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플렉스가 생기기 전만 해도 다양한 작품이 상영관에 걸렸다. 규모가 크건 작건 작품성이 입소문을 타면 영화관 속으로 관객이 파도처럼 빨려 들어갔다. 멀티플렉스라... 동네 구석구석 들어와 영화 보는 횟수를 늘렸지만 작고 소박한 영화가 설 자리를 빼앗고 말았다. 다양한 영화를 만들고 싶고 또 보고 싶은 사람이 갈 곳 없는 지금의 현실. 그런데 이 척박한 영화 환경을 비집고 보석 같은 영화 한편이 개봉했다. 바로 영화 ‘돌아온다’이다. 정말 그 곳에서 막걸리를 마시면 그리운 사람이 돌아올까?
영화 ‘돌아온다’ 기다리는 사람의 마음을 담다
영화 ‘돌아온다’(감독 허철/제작 꿈길 제작소)는 ‘여기서 막걸리를 마시면 그리운 사람이 돌아온다’라고 쓰인 표구가 걸려있는 시골의 한 막걸리 집이 배경이다. 주인공을 비롯해 등장하는 인물마다 기다리는 누군가가 있다. 어머니를 찾는 스님과 아들을 찾는 노모, 집 떠난 부인을 기다리는 남자, 군대 간 아들을 기다리는 어머니. 모두가 하나같이 막걸리를 들이키는 이유가 있다. 매일 이곳에 모여 누군가가 돌아오기를 염원하며 한 잔, 두 잔 막걸리 잔을 채우던 어느 날. 묘한 분위기의 주영(손수현)이 비밀을 감추고 나타나 이야기의 실타래를 풀었다 뭉쳤다를 반복한다.
영화 ‘돌아온다’는 원래 연극이 원작이다. 2015년 무대에 올랐던 연극 ‘돌아온다’(원작 선욱현/연출 정범철/극단 필통)가 허철 감독의 마음을 흔들었다. 수차례 공연장에 찾아가 연극을 보는 매 순간마다 눈물이 흘렀다고. 허철 감독은 이런 감정의 소요가 생기는 근원이 뭘까 고민하다 연극‘돌아온다’를 영화화하기에 이르렀다. 주인공 역할을 맡은 배우 김유석도 지난 6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도 “친구인 허철 감독이 내민 ‘돌아온다’의 시나리오를 읽다가 세 번이나 눈물이 터졌다”고 고백한 바 있다. 영화 ‘돌아온다’는 2016년 6월에 촬영해 올해 4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이어 지난 9월, 제41회 몬트리올국제영화제에서 금상을 수상하면서 작품성과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일종의 실험극이다
연극‘돌아온다’를 본 관객이 있다면 흥미로운 점 몇 가지를 발견하게 된다. 첫 번째는 주인공인 김유석과 손수현 이외 주요 인물이 원작 연극에 출연한 배우라는 점이다. 스님을 연기한 배우 리우진, 노모에 김곽경희, 이황의, 강유미, 정연심 등이 원작에서와 같은 역할로 영화에 등장한다. 연극이 영화화 된 작품이 지금까지 있어 왔지만 원작의 주요 배역을 똑같이 기용하는 일은 극히 드물다. ‘덕혜옹주’나 ‘미스사이공’같이 공연 실황을 영화처럼 편집, 제작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말이다. 영상으로 표현해야하기 때문에 영상에 맞는 배역을 대부분 찾아 나서지만 허철 감독은 연기 잘하는 기존의 배우를 제자리에 그대로 두었다.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연기파답게 영화에도 잘 녹아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는데 연극배우들이 큰공을 세웠다.
두 번째는 배경과 장면을 마치 연극처럼 배치했다는 점이다. 허철 감독의 실험 정신이 엿보인다고나 할까. 이야기 대부분은 막걸리 집에서 시작해 다른 시간과 장소 혹은 장면으로 이동한다. 사건이 해결되고 다시 막걸리 집으로 돌아오면 또 다른 이야기로 사건이 번지고 말이다. 혹은 장소를 이동하는 대신 장소의 성격을 변화시켜 활기를 북돋거나 공간에 새로운 성격을 불어넣기도 한다. 새로운 손님이 오지 않는 막걸리 집은 적막하고 조용하기 이를 데 없다. 막걸리잔 마주치는 소리와 사람들이 조용조용하는 말소리가 전부. 그런데 이곳에 주영이 들어와 일하면서 SNS에 막걸리집을 홍보한다. 이후 막걸리집이 지역의 맛집으로 소개돼 조용했던 장소가 시장만큼 떠들썩하고 사람들이 모이는 곳으로 성격이 바뀌기도 한다. 하나의 무대를 마치 여러 장소처럼 이용하는 연극의 기법과도 비슷하지 않은가.
셋째, 이 영화가 연극에서 왔든, 관객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실험 정신이 깃들어져 있든 ‘돌아온다’를 보고 나면 최근 영화에서 느끼지 못했던 후련함과 시원함이 느껴진다. 잠시 잊고 있던 순수를 찾은 것과 흡사하다. 혹시 잔혹하게 피가 철철 흐르는 장면이 보기 싫고, 온 몸을 휘감을 듯 한 대형 SF영화에 질린 관객이 있다면 이 겨울, 잔잔한 영화에 젖어드는 것은 어떨까.
끝으로, 영화 ‘돌아온다’의 허철 감독이 극적인 장면에서 카메오 출연을 한다는 스포일러를 남긴다. 아는 사람만의 깨알 재미이니 눈 부릅뜨고 찾아보기를 당부하는 바이다.
‘별은 빛나건만‘의 애절한 멜로디가 머릿속에 맴돈다.
고통 속에서도 연인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듣는 이에게도 절절하게 다가오게 하는 노래이다.
오페라 ‘토스카’의 ‘별은 빛나건만’은 이렇게 필자 마음에 남아 있다.
처음에 오페라를 영화로 본다고 해서 별 흥미를 느끼진 못했다.
무대에서 생생한 배우들의 몸짓과 노래를 듣는 게 오페라의 묘미일 텐데 영화의 화면으로 오페라를 본다니 그리 감동이 다가오진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메가박스 몇몇 극장에서 영화로 보는 오페라를 상영하고 있다.
이 방식은 실제 오페라 무대를 실황 중계하듯 영화로 보여 준다.
날짜마다 레퍼토리가 달랐는데 필자가 선택한 오페라는 ‘토스카’이다.
이번 상영작은 베를린 필하모닉 연주의 오페라로 바덴바덴 축제극장에서 열린 작품이다.
오페라를 영화로 본 느낌은 실제 무대를 본 것만큼이나 생생하고 감동적이었다.
인터미션을 포함해서 3시간가량을 열연하는 오페라 가수들이 너무나 멋지고 대단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보통 성악 하는 오페라 가수는 몸집이 컸다. 그래야 소리가 잘 나오기 때문이라는데 이번 공연의 여주인공 ‘토스카’는 아름다운 얼굴과 늘씬한 몸매로 열연을 펼쳤다.
푸치니는 이탈리아 오페라 전통과 격식을 갖고 우아하고 풍부한 선율을 표현했는데 많은 작품 중에서 3대 오페라로 ‘라 보엠’과 ‘나비부인’ ‘토스카’를 꼽는다.
‘토스카’는 전 3막의 아름다운 비극 멜로드라마로 애틋한 감상을 필자 마음에 안겨주었다.
무대는 1800년 6월의 성 안드레아 델라발레 성당이다. 이곳에서 화가 마리오 카바라도시는 여인의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는 아띠반티의 기도실에서 오랜 시간 기도를 드리는 부인의 모습을 보고 자신의 그림에 반영한다.
그러면서 그림의 여인이 어쩐지 가수인 자신의 연인 토스카의 모습과 비슷함을 보고는 ‘오묘한 조화’라는 유명한 아리아를 부른다.
오랜 시간 기도를 드리던 여인은 정치범인 안젤로티의 여동생이었다. 안젤로티는 로마공화국 수장으로 정치범이 되었지만, 탈옥 중이다.
아띠반티 부인은 자신의 옷으로 오빠를 변장시켜 탈출하게 하려고 기도실에 옷을 숨겨놓았다.
이곳에 안젤로티가 숨어들어 카바라도시와 만난다. 둘은 절친한 친구이다.
그때 카바라도시의 연인 토스카가 찾아오니 안젤로티를 숨기고 질투심이 많은 토스카는 누구와 얘기 중이었냐며 의심한다.
카바라도시는 토스카만을 사랑한다고 그날 저녁 별장으로 여행 가자고 안심시키며 그녀를 돌려보내고 안젤로티를 자신의 집 마른 우물에 숨어있게 한다.
그때 경찰서장인 스카르피아 남작이 들이닥쳐 안젤로티의 행방을 말하라며 카바라도시를 연행한다.
원래 나쁜 놈인 경찰서장은 토스카를 마음에 두고 있어 이번 기회에 카바라도시를 없앨 궁리를 한다.
토스카를 불러 그녀의 연인인 카바라도시를 고문하는 소리를 듣게 하며 자신의 말을 들으라 한다.
계속되는 고문 소리에 토스카는 안젤로티가 카바라도시의 집 우물 속에 숨어있다는 말을 하고 만다.
안젤로티는 카바라도시가 자신을 배반한 줄 알고 자결한다.
자신의 말을 들어주면 연인 카바라도시를 가짜 총으로 쏘고 풀어주겠다는 말에 토스카는 응하는 척하다가 칼로 찔러 경찰서장을 살해한다.
한편 감옥에서 사형 1시간을 앞둔 카바라도시는 애절한 마음으로 토스카를 향해 ‘별은 빛나건만’을 노래한다.
이 장면에서 필자는 어찌나 가슴이 아픈지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처형장에 간 토스카는 연인에게 경찰서장이 죽기 전에 약속했다며 가짜 총으로 쏠 테니 총소리가 나면 쓰러지는 연기를 하라고 말한다.
그러나 야비한 경찰은 약속을 어기고 진짜 총으로 카바라도시를 쏘았다.
이에 절망한 토스카 역시 권총으로 자살한다.
토스카가 언덕에서 뛰어내려 죽는 것으로 필자는 알고 있었는데 이번 작품에선 설정이 바뀌었다.
붉은 옷을 입고 열연한 토스카역의 가수는 긴 시간 여러 곡의 노래를 쉼 없이 하면서도 너무나 정열적이어서 찬사가 절로 나왔다.
베를린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연주와 주인공들의 최선을 다하는 노래가 매우 인상적이고 멋진 공연이었다.
비극으로 끝나서 안타깝지만, 감동적인 아름다운 무대였다.
2017년 정유년의 한 해도 저물고 있다. 올해는 국정농단으로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 의해 파면되는 초유의 일이 벌어져 5월 9일 조기 대선을 통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19대 대통령에 당선돼 취임하는 등 격변의 한 해였다. 대중문화계 역시 세월호 특별법 서명, 야당 후보 지지 등의 이유로 송강호, 정우성, 김혜수 등 수많은 연예인을 포함한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와 김여진, 문성근, 김미화, 김제동, 김규리 등 82명의 연예인을 좌파 연예인으로 규정해 여론 조작, 방송계 퇴출 등을 시도한 이명박 정부의 국정원 보고서가 공개돼 큰 파문이 일었다. 또한 사드로 촉발된 중국 당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금지령)으로 대중문화 산업계가 직격탄을 맞는 등 크고 작은 일이 많았다.
2017년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고 유행을 선도한 대중문화 트렌드와 키워드는 무엇일까. 우선 영화계에선 역사적 사건과 인물 등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들이 쏟아져 흥행에 성공한 것이 가장 눈에 띄는 트렌드다. 한국 민주화에 큰 역할을 한 광주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 병자호란 당시 고립무원의 남한산성을 소재로 한 김훈 작가의 동명 소설을 영상화한 , 2007년 미 의회 공개 청문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사죄결의안 통과에 결정적 역할을 한 이용수 할머니의 가슴 아픈 실화를 모티브로 한 , 일제 강점기 일본 하시마 섬에 강제 동원된 800여 명의 조선인 참상을 다룬 , 3·1 독립만세운동을 주도하다 일본으로 가 항일운동에 매진했던 독립운동가 박열을 전면에 내세운 , 1986년 명성황후 시해범을 죽이고 사형선고를 받는 등 청년기의 김구 선생을 다룬 등 많은 영화가 역사적 사건과 인물을 다뤄 눈길을 끌었다. 가 1218만 명의 관객을 동원해 한국 영화로는 15번째 1000만 영화로 등극하는 등 역사적 사건과 인물을 다룬 실화 영화들이 흥행도 호조를 보였다.
올해 방송 드라마의 가장 큰 특징은 ·· 등 검사나 변호사, 재벌 등 권력과 자본의 탐욕과 비리를 다루거나 · 등 언론계를 조명한 작품들과 을 비롯한 갑질을 소재로 한 드라마들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거나 화제가 됐다는 점이다. 이들 드라마는 지도층의 부패가 심각하고 갑질이 심화하는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줬다.
대중문화계의 큰손으로 등장한 20~40대 여성들의 절대적 지지로 영화와 드라마에서 남자 스타들이 압도적 흥행 성적을 거둔 것도 2017년 대중문화계를 지배한 트렌드 중 하나다. 1218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송강호 주연의 , 718만 명이 본 현빈, 유해진 주연의 를 비롯해 ··· 등 올해 들어 흥행 상위를 차지하는 영화들이 한결같이 남자 주연 영화였다.
드라마 역시 마찬가지다. 케이블 TV 드라마 사상 최초로 20%대를 돌파한 공유 주연의 (tvN), 28% 시청률을 기록한 지성 주연의 (SBS), 20%대를 유지한 남궁민 주연의 (KBS2) 등 성공한 드라마 모두 남자 주연 작품이다.
대중의 관심이 높은 예능 프로그램은 (SBS), (MBC에브리원), (JTBC), (JTBC2), (JTBC), (OLIVE), (KBS1), (TV조선) 등 외국인 출연 예능과 (채널A), ·(tvN), ·(TV조선), ·(E채널), ···(SBS), (KBS2), (KBS드라마), (MBN) 등 연예인의 남편, 아내, 자녀, 부모 등이 출연한 연예인 가족 예능이 대세를 이뤘다. 또한 내일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지 말고 지금의 삶을 즐겁고 행복하게 살자는 ‘욜로(YOLO)’와 혼술·혼밥 등 급증하고 있는 ‘1인 가구’의 문화가 예능 키워드로 등장해 (SBS)에서부터 (MBN)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예능 프로그램의 소재로 활용됐다.
2017년 대중음악계는 신세대 가수와 아이돌 그룹의 1970~1990년대 히트곡 리메이크 열풍이 강타했다. 양희은이 1991년에 불러 인기를 얻은 ‘가을 아침’과 1970년대 정미조가 불러 히트한 ‘개여울’이 올해 아이유의 노래로 재탄생해 음원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큰 인기를 얻었다. 아이유는 9월 발표한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 2’에서 정미조의 ‘개여울’, 소방차의 ‘어젯밤 이야기’, 김건모의 ‘잠 못 드는 밤 비는 내리고’ 등 1970~1990년대 히트곡을 완성도 높게 리메이크해 큰 관심을 모았다.
걸 그룹 마마무의 솔라도 김도향의 ‘바보처럼 살았군요’, 여진의 ‘그리움만 쌓이네’, 해바라기의 ‘행복을 주는 사람’ 등을 리메이크한 앨범을 발표해 젊은층뿐만 아니라 50~60대 중장년층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올해 대중음악계를 관통한 리메이크 트렌드는 젊은 세대에게 과거의 명곡들을 소개하는 동시에 중장년층에게는 추억을 선물하는 효과가 높아 대중음악의 수용층을 확장하는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세대 간 이해의 접점을 확대했다.
1996년 H.O.T. 데뷔를 시작으로 젝스키스, S.E.S., 핑클 등 1990년대 중·후반 본격화한 아이돌 그룹 시대는 2000년대 들어 2PM, 슈퍼주니어, 원더걸스, 소녀시대 등 2세대 아이돌 그룹 중심으로 세대 교체가 됐다. 올해 들어 원더걸스, 씨스타 등 많은 아이돌 그룹이 해체되고 소녀시대의 멤버 서현이 탈퇴하는 등 2세대 아이돌 그룹들이 본격적으로 퇴장했다. 올해는 방탄소년단, 트와이스, 여자친구, 블랙핑크 등 2015년 전후로 데뷔한 3세대 아이돌 그룹이 국내 음악계를 평정하고 K팝 한류를 이끄는 주체로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
연예계에 안타까운 일도 많았다. 큰 사랑을 받던 스타들이 숨져 대중의 곁을 영원히 떠났다. KBS2 주말극 촬영을 끝낸 지 얼마 안 된
4월 9일 중견 스타 김영애가 췌장암으로 66년간의 삶을 마무리했다. 46년간 연기자 생활도 끝나는 순간이었다. “연기는 내게 산소이자 숨구멍 같은 의미예요. 배우가 아닌 나를 생각할 수가 없어요. 다음 생에 태어난다면 다시 배우를 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할 정도로 천생 배우였던 김영애는 20세에 연기를 시작해 , , , , , , , 까지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정교한 연기력과 빼어난 캐릭터 창출력으로 시청자와 관객에게 감동을 줬다.
와 사극 등에서 보인 강렬한 카리스마 연기에서 영화 의 일상적 연기까지 스펙트럼 넓은 연기로 관객과 시청자에게 기쁨을 준 중견 배우 윤소정은 패혈증으로 6월 16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73년의 삶 중 연기자로 살아온 세월이 55년에 이를 정도로 윤소정에게 있어 배우라는 직업은 삶의 전부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57년 동안 연극무대에서, 스크린에서 그리고 TV 화면에서 빛나는 조연 연기와 사투리 연기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던 중견 배우 김지영도 폐암으로 2월 19일 79년간의 삶을 마감했다.
2017년 10월 30일에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영화와 드라마에서 빼어난 연기를 선보이며 왕성한 활동을 펼친 김주혁이 교통사고로 사망한 것이다. 김주혁은 선 굵은 연기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김무생의 아들로 1998년 SBS 탤런트로 연예계에 데뷔한 뒤 드라마 , , , , 영화 , , 등 수많은 작품에 주연으로 나서 아버지를 능가하는 인기를 얻었다. 20년간의 배우생활을 마감하고 세상을 떠난 김주혁의 나이는 45세였다.
로봇수술이란 단어는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인간의 손이 아닌 로봇 팔이 환자의 몸속에서 거리낌 없이 움직이며 수술하는 장면이 떠오른다. 그리고 이런 상상은 SF 영화 속에서 구체적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우리 삶 가까이 등장한 로봇수술도 이런 모습일까? 실상은 영화 속 장면과 조금 다르다.
로봇수술을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두 단어가 있다. 인튜이티브서지컬과 다빈치가 그것이다. 인튜이티브서지컬은 1995년 설립된 회사로 1999년 로봇수술 장비인 다빈치를 세상에 처음 내놨다. 2000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이후 지금까지 전 세계 로봇수술 시장을 석권했다. 우리가 아는 로봇수술에 관한 것은 모두 다빈치에 의해 이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복강경(내시경) 수술을 대체하고 있는 대중화된 로봇수술 장비는 다빈치가 유일하다고 보면 된다. 덕분에 인튜이티브서지컬은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27억달러(약 3조원)를 벌어들였다. 다빈치는 현재 4세대 제품까지 출시된 상태다.
국내에서는 2005년 세브란스 병원을 통해 처음으로 다빈치의 로봇수술이 시도됐다. 이후 다빈치는 각 병원에서 앞다퉈 도입하기 시작해 2017년 9월 기준으로 전국 31개 병원에 69대가 설치되어 있다. 장비 도입이 증가하면서 수술 건수도 늘어나 올해는 1만7000건 이상의 수술이 기록될 것으로 예상된다.
로봇수술도 사람이 하는 수술
로봇수술에 대한 가장 잦은 오해 중 하나는 기계가 집도해 수술을 한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로봇수술의 주인공은 의사다. 쉽게 설명하면 이렇다. 로봇수술 장비(환자 카트) 아래에 환자가 위치하면, 수술이 필요한 환자의 신체 부위 근처에 2~2.5cm 정도의 구멍을 낸다. 그곳을 통해 4개의 금속봉 모양의 로봇 팔이 들어간다. 수술 부위에 따라 여러 구멍을 내기도 한다. 4개의 로봇 팔 중 하나는 조명과 카메라가 달려 있어 촬영을 담당하고, 나머지 3개의 팔은 수술에 필요한 다양한 동작을 해낸다. 암 조직을 들어 올리거나 잘라내거나 수술한 부위를 봉합할 수도 있다. 사람처럼 다섯 개의 손가락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수술 과정에서 필요한 사람 손의 동작을 대부분 대신할 수 있다.
이때 의사는 환자와 좀 떨어진 조종장치(수술 콘솔)를 통해 4개의 로봇 팔을 조작한다. 조종장치에 달린 모니터는 확대된 입체 영상으로 치료 부위를 보여주기 때문에 섬세한 수술이 가능하다. 또 육안으로는 구분이 힘든 혈류를 다른 색으로 보여주는 등 다양한 의학적 정보도 모니터를 통해 집도의에게 제공된다.
다양한 질환에서 우수성 나타나
로봇수술이 의학계에서 각광받는 이유는 사람 손으로는 도저히 동작이 불가능한 좁은 부위에서도 수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전립선이 로봇수술의 혜택을 보는 손꼽히는 부위인 것은 이 때문. 전립선은 좁은 골반 안에 신장과 방광, 소화기와 함께 몰려 있어 수술이 까다로운 부위다.
이외에도 신장암, 자궁암, 갑상선암, 간암, 구강암 등 각종 암수술과 요관절제술 등 비뇨기과계 질환에서 사용된다. 최근에는 유방암 수술까지 영역을 넓혔다. 겨드랑이를 통해 로봇수술 장비가 암 조직을 제거하면, 유두와 유륜을 보존할 수 있기 때문에 올 초 세브란스 연구진을 통해 국내 최초로 수술이 시도됐다.
이 중 전립선암, 신장암, 직장암의 로봇수술 치료가 2015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통해 유효성이 있음을 평가받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까다로운 기준을 통과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선언한 국민건강보험 혜택 확대로 인해 이들 질환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가능성은 매우 높아졌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환자는 800만~1200만원 정도의 수술비를 절반만 부담해도 된다.
인공지능 수술은 아직, 국산화는 눈앞
수술 과정의 간편함도 로봇수술의 장점으로 꼽힌다. 한 대학병원 소화기외과 교수는 “복강경 수술은 의사가 2~3시간 동안 서서 모니터를 쳐다보며 해야 하는 고된 작업”이라며 “이에 반해 로봇수술은 편한 자세에서 이뤄져 의사가 받는 스트레스가 적고, 환자에게도 장점으로 작용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우리가 상상하는 인공지능 수술은 이뤄질 수 없는 것일까? 지난달 인튜이티브서지컬이 상암동에 설치한 수술혁신센터 개소식 참석을 위해 방한한 게리 굿하트 대표는 “인공지능을 통한 자율수술은 최근 선보이고 있는 자율주행기술보다 훨씬 더 많은 기술적 진보를 요구한다”며 “우선 집도의의 수술을 보조할 수 있는 부분에서 인공지능이 담당할 수 있는 단계의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봇수술 시장에는 국산 제품도 대항마로 등장했다. 바로 미래컴퍼니가 개발한 레보아이(Revo-i)다. 레보아이도 로봇 팔이 4개 달려 다빈치와 비슷한 외형을 지녔다. 레보아이는 지난해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시험 승인을 받고, 6월부터 올 초까지 세브란스와 본격적인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올해 8월에는 식약처로부터 레보아이 제조허가를 취득하고 사업화 준비에 착수 중이다.
남한산성으로 들어가는 동ㆍ서ㆍ남ㆍ북 4곳의 성문이 있었는데, 동문은 좌익문, 북문은 전승문, 서문은 우익문, 남문은 지화문이라고 불렸다. 등산객들은 보통 마천역에서 서문으로 들어가거나 산성역에서 남문을 거쳤다. 어느 문으로 들어갈지 별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오늘 산행은 달랐다. 남쪽 지화문을 이용하였다. 영화 남한산성에서 ‘죄인 조선왕은 남문으로 나올 수 없다. 서문으로 나와서 항복하라.’는 청태종의 항복조건을 보고나서다.
남한산성은 경기도 광주시에 있는 통일신라시대 산성이다. 조선시대 인조 2년에 지금처럼 다시 고쳐 쌓았다. 그 뒤 순조 때까지 여러 시설이 정비되어, 우리나라 산성 가운데 가장 시설이 잘 완비된 산성으로 손꼽힌다.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게 인정되어 2014년 6월 카타르 도하에서 개최된 유네스코 총회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신규 등재되었다.
영화 '남한산성'은 조선 인조 14년인 1636년에 청나라가 침입한 '병자호란'을 다뤘다. 당시 청나라에서 군신관계를 요구한 것을 조선이 거부하자, 청태종은 20만 대군을 이끌고 조선을 침략했다. 이에 남한산성으로 몸을 피했던 인조는 결국 45일 만에 항복하고 청나라에 대해 신하의 예를 행하기로 한 굴욕적인 화약을 맺었다. 50만 명에 달하는 조선인이 청나라에 포로로 끌려가 노비로 전락했다. 병자호란은 임진왜란과 함께, 외세에 의해 가장 많은 피해를 입었던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적을 몰아냈던 임진왜란과 달리, 병자호란은 가장 처절하고 치욕적인 패배였다.
영화 '남한산성'이 척화파 김상헌과 주화파 최명길의 논쟁을 크게 다루고 있다. 그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흔들림 없이 자기의 주장을 폈다. 최명길은 단순히 주화론자만이 아니었다. 그는 강화도 가는 길이 막혀 할 수 없이 남한산성으로 인조 일행이 피신할 때, 홀로 청군의 지휘관 마부대 진영을 찾아가 항의담판을 함으로서 피신할 시간을 벌어준 사람이었다. 최명길은 난세에 항상 현실을 직시하고 균형 있는 태도를 취하고 있었다. 그의 목표는 현실적으로 약소국인 조선의 생존을 찾는 것이었다.
척화ㆍ주화 방법은 달랐지만 그들의 머릿속에는 항상 백성이 있었다. 얼어 죽는 백성을 살리려고 가마니를 모으고 굶주린 말을 위하여 초가지붕을 걷어냈다. 어떻게 보면 아무 준비 없는 허망한 일이었는지 모른다. 가정이지만 45일 만에 항복하건 결사항전하건 결과는 별 차이가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그들은 백성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였다.
헌데 오늘의 우리는 무엇을 하는가. 진흙탕 싸움 외에는 보이는 것이 없다. 국민은 안중에 없다. ‘나 살고 너 죽자’식이다. 아니다. 국민커녕 자기 한 몸 사는 방법도 모른다. 불속으로 뛰어드는 부나비 같다. 자기 생각 하나 말 못하고 눈치를 보고 줄을 섰다. 감옥 가기 싫어서인지 모르쇠를 자랑한다. 자기 자신은 허깨비였다고 실토하는 추태도 부린다. 나중에 국가를 경영할 수 있겠는가 회사를 운영할 수 있겠는가.
남한산성, 백성을 생각하였던 선각자를 다시 떠오르게 하는 대목이다.
요즘 시청자와 만나고 있는 신세경·남주혁 주연의 tvN 드라마 , 하정우·이정재·차태현·마동석 등 스타 초호화 캐스팅으로 관심을 폭발시키며 기대를 모으고 있는 12월 개봉 예정 영화 , 2007년 초연 이후 버전을 달리하며 뮤지컬 무대에 오르고 있는 , 노년의 사랑을 담백하고 현실감 있게 그려 감동을 준 연극 , 젊은 층에서 선풍적 인기를 얻은 웹드라마 , 20년 넘게 인기를 얻고 있는 엔씨소프트의 온라인 게임 ‘리니지’…. 이 작품들의 공통점은 뭘까. 바로 만화와 웹툰이 원작이라는 점이다.
1919년 6월 2일 ‘대한민보’ 창간호에 게재된 이도영의 ‘삽화’로 한국 만화의 역사를 연 이후 만화는 진화를 거듭했고 ‘인터넷 만화’를 지칭하는 웹툰의 등장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했다.
근래 들어 형식과 내용, 소재에서 스펙트럼을 확장하고 있는 만화와 웹툰이 영화, 드라마, 뮤지컬, 연극, 게임의 원작으로 주목받으며 대중문화의 젖줄로 부상하고 있다. 대중문화 초창기부터 오랫동안 영화, 드라마, 연극의 원작으로 자주 활용되던 소설을 밀치고 이제는 만화와 웹툰이 그 자리를 차지하며 대중문화 원작의 제왕으로 등극했다.
이현세의 만화 이 1986년 영화로 만들어지고, 허영만의 만화 이 1987년 드라마로 제작되는 등 드라마와 영화 등 영상물 제작이 급증한 1980년대부터 만화가 본격적으로 영상화됐다. 1990년대부터 최근까지 허영만의 , , ,
, , 등 만화가 영화, 드라마, 연극으로 만들어진 것을 비롯해 원수연의 , 방학기의 , 강희의 , 김혜란의 , 박소희의 , 박인권의 , , , 윤미경의 등 수많은 만화가 영상물과 공연물로 재탄생했다. 근래 들어 드라마 , 영화 , , 뮤지컬 처럼 외국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도 증가하고 있다.
1990년대 후반 IMF로 출판만화 시장이 침체하고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출판만화를 스캔해 올리는 형태로 출발한 웹툰(Webtoon)은 인터넷을 뜻하는 ‘웹(Web)’과 만화를 의미하는 ‘카툰(Cartoon)’의 합성어로 텍스트, 이미지, 사운드 등의 멀티미디어 효과를 동원해 제작한 인터넷 만화를 지칭한다. 2003년 포털 다음의 ‘만화 속 세상’ 서비스가 시작되고 강풀의 를 비롯한 수많은 웹툰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대중문화 작품 원작으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강풀·윤태호·조석·주호민 등 전문 작가와 아마추어 작가의 수많은 독창적 웹툰이 네이버 등 포털에서부터 모바일, 통신사 사이트, 언론사 사이트, 레진코믹스를 비롯한 웹툰 전문 사이트까지 다양한 플랫폼에서 쏟아지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2015년 기준 네이버를 비롯한 47개 사이트에서 연재작 4440편, 완결작 1288편의 웹툰이 게재됐다.
2009년 스마트폰 등장으로 웹툰이 짧은 시간에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스낵 컬처(snack culture) 대표주자로 부상하면서 대중문화의 강력한 킬러 콘텐츠로 자리 잡았을 뿐만 아니라 드라마, 영화, 웹드라마, 게임, 연극, 뮤지컬 등 대중문화 원작으로 활용되는 원소스 멀티유스(OSMU) 콘텐츠로 주목받았다.
윤태호 작가의 을 비롯해 , , , , , , , , , 등 수많은 웹툰이 드라마로 만들어져 시청자와 만났다. 또한 강풀의 ,
를 비롯해 , , , , , 등 다양한 웹툰이 영화로 재탄생했다. , 등은 웹드라마로, , , 등은 연극으로, , , 등은 뮤지컬로, , , , , , 등은 게임으로 각각 만들어져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드라마와 영화, 게임, 뮤지컬 등 대중문화 콘텐츠 제작사들은 작품 원작으로 활용하기 위해 앞다퉈 만화와 웹툰 판권을 구입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2015년 발표한 보고서 ‘웹툰 산업 현황 및 실태조사’에 따르면 레진코믹스 등 웹툰 전문 사이트에서 연재된 작품 중 판권이 팔린 작품은 73개로 이 중 영화와 드라마로 만들어지고 무대에 오른 작품은 50개에 달했다. 또한 다음 카카오 웹툰 중 영상화하거나 예정된 작품은 40개에 달하고 네이버 웹툰 중 영상화한 작품은 17개, 예정 작품은 9개, 영상화 판권 계약을 마친 작품은 60개다. 하일권의 은 영국 영화제작사 ‘페브러리필름’에 영화 판권이 판매되는 등 웹툰 작품은 이제 외국 영상물의 원작으로도 인기를 얻고 있다.
이처럼 인기 웹툰 판권 구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원작 판권료가 2012년 2000만원 선이던 것이 최근 들어서는 5000만~6000만원 선까지 치솟고 있다. 이렇게 만화와 웹툰이 영화, 드라마, 게임, 뮤지컬, 연극 등 다양한 분야의 대중문화 원작으로 각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만화와 웹툰은 무협,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 등 여러 장르의 독창적이고 신선한 작품이 많은 데다 10대부터 장·노년층에 이르기까지 각 연령대의 공감을 얻는 일상적인 소재에서 상상을 초월한 기상천외한 소재까지 다양한 소재의 작품이 많기 때문이다.
또한 만화와 웹툰은 비약과 축약을 통해 박진감을 배가시키고 사건적 요소를 빠르고 단순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할 뿐만 아니라 캐릭터 설정 등이 명확해 영상화나 무대화하기 좋은 특성을 가진 점도 만화와 웹툰의 원작 활용 증가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만화와 웹툰 등 원작의 명성과 관심을 영화, 드라마, 게임, 연극, 뮤지컬의 인기로 연결하기 쉬운 점도 만화와 웹툰의 원작화를 추동시키는 힘이다.
만화와 웹툰을 원작으로 활용하는 작품들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 처럼 성공한 작품도 있지만 실패한 작품도 적지 않다. 영상과 무대의 특성을 살려 작품화하는 것이 아니라 원작의 작품성과 스토리에만 전적으로 기댈 때 실패할 확률이 높다. 또한 만화와 웹툰은 작가의 제약 없는 상상력을 바탕으로 시·공간적 한계 없이 인물들을 그려나가 완벽한 인물들을 상징적으로 제시하는 경우가 많아 영화, 드라마, 연극, 뮤지컬에 캐스팅된 연기자와 원작의 주인공 모습을 비교하면서 초래되는 캐스팅 논란을 극복하지 못해 실패하는 경우도 있다.
원작이 아무리 훌륭하다 해도 드라마, 영화, 뮤지컬, 연극, 게임으로 만들어질 때는 반드시 제2의 창작을 거쳐 완성도 높은 영상물과 공연물로 재탄생해야 한다. 원작의 대중성과 인기만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방송사나 영화사, 공연사, 제작사의 의도만 있고 만화와 웹툰의 원작을 뛰어넘는 제2의 창작이라는 엄청난 노력이 담보되지 않으면 영상화나 공연화는 성공할 수 없다.
갈수록 인기를 더해가며 독창적인 스토리와 참신한 캐릭터, 실험적 장르와 양식으로 무장한 만화와 웹툰은 대중문화 스펙트럼 확장과 진화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경쟁력 강한 콘텐츠로 굳건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스마트폰 등장으로 웹툰이 짧은 시간에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스낵 컬처 대표주자로 부상하면서 대중문화의 강력한 킬러 콘텐츠로 자리 잡았을 뿐만 아니라 드라마, 영화, 웹드라마, 게임, 연극, 뮤지컬 등 대중문화 원작으로 활용되고 있다.
온화하고 부드러운 기가 흐른다. 목소리의 음파는 잔잔하고 웃음소리는 까르르 하늘로 밝고 높게 퍼진다. 유연하고 정직하고 때로는 강인한 느낌. 심상을 모아보니 여성이라는 글자에 다다른다. 신학자이며 여성학자인 현경 교수가 매년 개최하고 있는 ‘살림이스트 워크숍(주최 문화세상 이프토피아)’에 가면 누구든지 빛나는 눈빛과 밝은 에너지를 품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런데 이 낯선 이름의 행사가 올해로 벌써 13회째란다. 도대체 어떤 기운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매년 꾸준하게 열리고 또 이렇게 뜨거운지 살림이스트 워크숍에 찾아가봤다.
뉴욕 유니온신학교(UTS)의 종신 교수이자 종교학자·환경운동가로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현경. 여름방학이 되면 매년 한국으로 돌아와 뭔가 큰일을 꾸미느라 바쁘다. 그게 바로 살림이스트 워크숍이다. 올해는 7월 7일에서 9일까지 3일간 서울시 종로구 (재)여해와 함께 평창동 대화의집에서 열렸다. 지금까지 살림이스트 워크숍은 국내외 명사를 초청해 명상하고 심리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으로 꾸며져 왔다. 이 행사의 중심은 여성이다. 여성의 온전함과 영성, 치유를 얻고 발전시키는 시간으로 해마다 꾸며지고 있다. 제주여성 평화기행, 여신 기행 등 이색적인 콘텐츠로 여성들과 함께 걸어온 ‘살림이스트 워크숍’이다.
지구 여성의 이야기, 영화가 되다
올해 ‘살림이스트1 워크숍’은 지금까지 했던 것 중에 가장 도전적인 워크숍이었다. 영화제로 살림이스트 워크숍을 진행한 것. 외국 작품 5편과 한국 작품 1편을 선정해 상영했다. 외국 작품의 경우, 미국 뉴욕에서 2014년부터 매년 진행돼 큰 호응을 얻고 있는 패러다임 전환 음악영화제2의 올해 출품작 중에서 골랐다. 영화는 세계여성의 지혜, 원주민의 영성, 지구를 살리는 생태적인 힘, 사회 정의를 기준으로 삼았다. 올해 첫선을 보인 영화제 형식의 살림이스트 워크숍은 쭉 고민해볼 계획이다. 3일이 아니더라도 2일 정도를 할 수 있게 추진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현경 교수는 말했다.
다양하고 아름다운 세계 여성을 비추다
첫째 날은 원주민의 전통 속에서 배워야 할 가치, 둘째 날은 여성의 지혜와 지구 생태 정의, 그리고 마지막 날에는 세계 원주민의 영성과 한국의 샤머니즘이 주제였다. 첫날 오프닝 영화로 선정된 (감독 클라우스 쉥크)은 히말라야 산맥 고지대에서 사는 2명의 티베트 여성이 문명사회인 런던을 여행하며 겪는 이야기다. 여행 내내 보이는 이들의 통찰력 있는 행동이 ‘살림’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둘째 날은 몽고 초원을 배경으로 독수리 사냥꾼을 꿈꾸는 소녀와 동물의 소통을 다룬 (감독 오또 벨)와 전통공예로 빈곤을 극복한 키르기스스탄 여성의 삶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감독 안드레아 오데진스카), 수천 명의 케냐 여성을 모아 나무를 심으며 환경·인권 보호 및 민주주의 운동을 펼친 왕가리 마타이(노벨평화상 수상·2004)의 일대기를 보여준 영화 (감독 리사 머튼·알란 데이터)을 상영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 감독 안드레아 오데진스카의 영화 과 박찬영 감독의 영화 이 마지막 날을 장식했다. 은 영화감독인 안드레아 오데진스카가 여성으로서 겪은 일들과 꿈에 관한 이야기를 엮은 것이다. 영화 은 국민 만신 김금화 일대기를 옛 영상과 배우의 재연을 섞어 만든 다큐멘터리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는 주인공 김금화 만신이 초대돼 참석자들과 교감하는 시간을 가졌다. 올해로 신을 모신 지 70년이 됐다는 김금화 만신은 참가자를 향한 고마움과 함께 가정의 평안과 소원성취를 기원했다.
1. 살림이스트는 현경 교수가 만들어낸 용어다. ‘모든 것을 살려내는 사람’이라는 의미다. 자연의 해방과 온전성을 회복하는 것이 여성의 원천성을 찾는 것과 같다는 뜻이다. 내 안의 신성, 내 이웃, 사회, 지구 전체 등 주변의 생명체들을 돌보고, 공격과 충돌이 아니라 상생과 대화를 믿는 것이다. 살림이스트는 한국의 에코페미니스트라고 현경 교수는 규정한다.
2. 패러다임 전환 음악영화제(PARADIGM SHIFTS, MUSIC & FILM FESTIVAL).
이 영화제는 지구, 바다, 야생 동물 및 성지를 보존하고 보호하는 전 세계 용기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영화제다. 올해도 뉴욕에서 지난 6월 13일에서 17일까지 개최됐으며 내년에는 아시아를 주제로 영화제를 준비하고 있다.
동대문 DDP에서 루이비통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6월 8일부터 8월 27일까지 무료 전시다. 그런데 명품 브랜드라고 유난히 유난을 떤다. 전시회 관람을 하려면 인터넷으로 사전 예약을 해야 한다. 현장에서 신청을 할 수도 있으나 주말에는 한 시간 이상 기다려야 입장할 수 있다. 평일은 사람이 없는 편이라 현장 신청도 별 문제가 없다. 가방은 보관소에 맡기고 들어가야 하며 사진촬영도 가능하다. 보기 나름이겠지만, 전시품이 많은 편이라 한 시간가량은 잡아야 한다. 파리 루이비통 박물관에 있던 전시품들을 실어온 모양이다. 나무 포장박스를 스탠드로 하여 그 위에 전시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루이비통은 서울에서 3초마다 볼 수 있다 하여 ‘3초 백’으로도 유명한 브랜드다. 의류, 시계, 향수, 가방을 생산 판매한다. 원래는 가방으로 출발한 회사다. 관람객들은 대부분 루이비통 가방을 동경하는 젊은 여성들이다. 그러나 핸드백 종류는 많지 않다. 이번 테마가 ‘비행하라, 항해하라, 여행하라’이어어서 그런지 여행용 대형 트렁크가 많다. 혹시 루이 비통 가방 하나 살 수 있을까 해서 간 사람들은 실망한다. 마지막 전시실에 매장이 있긴 한데 루이비통에 관한 책, 향수, 액세서리 종류 정도만 판다. 단체 여행할 때 여행사에서 공짜로 나눠주는 네임택이 25만원, 작은 수첩도 25만원이다. 가죽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란다. 연필 두 자루에 25만원이라 해서 좀 의아해했더니 연필 겉을 가죽으로 둥글게 둘러쌌다고 설명한다. 비싸다는 반응을 보이면 루이비통 전시회에 올 자격이 없어 보일지 몰라 고개만 끄덕였다.
전시장에는 1906년 여행용 트렁크부터 전시되어 있다. 그 당시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 흔히 보던 평범한 사각의 트렁크다. 그런데 루이비통이 유명해진 것은 명품으로 정성껏 제대로 만들었기 때문이란다. 프랑스에서 온 장인이 가죽을 직접 다루는 모습도 보여준다. 가방의 용도는 내용물을 보호하는 것이라 견고해야 하고 운반도 해야 하니 가볍게 만들어야 한다. 루이비통은 그 목적에 잘 맞춰 만들어진 덕분에 오늘날 명품의 반열에 올랐다.
원래 루이비통은 산골 소년이었다. 목수 아버지 밑에서 어깨너머로 목수 일을 배웠다. 그러다가 산골에서 일생을 보내기는 싫어 집을 나와 파리까지 걸어서 한 달 만에 도착한다. 파리에서 가방가게에 취직을 한 그는 가방 가게에서 가방을 파는 일뿐 아니라 여행을 떠나는 부유층의 짐을 대신 싸주는 일도 했다고 한다. 루이비통은 수납 정리에도 소질이 있어서 나폴레옹 3세의 황실에까지 스카우트되어 간다. 그가 33세 되던 해 황실의 외제니 황후가 파리에서 가방가게를 해보라며 지원해준다. 그 무렵 기차, 배, 비행기, 자동차 등으로 교통수단이 발달하면서 여행객들이 많아진다. 여행 가방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루이비통의 가방 가게도 날개를 단다.
이번 루이비통 전시관에 나온 제품들은 주로 여행용 가방이다. 핸드백을 연상하면 안 된다. 의상이 구겨지지 않게 옷걸이까지 있는 트렁크, 화장품과 화장 도구들이 깨지지 않고 흔들리지 않게 수납 칸을 만들어놓은 가방도 있다. 음악가들에게는 악기를 담을 수 있는 가방을 맞춤제작해주기도 한단다. 막상 보면 별것도 아닌데 명품이라며 열광하는 이유가 뭔지 보러 갔다. 갖다 오니 루이비통 가방의 역사만 기억에 남는다.
하루해가 참 길다. 새벽 4시 반 무렵이면 훤해져 저녁 8시가 지나야 어두워진다. 하루해가 가장 길다는 절기 하지가 6월 21일이었다. 특별한 취미활동이나 소일거리가 없는 시니어는 잠을 깨는 순간부터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낼까를 걱정하기도 한다. 특히 날씨마저 흐리면 더 그런 생각을 한다. 이런 날이면 움츠리고 앉아 있기보다 바깥나들이를 하면 한결 기분이 상쾌해진다. 신체적 건강과 정신적 건강을 함께 챙길 수 있는 나들이를 하면 금상첨화지 싶다. 나이 든 사람에게 많이 권하는 운동이 걷기다. 둘레길이 여러 지역에서 만들어져 많이 활용된다. 바람직한 현상이다. 삭막한 도심의 길을 걷기보다 바람과 속삭이는 숲과 물과 산새 소리 들으며 걷는 자연 속의 걸음은 한결 가볍고 여유로운 시간이 될 터이다. 아울러 문화산책도 곁들이면 신체적 건강과 정신적 건강을 이룰 수 있어 좋지 싶다. 두 가지 목적을 성취할 수 있는 곳으로 석파정 산책 코스를 권하고 싶다.
석파정은 서울특별시 종로구 부암동에 있다. 전철 3호선 경복궁역 3번 출구로 나와 청와대 옆길을 돌아 자하문 터널을 지나면 곧바로 좌측 언덕배기에 보인다. 석파정은 조선 말기 흥선대원군의 별장으로 쓰이던 곳이다. 보존이 잘 되어 현재 서울특별시 문화재 26호로 지정돼 있다. 이곳을 들어가기 위해서는 사립 미술관인 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석파정이 있는 지대가 미술관에 달린 사유지이기에 그렇다. 그 미술관도 여느 미술관과 다른 점이 있어 전시되거나 소장된 그림을 감상하는 문화 나들이도 되지만, 전시관 곳곳에 이벤트성 볼거리, 쉼터가 있어 관람을 여유롭게 재미를 더해준다.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장소도 예쁘게 만들어 놓았다. 영상과 함께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음악감상실, 영화를 볼 수 있는 영상 상영 코너도 마련해두어 재미를 더해준다. 현재 “신사임당, 그녀의 화원”이 관람객의 관심 속에 9월 3일까지 특별 전시되고 있다. 미술관 3층 옥탑을 거쳐서 외부로 나가 만나는 석파정 일원은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해주고 쉼터와 힐링의 장소로 등장한다. 옥상 잔디정원에서 조각품을 사이에 두고 바라보는 북한산의 모습도 새롭다. 선이 아름다운 대원군의 별장 기와가 푸른 하늘과 맞닿아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룬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은 아름드리 소나무가 둘러 서 있는 산책로는 시간 가는 줄을 모르게 한다. 듬성듬성 만들어 둔 벤치에 앉아 중간을 흐르는 개울물 소리를 배경 음악 삼고 새소리 들으면 그곳이 낙원 같다. 가파르지 않은 산책길을 따라 느리게 느리게 걸으면 자연의 소리에 취할 수 있다. “물을 품은 길”이라 이름 붙여진 좁은 산책로 또한 정겹고 주변 곳곳에 세워진 아름다운 문구의 팻말이 인생을 배우게 한다. 그 문구 중의 하나인 기욤 뮈소의 에 나오는 구절이 가슴에 와닿았다.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날들은 우리가 아직 살지 않은 날들이다” 미술관 관람과 힐링의 산책을 하며 하루를 너끈하게 그리고 여유롭게 보낼 수 있는 곳이지 싶다. 돌아오는 길에 경복궁 옆에 있는 사람 냄새 나는 통인시장에 들러 막걸리 한 잔을 곁들이면 행복한 하루가 되지 싶다. 필자는 올봄에 고등학교 후배인 대학교수이자 화가인 고등학교 후배의 안내로 처음 이곳을 다녀왔다. 너무 좋다는 생각이 들어 안사람과 함께 친구와 가기도 했다. 며칠 전에는 필자에게 사진촬영법과 활용기술을 배우는 남녀 어르신 11분과 다녀왔다. 모두 즐거워하고 기억에 남을 수 있는 하루가 되었다고 했다. 신체적 건강과 정신적 건강을 아우를 수 있는 서울미술관과 석파정 산책 코스를 걸어보면 어떨까?
지난 6월 22일 남부터미널역 ‘팜스 앤 팜스’에서는 계간 문학잡지 제 13회 신인 문학상 시상식이 있었다. 이 자리는 한국시니어블로거협회의 회원인 손웅익씨가 수필가로 등단하는 자리였다.
필자는 한마디로 겉모습도 속마음도 잘난 남자들을 좋아한다. 지휘자 중 가장 좋아하는 불세출의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은 외모 자체가 명품이다. 이에 버금가는 손 수필가님도 외모가 근사하다. 글은 그 사람이다. 그동안 한국시니어블로거협회에 올린 그의 글들이 정말 훌륭했다. 그의 글을 읽다보면 철학자인듯 싶은데 예술가이고 사색가인 듯싶은데 수필가이다. 그의 글에는 철학자의 깊이가 있고 예술가의 향기가 배어있다. 내 평생의 변함없는 친구는 문학과 클래식음악이다. 어려서부터 책을 광적으로 좋아했다. 수많은 문장들, 글들을 접해봤던 필자가 판단하기에 손수필가님의 글은 애저녁에 기성 수필가의 필력이었다. 문학지 어디에 실려도 모자람이 없는 빼어난 문장력이었다.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라는 나무요, 문학은 고통을 먹고 자라는 나무이다.’
완전 반전이었다. 그의 글을 보고 비로소 알았다. 고생하고는 거리가 먼 귀공자같은 그의 모습 뒤에 숨겨진 비밀을. 그가 청소년기에 어렵게 살았다는 것을. 혹독한 IMF시절을 겪어낸 과정을 읽는 중에는 그에 대한 안쓰러움에 눈물이 났다. 아마도 지고지순한 사모님의 지극한 사랑과 정성이 없었다면 그는 벌써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평생 사모님께 ‘깨갱’ 꼬리 내리고 살아야만 한다.
여차하면 사모님 입장에서는 다 죽어가는 사람을 겨우 살려 놓으니까 은혜도 모르고 큰소리친다고 할 것이다.
인재는 키우는 것이다. 봄날에 손 수필가님께 구체적으로 심사방법을 알려드리고 작품을 출품하실 것을 권유 드렸다. 이쁜 남자는 이쁜짓만 골라 한다. 두말 할 것도 없이 바로 작품을 내었고 일사천리로 작품심사를 통과하여 오늘날의 영광을 안게 되었다. 서리풀 문학회는 서초문화원에서 신길우 교수님께 수필지도를 받고 있는 문하생들의 모임이다. 그 문하생들도 수강한지 몇 년이 되었어도 아직 등단 못한 사람이 수두룩하다. 단 한 번의 심사에 통과된 것은 엄청난 실력자인 손수필가님이 일궈낸 쾌거였다. 그가 수필심사에 통과하였다는 말을 듣는 순간 정말 내 일같이 기뻤다.
그런데 그 순간 프랑스의 샹송가수 에디뜨 삐아프와 이브 몽땅이 연상되는 건 뭐지? 에디뜨 삐아프는 어렸을 때의 극심한 영양실조로 실명할뻔 했고 키가 142센치밖에 안된다. 불우한 환경 속에 내팽개쳐졌던 에디뜨 삐아프는 갖은 고생 끝에 가수로 성공하였다. 이후 여러 명의 남자들과 만나고 헤어졌다. 삐아프가 뼈아프게 키워낸 남자들은 성공한 후에는 하나같이 그녀 곁을 떠나갔다. ‘내가 소설과 영화를 너무 많이 봤나? ㅋㅋ’ 에디뜨 삐아프와 이브 몽땅의 관계는 애정이고 손 수필가님과 애란이는 우정이다.
등단 후 수필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는 그의 얘기에 나는 속으로 ‘앗싸라비아 너무 좋아서 춤을 추고 있었다.’필자는 그가 ‘되면 좋고 안돼도 그만이다.’ 큰의미를 두지 않는줄 알았던 것이다.
시상식에는 수많은 문인들이 참석했고 ‘세컨드 같은 퍼스트’인 손 수필가의 애잔하고 어여쁜 사모님이 동석하였다. 맞다! 유유상종이다. 미남미녀 부모님의 우월한 유전자를 고스란히 물려받은 잘생긴 장남도 함께 하였다.
그의 수상작 과 은 사랑스러운 사모님과 얼마나 알콩달콩 예쁘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여러사람에게 입이 아프게 자랑하고 있다. 그는 부정하고 있지만. 독자들은 다 알고 있다. 그가 얼마나 재미있고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지를.
겉모습도 영혼도 아름다운 손 수필가님의 곁에는 늘 행복이 머물러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행복이 달아나다가도 멋진 그의 모습이 보고 싶어서 다시 돌아올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