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보다 많이 실패해본 사람이 있을까요?” 25년 동안 300채의 한옥을 지은 김장권 북촌HRC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한옥을 제일 많이 지었다는 이야길 듣는다. 그럼에도 그는 지은 집의 수보다 실패해본 횟수를 자랑하고 싶다고 했다.
“물론 부끄럽고 미안하다”며 겸손하게 말했지만, 김장권 대표는 ‘퍼스트 펭귄’으로 불린다. 실패의 위험을 감수하고 누구보다 먼저 도전해 다른 이들을 뒤따르게 하는 개척자다. 각종 상을 받은 ‘채효당’, ‘#200’, ‘관훈재’, ‘가회동 L주택’에는 그의 도전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한옥은 우리를 떠난 적이 없다
2000년대 초반 그는 ‘한옥으로 들어가자’고 주장했다. “한옥은 우리를 떠난 적이 한 번도 없다. 우리가 버리고 방치했을 뿐. 그러니 한옥으로 들어가자”는 게 그의 뜻이었다. 김장권 대표는 한옥이라는 공간을 다루면서 ‘변화를 주어야 할 것과 변화를 주지 말아야 할 것’을 늘 고민하고 강조한다. 본질과 흔적에 대한 이야기다. 요즘 지어진 한옥을 보면 형태나 구조는 한옥이지만 비례나 모양이 한옥이 아닌 변형된 집이 너무 많다고 했다. 복습과 답습만 해서 그렇단다. “카피를 하더라도 제대로 하면 좋을 텐데”라며 아쉬워했다. 그래서 김 대표는 ‘포스트 클래식’한 한옥을 주장한다. 본질을 지키되 현대에 필요한 것들을 활용하자는 것이다. 더 많은 사람이 한옥에서 살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현대인이 살기에 불편한 점을 하나씩 고쳐나갔다.
김 대표는 일제강점기 이전, 조선 말 정도에 지어진 집들이 우리가 이어나가야 할 한옥의 본질이라고 본다. 본질은 꼭 지키되 몇 가지는 현대에 맞게 바꿀 필요가 있다. 당시에는 전기가 없었기 때문에 에어컨, 냉장고, TV, 전화기 등의 가전제품이 들어갈 공간이 없었다. 또 과거에는 사랑채, 안채 등 대지를 넓게 활용했지만, 요즘 시대에는 불가능한 얘기다. 단열도 중요하다. 과거 조상들은 효율성이 떨어지는 흙을 소재로 집을 지었지만, 요즘에는 단열도 잘 되면서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재료가 많다.
“저는 한옥이 가지고 있는 ‘가구결구식’이라는 양식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짜맞춤이죠. 그런 이야기 들어보셨어요? 한옥 지을 때 ‘못 하나 안 쓴다’는 말이요. 주먹장이라고 해서 한번 끼우면 빠지지 않고 서로 맞물리도록 설계된 게 한옥입니다. 이런 가구결구식이 한옥의 본질이라고 봐요. 원형은 존중하되, 현대 한옥에 맞는 작법을 담을 수 있겠죠. 요즘은 빗물 재활용이나 태양에너지를 덧대는 요소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그의 생각을 담은 작품이 ‘관훈재’다. 21세기 한옥 트렌드를 고민했던 김 대표는 수직적 확장성이 다음 한옥의 트렌드로 변화의 기점이 될 것이라 봤다. 당시만 하더라도 서울시에서는 한옥을 2층으로 지을 수 있도록 허가해주지 않았다. 그의 설득에 서울시 지원을 받아 처음 2층으로 지은 한옥이 관훈재다. 그는 다음으로 3층 한옥을 만들자고 건축주를 열심히 설득하고 있단다.
한옥이 가진 ‘공간의 힘’
그는 왜 25년 동안 한옥만 지었을까? 왜 한옥이었느냐는 질문에 그는 “게을러서 그렇다”며 겸손한 답을 내놨다. 당시만 하더라도 30~40층짜리 건물 하나를 지으려면 엄청난 비용과 책임을 감당해야 했다. 김 대표는 사람이 사는 일반 주택을 짓고 싶었다. 요즘은 또 다르다지만 그때는 낭만도 있었다고.
“비 오면 건축주가 술 먹자고 했던 때죠.(웃음) 이사 들어올 집이 아니라 정주의 공간이기 때문에 서두르지도 않았고요. 어음이나 수표로 집 짓는 사람도 없었으니 도산 걱정도 없었죠. 목숨 걸고 하지 않는 일이라 좋았어요.”
일반 건축에 비해 한옥은 진입 장벽이 높은 건축물이었다. 당시에는 궁이나 사찰을 짓는 사람들이 주거용 한옥을 지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사람이 실제 거주하지 않는 궁이나 사찰보다 누군가의 이야기가 담긴 집을 짓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항상 건축주에게 ‘살고 싶은 집’에 대해 묻는다. 한옥은 ‘맞춤형’ 집이기 때문이다.
일반 주택과 아파트를 비교하자면 아파트가 담보대출이 더 많이 나온다. 김 대표는 ‘집’이 또 다른 ‘화폐’ 역할을 하는 거라고 설명했다. 같은 평수의 같은 형태의 아파트는 비교가 가능하기 때문에 재화로서 가치를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주택은 집집마다 다르게 생겨 비교하기 어렵다. 건축주에게 물어보면 집이 아니라 터만 보고 샀다는 사람이 많았다. 지을 때는 아파트 리모델링보다 더 비싸게 드는 게 주택인데, 잘 팔리지도 않고 대출 담보력도 크지 않다. 그렇다면 한옥 주택이 아파트와 다르게 가질 수 있는 가치는 뭘까. ‘공간의 힘’이다.
“한옥에는 행태적인 요소가 들어갈 행간이 많아요. 행태라고 하면 문을 열 때 사람이 문고리를 잡는 방식에 따른 문고리 모양, 아이들이 사용하는 방에 필요한 난간 모양 등을 고려하는 거죠. 굉장히 중요한 요소예요.”
지인이 영국에서 공부하다 한국에 들어왔는데, 재래시장에 갔다가 울었다고 한다. 물건을 살 때 아주머니가 얹어준 ‘덤’을 보고 ‘아 그래, 이곳이 한국이구나’ 느꼈단다. 서양의 건축은 나무가 휘고 변형되지 않도록 집성을 한다. 하지만 한옥에는 굵은 나무도 있고, 균열이 간 나무도 있고, 문이 딱 맞지 않아 바람도 들어온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나무의 속성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김 대표는 이런 덤과 여백의 문화가 우리 민족성이라고 본다.
“한옥에는 쪽마루나 툇마루가 있어요. 밖도 아니고 안도 아니에요. 우체부 아저씨가 오면 잠시 앉아서 물 한잔 마시고 가라고 합니다. 덤 문화처럼 딱 부러지게 이야기할 수 없는 우리만의 요소가 휘어진 석가래, 비뚤어진 문, 마당에 담겨 있습니다. 그 집에 사는 사람의 생활 영역에 흔들림도 파장도 주지 않으면서 방문객을 대하는 유연함이랄까요. 한옥에는 그런 것들을 아우르는 공간이 있지 않나 싶어요. 그래서 살고 싶은 집을 물어요. 주거 공간은 건축가를 위한 것이 아니라 건축주를 위한 건물이 되어야 합니다. 건축은 생활의 손때 묻은 시간과 삶의 흔적이 완성시키는 것이거든요.”
설계는 감각이 아니라 미학이다
김 대표는 어릴 때 문학 소년이었다. 지금도 소설가를 꿈꾼다. 그는 한옥에서 소설과 같은 매력을 느꼈다. 직유가 아닌 은유가 많은 공간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바람이 분다’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봤는데요. 거기서 비행기 설계에 관한 이야길 하면서 카프로니 백작이 주인공 호리코시 지로에게 ‘설계는 감각이네. 감각은 시대를 앞서가지. 기술은 그다음에 따라오는 거야’라고 했어요. 너무 멋진 말이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여기에 본질을 더하고 싶어요. 저는 ‘설계는 미학이다’라고 말하고 싶은 거예요. 아름다움의 본질이 미학이잖아요.”
많은 아이들이 아파트에서 태어나 아파트에서 살아간다. 주택이 익숙지 않은 사람이 더 많아질 것이다. 인구도 줄어드는 마당에 아파트에서만 살아본 사람들이, 먼 미래에 과연 한옥을 찾을까? 한옥의 ‘쓸모’는 미래에도 유효한가 물었다.
“건축은 시간 앞에 거짓이 없다고 말합니다. 지금 남아 있는 건축들을 볼까요? 필요해서 남았나요? 버리고 싶은 건축물이라면 지워졌을 겁니다. 보존된 건물들은 가치가 있기 때문이라고 봐요. 그게 사회적 가치가 아니어도, 어느 개인에게 가치 있는 건물일 수 있죠. 그러니 건축이야말로 시간 앞에 가장 정직한 작업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우리 사무실에서 바로 보이는 인촌 고택이 100년 된 한옥인데, 이를 현대에 와서 똑같은 한옥으로 지었다고 봅시다. 어떤 집이 더 가치 있을까요? 100년 전에 지은 한옥입니다. 그 이유는 시간의 영속성, 그러니까 그 집에 담긴 역사가 있기 때문이라고 저는 말합니다.”
그러니 오래된 한옥은 미래에도 여전히 유효할 거라고 본다. 김 대표는 또 다른 이유로 도시재생을 예로 들었다. 도시재생을 할 때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없앨 것이냐’에 대한 고민이 주를 이룬다. 여기서 다시 ‘본질과 흔적’으로 돌아온다. 도시재생을 하는 방법으로 ‘멸실형’과 ‘수복형’이 있다. 멸실형은 기존 건물을 없애고 새로 짓는 방식이다. 수복형은 야금야금 본채를 수복하면서 고쳐나가는 방법이다. 아파트는 대개 멸실된다. 그래서 서울이 고향인 사람 중에 어릴 적 살았던 아파트가 사라지고 고층 아파트가 들어선 이들이 많다. 고향이 있지만 고향이 없는 셈이랄까. 그래서 그는 조금씩 수복하며 자리하는 한옥이야말로 회복탄력성이 높은 도시재생이라고 본다.
“설계는 미학이라고 했죠. 그런데 문화가 변하잖아요. 당시에 미학이라고 본 것이 나중에 보면 아닐 수 있거든요. 그런 것을 다시 고쳐나갈 수 있는 게 우리스러운 것 아닐까요? 그래서 저는 한옥이 가장 완벽한 본질에 접근성을 가지고 있는 건축물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한옥스럽다’, ‘우리스럽다’고 하는 요소는, 역사와 문화 베이스를 담은 공간이라는 점입니다.”
회한을 소급받는 공간, 한옥
김장권 대표는 여백이 있는 공간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것이 우리가 잃어버린 요소를 담아줄 것이라 믿는다. 현대인은 너무 바쁘게 사느라 자신을 보지 못한다. 하지만 한옥에는 나를 돌볼 공간이 있다. 아파트에는 장을 담글 공간이 없다. 햇빛과 바람이 자연스럽게 드나드는 한옥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아파트에는 엄마나 아빠를 위한 공간도 없다. 아이들에게 방을 내어주기 때문이다.
“우리는 공동묘지 들어가는 것도 경쟁하는 세대라고 했어요. 저도 이제 60이 넘었는데, 우린 여전히 활동해야 하잖아요. 미래에도 유효한 삶, 가치 있는 삶, 건강한 삶을 살아가야 하죠. 마치 오래된 미래의 한옥처럼요. 우리는 지난 회한을 소급받고 싶어 하는 나이입니다. 그 회한이란 추억일 수도 있고, 향수일 수도 있겠죠. 그런 마음을 담을 수 있는 공간적 요소가 한옥에 있습니다.”
그래서 그는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그곳에서만 마치 타임머신을 탄 것처럼 시간이 느리게 가는 한옥을 짓고 싶다고 했다. 비 떨어지는 소리도 들리고, 눈 내리는 것도 볼 수 있는, 건축이 공간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바람과 새와 구름이 공간을 채워주는, 그 안에서 나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는 집 말이다.
“흔히 살아온 이야기만 해도 책 한 권은 쓸 거라고 그러죠.(웃음) 굳은살투성이 삶이 아닌가 싶습니다. 노후를 앞둔 우리의 경험이 존중받지 못하는 시대지만, 거기에는 우리의 책임도 있을 겁니다. 그럼에도 자존감 높은 삶을 살아가는 시니어가 되면 좋겠습니다. 누구와도 견주지 않는 멋있는 삶을 위해, 내 지난 회한을 소급받고 싶은 마음을 받아주는 곳이 바로 한옥이지 않을까요? 치유하는 공간으로서 오래도록 한옥과 함께하기를 바랍니다.”
옷 색깔, 헤어스타일, 화장법에 따라 이미지도 달라지게 마련이다. 내 나이에 가장 잘 어울리면서 더 생기 있어 보일 수는 없을까? 퍼스널컬러와 메이크업으로 ‘나’를 잘 드러내는 방법을 배워보자.
사람에게는 피부 톤, 눈동자나 머리카락 색깔에 따른 고유의 컬러가 있다. ‘퍼스널컬러’라고 한다. 진단 결과에 따라 봄·여름·가을·겨울 중 나에게 어울리는 계절을 알 수 있다. 나를 더 살리는 색을 활용해 옷·헤어 스타일링이나 메이크업에 적용해볼 수 있다. 나만이 가진 고유한 분위기를 살려주는 스타일링이 더 멋져 보일 나이다. ‘나답게 나이 들기 위한’ 퍼스널컬러와 메이크업 진단을 소개한다.
“팔자 주름도 더 깊어 보이는 것 같고, 왠지 아파 보이는 것 같고, 얼마나 고민인지 몰라요.” 시니어 모델 최진희(52) 씨의 말에 현장 스태프들이 “나도 그렇다”며 맞장구를 쳤다. 진단을 위해 현장에 나온 최희선 에스이미지컬렉션 대표와 신지훈 정남메이크업 부원장은 “어려 보이는 것보다 나에게 가장 어울리는 컬러를 잘 쓰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봄·여름·가을·겨울, 나의 계절은?
퍼스널컬러는 따뜻한 색, 차가운 색, 중성색으로 나뉘는 색상 중 내 얼굴을 더 생기 있고 뚜렷하게 보여주는 색을 고르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를 다시 사계절로 나누는데, 봄·가을은 웜(Warm) 톤, 여름·겨울은 쿨(Cool) 톤에 속한다. 이를 다시 색의 맑은 정도를 나타내는 청탁으로 구분하고, 밝기를 보여주는 명도와 흰색·검정색·회색이 섞인 정도를 보여주는 채도까지 고려해 나의 색깔을 진단한다.
모델 최진희 씨는 진단 결과 가을 딥 웜 톤이 나왔다. 최희선 대표는 “웜 톤은 잘 어울리는 색을 매치하면 혈색이 더해져 피부가 건강해 보이지만 어울리지 않는 색을 쓰면 칙칙하고 피곤해 보인다. 쿨 톤은 혈색이 빠지면서 투명하고 깨끗한 이미지가 살아나고, 어울리지 않는 색은 핼쑥해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가장 중요한 건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 컬러를 피함으로써 합리적인 소비가 가능해진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의 퍼스널컬러가 궁금하다면 명도·채도 차이가 많이 나는 옷을 입고 사진을 찍어보자. 그래도 잘 모르겠다면 퍼스널컬러 전문가를 찾아가 한 번쯤 진단받아보자.
덜어내는 메이크업
신지훈 부원장은 “일자 눈썹이 유행이라고 무작정 따라 했다가는 오히려 얼굴이 더 답답해 보일 수 있다”면서 “중장년 메이크업은 ‘덜어내기’가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주름이나 기미를 가리려고 컨실러나 섀도를 과하게 쓰면 오히려 나이 들어 보이기 쉽다.
눈썹 사이가 가까울수록 인상이 강해 보이므로 앞부분은 아이브로 마스카라를 활용해보자. 머리색보다 한 톤 밝은 색을 쓰면 더 자연스럽다. 눈썹 문신을 했다면 컨실러로 눈썹 아랫부분을 살짝 지워 굴곡을 만들어 나이에 어울리는 눈썹 모양을 만들 수 있다.
블러셔는 광대 아래로 내려오지 않도록 하고 관자놀이 쪽으로 얹어준다. 홍조가 있는 편이라면 볼터치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팔자 주름 바로 아래 그늘지는 부분에 컨실러를 사용하면 주름이 연해지는 효과가 있다.
립라이너는 자신의 입술 색이나 립스틱 색과 비슷한 것을 사용하자. 립라인으로 입술의 70%를 채워준 뒤 립스틱을 바르면 지속력이 더 길어진다. 가을 립은 위에 글로 립 등으로 윤기를 내주면 생기 있어 보인다. 턱 섀딩은 턱살만 없앤다는 느낌으로 턱 라인에 맞춰 바른다. 과하면 수염처럼 보일 수 있으니 주의.
최희선 대표 코멘트 ▶ 가을 딥 웜 톤은 명품에서 주로 사용하는 색을 참고하면 좋다. 스트라이프 무늬가 있는 옷이나 칼단발, 생머리보다는 곡선을 활용한 옷이나 웨이브가 있는 머리 스타일이 어울린다. 클래식한 스타일링이 어울리고 헤어는 브라운 계열, 섀도는 골드 베이지나 샴페인 골드 등이 어울릴 것.
Tip 멋을 내고 싶은 날은 에나멜, 광택 소재로 힘을 줘도 좋다. 핑크 립스틱과 파스텔 계열 의상은 피할 것.
신지훈 부원장 코멘트 ▶ 가을 톤에 어울리는 립 색으로 강조하고 아이 메이크업은 가볍게 하는 것이 좋다. 아이라인을 두껍게 그리거나 반짝임이 심한 섀도를 올리면 눈이 답답해 보일 수 있다. 인조 속눈썹은 본인의 속눈썹 길이와 비슷한 것으로 골라 속눈썹 아래 점막에 붙여주고 마스카라로 고정. 가닥 인조 속눈썹을 추천한다.
Tip 퍼프에 물을 적셔 기초(로션 등)를 바르면 촉촉한 피부 표현이 된다. 유분기 없앨 땐 가루 파운데이션 대신 하이라이트 크림으로 눌러줄 것.
미간에 힘을 주고, 목을 긁는다. 허스키한 목소리가 돋보이는 ‘원조 록스타’ 김정민(55)의 창법이다. 유머러스하게 따라 하는 사람도 많지만, 그는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다는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 “가수로서 가창력이 뛰어나면 당연히 좋겠죠. 그런데 색깔 있는 사람도 오래 기억된다고 생각합니다. 독특함으로 오랜 시간 생존한 것 같아요.”
“저 옛날 사람 맞는걸요. 하하하.” 어느덧 내년이면 데뷔 30주년을 맞이한다. 1995년 ‘슬픈 언약식’이라는 불후의 명곡을 남긴 김정민은 ‘옛날 사람’이라는 표현을 기분 좋게 받아들인다. 2021년 MBC ‘놀면 뭐하니?’를 통해 결성된 프로젝트 그룹 ‘MSG워너비’ 활동 당시 그는 ‘옛날 사람’으로 불리는 동시에 많은 20·30의 MZ세대 팬을 얻었다. 김정민은 젊은 팬들이 자신을 촌스럽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존경의 마음을 담아 바라본다고 느낀다.
“제 노래가 요즘 스타일과는 다르니까 옛날 스타일일 수 있죠. 젊은 팬들이 클래식함, 독특함으로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또 과거 노래 가사는 지금과 달리 극단적인 사랑 이야기가 주를 이뤘습니다. 당시 홍콩 누아르 영화를 봐도 마지막에 주인공은 상대를 구해놓고 죽는 경우가 많았죠. 개인적으로 저는 그 시절의 감성을 좋아하는데, 젊은 팬들도 그런 것 같아요.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도 있잖아요. ‘한번 노래 들어보니까 좋다’면서 저의 다른 노래들도 찾아 들어주시더라고요.”
그렇다고 과거 감성에 취해 있고 고집한다는 뜻은 아니다. 요즘 스타일은 수용하면서 자신의 독특함을 지켜나가고 있다. 무엇이 됐든 오랜 세월 인정받는다는 것은 그 사람의 숨은 노력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사실 제가 가창력이 뛰어난 가수는 아니에요. 그냥 음색이 독특한 가수라고 생각합니다. 부족한 게 많아서 지금도 노래 연습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또 성대도 나이가 들면 늙고 목소리가 변화하기 때문에 매일 노래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어요. 운전할 때 차에서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합니다. 나만의 공간이니까 내가 뭘 하더라도 아무런 제약이 없죠. 지방에 일이 있어 두 시간 운전해야 한다고 하면, 두 시간 내내 MR을 틀어놓고 노래 연습을 하는 거죠.”
팬과 함께한 ‘영원’
김정민은 11월 17일 고(故) 최진영의 ‘영원’(1999년)을 리메이크한 곡을 발표해 화제를 모았다. 원곡의 감성에 김정민의 색깔을 입혀 색다른 곡으로 재탄생했다. 사실 김정민과 ‘영원’은 인연이 깊다. 원래 이 곡은 김정민에게 갈 예정이었는데, 데모를 들은 최진영이 너무 마음에 들어해 그의 노래가 됐다. 그리고 ‘영원’은 리메이크되어 24년 만에 세상 밖에 다시 나왔다.
“(최)진영 씨와 같은 사무실에 있었어요. 술도 자주 마셨고 여행도 다닐 정도로 막역한 사이였어요. 진영 씨가 하늘나라로 간 뒤로는 그 충격에 ‘영원’을 못 부르겠더라고요. 한 10년이 지나니까 감정이 조금 무뎌졌는지 부를 수 있었죠. MSG워너비 하면서 블라인드 오디션 때도 ‘영원’을 불렀는데, 음원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반응이 많았어요. 그러다가 이번에 용기 내서 진영 씨를 잊지 말자는 마음으로 리메이크곡을 내게 된 거예요. 원곡의 완성도가 워낙 높아서 어설플까 봐 고민이 깊었어요. 편곡도 10번 이상 갈아엎었고, 준비하는 데만 1년이 걸렸습니다.”
‘잘해도 본전’이라고 생각했지만 김정민이 ‘영원’ 발매를 용기 내 강행한 데는 이유가 있다. 팬들과 함께 작업했기 때문이다. 기념 영상의 감독, 촬영, 편집 모두 팬이 맡았다. 이런 대형 프로젝트를 기획할 정도니, 김정민의 ‘팬 사랑’은 말 다 했다. 연예계에서도 익히 유명하다. 추억을 공유하며 나이를 먹어가는 동반자인 팬들에게 그는 감사한 마음뿐이다.
“중·고등학생 팬들이 저를 보겠다고 방송국 앞에서 늦게까지 기다리는 모습을 보면, ‘밥은 먹었나’, ‘집은 잘 들어갔나’ 걱정이 됐죠. 한번은 추운 겨울날에도 고생하는 모습이 안타까워서 20명에게 짜장면을 사준 적이 있어요. 그랬던 친구들인데, 이제는 자녀들이 성인이 됐죠. 이제 팬들과 여동생, 남동생 같은 사이가 된 것 같아서 좋아요. 팬은 ‘또 다른 김정민’이라고 생각합니다. 팬들이 저를 만들어줬고 지켜줬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들이 아니었으면 지금까지 올 수 없었을 거예요.”
기러기 아빠의 부성애
그는 최근 친구에게 “정민아, 당장 내일 죽는다고 하면 어떨 것 같아?”라는 질문을 받았다. 나이가 들수록 ‘죽음’을 생각하게 되기에 대화 도중 자연스럽게 나온 이야기였다고 한다. 김정민은 ‘아직은 죽을 수 없다’는 답을 했다. 일본 아이돌 출신 타니 루미코와 2006년 결혼해, 슬하에 세 아들을 두고 있는 그는 아빠로서 삶을 이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친구한테 그 질문을 듣고 생각이 많아지더라고요. 막내가 이제 초등학교 4학년이에요. 막내가 성인이 되어 뭘 하는지는 보고 죽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사실 막내가 결혼하는 모습까지 보고 싶지만, 그건 욕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아이들이 건강하게 잘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뿐입니다.”
그의 부성애는 실로 대단했다. 어떤 질문을 던져도 세 아들에 관한 답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았다. 버킷리스트를 물었을 때도 “아이들이 운동을 계속해서 어느 팀의 선수가 된다면, 그 팀의 응원가를 헌정하고 싶다”고 말했다. 가수 아빠로서 재능기부인 셈이다. 아이들 이야기를 이어가다가 김정민은 최근 ‘기러기 아빠’가 됐다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큰아들은 광주FC U18 소속으로 축구를 하고 있어서 광주에 있고요. 둘째 아들, 셋째 아들은 엄마와 함께 일본으로 갔습니다. 둘째는 축구를 하다가 쉬고 있고, 셋째는 일본에서 축구를 시작했어요. 기러기 아빠를 제 인생에서 그려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 이렇게 됐네요. 두 달밖에 안 됐는데도 쉽지 않다고 느껴요. 아내와 아이들이 많이 보고 싶습니다.”
기러기 아빠가 된 후, 홀로 살고 계신 어머님을 더욱 자주 찾아뵙는다고 한다. 일주일에 2~3번은 방문한다는 그는 “할아버지, 할머니는 손주도 물론 보고 싶어 하지만, 사실 아들이나 딸을 보고 싶어 하는 거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어머니께 이에 대해 여쭤보니 ‘네 아들은 삼 형제지만, 내 아들은 너잖니’라고 말씀하셨다. 그 말을 듣는데 되게 뭉클했고, 그 이후 자주 찾아뵈려고 노력한다”라고 말했다.
자신감 충만한 중년의 내일
김정민의 인스타그램 사진을 보면 세 아들은 하루가 다르게 크고 있다. 반면 50대 중반의 그는 연예계 대표 동안 스타답게 방부제 미모를 과시한다. 이런 반응에 김정민은 “사실 주름도 늘어나고 많이 늙었다”면서도 “젊은 시절의 몸무게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고 관리 비결을 밝혔다. 그만의 철칙은 ‘플러스 마이너스 3kg 넘지 않기’다.
“10kg 이상 갑자기 확 쪘다고 생각해보세요. 살을 빼도 피부가 늘어나니까 성형외과에 가야 할 테고, 돈이 더 들죠. 평소 ‘3kg 관리’를 습관화하면 돈도 안 들고 건강도 유지하고, 좋은 점이 많습니다. 저는 매일 운동을 병행해요. 오늘 아침에도 실내 자전거 40분 타고 왔습니다. 제가 하도 많이 타서 저희 집 실내 자전거는 한 다섯 번은 바꾼 것 같아요. 하하.”
이처럼 건강관리가 최고의 노후 준비라고 생각한다. 특히 막내가 대학교 갈 때까지 10년 정도 남았다면서 그때까지는 건강관리를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자신이 건강해야 일하고 자산도 축적할 수 있으니까. 그리고 노후에는 한 번쯤 일본 시골 마을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도 밝혔다.
“사실 제가 서울 마포를 벗어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아이들이 제가 졸업한 학교에 다니기도 했고, 벌써 반백 년을 살았네요. 나중에는 아내와 아이들이 지금 살고 있는 곳으로 가고 싶어요. 거기가 시골이라서 공기도 좋은데, 없는 게 없더라고요. 아이들은 걸어서 학교를 다니고, 대형 쇼핑센터도 인근에 있어요. 나중에 누가 물어보면 거기서 지낼 거라고 해야지 했는데, 오늘이 바로 그날이 됐네요.”
김정민은 중년이 된 지금에서야 비로소 자신감을 찾았다고 말한다. 가창 실력이 늘어서도, 외모가 멋있어져서도 아니다. 스스로 마음이 충만해지고 내실을 갖췄다고 느낀다. 그가 지금껏 쏟아부은 노력과 부단한 채찍질이 만든 결과라고 생각한다.
“저는 나름 신조어 같은 것이 있어요. 바로 ‘오늘 하루도 나나 잘하자!’입니다. 톱니바퀴를 보면 한쪽이 돌아가면 반대쪽 바퀴도 돌아가잖아요. 그것처럼 다른 사람을 비방하지 않고 남 탓하지 않으면서 내가 할 일을 잘하면, 이 세상은 잘 돌아간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뮤지컬 ‘맘마미아’를 공연했는데, 무대에 오르기 전에 매일 그 말을 다짐처럼 했죠. 그랬더니 다른 배우들도 공연할 때 그 말이 머릿속에 맴돌아서 연기에 더욱 집중하게 되고 기억에 계속 남는다고 하더라고요. 나의 작은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더 클래식 500’은 국내 실버타운 중 보증금이 최고가로 유명하다. 개그우먼 이영자가 방송에서 ‘드림 타운’이라고 평가한 이후 인기가 치솟았다. 입주 대기 기간은 평균 2년. 그곳만의 차별화된 매력은 무엇일까.
◇건대입구역, 지리적 특장점
‘더 클래식 500’은 학교법인 건국대학교가 운영하는 프리미엄 시니어 레지던스다. 지하철 건대입구역의 ‘스타시티’ 상업지구 내 위치한다. 시니어는 무엇보다 의료 서비스가 중요한데, 더 클래식 500 입주 회원은 건국대학교병원 진료 시 필요한 행정지원 서비스 및 최적화된 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또한 건국대학교병원 헬스케어센터와 연계한 건강검진 서비스와 스포츠의학센터를 통해 과학적이고 차별화된 운동치료 서비스를 제공받는다.
더 클래식 500 측은 “높은 인기 요인 중 하나는 접근성 및 편리성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강북뿐 아니라 강남까지 빠르게 이동 가능한 건대입구역에 위치해 가족 및 지인과의 편리하고 지속적인 교류가 가능하다. 또한 반경 200m 안에서 대학병원, 백화점, 영화관 및 다양한 생활 편의시설을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용 높지만 서비스는 ‘고품격’
더 클래식 500은 지상 50층과 40층의 A, B 두 개 동 초고층 건물로, 고품격 호텔식 주거 서비스와 헬스케어를 제공한다. 특히 2300㎡ 규모의 최고급 피트니스 클럽과 스파, 골프존 등의 부대시설은 실제 입주자들이 가장 만족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최고급 시설을 자랑하는 만큼 비싼 실버타운이다. 세간에 알려진 대로 보증금이 9억 원이나 되지만, 입주 대기 행렬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더 클래식 500 측은 “선호하는 층과 방향, 조망권을 갖춘 해당 세대의 공실 여부에 따라 입주대기 신청부터 실제 입주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달라진다. 1년에서 3년까지 소요될 수 있으나 평균 소요 기간은 2년이다”라고 설명했다.
◇액티브 시니어 문화 교류의 장
더 클래식 500의 집계에 따르면, 현재 60세부터 80대 초반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액티브 시니어가 거주하고 있다. 직업군 역시 기업인, 전문직, 학자, 법률가 등 다양하며, 현업에 종사하는 이들이 많다. 액티브 시니어답게 경제활동과 사회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더 클래식 500은 이와 같은 입주자의 특성을 고려해 다양한 취미 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시설과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외부 나들이 행사, 음악회, 패밀리 파티 등도 주기적으로 개최한다. 또한 스포츠·예술 관련 동호회를 운영해 회원 간의 친목을 도모한다.
옷장 깊숙한 곳에 있는 셔츠, 철 지난 바지도 얼마든지 멋지게 입을 수 있다. 10년, 20년 뒤를 꿈꾸게 하는 ‘취향 저격’ 멋쟁이를 발견할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좋다. 취향 앞에 솔직하고 당당한 태도를 배울 수 있다면, 노인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면. 김동현 사진작가의 사진과 감상 일부를 옮겨 싣는다. 다섯 번째 주제는 ‘재킷’이다.
1 ‘닥터마틴 워커 어머님’.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브랜드 닥터마틴 워커를 신고 있어서 눈길을 사로잡았다. 패션에 관심 많고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스타일을 잘 아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 ‘전대원 아버님’. 청 재킷과 청바지, 이른바 ‘청청 패션’의 아버님. 촬영 당시 범상치 않은 분이라는 인상을 받았는데, 시간이 흐른 뒤 시니어 모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3 ‘맥아더 아버님’. 아버님의 호쾌한 성격과 독특한 패션을 보자 인천상륙작전을 진두지휘한 맥아더 장군이 떠올랐다.
4 ‘프레피 룩 아버님’. 프레피 룩이란 미국 동부 사립학교 학생들이 즐겨 입던 클래식한 패션을 말한다. 프레피 룩의 정석을 보여주신 아버님을 보니 패션은 나이와 무관하다는 생각이 든다.
5 ‘라비앙 로즈 어머님’. 어머님을 보자 프랑스어 ‘라비앙 로즈’(장밋빛 인생)라는 말이 문득 생각났다. 모자와 가방에 장미꽃 장식이 달려 있고, 재킷의 디자인도 꽃봉오리를 연상케 하기 때문이 아닐까.
6 ‘체크 재킷 아버님’. 가을옷 하면 체크무늬와 따뜻한 색상인 주황색, 갈색이 떠오른다. 아버님의 패션이 가을을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7 ‘갈색 가죽 재킷 아버님’. 가죽 슈트를 착용하신 느낌이 든다. 캐주얼한 느낌의 가죽 가방도 멋스럽게 잘 어울린다.
옷을 고르는 센스가 부족하다 생각해 쇼핑이 망설여지는 중년 남성이라면 주목하자.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옷을 찾아야 하는데, 쇼핑 초보자에게는 어려울 수 있다. 먼저 여러 브랜드에서 지향하는 분위기를 파악하고 그에 맞춰 코디해보는 방법이 있다. 중년 남성의 고급스러움을 높여줄 브랜드 3곳의 특징과 가을 신상품을 소개한다.
도시 느낌의 스타일링, 마시모뚜띠
마시모뚜띠는 1985년에 설립된 스페인 스파(SPA) 브랜드로 75개국에 790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일상에서 입는 캐주얼한 옷을 도시적인 분위기로 선보이고 있는 브랜드다. 지인들과의 모임에서 멋을 내고 싶거나 잘 보이고 싶을 때 꺼내 입을 만한 옷이 많다. 마시모뚜띠가 설립되던 초기에는 남성복에 초점을 둔 브랜드였으나, 현재는 남성복을 포함해 여성복과 액세서리, 향수 등을 판매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중년이 되면 옷을 고를 때 디자인 못지않게 소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마시모뚜띠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리넨, 레더, 데님과 같이 소재별로 상품이 구성되어 있어 원하는 소재의 옷을 찾기 용이하다.
▶ 마시모뚜띠는 가죽 소재 의류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2023 F/W 컬렉션 ‘나파 레더 오버 셔츠’도 가죽 의류다. 나파는 양이나 염소가죽을 사용한 소재다. 옷은 양가죽 소재로 만들어졌고 무광으로 마감했다. 오버 핏 느낌이 나서 여유롭게 입기 좋은 아우터다. 두 개의 바깥 주머니 이외에도 안주머니가 여러 개 있어 실용성을 더한다. 함께 신상으로 나온 ‘릴랙스 핏 쇼트 슬리브 코튼 티셔츠’는 100% 면 소재로 착용감이 좋다. ‘스트레이트 핏 진’도 100% 면 소재이고 일자로 떨어지는 청바지다. 다섯 개의 주머니로 편리성을 더했고, 허릿단에 벨트 고리로 디테일을 살렸다.
음악과 스포츠의 역사, 프레드페리
프레드페리를 만든 프레드릭 존 페리는 윔블던을 비롯한 세계 테니스 대회에서 세 차례 우승한 테니스 스타다. 노동자 계급 출신이었던 그는 상류층이 즐기는 스포츠에서 활약해 주목받았다. 세련된 스타일로도 관심을 모은 그의 인기에 힘입어 프레드페리는 스포츠 의류로 화제를 모았다. 이후 노동자 계급 출신의 많은 펑크 밴드가 프레드페리 옷을 착용하면서 뮤지션들에게도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었다. 현재는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한 의류도 나오는 추세다.
프레드페리는 테니스에 기반을 둔 브랜드여서 스포츠 활동을 할 때 입기 좋은 피케셔츠의 비중이 높다. 피케셔츠라도 다양한 선택지를 고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상견례, 예식장 등 격식을 차리는 자리보다는 편한 인상을 심어주는 일상에서 활용하기 좋다.
▶ 프레디페리는 2023 F/W에도 폴로셔츠에 집중했다. 신상품으로 나온 ‘마이크로 체커보드 롱 슬리브 폴로셔츠’는 면 소재의 긴소매 폴로셔츠다. 자카드 원단으로 제작되어 격자무늬가 돋보이고, 신축성이 있다. 또한 테이퍼드 핏(허리에서 밑으로 내려갈수록 통이 좁아지는 핏) 면바지도 나왔다. 트렌치코트에 주로 쓰이는 소재가 사용돼 구김이 잘 가지 않는 스타일로 연출할 수 있다.
여가 즐기고픈 현대인의 소망, 헨리코튼
헨리코튼은 영국의 프로 골퍼이자 건축가, 작가인 ‘토머스 헨리 코튼 경’의 삶에서 영감을 얻은 남성복 브랜드다. 헨리코튼의 브랜드 상징인 ‘피셔맨 로고’는 바쁜 일상에도 평온한 여가를 즐기고자 노력하는 현대인의 소망을 담았다. 토머스 헨리 코튼 경이 즐기던 플라이 낚시를 모티브로 ‘플라이 피싱 클럽’ 낚시웨어를 출시해 이번 S/S 시즌에 인기를 끌었다.
영국과 이탈리아의 조화가 깃든 헨리코튼은 정교한 디테일, 자연스러운 색감, 편안한 착용감과 소재를 추구한다. 모던하면서 클래식한 스타일을 지향하기 때문에 중년 남성이 멋을 내고 싶을 때 입으면 좋은 옷이 많다.
홈페이지 내 ‘시즌 베스트 리뷰’에 들어가면 니트, 팬츠, 티셔츠 중 고객의 리뷰가 좋은 제품들을 볼 수 있다. 이를 참고해 옷을 구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2023 F/W 신상으로 나온 ‘가을 코튼 재킷’은 부드러운 면 스판 소재를 사용해 편안한 착용감을 제공한다. 단추에는 자체 제작한 시그니처 로고를 각인했고, 내외부에 다양한 크기의 주머니를 배치해 실용성을 높였다. ‘가을 코튼 팬츠’는 면 스판 소재로 신축성 있는 착장감이 특징이다. 허벅지부터 밑단까지 일자형으로 떨어지는 바지다.
편안한 직장 상사이고 싶을 때
매일 가는 회사지만 하루쯤 달라 보이고 싶다면?
‘화이트 앤드 블랙’의 클래식 룩에 ‘스카프’로 포인트를 준 간절기 맞춤 패션이다. 특히 얇고 긴 트윌리(Twilly) 스카프 활용을 추천한다.
단정한 느낌을 주는 남색, 블랙 등 어두운색의 원피스를 활용해보자. 허리 벨트, 목걸이나 귀걸이 등의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주면 좋다. 이번 F/W 시즌에는 골드 액세서리가 유행이라고 하니 참고하자.
야외 활동 즐기고 싶을 때
산책부터 등산, 캠핑 골프까지 활동을 즐기는 중년은 주목.
야외 활동을 한다고 해서 트레이닝복, 등산복을 입을 필요없다. 평상시에 입는 상의를 그대로 착용해도 된다. 무엇보다 캐주얼한 니트는 간절기에 제격인 아이템이다.
하의는 청바지나 밴딩이 들어간 팬츠를 추천한다. 편안해 보이면서도 클래식함을 잃지 않는 패션이 완성된다.
센스 있는 학부모가 되고 싶을 때
학교나 학부모 모임에서 주눅들 걱정 없는 패션.
50대 학부모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특효약은 화려한 옷이다. 옷장 속, 컬러풀한 옷을 꺼내 입어도 좋다. 스타일링에 힘을 주면 저절로 자신감이 높아진다.
하의는 슬렉스나 부츠컷 청바지가 적당하다. 화려한 상의 아래 스커트를 입으면 과해 보일 수 있다. 깔끔한 스타일 팬츠로 세련미도 놓치지 말자.
취재 손효정 기자shjlife@etoday.co.kr, 기획 문혜진 기자hjmoon@etoday.co.kr, 의상 반포드레스, 모델 정윤선·박지영
계절이 바뀌는 간절기는 패션 스타일링이 어려운 시기다. 무슨 옷을 언제 어떻게 입을지 고민이거나, 외출 전 옷장 앞에서 서성이는 시간이 길어진다면? 상황별 코디 세 가지를 참고해보자.
STYLE 1. 편안한 직장 상사이고 싶을 때
열심히 살아온 당신. 직장 내에서 팀장, 부서장 등의 직급에 있을 것이다. 매일 가는 회사지만 하루쯤 달라 보이고 싶다면, 이 코디를 추천한다. ‘화이트 앤드 블랙’의 클래식 룩에 ‘스카프’로 포인트를 준 간절기 맞춤 패션이다. 특히 얇고 긴 트윌리(Twilly) 스카프 활용을 추천한다. 이렇게 입고 회사에 가는 순간, 카리스마와 편안함을 모두 갖춘 상사가 될 수 있다.
STYLE 2. 캠핑, 골프 등 야외 활동 즐기고 싶을 때
산책부터 등산, 캠핑, 골프까지, 건강관리가 중요한 중년은 다양한 야외 활동을 즐기고 있다. 이제 트레이닝복, 등산복 등을 입는 시대는 지났다. 정유정 반포드레스 대표는 “편안해 보이면서도 중년의 우아함과 클래식함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STYLE 3. 센스 있는 학부모가 되고 싶을 때
결혼과 출산이 늦어짐에 따라 50대 학부모도 늘어난 상황이다. ‘학교도 방문해야 하고 학부모 모임에도 참석해야 하는데, 젊은 엄마들 사이에서 주눅 들지 않을까’라는 고민을 할 수 있다. 그 고민을 해결해줄 특효약은 바로 화려한 옷이다. 스타일링에 힘을 주면 저절로 자신감이 높아진다.
의상 반포드레스
‘소중한 나’를 슬로건으로 하는 중년 여성 패션 쇼핑몰. 30대부터 70대까지 고객의 연령대 폭이 넓다. 반포드레스 대표 정유정은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있는데, 구독자가 6만여 명에 이른다.
모델 정윤선, 박지영
시니어 모델 정윤선, 박지영은 시니어 모델을 전문적으로 양성하는 엘리트모델에이전시 소속이다. 정윤선과 박지영은 모두 ‘트리플루트’(여성 패션 브랜드) 서포터스로 활동 중이다.
젊은 시절 모델 경력이 있는 정윤선은 지난해 10월 시니어 모델로 활동을 재기했으며, 한복 패션쇼에 주로 참여했다. 박지영은 ‘한식 레스토랑 서리재’ 홍보영상 CF 출연, ‘어바웃엠브로’ 룩북 모델 활동 경력을 갖고 있다.
시니어 모델, 중년 전용 패션 플랫폼 등장. 중장년의 패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아저씨, 아줌마 패션을 지양하고 젊은 감각을 추구한다. 그러나 아직 ‘옷 잘 입는 시니어’는 일부에 불과하다. 옷 잘 입는 시니어를 응원하며, F/W 패션 트렌드와 함께 스타일링 꿀팁을 알아봤다.
“MZ 패션, 비켜줄래?” 배우 김희선이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으로 묻는다. 4050 여성 패션 플랫폼 ‘퀸잇’의 광고 속 한 장면이다. 2020년 9월 출시된 퀸잇은 1300개 이상의 입점 브랜드를 확보했으며, 누적 다운로드 540만을 달성했다.
더불어 ‘지그재그’의 성공 이후 카카오스타일이 내놓은 ‘포스티’, ‘모라니크’, ‘푸미’ 등이 4050 여성을 대상으로 한 패션 플랫폼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중년 남성 패션 플랫폼으로는 ‘애슬러’와 ‘댄블’이 있다.
2030세대, MZ세대의 대표 패션 플랫폼으로 통하는 ‘무신사’도 중년 패션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X세대(1965~1979년생)를 대상으로 하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레이지 나잇’을 론칭했다. 이와 같은 추세는 패션 업계에서 중장년층 소비자를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코로나19의 여파로 백화점이나 아웃렛에 쇼핑 가기 어려워지자 중장년층도 온라인으로 옷을 구입하게 됐다. 그러면서 그들은 온라인 시장의 ‘큰손’으로 등극했다. 이와 함께 드러난 사실은 패션에 대한 관심과 옷 잘 입고 싶다는 열의가 높다는 점이다. 시니어의 패션에 대해 임승희 인덕대학교 방송뷰티학과 교수(스타일 매니지먼트 서비스 라뽐므 대표), 조정윤 세종대학교 미래교육원 패션학 전공 교수, 이윤진 인하공업전문대학 패션디자인학과 교수와 자세히 얘기를 나눠봤다.
중장년 패션, 왜 젊어졌나?
중년기는 신체적·생리적·심리적 변화 등의 내적 환경과 가족·직업·사회생활 등의 외적 환경 등 다양한 변화를 경험하는 시기다. 특히 노화로 인해 체중이 늘거나 줄어드는 변화를 겪게 되고, 다양한 방법으로 단점을 보완하고자 한다. 이 중에서 가장 손쉽게 접근가능하면서 큰 변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방법이 ‘패션 스타일링’이다. 중년층에 접어들면 패션에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임승희 교수는 100세 시대가 도래하면서 중년기의 ‘가꿈’은 더욱 중요해졌고, 시니어 패션의 변화를 불러왔다고 짚었다. “과거에는 노년층을 60대라고 생각했다. 100세 시대인 현재는 노년층을 70·80대로 본다. 현재의 50대는 나이 든 세대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안티에이징도 잘하고 자기 관리도 잘해서 젊은 시절의 몸매를 유지한다. 그러다 보니 일명 아줌마, 아저씨 패션이 안 어울리게 된 것이다. 오히려 자녀들 옷이 어울리게 되면서 부모와 자녀가 옷을 같이 입는 가정이 많아졌다.”
젊어진 시니어의 패션 경향은 ‘에이지리스’(Ageless)라고 할 수 있다. 에이지리스는 어떠한 선택에서 나이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의미로 패션에서 연령의 경계가 허물어졌다는 것을 표현한다. 임 교수는 “많은 의류 브랜드가 타깃을 시니어층으로 높였다. 50·60대 시니어는 소재 중심의 퀄리티 좋고 가격대 높은 의상을 구입하고자 하기 때문에 브랜드에서 선호하는 소비자층이다”라면서 “보통 브랜드에서 40·50대를 타깃으로 한다고 해도 주 고객층은 50·60대다. MZ세대 의류 브랜드는 10·20대를 타깃으로 하기 때문에 오히려 30·40대 고객층이 패션 업계에서 소외되어 있다. 그러니까 현재의 50·60대는 과거의 30·40대 옷까지 입는다고 보면 된다. 당연히 패션이 젊어질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임 교수는 해외 브랜드 유입도 에이지리스 현상 확산에 기여했다고 본다. 그는 “외국 시니어들은 ‘나는 그동안 고생했기 때문에 앞으로는 누리면서 살겠다’면서 패션에 신경을 많이 쓴다. 그래서 해외 브랜드는 시니어가 선호하는 의상을 잘 안다. 그런 브랜드가 국내에 들어오자, 국내의 중장년층은 많이 놀랐다. 국내에서는 볼 수 없던 컬러, 디자인이 가득한 것이다. 그러면서 중장년층의 지갑이 열렸고, 패션도 점점 세련되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시니어 모델의 등장 또한 중장년 패션을 짊어지게 했다. 시니어 모델은 말 그대로 모델 활동을 하는 시니어를 말한다. 은퇴 후 제2의 직업으로 60대에 시니어 모델을 하는 사람이 많은데, 현재는 40대도 시니어 모델에 도전한다. SNS의 발달로 옷 잘 입는 시니어 모델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전문적인 교육과 대회 등을 통해 시니어 모델이 많이 양성되는 추세다.
조정윤 교수는 “시니어 모델은 젊고 늘씬한 사람만 모델을 할 수 있다는 고전적인 패러다임을 바꿔놓았다. 중장년층도 얼마든지 패셔너블할 수 있고, 자신만의 패션 스타일을 표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또 시니어 모델의 활동이 늘어나면서 대중에게 더욱 자연스럽게 스며들었고, 중장년층의 패션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고 본다”고 짚었다.
올드머니 룩에 주목하라
임승희 교수와 조정윤 교수는 중장년이 주목해야 할 F/W 시즌 패션 트렌드에 대해 ‘올드머니(Old Money) 룩’을 꼽았다. ‘금수저 룩’으로도 불린다. 미국·유럽 등 서구 상류층이 승마·요트 등을 즐길 때 입었던 클래식하고 고급스러운 스타일을 지향한다. 명품 로고가 큼지막하게 박힌 디자인 대신 고급스러운 소재 의상을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조정윤 교수는 “시니어 패션이라고 하면 여성은 꽃무늬 패턴, 남성은 체크무늬 옷이나 등산복을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올드머니 룩은 색이 단조로운 것이 특징이다. 현재 패션 트렌드는 미니멀과 자연스러움 추구다. 컬러는 흰색과 검은색이 기본이고, 갈색, 회색 톤 의상도 많다. 또한 로고 플레이를 최소화하고, 좋은 소재와 짜임새로 내가 입고 있는 옷이 명품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즉 옷 자체가 아닌 자신이 고급스러움을 표현해야 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올드머니 룩의 또 다른 특징은 ‘여유 있는 핏’이다. 일상에서도 활동하기 편한 패션이기 때문에 여유가 느껴지는 낙낙한 핏을 선호한다. 올봄까지만 해도 Y2K(2000년대) 패션의 유행으로 크롭트 기장의 타이트한 상의와 와이드 핏 바지가 유행이었다. 이제 상의는 여유 있고 하의는 타이트해졌다. 임승희 교수는 “일자바지가 유행인데 올드머니 룩을 표현하려면 여유 있는 핏이라는 포인트를 놓쳐서는 안 된다. 신발 또한 기존의 스니커즈가 아닌 굽 높은 뾰족구두를 신는 추세다”라고 설명했다.
배우 윤여정은 올드머니 룩의 대표 주자로 꼽힌다. 그가 2021년 영화 ‘미나리’로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을 당시 보여준 블랙 드레스 패션은 아직까지 회자된다. 임승희 교수는 “윤여정 선생님은 체구가 작다는 자신의 단점을 보완하고자 모노톤의 미니멀 의상을 선호한다. 또 패션에 관심이 많아서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하는 패션을 찾아본 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이윤진 교수는 F/W 시즌 패션 트렌드에 대해 ‘지속 가능한 패션’을 꼽았다. 이 교수는 “‘시즌리스’(Seasonless)를 넘어 ‘타임리스’(Timeless)의 시대”라고 표현하며 “시즌리스는 계절 구분 없이 의복을 착용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 개념이 확장되어 현재의 지속 가능한 패션까지 넓혀진 것이 타임리스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유행과 관계없이 오래 착용할 수 있으면서도, 친환경 공정무역의 윤리를 담은 패션 제품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교수는 “타임리스 패션에는 조건이 있다. 니트, 티셔츠, 데님 등 기본 아이템들을 한 번 구매해서 다양한 용도로 오랫동안 활용하려면 디자인이나 디테일보다는 소재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타임리스 패션을 소화하면 환경도 살리고 스스로 의식 있는 소비를 한다는 자부심도 들 수 있다. 중장년층의 패션이 더욱 유연해지고 멋짐의 아우라가 더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임승희 교수는 ‘옷 잘 입는 시니어’가 되기 위해선 ‘많이 보고, 많이 입어보라’고 조언했다. 20년 넘게 스타일리스트로 일하고 있는 임 교수가 실제로 느낀 옷 잘 입는 연예인들의 비결이다. “연예인이라고 처음부터 옷을 잘 입는 것은 아니다. 방송 활동을 하면서 옷을 많이 입어보고 자신의 스타일을 찾아가는 과정을 겪는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스타일리시한 시니어가 되고 싶다면, 먼저 백화점을 방문해 각 브랜드의 마네킹이 입고 있는 옷을 주목해 보세요. 올해 그 브랜드가 주력으로 밀고 있는 상품이기 때문에 트렌드를 알 수 있어요. 눈으로 본 뒤에는 직접 입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명품관, 스파 브랜드 매장 등을 찾아서 옷을 피팅해보세요. 많이 입어봐야 옷의 차이를 알고, 나에게 어울리는 스타일이 무엇인지 알게 됩니다. 패션의 세계를 많이 경험해보고 자신한테 맞는 스타일을 꼭 찾길 바랍니다.”
“입주까지 5년은 기다려야 한대요.”
서울시 강서구 마곡동에 들어서는 롯데건설의 실버타운 ‘VL 르웨스트’가 최근 청약을 진행한 결과, 최고 경쟁률 205대 1을 기록했다. 배우 노주현 등 유명 인사도 관심을 보였다. ‘VL 르웨스트’처럼 도심형 고급 실버타운은 평균적으로 2년에서 5년은 기다려야만 입주할 수 있는 상황이다.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실버타운(시니어타운) 열풍이 불고 있다.
실버타운 왜 수요 증가했나
실버타운이란 사회생활에서 은퇴한 고령자들이 집단적 또는 단독적으로 거주가 가능하도록 노인들에게 필요한 주거 및 휴양·여가시설, 노인용 병원, 커뮤니티센터 등 서비스 기능을 갖춘 노인주거단지를 말한다. 한마디로 설명하면, 고령친화주택에 서비스를 결합한 것이다.
실버타운은 입주 보증금을 내고 달마다 이용료를 내는 임대형과 분양형으로 나뉜다. 분양형은 부동산 사기로 이어진 경우가 생기면서 2015년부터 신규분양은 금지됐다. 입지에 따라서는 1세대 전원형, 2세대 도심형, 3세대 도심 근교형으로 나뉜다.
보건복지부의 노인 실태 조사에 따르면, 노인 10명 중 8명은 노인 단독가구다. 이 중 부부가구는 58.4%, 독거가구는 19.8%에 해당한다. 자녀와 같이 살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건강·경제적 안정, 개인생활 향유 때문’이라고 62%가 응답했다. 과거와 달리 자녀의 부양을 받지 않아도 된 그들이 거주할 공간을 찾다 보니 실버타운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다. 실버타운에서 살게 되면, 지금처럼 혹은 더 이상으로 즐거운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노인의 수요와 다르게 전국의 실버타운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2020년 기준 전국의 실버타운은 38개소였다. 현재 국내 만 60세 이상 인구는 약 127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25%를 차지한다. 그런데 실버타운에 입주할 수 있는 세대는 전국 기준 1만 세대에 불과하다. 즉, 수용력이 0.1%도 안 되는 상황인데, 실버타운에 입주를 원하는 사람은 늘어나니 평균 2년~5년의 대기 시간이 생기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그렇게까지 오랜 시간과 돈을 투자하면서 실버타운에 가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실버타운을 추천하는 가장 큰 이유로 ‘식사’를 꼽는다. 나이가 들수록 균형 잡힌 식사를 제대로 챙겨 먹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버타운에는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식당이 있다.
뿐만 아니라 실버타운에는 건강관리를 위한 물리치료실과 부속 의료기관, 운동시설 등이 있다. 서예실, 도예실, 노래 연습실 등 취미·여가 시설도 있으며, 대부분의 실버타운은 목욕탕, 사우나를 갖추고 있다.
실버타운의 입주 가능 연령은 만 60세 이상이다. 부부가 입주를 원한다면 부부 중 한 명만 60세 이상이어도 입주가 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실버타운은 생활비를 100% 본인이 부담한다는 점이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시니어를 위해 만들어진 곳으로 정부의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다.
비싸지는 실버타운, 소외당하는 중산층
그렇다면 실버타운에 입주하고 싶다면 얼마나 경제적인 여유가 있어야 할까. 가장 먼저 입주 시 목돈이 필요하다. 임대형 실버타운이라면 입주 보증금이 필요하고 자가 소유형 실버타운은 주택 구입 비용이 든다. 매달 내는 생활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은 식비다. 실버타운마다 의무식 제도가 있다. 식사를 하든, 하지 않든 일정한 식비를 의무적으로 내야 한다.
월 생활비에는 식비와 함께 공동시설 유지 및 관리 비용과 직원 인건비, 화재보험료 등이 들고, 주 1~2회 청소 비용도 포함된다. 그 외에 전유부분에 대한 공과금과 개인별로 사용하는 비용은 추가로 내야 한다. 상하수도 요금, 전기요금, 급탕비, 인터넷 사용료, 케이블 TV 시청료, 전화 요금 등이 해당한다.
즉, 실버타운에서 살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보증금과 생활비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리고 정확한 비용은 실버타운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서울 소재 실버타운은 부부 기준으로 봤을 때, 보증금 4억~6억 원에 생활비 300만~400만 원 정도가 든다. 경기권이나 지방은 월 생활비가 200만~300만원 수준으로 내려간다. 지방의 경우 생활비가 100만 원 대까지도 가능하다.
그러나 현재 입주 대기까지 타면서 인기를 끄는 고급 실버타운의 비용은 ‘억’ 소리가 난다. 고급 실버타운 중 베스트로 꼽히는 곳은 서울시 광진구에 위치한 ’더 클래식 500’이다.보통 1인과 부부 기준이 다른데, 이곳은 1인 부부 모두 보증금이 9억 원이다. 여기에 약 500만 원의 월 생활비가 든다. 또한 ‘VL 르웨스트’는 보증금 7억 5000만 원, ‘삼성 노블카운티’는 보증금 3억 2000만 원에 해당한다.(1인 기준)
더욱이 올해 실버타운 사업은 전환점을 맞이할 전망이다. 약 7000세대가 입주 될 예정이다. 앞서 말한대로 ‘VL 르웨스트’가 분양되고, 서울시니어스 고창타워는 4차 입주자를 모집한다. 또한 대형 디벨로퍼(부동산 개발업체) 엠디엠그룹의 계열사 엠디엠플러스도 실버타운 ‘백운호수 푸르지오 숲속의 아침’을 짓고 있으며, 연내 분양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고급 대형 실버타운이 연이어 조성되는 것에 따라 ‘중산층이 소외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정부에서는 실버타운에는 경제적인 지원을 안 하지만, 저소득층을 위해서는 노인복지주택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중산층 소외 지적을 의식한 듯, 정부는 저소득층과 중산층의 실버타운을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을 최근 밝혔다. 2027년까지 매년 1000호를 공급하겠다는 것. 특히 서울시는 서울형 실버타운 ‘골드빌리지’를 만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