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갑진년(甲辰年) 청룡의 해가 밝았다. 청룡은 사신도 중 하나다. 사신(四神)은 동쪽의 청룡, 서쪽의 백호, 남쪽의 주작, 북쪽의 현무를 말한다. 이는 동서남북을 지키는 수호 동물로 벽사와 음양의 조화를 뜻하는 신령의 동물로 여겨져 왔다. 특히 일출이 시작되는 방향인 동쪽 수호신 청룡은 진취적인 에너지와 희망을 나타내고 용기와 도전을 상징한다고 알려져 있다. 단 실제 갑진년은 2월 10일 설날(음력 1월 1일)을 기점으로 시작한다.
새해에는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도전을 다짐한다. 가족의 건강을 빌고 결혼, 승진, 합격 등 소원 성취를 기원한다. 다이어트, 금주, 연애, 사업, 대인관계 등 자신의 처한 상황에 따라 소원도 제각각이다. 그중 금연은 많은 이들이 매년 도전 과제로 삼는 단골 메뉴다. 담배는 타르, 니코틴, 일산화탄소 등 수십 종 이상의 1급 발암 유발인자를 비롯해 7000가지가 넘는 유해물질을 포함한다.
흡연은 거의 모든 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폐질환은 물론 전 세계 사망 원인 1위인 암이 언급될 때도 빠지지 않는다. 뇌졸중으로 대표되는 뇌혈관질환을 비롯해 심혈관질환, 호흡기질환, 위장질환, 구강질환 등에도 어김없이 등장한다. 다만 누구나 이러한 담배의 해로움을 알고 있지만, 중독성이 강해 본인 의지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려운 게 금연이다.
서민석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금연은 그 자체만으로도 건강한 삶을 위한 가장 훌륭한 치료가 될 수 있다. 흡연은 본인의 건강뿐 아니라 주위 사람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새해에는 꼭 금연에 성공하길 바란다”면서 금연 성공을 위한 조언을 전했다.
금연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
금연을 시작하게 되면 그 효과는 곧바로 나타난다. 금연 20분 후 심박동 수와 혈압이 줄어들고 12시간이 지나면 혈중 일산화탄소 농도가 정상으로 돌아온다. 2주 후에는 혈액순환이 개선되고 폐 기능이 좋아진다. 한 달이 지나면 숨이 덜 차고 기침이 줄며, 호흡기와 같은 상피세포에서 먼지나 이물질을 제거해주는 역할을 하는 섬모가 정상적인 역할을 하면서 기관지에 쌓여 있던 가래가 배출된다. 폐 감염의 위험 역시 감소한다.
금연의 효과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뚜렷해진다. 1년이 지나면 심장혈관 질환 위험성이 흡연자 대비 절반으로 줄고, 2~5년 후 뇌졸중 위험은 비흡연자 수준으로 감소한다. 또 5년 후에는 구강, 인후, 식도, 방광암 위험이 절반으로 낮아진다. 금연 10년 후에는 폐암으로 사망할 확률이 절반으로 떨어지고 인두암과 췌장암의 위험이 감소한다.
서민석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담배 성분 중 하나인 니코틴은 의존성이 있어 금단증상으로 금연을 어렵게 만든다”며 “본인의 강한 의지도 중요하지만 혼자 금연하는 게 어렵다고 생각된다면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금연 치료를 받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금연 생활습관 길러야
하루아침에 바로 담배를 끊기는 쉽지 않다. 금연을 결심했다면 먼저 생활습관을 개선해 보도록 하자. 물은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물은 몸속에 있는 니코틴과 타르 성분을 배출하는 데 도움이 된다. 금연을 위한 식단을 짜는 것도 좋다. 검은콩과 등푸른생선, 당근, 양파 등은 금연에 도움을 주는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검은콩은 이뇨 작용을 통해 체내의 니코틴 등 독소를 체외로 내보내는 역할을 하고, 등푸른생선은 흡연으로 수축된 혈관을 이완시켜 준다. 당근의 터핀 성분은 발암물질을 해독하는 데 도움을 주고, 양파의 퀘르세틴 성분은 체내에 쌓인 니코틴을 무해한 성분으로 바꿔주는 해독제 역할을 한다. 반대로 맛이 강하고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은 금연 식단으로 적절하지 않다. 돼지고기나 소고기 등 기름진 음식을 자제하고 술도 삼가는 것이 좋다.
또 각 시·군 보건소와 동네 의원 및 병원에서는 다양한 금연클리닉을 운영하고 개인 상담을 통해 맞춤형 금연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곳에서 약물이나 금연보조제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금연보조제는 크게 패치와 껌, 사탕, 약물 등으로 나뉜다. 패치형은 피부를 통해 몸속에 니코틴을 서서히 공급하는 금연보조제다. 다만 패치형은 평소 자신의 흡연량에 맞춘 니코틴 함량의 제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패치를 붙인 상태에서 흡연은 심한 어지럼과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 혈관을 수축시키는 니코틴이 과도하게 체내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또 심근경색 등 심장질환을 앓고 있거나 의심된다면 패치는 사용해서는 안 된다. 니코틴 껌이나 사탕은 속쓰림에 주의해야 하고, 너무 빨리 씹으면 혈중 니코틴 농도가 급격하게 상승하기 때문에 한 개씩 천천히 씹어야 한다.
서민석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생활습관 개선으로 흡연을 피하는 환경을 만들고 전문 의료진 상담을 통해 꾸준히 도전하고 관리한다면 반드시 금연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2024년에는 금연과 함께 절주, 적절한 운동을 통해 건강 생활을 실천해 보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국내 연구진이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건강 추세를 비교한 결과, 질환 관리를 통해 ‘유병장수’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 빛고을 전남대학교병원 노년내과 강민구 교수팀은 2008년부터 2020년까지 65세 이상 노인 1만 7천여 명을 대상으로 연도별 노인의 건강 동향을 분석한 결과, 지난 12년간 만성질환 유병률이 약 2배 증가했지만 노쇠한 비율은 절반가량 감소했다고 밝혔다.
노쇠는 허약이라고도 하며, 노화와 질병의 축적으로 기능이 감퇴해 스트레스에 취약해진 상태를 말한다. 생활 습관이 불규칙적이거나 질병, 약제 복용이 관리되지 않고 신체 활동이 저하되면 노쇠 위험이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노쇠 지수는 △동반질환 △기능적 수행능력 △징후 및 증상 △검사 수치 등 4개 영역의 30여 가지 항목을 평가해 측정했다. 노쇠 지수에 따라 건강 단계, 노쇠 전 단계, 노쇠 단계로 분류했다.
먼저 연도별 평균 노쇠 지수는 2008년 0.23점에서 2020년 0.18점까지 감소했다. 노쇠 지수가 0.2점 이상이면 노쇠 전 단계로 보며, 노화와 만성질환이 겹쳐 걷는 속도가 다소 느려지며 허리가 약간 굽고 근육이 다소 빠진 상태로 본다.
또한 연도별 노쇠한 노인의 비율을 비교한 결과, 2008년 41.1%에서 2020년 23.1%까지 절반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쇠하지 않고 건강한 비율은 2008년 28.7%에서 2020년 44.2%까지 크게 증가했다.
노쇠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도 지난 12년간 크게 변화했다.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은 2008년 17.9%에서 2020년 40.9%로, 당뇨병은 20.6%에서 30.0%, 심혈관질환은 5.6%에서 9.3%까지 증가해 전반적으로 만성질환 유병률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만성질환을 앓는 비율은 늘었지만 젊었을 때와 다름없는 활동적인 일상을 유지하는 노인들이 많다. 의료 접근성이 향상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질환에 대해 적절한 치료와 예방조치를 취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 것으로 해석된다”며, “가능한 젊을 때부터 규칙적인 생활 습관과 운동, 금연, 절주, 스트레스 관리 등을 통해 건강관리를 하고 만성질환을 적절히 관리하면 노쇠를 늦춰 건강한 노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희원 교수는 지난해 본지가 개최한 ‘브라보 헬스콘서트’에서도 강연을 통해 노쇠 관리의 중요성과 건강한 노후를 위한 건강관리법을 강조한 바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간한 ‘2021년 주요 수술 통계 연보’에 따르면, 2021년 백내장 수술을 받은 환자는 49만 7000명으로 전체 수술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그중에서도 50대 이상이 백내장 수술을 가장 많이 받았다. 이번 기사에서는 국내 고령자 수술률 1위 질환 ‘백내장’에 대한 궁금증을 황형빈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안과 교수와 함께 풀어봤다.
백내장은 눈 속의 투명한 수정체가 혼탁해져 시야가 뿌옇게 보이는 질환을 말한다. 심한 경우 심각한 시력 저하를 유발한다. 백내장의 원인은 노화, 당뇨, 자외선, 외상, 약물 및 여러 내과적 전신질환 등 매우 다양하다. 그중 노화가 원인이 되는 노인성 백내장이 가장 흔히 발병한다. 보통 50세 이후에 백내장 증상이 나타나며, 60대는 절반 이상, 70대가 되면 대부분 질환을 앓고 있다.
백내장의 치료 방법에는 크게 약물 요법과 수술 요법이 있다. 그러나 약물치료는 백내장의 진행 속도만 늦출 뿐이고, 궁극적인 치료 방법은 오직 수술뿐이다. 백내장 수술은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하고 남은 수정체낭에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과정까지를 이른다.
수술에 쓰이는 인공수정체는 단초점과 다초점 렌즈로 구분된다. 단초점 인공수정체는 근시, 원시 중 한 가지 시력만 개선할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돼 30만~50만 원이면 수술을 받을 수 있어 비교적 부담이 적다. 다초점 인공수정체는 근시, 원시뿐 아니라 난시, 노안 시력 교정까지 가능하다. 그러나 수술 후 및 번짐을 동반하며, 국민건강보험 비급여 대상으로 수술비가 고가에 천차만별이라는 단점이 있다.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다초점 인공수정체 수술비 평균은 180만 원이었다. 또한 수술비 최저는 33만 원, 최고는 900만 원으로 조사됐다.
Q. 백내장은 나이 들면 피할 수 없는 질환인가요? 노안과 백내장은 다른 개념이라고 하는데, 어떤 차이가 있나요?
A. 백내장과 노안은 나이 듦에 따라 함께 나타나 불편함을 안겨줍니다. 그러나 노안은 노화에 따른 정상적인 생리 현상이고, 백내장은 질환입니다. 노안은 수정체의 탄력성 및 조절력이 떨어져 근거리 시력이 저하되는 것을 말합니다. 백내장 수술로 노안 시력을 교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백내장이 없는데 노안 증상을 개선하겠다고 백내장 수술을 받는 것은 안과의나 환자 모두 신중하게 생각해서 결정해야 할 부분입니다.
Q. 백내장이 진행되어 실명까지 이를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걱정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정말 실명 확률이 높은지, 백내장의 위험성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합니다.
A. 안과 의사를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는 우리나라 환경에서 백내장을 늦게까지 방치해 실명에 이르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대부분의 백내장 환자들은 적기에 수술을 받는 편입니다. 다만 안과 의사를 쉽게 접할 수 없는 일부 지역이나, 혹은 치매 및 중증 내과 또는 외과적 질환 등으로 거동이 어려워 안과 진료를 소홀히 했다가 치료 시기를 놓쳐서 실명에 준하는 상태로 생활하시는 어르신들이 있습니다. 가장 안타까운 경우라고 생각하며, 수술적 치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Q. 백내장 수술은 꼭 받아야 하나요? 최대한 늦게 받는 게 좋다는 말도 있던데, 적절한 시기가 있다면 언제인가요?
A. 노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백내장은 장수 시대에 언젠가는 필연적으로 겪을 질환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따라 백내장 수술을 꼭 받아야 한다고 걱정하기보다는, 살아가면서 언젠가 수술받을 때가 오리라 생각하는 편이 좋겠습니다. 백내장 수술 시기는 너무 빨라도 안 되고 너무 늦어도 안 됩니다. 백내장이 심하지 않은데도 일찍 수술적 치료를 진행하는 것은 의사 입장에서 매우 조심스러운 일입니다. 노안이 진행되지 않은 수정체를 적출하여 인공수정체로 대체하는 백내장 수술은 오히려 불편함만 가중시킬 수 있습니다. 반면 중증으로 진행된 백내장은 이미 시력이 많이 저하되어 있으며, 수술도 까다롭고 회복도 더딥니다. 즉 백내장 수술은 시기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한데, 의사의 주관적 판단이나 기타 외적인 의료 환경 요소에 따라 적기의 개념이 다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두세 곳의 안과 전문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Q. 인공수정체 삽입 렌즈로 다초점 렌즈가 단초점 렌즈에 비해 무조건 좋은 것인지 궁금합니다.
A. 다초점 인공수정체가 고가라는 이유로 단초점 인공수정체보다 모든 면에서 우수하다는 생각은 버리셔야 합니다. 다초점 렌즈의 광학적 모델은 매우 다양하나, 안전성과 효과 측면이 입증되어 가장 흔하게 쓰이는 것은 광학부에 여러 동심원이 각인된 회절형 다초점 인공수정체입니다. 회절 고리로 인해 근거리, 중거리, 원거리를 적당한 정도로 고르게 잘 볼 수 있는 렌즈이지만, 대신 빛 번짐이 동반된다는 사실을 반드시 인지해야 합니다. 자신한테 맞는 인공수정체는 동반된 안과 질환 여부, 직업적인 요인, 연령, 굴절 상태(원시 혹은 근시), 돋보기에 대한 의존도 등에 따라 다르니 안과 의사와 충분히 논의하고 결정해야 합니다.
Q. 백내장 예방에 도움이 되는 음식은 무엇이 있나요? 예방에 도움이 되는 생활 습관도 알려주세요.
A. 노화성 백내장은 예방할 수 없지만, 기타 원인이 되는 요인은 생활 습관으로 피할 수 있습니다. 당뇨가 있다면 당 조절을 철저히 해야 하며, 금연 및 절주, 자외선 차단을 위한 선글라스 착용 등을 추천합니다. 또한 항산화 효과가 있는 음식이나 영양제를 섭취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수정체 조직의 산화 스트레스를 줄여줘 보조적 혹은 간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나이가 같더라도 개인의 ‘노화 속도’에 따라 나이 들어가는 모습이 결정된다고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 60대 중반 나이에서의 노쇠 정도로 10년 뒤 건강 상태를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나잇대 노쇠가 심한 경우 10년 내 사망 위험이 4.4배, 노인 질환 발병 위험은 3.2배 증가했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신재용·장지은 교수, 미국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김대현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2007~2017년 건강 검진을 받은 만 66세 성인 96만 8885명을 비교 분석했다.
노쇠는 노화와 질병의 축적으로 기능이 감퇴해 스트레스에 취약해진 상태를 말한다. 노쇠 정도는 △병력 △신체·검체 검사 △신체 건강 △정신 건강 △장애 등 5개 영역의 39가지 항목을 평가해 측정했고, 노쇠 정도에 따라 건강한 집단, 노쇠 전 집단, 경증 노쇠 집단, 중증 노쇠 집단으로 분류했다.
그 결과, 66세 때 심하게 노쇠한 집단이 건강한 집단에 비해 10년 내 사망 위험이 약 4.4배 높았다. 건강한 집단에서는 연간 100명 중 0.79명이 사망했으며, 노쇠 전 집단에서는 1.07명, 경증 노쇠 집단에서는 1.63명, 중증 노쇠 집단에서는 3.36명이 사망했다.
노화에 따른 질환은 건강한 집단에서 연간 평균 0.14건, 노쇠 전 집단에서 0.23건, 경증 노쇠 집단에서 0.29건, 중증 노쇠 집단에서 0.45건씩 발생했다. 각 질환별로는 중증 노쇠 집단에서 10년 내 심부전·당뇨·뇌졸중이 발병할 위험이 각각 2.9배·2.3배·2.2배씩 높았다. 신체적·정신적 기능 저하로 타인의 돌봄이 필요한 비율은 중증 노쇠 집단에서 건강한 집단에 비해 10.9배 높았다.
주요 질병이나 장애가 없는 비교적 젊은 나잇대의 노쇠 정도로 노화 속도를 파악할 수 있어, 건강하게 나이 들기 위한 선제적인 건강 관리의 필요성이 높아졌다. 기존에는 보다 고령을 기준으로 연구가 진행됐지만, 이번 연구는 초기 노년기인 만 66세를 기준으로 노쇠의 의미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같은 나이더라도 생물학적 노화 정도, 즉 노쇠 정도가 사람마다 다르며, 이러한 차이로 먼 미래의 사망과 건강 상태까지도 예측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가능한 젊을 때부터 규칙적인 생활 습관과 운동, 금연, 절주, 스트레스 관리 등을 통해 건강 관리를 하여 노쇠와 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노쇠가 진행된 경우라면 다제 약물을 점검하고 노쇠의 흔한 원인이 되는 근감소증이나 인지 기능 감소, 우울, 불안, 수면 장애 등에 대해 전문의를 찾아 노인 의학적 도움을 받으면 좋다. 전 세계적으로 빠른 고령화와 돌봄이 필요한 인구 급증이 예상되는 만큼, 이를 예방하고 지원할 수 있는 사회적 논의와 정책 개발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의사협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인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 피인용지수 13.360)’에 최근 게재됐다.
식품의악품안전처(식약처)는 오늘(17일) ‘세계 고혈압의 날’을 맞아 고혈압의 치료와 관리를 돕기 위한 고혈압약의 올바른 복용 방법 등을 소개했다.
고혈압이란 혈압이 지속해서 높은 상태로,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인 경우에 해당한다. 자연적으로 없어지거나 완치하기 어려우므로 대부분 약물로 치료한다.
‘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고혈압 유병률은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에서 약 28%, 60세 이상에서 약 48%로 나이가 들면서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혈압을 정기적으로 측정하고 적절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면 심장, 뇌, 신장 등에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혈압약은 작용방식에 따라 △이뇨작용으로 혈압 저하(수분 배설 촉진) △교감신경 차단(혈관수축, 심장 박동을 증가시키는 신경전달 물질 차단) △칼슘채널 차단(심장 세포막에 있는 칼슘채널을 차단해 혈관 확장)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저해(혈관 수축물질 생성 억제) △안지오텐신Ⅱ 수용체 차단 의약품 등으로 나뉜다.
부작용 역시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 칼슘채널 차단제는 부종이나 안면홍조,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저해제는 마른기침을 유발하며, 안지오텐신Ⅱ 수용체 차단제는 소화불량, 설사, 복통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부작용이 나타난 경우 의사와 충분히 상의 후 용량을 조절하거나 다른 성분으로 변경해 적절한 의약품을 복용해야 한다.
혈압약은 의사에 처방에 따라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식약처는 고혈압 치료를 시작하고 3~4개월 동안은 약의 효과와 부작용을 확인하기 위해 적절한 간격으로 의사와 상담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또한 정해진 시간에 맞춰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복용 시간이 지났다면 인지한 시점에 바로 복용해야 하지만, 다음 복용 시간이 가깝다면 그때 복용하면 된다. 시간을 놓친 경우에도 반드시 1회 용량만 복용하며, 절대 용량을 임의로 늘리지 말아야 한다. 또한 이뇨제 성분의 고혈압약은 저녁에 복용하면 이뇨작용으로 수면을 방해받을 수 있어 아침에 복용할 것을 권한다.
임신 또는 혈관부종 환자는 안지오텐신 전환 효소 저해제나 안지오텐신Ⅱ 수용체 차단제를 복용하면 안 된다. 천식 또는 심한 서맥 환자는 교감신경 차단제 중 베타차단제를 복용하면 안 된다. 임신 중 고혈압 발생 시에는 임부와 태아에게 모두 위험할 수 있으므로 선택적으로 약을 복용하는데, 칼슘채널차단제, 안지오텐신 전환 효소 저해제, 안지오텐신Ⅱ 수용체 차단제는 임신 중 투여가 금지돼 있으므로 의사와 반드시 상의해야 한다.
대한고혈압학회에서는 고령의 고혈압 환자에게 아스피린을 가급적으로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출혈 등 부작용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됐기 때문이다. 학회 측은 “혈압 조절이 충분치 않은 상태에서 아스피린 사용은 더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아스피린 사용의 이득이 명확한 심혈관질환, 죽상경화증 등 고위험군 환자에게 주로 쓰고 위험도가 낮은 고령 환자에게 아스피린을 가급적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안내했다.
그 외에 저칼륨혈증 등 전해질 이상 환자, 통풍 환자의 경우 이뇨작용 고혈압약 복용에 주의가 필요하므로 반드시 의사에게 질환을 앓고 있음을 알려야 한다. 최근에는 한 가지 약물만으로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를 위해 여러 가지 작용 방식의 성분으로 구성된 복합제도 개발돼 있으므로, 각자에게 맞는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혈압약을 복용하고 있다면 음식을 섭취할 때도 주의해야 한다. 염분의 섭취량이 늘어나면 혈압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김치, 찌개, 국, 젓갈, 라면과 같이 염분이 많은 음식은 적당히 먹어야 한다.
이뇨작용 방식의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 ‘푸로세미드’ 등의 고혈압약은 저칼륨혈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약을 복용할 때는 칼륨이 많이 들어있는 오렌지, 바나나, 건포도 등 과실류나 당근, 시금치 등 녹황색 채소를 섭취하면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자몽은 칼슘채널 차단작용을 증가시키는 과일이다. 따라서 칼슘채널 차단제인 ‘암로디핀’ 등의 고혈압약을 복용하는 경우 복용 1시간 전이나 복용 후 2시간 이내에 자몽이나 자몽주스를 마시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고혈압 예방과 관리를 위한 생활 습관을 길러두는 것도 필요하다. 식약처는 혈압 관리법으로 △음식은 싱겁게 먹기 △매일 30분 이상 운동하기 △알맞은 체중 유지하기 △금연, 절주, 스트레스 해소 △정기적인 혈압 측정하기 등을 소개했다.
식약처 측은 “혈압약 복용과 함께 운동, 식이조절 등 올바른 생활 습관을 갖는 건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라며 “앞으로도 국민의 보건 향상을 위해 의약품 등의 안전 사용 정보를 지속적으로 안내하겠다”고 전했다.
생존율이 비교적 낮은 암으로 알려진 췌장암 환자가 매년 늘어나고 있다. 이 가운데 60대 환자가 30.1%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은 최근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췌장암 질환의 건강보험 진료현황’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췌장암 진료 인원은 2016년 1만 6086명에서 2020년 2만 818명으로 4년 새 4732명(29.4%)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6.7%다.
남성은 같은 기간 8264명에서 1만 741명으로 30.0%(2477명) 증가했고, 여성은 7822명에서 1만 77명으로 28.8%(2255명) 증가했다.
연령대 별로는 2020년 기준 전체 진료 인원 20818명 중 60대가 30.1%인 6265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70대가 29.7%인 6190명, 80세 이상이 16.6%인 3458명 순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60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32.3%로 가장 높았고, 70대가 30.1%, 50대 17.2% 순이었다. 여성은 70대가 29.4%, 60대 27.8%, 80세 이상이 20.3%로 조사됐다.
2020년 췌장암 환자들의 총 진료비는 2789억 원으로 집계됐는데 2016년 1515억 원보다 84.1%나 증가한 수치다. 1인 당 진료비 역시 2016년 941만 8384원에서 2020년 1339만 8028원으로 42.3% 더 많아졌다.
건보공단 일산병원 간담췌외과 이진호 교수는 “건보공단 데이터를 이용한 연구에서 췌장암은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70대 이상 고령에서 타 연령대에 비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는 소득 증가 및 식습관의 변화에 따른 비만이나 당뇨 인구의 증가, 흡연 인구의 증가, 고령 인구의 빠른 증가 추세, 영상학적 진단 보편화 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췌장암은 췌장에 생긴 암세포로 이루어진 종양 덩어리다. 췌장암에는 여러가지 종류가 있는데 췌관세포에서 발생한 췌관 선암종이 90%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외에 낭종성암(낭선암), 신경내분비종양 등이 있다.
췌장암 초기 단계에서는 췌장암을 의심할 수 있는 명확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불행히도 통상적으로 진행된 상태에서 진단된다. 초기 췌장암의 증상에는 체중 감소, 등쪽 통증, 복통, 구역과 구토, 소화불량, 새로이 진단된 당뇨, 복부 팽만감, 배변 습관의 변화, 졸음증, 가려움, 어깨통증, 황달 등의 비특이적인 증상이 있을 수 있다. 췌장암의 증상은 췌장내 암의 발생 위치와 병기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는데, 췌장암의 대부분은 췌장 머리에서 발생(70%)하여 통증 없는 폐쇄성 황달, 체중감소, 구역, 구토를 유발한다. 이는 췌장의 머리 부위에서 발생한 췌장암의 종괴 효과에 기인한 것으로 담관 폐쇄를 유발하여 황달, 짙은 소변, 연한 대변색, 가려움증을 발생시킨다.
췌장암을 예방할 수 있는 뚜렷한 예방법이나 수칙, 권고 기준은 없는 실정이나 위험 요인으로 알려진 것들을 일상에서 제거하거나 피하는 방법이 있다. 가장 간단한 방법으로 흡연자에서 췌장암 발생이 2~5배 높게 보고되고 있으므로 흡연자라면 바로 금연을 시작하는 것이며, 췌장염을 유발하는 가장 흔한 원인이 음주임을 감안할 때 금주, 절주가 필요할 수 있다. 고지방, 고칼로리 식이를 피하여 비만을 방지하고, 과일 채소를 많이 섭취하는 등 식생활 개선과 적당한 운동을 통한 암 예방 습관을 기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건보공단은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효율적인 선별검사를 전략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했다. 췌장암의 고위험군은 역학적 고위험군과, 유전적 고위험군으로 나눌 수 있으며, 대표적인 역학적 고위험군으로 만성췌장염과 당뇨를 들 수 있다. 1년 이내에 새로 진단된 당뇨병 환자, 고령에서 갑자기 발병한 당뇨병 환자에서 췌장암 발병의 위험이 높아 선별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유전성 췌장염, 가족성 암, 췌장암 증후군 등을 포함하는 유전적 고위험군 환자에 대한 선별검사는 국내에서는 활성화되지 않았지만 향후에 국내에도 도입할 필요가 있겠다.
췌장암 치료는 수술, 수술 전·후 항암약물치료가 주된 치료이다. 이에 더해 보조적 방사선 치료가 있으나 그 효과에 대하여 명확한 역할은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 그리고 호르몬 치료나 면역 치료 등은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나 아직 확립된 것은 없다.
남편은 60대, 아내는 50대인 권 씨 부부는 현재 거주 중인 아파트 이외에는 대부분의 자산을 금융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권 씨 부부의 금융자산 중에는 다른 가정에 비해 보험 상품 비중이 높은 편이다. 최근 TV 방송과 유튜브 등을 통해 ‘죖보험 리모델링’ 개념을 알게 된 권 씨 부부는 보험 점검 및 보험 리모델링 상담을 신청해왔다.
당시에는 꼭 필요해서 가입한 보험이 세월이 지나 더 이상 필요 없어진 경우가 있다. 반대로 예전에는 덜 중요했던 위험이 지금은 필요해지는 경우도 있다. 과거에 없었던 상품이 제도 및 트렌드 변화에 따라 새롭게 출시되기도 한다. 새로운 상황에 맞게 보험 상품 구조를 변경하다 보면 기존 보험을 해약 혹은 감액(부분해약)하거나 새로운 보험에 가입한다. 이처럼 보험 가입의 구조나 기능 개선을 통해 위험관리의 가치를 올리는 행위를 보험 리모델링이라고 한다.
기존 가입 보험의 숨은 기능을 활용한 보험 리모델링
권 씨 부부는 결혼 후 부부가 사망 시 가정의 경제적 책임을 커버하기 위해 종신보험에 가입했다. 현재 권 씨 부부의 자녀는 독립했고 가정경제 상황은 부부 중 한 사람이 사망하더라도 남은 배우자가 여생을 보내는 데 어려움이 없는 수준이다. 사망보장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한 권 씨 부부는 질병, 특히 치매에 대한 보장에 관심을 가졌다.
보험 분석 결과 권 씨 부부가 가입한 종신보험은 ‘타인의 항상 간호가 필요한 경우’ 사망보험금이 지급되는 상품이었다. 자산 증식 시뮬레이션 결과 권 씨 부부는 상속세 납부가 예상되었다. 종신보험은 사망의 원인에 관계없이 언제 사망하든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사망 시점이 곧 상속 개시 시점인 점을 고려하여 권 씨 부부는 종신보험을 상속세 납부 재원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제반 사항을 고려한 권 씨 부부는 종신보험을 계속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종신보험 상세 내용은 2021년 5월 발간 본지 VOL. 77 참고)
노후 대비용 자산으로 보험사 저축성 보험을 선호하는 권 씨 부부는 최근에 납입 완료된 보험의 보험료만큼 연금보험 신규 가입을 검토했다. 권 씨 부부의 기존 저축성 보험 분석 결과 ‘보험료 추가납입’ 기능이 있었다. 보험료 추가납입 기능은 납입하기로 한 전체보험료 혹은 기납입 보험료의 2~3배를 기존 보험에 추가로 납입하는 기능이다. 보험료 추가납입의 가장 큰 장점은 신계약비를 부담하지 않는 것이다. 신규 보험에 가입하면 납입 보험료에 신계약비가 포함된다. 그만큼 적립되는 ‘순보험료’가 줄어들고 결과적으로 향후 연금액이 상대적으로 적어진다.
보험료 추가납입의 또 다른 장점은 기존 보험 계약의 혜택을 같이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저축성 보험은 계약 후 10년 이상 유지하면 보험차익(=이자소득)이 비과세된다. 보험차익이 비과세되면 이자소득세만큼 실질수익률을 올릴 수 있고 금융소득종합과세에서도 제외된다. 권 씨 부부가 가입한 저축성 보험은 모두 계약 후 10년이 넘었고 추가납입 기능과 함께 중도인출 기능까지 갖춘 상품이다. 금융자산이 많은 권 씨 부부는 유동성과 절세 기능을 고려하여 저축성 보험 신규 가입 대신 기존 보험에 추가납입을 결정했다.
권 씨 부부는 나이 들어 다치면 회복이 더딘 점을 염려하여 상해보험 추가가입을 검토했다. 보험 분석 결과 권 씨 부부가 가입한 실손보험은 가입 당시에 판매되던 상해 관련 특약을 계약 시점 이후에 추가로 부가할 수 있었다. 권 씨 부부는 상해보험 신규 가입 대신 특약 추가로 보험 리모델링을 마무리했다. 보험 리모델링을 무조건 기존 보험 해약 후 신규 가입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권 씨 부부처럼 기존 보험이 갖고 있는 기능을 활용한 보험 리모델링도 가능하다. 따라서 보험 리모델링을 할 때는 우선 기존 상품의 보장 내역부터 분석해봐야 한다. 찾고 있는 보장 내용이 기존 상품에 숨어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보험 상품은 주계약이나 특약의 이름이 같아도 가입 시점이나 보험사에 따라 보장하는 세부 내용이 다른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드시 사업방법서나 약관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만약 약관 등을 분실했다면 해당 보험사 홈페이지나 콜센터를 통해 구할 수 있다.
경제적 손실 규모를 고려한 보험 리모델링
보험 리모델링은 변화된 상황에 맞춰 위험관리 전략을 점검하고 다시 수립하는 것이다. 위험관리 전략은 위험의 평가부터 시작하며, 위험 처리 방법을 선택함으로써 마무리된다. 보험 가입은 위험 처리 방법 중 하나다. 먼저 위험의 평가부터 알아보자. 위험의 평가는 위험 발생 시 영향을 미치는 경제적 손실 규모에 따라 치명적 위험, 중요한 위험, 일반적 위험으로 분류한다.
ㆍ치명적 위험 개인이나 가정을 파산으로 이끌 수 있을 정도의 손실위험.
ㆍ중요한 위험 파산까지는 아니지만 외부로부터 자금을 차입해야 할 정도의 손실위험.
ㆍ일반적 위험 현재의 소득이나 자산으로 해결할 수 있는 손실위험.
보험료 납입의 여유가 있다면 모든 위험을 관리하면 좋지만, 우선순위를 정한다면 치명적 위험, 중요한 위험, 일반적 위험의 순이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보험은 위험 발생 시 경제적 손실을 보상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배우자나 부모의 사망 시 보험은 유가족의 상실감과 슬픔을 보상해주지는 못하지만 경제적 책임을 보상한다. 가족에 대한 부양책임이 한창일 때 가장의 사망은 남은 가족에게 치명적 위험이지만, 부양책임이 모두 끝났을 때는 오히려 오래 사는 위험이 치명적 위험이 될 수 있다. 치명적 위험의 종류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가입한 보험이 치명적 위험을 보장하지 않거나 부족하다면 보험 리모델링을 고려해야 한다.
통합적 위험 처리 방법을 통한 보험 리모델링
위험의 평가가 끝나면 해당 위험의 위험 처리 방법을 선택한다. 위험 처리 방법을 선택할 때 명심해야 할 것은 모든 위험을 보험으로 관리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당연히 보험 리모델링 시에도 이 점을 고려해야 한다. 위험 처리 방법은 크게 위험재무와 위험통제로 나뉜다. 위험재무는 돈으로 위험을 처리하는 방법인데 위험이전과 위험보유로 구성된다. 위험이전은 돈을 들여 위험을 다른 이에게 전가하는 것이다. 보험이 대표적이다. 고객은 보험료 납부를 통해 위험 처리 책임을 보험사로 전가한다. 대신 보험사는 모든 위험을 인수하지는 않는다. 그런 경우 위험 처리 비용은 스스로 준비한 자금으로 해결해야 한다. 이런 위험 처리 방법을 위험보유라고 한다. 보험사가 위험을 인수하지 않는 주요 이유는 손해율 때문이다. 손해율이 너무 높으면 보험료가 너무 비싸 상품을 출시해도 시장성이 없다.
치매를 예로 들어보자. 고령화가 가속화될수록 치매 발병률은 높아진다. 당연히 보험 소비자들의 치매보험 가입 니즈는 높다. 고객의 니즈를 충분히 충족시킬 정도로 치매보험의 보험금액을 높이면 보험료는 매우 높아질 것이다. 그 결과 현재 판매되고 있는 치매보험의 보험가입금액 한도는 실제 의료비를 충당하기엔 부족한 수준이다. 즉 치매보험 이외에 치매에 대한 별도의 위험 처리 방법이 필요하다. 이럴 때 위험보유가 적절한 위험 처리 방법에 해당한다.
위험보유를 통해 위험 처리를 하는 또 다른 경우는 현재의 소득이나 자산 수준으로 위험 처리를 하는 데 부담이 안 되는 경우다. 어떤 경우가 되었든 위험 처리 방법으로 위험보유를 하기로 결정했다면, 저축 등의 방법을 통해 스스로 자금을 준비해두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일반적 위험이 중요한 위험이 될 수 있고, 더 확대되어 치명적 위험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위험재무와 달리 위험통제는 돈을 들이지 않고 위험을 관리하는 방법이다. 위험통제는 위험축소와 위험회피로 구성된다. 위험축소는 위험의 빈도 및 심각성을 줄이는 것을 말한다. 의료비 발생에 대비한 위험축소 방법은 금연, 절주, 운동 등을 통한 건강관리다. 위험회피는 위험 발생 가능성을 아예 없애버리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자동차 운전을 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사고가 걱정된다면 자동차 운전을 하지 않는 것이 위험회피의 방법이다.
현실에서 위험 처리는 대부분 4가지 위험 처리 방법을 모두 통합적으로 활용한다. 자동차 운전으로 인한 위험에 대한 통합적 위험 처리 방법은 다음과 같다. 자동차보험 가입을 통해 위험이전을 한다. ‘자기부담금’ 제도 활용은 위험보유다. 안전운전과 교통법규 준수는 위험축소다. 상황에 따라 자동차를 이용하지 않는 것은 위험회피다.
권 씨 부부가 치매로 인한 장기간병 비용에 대비하여 통합적으로 실행한 위험 처리 방법은 다음과 같다. 기가입 종신보험 및 장기요양보험료 납입 유지와 소액의 치매보험 추가가입으로 위험이전을 했다. 금융자산 중 일부를 요양기관 입소 및 간병 비용 용도로 별도 분류하여 위험보유를 했다. 신체 능력과 인지 능력을 키우는 활동을 통해 위험축소를 하기로 했다. 부부 모두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함으로써 위험회피를 했다. 치료 효과와 회복을 기대할 수 없는 상태에서 연명치료 중단의 뜻을 미리 밝혀놓는 것은 개인과 가족의 신체적·정신적·관계적·경제적 손실에 대한 위험 처리 방법이 될 수 있다.
노후 생활비는 곧 의료비라는 말이 있다. 수명이 길어진 것은 축복임에 틀림없지만, 준비되지 않은 장수는 재앙이 될 수 있다.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 생활을 위해 연간 단위로 위험관리 전략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우리 사회의 인구구조 고령화로 노년층 인구 비중이 커지면서 치매 환자도 증가하고 있어 예방과 극복을 위한 방법에 대한 관심이 크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치매 환자는 2015년 약 63만 명에서 지난해 79만여 명으로 늘었고, 2025년에는 108만 명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치매 원인의 약 7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의 유병률은 나이가 들수록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60대 후반의 유병률은 2% 정도인데 70대 후반에는 10%로 크게 오른다.
가족력과 생활습관도 발병 요인이다. 부모형제 중 한 명이 알츠하이머병에 걸렸다면 유병률이 약 3배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이해를 통해 치매를 예방하고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박영호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의 도움말로 찾아봤다.
◇병원을 찾기 위해 고려할 점들
환자 혼자 병원을 방문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고령자 혼자 병원에 오면 진단에 어려움을 겪기 쉽다. 본인 스스로 인지저하 정도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진료과정에서 충분한 정보를 얻지 못할 수 있다. 따라서 가족이 함께 방문해 자세히 설명해줘야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숙련된 의료진을 찾아가야 한다. 비전문가는 잘못된 치매 증상의 원인을 진단할 수 있어서다. 다른 질환이 원인일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혈액검사나 뇌 자기공명영상(MRI) 등의 검사결과보다 숙련된 의료진의 병력 청취와 신경학적 검진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최신 검사장비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10~20%의 경우 뇌 위축이 발견되지 않는다. 이때 아밀로이드 양전자단층촬영(PET) 검사를 통해 알츠하이머병의 원인물질인 베타-아밀로이드가 뇌에 축적돼 있는지 확인하면 보다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규칙적인 운동과 절주 노력해야
아쉽게도 알츠하이머병을 비롯해 치매의 원인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확실한 약은 없다. 치매 예방에 가장 효과적인 것을 고른다면 규칙적인 운동일 것이다. 무리하지 않는 수준의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꾸준히 하면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술은 한 번에 한두 잔을 넘기지 않는 게 좋다. 술을 많이 마시면 뇌세포가 파괴돼 뇌가 치매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절주 노력은 젊어서부터 실천할수록 좋다. 이미 노년기에 접어들었더라도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실천해야 치매 극복에 도움이 된다.
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가 시끄러운 요즘이다.
세계보건기구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한 가운데 제약사들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돌입에 나섰다.
이전에 유행했던 사스나 메르스 때만큼은 아니지만 당뇨병, 심혈관 질환과 같은 만성 질환이 있거나 60대 이상의 고령인 경우에는 치명률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특히나 주의가 필요하다.
코로나19가 만성 질환을 가지고 있거나, 고령인 감염자에서 사망률이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서민석 교수는 “아직은 정확히 어떤 기전으로 사망에 이르는지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면역기능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폐렴이 발생하고, 2차 감염 및 중증 폐손상, 패혈성 쇼크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통 기저질환이나 고령일 경우 면역력이 떨어지는 이유
보통 당뇨병을 앓고 있거나 신장 또는 간 부전 등의 만성 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과 특별한 지병이 없어도 고령인 경우는 면역이 떨어져 있다고 판단한다.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 외부에서 침투하는 세균,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면역세포의 기능이 떨어져 있고, 또한 몸의 여러 부위에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백혈구의 살균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노인의 경우 나이가 들면서 온 몸의 세포의 기능이 떨어지게 되는데, 면역 세포의 기능도 덩달아 떨어진다.
면역력을 키울 수 있는 생활 팁
코로나19로 인해 면역력이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는 지금, 면역력을 잘 유지하기 위한 생활 속 실천이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서민석 교수는 “먼저 만성 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경우에는 만성 질환이 잘 조절되지 않을 경우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처방 받은 약을 잘 복용하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수면 부족과 과도한 스트레스는 면역력을 떨어트릴 수 있는 위험 요인이기 때문에 충분히 잠을 자고, 스트레스는 제때 풀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서 교수는 “술과 담배는 면역력을 떨어트리는 피해야 할 대표적인 생활습관이며 특히나 흡연자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폐렴의 악화가 약 14배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 절주와 금연을 이번 기회에 시도해 보는 것이 좋다”며 “기저질환자들은 코로나19의 전염을 줄이기 위해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서 지내는 것이 필요하지만, 평소에 하던 운동을 전면 중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스트레칭이나 가벼운 운동은 오랜 실내 생활로 인한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만성 질환을 잘 조절하는 일석 이조의 면역력 강화 방법이다. 비타민이 풍부한 야채와 과일과 함께 균형 잡힌 식사를 한 뒤, 따뜻한 봄볕을 쬐면서 하는 가벼운 운동은 코로나 19로 한껏 움츠러든 우리를 든든히 지켜주는 면역 지킴이가 될 것이다.
동서고금을 불문하고 사람들은 왜 술을 즐겨 마시는 걸까? 알코올 성분이 있어 마시면 취하는 음료의 총칭이 술이다. 축배(祝杯)는 축하를 위한 술잔이다. 모두가 잔을 들고 ‘건배!’, ‘브라보!’, ‘위하여!’ 등 구호를 외친다. 특히 연말연시 모임에 참석하면 축배의 노래와 별별 외침이 가득하다.
술 하면 아일랜드 시인 윌리엄 예이츠의 시 ‘술의 노래’가 떠오른다.
술은 입으로 들어오고
사랑은 눈으로 들어오네
그것은 우리가 늙어서 죽기 전에
알게 될 진실은 그것뿐.
잔 들어 입에 가져가며
그대 보고 한숨짓네.
정철 송강의 장진주사(將進酒辭) 중 한 수도 음미해본다.
한 잔 먹세 그려 또 한 잔 먹세 그려 꽃 꺾어 산(算) 놓고 무진무진 먹세 그려
예나 지금이나 이백, 두보를 비롯해 시인, 묵객, 영웅호걸 등 모두 술을 좋아하고 예찬을 했다. 바이런은 인생의 으뜸가는 것을 만취(滿醉)라 했다. 나도 말술은 아니지만, 친구들과 술 마시는 걸 꽤 좋아한다. 하지만 술은 과하면 실수가 꼭 따르게 마련이다. 절제만이 최선책이다. 술을 절제해서 마시는 사람은 멋이 있고 아름다운 향기가 난다.
유대인의 전설에 의하면, 술의 역사는 포도주로부터 시작됐다고 전해진다. 이 오묘한 음료를 처음 마실 때는 양같이 온순하나 조금 더 마시면 사나워지고, 더 마시면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한다. 또 심하게 마시면 토하거나 추한 행동 등을 하게 된다.
내가 참여하는 친목 모임은 회의와 토론이 끝나면 식사를 하며 한잔 술을 곁들인다. 그런데 술을 많이 마신 회원이 2차, 3차 계속 가자 하고 술주정까지 해서 분위기를 흐려놓는 일이 더러 있다. 몇몇 회원은 그게 싫어서 말없이 자리를 뜨기도 한다. 충고를 해도 술주정꾼의 버릇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급기야 회원 자격 박탈 논의를 하기도 했다.
‘법화경’에는 “사람이 술을 마시고, 술이 술을 마시며, 마침내 술이 사람을 마신다”는 내용이 있다. 탈무드에도 “술이 머리로 들어가면 비밀이 밖으로 새어 나온다”, “권하는 사람들의 예의가 바르면 어떤 술이든 맛있는 법이다”라는 조언이 있다. 술을 마실 때도 그렇지만 술을 권할 때도 품격이 있어야 한다.
매년 연말연시면 전화통이 분주하다. 나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금주는 못해도 절주(節酒)라도 해볼 방법을 궁리해본다. 그러나 쉽지 않다. 한 친구는 술 깨는 좋은 방법이 있다면서 알려줬다. 바로 해정주(解酲酒, 해장주의 원말)다. 한번 시도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