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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겹겹이 쌓인 도시의 시간을 걷고, 읽고, 쓰다
- 맨홀 뚜껑, 지나가는 사람, 카페, 빌딩, 심지어는 도시의 냄새에도 정보가 있다. 그 정보를 읽으며 기록하는 사람이 있다. 도시문헌학자 김시덕 박사의 이야기다. “덕기성취(德器成就) 지능계발(智能啓發), 배재학당의 교육 이념과 이 건물이 세워진 해를 알 수 있죠.” 배재학당의 머릿돌을 짚으며 김시덕 박사가 말했다. 배재학당을 지나 시청 공원까지 함께 걸으며 그는 주요 건물들의 역사, 도로 이면에 감춰진 이야기를 줄줄 읊었다. “구시청은 일제강점기에 총독부 건물을 짓고 남은 목재로 지은 거예요. 서울시 의회 건물은 옛날 경성부민관이라고 해서 경성부의 시민회관으로 쓰였던 건물이고요. 최근 숨겨져 있던 머릿돌이 발견돼 화제가 됐죠. 구시청처럼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건물 머릿돌에는 일본인 이름이 적혀 있어서 대부분 누군가 부숴버렸기 때문에 없는 경우가 많거든요.” 김 박사에게 도시는 그 자체로 읽을거리가 된다. 우리가 책을 읽듯 그는 도시를 읽는다. 그는 간판, 문화주택, 시민 예술, 화분과 장독대, 공동주택, 아파트, 철도, 버스 정류장, 상업시설, 공공시설 등 도시를 구성하는 모든 것에 정보가 담겨 있다 말한다. 도시문헌학자로서 도시를 읽고 기록하는 것, 그가 하는 일이다. 시층, 3문화 광장, 도시 화석 문헌학이 무엇인지 묻자 김 박사는 명함을 보여줬다. 영어, 한자, 한글, 숫자까지 네 개의 언어가 섞여 있고, 무게는 몇 그램이고, 어떤 종이를 썼고, 글자 간 간격은 어떠한지, 글씨체는 무엇인지 살펴보고 해석하는 일이 문헌학이라고 했다. 이 방법을 도시에 적용한 것이 도시문헌학이다. “여기도 3문화 광장이네요. 조선시대에 지어진 배재학당, 1950~60년대에 이곳이 오피스 중심지였다는 걸 보여주는 저 건물, 현대에 지어진 빌딩이 있으니까요. 이렇게 세 가지 시대의 흔적이 섞여 보이는 걸 저는 시층(時層)이라고 해요.” 창밖을 내다보며 그가 말했다. 김시덕 박사와 인터뷰하기 위해 자리 잡은 카페는 17층에 위치해 시청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곳이었다. 그는 숨 쉬듯 자연스럽게 도시를 읽고 있었다. 도시문헌학자란 이처럼 도시를 관찰하고 해석하고 사회상까지 분석한다. “사람들이 일제강점기나 독재 시대의 역사를 건너뛰고 도시를 봐요. 저는 개항 이후 100년의 역사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구미, 부산, 광주 등 대부분의 현대 핵심 도시들이 최근 100년 사이에 만들어졌거든요. 그런데 사람들은 불편하다는 이유로 그 시간을 빼고 이야기하려고 하죠. 그러니 앞뒤가 안 맞는 해석들이 나옵니다.” 도시를 읽으려면 시대에 대한 이해는 필수다. 그는 도시를 볼 때 시층, 3문화 광장, 도시 화석, 크게 세 가지 개념 도구를 사용한다. 그가 말하는 시층은 한 장소에 축적된 시간의 층을 말한다. 강남은 현대에 개발된 지역이어서 조선시대나 식민지 시대가 없고 초기 1960년대, 1980년대, 1990년대의 시층을 관찰할 수 있다. 3문화 광장은 멕시코시티의 3문화 광장(아스텍 유적, 16세기 산티아고 성당, 현대 외무부 건물이 공존하는 곳)에서 가져온 개념이다. 우리나라 역사 특성상 동대문처럼 조선 후기, 일제강점기, 근대, 현대 등 다양한 시점에 지어진 건물들이 한 번에 보이는 곳이 꽤 있다. 도시 화석은 배재학당처럼 도시의 옛 흔적을 간직한 것을 말한다. 그의 도시 기록서인 ‘문헌학자의 현대 한국 답사기 1’에서는 버스 정류장도 도시 화석이라고 말한다. 김시덕 박사는 일본 문학 중 전쟁사를 전공했는데, 그래서인지 그의 답사기에는 늘 국제 정세가 함께 언급된다. 마치 지난 100년을 없는 셈 치는 것처럼 사람들은 북한의 위협이 없다는 전제로 도시를 본다. 하지만 그는 일산신도시와 분당신도시의 집값이 두 배 차이 나는 이유를 볼 때 북한의 위협을 빼놓고 말할 수 없다고 했다. 김 박사는 국제 정세가 한국 도시의 운명을 결정해왔다 말한다. 답사는 본능 같은 것 김시덕 박사가 본격적으로 답사를 시작한 건 2017년이다. 답사를 즐기게 된 계기를 묻자 “본능”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어릴 때부터 도시 걷는 걸 좋아했다고. 답사의 기본은 대중교통이다. “한국 도시는 차 위주로 만든 도시가 아니거든요. 걸어야 한다는 전제로 만든 도시예요. 마음에 드는 아파트가 있다면 주변 버스 정류장 두 정거장 전쯤부터 걸어봐야 해요. 그래야 길의 높낮이도 보고, 사람들 유동량도 보고, 주변 공장이나 축사 냄새도 맡죠. 대부분의 지방 도시는 100년 전에 만든 신작로라는 길을 중심으로 면사무소나 시청이 놓여 있어요. 그런데 차로 고속도로만 타고 돌아다니면 옛 사람들이 다니며 만들어진, 오랜 시간 쌓여온 도시의 구조를 하나도 보지 않고 통과해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부동산을 사기 전 지역 탐방하는 걸 뜻하는 ‘임장’을 할 때도 사고자 하는 부동산 주변을 꼭 걸어봐야 한다. 그러니까 아파트든 상가든 뭔가를 사고자 한다면 도시의 맥락을 함께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요즘은 인터넷이 잘 되어 있어 원하는 단어를 포털에서 검색하면 뜻이 바로 나오지만, 종이 사전으로 단어를 찾으면 앞뒤 단어도 함께 보여 맥락까지 이해하게 된다. 검색이 편리하듯 차를 타면 편하지만 월요일 출퇴근 시간대의 도시 냄새나 교통량 등을 알지 못할 테고, 그렇게 부동산을 구매하면 후회할 일이 생긴다. 도시의 맥락은 도로 안내판, 머릿돌, 간판에도 있다. 최근 김 박사는 공장지대나 택지 개발 예정지인 농산어촌을 둘러보고 있다. 앞으로 사라질 것들의 맥락을 기록해두기 위해서다. “을지로에서 간판 떼어서 보존하는 사업을 하고 있는데요. 사실 그 순간 맥락이 없어져요. 박물관에 전시된 문화재들은 대부분 도굴된 겁니다. 이건 고고학에서 쓰는 개념인데요. 예를 들어 금동향로가 있는데 그게 백제시대에 만들어졌다는 출처를 모르면 가치가 달라져요. 누가, 언제, 왜 만들었는가가 많은 정보를 담고 있거든요. 마치 책을 볼 때 글자만 읽는 것과 책의 질감, 무게, 잉크 종류 등을 보는 것의 정보량이 다른 것과 같죠. 도시도 마찬가지예요. 간판을 떼어두면 왜 만들어졌는지, 누가 사용했는지, 어떤 사진이 같이 걸려 있었는지 등의 정보가 사라지기 때문에 원래 가진 정보의 10분의 1밖에 볼 수 없죠. 그래서 현장에 남아 있을 때 보려고 합니다.” 3대 메가시티와 6개 소권역 김시덕 박사는 ‘서울 선언’을 비롯해 ‘갈등 도시’, ‘대서울의 길’ 등 ‘서울 선언’ 시리즈와 ‘우리는 어디서 살아야 하는가’ 등을 집필했다. 가장 최근에 낸 ‘한국 도시의 미래’에서는 3대 메가시티와 6개 소권역을 주요 지역으로 나누었다. 그에게 향후 9개 권역으로 도시를 나눠 미래를 전망한 이유를 묻자 “관찰 결과 보고일 뿐”이라고 답했다. “그래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관찰된다는 말에 가깝습니다. 대중교통 답사를 하다 보면 교통망에 따라 사람들의 움직임이 보이거든요. 제가 대서울권이라는 말을 쓰는데 예를 들어 춘천, 원주, 홍성에 사는 사람들이 전부 서울로 직행하는 건 아니에요. 주변 지역으로 이동하는데, 마치 체인처럼 연결되는 거죠. 그 체인이 어디까지 이어지는지를 봤습니다.” 그러면서 김 박사는 각 지방자치단체의 ‘도시기본계획’ 읽는 법을 꼭 숙지하길 당부했다. 도시기본계획은 지자체에서 향후 어디를 어떻게 개발할 것이라는 의지를 보여주는 발표다. 실제로 개발까지 이어지지 않더라도 어떤 발표를 했는지 알아두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 지난해 발표한 서울 도시기본계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35층 고도제한 완화’라는 화두였다. 다만 기본계획을 볼 때는 반드시 연도별 계획을 비교해서 봐야 한다. “각 지역에 시사, 구지, 군지 등 지역 역사책이 있어요. 서울시사, 강동구지 같은 거죠. 시장이 바뀌거나 하면 책을 새로 내는데, 정파에 따라 있던 내용을 빼거나 더하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꼭 이전 책과 새로 나온 책 두 개를 같이 봐야 해요. 도시기본계획도 그래요. 예를 들면 하남도시기본계획2020과 2040을 같이 보라는 거죠.” 과거와 현재, 한국과 일본, 서울과 부산 등 분석에서 비교는 필수다. 부산은 서울이 부산 인구를 다 빼앗아 간다고 하지만, 부산은 울산의 인구를 빼앗아 온다. 어떤 지역과 비교하느냐에 따라 관점이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이다. 더불어 각 지역의 정치를 담당하는 지역구 의원이나 국회의원의 공약에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 없는지도 알 수 있다. “요즘 운하의 도시라고 하면 송도나 김포를 떠올리는데요. 원래 운하도시를 지향한 건 부천이었습니다. 부천 중동신도시를 1989년에 분할하려고 했고, 도시기본계획에 그 내용이 담겨 있었죠. 그런데 무산되면서 다음 기본계획에는 그 내용이 빠졌거든요. 앞선 도시기본계획만 보고 부천이 운하도시가 되겠다고 생각해 집을 샀던 사람들이 ‘사기를 당했다’며 소송을 거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어요. 비교 분석을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또 최근에는 내륙지역인 부천에 항구를 만들겠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해요. 만약 누군가 이런 공약을 냈다면 과거 도시기본계획에 있었지만 사라진 내용이 다시 나온 거예요. 운하도시가 취소된 배경을 알고 있다면 부천에 항구 만드는 일이 허황되다는 걸 알 수 있겠죠?” 한국 도시를 기록하며 그의 도시 연구는 서울·경기와 그 외 전국 지역으로 나뉜다. 아무래도 서울·경기권에 사람이 많다 보니 이 지역에 대한 분석 요청이 많다. 그는 답사하며 기록한 내용을 다양한 방법으로 대중에게 전하고 있다. ‘삼프로TV_경제의 신과 함께’ 채널에서는 ‘김시덕 박사의 도시야사’를 연재하고 있으며, 개인 유튜브 채널 ‘도시문헌학자 김시덕’에서는 답사하면서 관찰한 장소를 하루에 하나씩 올린다. 강릉의 안목해변이 아닌 화력발전소, 광양의 제철소가 아닌 농촌, 서울 1호선에 있는 머릿돌, 한강신도시 개발 예정지에서 본 벌판 등이 그가 올리는 영상의 주제다. ‘서울 선언’ 시리즈와 같은 답사·임장 책도 꾸준히 내고 있다. 지난달에는 ‘서울 선언’ 시리즈의 4편이 될 책을 탈고했다. ‘서울 선언’ 시리즈는 국제도서전에 출품할 예정이다. 더불어 1980년대에 나온 ‘한국의 발견’ 시리즈처럼 그만의 답사 책 시리즈를 만들고자 하는데, 향후 5~10년은 더 걸릴 거라고 봤다. 김 박사는 “현재의 1년은 과거 100년과 같다”며 “바뀌는 도시를 꾸준히 점검하고 업데이트 할 것”이라 말했다. 그러니 그의 답사는 걸을 수 있는 한 계속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김시덕 박사는 당부의 말을 남겼다. “누가 좋다고 해서 샀는데 집값이 떨어진다는 하소연을 많이 들어요. 반드시 지역에 가셔서 버스 한 정류장이라도 걸어보시고, 근처 카페에 앉아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부동산 시장의 ‘카더라’보다 정확할 겁니다.”
- 2024-05-09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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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도시 영종과 여행의 아이콘 김찬삼
- 지구 서른 바퀴 넘는 길을 돈다. 우리나라 최초의 세계여행가 김찬삼은 ‘동양의 마르코 폴로’라 불릴 만큼 한국 해외여행의 선구자라고 일컫는다. 1958년부터 시작한 세계여행으로 그의 발걸음이 닿은 곳은 160여 개국 1000여 개 도시에 이른다. 당시는 해외에 나가는 것이 어려웠던 때일 뿐 아니라 세계여행이란 말조차 생소하던 시절인 걸 생각하면 가히 혁명적이기까지 하다. 예나 지금이나 두말이 필요 없는 독보적인 여행의 아이콘이다. 하늘도시 영종에 그가 있다. 여신(旅神)이 내게 있어 내게 무슨 특혜를 베풀어준 것은 아니지만 매양 새로운 것을 보는 기쁨이 둘도 없는 힘이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이런 수난은 인간 수업에 있어서 고귀한 경험들이었습니다. -김찬삼의 ‘끝없는 여로’ 18쪽 세계의 나그네 김찬삼을 기억하다 여행가 김찬삼 교수(1926~2003)는 인천인이며 세계인이다. 황해도에서 태어났지만 본적인 인천시 중구에서 성장하고 생을 마쳤다.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후 고등학교 지리 교사와 대학에서 지리학과 교수를 지내면서 “직접 눈으로 보지 못한 것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것은 죽은 지식”이라며 세계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자 하는 열망을 키웠다고 한다. 이렇게 시작된 김찬삼 교수의 여행 이야기를 인천의 하늘도시 영종에서 만날 수 있다. 바다와 공원이 어우러진 영종역사관은 봄을 코앞에 둔 계절에 여행가의 기획전시를 보여주는 중이다. 영종역사관 3층에서 열리는 ‘세계의 나그네 김찬삼 특별기획전’은 3부로 나뉘어 전시된다. 1부는 ‘세계를 꿈꾸다’ 편으로 김찬삼 교수가 세계인의 꿈을 키웠던 인천에서의 성장 과정을 담았다. 학자와 저술가로서의 면모와 여행가로서 세계를 향한 도전 정신이 피부로 느껴진다. 2부는 ‘한국 최초의 세계여행가’ 편. 세계여행의 경로와 여정이 담긴 기록들을 귀한 자료들과 함께 소개했다. 세계일주의 첫 여행지 알래스카를 시작으로 40여 년 동안의 여행 이야기가 펼쳐진다. 3부는 ‘만인의 스승 김찬삼’으로 세계의 현장을 바탕으로 교육자로서 직접 보고 느낀 여정을 보여준다. 또한 그가 성장해온 인천과 후반기의 안식처였던 영종과 영종인으로서의 인연을 조명했다. 전시품 중 김 교수와 늘 함께했던 낡은 배낭과 모자와 신발은 특히 보는 이들에게 여행을 향한 강한 전율을 느끼게 한다. 마르코 폴로와 슈바이처를 사랑한 그는 여정 중에 슈바이처 박사도 만났다. 여행 중 굶주리다시피 해도 무한한 힘이 솟구치는 것은 매양 새로운 나라 사람들과 자연을 보는 기쁨이 둘도 없는 영양제가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당시 출간되었던 책과 포스터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하다. 카메라와 낡은 지도, 꼼꼼히 기록한 여행일지와 수만 장의 슬라이드 필름. 그중에 세계를 돌아다니며 몰았던 빨간색 딱정벌레차도 인상적이다. 1970년 독일 여행 중 독일인 친구에게 선물받았다는 폭스바겐이다. 또한 지도가방은 지도를 고정하는 형태의 캔버스 가방으로, 아크릴 덮개가 있어 비나 눈이 오는 경우에도 지도를 확인할 수 있다. 여행가에게 지도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1960년대 중남미와 아프리카 여행 전에 친구에게 맡긴 유서는 여행가로서, 가장으로서 진중하다. “내 목적을 위해서는 어떠한 고난도 기쁘게 받으련다. 설령 내가 무슨 사고로 죽더라도 서러워 말고, 운명이라고 체념하고 부모에게 위로하여 줄 것이며 애들의 교육을 잘 부탁한다.” 그는 말한다. “나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인간 수업에 있어 여행처럼 좋은 것은 없다고 보인다. 세계 언어는 2000여 종, 이를 다 배우는 것보다는 소박하고 어진 미소가 무엇보다도 고귀한 것이 아닐까.” 전시장의 모든 사진마다 밝은 얼굴로 환하게 웃는 김찬삼 교수는 진정 세계의 나그네였다. (전시 기간 5월 31일까지) 하늘도시 영종과 김찬삼 우리에게 영종도는 듣기만 해도 먼 곳을 향한 그리움으로 짜릿해지는 곳이다. 그곳 어디쯤에서든 머리 위로 비행기가 날고 여행의 열망이 솟구친다. 그 옛날부터 영종도는 공항터가 될 곳이 아니었을까 하는 이야기가 있다. 기록에 따르면 영종도의 옛 이름은 자연도(紫燕島)였다. 섬에 제비가 많이 날아 붙여진, 문자 그대로 자줏빛 제비섬이다. 제비는 그렇다 치고 자줏빛은 해 저무는 영종섬의 붉다 못해 자줏빛이었던 하늘을 말함이라. 일몰에 물든 자줏빛 제비의 모습으로 명명된 자연도라 하니, 옛사람들의 지명 정하기의 기지와 운치는 멋스럽기 그지없다. 영종 또한 긴 마루를 가진 섬이란 뜻으로, 오늘날 활주로가 펼쳐진 공항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아무튼 현재 그곳엔 몇 분 간격으로 비행기가 뜨고 내린다. 영종도는 김찬삼 교수에게 특별한 곳이다. 세계여행가 김찬삼 교수의 여행 책은 당시 손꼽히는 베스트셀러였다. 그 시절 웬만한 집의 책꽂이에는 김찬삼의 세계여행 전집이 있었다. 인천인인 그는 책의 인세로 영종도 구읍나루터 인근 바다 언덕에 공간을 마련했다. 이곳에서 휴식을 하고 여행 원고 집필에 몰두했다. 또한 여행문화원과 여행도서관을 개관하기에 이른다. 더 많은 이들에게 세계여행의 꿈과 희망을 불어넣어 주고픈 마음이었다. 하지만 영종국제도시가 생기면서 터를 잃고 말았다. 아이러니하게도 부근에 세계로 통하는 첫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이 자리 잡았고 이곳에 영종역사관이 들어섰다. 영종역사관 밖으로 영종역사관은 영종도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알리기 위한 공간이다. 실내는 물론이고 외부에서 유적과 유물을 만나볼 수 있는 전통정원이 앞마당이다. 정원을 몇 걸음 거닐다 보면 숲을 이룬 메타세쿼이아가 빽빽하다. 영종진공원은 운요호 사건이 일어난 곳이다. 일본의 급습으로 마을이 불바다가 되었던 아픔의 장소이기도 하다. 이곳에 역사적 상징물인 전몰영령추모비와 태평루라는 누각을 설치해서 아픈 역사를 기억하는 메모리얼 정원으로 조성했다. 바다 옆으로 난 영종둘레길을 따라 건강백년길, 치유하늘길, 힐링바닷길의 산책 코스 또한 자연스럽다. 영종역사관을 둘러싼 시사이드파크는 영종하늘도시 인근의 공원으로 8㎞의 해변공원이 일품이다. 해변길을 따라 조성된 왕복 5.6㎞의 레일바이크도 신나고, 캠핑장과 하늘구름광장, 스카이데크 등을 두루 갖추고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저녁 무렵이면 갯벌 풍경과 어우러지는 일몰이 신비롭다. 인천의 작은 올레길 예단포둘레길 영종도의 예단포항 둘레길은 작은 올레길이라 할 만큼 예쁘다. 기왕 영종도에 갔다면 한 번쯤 가볍게 걸어보는 것도 좋다. 선착장에 주차하고 출발하면 입구의 대나무숲과 잠깐 쉴 수 있는 정자를 만난다. 언덕을 오르면 눈앞에 바다가 보이기 시작한다. 물이 빠졌을 때는 갯벌이 진득하다. 길 옆으로 손톱만 한 야생화가 반짝이고, 오래된 나무가 여름이면 울창한 숲을 이룬다. 바다와 산이 공존하는 시원한 풍경으로 가슴이 탁 트인다. 왕복 30분 정도 길이어서 가뿐히 걸어보기를 추천한다. 영종도의 해변과 공항전망대 서해에 왔으면 바다를 따라 한 바퀴 달려보자. 마시안해변과 선녀바위해수욕장, 을왕리해수욕장과 왕산해변이 멀지 않은 간격으로 이어져 있으니 시원하게 돌아보면 된다. 해변가 주변으로 출렁다리와 숲도 있어서 시간이 여유롭다면 차분히 숲길을 걸어보는 맛도 운치 있다. 영종도 나들이길에 이착륙하는 비행기들을 가까이서 바라볼 수 있다면 좋을 듯하다. 공항 서쪽 오성산 자락에 인천공항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의 해발고도는 172m지만 막상 올라보면 높은 느낌은 아니다. 오성산과 공항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고, 활주로에서 이착륙하는 비행기들을 눈앞에서 볼 수 있다. 발아래로 공항철도가 지나가는 풍경은 덤이다.
- 2024-04-26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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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령화로 일손 없어 日기업 줄줄이 도산… “외국인 근로자에 사활”
- 2023년 인력 부족을 이유로 기업들이 도산하고, 종업원이 없어 단축 영업을 하거나 임시 휴업하는 음식점도 생겨났다. 일본에 체류 중인 외국인 노동자가 역대 최고 수치를 기록했음에도, 여전히 일본은 일손이 부족하다. 게다가 신흥국 경제성장으로 일본의 일자리 매력도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올해 4월 1일부터 일본 물류업계 운전자의 근무시간이 제한된다. ‘배송 기사의 근로시간은 다른 산업에 비해 20% 긴 반면 수입은 20% 적다’는 문제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 배경에는 운전자의 고령화, 만성적인 인력 부족, 장시간 노동의 장기화,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물류량 등 다양한 문제가 얽혀 있다. 이와 관련해 ‘2024년 문제’라는 용어가 등장할 정도로 일본 내에서는 저출산 고령화 시대의 물류업계 인력 부족과 업무 방식 개혁이 큰 이슈가 됐다. 인력 부족해 문 닫는 기업들 운전자 부족은 물류업계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일본 시장조사 업체 제국데이터뱅크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에 인력 부족을 이유로 문 닫은 기업은 110개사가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전해 같은 기간보다 80.3% 증가한 수치로, 2013년 해당 데이터를 집계한 이후 처음으로 100건을 넘어섰다. 멘주 도시히로(毛受敏浩) 일본국제교류센터 집행이사는 NHK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인구가 연간 80만 명 이상 감소하고 있어, 노동자 확보가 모든 산업에서 사활을 건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멘주 이사의 우려처럼 앞으로 일본의 노동력은 더 부족해질 전망이다. 일본 싱크탱크 리크루트웍스 연구소에 따르면, 2040년 일본의 노동인구는 약 1100만 명 모자랄 예정이다. 특히 교통과 건설 등의 분야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택시업계 운전자 평균 연령은 2022년 기준 58.3세로 고령 인력이 대부분이다. 버스 역시 고령화로 운전자가 부족해 버스 노선이 사라지거나, 버스 업체가 문을 닫기도 했다. 일본버스협회는 2030년이면 일본 전역에 버스 운전기사가 9만 3000명으로 줄어 3만 6000명 정도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다. 젊은이들이 기피하는 건설업도 마찬가지다. 총무성에 따르면 건설업 종사자는 1997년 685만 명에서 2022년 479만 명으로 30% 이상 줄었다. 그런 데다 고령화로 55세 이상 노동자가 36%에 달해 앞으로 노동인력은 더욱 감소할 전망이다. 외국인 노동자 더 받겠다지만 일본 정부는 대안으로 외국인 노동자가 물류나 교통업계에 취직할 수 있도록 비자제도를 점검하기로 했다. 최장 5년 동안 외국인의 취업 체류를 허가하는 ‘특정기능 1호’ 대상이 되는 12개 업종에 자동차 운송, 철도, 임업, 목재산업 4개 분야를 추가하기로 했다. 앞으로 버스·택시·트럭 운전사, 철도 역무원·차장, 슈퍼마켓 내 반찬 조리 직종 등에도 외국인 인력이 유입될 전망이다. 또한 특정기능 체류 자격을 허가하는 인원도 늘릴 것을 제안했다. 3월 19일 일본 정부는 향후 5년간 특정기능 수용 전망 인원으로 최대 82만 명을 제시했다. 2019년 특정기능 1호 제도를 처음 도입할 때 제시한 34만 5000명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특정기능 체류 자격은 간호, 건물 청소, 건설, 자동차 정비, 숙박, 농업, 어업, 외식 등의 일자리 시장을 외국인에게 개방하면서 만든 제도다. 수용 인원은 5년 단위로 정한다. 비숙련 노동자의 취업을 허가하는 기술실습제도를 대체하는 ‘육성취업’제도도 새롭게 도입할 예정이다. 현재 기술실습제도는 전직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데, 육성취업제도에는 인재를 육성하고, 전직을 인정하며, 지방의 인재 확보를 목적으로 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 제도로 비숙련 외국인 노동자를 유입시킨 뒤 특정기능 1호 비자를 받을 수 있도록 연결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부족한 일손을 채우려는 일본 정부의 노력에 따라 일본 내 외국인 노동자는 꾸준히 늘었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2023년 일본의 외국인 근로자 수는 204만 명을 넘어섰다. 2008년에는 49만 명에 불과했던 외국인 근로자가 15년 만에 네 배로 늘어난 셈이다. 외국인 고용 신고를 의무화한 2007년 이후 최고치라지만 인력난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국제협력기구는 일본 정부가 제시한 경제성장 목표를 달성하려면 2040년 기준 외국인 노동자가 지금보다 500만 명 더 늘어야 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외국인 근로자에게 일본이라는 일자리 시장의 매력은 점차 낮아지는 모양새다. 일본의 외국인 근로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나라는 베트남이다. 인력이 부족한 간호, 건설의 경우 베트남 자국에서 일할 때 받을 수 있는 임금과 일본에서 받는 임금의 격차가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엔화 가치 하락으로 실질임금이 낮아진 데다 물가까지 고려하면 일본에 살면서 일할 이유가 더 이상 없다고 지적한다. 세금이 높은 점도 외국인 근로자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 평균 임금은 일본인의 75%지만 소득세율은 10%에 달한다. 일본경제연구센터는 “2032년이면 베트남의 현지 급여 수준이 일본의 50%를 넘을 것”이라며 “동남아 외국인 근로자들은 더 이상 일본으로 일하러 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2024-04-2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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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피에 미(美)쳐 조연을 자처한, 명장 박이추
- 가만히 서 있는 듯하지만, 그의 손과 눈과 귀는 바삐 움직인다. 손목으로 주전자를 돌리며 커피를 내리고, 필터로 빠져나오는 커피 방울을 눈이 빠지게 지켜본다. 방울이 컵에 또르르 떨어져 쌓이는 소리를 듣는다. 박이추(74) 명장은 지금 커피와 대화 중이다. 커피 생각에 하루 24시간이 모자란다는 그는 가끔 꿈에서도 커피를 만난다. “이런 제가 비정상이라거나 미쳤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죠. 그런데 미치지 않으면 맛있는 커피는 세상에 나올 수 없습니다.” 강원도 강릉시 사천면 ‘보헤미안박이추커피공장’에서 커피업계의 큰어른 박이추 명장을 만났다. ‘바리스타 1세대’ 1서 3박(서정달·박원준·박상홍·박이추) 가운데 유일하게 현업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국내에 드립커피 대중화를 이뤄낸 인물이다. 박 명장은 어른이라는 표현에 손사래를 치며 “바리스타 1세대로 불리는데, 짐을 메고 있는 기분이 든다. 부담이 아닌 숙제를 안고 매일매일 살아가는 것 같다”라고 생각을 전했다. 박이추 명장은 매주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본점에 출근한다.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쉬는 까닭은 손목과 팔을 우려해서다. 하루에 300잔의 커피를 만든 적도 있다는 그는 현재도 하루 100여 잔을 손님에게 대접한다. 바리스타로 일한 지 40년이 되어가는데, 그동안 얼마나 많은 커피가 탄생했을까. 그럼에도 명장은 아직 커피에 대해 다 깨우치지 못했노라고 겸손한 고백을 한다. “몸, 마음, 커피가 하나 될 때 맛있는 커피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커피를 만들 때 어떤 생각을 하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데, 사실 저는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습니다. 그저 맛있는 커피를 만들고자 최선을 다하죠. 그러나 아직 맛있는 커피를 찾지 못한 것 같습니다. 내가 만든 커피가 맛이 없다거나 경지에 다다르지 못했다는 뜻이 아닙니다. 스스로 만족, 납득이 안 된다는 거죠. 그래서 지금도 커피 공부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아니, 앞으로도 계속해야만 하죠. 내가 발전해야 커피 맛도 발전할 수 있으니까요.” 서울, 강릉, 그리고 울진 “커피를 배우지 않았다면 목장을 운영하고 있겠죠?” 갑자기 웬 목장이냐 하겠지만, 박이추 명장의 본래 꿈은 낙농인이었다. 재일교포인 그는 1974년 한국으로 와 경기도 포천에서 2만 5000평의 목장을 일궜다. 이후 경기도 광주, 강원도 원주에서도 소를 키웠지만, 모두 잘 되지 않았다. 그렇게 꿈을 이루지 못한 그는 다시금 도시에 살고 싶어져 일본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앞으로 살아가려면 기술 하나쯤 갖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배운 것이 바로 커피 만드는 방법이다. “외식 산업에 관심을 갖고 여러 가지를 배우다가 우연히 커피를 만났습니다. 그때만 해도 커피에 대한 마음이 지금처럼 크지 않았죠. 커피는 커피콩 수확, 로스팅, 핸드드립으로 내리기까지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저는 그중에서도 커피나무를 볼 때가 가장 좋더라고요. 아무래도 자연을 좋아하나 봅니다. 2018년 라오스에 6000평짜리 커피 농장을 세웠습니다. 보통 3000평에 2000~3000그루를 심는 편입니다. 코로나 후에 못 가봤는데 나무들이 잘 있는지 궁금해서 가보고 싶네요.” 1988년 다시 한국에 돌아온 박이추 명장은 서울 혜화동에 ‘가베 보헤미안’을 열었다. 이후 고려대 인근인 안암동으로 옮겨 10년을 보냈다. 믹스커피가 커피의 전부인 줄 알았던 1990년대. 박이추의 핸드드립 커피는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새롭고 고급스런 커피 맛이 입소문 나면서 카페에는 손님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지금 돌이켜보면 처음 시작했을 때 카페가 잘 됐으면 좋겠다는 희망은 컸지만, 정작 커피 만드는 실력은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그동안 많은 손님을 만났지만, 서울에서 카페 할 때 만난 분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건강이 좋지 않은 분이었는데, 의사가 커피를 마시지 말라고 했는데도 한 달에 한 번은 저를 찾아왔죠. 그 정도로 커피를 좋아하셨기에 커피 내리는 입장에서도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온전히 커피에 집중하고 싶었고, 바다를 보고 싶었던 박이추 명장은 이번에는 강원도로 내려갔다. 강원도 곳곳을 전전하던 그는 2004년 지금의 본점인 카페를 차리며 강릉에 정착했다. 그랬더니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고 싶다며 강릉까지 찾아오는 일이 벌어졌다. 거기에 더해 2009년 강릉 커피축제가 개최되면서 강릉은 현재 커피의 메카가 됐다. 이러한 사연으로 강릉 커피의 원조로 통하는 그는 “저는 그냥 할 일을 열심히 했을 뿐”이라며 겸손해했다. ‘보헤미안박이추커피’는 서울에 두 곳(상암동·여의도), 강릉에 세 군데 있다. 연곡면의 본점, 사천면의 커피공장, 그리고 아버지의 추천으로 커피를 배운 아들 박태철 바리스타가 운영하는 경포점. 이처럼 강릉과 뗄 수 없는 관계인데, 박 명장은 2025년 경상북도 울진군으로 옮겨갈 계획을 갖고 있다. 그곳도 그가 가면 커피로 유명해질지 모를 일이다. “강릉은 제게 특별한 곳이고 축복의 땅이라고 생각합니다. 울진으로 가려는 이유는 강릉이 싫어져서가 아니에요. 서울을 떠나왔던 것과 같은 이유로, 사람이 아닌 커피와 대화하고 싶어서 조용한 곳을 찾아가는 겁니다. 커피와 가까워져야 하니까요. 그런데 내년이면 삼척~ 울진~포항을 잇는 철도가 개통된다고 해서 조금 걱정입니다. 하하.” 행복을 주는 사람 대한민국은 어느새 커피 공화국이 됐다. 시장조사 회사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405잔으로, 전 세계 소비량(152잔) 대비 두 배 이상 높았다. 박이추 명장은 “현대인에게 커피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사람들이 행복해지기 위해서 커피를 마시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 적이 있다”라고 말했다. “커피를 마시면서 휴식을 취하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생각 전환도 됩니다. 커피가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죠. 저는 하루에 커피를 2~3잔 마십니다. 커피 마실 때도 물론 좋지만, 커피 생각을 할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아무래도 사람들에게 맛있는 커피로 행복을 주고 싶어서가 아닐까요? 제가 만든 커피로 누군가 행복해진다면, 그것이 또 행복 아니겠습니까?” 커피 애호가가 늘어나면서 커피 산업이 활성화된 것은 분명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양면이 있듯이, 커피를 돈벌이 수단으로만 보고 업계에 뛰어드는 사람 또한 증가하고 있다. 이는 자신의 손을 거치는 모든 커피에 애정을 쏟는 박이추 명장이 가장 우려를 표하는 지점이다. “제게 커피를 배운 제자들도 커피를 돈으로만 볼 때가 있어요. 정말 가슴 아픈 일이죠. 커피로 돈을 벌려고 하면 어떻게 되나요? 마음이 급해져서 제대로 된 준비도 없이 카페를 열게 되죠. 커피에 대한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무작정 카페를 여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카페 사장이기 이전에 바리스타로서 커피의 마음을 천천히 들여다보고 사랑할 수 있어야 하죠. 저는 사람이 아닌 커피를 위해서 커피를 만듭니다. 그저 주인공인 커피가 빛날 수 있게 도와주는 사람이니까요.” 로봇 바리스타의 등장에 대해 박 명장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커피를 한땀 한땀 장인정신으로 만드는 사람으로서 허무함을 느낄 줄 알았는데, 예상과 다른 반응을 보였다. “AI가 우수하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로봇이 커피를 만드는 시대가 왔다니 신기하다”면서 “맛은 사람만큼 안 날 수 있지만, 일손 해결 등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로봇 바리스타는 기술의 발전으로 이뤄진 일이지만, 커피로 돈을 벌려는 사람은 마음을 잘못 품은 것이기에 그 점을 질책한 것이라 해석된다. 박이추 명장은 커피를 ‘인생의 동반자’라고 표현한다. 커피를 못 만드는 날은 아마도 자신이 세상을 떠나는 날이라고 덤덤하게 말하면서, 앞으로도 커피를 인생의 친구로 두고 살아갈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박 명장은 어느 책에서 본 ‘맛있는 커피는 당신의 팔자와 운명을 바꾼다’는 문장을 언급하며, “나는 이 말을 믿는다”고 밝혔다. 그 말이 사실이 될 수 있음을 박 명장은 이미 증명하지 않았는가.
- 2024-04-16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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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멕시코 모래언덕 위의 골프장, 디아만테컨트리클럽 듄스 코스
- 멕시코 로스카보스 지역에 위치한 디아만테컨트리클럽 듄스 코스는 멕시코 최고의 골프장이자 세계적인 골프 명소로 손꼽힌다. 2009년에 개장한 이 골프장은 데이비드 러브 3세의 독특한 설계로 모래언덕과 사막, 링크스 스타일이 조화를 이루는 복합적인 경관을 제공한다. 파72, 7022야드 규모의 이 골프장은 거대한 사막을 연상케 하는 웅장함과 크고 복잡한 그린이 특징이다. 디아만테컨트리클럽은 ‘듄스 코스’와 타이거 우즈가 설계한 ‘엘카도날코스’, ‘오아시스쇼트 코스’를 포함해 총 48홀 규모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모든 카트 길은 비가 와도 이동이 용이하도록 철도 침목으로 연결되어 있는데, 이러한 세심한 배려가 골프장의 아름다움을 더욱 빛낸다. 로스카보스의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하는 이 골프장은 골프 애호가 사이에 꼭 방문해야 할 명소로 유명하다. 사막 같은 모래언덕이 인상적 디아만테 듄스 코스는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 작품 같은 골프장이다. 코스 곳곳에 자리 잡은 사막과 모래언덕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담아내며, 각 홀마다 제공하는 독특한 도전은 골퍼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한다. 또한 바다와 연결되는 홀에서는 멕시코 해안선의 장엄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골프장에 대한 국제적인 인정과 평가도 높다. 세계적인 골프 잡지와 평론가들은 디아만테 듄스 코스를 세계 100대 코스 중 하나로 꼽으며 그 품질과 독창성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이는 단순한 골프 라운드를 넘어 문화적・자연적 가치를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곳이라는 증거다. 코스는 거대한 사막을 연상케 한다. 그 규모가 웅장하고 광활하며, 그린은 매우 크고 높낮이의 기복이 있다. 고저 차로 코스 난이도 높아 12번 홀은 거대한 그린 뒤로 모래사장과 바다가 끝없이 펼쳐지는 아름답고 웅장한 모습을 보여주며, 13번 홀은 티 왼쪽으로 거대한 모래언덕이 압권이다. 그야말로 장엄한 포스에 모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17번 홀(파3, 175/130야드) 짧은 파3 홀이지만 주위가 온통 모래언덕으로 둘러싸여 듄스 코스의 완성을 보여준다. 그린의 높낮이도 심해 파를 하기가 쉽지 않다. 이 코스의 시그니처 홀이라 할 수 있다. 18번 홀(파5, 590/499야드) 페어웨이와 그린을 제외하고는 모두 짙은 회색과 모래언덕으로 가득하며 공포스러운 분위기까지 보여준다. 그린 60야드 앞부터는 수직에 가까운 오르막이라 최소 40~50야드는 더 봐야 하는 홀로 스리온이 쉽지 않다. 이 홀도 코스를 대표할 만하다. 이 골프장은 골프를 사랑하는 이에게 단순한 스포츠 활동을 넘어 자연과 예술, 문화가 어우러진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로스카보스 지역의 뛰어난 자연경관과 함께 이 골프장의 아름다움을 경험하는 것은 골프 애호가에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할 것이다. 기회가 된다면 반드시 라운드해볼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 2024-01-30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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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촌을 풍요롭게 만드는 새로운 힌트 ‘관계인구’
- “지방에 집 한 채 지어 텃밭 가꾸며 맑은 공기 마시는 삶 좋지. 문화생활도 할 수 있으면 금상첨화고. 그런데 이제 100살까지 산다는데 지역에서는 어떻게 먹고사나?” 지방 소멸이 코앞인 시대, 그럼에도 지역에서 살고자 하는 분들을 위해 ‘지역에서 먹고사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관계인구’라는 말이 있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 때 자원봉사가 끝난 후에도 지역을 오가는 사람들을 관계인구라고 지칭했다고 한다. 일본 정부는 2018년에 이 단어를 공식 채택했다. 지역 주민이나 뜨내기 관광객이 아니라, 관심 갖고 지역 상품을 계속 구매하고, 자주 방문하며, 기꺼이 자원봉사를 하거나, 아예 지역과 도시에 하나씩 두 개의 거점을 두고 생활하는(일본에서는 더블 로컬이라고 부른다) 등 지역에 도움 되는 활동을 하면서 여러 방면으로 ‘관계’하는 사람들이 관계인구다. 관계인구사업을 전개한 지 5년이 지난 지금, 일본 전체 지자체의 65%가 관계인구 늘리기 사업을 시행하여 전국의 관계인구는 총 1800만 명에 이른다. 지역 정부는 지역 생활과 사람들을 소개하며 지역의 매력을 끌어내어 ‘나도 한번 가보고 싶다. 오래 그 안에서 삶을 느끼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만드는, 일종의 ‘지역 매력 표출 대작전’을 전개한다. 일상을 보여주고 ‘여기에 오면 당신도 할 일이 있고 꽤 살 만하다’고 알리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2023년 1월 1일부터 정부가 ‘생활인구’라는 개념을 법으로 제시했다. 각종 혜택도 쏟아진다.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이렇게까지 준다고?’ 할 만큼 지원사업을 꽤 많이 찾을 수 있다. 조건 차이가 있긴 하지만 일정 기간 집도 주고 체류비도 준다. 위기를 관계로 극복하자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지역이 ‘위기’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적당히 많은 사람, 인프라, 밥벌이 그리고 괜찮은 문화가 있다면 굳이 위기라고 하지 않을 것이다. 25년 전 IMF 위기, 15년 전 글로벌 경제위기로 휘청거리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3년간의 팬데믹 위기가 빙하기처럼 사회를 얼어붙게 했다. 그 안에서 갑질, 번아웃, 공황장애를 외치는 피곤하고 절망적인 목소리가 용광로처럼 끓고 있다. 비수도권 지역도 마찬가지다. 중앙정부가 막대한 지원금을 뿌린들 그 돈은 흉물스러운 거대한 건축물로 바뀐다. 석양이 물드는 지평선을 여유 있게 감상하며 오늘의 수확을 감사하고, 제철 음식으로 따뜻하게 차린 식탁에서 다정한 가족들과 저녁식사를 하며 행복하게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은 꿈에 불과하다. 모두 바쁘고 모두 피곤하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지역에는 오가는 사람들이 많다. 과거에는 대형버스를 타고 지역의 핫플을 방문하고, 소셜미디어에 올릴 사진을 적당히 찍고, 유명 식당에서 맛있는 것을 먹고 오는 관광이 대부분이었다면, 이제는 한달살기처럼 오래 머물기도 하고, 워케이션처럼 일하면서 쉬기도 하고, 창업도 한다. 하루하루 살아내기 바쁜 직장인들에게는 주말이나 휴가를 이용해도 언감생심 불가능한 일이겠지만, 꽤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지역을 오가며 다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이 지역이 무조건 끌렸어요”, “여기 사람들은 개방적이고 너무 좋아요!”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관계인구가 많이 만들어질 것만 같은 희망적인 의견들이다. 얼마나 지역을 좋아하면 ‘리틀 포레스트’라는 영화까지 나왔겠는가. 사회적 거리가 관계로 변하려면 대부분의 도시인들은 여전히 지역과의 끈끈한 관계보다 적당한 ‘사회적 거리’를 원한다. 전국을 철도 중심으로 연결하다 보니 대부분 지역은 긴 시간 동안 자차 운전으로 가야 한다. 병원 없는 곳이 많아서 ‘이 지역에서 아프면 그냥 죽는 거라고 생각한다’는 무시무시한 말도 있다. 쇼핑몰, 갤러리를 가려면 차 타고 인근 도시로 가야만 한다. ‘문 닫는다’는 말이 상가뿐 아니라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도 들린다. 한달살기 하려고 호기롭게 시골에 왔는데 벌레 보고 기겁해서 ‘나는 간다’는 말을 톡으로만 툭 던지고 야반도주하듯 하루 만에 사라져 주최 측이 황당했다는 에피소드도 있다. 여유 있는 전원생활이 그리워 전원주택을 지어도 지역 주민이 ‘어서 옵쇼’ 하고 환대하는 것은 아니므로 ‘시골 사람들은 배타적이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각종 기회비용과 심리적 부담 때문에 관계 맺기 힘들다는 일본 정부의 조사 결과도 있다. 현실과 관계 형성 사이에는 큰 장애물이 강물처럼 흐르고 있다. 그러나 누군가는 재빠르게 더 나은 인생을 설계하며 지역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도전한다. 삶의 여유와 질을 가늠해보고 그 기회가 지역에 있다고 ‘착안’한다. 도시에서보다 더 풍부한 경험을 하고 재미있는 사람도 많이 만난다며 부지런히 집을 나선다. 지역도 더 좋은 환경을 함께 만들자며 외지인에게 기꺼이 마음을 열고, 때로는 “기후위기 시대에 우리 지역의 좋은 공기를 사라”며 호기롭게 외치기도 한다. 언제나 변화 가능성은 있다. 결국 모든 것은 선택이다. 그 선택을 좀 더 확실하게 성공시키려면 기본적인 인프라와 교통 문제를 정부가 빨리 해결하는 일만 남았다.
- 2023-04-18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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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버 타운의 꿈 ‘VL르웨스트’에서 이뤄볼까?
- 오래 사는 시대를 넘어 건강하게 잘 늙어가며 살고자 하는 ‘웰 에이징’ 시대가 다가왔다. 이와 같은 트렌드는 노후의 삶에 대한 지향점을 조금씩 바꿔 놓고 있다. 대표적으로 고급화되어 가고 있는 ‘실버 타운’이 이 변화의 중심에 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과거의 실버 타운은 간단한 일상 케어를 받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면 요즘의 실버 타운은 기본적인 보살핌 이상으로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노후에도 오롯이 내 일상에 집중하며 삶의 질을 한 차원 더 높일 수 있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실버 타운은 주거의 개념을 넘어 식사, 건강, 여가, 문화, 사회활동 등 일상에서 필요한 모든 요소들을 더욱 세분화하고 전문적인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실버타운에서는 여생을 즐기며 만족스럽게 사는 것이 가능해지고 바로 ‘웰 에이징’을 실현시킬 수 있는 주거지인 셈이다. 국내의 한 논문 연구에 따르면, 한 지역 내에서 65세 이상 거주 노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일반 주거지에 거주하는 노인보다 노인복지주택의 거주 노인들의 생활만족도가 더욱 높은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실제로도 실버타운에서의 주거만족도는 꽤 높다. 국내의 한 실버타운 입주민은 “실버타운에서 직접 생활해 보니 잘 짜여진 식단을 통해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입주민끼리 관계를 맺으며 친구를 사귀고, 다양한 프로그램 활동으로 즐겁게 살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내가 가장 싫어했던 집안 일에서 해방되어 편안한 일상을 보낼 정도로 고급 호텔이나 마찬가지인 케어를 받고 있어 실버 타운에 늦게 들어오는 것은 낭비다.”라는 말을 전했다. 이에 맞춰 실버타운이 주목을 받으면서, 3월 중 서울 마곡지구 마이스 복합단지에 들어서는 프리미엄 시니어 레지던스 ‘VL르웨스트’가 시선을 끈다. ‘VL르웨스트’는 지하 6층~지상 15층, 4개동, 총 810실 규모로 조성되며 특히, 시니어 수요자 특성을 고려한 의료 케어, 입주민 서비스, 특화 설계와 다양한 커뮤니티 및 프로그램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단지는 차별화된 의료 서비스를 갖출 예정으로 시니어 입주민의 특성과 편의를 고려한 건강관리시스템을 제공한다. 먼저, ‘보바스기념병원’과의 업무 협약을 통한 세분화되고 체계적인 건강관리센터를 운영 지원한다. 개인별 맞춤 건강도 체크, 질환별 특별관리 등과 ‘실시간 생체 신호 모니터링’을 통해 국내 노인복지주택 최초로 ‘선제적 대응’이 가능한 긴급SOS 알람 서비스가 제공된다. ‘이대 서울병원’과의 협약을 통해서도 입주자 대상으로 전문의 진료 및 건강검진이 가능하다. 해당 병원 이용 시에는 입주민 전용 창구를 통해 장시간 대기 없이 신속한 의료 케어가 가능하고 할인 혜택도 마련될 예정이다. 특히, 단지는 ‘강서 미라클메디특구’에 해당돼 고품격 의료 인프라도 함께 누린다. 이 특구에는 서울 시내 2위에 달하는 병원급 이상 전문 의료 시설이 집적되어 있고 척추 및 불임에 특화된 고품질 의료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다. 단지 내 지하 보행 통로를 통해 보다 편리한 생활 인프라도 누릴 수 있다. 단지 인근에는 지하철 5호선 마곡역, 지하철 9호선 및 공항철도 마곡나루역까지 있어 트리플 역세권을 갖추고 있다. 특히, 단지 내 지하 보행통로와 지하철 역이 직통으로 연결되어 있어 역세권 이상으로 더욱 편리하게 이용 가능하다. 도심 속에서도 대규모 자연 환경을 이 단지 내 지하 보행통로를 통해 마음껏 편리하게 누릴 수 있다. 약 15만평 규모의 ‘서울식물원’과 약 50만㎡ 규모의 생태공원 ‘서울 보타닉 공원’이 모두 연결되어 있다. 특히, 서울식물원은 공원과 연계한 다양한 산책 프로그램이 마련될 예정으로 다양한 여가 시간도 보낼 수 있다. 다채로운 문화, 쇼핑, 생활 인프라도 눈에 띈다. 롯데몰, 롯데시네마, 대규모 공연장 LG아트센터 서울 등 대형 쇼핑몰 및 문화 시설이 단지 가까이에 있어 쉽게 이용이 가능하고 다양한 사회 활동도 누릴 수 있다. 호텔급 입주민 서비스로 편리하고 여유로운 일상도 보낼 수 있다. 롯데호텔이 운영 지원하는 프리미엄 시니어 브랜드 ‘VL’을 통해 예약대행, 비즈니스 업무지원, 우편물관리 등 ‘호텔식 컨시어지 서비스’, 세대 내 각종 청소가 가능(주 2회 60분)한 ‘하우스키핑 서비스’, 호텔 레스토랑 운영 노하우가 담긴 ‘호텔 셰프 관리 식단’, 각종 문의 및 요청을 하나의 창구에서 운영하는 ‘원스탑 서비스’ 등을 누릴 수 있다. 시니어 맞춤형 특화 설계도 선보인다. 롯데건설이 개발한 시니어 주택 평면을 비롯해, 액티브 시니어의 독립성을 반영한 ‘원룸 원배쓰(방 하나당 화장실 하나)의 평면, 신체 및 안전을 고려한 전 세대 미닫이문 및 무단차 계획, 세대 내 순환형 동선 구조, 입주자별 취향을 고려한 ‘비스포크 발코니’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시니어 입주민들은 불필요한 동선과 이동 없이 편안하고 효율적인 일상을 누릴 수 있다. 이 외에도 세대 내에 비상콜 시스템, 동작 감시 센서, 냉방시스템, 헬스케어 시스템 등 스마트한일상을 위한 ‘IOT시스템’을 통해 편리하고 건강한 일상을 보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VL르웨스트가 갖춘 입지, 규모, 시설 등은 국내 실버타운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이다”라며 “롯데건설과 롯데호텔이 함께 공을 들여 선보이는 만큼, 시니어 수요자들의 만족도가 높을 것이 기대된다”라고 전했다. 견본을 보고 싶다면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전시관을 찾으면 된다. 청약 접수는 오는 21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될 계획이다.
- 2023-03-08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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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금리·고물가 시대 ‘구명줄’ 금융 상품은?
- 전 세계 경제가 침체를 전제로 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나 고물가·저성장 환경 등 암울한 소식만 들려오는 요즘이지만 솟아날 구멍은 있다. 불황의 시기, 구명줄이 되어줄 금융 상품에 대해 알아보자. 1 ‘호시탐탐’ 금리 높은 상품 노리고 있다면 파킹 통장 주차장에 잠깐 차를 대듯 목돈을 은행에 ‘파킹’(parking)하면 일반 통장만큼, 혹은 그보다 많은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예금 상품이다. 일반 입출금식 통장과 달리, 은행이 제시한 기준 이상을 예금하면 하루를 맡겨도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주로 1년 이내에 사용할 비상금이나 목돈을 잠깐 보관할 용도로 사용한다. 정부의 금리 인상 규제로 인해 일반 예·적금 상품 금리의 고공행진은 한풀 꺾였지만, 인터넷은행 파킹 통장은 비교적 높은 수준의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시중은행보다 인터넷은행 파킹 통장 상품의 금리가 높다는 점이 특징. 인터넷은행이 여유자금을 흡수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금리를 올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중은행은 경쟁에 뛰어드는 대신 예·적금 상품의 금리를 인상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시중은행 중 금리가 가장 높은 상품은 하나은행의 ‘머니박스 통장’으로 최대 연 2.9%(2023년 1월 기준)의 금리를 적용한다. 그러나 이는 우대 조건을 채운 경우에 한해 300만 원 이하 금액에만 해당된다.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액에는 0.1%의 금리만 적용된다. ▶ 주요 상품 금리(2023년 1월 기준, 세전) -케이뱅크 ‘플러스박스’ 최대 3억 원까지 연 3% -카카오뱅크 ‘세이프박스’ 최대 1억 원까지 연 2.6% -토스뱅크 ‘토스뱅크 통장’, ‘토스뱅크 모으기’ 5000만 원까지 연 2.3%, 5000만 원 초과분부터 연 4%, 금액 한도 없음 [TIP] 파킹 통장과 CMA 통장, 무엇이 다를까?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증권사 계좌인 CMA 역시 하루만 돈을 맡겨도 이자가 붙는다. 주로 단기 여윳돈을 넣어두고 주식·펀드에 투자하는 용도로 쓴다. 인터넷은행의 파킹 통장과 비슷하거나 조금 낮은 연 3%대의 금리를 제공한다. 대부분 안정적인 곳에 투자해 원금 손실의 위험이 적지만, CMA는 어디까지나 투자 상품이므로 예금자 보호를 받을 수 없다. 5000만 원까지 원금이 보장되는 예금 상품과는 달리 원금 손실의 위험이 있으니 이 점을 유의해야 한다. 2 한정된 자금으로 정기적 현금흐름 만들려면 개인형 IRP(퇴직연금) ‘신한 미래설계보고서 2022’에 따르면 다른 세대에 비해 50대의 개인형 IRP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 향후 연금으로 수령할 때 일시금으로 수령하는 것보다 누릴 수 있는 세제 혜택이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한 세액공제 금액이 900만 원까지 확대됐다는 점에서, 직장에 다니는 50대는 노후 자금으로 활용하거나 절세에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IRP는 모든 금융기관이 취급하고 있으니 어느 기관을 선택해도 좋다. 다만 기관 내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돼 있어 수익률 관리나 고객 관리가 잘 되고 있는지 확인하면 더 좋은 상품을 고를 수 있다. 거래 은행을 찾아 개인형 IRP 계좌의 연금 수령 시뮬레이션과 운용 상품에 대한 안내를 받는 것도 방법이다. 김봉학 신한PWM강남센터 PB팀장은 “향후 시장금리 인하를 감안한다면 3~5년 만기 예금(연 4.5~5.6% 수준)으로 운용 상품을 당장 변경한 후 미리 연금 수령 계획을 준비하는 것도 좋다”고 귀띔했다. ▶ 주요 상품 -예·적금 상품, 투자 상품(ETF 포함) 등 각 사별 확인 요망 [TIP] 너무 많은 IRP, 내게 맞는 상품 선택하려면 한희윤 신한은행 연금솔루션마케팅부 수석은 “상품이 너무 다양해 선택하기 어렵다면, 디폴트옵션 제도를 활용하기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디폴트옵션(사전지정제)이란 가입자의 무관심 등으로 운용 지시가 없을 경우, 가입자가 사전에 정해놓은 방법으로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제도다. 대부분의 퇴직연금이 예금 상품으로만 운용돼 수익률이 저조한 현상을 막고, 노후 소득을 늘리기 위해 도입됐다. 현재는 가입자의 투자 성향에 따라 7가지 상품 중 선택할 수 있다. 인컴(Income)형 상품 고물가로 인한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요즘, 중장년층에서는 투자보다 안정적인 정기예금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고금리는 일시적 상황일 뿐이고, 향후 저금리 기조는 변함이 없을 것이므로 자산의 일정 비율은 저축이 아닌 투자할 것을 권한다. 이때 중장년층이 활용할 수 있는 투자 상품이 바로 인컴(Income)형 상품이다. 절세형 채권은 낮아진 채권 가격과 기준금리가 정점인 현재, 향후 자본 차익 비과세 효과가 기대되는 상품이다. 고금리 시기에는 채권보다 예금이 선호되기 때문에 시중금리보다 이자가 낮은 채권은 액면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발행된다. 가격이 낮아진 채권을 사면 만기 시점에 매매차익(비과세)을 얻을 수 있다. 김봉학 PB팀장은 “최근 같은 고금리 시기에는 연 5% 이자 수준의 채권 중 할인 채권에 투자하면 예금 수익과 절세 수익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통상 매 분기 혹은 반기마다 쿠폰(채권에서 지급하기로 약정된 금리)을 지급받을 수 있다. 건강보험료나 종합소득세 부담을 더는 세제상의 이점도 누려보자. 그밖에 인컴형 상품으로는 월 지급식 ELS(주가연계증권)와 거래소에 상장된 리츠(REITs) 상품이 있다. 먼저 월 지급식 ELS란 S&P500과 같은 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3년 만기 상품이다. 발행일 지수 대비 매월 평가일에 지수 수준이 통상 60~65% 이상일 경우 연 6~9% 수준의 쿠폰이 매월 지급된다. 리츠는 부동산 및 관련 자산에 투자해 얻은 수익을 배당으로 나눠주는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이다. 김봉학 PB팀장은 “작년 레고랜드 사태로 인해 주가가 동반 하락했고, 그로 인해 높아진 시가배당률(연 5~8% 수준)과 일정 조건 충족 시 배당소득에 대한 저율 분리과세(9.9%) 혜택을 볼 수 있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 주요 상품 -절세 채권, 월 지급식 ELS(주가연계증권), 리츠(REITs) 등 각 사별 확인 요망 [TIP] 투자할 자산 비율은 어떻게? 100에서 본인 나이를 빼고 나온 값만큼 수익성 위주 투자자산에 넣는 ‘100-나이’ 투자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 한희윤 수석은 “고금리를 주는 예금 상품을 적극 활용하되, 현재의 고금리 상황을 벗어나 향후 저금리가 지속될 경우 예금 금리를 상회할 수 있는 수준의 투자를 통해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3 더 좋은 신용카드 찾고 있다면 쏠쏠한 혜택을 제공하던 카드들이 잇따라 사라지고 있다. 무이자 할부 기간도 축소되는 추세다. 신한카드, 삼성카드는 지난해 말부터 대형 유통가맹점, 온라인 쇼핑몰 등과 제휴해 제공하던 무이자 할부 기간을 6개월에서 3개월로 줄였다. KG이니시스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찾아볼 수 있었던 12개월 무이자 할부 등 장기 무이자 할부 혜택은 아예 자취를 감췄다. 소비자는 이에 맞춰 카드 사용 전략을 다시 짤 필요가 있다. 신용카드를 쓴다면 공과금, 통신비, 보험료 등에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상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전기료·가스요금·보험료 등 각종 공과금은 카드 소득공제 항목에서 제외되므로, 할인 혜택을 챙기는 것이 유리하다. 신용카드 비교 플랫폼 ‘카드고릴라’ 측 관계자는 “신용카드는 고정비 위주로, 체크카드는 변동비 위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TIP] 연말정산 소득공제율을 극대화하는 카드 사용법 연말정산 때 연간 카드(신용·체크·백화점·기명식 선불카드 등) 사용액이 총급여의 25%를 초과하면 카드 이용액의 일부를 근로소득금액에서 공제해준다. 카드고릴라 측은 “국세청에서 카드 소득공제를 할 때 결제 순서에 상관없이 신용카드 사용액부터 먼저 차감 공제한다”면서 “연소득의 25%까지 신용카드를 쓰고, 연소득의 25%를 초과하는 금액부터는 소득공제율이 높은 체크카드, 선불충전카드, 지역화폐, 현금 위주로 결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공과금·생활비 할인형 소비 관련 혜택보다 공과금, 주유, 통신 등 생활비 관련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신용카드 상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기·수도·난방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3고(高)’ 시대에 접어들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된 사회적 분위기 또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카드고릴라 측은 지난달 ‘2023년 신용카드 키워드’ 중 하나로 공과금을 들며, “지갑이 얇아지면서 각종 생활비에서 할인 혜택이 큰 카드가 인기를 얻고 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 주요 상품 -신한카드 ‘Mr.Life’ : 월납요금 10% 할인, 전기·도시가스·통신요금 등 공과금 및 택시비 할인 -롯데카드 ‘로카(LOCA) 365’ : 아파트관리비, 전기·도시가스·통신요금 등 공과금, 대중교통비, 보험료 등 10% 청구할인 시니어카드 국민연금을 받고 있거나, 만 65세 이상으로 노인복지법상 경로자로 인정되는 경우에 발급을 추천한다. 국민연금증은 국민연금 수급자를 대상으로 발급되는 카드로, 종이형 수급증서와 마찬가지로 국민연금 수급자임을 확인하는 기능을 한다. 노령연금, 장애연금, 유족연금, 분할연금 등을 월 10만 원 이상 받고 있다면 국민연금증 카드를 신청할 수 있다. 종류는 일반카드, 체크카드, 신용카드가 있다. 현재 우리은행, 농협은행에서 발급받을 수 있으며, 혜택은 은행마다 상이하다. ‘시니어패스’, ‘어르신 교통카드’라고도 불리는 무임교통카드는 만 65세 이상 경로자가 이용할 수 있다. 주민등록상 생일 날짜부터 발급이 가능하다. 선불식(단순 무임교통카드), 후불식(신용카드) 두 종류가 있다. 단순 무임교통카드는 주민센터(동사무소), 신용카드는 신한은행에서 신청하면 된다. 본인이 직접 방문해야 하며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단순 무임교통카드의 경우 주민센터에서 발급하면 발급 수수료를 내야 한다. 반면 카드사를 통해 신청하면 별도 발급 비용을 내지 않고 수령 가능하다. 65세 미만의 경우 알뜰교통카드를 이용하면 교통비를 절약할 수 있다. ▶ 주요 상품 -우리은행 국민연금증 일반카드: 신규 연금수급자 버스요금 2년간 지원(월 4회, 최대 5000원), 쇼핑업종(백화점, 대형마트) 5% 할인, 전국 병·의원/한의원 5% 할인, 주유 리터당 70원 할인 -농협은행 국민연금증 일반카드: 철도요금 30~50% 할인, 만 65세 이상 고궁·박물관 등 공공시설 현장할인, 만 65세 이상 경기·강원 지역 거주자 지하철 무임승차 가능
- 2023-02-13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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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 일주일… 고령자들 "지침 모호, 교육 원해"
-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지 일주일이 지났다. 마스크 착용 권고 대상인 만 60세 이상 고령자는 실내 마스크 착용을 어떻게 하고 있을까. 소규모 인원을 대상으로 실태 조사를 해본 결과, 고령자 대부분은 해제 이전과 차이 없이 실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지난 1월 30일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다. 다만 의료기관과 약국, 감염취약시설(요양병원, 장기요양기관, 정신건강증진시설, 장애인복지시설), 대중교통(버스·철도·택시·항공기) 등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를 유지했다. 이와 함께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겸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 위원장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외의 장소에서는 마스크를 자율적으로 착용하면 된다”면서 “그러나 고령층 등 코로나19 고위험군, 밀폐·밀집·밀접 환경 등에서는 마스크를 적극적으로 써달라”라고 권고했다.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이후에도 대중들은 여전히 실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권고 대상인 고령자 역시 마스크 착용을 철저히 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와 관련해 본지에서는 만 60세 이상의 고령자를 대상으로 실내 마스크 착용 실태 설문조사를 벌였다. 수도권에 거주하는 고령자 20명(남녀 각 10명)에게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이후 차이점, 불편한 점 등에 대해 질문했다. 설문에 참여한 응답자 20명 가운데 17명은 “이전과 똑같이 마스크를 착용한다. 차이점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단 3명(남 2명, 여 1명)이 “이전보다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는 편이다. 차이점을 느낀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 세 사람은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눈치가 보여서 마스크를 쓰려고 한다”고 똑같은 입장을 전했다. 마스크를 이전과 동일하게 착용한다고 응답한 사람 가운데 70.6%는 “마스크 착용이 답답하고 불편하지만 착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직 29.4%만이 “불편한 점이 없다”고 응답했다. 지난 2년 간 마스크를 쓰고 다녔기 때문에 마스크 착용이 습관화가 됐다고 말했다. 불편함을 느끼면서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이유는 ‘코로나19 감염 걱정’이 58.9%, ‘착용 의무 장소 헷갈림’이 11.7%로 각각 드러났다. ‘코로나19 감염 걱정’을 꼽은 이들은 공통으로 “마스크를 썼다 벗었다 하는 것이 더 귀찮고 불편하다”, “나이도 있는데 코로나19 감염이 걱정 된다. 나의 건강을 위해 착용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현직 어린이집 교사라는 60대 임 씨(여)는 “교사는 일할 때 마스크를 반드시 써야 하는데, 아이들은 마스크 착용 부분 해제로 교사로서 관리가 힘들어졌다”면서 “개인 입장에서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마스크를 벗기에는 불안하고 건강상 착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특히 대중교통, 병원, 약국 뿐만 아니라 영화관, 공연장 등에서도 마스크를 벗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착용 의무 장소 헷갈림’을 꼽은 이 씨(남)는 “마스크 착용 의무 장소가 있는데, 일반인으로서 일일이 다 외우고 파악하고 있기 힘들다. 그러다 보니 이전과 똑같이 마스크를 착용하게 된다”면서 “실내 마스크 착용이 해제됐다는 점을 체감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현재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적용하는 공간이 분리되지 않은 곳이 있어 혼선을 얘기하고 있다. 사람이 많이 이용하는 대형마트나 헬스장 등은 마스크 착용 권고 장소이다. 다만 대형마트 안의 약국, 병원이나 감염취약시설 내부 헬스장·탈의실을 이용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무엇보다 마스크 착용 의무 유지 장소에서 마스크를 미착용할 시 벌금 10만 원이 부과된다. 이에 따라 예상치 못하게 불이익을 당할 수 있기 때문에 불편하더라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 사람들의 견해다. 이와 관련해 전체 응답자 가운데 5명은 “마스크 착용 의무 지역이 모호하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고령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했다. 오 씨(여)는 “SNS나 영상 매체를 활용해 공지를 확실하게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이후 우려와 달리 코로나19 확진자 감소세가 유지되고 있다. 지난 5일 신규 확진자 수는 1만 4018명이었다. 1주일 전인 지난달 29일(1만 8864명)보다 4240명, 2주일 전인 지난달 22일(1만 6615명)보다는 1991명 줄었다. 이와 같은 추세 속에서 정부는 오는 5월께 마스크 전면 해제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러나 설문조사에 참여한 고령자 중 25%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실내 마스크 착용을 다시 의무화했으면 좋겠다”고 정부의 규제에 대해 견해를 전했다. 그 중 김 씨(여)는 “6월 여름 전까지는 마스크를 착용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아직 발생하고 있는 만큼 안전을 기해야 한다는 반응이다.
- 2023-02-06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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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대중교통 요금 인상되나?… 노인 무임승차 속사정
- 서울시가 8년 만에 지하철과 버스 요금을 인상할 예정이다. 이번 요금 인상은 지방자치제(이하 지자체)의 교통약자 지하철 무임수송 제도와 연관 깊다. 노인과 장애인 등 노약자는 지하철을 무임승차 하는 혜택을 누리고 있는데, 지자체는 정부의 예산 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적자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노인 인구가 늘어나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만큼 노인의 지하철 무임승차는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서울시, 대중교통 요금 인상되나 지난달 24일 서울시는 “시는 지하철·버스 요금을 올해 4월 올리는 것을 목표로 다음 달 중 공청회, 시의회 의견 청취, 물가대책심의위원회 심의 등 관련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라고 밝혔다. 시는 300원과 400원 인상안을 각각 제시한다. 현재 서울 대중교통 일반 요금은 카드 기준으로 지하철이 1250원, 시내버스는 1200원이다. 이번에 요금이 인상되면 2015년 6월 이후 약 8년 만이다. 이번 요금 인상은 올해 정부 예산안에서 지방자치단체 도시철도 PSO(공익서비스에 따른 손실 보전 지원) 예산이 제외된 데 따른 것이다. PSO 예산은 노인과 장애인 등 노약자 무임수송에 따른 비용을 보전해주기 위해 책정된다. 정부는 그간 철도산업발전 기본법 제32조에 근거해 코레일에만 PSO 예산을 지원했다. 서울교통공사 등 각 지자체에서는 예산 지원을 줄곧 주장했으나, 지난해 정부는 코레일에만 3979억 원을 지원하는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11월 24일 지방자치단체 도시철도 손실 보전분 3585억 원을 추가로 반영해 총 7564억 원의 수정안을 의결했다. 이는 본회의에서 다시 뒤집혔다. 교통위의 수정안이 아닌, 코레일 손실 보전만 반영한 정부의 원안이 통과됐다. 이에 따라 오세훈 서울시장은 “정부가 도와주지 않는다면, 요금 인상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지자체가 적자를 겪고 있는 가운데, 무임수송제도를 이용하는 교통약자의 80%는 노인이다. 더욱이 올해부터 1958년생이 만 65세가 되고 노인이 많아짐에 따라 더 이상의 요금 유지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13개 광역·기초 지자체로 구성된 전국도시철도운영 지자체협의회에 따르면 전체 지하철 공기업들의 2017~2021년 연평균 당기순손실은 1조 3509억 원이다. 이 가운데 무임수송 손실은 5504억 원으로 40%를 차지한다.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교통공사의 같은 기간 연평균 당기순손실은 7458억 원, 무임수송 손실은 43%인 3236억 원이다. 설상가상 코로나19로 승객이 줄면서 적자가 심해졌다. 2019년 5865억 원에서 2020년 1조 1137억 원, 2021년 9644억 원을 기록했다. 2021년 적자에서 무임수송이 차지하는 비중은 29%(2784억 원)다. “절충안 마련되어야” 목소리도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지자체의 고민은 깊다. 노인 지하철 무임수송은 강행규정이 아니기 때문에 지자체에서 중단할 수 있다. 그러나 40년간 중앙정부 주도로 시행한 일종의 복지 제도를 지자체가 일방적으로 중단하거나 제도를 변경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노인 지하철 무임수송은 1984년 당시 전두환 대통령 지시로 도입됐다. 이후 국가유공자, 장애인, 독립유공자 등으로 확대됐다. 도입 당시만 해도 전국의 노인 인구 비율은 5.9%에 불과해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 노인의 비율은 18%에 이른다. 노인 지하철 무임수송은 임의규정이다. 노인복지법 제26조에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65세 이상인 자에 대해 공공시설을 무료 또는 할인해 이용하게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반면 장애인 지하철 무임수송은 강행규정으로 반드시 지켜야 한다. 그러나 국민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지자체가 노인 무임수송을 중단을 도입하기에는 현실적인 부담이 크다. 무엇보다 노인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2018년 보건복지부가 전국 만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실태 조사를 한 결과를 보면, 지하철 무임승차에 대해 67.6%(매우 동의 11.7%, 동의 55.9%)가 ‘유지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또한 노인의 지하철 무임승차가 부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교통연구원은 2015년 발표한 자료를 통해 “노인의 지하철 무임승차는 노인 활동을 증가시켜 자살 및 우울증 감소, 교통사고 감소, 의료비 절감 등 총 3361억 원의 편익을 발생시킨다”고 분석했다. 즉 이와 같은 상황에서 정부의 예산 지원이 힘들다면, 정부 차원에서 절충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령화 사회인 만큼 무임승차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노인의 연령을 만 65세에서 70세로 상향하자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2021년 서울연구원은 “노인 연령을 기존 만 65세에서 만 70세로 상향할 경우 무임손실을 최대 34%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이밖에 노인의 무임승차 이용을 복잡한 출퇴근 시간 이외에 가능하도록 지정하거나, 한 달에 일정 시간만 이용 가능할 수 있도록 한도제를 적용하자는 의견도 제시된다.
- 2023-02-02 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