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멈추면 파크골프가 그대로 사라질 것 같더라고요. 지자체를 얼마나 쫓아다녔는지 몰라요. 돌아보니 어느새 18년이 흘렀네요.”
파크골프가 대중화될 수 있었던 건 파크골프연맹의 인프라 보급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윤덕 전 정무장관이 파크골프를 들여올 때 김 장관을 따라 일본으로 건너가 우리나라 최초로 국제파크골프지도자 인증을 받은 천성희(70) 파크골프연맹 회장은 여전히 파크골프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파크골프 기반을 닦다
파크골프 도입 당시 대구에는 파크골프장이 하나도 없었다. 파크골프가 노인 생활 스포츠로 자리 잡으려면 저렴하고 접근성 좋은 파크골프장 조성이 우선이었다. 천 회장이 지자체 문턱이 닳도록 찾아다닌 이유다. 그런데 시의 지원으로 파크골프장을 지으려니 생활체육 동호인 단체가 있어야 했다. 그래서 7개의 구 협회를 조직한 뒤 시 협회를 만들었고, 결국 대구 최초의 파크골프장을 조성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는 노인들이 경로당에서 고스톱 치는 것 외에 즐길거리가 없어서 나이 들면 무릎이 아프고 그랬어요. 이들을 밖으로 나오게 해서 즐기면서 운동도 하게 하면 건강도 좋아지고 의료비도 절감되겠죠. 처음에는 지자체에서 관심이 없어서 전국에 인프라를 만드느라 고생 좀 했습니다.”
꾸준히 지자체의 문을 두드린 끝에 구장이 생기자 회원이 급속도로 늘어났다. 천 회장은 파크골프 국제 규격과 룰을 정리하고 파크골프 코스 설치, 규격 용품 보급, 지도자 육성 등에 힘썼다. 그동안 정리한 파크골프 교재를 다듬어, 올해에는 파크골프 총론을 완성했다. 또한 파크골프가 널리 보급되려면 용품이 더욱 저렴해야 했기에 해외에서 수입했던 용품을 국내에서 OEM(위탁생산)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었다.
이후에는 국제 대회를 유치했다. 2003년 파크골프 도입을 알리며 진행한 제1회 한일국제교류파크골프대회 이후 2012년 제2회 한일국제교류파크골프대회를 이어갔고, 코로나19로 인해 쉬어간 2년을 제외하고 매년 국제 대회를 열었다. “파크골프 인프라 보급에 집중하고 생활체육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했어요. 더 많은 사람들이 제대로 즐기려면 지도자도 중요하죠. 지도자 양성을 더욱 전문적으로 이어가려고 계명대학교에 파크골프학과도 만들었어요. 연맹에서 양성한 파크골프 지도자가 500명이 넘는데, 아직 이들을 위한 일자리가 많이 부족해요. 그래서 노인대학에 파크골프 프로그램을 만들었는데, 정말 재미있어 하시더라고요.”
파크골프를 교육하던 천 회장은 이동이 어려운 어르신, 학생, 장애인들은 야외 파크골프장 이용이 쉽지 않다는 걸 느꼈다. 또 비가 오거나, 잔디를 양성해야 하는 3, 4월이면 야외에서 파크골프를 즐길 수 없었다. 그래서 2014년 대구시에 제안해 스크린파크골프를 최초로 개발했고, 노인복지관과 종합복지관 등에 보급했다. 이동이 자유롭지 않은 장애인들에게 스크린파크골프는 좋은 재활운동이 됐고, 초·중·고 학생들이 학교에서 파크골프를 접할 수 있는 기회도 만들었다.
파크골프 시니어 국가대표 육성까지
천 회장은 시니어 스포츠로 자리 잡은 파크골프가 이제는 가족 생활 스포츠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3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스포츠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가족 스포츠가 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고 있어요. 부부 파크골프대회도 열고요. 지역 최초로 초등학생 파크골프단도 창단했어요. 아이들이 배우면 부모와 함께 즐길 수 있고, 그러면 조부모까지 온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스포츠가 될 거예요. 운동도 되고 가족끼리 대화도 늘어 화목해지지 않을까요?”
전국의 파크골프장은 약 310개. 많은 지자체에서 파크골프장을 만들겠다고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어린이, 청소년, 성인, 장애인 등 다양한 이들이 야외에서 파크골프를 즐길 수 있도록 구장이 더 늘어야 한다. “장소가 부족하니 줄을 서서 경기를 하게 돼요. 어른들이 줄을 서 있는데, 청소년들이 그 틈에서 경기를 하려면 좀 어렵죠. 동선이 더 필요한 장애인은 말할 것도 없고요. 그러니 청소년·장애인 전용 파크골프장도 더 많아져야 해요. 또 국제 규격에 맞는 파크골프장이 몇 개 안 돼요. 최근에 조성하는 곳들은 그 규격을 맞추지만 기존 구장들은 규격에 맞게 리뉴얼할 필요가 있습니다.”
2020년 국민체육진흥법 제10조의 2(노인체육의 진흥) 조항이 발효되면서 대한노인체육회 소속인 연맹이 국가 지원을 받을 길이 열렸다. 이를 통해 앞으로는 파크골프 시니어 국가대표를 육성할 계획이다. 천 회장은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다며 웃었다. “연맹이 대한노인체육회 소속이고 또 많은 시니어들이 건강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파크골프를 도입한 만큼, 시니어 골프대회도 열고 국가대표를 육성하는 데도 이바지하려고 해요. 모든 세대가 즐길 수 있는 국민 스포츠가 됐으면 합니다.”
어버이날을 맞아 서울시, 서울노인복지센터, 동대문노인종합복지관 등 각 기관에서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서울시는 4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제50회 어버이날 기념식’을 열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모범적으로 효행을 실천한 효행자,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자녀를 키워낸 장한 어버이, 어르신 인권 및 인식 개선에 기여한 단체 등 시민 표창 수상자들에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어 오 시장은 최고령 어르신(27년생, 29년생)에게 직접 카네이션을 달아드리고, 어린이들과 함께 ‘어버이 은혜’를 합창했다.
종로구에 위치한 서울노인복지센터는 ‘다시 만나 기뻐 孝(효)’ 행사를 4일 개최한다. 코로나19의 확산 이후 첫 대면 행사인 ‘다시 만나 기뻐 孝’는 센터를 다시 찾은 어르신들을 위한 카네이션 달기, 포토존, 원데이클래스 대왕 카네이션 만들기, 축하 공연으로 구성돼 있다.
센터 2층에는 카네이션 꽃길로 꾸며진 포토존이 마련돼 있으며, 기념사진 촬영 후 어르신들에게 사진을 인화해 제공한다. 로비에서는 대왕 카네이션을 만들어보는 원데이클래스가 열린다. 이는 어르신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도 함께 참여하는 열린 강좌로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다.
3층 야외 게이트볼장에서는 무대공연이 진행된다. ‘숙명국악앙상블’이라는 숙명여자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전통음악전공에 재학생들이 가야금, 해금을 통해 전통 문화예술공연을 열 예정이다. 틈틈이 진행될 추첨과 기념품 제공 코너도 준비돼 있다. 자세한 사항은 서울노인복지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동대문노인종합복지관은 ‘오랜만이에孝(효), 반가워孝, 사랑해孝’를 6일 진행한다. 이번 어버이날 특별행사는 2일 운영을 재개한 기념으로 떡, 음료를 제공한다. 더불어 오랜만에 복지관을 찾은 어르신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카네이션을 전달한다. 이 외에도 전문자원봉사 단체인 캐.조.사(캐릭터를 좋아하는 사람들)와 연계한 캐리커처 그리기, SBS아카데미뷰티스쿨 동대문 캠퍼스와 연계한 네일아트, 화목한 가족과의 기억을 추억할 수 있도록 사진을 인화해주는 가족사진 인화 서비스 등 부대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오후에는 3세대 원아들이 직접 어르신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카네이션을 달아드리는 기념식이 진행되고 코로나 19 기간 동안 단절된 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영화 상영이 이뤄질 계획이다.
올해부터 환자 의사에 따라 연명의료를 중단하는 의료 활동에 정규 수가가 적용된다. 이에 요양병원을 포함한 중소병원의 연명의료결정제도가 확대될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국가호스피스연명의료위원회를 개최해 ‘제1차 호스피스·연명의료 종합계획(2019~2023)’의 올해 시행계획을 심의·확정했다. 호스피스·연명의료 종합계획은 연명의료결정법 제7조에 근거해 호스피스와 연명의료결정제도 확립을 위해 5년 단위로 수립되는 중장기 종합계획이다.
지난해 11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무의미하게 임종 과정 기간만을 연장하는 연명의료를 중단하는 의료인 활동에 대해 임시로 운영해 온 시범사업 수가가 아니라 개선된 정규 수가를 산정할 수 있도록 결정했다.
시범 수가가 정규 수가로 편성되면서 전반적인 수가 적용 기준이 완화됐다. 기존에는 의료기관윤리위원회를 의료기관이 직접 운영해야만 수가 적용이 가능했으나, 올해부터는 위탁 운영도 허용한다. 외부 전문가 섭외가 어려워 의료기관윤리위원회를 구성하지 못했던 중소병원을 위해 여러 의료기관이 ‘맞춤형 공용윤리위원회’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될 예정이다.
또 시범 수가는 △심폐소생술 △혈액 투석 △항암제 투여 △인공호흡기 시술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는 기관에만 적용됐으나, 정규 수가는 이 4가지 시술 중 1개 이상 수행 가능한 기관이면 적용된다. 별도의 연명의료지원팀을 구성하고, 제도 관련 교육을 수료하도록 했던 인력 기준도 해당 업무 담당자만 교육을 이수하면 되도록 완화됐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 건수는 제도 시행 3년 6개월만인 지난해 8월, 100만 명을 돌파했다. 복지부는 올해 150만 명을 목표로 의향서를 작성할 수 있는 기관을 지속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인복지관, 보건소를 더불어 비영리법인이나 단체를 통한 ‘찾아가는 상담소’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또한 호스피스 서비스의 대상 질환이 확대된다. 기존의 만성 폐쇄성 호흡기질환 2종 외에 만성 호흡부전 13종의 질병코드(만성기관지염, 천식, 기관지확장증, 진폐증, 호흡곤란증후군, 간질성폐질환, 기타호흡장애 등)를 추가한다. 현재 시범사업으로 수행 중인 소아·청소년 완화의료 시범사업에 대해서도 그 성과를 평가해 본 사업으로 전환을 추진할 예정이다.
제2의 인생을 살고 싶은 시니어들을 위해 유망 직업을 소개한다. 대한민국은 2000년 고령사회가 됐고, 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다. 이에 노인 문제와 이로 인한 복지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으며, 노인심리상담사는 유망 직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노인 문제는 주거, 생활환경, 고용, 의료 등 사회적 문제뿐만 아니라 심리·정서로 인한 개인적인 문제도 동반한다. 노년기에는 경제적 불안감, 고독으로 인한 우울증, 상실감 등을 조심해야 한다.
특히 1940~50년대 출생 세대는 한국전쟁을 경험했거나 발발 직후 태어나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고, 젊은 시절에는 독재와 억압 속에서 급격한 산업 발전을 일궜다. 그리고 현재 저성장 경기침체 속에 노년기를 보내고 있다.
이와 같은 현실에 부응해 노인 문제 해결의 효과를 기대하는 동시에 ‘상담 없이는 노인복지를 논할 수 없다’는 역사적 과제가 부여됐다. 이는 노인심리상담사가 탄생한 배경이며, 이후 자격 제도도 생겼다.
노인심리상담사는 신체적·정서적·심리적 장애를 겪거나 일상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노인들과 그 가족들을 대상으로 심리상담을 하고, 이를 바탕으로 종합적인 진단과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 전문가의 역할을 수행한다. 궁극적으로는 노인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일을 한다.
자격증 취득과 밝은 전망
노인심리상담사 자격증은 민간자격증이다. 1·2급으로 나뉘어 있으며, 나이와 경력에 따른 제한은 없다. 다만 심리학 전공, 심리상담 관련 자격증 소지자, 사회복지사, 간호사, 요양보호사 등은 업무가 겹치는 부분이 있어 노인심리상담사 자격증 취득이 유리하고 활용도가 높다.
특히 노인심리상담사와 요양보호사는 연관이 깊다. 노인심리상담사 자격증 취득을 위해 공부하다 보면 치매 예방교육 및 심리상담 기법을 배울 수 있다. 이에 요양보호사, 특히 재가요양, 가족요양 쪽으로 구직을 원한다면 노인심리상담사 자격증 취득은 많은 도움이 된다.
노인심리상담사 자격증 취득 시험은 1차 필기시험, 2차 직무교육으로 진행된다. 1차 필기시험은 상담심리학, 임상심리학, 이상심리학, 노인심리학, 총 네 과목으로 구성된다. 과목별 최소 40점, 전체 평균 60점을 넘으면 합격이다.
시험은 객관식으로 난이도가 높지 않다. 교육을 성실하게 받고 공부하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합격할 수 있다. 특히 나이가 많을수록 노인 세대에 가깝기 때문에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현재 노인심리상담사 자격증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잘 알려져 있지 않고 민간자격증이기 때문에 실제로 취업에 도움이 되겠냐는 의견이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앞으로 더욱 수요가 많아질 것이며 전망이 밝다는 입장이다.
노인심리상담사는 다양한 교육, 복지, 의료, 종교기관의 노인상담 분야에서 일할 수 있다. 노인복지기관, 요양원, 실버타운, 노인대학, 지역마을회관, 지역사회문화센터, 개인 심리상담소 등으로 취업이 가능하다. 특히 각 지역의 노인심리상담센터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노인들의 소외감과 우울증이 심화된 것도 영향을 끼쳤다.
다만 노인심리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했다고 해서 바로 상담사로 활동하기는 어렵다. 노년층의 인생 경험은 상담사보다 훨씬 풍부하므로 충분한 임상 훈련이 필요하다. 노인 관련 센터나 복지관에서 실무를 경험하거나, 사회복지사로 활동한 경력이 있어야 상담사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다.
노인심리상담사는 심신이 힘든 노인을 상대로 하기 때문에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잘 어울린다. 기본적으로 노인에 대해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더불어 상담할 때 지식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노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진심 어린 조언을 해줘야 한다.
노인은 자신의 살아온 이야기를 포함해 배우자, 자녀, 손주 등 가족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뿐만 아니라 죽음에 대해 생각해볼 나이거나 질병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존재론적인 고민도 함께 나눠야 한다. 즉 노인심리상담사는 삶과 죽음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누기 때문에 어떤 상담사보다도 숙련도가 요구된다.
그렇기 때문에 노인심리상담사는 명예와 부를 축적하기보다 사명감이 필요한 직업이다. 현직에 있는 상담사들은 끊임없는 공부와 봉사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인심리상담사 교육 어떻게?
노인심리상담사의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관련 교육도 증가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무료로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창구가 많다. 한국교육검정원, 한국사이버진흥원, 사회교육중앙회 등이 있다.
서울사이버대학교에서도 노인심리상담사 기초과정을 신설했다. 노인상담의 이해, 전생애발달과 노인심리, 노인상담 이론과 기법, 노인 문제와 심리평가, 노인상담의 실제 등 5과목으로 구성됐다. 노인심리상담에 필요한 실제적인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과정이다. K-MOOC 플랫폼을 통해 강의를 무료 수강할 수 있다.
노인 인구가 전체의 33%로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경남 고성에서는 노인복지에 관심이 많고, 그중 하나로 노인심리상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고성군 종합사회복지관은 거제대학교와 지역맞춤형 인재 양성 및 지역 상생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해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이 가운데 노인심리상담사 자격증반이 가장 인기가 좋다.
1월에 2기 수료식이 있었다. 교육생들은 ▶노인 문제와 상담 ▶노인의 특성 ▶놀이 및 미술 상담 ▶노인 우울 및 중독 ▶음악치료 ▶노인 레크리에이션 ▶보드게임 ▶음식을 활용한 감정표현 등 다양한 노인상담 이론과 실습 위주의 강의를 받았다. 총 16명이 수강 신청해 14명이 수료 및 자격을 취득했다.
◇ “경청·공감·인정하는 법 배웠어요”
정석철 노인심리상담사 인터뷰
정석철(67) 씨는 고성군 종합사회복지관의 교육을 통해 노인심리상담사 1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는 평생을 보건복지 관련 공무원으로 일한 사람이다. 고성군 보건소 소장을 마지막으로 퇴직했다.
정석철 씨는 “그동안 공무원으로 편안하게 잘 살아왔으니 국가와 국민들을 위해 돌려드려야겠다는 생각을 늘 했다. 특히 어르신들을 돕고 싶었고 작은 일부터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공직 생활을 하면서도 사회복지사들과 어울리면서 봉사활동을 하곤 했죠. 사회복지사 자격증, 요양보호사 자격증은 원래 갖고 있었어요. 그리고 퇴직한 뒤 남는 게 시간밖에 없잖아요? 본격적으로 사회복지사 영역에 뛰어든 거죠. 사회복지시설, 요양원, 재가복지센터 쪽으로 많이 다녔어요. 나이에 걸맞게 노인 쪽으로 가게 되더라고요.”
그러다가 정석철 씨는 재가노인복지센터를 직접 열었고, 센터장을 맡고 있다. 방문 요양, 방문 목욕을 위주로 하고 있고, 요양보호사 양성 교육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을 하면서 노인심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그는 노인심리상담 교육을 듣게 됐다.
“어르신들을 만나보면 혼자 있어서 우울해하시는 분들도 많고 치매 환자이신 분들도 많아요. 그분들을 어떻게 하면 더 따뜻하게 잘 대해드릴 수 있을까 생각했죠. 그래서 교육을 듣게 된 거예요. 제가 수료생 중에서 나이가 제일 많았어요. 저는 배움이 필요하면 무엇이 됐든 달려가요. 아주 욕심이 많습니다.”
3개월 동안 교육을 받은 정석철 씨는 ‘자신의 심리 상태를 파악해서 발표하기’ 과제가 가장 어려웠고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남을 상담하기에 앞서 자신의 심리를 볼 줄 알고 드러낼 수도 있어야 한다는 점을 배운 것 같다.
“자신의 심리를 얘기할 때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치부나 약점도 있잖아요. 그것을 모두에게 공유한다는 것이 쉽지 않죠. 자신의 얘기를 하면서 눈물을 흘린 여성분도 있었어요. 용기가 대단하다고 느꼈고, 모두 박수를 쳐줬어요. 저도 많은 용기를 얻었어요.”
그는 자격증 취득이 업무에 도움이 되냐는 말에 “아직 응용은 안 해봤지만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고 답했다. 교육에 음악 수업도 있었는데, 그는 이제 어르신들을 방문하면 노래도 부르고 더욱 살갑게 대한다는 것. 반응 역시 매우 좋다.
더불어 정석철 씨는 자신과 같은 중장년이 어르신들의 심리에 보다 공감하기 쉬울 것 같다면서 자격증 취득을 추천했다. 그는 어르신들을 위해 현재도 끊임없이 공부하고 있다. 기타, 수영, 골프를 배우는 것은 물론 제과제빵, 이미용까지 섭렵했다. 특히 노인심리상담사 자격증 취득으로 성숙해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많이 변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어르신들뿐만 아니라 우리 회사 직원들에게도 달라졌어요. 무슨 얘기를 하든 경청하고 공감해주고 인정해주고 있어요. 어디를 가든 누구를 만나더라도 남을 먼저 인정해주고 격려해주려고 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전진해나가고, 지역사회가 건강해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노년에 독립에 도전하는 이들이 있다. 20~30년 짊어졌던 책무, 스스로 옭아맨 관성, 혹은 삭막하고 답답한 도시 등 벗어나고자 하는 대상도 다양하다. ‘노년 독립자’들이 독립을 꿈꾸게 된 이유, 그 밖의 것들로부터 독립을 시도하게 된 계기와 이유를 들여다봤다.
노년과 독립, 두 단어의 조합이 낯설다면 MBN ‘나는 자연인이다’(이하 ‘자연인’) 프로그램을 떠올려보자. ‘야생 체험을 통해 삶의 의미를 깨닫는다’를 모토로 2012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중장년층 시청자의 ‘최애’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2020년에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TV 프로그램’ 순위에서 다큐멘터리로는 지상파와 비지상파 통틀어 최초로 1위에 오를 만큼 연령에 관계없이 폭넓게 사랑받고 있다.
노년 독립, 시초에 자연인이 있다
자연인들이 살던 세상을 떠나온 이유는 다양하다. ‘자연인’ 프로그램의 공동 MC인 윤택은 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연인의 유형을 몸이 아파서, 사업에 실패하거나, 주변 지인들에게 배신당해서, 사회에 적응하지 못했거나, 자연을 너무 좋아하는 사람으로 나눴다.
사연은 제각기 다르지만 자연인들은 자신이 원하는 삶을 일구며 살아간다. 친숙하면서도 진정성 있는 삶의 이야기와 그들의 행복한 모습은 시청자로 하여금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가 고민하게 한다. 프로그램을 연출하는 신동민 PD는 2019년 이달의 PD상 수상 소감으로 “시청자들의 로망을 간접적으로 실현해주는 부분이 있어 큰 호응을 보내주시는 것 같다”고 전한 바 있다.
프로그램 방영이 햇수로 10년이 되어가면서 ‘자연인’ 프로그램을 보고 자연인이 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화면 속 자연인들이 선배로서 자연인 꿈나무들을 양성하는 모양새다. 게다가 710만 명에 육박하는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를 앞두고 있는 상황. 다수의 중년이 은퇴 후 귀농·귀촌을 꿈꾸는 걸 고려한다면, 자연인이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목소리가 더욱 설득력을 얻는다.
시니어 1인 가구 “간섭 싫어, 연락 안 해”
실제로 시니어 1인 가구는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인다. 통계청의 2021년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고령자 1인 가구는 166만 가구로 전체 고령 가구의 35.1%에 달한다. 노인 세 명이 모이면 그중 한 명은 홀로 살고 있다는 것이다. 통계들이 가리키는 방향이 명확하다.
책 ‘2022 대한민국이 열광할 시니어 트렌드’에 시니어 1인 가구 증가에 대한 자세한 분석이 실려 있다. 자녀와 살고 싶다고 대답한 노인 비율은 2008년 32.5%에서 2011년 27.6%, 2014년 19.1%, 2017년 15.2%, 2022년 12.8%로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추세다. 자녀와 동거하는 비율 역시 2017년 23.7%에서 2020년 20.1%로 내려앉았다. 흔히들 중장년층이 자녀와 함께 살기를 바란다고 생각하지만 이제 그렇지도 않다.
무엇보다 시니어들 스스로 독립적인 삶을 원한다. 혼자 살든 공동체를 이뤄 생활하든 젊은 세대를 포용하며 살든, 가족에게 간섭받고 싶어 하지 않는다. 노인 단독 가구로 사는 이유에 대해 응답자의 62.0%가 ‘건강과 경제적 안정 등 자립을 원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2017년 노인 실태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따로 사는 자녀들과의 연락 빈도는 줄어들었으나 친구나 이웃과의 연락 빈도가 더 높아지는 양상도 보였다. 노인들 삶의 모습이 자녀와 같이 살지도 않고 자주 연락하거나 왕래하지도 않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가족·결혼 대신 따로 또 함께
최후의 순간까지 도움받지 않고 자립적으로 사는 것. 이 시대 중장년층의 바람을 실제로 실천하는 이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9월, KBS1에서는 한 집에 살며 서로를 돌보고 생활하는 68세 노인 3명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가 방영됐다. 결혼 유무부터 생활 방식이 전혀 다른 이들이 함께하는 공간의 이름은 ‘노루목 향기’다.
노루목 향기는 요양원, 복지시설이 아닌 마을형 노인 생활공동체를 꿈꾼다. 지난해에는 고용노동부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주관하는 ‘2021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도 선정됐다. ‘사회적협동조합 사람과세상’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밝힌 사업 목표는 ‘노인들이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개척해 지역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성공 모델을 제시하는 것’. 심재식 노루목 향기 대표는 ‘2021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최종 선정 소감으로 “노인 스스로 살아갈 방법을 찾아나가는 과정에서, 노루목 향기의 노인 공동생활이 남긴 경험과 사례는 분명 사회적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진행된 크라우드 펀딩(후원, 기부, 투자 등을 목적으로 다수의 개인으로부터 인터넷으로 자금을 모으는 일)에서는 후원자들에게 무공해 국내산 행주, 스카프, 차받침, 농촌 민박 1박 등 다양한 후원 보상품을 제공했다. 다큐멘터리 방송을 보고 노루목 향기를 응원하는 이들이 늘어 목표액보다 더 많은 후원금이 모였다. 이는 기대수명이 연장되면서 길어진 노년기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노년이 되기 전에 이미 결혼으로부터 독립하고 나선 이들도 있다. ‘여성생활문화공간비비협동조합’(이하 ‘비비’)의 조합원들이 그렇다. 올해로 20년 된 비비 역시 삶을 함께하는 비혼 여성 1인 가구 생활공동체다. ‘결혼하지 않은 여성’이 전주시 반영구 임대아파트에 모여 살기 시작한 것이 2006년의 일이다.
이제는 같은 아파트에 사는 비혼 여성들만 20~30명 정도다. 같이 살지 않지만 회비를 내는 회원까지 합하면 비비는 50여 명으로 늘어난다. 이 중에서도 50세가 넘었거나 50세를 앞둔 창립 멤버들의 최근 관심사는 여성 노인 공동체 주택이다. 이들은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비혼이라는 정체성보다 노인이라는 정체성이 우리의 삶을 가득 채울” 때가 다가오고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라고 답한 바 있다. 이들은 노인이 독립된 주체로서 살 수 있는 공동체 주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영국 런던의 ‘뉴 그라운드’, 프랑스 파리 ‘바바야가의 집’ 등 여성 노인들이 꾸린 사회적 주택을 방문해 어떻게 함께 살아가고 있는지 이야기를 듣는 식이다.
독립이 항상 선택지로 남는 것은 아니다. 선택하고 싶지 않지만 떠밀리듯 독립하게 되는 사람들도 있다. 아무런 연고 없이 혼자 거주하는 독거노인, 혹은 실직자의 경우가 그렇다.
경기도 부천시 범안종합사회복지관에서 도시락 배달 봉사를 하는 권오예 어르신은 기초수급자다. 반찬을 제공해주는 복지관 직원들이 너무 바빠 보여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에 시작한 일이다. “받은 만큼의 백분의 일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 복지관 팀장님한테 그랬어요. 내가 할 수 있는 거면 뭐든 도울 테니 봉사 좀 시켜달라고.”
원치 않는 독립, 그럼에도 일어서다
권 어르신은 남편의 상습적인 폭행에 못 이겨 집을 도망쳐 나왔다. 생계를 유지할 수 있게 도와준 지인과 함께 살았지만, 그 역시 2017년 세상을 떠난 후부터는 혼자 살 수밖에 없었다. 얼마 안 가 복지관 담당자에게 봉사를 자청하며 나선 그는 그 뒤로 쉬지 않고 봉사에 임했다. 지금은 코로나19 때문에 배달 봉사를 하면서도 ‘식사 맛있게 하세요’ 한마디 겨우 건넬 뿐이지만, 더 좋지 못한 처지의 노인들을 도울 수 있다는 게 행복하기만 하다.
중장년 남성의 원치 않은 독립으로는 실직이 흔하다. 50대에 실직으로 원치 않은 독립을 하게 된 가장들은 특히나 ‘사추기’(思秋期)를 겪기 쉽다. 사추기란 50대 전후 중년들이 겪는 변화를 사춘기에 빗댄 표현이다. 일자리를 잃어버린 중년들은 ‘나는 뭘 위해 살아왔나’ 하는 정체성 혼란을 겪게 된다. 또 일자리를 잃으면서 따라오는 자연스러운 경제적 위기, 사회적 지위의 박탈 등으로 은퇴남편증후군을 겪는 이들도 종종 있다.
책 ‘남자 독립 선언서’를 낸 이치원 씨 역시 50대 초반 실직 후 얼마간 혼란을 겪어야 했다. 교사, 광고회사, 제조회사, 금융회사 등 30년 동안 다양한 직업과 직장을 거쳤지만 50대 초반의 실직은 그간의 실직과 다른 점이 많았기 때문이다. 정규직으로의 재취업이 어렵고, 실직이 은퇴로 굳어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크고 치명적인 차이점이었다.
게다가 ‘실직 후 대처 매뉴얼’이 전혀 없었다. 사회는 사람 채용하는 데만 관심이 있고, 회사를 나가는 사람에게는 아무런 관심도 없었다. 실업수당은 어디서 신청하는지, 의료보험 지역가입자는 얼마를 보험료로 내야 하는지조차 몰랐던 것이다. 한참을 헤맨 끝에 의료보험 지역가입 신청을 끝낸 그는 책을 쓰기로 결심했다. 실직은 인생이란 책에서 독립의 페이지로 넘길 수 있는 터닝 포인트임을 알려주기 위해서다.
그는 실직을 독립의 계기로 삼기 위해 일자리를 찾았다. 경제적인 이유에서가 아니라, 새로운 직장을 갖는 게 중년 남성의 정체성을 찾는 데 가장 빠르고 정확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는 노후 자금이 충분한 사람에게도 일을 할 것을 권한다. 그 다음이 건강과 취미다. 원치 않은 독립, 실직 후 조언을 구하기 위해 그를 찾는 이에게 ‘평생 운동’과 ‘평생 취미’를 한 개씩은 구비해두라고 조언한다. 아무리 독립이 좋다고 해도 건강 없는 장수, 즐거움 없는 삶은 형벌이나 다름없기에.
정부는 초고령화사회 진입을 앞두고 2004년부터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만 60세 이상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정부의 사업이라는 사실을 막연히는 알겠지만, 정확히는 모르겠다. 수행기관도 많고, 복잡하게만 느껴진다. 노인을 위한 정책인데 정작 노인들이 어렵게 느끼니 접근부터 쉽지 않은 현실이다. 이에 노인 일자리 사업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봤다.
우리나라는 2000년을 기점으로 노인 인구 비율이 7%를 넘어섰다. 인구 고령화와 더불어 노인복지는 사회·경제적으로 중요한 이슈가 됐고, 정부는 정책적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노인 빈곤 문제를 해결하면서 노인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노인 일자리 사업이 2004년에 도입됐다.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은 노인복지법 제23조에 의거해 시행되고 있다. 일할 의욕과 능력이 있는 노인에게 일자리 창출과 보급을 통해 사회참여와 근로 소득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활기차고 건강한 노후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기여하는 정책이다.
2022년 사업 확대의 중요성
더욱이 2023년에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약 14% 이상을 차지하는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세대가 전원 60대 노인 세대로 편입된다. 더불어 2025년에는 예정대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고, 약 50년 뒤인 2070년에는 고령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46%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통계청, ‘2020~2070년 장래인구추계’)
이에 노인 일자리 사업의 중요성이 부각됐고, 정부는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82만 개에서 올해는 84만 5000개로 사업이 확대 추진됐다. 만 60세 또는 만 65세 이상이라면 조건에 따라 참여 가능하다. 기초연금 수급자는 거의 모든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
노인 일자리 사업의 임금은 평균적으로 월 30만 원으로 알려졌지만, 사실은 유형에 따라 천차만별인 것으로 확인됐다. 노인 일자리 유형에는 공공형, 사회 서비스형, 민간형 사업이 있다. 먼저 공공형에는 공익 활동(노노케어, 취약계층 지원, 공공시설 봉사, 경륜전수 활동)과 재능 나눔이 있다. 2020년 기준 일자리 참여 노인 76만 9605명 중 공익 활동에 참여한 노인은 55만 4101명으로 가장 많았는데, 평균적으로 월 30시간 일하고 27만 원을 받았다.
민간형에는 시장형 사업단, 취업 알선형, 시니어 인턴십, 고령화 친화 기업이 속한다. 이 중에서는 시장형 사업단 참여자가 가장 많았다. 2020년 참여자는 6만 879명이었고, 평균 임금은 32만 9000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취업 알선형, 시니어 인턴십, 고령화 친화 기업의 경우는 평균 임금이 100만 원을 넘었다.
고득영 보건복지부 인구정책실장은 “노인 일자리는 참여자들의 노년기 소득에 큰 보탬이 될 뿐만 아니라 삶의 만족도 증가, 우울감 개선, 의료비 절감 등에서 성과가 있다고 인정할 만큼 사회적으로도 의미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의 조사에 따르면 사업 참여 노인 가구는 미참여 가구보다 상대적 빈곤율이 7.3%p 낮고, 가구 소득도 월평균 17만 원 많다. 또 스스로 경제적 상태가 좋다고 인식하는 비율도 사업 참여 후 14.9%p 상승했다. 이외에도 ‘건강이 좋아졌다’, ‘인간관계가 좋아졌다’, ‘아직 일할 수 있음을 느낌’ 등 긍정적인 응답을 보였다.
노인 일자리 체계 이해하기
먼저 복잡하게 느껴지는 노인 일자리 사업 수행 체계를 살펴보자. 보건복지부는 노인 일자리 사업 정책 결정, 관련 법·제도 개선, 예산 지원 등 정책 전반에 대해 관장하며, 보건복지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은 노인 일자리 전담기관 역할을 수행한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은 2005년 12월 설립됐으며, ‘1000만 노인 시대, 100만 노인 일자리 선도기관’이라는 비전을 갖고 있다. 노인 일자리 사업 지원, 노인 일자리 사업 종사자 교육 훈련, 노인 일자리에 관한 조사 및 연구, 노인 일자리 종합 정보 시스템 및 노인 인력 데이터베이스 구축·운영 등의 일을 담당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는 지역사회 내 사업을 총괄하며 재정과 행정의 지도·감독을 맡고 있고, 사업 수행기관의 역할도 일부 맡는다. 지자체 외 사업 수행기관으로 시니어클럽, 노인복지관, 대한노인회 등이 있다.
“나에게 딱 맞는 일자리, 어디서 찾을까?”
앞서 언급한 다양한 노인 일자리 수행기관들은 각각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차이가 있을까. 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고 싶은 시니어가 어디를 방문하면 자신에게 가장 맞는 일자리를 찾을 수 있을지 정리해봤다. 전국 시니어클럽, 대한노인회, 노인복지관, 중장년희망센터, 그리고 서울시50플러스재단과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를 소개한다.
지역 특화형+시장형 일자리 찾는다면 ▶ 시니어클럽
시니어클럽은 노인 일자리 사업을 가장 많이 담당하는 기관이다. 실제로 2020년 시니어클럽을 통해 일한 노인은 25만 6449명으로 가장 많았다. 2020년부터 시니어클럽은 노인 일자리 지원기관으로 변경됐고, 노인인력개발센터도 시니어클럽에 포함시켜 참여자가 더욱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니어클럽은 수행기관 중에서 시장형 사업단을 주도한다. 2020년 시장형 사업단 참여자는 총 6만 8729명이었는데, 이 중 시니어클럽을 통한 참여자는 5만 3935명으로 무려 78.5%를 차지했다.
시니어클럽은 노인 일자리 사업의 출발점이었다. 2001년 보건복지부는 시니어클럽 5개 기관에서 시범사업을 추진했고, 2004년 전국으로 확대하며 노인 일자리 사업으로 명명한 것. 시니어클럽은 지역사회 내에서 일정한 시설과 전문 인력을 갖추고 지역의 자원을 활용해 노인의 일자리를 창출·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 경기, 부산, 대구 등 전국에 17개 지회를 두고 있으며, 회원 기관은 총 189개다.
경비원·청소원 취업 원한다면 ▶ 대한노인회 취업지원센터
대한노인회 취업지원센터에서는 노인 인력이 필요한 구인처, 60세 이상의 구직자를 모집한다. 취업을 알선해주고, 교육 및 취업 후 사후 관리까지 해준다. 근로 능력이 있는 노인에게 적합한 일자리 활동을 지원함으로써 안정된 노후 생활을 보장한다는 목표다.
대한노인회가 발표한 2020년 취업자 실적을 보면 직종은 총 68개, 3만 7089명이 취업했다. 이 중 남자는 1만 9942명, 여자는 1만 7147명이다. 남자는 경비원이 6539명(여자는 164명)으로 가장 많았고, 여자는 청소원 및 환경미화원이 6104명(남자는 2803명)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즐기면서 재능 나눔 원한다면 ▶ 노인복지관노인들이 노인복지관을 찾는 이유 자체는 무료하지 않게 즐거운 노후 생활을 보내고 싶어서다. 보통의 노인복지관에서는 노인의 교양·취미생활 및 사회참여 활동이 가능하도록 각종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와 관련 노인복지관에서는 보통 노인 일자리 사업 중에서 재능 나눔 활동 지원사업을 주관한다. 재능을 보유한 노인이 재능 나눔 활동에 참여하면서 다양한 재능을 지역사회에 환원하고, 사회참여를 통해 노후 성취감 및 대인관계 향상을 도모하는 사업이다. 참여자는 평균적으로 한 달에 10시간 일하고 10만 원을 번다.
노인 여가 복지시설 및 공공시설 안전 관리 활동, 노인 상담, 학대 예방, 인권 지킴 활동, 박물관 안내, 내외국인 대중교통 안내, 음악·미술·공연·전시·체험 등과 관계된 문화예술 활동 등이 있다.
40대부터 재취업 준비한다면 ▶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는 노사발전재단에서 운영한다. 만 40세 이상 퇴직자(예정자 포함)는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서울, 부산, 광주 등 전국 광역 단위에 12개 센터와 업종별 센터 1개를 운영 중이다.
중장년층에 대해 퇴직 이전 단계부터 이후 구직 활동에 이르기까지 전직 및 취업 등 전반적인 고용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업 맞춤형 인재 추천, 중장년을 위한 생애경력 설계 서비스부터 퇴직 예정 중장년을 위한 전직 스쿨 프로그램, 구직자 재취업 지원을 위한 재도약 프로그램 등이 있다.
앙코르 일자리 원하는 서울 시민이라면 ▶ 서울시50플러스재단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서울시 산하기관으로 40대부터 60대까지 50세 이후의 삶을 준비하는 서울시 시니어를 위해 사회공헌 일자리, 창업·창직·전직 지원, 종합상담 및 교육 등 노후 준비에 필요한 다양하고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재단은 ‘앙코르 커리어 일자리’를 추구한다. ‘50+ 세대의 경험과 연륜을 활용하되, 사회적 가치와 수익 모두를 적절히 만족하는 수준으로 제공하는 일과 활동거리’를 뜻하며, 보다 체계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회공헌 일자리로는 ‘서울시 50+보람일자리’가 있으며, 약 3200명을 뽑고 월 57시간 이내 일한다. 시니어 인턴십 유형은 파트타임형인 ‘서울 50+ 인턴십’과 풀타임형인 ‘서울 50+ 뉴딜 인턴십’이 있다. 이 밖에도 창업·창직을 돕는 ‘점프업 5060’ 등이 있다. 다양한 프로그램 중에 자신에게 가장 맞는 활동을 찾아 제2의 삶을 시작해보자.
재취업 원하는 55세 이상 서울 시민이라면 ▶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
2004년 4월 서울시가 설립, 서울노인복지센터 부설 서울시어르신취업훈련센터로 운영했다. 만 55세 이상의 고령자를 대상으로 재취업을 위한 상담, 교육, 알선을 담당한다. 2018년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로 확대 개편하고, 서울시 어르신의 취업과 사회활동 지원을 위한 다양한 기반 조성 사업, 재취업을 준비하는 시니어를 위한 다채로운 훈련과 실전 인턴십 등을 개발해 서울시 어르신들의 취업 환경을 개선하고 있다.
설 연휴를 앞두고 지자체에서 홀몸노인을 비롯, 기초수급자와 장애인 등 소외된 이웃에게 명절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는 서초어르신행복e음센터·방배노인종합복지관에서 독거어르신 1080분께 손 편지와 명절 복(福)꾸러미를 직접 전달한다. 복꾸러미에는 떡국세트와 한과, 털모자, 마스크 등이 담겨 있어 취약 어르신들이 따뜻한 설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결식 우려 어르신을 위해 무료급식 및 밑반찬을 제공한다. 방배·양재·서초중앙 노인종합복지관 3개소는 무료급식 어르신 330명에게 명절 특식을 전달할 예정이다. 양재노인종합복지관에서는 전통시장 소상공인들에게 저소득 어르신 500명에게 쌀, 떡국 떡, 유과, 과일 등을 담은 선물을 설 연휴 전까지 전달할 계획이다.
한편 홀몸노인이 명절에도 외롭지 않도록 ‘AI(인공지능) 스마트 맞춤형 돌봄서비스’ 등 맞춤형 돌봄 서비스가 제공된다. 지난해부터 서초구에서 도입한 돌봄 로봇 ‘서리풀복동이’에 만족하는 어르신들이 많아, 올해는 100대를 추가로 지원할 예정이다. 천정욱 서초구청장 권한대행은 “코로나 장기화로 힘든 독거 어르신들을 위한 세심한 지원으로 따뜻한 설 명절을 보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기도 의왕시내손2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지난 20일 김 세트와 떡국 떡이 담긴 설명절꾸러미를 홀몸노인,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정 등 저소득층 50가구에 지원했다. 지영숙 내손2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장은 “쓸쓸하게 명절을 보내는 이웃이 우리 주변에 많이 있다”며 “작은 정성이지만 따뜻한 온기가 전해져 혼자가 아니라 지역사회가 늘 함께 하고 있다고 생각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선부2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도 26일 관내 취약계층 30가구에 ‘설맞이 선물꾸러미 나눔’에 나섰다. 지역 희망이웃 후원금으로 구입한 곰탕, 떡국 떡과 유과를 포장해 각 가정에 안부인사와 함께 전했다. 윤장식 선부2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민간위원장은 “설맞이 선물꾸러미 나눔을 통해 홀몸노인, 장애인가정 등 어려운 이웃들도 행복한 명절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충주시 용산동행정복지센터에서는 25일과 26일 양일간 경로당 13곳을 방문해 새해 인사를 전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생활에 제약을 받는 지역 노인들에게 세배를 드리고, 건강과 안부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다. 조수정 용산동장은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경로당 운영 축소로 혼자 계신 시간이 많아진 어르신들을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충북 충주시노인복지관 역시 설 연휴를 앞둔 26일 홀몸노인 600명과 선별진료소 의료진 100명에게 한과와 식혜를 전달했다. 홀몸노인의 따뜻한 명절나기를 기원하고,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최전선에서 힘쓰고 있는 선별진료소 의료진을 응원하기 위함이다. 김웅 충주시노인복지관 관장은 “설을 맞아 가족과 만나지 못하는 어르신의 외로움을 조금이나마 달래주는 의미있는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고령층이 디지털 격차를 호소하고 있다. 방역 패스 시행으로 식당, 카페, 노인복지관 등을 이용하려면 접종 이력을 의무적으로 인증해야 한다. 고령층은 스마트폰 이용이 익숙지 않아 고충을 겪고 있는 것. 이에 서울시는 2022년 더욱 적극적으로 디지털 교육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지난달 29일 디지털 소외 계층이 되기 쉬운 어르신들을 위해 2022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디지털배움터'와 연계해 서울형 디지털 배움터를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어르신 뿐만 아니라 장애인 대상 교육을 시작하고, 찾아가는 교육은 25개 전 자치구로 확대된다.('21년 5개 자치구)
5개 자치구 중 하나인 성동구는 지난 11월부터 '찾아가는 스마트 교실'을 확대 운영하고 있다. 스마트 봉사단을 2명에서 8명으로 늘렸고, 교육 대상 장소도 기존 동 주민센터 외에 지역 경로당으로 넓혔다. 서울시립성동노인종합복지관과 연계한 노인맞춤돌봄서비스 생활지원사와 함께 집으로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도 시행해 거동이 불편한 대상자도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서울디지털재단은 '고령층 친화 디지털 접근성 표준'을 2022년 더욱 확대해 시행할 예정이다. 지난 12월 시립용산노인종합복지관 모바일 홈페이지에 처음으로 적용 완료했다.
'고령층 친화 디지털 접근성 표준'은 재단이 고령층의 편리한 디지털 접근성을 위해 지난 2020년 전국 최초로 개발한 표준안이다. 중요한 글자는 크기를 키워 가독성을 높였고 검색 기능은 중심부에 노출했다. 메인 화면 하단에는 어르신들이 주로 찾는 메뉴인 식단, 공지사항, 일정, 동영상 바로가기 기능을 넣었다.
재단이 복지관을 이용하는 65세 이상 어르신 6명을 대상으로 사용자 테스트를 한 결과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스스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 훨씬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재단은 이번 사업 적용 사례와 개선 과정을 담은 보고서를 오는 2월에 발간할 계획이다.
서대문구는 새해부터 경로당에 '디지털 튜터'를 내보낸다. 구는 디지털 교육 경력자, 4차산업혁명 관련 자격증 소지자 등을 대상으로 20명을 뽑는다. 기본 교육을 한 뒤 지역 경로당 111곳의 수요를 조사해 약 60곳으로 내보낼 계획이다.
디지털 튜터는 4개월 과정의 스마트 기초 과정을 진행한다. 와이파이 설정, 앱 내려받기, 데이터 정리, 정보 무늬(QR코드) 사용, 건강·지도·택시 앱 이용, 무인 민원·병원·영화관 키오스크 활용 등을 교육할 예정이다. 기초 과정 이후 심화 과정은 인공지능(AI)로봇 활용, 메타버스 활용, 주제별 비대면 프로그램 등의 교육을 예정 중이다.
그런가 하면, 대한노인회는 '디지털 경로당'으로 변화를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5월 대한노인회는 LG유플러스와 '디지털 경로당 구축 협력'을 체결했다. 디지털 경로당은 LTE 통신망이나 와이파이 등 유무선 통신 인프라를 기반으로 영상 회의 시스템과 돌봄 로봇 등이 도입된 공간이다. 어르신들의 실내 외 환경을 모니터링하고 방문자들의 출결 상태를 분석해 고독사나 사고사에 대응하는 역할도 한다.
“오늘은 사람 없는 편이야. 하루에 800명 올 때도 있거든. 파주랑 천안에서도 이거 먹으러 오기도 하고 그래.”
천주교 한마음한몸운동본부가 운영하는 무료급식소 ‘명동밥집’에 입장하려면 대기표를 받아야 한다. 이날 오후 한 시경에 방문한 한 어르신이 받은 대기표는 274번. 명동성당 내 옛 계성여고 운동장에 크게 설치된 천막 밖에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 이들만 어림짐작으로 서른 명은 넘어보였다.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 오미크론의 확산으로 백신패스 제도가 시행되면서 저소득층 어르신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추위를 피하고 외로움을 달래던 복지시설이 휴관하거나 부대사업으로 진행하던 경로식당 운영 중단, 입장 인원에 제한을 두면서부터다. 이에 추운 날씨에도 오갈 데 없이 거리를 배회하거나, 제대로 끼니를 챙기지 못하고 집에서 홀로 시간을 보내는 어르신들이 늘고 있다.
천주교 한마음한몸운동본부가 운영하는 명동밥집은 올해 1월부터 꾸준히 운영을 지속해오고 있다. 코로나 재확산 상황이 심상치 않음에도 운영을 지속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야외에서 무료배식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옛 계성여고 운동장 자리에서 방문하는 이들에게 도시락을 나눠줬지만, 5월부터는 현장 배식으로 전환했다.
실제로 무료급식소를 이용하는 어르신들은 도시락보다 현장 배식을 선호했다. 올해 내내 명동밥집을 이용한 어르신은 “도시락은 가져가 먹을 곳이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배식 방식을 변경하자 초반에는 200명 안쪽이던 방문자 수가 이제는 700명을 웃돈다. 수요일, 금요일, 일요일마다 운영되는 명동밥집의 주말인 일요일 방문자 수는 850여 명으로 가장 많다.
무료급식소 이용자는 여름보다 겨울에 더 많아진다. 농촌 일용직으로 일하던 이들의 일거리가 끊기면서 하루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무료급식소를 찾는 발걸음이 늘어나는 탓이다.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 때문에 기존에 운영되던 무료급식소와 복지관 경로식당도 운영을 중단하고 있다. 일례로 관악노인종합복지관은 경로식당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현 상황으로는 무료급식소 이용을 희망하는 취약계층을 모두 포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빈곤사회연대 관계자는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상황에서는 무료급식이 불안정하게 제공되다 보니 문제가 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백신을 맞고서 쉴 공간이 없기 때문에 아예 맞지 않는 사례가 여전히 많다는 점 등 재난 상황이 노숙인들에게 더 가혹하게 다가오는 사례들이 많다”며 “정책이나 제도들이 주거박탈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좀 더 적극적으로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노숙인들은 안전뿐 아니라 하루 한 끼 식사마저 위협받고 있다. 실제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20년 노숙인시설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노숙인시설의 수면실 절반 이상(52.3%)이 독립적 공간 확보가 어려운 침상형으로 구성돼 있다. 수면실 내에서도 2m 이상 거리두기가 가능한 시설은 34.9%에 불과했고, 커튼이나 가림막 등을 확보한 시설은 20.8%에 그쳤다.
현재 실내에서 운영되는 무료급식소는 코로나19 음성 확인서나 접종증명(백신패스)을 제출해야 입장 및 이용이 가능하다. 정보 접근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어르신이나 노숙인의 실내 급식소 이용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취약계층의 겨울철 따뜻한 밥 한 끼가 위협받고 있다.
동대문노인종합복지관 한국노인인권센터는 지난 17일 ‘2021년 한국노인인권센터 활동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한국노인인권센터는 전국 최초 노인인권 관련 전문기관으로, 노인의 자유권과 생존권 등 인간적인 권리를 지키기 위해 설립됐다. 이번 활동보고서는 2021년 한국노인인권센터의 주요활동 내용을 담고 있으며, 서울시 내 노인복지 관련 시설 114개소에 배부될 예정이다.
지난 1월 한국노인인권센터는 어르신의 권리확대와 인권의식 함양 및 인식 개선을 위해 앞장선 공로를 인정받아 ‘제5회 노인 학대 예방의 날’ 기념 노인인권증진 유공자 포상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2008년 개소 이후 인권기반의 사회복지실천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노인인권매뉴얼을 제작하고 노인인권세미나, 노인인권인식개선활동 등을 실시하였으며, 노인을 노인인권 당사자로서의 인권 주체성을 강화하기 위해 시니어인권홍보단, 시니어정책모니터링단 등을 조직하여 인권정보 접근성이 낮은 노인을 대상으로 노인의 인권, 권리, 노인 관련 정책 등을 알리는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이 중 ‘시니어인권홍보단’은 당사자의 시각으로 지역사회 내 노인인권을 보호하고, 긍정적인 노인인식 함양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은 본격적인 활동에 앞서 노인인권에 대한 이해도 및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교육을 수료하고 홍보분과와 정책분과로 나뉘어 활동하고 있다.
‘어르신정책보니터링단’은 당사자의 시각으로 지역사회 내 어르신 정책 모니터링 및 개선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19 대응사례를 조사하였으며, 어르신들의 건강, 심리, 경제 관련 분야를 문헌 및 유선 상담조사를 실시하여 11가지의 정책을 제안했다.
한국노인인권센터는 매월 셋째 주 수요일을 ‘노인인권데이’로 지정해 지역사회 내 노인복지 감수성 및 노인인권보장문화 확산을 위한 온‧오프라인 활동을 하고 있다. 2021년에는 달라지는 노인복지 정책 외 8회의 카드뉴스 제작 및 배포, 건강권 향상을 위한 온라인 캠페인, 지하철 내 광고판을 활용한 노인 학대 예방 캠페인, 노인 학대 신고 및 상담 어플리케이션 안내 등 8806명(2021년 11월 기준)을 대상으로 활동을 진행했다.
이외에도 지역사회의 노인인권의식 함양 및 노인인권 서비스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지역사회 내 사회복지시설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노인인권교육’을 실시하고, 노인인권 문제예방 및 해결을 지원하기 위한 ‘노인인권상담 및 홍보’를 진행했으며, 노인인권 당사자의 시각을 반영하기 위해 서울시 내 사회복지시설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제2회 노인인권공모전’을 실시했다.
민경원 관장은 “이번 활동보고서를 통해 노인복지시설들과 노인인권 관련 활동에 대해 함께 공유하고, 서울시의 노인인권 증진을 위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개진해 나가도록 하겠다.” 라고 밝혔다.
동대문노인종합복지관 한국노인인권센터에서는 인권침해, 학대, 차별, 사기 피해 등 어려움에 처해 있는 어르신들에게 전화, 내방, 방문을 통한 전문적인 상담을 제공하고 있으며, 노인 인권 보호를 위한 지역연계사업, 교육, 홍보사업을 실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