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에서도 부모와 자식 간에 세대 차이가 있는데, X·Y·Z 세대가 공존하는 조직에서는 오죽할까. 물론 이러한 세대 차이 자체를 없앨 수는 없지만, 적어도 세대 갈등으로까지는 번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선 리더가 과거의 관행이나 관념에 머무르기보다는 변화의 물결 속에 있는 조직원들의 입장을 이해하려 노력해야 한다. 시니어와 주니어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현재의 흐름 속에서 서로의 견해가 얼마나 다른지 살펴보고, 그 간극을 좁혀보도록 하자.
참고 자료 2020 대한상공회의소 ‘직장 내 세대갈등과 기업문화 종합진단’ (대기업 11곳 포함 30개사 세대별·직책별 20~50대 직장인 1만2920명 조사)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일을 제대로 배워보고 싶고, 더 잘하고 싶은 열정은 세대를 불문하고 높게 나타났다. 특히 젊은 조직원들의 경우 조기 출근이나 야근 등 업무 외 시간 근태로 열정을 평가하는 것에 불만을 드러냈다. 필요하다면 추가 근무를 하겠지만, 이를 당연시 여기고 성실의 잣대로 보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얘기다.
즉 열심히 하려는 마음의 문제라기보다는 ‘열정’의 기준에 대한 세대 간 인식 차이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근태가 성실성과 아주 무관하지는 않겠지만, 그것만으로 직원의 열정을 평가하는 것은 부당하다. 더욱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재택근무와 유연근무가 활성화되는 상황 속, 리더는 근무의 양보다는 질적 평가를 위한 객관적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리더의 업무 지시가 명확하고 업무 관행이 합리적이라고 느끼는 조직원은 절반이 채 되지 않았다. 대부분의 리더는 “그걸 꼭 말로 해야 아나?”라는 식으로 눈치껏 의중을 파악하길 바라지만, 막상 의도와 다른 결과물이 나오면 답답함을 표출한다. 조직원들은 이러한 리더의 모순적인 태도에 딜레마를 느낀다.
밀레니얼의 경우 일의 목적성과 방향을 정확히 짚고 넘어가려는 경향도 있는데, 하나하나 디테일한 가이드를 요구하는 것에 리더는 피로를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조직원이 리더의 생각을 명확히 읽어야만 효율적으로 원하는 결과에 도달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리더는 자신의 생각과 핵심을 잘 정리해 전달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좋다.
연령대 불문 ‘동료 간 친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상당수 긍정적이다(20대 77.5%, 50대+ 90.2%). 그러나 ‘사적 영역도 알아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세대 간 격차를 보였다(20대 51.6%, 50대+ 78.9%). 리더와 관리자 입장에서는 ‘끈끈한 연대’를, 조직원과 밀레니얼 입장에서는 ‘느슨한 연대’를 지향하는 모습이다. 리더에겐 사적인 대화가 친근함의 표현일 수 있지만, 윗사람의 평가를 받는 세대에겐 부담스럽다. 사적 영역을 존중하는 범위에서 일상과 생각을 공유하는 정도가 적당하다. 최근 코로나19로 회식이 줄긴 했지만, 이 역시 의전과 업무 확장으로 여기는 만큼 더 유연한 방식의 회식 문화를 고민해야 한다.
연말은 기부나 모금이 활발하다. 거리에서는 구세군의 자선냄비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전염병으로 뒤숭숭한 날들을 보내고 있는 지금, 다들 어떻게 기부를 하고 있을까? 실제 사례와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기부문화를 살펴보자
코로나19 이전에도 기부는 늘고 있는 추세였다. 지난 2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나눔문화연구소가 발표한 ‘2020 기부 트렌드’에 따르면, 국내 기부자 수는 2013년까지 증가하다가, 2014년 잠깐 530만 명 수준에서 정체를 보였다. 하지만 그 뒤로는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2017년 기준으로 보면 30대(26.5%)와 40대(31.8%)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50대(25.6%)는 2013년과 비교했을 때 3% 정도 늘었다.
기부 동기는 세대별로 달랐다. 나눔문화연구소가 국내 기부자 세대별 특성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는 기부를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생각했고, X세대는 포용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 중 하나로 봤다. 두 세대는 SNS로 모금활동에 참여하거나, 자신이 속해 있는 팬클럽을 통해 기부를 했다.
베이비붐 세대는 여유로운 경제력을 갖추고 있고 사회와 집단에 관심이 많아 은퇴 이후에도 꾸준히 기부활동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었다. 세대별로 동기는 다르지만, 전체적으로 기부에 대한 관심은 높아진 상황이다.
높은 관심은 악재에도 여전했다. 코로나19 이후에도 기부가 늘고 있다. 실제로 지난 7월 기준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코로나19 성금으로 모인 금액은 2505억 원이다. 이는 재난 관련 국내 모금액 중 가장 많은 액수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다른 재난과 달리 파급 효과가 크고, 장기화하면서 모금액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가적으로 어려워진 상황 속에서 모두 이웃을 위하여 조금씩 힘을 보태고 있었다.
그렇다면 일반 시민들은 어떤 방식으로 기부활동을 하고 있을까? 코로나19 이후 기부문화는 달라졌을까? 다음 사례를 통해 살펴보기로 하자.
코로나19로 바뀐 기부 문화
경조사도 기부로 한다
축의금과 조의금을 받는 경조사의 모습이 달라지고 있다. 지난 4월 방송인 최희 씨는 기부 웨딩을 진행했다. 기부 웨딩이란 결혼식 비용으로 기부를 하는 것이다. 최 씨는 피로연, 신혼여행 등을 생략하고 국제 어린이 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에 3000만 원을 기부했다. 축의금 기부처럼 조의금을 기부하는 경우도 있다. 부산에 사는 전직 경찰공무원 A 씨는 지난 4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써달라며 모친 장례 시 받은 조의금 중 1000만 원을 사회복지법인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A 씨는 평소에도 정기적인 기부와 무료급식 봉사활동에 참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기부 수혜자가 기부자가 된다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받았던 이들이 도움을 주는 경우도 있다. 지난 3월 굿네이버스 방화2종합사회복지관에서 관리를 받는 중증 장애인 어르신이 고생하는 복지관 직원들을 위해 일회용 마스크 20장을 전달했다. 한 어르신은 “늘 고마운 마음을 보답하고 싶었다”면서 마스크 전달 소회를 밝혔다. 해당 복지관 관계자는 “건강이 좋지 않아 거동이 불편하신데도 직접 사무실을 방문하셨다. 마스크에 담긴 온기만큼 따뜻한 힘을 얻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토닥토닥 캠페인
코로나 블루로 인한 무력감을 해소하기 위해서 ‘토닥토닥 캠페인’이 유행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의 장기화로 지친 마음을 ‘나비포옹법’ 동작을 통해 위로하는 자기 돌봄 캠페인이다. 나비포옹법은 양팔을 X자로 교차해 가슴 위에 올리고 왼손과 오른손을 번갈아가며 어깨를 토닥토닥 두드려주는 심리안정화 기법이다. 배우 류수영, 가수 김태우 등 연예인들도 동참했다. 최근에는 이용섭 광주시장과 구제길 광주 아너 소사이어티 회장도 참여했다. 구 회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하루빨리 종식돼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베이비붐 세대가 가장 즐겨 마시는 커피 메뉴는 ‘아메리카노’인 것으로 나타났다. 1958년 전후에 출생한 베이비붐 세대는 오팔(Old People with Active Life) 세대라고도 불린다.
최근 롯데멤버스가 리서치 플랫폼 라임을 통해 연령대별 20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커피는 아메리카노(41.4%)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믹스커피(21%)로 조사됐다.
X세대(1975∼1984년생)와 밀레니얼 세대(1985∼1996년생)는 1위를 아메리카노, 2위를 카페라테로 꼽았다. 믹스커피보다 신선한 원두에서 갓 내린 원두커피를 선호하는 쪽으로 커피를 즐기는 소비자 입맛이 바뀐 영향으로 분석된다.
원두커피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에스프레소 커피머신’ 구매도 함께 증가하는 추세다. 커피머신 브랜드 유라는 지난 4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온라인 524%, 오프라인 127%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완벽한 커피 맛을 위한 모든 과정들을 원터치 기술로 구현한 유라 커피머신은 취향에 맞는 원두를 넣고 버튼을 누르면 전문 카페 퀄리티의 스페셜티 커피를 즐길 수 있다. 아메리카노, 에스프레소 등을 비롯해 플랫화이트, 라테 마키아토, 카푸치노까지 메뉴도 다양하다.
유라의 신제품인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커피머신, ENA8’은 총 10가지 스페셜티 커피를 원터치로 제공한다. 유라의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해 원격 커피 추출, 레시피 설정도 할 수 있다.
유라코리아 브랜드팀 관계자는 “믹스커피를 즐겼던 과거와 달리, 최근 원두 산지·로스팅 정도에 따라 달라지는 맛을 즐기는 커피 애호가층이 두터워지고 있다”며 “집에서도 원두커피를 본연의 맛으로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 가정용 커피머신에 대한 수요로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믹스형 커피에 익숙함을 느꼈던 오팔(OPAL) 세대가 이제 아메리카노를 더 즐겨 마시는 것으로 조사됐다. 오팔 세대는 ‘Old People with Active Life’의 앞 글자를 딴 신조어로, 고령화 사회의 주축으로 떠오른 액티브 시니어를 지칭한다.
롯데멤버스는 최근 리서치 플랫폼 라임을 통해 연령대별 20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오팔 세대를 대상으로 즐겨 마시는 커피를 조사한 결과에서 ‘아메리카노를 즐겨 마신다’는 응답이 41.4%로 가장 많았다. 이어 믹스커피(21%), 카페라테(14.4%), 캐러멜마키아토(5.8%)가 각각 뒤를 이었다.
1985년생부터 1996년생을 일컫는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인기 있는 커피는 아메리카노(43.6%), 카페라테(20.3%), 믹스 커피(9.5%) 순이었다. X세대(1975~1984년생)가 선호하는 커피는 아메리카노(44.6%), 카페라테(19.6%), 믹스 커피(14.5%) 순으로 조사됐다.
커피를 가장 많이 마시는 연령대 역시 오팔 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대별 일주일 평균 커피 음용량은 오팔 세대가 12잔, 밀레니얼 세대는 8.2잔, X세대는 11.6잔으로 각각 조사됐다.
롯데멤버스는 엘포인트 거래 내용 분석 결과 오팔 세대의 커피전문점 이용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밝혔다. 2018년 1월과 2019년 1월 오팔 세대의 커피전문점 이용률은 2017년 1월 대비 각각 1.12배, 1.33배 증가했다. 또한 오팔 세대의 51.9%, 밀레니얼 세대의 64.6%, X세대의 60.8%가 커피전문점을 주로 이용하는 모임 장소로 택했다.
즐기는 취미가 있는가. 부자들의 좀 더 특별해 보이는 그것, 혹은 돈이 없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럭셔리 취미생활을 엿봤다.
브리지 게임에 빠진 슈퍼리치
한국 사람에게 가장 있기 있는 게임이 화투라면 외국에서는 트럼프 카드로 즐기는 브리지 게임(이하 브리지)이 인기다. 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130여 개국 4000만 명이 이 게임에 열광한다.
‘인류가 만들어낸 최고의 지적인 두뇌 게임’이라는 찬사가 따라다니는데, 그 명성만큼이나 이 사교 게임을 즐기는 부호와 사회 지도자도 많다. 당장 부자의 대명사로 꼽히는 워런 버핏과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의 이름이 나온다. 두 사람이 함께 브리지를 즐기는 모습이 인터넷 상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들이 이 게임을 소위 광적으로 즐긴다는 소문이 나면서 브리지는 세계 최고 부자의 놀이로 인식됐다. 워런 버핏은 “브리지를 잘하는 사람 3명만 있으면 교도소에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할 정도로 빠져 있다. 버핏과 게이츠는 브리지의 장점 등을 알리며 미국의 중·고교 학생들에게 보급하기 위해 기부를 이어가고 있다. 두뇌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시니어 세대 치매 예방에도 좋은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브리지 하면 인도네시아 최고의 갑부 마이클 밤방 하르토노도 빼놓을 수 없다. 경제전문지 ‘포브스’ 선정 ‘인도네시아 최고 부자 50인’에 11년 동안 1위 자리에 올라 있는 인물. 하르토노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 정식 종목에 브리지를 넣기 위해 많은 힘을 기울였다. 특히 그는 당시 79세의 고령에 선수로 참가해 사람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중국의 덩샤오핑 전 주석은 마오쩌둥 집권 당시 자본주의의 산물이라며 금지했던 브리지를 숨어서까지 했을 정도로 즐겼다. 이 열성적인 정치지도자로 인해 아시아권에서 중국이 브리지를 가장 많이 하는 국가가 됐다. 이외에도 미국의 아이젠하워, 케네디 대통령, 영국 윈스턴 처칠 수상 등이 즐겼으며, 조훈현 9단도 브리지 게임의 매력에 푹 빠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주를 품는 슈퍼리치 3인방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 회장은 2000년 항공우주회사 블루오리진(Blue Origin)을 설립했다. 테슬라모터스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2년 후인 2002년 민간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Space Exploration Technologies Corp.)를 만들었다. ‘괴짜 CEO’로 알려진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회장도 2004년 민간 우주탐사기업 버진갤럭틱(Virgin Galactic)을 설립해 우주여행의 꿈에 한 발짝 다가섰다. 그는 10억 달러(약 1조1825억 원) 이상의 개인 자금을 우주 사업에 투자했다.
버진갤럭틱의 경우 지난해 10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사가 되면서 우주여행 사업이 더 이상 공상과학이 아니고 투자가 가능한 분야임을 입증했다. 2000년대 초반 이들이 민간 우주항공사를 만들 때만 하더라도 ‘저게 과연 가능한 발상인가’ 하며 젊은 부호의 허세로 여겼다. 하지만 장난처럼 보였던 도전은 취미에 머물지 않았고 정부산업의 축으로 보던 우주 분야의 문을 열었다.
이들 중 후발주자인 버진갤러틱은 두 회사를 제치고 2018년 12월 민간기업 최초로 탑승객을 태운 우주선의 대기권 밖 여행을 성공시켰다. 성공이 있기까지 각종 사고와 실패가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우주여행의 꿈에 꾸준히 다가선 결과다. 특히 리처드 브랜슨 회장은 민간우주선을 타고 우주를 여행한 인류 최초의 여행자로서 원대한 꿈을 이루겠다고 다짐해왔다. 지난 1월 8일에는 비행기 모양의 차세대 유인 우주선 ‘버진 스페이스십 유니티’를 공개하며 차근차근 우주 정복의 시기를 앞당기고 있다. 버진갤럭틱은 1인당 약 2억8000만 원을 내면 우주비행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지금까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저스틴 팀버레이크, 레이디 가가 등 유명 인물을 포함, 700명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 관광객 우주 방문 프로그램인 로켓 시스템 ‘뉴셰퍼드’를 개발해온 블루오리진은 현재까지 11차례의 시험 비행을 마쳤는데, 6명까지 탑승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귀를 자극하고 마음을 열다
남자들이 특히 빠지면 안 된다고 입을 모으는 것 세 가지가 있다. 자동차와 카메라 그리고 오디오다. 이들 세계에 눈을 뜨는 순간 수천만 원을 쏟아 붓는 일이 어렵지 않게 벌어지기도 한다. 오디오필, 오디오파일 혹은 스테레오파일 등 오디오 애호가를 지칭하는 말이 있을 정도이니 전 세계에 하이파이(Hi-Fi), 하이엔드(High-End) 오디오라 부르는 고음질 음향을 추구하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꼭 슈퍼리치가 아니더라도 말이다.
우리나라에서 오디오 마니아로 소개된 이는 많지만 심취해온 구력(?)으로 봤을 때 공정곤 전 효성물산 부회장 이름이 가장 눈에 띈다. 그는 고가의 오디오 장비로 음악 감상실을 꾸며왔다. 스피커의 경우 1987년 생산된 골드문트사의 아폴로그. 이탈리아 유명 미술가 클라우디오 로타 로리아가 디자인해 세계 최초로 뉴욕 MoMA에 전시됐다. 이 제품의 25주년 특별 한정판 가격은 6억5000만 원이다. 한 인터뷰에서 그는 “고교 시절 오디오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 대학 때부터 빠져 살았다”고 말했다. 레코드판이 많을 때는 1000장이 넘을 정도였다고.
오일머니 축구 구단주, 이것이 돈의 맛
2006년, 군부 쿠데타로 태국 정치권력으로부터 추출됐던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가 2007년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의 맨체스터시티(맨시티)를 인수한 적이 있다. 그 소식이 들리기가 무섭게 다시 주인이 바뀌었다는 뉴스가 들려왔다. 아랍에미리트의 왕자인 셰이크 만수르 빈 자예드 알 나얀(이하 만수르)이 3000억 원에 샀다는 것. 당시만 해도 그저 그런 성적을 보이던 맨시티를 사는 데 들어간 비용 자체만으로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만수르는 “진정한 부가 뭔지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말로 인수에 관한 언급을 대신했다. 사람들은 중동 부자가 인수한 맨시티가 과연 어떤 행보를 보일 것인지 촉각을 세웠다.
그 후 12년 동안 맨시티의 분위기는 바뀌어도 너무 많이 바뀌었다. 2011-2012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시작으로 거의 매년 우승과 준우승을 오가며 고공행진 중이다. 만수르의 전폭적인 투자와 선수영입과 육성은 우승이 멀게만 느껴졌던 맨시티에게 기회를 제공한 셈. 2018년 언론보도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만수르가 맨시티에 퍼부은 돈만 2조1000억 원이다. 그 뒤 2년의 시간이 더 흘렀으니 그보다 더 많은 돈을 투자했을 것이다. 그는 스타급 선수를 영입하는 것은 물론 소속 선수들에 대한 지원, 차원이 다른 팬 서비스, 유소년 축구클럽 후원에도 아낌없는 지원을 이어갔다.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 산하 국제스포츠연구센터(CIES)가 선수들 몸값을 조사했을 때 맨시티가 가장 값비싼 선수들을 보유한 구단으로 나타난 바 있다. 맨시티 선수들 몸값 합산가는 10억1400만 유로(약 1조3350억 원). 특히 몸값으로 10억 유로를 넘긴 구단은 맨시티가 EPL 역사 이래 처음이다. 만수르가 맨시티 하나만 갖고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 지난해 말 만수르는 인도의 축구팀 뭄바이시티FC을 인수했다. 만수르가 운영하는 시티풋볼그룹(CFG)은 이 축구팀의 지분 65%를 인수했다. CFG는 맨시티를 비롯해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뉴욕시티FC, 호주 A리그 멜버른하트FC, 일본 J리그 요코하마 등을 소유하고 있다. 뭄바이시티FC는 만수르의 8번째 축구팀이다.
슈퍼리치의 특징 다섯 가지
미국의 경제전문지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미래 부자의 이웃: 부자가 되기 위한 장기적인 계획’을 쓴 작가인 사라 스텐리 팔라우의 연구를 통해, 미국의 600여 명 부자들이 뚜렷하게 가지고 있는 5가지 특징을 소개했다. 바로 독서, 운동, SNS 활동, 잠, 일이다. 그러면서 부자들은 이와 관련한 활동을 하루든 한 주든 한 달이든 평균적으로 고르게 시간을 할애한다고 강조했다. 취미도 잠도 운동도 성공에 있어 모두 중요한 요소라는 의미다. 특히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일수록 독서에 할애하는 시간이 많은 점에 주목하면서 워런 버핏의 경우 하루의 80%를 책 읽는 시간으로 쓴다고 언급했다.
마크 저커버그도 책읽기를 강조하며 책을 통해 다른 문화와 역사와 기술, 신념을 쌓아갈 수 있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말했다. 특히 운동 습관은 일반인들에 비해 철저했다. 일주일에 6시간 가까이 운동을 하는데 애플의 공동 창업자 팀 쿡은 매일 아침 4시 30분에 일어나 피트니스센터로 향한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실제 주인공 안나 윈투어 역시 아침 5시 45분에 일어나 테니스로 몸을 푼다고.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도 아침에 주로 테니스를 치는데 서핑보드, 수영, 자전거 등도 꾸준히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명 슈퍼리치의 취미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창업자) 히브리어 책 읽기
•피터 틸(페이팔 창업자) 체스 두기 (국가대표 출신)
•래리 앨리슨(오라클 CEO) 요트 타기(그의 팀은 아메리카스컵 대회에서 우승을 거뒀다)
•데이비드 록펠러(미국의 전 은행가, 사업가) 딱정벌레 수집(록펠러가 최초로 발견한 딱정벌레에는 그의 이름이 학명으로 붙었다)
•구본무(전 LG그룹 회장) 새 관찰(살아생전 집무실에 망원경이 있었고, 조류도감도도 발간하고 새 사랑 사이트도 있었다)
글배국남 대중문화 평론가(knbae24@hanmail.net)
2017년 정유년(丁酉年)의 새해가 밝았다. ‘새해’라는 단어가 풍기는 희망을 느끼기보다는 높아지고 있는 대내외적 불확실성, 정치 불안 등으로 어려운 현실을 체감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힘차게 첫발을 내디디며 2017년을 시작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2017년 올해는 어떤 새로운 문화 트렌드가 유행할까.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KT경제경영연구소, 코트라, 다음소프트, BC카드 등 수많은 기관이 2017년 다양한 분야의 트렌드를 전망했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아동학부 교수 외 5명의 저자가 쓴 는 10대 트렌드 중 하나로 ‘C’mon, YOLO!’(인생은 한 번뿐 순간에 충실하자, 욜로 라이프)를 전망했다. 2017년 올해는 욜로(YOLO)가 문화의 주요 트렌드를 이끌 키워드가 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욜로(YOLO, You Only Live Once)’란 ‘한 번뿐인 인생’현재를 즐기며 행복하게 잘 살자는 의미의 신조어다.
욜로 트렌드의 부상으로 장기적인 미래에 대한 계획보다는 현재의 ‘즉시적 행복’을 중요시하는 문화가 더욱 관심을 끌면서 ‘데일리 디톡스(일상에서 찾는 휴식)’ ‘호모 루덴스(놀이하는 인간)’ ‘맞춤형 휴가’, ‘이터테인먼트(eatertainment·식사 그 이상)’등 일상에서 소소한 만족을 지향하는 문화가 강력한 트렌드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tvN의 , 등과 같은 예능 프로그램처럼 대중문화 역시 일상 속에서 즉시적인 행복과 소소한 기쁨을 느낄 수 있는 것을 담는 콘텐츠가 주요한 흐름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수많은 연구소와 기관이 한결같이 2017년의 강력한 문화 트렌드로 꼽는 것이 바로 1인 가구 문화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5년 현재 1인 가구는 520만 가구로 전체 가구(1911만 가구) 중 27.2%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은 2인 가구(26.1%), 3인 가구(21.5%), 4인 가구(18.8%), 5인 이상 가구(6.4%) 순이다. 경기침체와 저성장, 이혼과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 고령화 등으로 급증하고 있는 1인 가구는 이전에 볼 수 없었던 ‘혼술, 혼밥, 혼영, 혼행’ 등 1인 가구 문화를 등장시켰다. 식당과 극장에서 1인 고객을 위한 1인 좌석을 만드는가 하면 여행사에서도 1인 여행자를 위해 다양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대중문화 역시 대세로 떠오른 1인 가구를 반영하는 콘텐츠를 집중적으로 제작하고 있다. 드라마 , 예능 프로그램 ···, 교양 프로그램 · 등이 1인 가구를 소재로 한 대표적인 콘텐츠들이다. 최근에는 1인 가구의 라이프스타일은 물론 1인 가구의 증가로 초래될 수 있는 인간관계의 결핍을 보완할 수 있는 것들까지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가 속속 사람들과 만나고 있다.
개성 강한 X세대가 신중년에 진입하면서 이전의 중년과는 다른 그들만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가는 ‘뉴노멀 중년’의 등장도 2017년 새로운 문화의 부상을 예고하고 있다. 중년층에 편입한 X세대들은 변해가는 세상에 맞춰 새로운 가치 수용에 적극적이기 때문에 기존의 소비 영역 외에 게임, 완구 등에 대한 관심도 많다.
의무감이 아닌 재미에 따라 ‘덕질’을 하는 뉴노멀 중년들은 어린 시절에 경험했던 갖가지 향수들을 여전히 잊지 못하고 완구 등 그 경험들을 다시 소비하는 키덜트(kidult·어린이를 뜻하는 ‘키드’(Kid)와 어른을 의미하는 ‘어덜트’(Adult)의 합성어로 ‘아이들 같은 감성과 취향을 지닌 어른’을 지칭한다) 문화에 열광하고 있다. 백화점들은 키덜트 상품 코너를 따로 운영하고 있으며 영화, 소설, 패션, 애니메이션, 광고 등 문화의 전 영역에서 키덜트 문화가 새로운 신드롬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모바일 증강현실게임 ‘포켓몬 고’신드롬이 대표적인 사례다. 2017년 올해는 VR과 AR에서 한발 더 나아가 혼합현실(MR)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KT경제경영연구소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공동으로 발표한‘2017년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ies)’ 10대 주목 이슈’ 중 하나가 MR의 대중화다. MR는 현실 배경 위에 현실과 가상의 정보를 혼합해 기존보다 진화된 가상세계를 구현하는 기술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MR 시장은 VR과 AR에 비해 늦게 주목받았으나, 향후 69.7%의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하며 지속 성장할 것이다. 글로벌 MR 시장은 2015년 4580억원에서 2021년 1조980억원으로 약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MR의 부상으로 영화, 방송 등 MR를 활용한 다양한 문화 콘텐츠도 대중과 만날 것으로 보인다.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경기침체가 장기화하고 취업난까지 가중되면서 사람들은 각자 살아나갈 방법을 꾀할 수밖에 없게 됐다. 각자도생의 절박함은 2017년 주요 트렌드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도, 사회도, 가족도 나를 보호해줄 수 없어 어떻게든 혼자 알아서 살아내야 하는 것이다.
지난해 흥행에 성공한 영화 과 은 각자도생해야 하는 대한민국 현실과 사람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반영해서 보여줬다. 이들 영화처럼 대중문화 콘텐츠나 고단한 삶을 잠시라도 잊게 해주는 판타지물, 복고물들이 2017년에도 문화의 흐름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올해는 대통령 선거 등 정치적 이슈들이 전 국민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부각될 것이다. 또한 급변하는 정치적 상황은 방송을 비롯한 문화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동시에 문화의 주요 트렌드를 이끌 키워드로 부상할 것이다. 이 밖에 지난해 이루어진 정부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에 대한 중국의 반발로 한류를 제한하는 한한령이 한류 콘텐츠를 전면 금지하는 금한령으로 확대돼 문화산업 위축이 불 보듯 뻔하다. 그리고 이러한 한류 위축은 2017년 문화계의 지형도를 변화시킬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10월호 // [꽃중년@] 압구정동 그녀들의 은밀한(?) 성지 ‘은성탕’
90년대 ‘오렌지족’, ‘X세대’라는 말이 생겨나면서부터였을까?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은 그저 다른 동네였다. 성형외과 간판이 줄을 잇고, 고급 브랜드 상점과 높고 넓은 빌딩이 빽빽한 곳. 사람 냄새가 사라진 이곳에서 특이하게도 정감 있는 장소를 하나 발견했다. 럭셔리(Luxury)란 말로 포장한 듯한 압구정동 한복판에 돌담에 속삭이는 햇살 같은 ‘은성탕’이 있다. 10월에는 압구정동에서 발견한 동네 목욕탕 정취에 빠져 볼까?
압구정동에서 목욕탕을 검색해 간 곳이 은성탕이다. 압구정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와 모든 게 달랐다. 시간이 멈춘 듯 크고 작은 소도구들이 얼마나 오랜 시간 이곳을 지키고 있었는지 말해 주고 있었다. 서비스 개선 차원에서 여름 동안 리모델링 공사를 해 한결 깨끗해졌지만 정감은 그대로다. 이곳의 단골손님들은 ‘꽃다운 나이’ 자랑하는 50에서 70대 사이 ‘언니’들. 새벽 5시 ‘땡!’하면 출근해 물에 몸을 담그고 친구들과 이런저런 수다를 떤다.
목욕탕 멤버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문봉숙(74)씨는 H백화점 VIP고객인 재스민 회원이다. 여전히 건강하고 돈 잘 버는 남편에게 사랑받는 여자이기도 하다. 매일 아침 단골손님 중 1등으로 목욕탕에 도착해 하루를 시작하는 부지런한 언니다. 오랜 친구인 김양순(71)씨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목욕탕으로 출근(?)하는 문씨의 정신력이 대단하다고 말한다. 또한 살뜰하게 친구들도 챙기는 문씨. 취재 당일도 아침 목욕을 끝내고 H백화점 VIP라운지에서 시간을 즐기러 갔다가 점심시간 쯤 친구들과 함께 먹을 밥을 준비해 다시 목욕탕으로 돌아왔다.
목욕탕에서 왜 선글라스 같은 안경을 벗지 않느냐고 물어보니 최근 안검하수 수술을 받았다는 문봉숙씨. 눈 위에 살들이 쳐져 불편했는데 수술 뒤 한결 편해졌다고 한다.
청록카바레 주름잡던 우리 젊은 우리 50대 시절
김양순 내가 느꼈어. 인물이 예쁘면 시집을 잘 가. 나도 인물이 받쳐줬기 때문에 은행원한테 시집 간 거야(웃음).
문봉숙 얘 젊었을 때는 예뻤어. 지금은 망가져서 그렇지(웃음).
김양순 김신조가 넘어왔을 때 1968년에 내가 육군본부에 있었거든. 나는 육군 장교하고 엮어질 줄 알았어. 그런데 은행원한테서 중매가 딱 들어오니 집에서 난리가 난거야. 은행원인데다가 집안도 좋고 대학도 좋고. 간판이 사람 죽이더구먼. 나 그래서 간판보고 시집갔잖아. 그런데 성격은 더 좋은 거야. 남편이 나 놀던 걸 전혀 몰라. 뭐 내가 카바레 가려고 거짓말하면 “왜 여자들이 저녁에 문상을 가냐고 낮에 가지” 그랬어. 모르니까. 우리는 또 그냥 집에서 나왔다가 밖에서 옷 갈아입고 그랬었어. 고속버스터미널 옆 청록카바레, 옛날 우리 때는 고속버스터미널 옆 청록카바레가 제일이었어. 우리 50대일 때 거기가 유명했다고. 20년 됐어. 그때도 참 인기 있었는데.
9월호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문봉숙씨(왼쪽)와 김양순씨(오른쪽). 두 사람은 40대 중반에 자녀들 초등학교 자모회 모임에서 처음 만났다. 서로 실향민 2세라는 사실을 알고 돈독해졌다고. 10여 년간 은성탕에 같이 다니면서 둘도 없는 친구 사이가 됐다.
17년째 은성탕을 운영 중인 김은진(57)씨. 10년 전 남편이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고 동생 사는 미국에 갈까도 생각했다. 지금은 이곳에서 오랜 단골 만나고 사는 게 좋다.
“머리에 영양 주는 거예요. 머리가 뻣뻣해서. 머리는 항상 여기서 해. 편하니까 여기서 해요. 목욕탕 안에서 하니까. 머리하는 가격이 저렴해. 그냥 우리 같은 사람들은 여기서 이렇게 하는 거야. 파마 3만원, 압구정동에서 완전 싼 거잖아. 안 그래?”
“죄송하지만 뒷모습을 좀 찍고 싶은데 물속으로 들어가 주시면 안 될까요?” 그랬더니 한 분은 물속으로 또 한 분은 그냥 찍으라고 한다. 욕조에 걸터앉은 분은 1주일에 3번 신장질환으로 혈액투석을 한다. 병원에 가는 날을 제외하고는 이곳에 와서 수다도 떨고 목욕도 하면서 몸의 순환을 돕는다고. 목욕을 마치고 나와서 보니 혈액투석을 위해 두꺼운 주사바늘을 오랜 시간 꽂은 탓에 팔 혈관이 크게 부어올라 있었다. 물 안에 앉아 있는 분은 국내 유명 일간지의 언론인 출신이다. 요즘은 기존에 만나던 사람들 대신 목욕탕에서 만난 친구들 사는 얘기에 귀 기울이며 살고 있다고. 목욕탕에 앉아 맑은 목소리로 노래 부르던 모습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필자 사진 작품이 전시된다. 머니투데이 방송과 (사)은퇴연금협회가 주관하고 서울시와 서울50플러스재단이 후원하는 'The senior 2016'와 함께 열리는 '시니어만남전'에 초대받아 '카메라로 그린 수채화 10선'이라는 주제로 필자의 사진 작품 10점이 행사장에 전시된다. 수채화 풍의 사진 10점을 가로 세로 크기 13 x 10, 10 x 10 인치 정도의 사진을 넣어 MDF액자로 만들었다. 이 행사는 2016년 7월 25일 오후 1시 30분부터 4시까지 서울시청 8층 대형 다목적 홀에서 진행되며 사진, 그림, 시니어용품, 재활용품 전시 등의 관람은 낮 12시부터 오후 2시까지 그리고 강연이 끝나는 시각부터 할 수 있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The senior 2016”은 선진국의 시니어 생활의 흐름을 알아보고 시니어 친화산업의 선진화 내용과 서울시 시니어 정책 및 제도를 살펴봄으로써 50+세대 삶의 질 향상을 위하여 개최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축사와 최남수 머니투데이방송 사장의 인시말로 행사를 시작하게 된다. 경희대학교 정기택 교수의 “50+세대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시니어 친화산업의 선진화” 발제와 제품 분야와 서비스 분야의 선진 사례발표도 있습니다. 사례발표로는 50플러스코리안의 건강한 삶을 위한 고령친화제품, 서비스 분야에선 성균관 대학교 손정현 교수의에 대한 발표가 있을 예정입니다. 아울러 서울 50+재단 홍선 실장의 “서울시 시니어 정책 및 제도” 등의 발제로 2시간 동안 열린다.
부대 행사로 시니어만남전이 곁들여지는데 후반생에 자아실현을 통하여 인생이막을 활기차게 보내고 있는 시니어 사진작가 포토스토리텔러 변용도의 사진전, 갤럭시 화가 정병길의 디지털 그림전, 50플러스코리안의 시니어 관련용품과 렛츠의 업싸이클링(재활용) 용품이 전시된다. 현장에서 구매할 수도 있다. 이 행사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당일 오후 1시부터 입장할 수 있다. 지하철 1호선, 2호선 시청역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수채화 같은 사진을 선정하였다.
수만리 떨어진 몽골에서 저희의 둘째가 셋째 애를 잉태했다는 낭보를 인터넷으로 받았습니다. 아기의 실제 크기는 직경 2cm 정도의 동전보다 조금 크답니다. 그렇게 조그맣지만 머리와 몸통 그리고 팔과 다리가 앙증맞게 분명합니다. 심장의 박동소리가 영상과 함께 들릴 때는 내 가슴도 같이 뜁니다. 우리 생명의 씨가 아들과 며느리를 통해 자라나고 있는 가물한 현장을 친지들과 함께 나누어 볼 수 있는 세상입니다.
비록 자그마할지라도 이렇게 눈으로 보니 분명 새로운 생명이며 누구도 간섭할 수 없는 독립된 한 인간입니다. 더구나, 너무나 확실하게 우리 모두를 닮았습니다. 그럼에도 우리와 엄연히 구별된 하나의 개체입니다. 우주의 한 공간과 시간의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사실 며칠 전만 하더라도 지금 눈에 보이는 동전크기 보다 훨씬 더 작은 점이었을 것입니다. 부피와 면적을 가름할 수 없는 점! 물질과 비물질 사이에 있었을 존재의 시작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물론 물질 이전에 사랑하는 두 사람의 마음이 있었겠지요. 우리 모두에게 일어난 일이라고 그 신비가 가벼워지진 않습니다. 더구나 그 과정이 생략되지도 않고 매 순간 엄격하게 되풀이되어 오늘까지 이어져왔습니다. 비록 알파고에게 바둑 다섯 판 중 네 판을 졌어도 말입니다.
지금 세상은 컴퓨터와 사람의 바둑 싸움으로 말이 많습니다. 구글 알파벳이 영국에서 인수한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회사 딥마인드에서 만든 X-프로젝트의 하나인 알파고가 바둑의 정상이라는 인간 이세돌 9단을 상대로 치밀한 작전을 폈습니다. 구글이 바라던 대로 세간의 이목을 모았습니다. 사람이 만든 인공지능과 사람과의 대결이었으니 떠드는 게 밥벌이인 기관들은 너도 나도 말 만들기 풍년을 맞았습니다.
더구나 4:1이라는 절묘한 결과가 나왔으니 벌집을 건드린 형국입니다. 여기저기서 전문가들을 초대해 사고하고 판단하는 뇌구조를 분석하고, 스스로 체득하며 발전하는 N세대 컴퓨터의 자기개발지능이 이제부터 시작되었다는 등…새로운 화젯거리를 시간마다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개념을 정리하는 데 일가견을 갖고 있다는 사람들이 쏟아내는 많은 말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더욱 복잡한 미로로 사람들을 몰아가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 지구가 좁다며 인터넷망을 확장해 집단지성을 펼치던 구글이 그것도 모자라 이번엔 더 큰 의도로 이미 휘어잡은 세상을 다시 흔들고 있습니다.
저도 흔들렸지만 그때 저희가 받은 초음파 사진과 알파고가 제 머리 안에서 연결되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그렇게 아주 작게, 있는 듯 없는 듯 시작되었습니다. 그래서 세상과 우리는 이런 생명의 시작 같은 일을 그냥 무심히 스쳐 지나쳐 버리기 십상입니다. 스쳐가는 바람 같기도 하고 그 바람에 반응하는 호수의 물결 같기도 합니다. 이런 생명의 시작에 비해 세상일의 시작은 참 요란합니다. 아직까지의 경험에 의하면 이런 일들은 그런 야단스러움을 애써 유지하다 제풀에 꺾여나가거나 변명을 늘어놓습니다.
그러나 우리를 오늘까지 유지시켜 온 생명의 일은 저절로 이뤄지는 듯, 그 시작은 여리고 작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서서히 자라 마침내 개체로 완성됩니다. 바로 우주와도 바꿀 수 없는 우리가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욕심이 왜 그렇게 끝이 없는지 이해가 갑니다. 우주보다 더 크게 우리가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이 우주 모두를 우리 안에 넣어도 빈자리가 넉넉한 우리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그 시작은 우리 아기의 초음파 사진처럼 아주 작은 한 점이었고 일정한 우주의 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성장된 우리는 우주보다 더 커다란 사랑을 갈망하게 됩니다. 모든 것을 내 속에 넣어도 채워지지 않는 욕심이 여전히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우리들이 외부적인 것으로는 만족할 수 없는 이유인 것입니다.
부분적으로 사람을 이기는 과학의 산물들은 많습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우리의 두뇌 신경망까지 복사한 기계들이 인간을 심판하고 생명을 제어하려 들 것입니다. 온갖 인공적인 소음으로 가득 찬 혼탁한 세상입니다. 그렇지만 미세하고 부드러운 엄마의 뱃속 아기가 우주에 들려주는 심장소리만큼이나 생명은 기계와는 다릅니다.
신중년이라면 성공적인 자식과의 관계가 이런 것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성인이 된 아들과 같은 패션을 공유하며, 길거리를 활보하고, 집에 와서는 아들의 고민을 상담해줄 수 있는 친구 같은 아버지가 되는 것. 그리고 내 젊은 시절의 이야기가 자식의 미래에 커다란 멘토 역할을 하는 것 말이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 부모자식 관계가 되기란 ‘하늘의 별 따기’인 것도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여기 두 남자가 있다. 아들보다 옷을 더 잘 입는 아버지와 아버지의 무너진 자존감을 세워주는 아들이다.
지난해 3월 서울패션위크, 최수혁씨는 아버지와 함께 서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를 찾았다. 대한민국의 패션 피플이 모두 모인다는 그 주에 아버지와 함께 멋지게 빼입고 부산에서 상경한 것이다. 그곳에 입장하기 전 최씨는 지인으로부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듣는다.
“수혁아, 아마 너와 아버지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질 거야. 준비 단단히 해라.”
지인의 이야기에 콧방귀를 뀐 최수혁씨와 그의 아버지 최용환씨는 인생에서 믿기지 않는 경험을 한다.
“사진 한 장만 찍어도 될까요?”, “여기서 포즈 좀 취해주세요.”
지인의 말이 맞았다. 믿기지 않지만 이 부자(父子)의 사진을 찍기 위해 두 줄, 세 줄의 카메라 라인이 생긴 것이다. 그리고 연신 플래시가 터졌다. 이 부자의 패션은 SNS를 타고 네티즌 사이에 큰 화제가 됐다. 무엇보다 아버지인 최용환씨는 이탈리아의 ‘중년 멋쟁이’로 소문난 이탈리아의 패션 에디터 닉 우스터(Nick Wooster)에 버금간다며 찬사가 쏟아졌다.
아들은 아버지의 조언을 받아 옷을 입고, 아버지는 옷을 구매할 때 아들 것까지 두 벌을 맞춘다. 패션에서 전혀 거리낌이 없으며, 세대 차이도 느껴지지 않는다.
수혁씨가 아버지에 대해 거리낌이 없는 것은 ‘함께 살며’ 비밀까지 터놓는 친구 같은 아버지이기 때문일 것이다. 아들의 친구들과 맞담배를 피우며, 노래방에서 함께 즐기는 아버지는 영락없는 친구다.
함께 살기? 이들처럼만 한다면 인생, 재미있게 살 수 있다.
섹스 이야기를 하는 부자
“아들에게 그래요. ‘야동’ 보지 말라고요. 그것은 판타지잖아요. 섹스는 서로가 좋아야 하는 것인데 야동을 보고 배우면 파트너는 전혀 좋지가 않거든요.”
아들인 수혁씨는 깊은 고민이 있을 때 집에 빨리 들어가고 싶다.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상담하는 것도 좋지만, 인생의 깊은 이야기는 함께 사는 아버지에게서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고민을 털어놓는 아들에게 아버지 용환씨는 결코 충고를 하거나 가르치려 하지 않는다. 경험에서 우러나는 스토리텔링과 조언이 있을 뿐이다. 그 고민의 소재 또한 다양하다. 부자지간에 다소 불편할 수도 있는 성생활에 대한 이야기도 아버지는 스스럼없이 한다.
“아들과 벽 없이 지내려고 노력해요. 벽 사이엔 거짓이 있으니까요. 아들과 친구가 되려면 제 모든 것을 꺼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비밀이 없어야 둘 사이에 거짓이 없어지지 않겠어요?”
그래서 아버지 용환씨는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보여줄 것’과 ‘안 보여줄 것’을 가리지 않고, 모두 아들에게 털어놓는다. 그것이 설령 자신이 부끄러워했던 ‘흑역사’라도 말이다. 그것이 옳고 그른지는 아들이 판단할 몫이라고 생각하는 아버지 용환씨. 아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 배울 것이 있다면 배우고, 잘못된 것이라면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교장선생님이셨던 아버지 밑에서 6남매 중 막내로 어려운 것 모르고 자랐죠. 제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다 됐어요. 아버지는 제가 아무리 말썽을 피워도 뭐든지 해주셨죠. 철이 없던 저는 아버지와의 관계가 소원해지고,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는 그것이 너무나 후회가 되더라고요. 제 아들에게는 그런 아버지가 되기 싫었습니다. 꼭 친구 같은 아버지가 되고 싶었죠.”
사실 아버지 용환씨가 아들의 친구들과 맞담배를 피우고, 그들의 친구 같은 아버지가 될 수 있었던 것도 젊은 날의 그들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혈기 왕성했던 젊은 시절, 아버지 용환씨는 소위 한가닥했던 ‘놀아본 아버지’였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다닐 때는 학교 창문을 180개 정도 깼어요. 자해 시도까지 한 적도 있었죠. 지금 생각하면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아들에게도 이 이야기는 해줘야겠어요. 놀아봐야 인생을 알거든요.”
윈-윈의 관계라 함께 살아 좋다
“아버지와 같이 살면 좋은 점요? 제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거예요.”
“함께 사니 무엇이 좋으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돌아온 수혁씨의 답변이 조금은 의외였다. 워낙 빼어난 패션 센스로 기자를 놀라게 했던 탓에 ‘아버지의 패션 센스를 배울 수 있을 것’이라는 답을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의 답변은 소금 간을 하지 않은 음식처럼 조금은 싱거웠지만, 담백하고 영양가가 있었다. 그리고 가족과 함께 살고 싶은 신중년이 들어야 할 이야기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그의 말 속에 담긴 의미는 ‘경청’이었다. 여러 관계에서 지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그것은 바로 소통의 시작이자 성공적인 관계의 출발점 이었다.
우리네 자식들도 배워야 할 점은 있다. 바로 부모 세대의 자존감과 자신감을 북돋워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아들 수혁씨가 아버지를 ‘SNS 핫 피플’로 만들고 싶었던 이유도 이와 같다. 자신에게는 최고의 ‘패션왕’인 아버지의 축 처진 어깨를 보기가 싫었던 것이다. 계속되는 사업 실패로 자신감이 바닥으로 떨어진 아버지를 위해 아들 수혁씨가 패션 사진 촬영을 제안했다. 일종의 아버지 ‘기 살리기 프로젝트’였다.
“비슷한 나이대의 중년 중에 아버지의 패션은 독보적이라고 생각했어요. 아버지는 물론 아니라고 손사래를 쳤지만요. 확신에 차서 아버지께 제대로 빼입고 사진 한번 찍자고 했어요. 그리고 SNS에 사진을 올렸는데 저보다 아버지에 대한 반응이 더 폭발적이더라고요.”
처음엔 어색해하던 용환씨도 이제는 적극적으로 변했다. 길거리에서 사진을 찍어도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사업 실패로 떨어진 자신감이 아들 덕분에 생겼어요. 이제는 부산 서면(西面) 길거리를 돌아다니면 저를 알아보고 사진 찍자는 젊은이들이 많아요. 정말 놀라운 일이죠.”
함께 살고, 함께 입고, 함께 사업한다.
아버지 용환씨의 패션 철학은 뚜렷하다. 바지의 길이는 복숭아뼈 아래로 내려가는 법이 없고, 바지의 통은 항상 7인치를 유지한다. 옷을 살 때는 사이즈보다는 디자인이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고, 합리적인 가격이어야 한다, 어떨 때는 옷값보다 수선비가 더 많이 나올 때가 있다. 옷은 몸에 꼭 맞게 입어야 한다는 그만의 철칙 때문이다.
“아들이 갓 성인이 됐을 때 옷을 입고 나가는데 너무 짜증이 나더라고요. 옷을 너무 못 입어서요. 내가 ‘이렇게 입으라’고 조언을 하면, 자기 뜻대로 입으려고 고집을 피우기도 하고요. 지금은 그때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부끄러워합니다. 참으로 우습죠.”
이런 아버지의 패션 센스를 보고 자란 덕분인지 아들 수혁씨도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했다. 패션 디자인을 전공한 것은 아니지만, 이제는 아버지와 함께 손을 잡고 패션 사업에 뛰어들었다. 아버지와 패션 사업을 같이한다는 게 궁합이 잘 맞을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젊은이들보다 더 젊게 옷을 입는 아버지 덕에 그런 걱정은 이미 날려버린 지 오래다.
그리고 역할도 뒤바뀐 듯하다. 마케팅과 디자인은 아들이 맡고, 모델은 아버지다. 참으로 비범한 사업이다.
“아버지와 함께 살면서, 아버지는 항상 옷을 살 때 제 것까지 두 벌을 맞추셨죠. 이제는 그 옷을 입고 함께 사업을 하려 합니다. 아버지의 ‘Father’와 아들의 ‘Son’을 결합해 ‘Fason’이라는 이름을 내걸었어요. 늘 아버지와 함께하니 힘도 두 배가 됩니다.”
이 부자는 묘하게 닮았다. 여유로운 행동이나 꼿꼿한 자세. 그리고 서로에 대한 배려까지. 함께 살기란 닮아가는 것이다. 무의식 중에 서로를 배려하고 닮아가려 한다는 것. 그것은 가족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함께 산다면 가족의 얼굴을 보라. 함께 살며 닮아 있는 것은 이 부자만의 이야기가 아닐 터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