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이 되면 노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신체 기능이 약해지고 다양한 질병에 노출된다. 젊었을 때는 알지 못했던 생소한 질병들도 40대가 넘으면 서서히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그 중 하나가 ‘종격동 종양’이다.
종격동 질환 중 가장 흔한 종양
환자나 보호자들에게도 ‘종격동(縱隔洞)’은 다소 생소한 용어다. 종격동은 쉽게 가슴뼈와 척추 사이 흉곽(縱) 안의 빈(隔) 공간(洞)으로 이해하면 된다. 즉 가슴 안쪽의 폐를 제외한, 좌우의 흉막강 사이에 있는 부분을 종격동으로 부른다. 앞쪽은 가슴뼈, 뒤쪽은 척추, 아래는 횡격막으로 경계 지어진다.
종격동은 기관지, 식도, 대동맥, 심장 등 생명 유지에 필요한 주요 장기가 위치하는 곳으로 낭종이라고 하는 물혹부터, 양성종양, 악성 암까지 다양한 질환에 노출될 수 있다.
서종희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종격동 종양은 종격동에 발생하는 질환 중 가장 흔한 질환으로 젊은 층은 대개 양성, 원발성 종양이 많다. 하지만 중장년층 이상은 악성, 전이성 종양의 비중이 높다”며 “40~50대 중장년층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했다.
종양이 압박하는 장기 따라 증상 다양해
증상은 종양이 커지면서 압박하는 장기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기관이나 기관지를 압박하면 기침과 호흡곤란이 생긴다. 종양이 식도를 누르면 음식을 삼킬 때 어려움을 겪는다.
대동맥을 압박하면 경부의 동맥이 굵어지며 혈액의 정상적인 흐름을 방해해 평소에 없던 부위에 정맥이 드러난다. 심장을 압박하면 맥박이 증가하고, 늑간신경을 압박해 늑간신경통을 일으키기도 한다. 후두회귀신경을 누르면 쉰 목소리가 나온다.
종격동 종양이 의심될 때는 조영제를 사용하는 CT(컴퓨터단층촬영)로 확인한다. 조영제는 영상진단 검사 또는 시술 시 특정 조직이나 혈관이 잘 보일 수 있도록 인체에 투여하는 약물이다. 종격동 종양은 일반적인 비조영 CT로는 진단에 한계가 있다.
이후 종양 위치나 음영, 모양 등을 토대로 임상 진단을 내린다. 전종격동에는 흉선종, 림프종, 배아세포종 등이, 중종격동에는 심낭종, 림프종, 기관지성 낭종 등이, 후종격동에는 신경종, 기관지성 낭종, 장성(enteric) 낭종 등이 주로 발생한다. 정상적인 종격동은 기관지나 식도가 보이면서 아래쪽으로 내려왔을 때 대동맥 혈관과 심장 음영이 보이는 형태로 나타난다.
서종희 인천성모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후종격동에는 주로 신경에서 기원한 종양이 생기는데, 대개 수술로 절제하면 완치가 가능하다”면서도 “혹시라도 척추 주변 신경이나 척수와 연관성이 의심될 때는 MRI(자기공명영상) 등 추가 검사를 하고 수술한다”고 했다.
수술로 절제 치료 원칙…고령·흡연자는 폐 건강 확인해야
종격동 종양의 치료는 수술로 절제가 원칙이다. 종격동 종양이 압박 증상을 유발할 수 있고 악성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후 암, 낭종, 양성 종양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서종희 교수는 “악성의 경우 완전한 수술적 절제가 힘든 경우가 꽤 많다”면서도 “어떤 악성 병변인지, 또 림프종이나 악성 흉선암 등 조직학적 확진을 위해 침 생검술이나 필요한 경우 개흉술, 내시경 수술 등을 통해 조직검사를 위한 수술을 진행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폐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고령자나 흡연자의 경우 건강검진 CT를 통해 폐 이상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조기 진단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서종희 교수는 “많은 분들이 CT를 찍는다고 하면 조영제 부작용이나 방사선 피폭량으로 걱정하는 경우가 많지만, 저선량 CT의 경우 조영제를 사용하지 않고 피폭량도 최소화해 찍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4차 유행이 한 달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부산의 한 요양병원에서 백신 접종을 완료한 고령층을 중심으로 대규모 ‘돌파 감염’이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이 부진해 집단면역을 빠르게 형성하지 못한 영향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돌파감염 사례가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8일 부산시에 따르면 기장군에 위치한 요양병원 관련 누적 확진자는 48명(환자 41명, 종사자 5명, 가족 접촉자 2명)으로 이 중 돌파감염은 42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 AZ 백신 접종자는 40명이고, 나머지 2명은 화이자 백신을 접종했다. 이들은 대부분 올해 3월 백신 1차 접종을 받은 뒤 5,6월께 2차 접종까지 받은 접종 완료자였다.
최근 요양병원을 비롯한 요양시설에서의 집단감염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지난 8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서울·부산·경남·대전·인천 등 거의 전국의 요양원·요양병원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다. 권덕철 중난재난안전대책본부제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요양원과 실내체육시설 등에서의 집단감염이 발생하여 다시 확산세로 돌아설 조짐마저 보인다"고 말했다.
집단돌파감염이 여러 차례 발생하자 시민들 사이에서는 ‘백신 무용론’이 급속도로 퍼져 나가고 있다. 요양병원·요양원의 집단돌파감염 사례 증가에 대해 질병관리청은 복합적 요인들이 작용했다고 본다. 질병청 관계자는 "AZ 백신이 델타 바이러스에 효과가 낮다는 연구가 있는 점, 접종 후 시일이 지나면 효과가 떨어지고, 고령 노인의 백신 면역 반응이 활발하지 않은 점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다.
이소라 부산시 시민방역추진단장은 “입원환자 대부분이 고령에 기저질환을 갖고 있는 분들이어서 항체 생성률이 낮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게다가 병원 안에서는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고 환기마저 잘 되지 않았던 상황이라 집단감염으로 번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들어 돌파감염이 잇따르는 원인 중에는 최근 우세종으로 자리 잡은 델타 변이의 영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현재 맞고 있는 백신의 경우 사태 초기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바이러스를 가지고 만들었기 때문에 지금의 델타 변이 유행을 차단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백신 항원과 현재 유행하는 델타 변이 항원과는 차이가 있다”라며 “인플루엔자 백신만 해도 매년 변이 바이러스를 고려해 백신의 항원을 바꾸는데 지금 코로나는 여전히 기존 바이러스를 토대로 개발한 백신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요양원·요양병원의 집단감염이 증가해도 사망자가 많이 발생하지는 않고 있다. 8일 0시 기준 치명률은 1.01%로 떨어져 1% 미만 진입을 앞두고 있다. 질병청 관계자는 "부산·경남 지역 요양원·요양병원 돌파감염자 중 위중·중증으로 악화한 사람은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시는 오는 10일 0시부터, 22일 24시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4단계로 격상한다고 밝혔다. 개장 중인 지역 해수욕장은 이 기간 중 모두 폐장된다.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지난해 노인장기요양보험 혜택을 받는 사람이 2019년보다 11.1% 늘었다. 수급자 1인에게 지급되는 급여비의 한 달 평균 금액도 132만 원으로 2019년보다 2.4% 올랐다.
5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간한 ‘2020 노인장기요양보험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의료보장 인구 중 노인장기요양보험 신청자는 118만 명, 수급 자격을 인정받은 사람은 86만 명(72.5%)이었다. 2019년보다 신청자는 6.3%, 인정자는 11.1%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65세 이상 노인은 848만 명이다. 이중 장기요양보험 수급자로 인정받은 노인 비율은 2016년 7.5%에서 2020년 10.1%로 해마다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한 세대가 부담하는 보험료는 월평균 1만1511원을 기록했다. 직장가입자는 1만2526원, 지역자입자는 9278원로, 2019년에 비해 각각 24.7%, 26.9% 올랐다. 회사 부담금을 제외한 직장가입자 기준 1인당 월 평균 5976원이 부과된 셈이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은 스스로 일상을 영위하기 어려운 65세 이상의 노인에게 목욕이나 간호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보험제도다. 65세 미만이지만 치매와 뇌혈관성 질환 등 노인성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도 신청할 수 있다.
장기요양 서비스는 신청자의 신체능력을 기준으로 1등급부터 5등급까지 등급을 부여한다. 등급에 따라 제공하는 서비스가 다른데, 1~3등급은 시설 입소가 가능하며, 4, 5등급은 재가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신청자 중 4등급 인정자가 전체의 44.1%로 가장 많았고, 3등급, 5등급, 2등급, 1등급, 인지지원등급 순으로 이어졌다. 인지지원등급은 경증치매환자에게 부여된다.
장기요양기관은 현재 전국에서 2만5000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이 중 4, 5등급이 이용하는 재가기관은 6000개소, 1~3등급이 이용하는 시설기관은 1만9000개소다. 요양보호사와 사회복지사, 간호사 등의 장기요양기관 종사인력은 지난해 말 기준 2.4% 늘었다. 현재 기관에서 일하고 있는 요양보호사는 45만 명, 사회복지사는 3만 명, 간호사는 3504명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전 국민의 피로도가 크게 쌓인 가운데, 이를 녹이는 따뜻한 사진 한 장이 조명되고 있다. 방호복을 입은 채 할머니와 화투 놀이를 하는 간호사 사진이다.
3일 대한간호협회에 따르면 화제의 주인공은 삼육서울병원 이수련(29) 간호사로 사진은 해당 병원의 음압 병상에서 촬영됐다. 이 사진은 올해 간호협이 공모한 ‘제2차 간호사 현장 수기·사진전’에 출품됐다.
사진 속 박모 할머니(93)는 지난 2020년 8월 1일 코로나19로 서울의 삼육서울병원 음압병상에 입원했다. 중등도 치매환자였던 할머니는 요양원에서 감염돼 코로나19 전담병원인 이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고열로 기운도 뚝 떨어진 상태였다.
코로나19 병동에 배치된 간호사 10여 명은 할머니가 병실 침대를 꺼리고 낙상 위험이 있어 병실 바닥에 매트리스를 깔았다. 사진 속 침대가 바닥에 놓여 있던 이유도 간호사들의 배려 덕분이었다.
치매 환자인 고령의 할머니가 격리병실에서 홀로 적적해하고 힘들어하자 간호사들은 특별한 조치를 생각해냈다. 일종의 놀이치료로 화투를 이용한 꽃그림 맞히기와 색연필로 색칠하기다.
할머니의 식사 챙기기부터 기저귀 갈아주기 같은 어려움도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할머니가 완치되기를 바라며 정성을 다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속 주인공인 7년차 이수련 간호사는 “격리병상에서 환자가 말을 나눌 사람은 간호사 밖에 없지 않으냐”며 “계속 졸기만 하는 할머니를 깨우고 달래 기운을 차리게 하는 방법이 없을지 궁리한 결과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환자들을 돌보다 감염될까 두렵지만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환자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라며 “잘 치료받고 퇴원하시도록 돌봐주는 것 밖에 없다”라고 덧붙였다.
다행히 입원기간 중 증상이 호전된 할머니는 보름 만에 ‘음성’ 판정을 받고 퇴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간호사의 따뜻한 노고에 신경림 대한간호협회 회장은 “두꺼운 방호복을 입어 숨쉬기 힘들고 땀이 비 오듯 하는데도 환자를 정성껏 위로하고 돌보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간호사의 모습”이라며 “코로나에 지친 모든 국민에게 위로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된 고령층에서 기억력이 떨어지는 인지기능 저하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관심을 모은다.
3일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26일부터 미국 덴버에서 열린 알츠하이머협회 국제 콘퍼런스(AAIC 2021)에서 소개된 3개 연구에서 코로나19 감염이 고령층에게 지속적인 인지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고 보도했다.
60세 이상 코로나 환자 60% 인지장애
미국 텍사스대학교 연구진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60세 이상 고령자 400여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와 인지 능력에 관련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연구 대상자 중 60%가 인지장애를 겪었다. 특히 환자들 중 3분의 1가량은 증상이 심각했다.
또 인지장애를 겪은 환자들은 코로나19 중증도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아픈 증상과 관계없이 단지 감염됐다는 사실만으로 인지장애를 겪었다”며 “고령 환자들이 매우 가벼운 코로나19를 겪을 수 있다. 하지만 인지장애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구진은 “코로나19로 인한 인지능력 변화가 영구적인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임상시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3년 뒤에 재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완치 2개월 후에도 인지기능 떨어져
그리스 테살리아대학교 연구진은 퇴원 후 2개월이 지난 코로나19 고령 환자들을 대상으로 인지기능 장애 발생 여부를 관찰했다.
관찰 대상 환자들의 평균 연령은 61세로 퇴원 2개월 후 인지기능 저하를 경험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인지기능 저하는 환자들이 보인 호흡기능 저하와 관련이 있다.
문제는 이러한 증상에도 뇌 전문 의료진에게 도움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한 환자들이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의료 제공자들이 인지장애를 코로나19 후유증의 하나로 고려해야 한다”며 “내과 또는 호흡기 내과 의료진들이 환자들을 선별해 진료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혈액 내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타우 단백질·베타아밀로이드 증가
미국 뉴욕대학교 연구진은 코로나19 치료를 받은 평균 69세 고령 환자 310명을 대상으로 혈액검사를 실시했다. 이 중 158명은 건망증과 어지럼증 같은 신경계 증상을 경험했다. 가장 흔한 신경학적 증상은 독성 대사성 뇌병증(TME)이었다.
혈액분석 결과 TME 증상을 겪은 확진자들에게서 알츠하이머 발생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타우(tau) 단백질이나 베타아밀로이드(βA)가 더 많이 검출됐다.
연구진은 “코로나19 환자들이 겪는 생물학적 변화가 알츠하이머와 기타 뇌질환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코로나19 환자들은 알츠하이머 증상과 발생이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알츠하이머협회의 의학 및 과학 부문 부회장인 헤더 M. 스나이더(Heather M. Snyder) 박사는 "이러한 새로운 데이터는 코로나19 감염이 지속해서 인지기능을 손상하고 알츠하이머 증상마저 유발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불안한 추세를 암시한다"며 "우리는 코로나가 우리 신체와 뇌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지 연구를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학자들은 이 같은 연구 결과에 우려를 나타냈다. 중요한 연구 결과임에는 틀림없지만 코로나19와 알츠하이머 또는 인지기능 저하의 위험 간 연관 관계를 증명한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리처드 아이작슨 미국 코넬대학교 의과대학 알츠하이머 예방클리닉 원장은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와 단순포진도 인지기능 저하로 이어지는 뇌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며 “환자들의 기저 상태가 알려지지 않아 코로나19가 이들의 알츠하이머 증상을 가속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환자들이 이미 알츠하이머 지표가 있었다면 코로나19가 이를 가속화했을 가능성은 있지만 아직 그 정도를 판단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연령·성별에 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초기 증상이 다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의 주요 증상으로 알려진 후각상실이 고령 환자에게는 나타날 확률이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연구진은 최근 코로나19 감염 초기 증상이 연령·성별에 따른 차이가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진은 2020년 4월 20일부터 10월 15일까지 영국 내 코로나19 증상과 백신 부작용 등을 보고하는 '조 코로나19 증상연구'(ZOE COVID Symptom Study) 앱에 보고된 사례 18만2991건과 2020년 10월 16일부터 11월 30일까지 받은 코로나19 검사 1만5049건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 초기 사람들이 보고한 증상은 모두 18가지다. 주요 증상에 후각상실과 가슴통증, 지속적인 기침, 복통, 발 부위의 물집, 눈 통증, 비정상적인 근육통이 있었다.
대표적인 코로나19 증상인 후각상실은 60세 이상에서는 유의미한 연관성이 떨어졌고, 80세 이상 연령에선 관련이 없었다. 또 설사 증상은 60~79세와 80세 이상 고령층에서 주요 요소였다.
16~39세 연령층에선 감염 초기 3일 동안 후각상실, 가슴통증, 복통, 숨가쁨, 눈 통증이 다수였다. 또 40~59세는 80세 이상에 비해 코로나19로 지속적인 기침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았으나 오한이나 떨림이 나타날 가능성은 더 낮았다.
60~79세 연령은 가슴통증, 비정상적인 근육통, 숨가쁨, 설사가 코로나19와 관련성이 가장 높았다. 80세 이상에서는 설사, 인후통, 가슴통증, 비정상적인 근육통, 눈 통증, 오한이 주로 나타났다.
성별 차이는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남성이 여성보다 숨가쁨, 피로감, 오한, 떨림을 겪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여성은 후각 상실, 가슴통증 증상이 많았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영국발 알파 변이 확진자들을 위주로 분석했다"면서 "이번 분석 결과가 최근 유행하고 있는 델타 변이 및 후속 변이의 증상도 연령별 또는 성별 그룹에 따라 다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클레어 스티브스 킹스칼리지런던 교수는 "중요한 점은 코로나19 초기 증상이 광범위하게 나타날 수 있으며 심지어 가족 구성원마다 다를 수 있다"며 "최근 유행하는 인도발 델타 변이와 새롭게 등장할 수 있는 변이의 초기 증상도 빨리 파악해 효율적으로 의료 자원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에 참여한 리안 도스 산토스 칸나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바이오의공학 박사는 "현재 영국에서는 몇 가지 증상만으로 자가격리와 추가 검사를 권고하고 있다"며 "다양한 코로나19 초기 증상을 확인해 코로나19 확산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 7월 29일 국제학술지 '랜싯 디지털 헬스'(The Lancet Digital Health)에 게재됐다.
푹푹 찌는 더위에 시원한 물 한 컵이 소중한 요즘이다. 전문가들은 온열질환에 취약한 시니어일수록 물을 충분하게 섭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물을 ‘충분히’만 마시면 장땡일까. 시니어의 여름나기를 위한 ‘건강하게 물 마시는 비법’을 소개한다.
생각보다 많이, 찬물보다는 미지근하게
노년기에는 신진대사가 떨어져 갈증에 대한 예민도도 줄어든다. 목마름을 느끼지 못하니 제 때 수분을 섭취하지 못해 탈수가 쉽게 발생한다. 게다가 심혈관 질환을 앓는 고령층 환자가 물을 적게 마시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뇌졸중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노인들에게 갈증을 느끼지 않더라도 습관적으로 물을 섭취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뜨거운 바깥에 있다가 집에 들어왔다고 해서 찬물을 갑자기 많이 마시는 것은 좋지 않다. 찬물을 갑자기 많이 마시면 몸 속 자율신경계가 과도하게 자극을 받아 혈관이 수축하고 심장이 불규칙하게 뛸 수 있어서다. 게다가 몸이 찬물을 체온 수준으로 데우느라고 일정량 수분을 필요로 해, 흡수 속도도 느려진다. 흔치 않은 사례지만 운동 직후 찬물을 마셨다가 돌연사한 외국 축구선수도 있다. 전문가들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물 한 컵을 마시도록 추천하지만 찬물을 추천하지 않는 이유다.
안전하게 물을 마시려면, 더운 여름이라도 30도 전후의 미지근한 물을 적당히 마시는 것이 좋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하루 물 섭취량인 1.5~2L를 나눠 마실 것을 권장한다. 식약처는 물 계산법을 제안했다. 자신의 체중에 30~33의 수를 곱하면 하루에 마셔야 할 물의 양을 확인할 수 있다. 체중이 60kg인 시니어라면 1800~1980mL의 물이 적정량이다.
탄산음료 대신 탄산수, 커피·알코올 대신 해양심층수나 빙하수
갈증나는 여름, 톡 쏘는 청량감에 즐겨 찾는 탄산음료는 당 함량이 높다. 당 함량이 높은 음료수를 마시면 그때는 갈증이 해소된 것 같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달달한 맛의 음료수는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더 심한 갈증을 느끼게 만든다.
카페인과 알코올을 마시는 것도 적절한 갈증 해소법이 아니다. 카페이나 알코올을 마시면 체내 수분 균형을 조절하는 ‘항이뇨 호르몬’에 영향을 미쳐 소변을 통한 수분 배설을 늘리기 때문이다. 이들은 물 성분이 많은 음료여서 겉보기에는 물을 많이 마신 것처럼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는 수분을 손실하는 결과를 낳는다.
시원한 탄산을 포기하기 어렵다면 탄산수로 눈길을 돌려보는 것도 좋다. 탄산수는 적당한 염류를 함유한 식수에 탄산가스를 녹인 물이다. 장운동을 도와 변비를 예방하고, 소화기능을 촉진시키는 기능이 있어 대안으로 고려할 수 있다.
깊은 바다 속이나 빙하로부터 얻을 수 있는 기능성 생수도 좋다. 햇빛이 닿지 않는 수심 200m 이하 깊은 곳의 바닷물인 해양심층수는 풍부한 유기질 영양분을 함유하고 있다. 일반 미네랄워터에 비해 풍부한 마그네슘과 칼슘 같은 미네랄 덕분에 염증이나 아토피, 고혈압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빙하수는 말 그대로 빙하가 녹은 물로, 불순물이 거의 없고 항산화기능이 높아 노화 방지에도 도움을 준다.
비교적 인지도가 낮은 전염병인 C형간염은 ‘몰라서 치료 안 하는 병’으로 알려져 있다. 증상 발생이 적고 국가건강검진 대상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 시니어 환자가 감염 사실을 알아차리기 어려워서다. 그런데 오래 방치하면 만성간염, 간경변과 간암까지도 이어지는 무서운 질병이다. C형간염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C형간염은 C형간염 바이러스(Hepatitis C virus, HCV)에 감염돼 발생한다. 혈액 또는 체액을 통해 전파되는 법정 감염병으로, 대한간학회는 우리나라 국민의 약 1%가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C형간염은 B형간염보다 유병률이 낮지만 아직 백신이 없어 예방과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급성 감염은 일부 환자가 인플루엔자 유사 증상, 피로, 구역, 구토, 복부 통증, 복부 불편감, 식욕 감소, 근육통, 황달 같은 증상을 보인다. 그러나 이는 극히 일부분이다. 대부분은 무증상 환자인 탓에 20~30년 뒤에 만성간염, 간경변, 간암으로 뒤늦게 발견한다.
특히 만성간질환을 앓고 있는 60세 이상 고령 환자의 간암 발생률이 특히 높다. 김하일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40세 이상 성인이라면 한 번쯤 C형간염 감염 여부를 확인이 필요하다”며 “간단한 혈액검사로 감염 여부와 치료가 필요한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다행히 C형간염은 조기에 진단하면 치료 성공률도 높다. 보통 2~3개월 동안 약을 복용하면 98% 이상 완치율을 보인다.
C형간염은 혈액이나 체액으로 전파되는 만큼, 가족 구성원 중 한 명이 C형간염에 걸렸다면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도 C형간염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C형간염 환자의 혈액이 묻어있을 수 있는 면도기, 칫솔, 손톱깎이 등은 함께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전염을 막으려고 가족마다 식기를 따로 사용할 필요는 없다. 일상적인 접촉으로는 전염되지 않기 때문이다.
김하일 교수는 “간에 좋다고 알려진 음식을 찾아 먹기보다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그는 “민간요법은 도리어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피해야 하고, 음주와 흡연이 간기능을 악화시키고 간암 발생 가능성을 높이므로 금주와 금연이 필요하다”며 간 건강을 지키려면 습관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인의 기대 수명은 83.3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보다 2년 이상 긴 것으로 나타났다. 외래 이용과 입원일 수도 OECD 평균보다 많고 길지만 의사와 간호사 수는 적고, 병상과 의료장비는 많았다.
보건복지부는 OECD가 발간한 ‘보건 통계 2021’을 주요 지표별로 나눠 우리나라와 각 국가의 수준·현황을 분석해 20일 발표했다. 해당 통계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기대 수명은 2019년 기준 83.3년으로 OECD 평균인 81.0년보다 2.3년 길었다. 성별로 보면 남자는 80.3년, 여자는 86.3년으로, OECD 평균보다 각각 2년, 2.7년 길었다.
반면 자살사망률은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높았다. 2018년 기준 우리나라 자살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24.7명으로 OECD 평균인 11.0명의 2배가 넘었다.
건강 위험 요인을 살펴보면 2019년 기준 15세 이상 인구 중 매일 담배를 피우는 사람 비율이 16.4%로 OECD 평균 16.4%와 같았다. 순수 알코올 기준으로 측정한 15세 이상 인구 1인당 주류 소비량은 연간 8.3L(리터)로 OECD 평균 8.8L보다 적었다. ‘과체중과 비만’인 15세 이상 국민은 33.7%로 일본 27.2%에 이어 둘째로 적었다. 다만 과체중과 비만 인구 비율은 2009년 30.5%에서 2014년 30.8%, 2019년 33.7%로 증가 추세다.
한국은 OECD 국가들과 비교해 임상의사와 간호인력(간호사·간호조무사) 같은 의료인력 규모가 적은 편이다. 우리나라에서 환자를 직접 진료하는 임상의사(한의사 포함)는 인구 1000명당 2.5명으로 OECD 평균 3.6명보다 적었다. 우리보다 의사가 적은 곳은 폴란드(2.4명)와 멕시코(2.4명)뿐이었다. 간호사는 인구 1000명당 4.2명으로 OECD 평균 7.9명의 절반에 가까울 정도로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의료인력은 부족하지만 우리나라 국민 1명이 받은 외래 진료 횟수는 연간 17.2회로 OECD 국가 중 가장 많았다. OECD 평균 6.8회와 비교하면 2.5배 수준이다. 적은 수의 의료 인력이 많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입원 환자 1인당 평균 재원 일수도 18.0일로 일본 27.3일 다음으로 길었다.
의료 인프라 등 물적 자원은 OECD 국가 평균에 비해 많았다. 병상 수는 인구 1000명당 12.4개로 일본 12.8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고, OECD 평균 4.4개의 약 3배에 달했다. 인구 100만 명당 자기공명영상(MRI) 보유 대수는 32.0대, 컴퓨터단층촬영기(CT 스캐너)는 39.6대로 모두 OECD 평균MRI 18.1대·CT 28.4대를 크게 웃돌았다. CT 이용은 248.8건으로 OECD 평균 154.8건보다 많았고, 최근 10년간 CT이용은 연평균 10%씩 증가하는 추세다.
한편 장기요양과 관련해서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 1000명당 ‘요양병원 병상과 장기요양시설 침상 수 합’은 60.4개로 집계됐다. OECD 평균은 45.7개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 중 장기요양 수급자 비율은 2009년 3.2%, 2014년 7.0%, 2019년 9.6%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최근 10년간 장기요양 수급자 비율의 연평균 증가율은 12%다.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장기요양 수급자 증가에 따라 GDP에서 장기요양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9년 0.4%에서 2019년 1.1%로 증가했다.
노형준 보건복지부 정책통계담당관은 “OECD 건강 통계는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 보건의료의 현 수준을 평가하고 의료서비스 질 향상을 위한 정책 기초자료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국제비교 가능한 보건의료 통계의 지속적인 생산과 활용을 위해 OECD와 협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열·진통·소염제와 항정신병제, 삼환계 항우울제, 장기 지속형 벤조다이아제핀.
65세 이상 고령자라면 이와 같은 약을 복용하기 전에 의사나 약사 등 전문가와 상담을 받아야 한다. 건강하기 위해 복용한 약이 도리어 건강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2020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인은 평균 1.9개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자는 만성질환을 앓고 있어 여러 약물을 동시에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지난 1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어르신이 주의해야 할 의약품 정보를 발표했다. 식약처는 고령자가 주의할 의약품으로 해열·진통·소염제와 항정신병제, 삼환계 항우울제, 장기 지속형 벤조다이아제핀을 꼽았다.
①해열·진통·소염제
두통, 관절염, 척추염 등의 통증에 사용하는 해열·진통·소염제는 아스피린, 이부프로펜, 아세클로페낙 등이 있다.
약을 잘못 먹을 경우 소화불량·속쓰림, 위장관 출혈·궤양같은 위장관계 이상반응, 신장 기능 악화, 혈압 상승, 체액저류에 의한 심부전 악화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고령자들은 가능하면 단기간 사용하는 것이 좋다.
②항정신병제
치매환자의 행동장애, 조현병 등 정신 질환 치료에 사용하는 약물이다. 주요 성분으로는 할로페리돌, 아리피프라졸, 클로자핀 등이 있다.
가만히 있지 못하는 정좌불안, 입 오물거림이나 눈 깜박임 등의 운동이상증, 졸림과 어지러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항콜린작용으로 인한 졸림, 어지러움, 변비, 체중증가도 항정신병제의 부작용 증상이다. 항정신병제로 인한 부작용은 회복이 늦고 치료가 어려워 예방이 중요하다.
③심환계 항우울제
우울증 치료와 신경병증 통증에 사용하는 대표적인 약물이다. 주요 성분으로는 아미트리프틸린, 아목사핀, 클로미프라민, 이미프라민, 노르트립틸린 등이 있다.
심환계 항우울제를 잘못 복용할 경우 갑자기 일어날 때 순간적으로 어지러움을 느끼는 기립성 저혈압이 나타날 수 있다. 졸림, 변비, 환각 증상도 대표적 부작용이다. 요저류, 착란, 섬망, 환각 등이 나타나는 경우에도 심환계 항우울제의 부작용을 의심해봐야 한다. 특히 녹내장이나 불안정협심증, 부정맥, 전립선비대증 환자는 증상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④장기 지속형 벤조다이아제핀
심한 불안증 치료에 사용하는 약물이다. 클로르디아제폭시드, 클로나제팜, 디아제팜, 플루니트라제팜 등이 주요 성분이다.
불안을 가라앉히는 약물이기 때문에 진정작용이 과하게 나타나면 인지장애나 섬망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 복용 후 움직이기 어려워져 자동차 사고나 낙상, 골절의 위험이 있으므로 뼈가 약한 노인들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의약품 부작용이 의심될 때는 지체 없이 의사와 약사 등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아야 한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상사례 발생 빈도도 증가할 수 있으므로 환자 상태에 맞는 세심한 의약품 사용과 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