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샘비대증 “50대 이후 관리가 관건”

입력 2025-09-24 07:00

소변 줄기 약해지면 의심

(어도비 스톡)
(어도비 스톡)

60대 김 씨는 최근 소변이 시원하게 나오지 않아 고통을 겪고 있다. 하지만 민망함 때문에 병원 방문은 주저한다. 김 씨는 중장년 남성에게 흔히 나타나는 질환인 ‘전립샘비대증(구 전립선비대증)’을 앓고 있다. 나이가 들면서 전립샘이 커져 요도를 압박해 발생하는 배뇨장애로, 일상 속 불편함과 삶의 질 저하를 초래한다. 전립샘비대증에 관한 궁금증을 여정균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와 함께 풀어봤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3년 전립샘비대증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약 153만 명이며, 이 가운데 50대 이상이 93.6%를 차지한다.

왜 중장년 환자가 많을까. 전립샘은 방광 입구에 붙어 요도를 둘러싸고 있는 장기로, 정액을 요도로 내보내기에 최적화된 위치에 있다. 그러나 나이 들면서 요도 주변 전립샘 조직이 커지면 내부 압력이 증가해 소변 길을 압박한다. 이로 인해 소변 줄기가 약해지거나 중단되는 등 배뇨장애가 나타난다.

여정균 교수는 “노화로 인한 세포 증식의 불균형, 남성 호르몬, 성장인자, 염증, 유전적 요인 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전립샘이 커진다”며 “고령화로 최근 5년간 전립샘비대증 환자가 16% 늘었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전립샘의 크기와 하부요로증상(소변 저장·배출과 관련된 모든 증상)의 정도를 확인해 치료 필요성을 판단한다”고 전했다.

Q. 전립샘비대증의 주요 증상은 무엇인가요?

초기에는 소변 줄기가 약해지고 가늘어지며, 증상이 진행되면 끊김이 잦고 배에 힘을 줘야 배뇨가 가능합니다. 장기간 지속되면 방광 기능이 불안정해져 잦은 배뇨·요실금으로 이어집니다. 심하면 방광기능부전(요폐, 소변이 전혀 배출되지 않는 상태)이 발생해 소변줄을 착용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전립샘이 크지 않은데 하부요로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대부분 노화로 인한 방광 불안정이나 방광 수축력 저하 때문입니다. 이와 전립샘비대증으로 인한 하부요로증상을 구분하기는 어려워 초음파검사와 요속·잔뇨 검사, 필요할 경우 방광 기능 검사를 진행합니다.

Q. 조기 발견이 가능한가요?

50대 이상부터 전립샘 검사를 권합니다. 하부요로증상이 있다면 연령과 관계없이 확인이 필요합니다. 전립샘 초음파 검사는 건강보험 적용으로 연 1회, 10분 이내에 가능하며, 전립샘 크기와 증상 점수를 평가해 치료 여부를 결정합니다. 또 50대 이후에는 전립샘암 위험도 높아져 PSA 검사(전립샘 특이항원 혈액검사)로 가능성을 확인하고, 필요할 경우 조직검사를 진행합니다.

Q. 어떤 합병증이 우려되나요? 전립샘암과의 연관성도 궁금합니다.

증상이 나타나는데 치료를 받지 않으면, 앞서 언급했듯 요실금이나 요폐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심하면 신장에도 압력이 가해져 신장 기능 저하를 초래합니다. 소변이 남아 방광결석, 신장결석, 요로감염 등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전립샘은 외부 조직(주변 구역)과 요도를 직접 둘러싸는 내부 조직(중심 구역, 이행 구역)으로 나뉩니다. 전립샘암은 외부 조직, 전립샘비대증은 이행 구역에서 발생해 비대증이 암으로 진행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증상만으로는 구분이 어려워 정기 검사를 통해 감별해야 합니다.

Q. 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하부요로증상 정도에 따라 약물치료를 기본으로 합니다. 소변 배출에 문제가 있으면 전립샘 요도근을 이완시키는 약물을 이용합니다. 전립샘 크기가 큰 경우에는 전립샘 내 남성 호르몬을 억제하는 약물이 필요합니다. 소변을 자주 보거나 참기 어려운 경우에는 방광근 이완제를 병행합니다. 약물치료로 호전이 없으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합니다.

Q. 영양제로 치료가 가능하다는 일부 광고는 사실인가요?

가장 널리 쓰이는 영양제는 쏘팔메토입니다. 그 외에도 옥타코사놀, 라이코펜, 아연, 비타민 D 등이 있습니다. 건강기능식품으로 일부 호전을 보이기도 하지만, 임상시험에서는 약물만큼의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영양제를 선택한다면 가장 많이 연구된 쏘팔메토가 무난하나 효과가 없을 경우 병원에서 상담을 받고 입증된 약물치료로 전환하는 것이 좋습니다.

Q. 리줌(Rezum) 시술은 무엇이며, 고령 환자에게 왜 효과적인가요?

리줌 시술은 내시경을 통해 전립샘비대 조직에 103℃의 수증기를 주입해 단백질을 괴사시키고, 부피를 줄여 요도 압박을 완화하는 치료입니다. 국소마취로 가능해 고령자나 전신마취가 어려운 환자, 약물치료를 중단하고 싶은 경우에 적합합니다.

시술 후 역행성 사정이 드물다는 장점이 있지만, 한 달가량 염증·혈뇨 등 불편이 있을 수 있고 큰 전립샘에는 효과가 떨어집니다. 현재 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비용 부담도 있습니다.

Q. 전립샘비대증 예방을 위한 생활 습관은 무엇인가요?

비만, 서구화된 식습관, 불규칙한 생활, 스트레스는 전립샘비대증 위험을 높입니다. 소변이 잦거나 참기 어려운 경우 카페인·알코올은 증상을 악화시키므로 절주·디카페인 음료가 좋습니다. 규칙적인 운동으로 체중을 관리하고 스트레스를 줄이면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도움말 여정균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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