도는 낮았지만, 존재감은 뒤지지 않았다. 극중 진진희 역을 맡은 오나라는 아들을 금지옥엽 키우는 부자 엄마의 모습을 리얼하게 그려내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오나라는 원래 뮤지컬 배우로 유명했다. 그는 지난 1997년 뮤지컬 '심청'으로 데뷔했고, '김종욱 찾기', '아이 러브 유', '싱글즈' 등에 출연했다. 2006년 한국 뮤지컬대상에서 여우주연상을 받기도 한 그는 드라마와 영화로 발을 넓힌 것. 특히 오나라는 지난해에는 KBS2 '99억의 여자'로 'SKY캐슬'에 이어 인생캐릭터를 경신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배우 고두심이 제주 해녀 연기로 생애 첫 해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지난 24일 영화배급사 명필름에 따르면 배우 고두심은 지난 17일부터 23일까지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제18회 아시안 필름 페스티벌에서 영화 ‘빛나는 순간’으로 여우주연상을 탔다.
고두심은 대한민국 연기대상 최다 수상자다. 하지만 해외 영화제 수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가 연기한 ‘고진옥’은 평생 물질을 하면서 고단한 생계를 이어온 70세의 제주 해녀다. 그를 카메라에 담기 위해 서울에서 내려온 다큐멘터리 PD ‘경훈’(지현우)과 사랑에 빠진다.
아시안 필름 페스티벌 심사위원들은 “더 이상 젊지 않은 나이에 오래된 상처를 넘어서는 사랑과 삶을 재발견한 한 여성의 사려 깊고 세심한 해석”이라고 고두심의 연기를 평가했다.
고두심은 “상을 받게 돼 아주 기쁘다. 지구 반대편에서도 ‘빛나는 순간’을 좋게 봐주셔 감사하다. 부모님이 살아 계셨다면 매우 기뻐하셨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빛나는 순간’은 해당 영화제 경쟁 섹션에 초청됐다. 경쟁 섹션에 초청된 ‘완벽한 타인’의 베트남 버전인 ‘Blood Moon Party’,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 연출 아오이 유우 주연의 ‘스파이의 아내’ 등 17개 작품을 제치고 당당히 트로피를 거머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