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 기다려지는 이유 중 하나는 평소에 자주 먹지 못하는 맛있는 ‘명절 음식’에 대한 기대다. 전과 갈비, 잡채 같은 명절 음식은 하나같이 기름지고 맛있다. 오랜만에 만난 친인척들과 고칼로리 명절 음식에 술 한 잔까지 곁들이면 완벽한 명절 풍경이 완성된다. 명절이 끝나고 나면 ‘급찐살’(급하게 찐 살)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급하게 찐 살은 급하게 빠져야 한다는 의미의 용어 ‘급찐급빠’가 명절 이후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 그런데 ‘급찐급빠’는 근거 없는 단순한 유행어가 아닌 과학적으로 유효한 용어다. 갑자기 찐 살은 지방이 아닌 ‘글리코겐’이 일시적으로 증가한 것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글리코겐은 근육을 움직일 때 필요한 에너지원으로, 짧은 기간 동안 평소보다 더 많은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쓰고 남은 에너지가 글리코겐 형태로 흡수된다. 이 글리코겐은 분해 속도가 빨라 빼기가 쉽다. 하지만 쌓인 채로 2주 정도가 지나면 체지방으로 넘어간다. 즉 2주 간의 골드타임에 집중적으로 글리코겐을 소비해야 쉽게 체중 감량에 성공할 수 있다.
유안정형외과 비만항노화클리닉 안지현 원장은 “단기간에 갑자기 2~3kg이 늘었다면 글리코겐이 수분을 많이 끌어당겨 몸무게가 늘어났을 가능성이 높다”며 “같은 운동을 해도 글리코겐은 지방보다 7배 빠르게 뺄 수 있어, 글리코겐이 지방으로 바뀌기까지 걸리는 2주 동안 빼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급찐살을 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방법은 식단조절과 운동으로 나뉜다. 우선 식단으로는 명절 연휴 동안 쌓인 인슐린을 리셋(초기화)할 수 있는 ‘리셋식단’을 권한다. 안 원장은 “고칼로리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몸 안의 인슐린이 크게 증가하는데, 이 인슐린은 지방분해를 방해하기 때문에 이를 리셋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다음과 같은 식단을 추천한다.
일주일 식단에서 첫 이틀은 단백질만 섭취한다. 단백질 쉐이크를 아침, 점심, 저녁으로 먹어도 좋고, 단백질 쉐이크가 싫다면 달걀, 두부, 샐러드 등 단백질 위주로 짠 식단으로 이틀을 보낸다. 나머지 5일은 밥, 빵, 면과 같은 탄수화물, 포도당을 50g 이하로 최소화해 섭취하고 단백질과 좋은 지방 위주로 구성된 음식을 섭취한다. 이 일주일 식단을 2주 반복하면, 부족한 에너지를 채우기 위해 체내에 저장된 글리코겐이 분해되고 갑자기 찐 몸무게를 줄일 수 있다.
이어 안 원장은 “며칠 많이 먹었다고 하루나 이틀 동안 단식으로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있는데, 오히려 요요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며 “리셋식단으로 건강하게 몸을 되돌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글리코겐은 무리한 고강도 운동이 아닌, 30분 안팎의 중강도 유산소 운동만으로도 분해할 수 있다. 가까운 거리를 걸어서 이동하거나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는 등 일상 속에서 신체활동을 늘리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정해진 시간 동안 집에서 간편하게 유산소 운동을 하고자 하는 시니어들을 위해 준비물이나 도구가 필요 없는 ‘홈트레이닝’ 운동법 세 가지를 소개한다.
가장 먼저 소개할 운동법은 구독자 296만 명을 보유한 유튜버 ‘땅끄부부’의 ‘칼로리 소모 폭탄’ 시리즈다. 고강도 운동으로 칼로리 소모가 높으면서도 무릎을 비롯한 관절 부담을 줄이는 동작들을 엄선했다. 신나는 배경음악과 땅끄부부의 동작 설명으로 지루하지 않게 운동을 이어갈 수 있다.
다음은 구독자가 26만 명인 유튜버 ‘빵느’의 ‘기초체력 기르는 20분 전신 유산소 운동’이다. 스쿼트나 런지, 플랭크 같은 어려운 근력운동을 제외한 간단한 유산소 동작으로 구성해 무리없이 운동을 하면서도, 기초체력을 기르고 칼로리를 소모할 수 있는 운동법이다.
마지막으로 구독자가 7만 명인 시니어 유튜버 ‘먹고빼고 EATFIT’의 ‘관절에 무리 안 가는 유산소운동’이다.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는 동작들로 무릎이 좋지 않은 시니어들이 따라하기에 좋다. 특히 중장년이 관심이 많은 뱃살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뱃살도 효과적으로 뺄 수 있는 운동법이다.
소고기는 명절 상차림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단골 식재료 중 하나다. 우리나라는 평소보다 추석 직전에 소고기 구매액이 높게 나타난다. 2018년에는 평소보다 소고기 구매액이 175% 증가한 바 있다.
소고기 사랑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한국인의 소고기 1인당 소비량은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19년은 2009년보다 60.5%(4.9kg) 증가했다. 올해는 정부로부터 재난지원금을 받으면서 다시 ‘소고기 파티’가 열리는 추세다. 실제 농촌진흥청이 지난해 5월 소비자 패널 88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차 재난지원금을 농식품 구입과 외식 등 먹거리에 사용했다는 답변이 59.9%에 달했으며, 한우는 34.4%를 기록했다.
좋은 소고기는 어떻게 고를까?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소 부위는 양지였다. 2019년 소 부위별 연간 구입액을 살펴보면 양지가 16%, 갈비가 14.5%, 등심이 14.5% 순으로 비중이 사태, 우둔, 안심, 채끝에 비해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양한 부위만큼 소고기는 활용할 수 있는 요리가 많다. 다만 요리를 하기 전 신선한 소고기를 고르는 것이 우선이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다가오는 추석 명절, 소고기 고르는 방법을 안내했다. 보통 소고기는 색이 밝고 붉은빛을 띠는 것을 고른다. 지방색은 유백색을 띠면서 윤기가 도는 것이 좋다. 포장지 안에 육즙이 많이 고여 있다면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구이용으로는 선명한 선홍색을 띠며 마블링(근내지방)이 가늘고 고르게 분포된 고기를 고르면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등심과 안심, 채끝 등이 좋다.
구이용 갈비는 근내지방이 적당히 있고 근막이 적은 것을 고른다. 뼈에 붙은 고기는 질기기 때문에 고기의 결을 보면서 직각으로 칼집을 넣어주면 더 연하게 먹을 수 있다. 찜용 갈비는 지방과 힘줄이 너무 많지 않은 것을 선택한다. 표면의 근막은 요리 전에 없앤다. 갈비의 힘줄은 구우면 단단하고 질기지만 삶으면 부드러워져 갈비 특유의 깊은 맛을 낸다.
탕국용으로는 사태나 양지처럼 살코기와 지방, 근막이 적당히 있는 것이 좋다. 근막은 근육을 지탱해 주는 결합 조직으로 질기지만 푹 고거나 오랜 시간 끓이면 감칠맛을 낸다. 또 찜용 갈비는 지방과 힘줄이 많지 않은 것이 낫고, 산적이나 꼬치는 우둔이나 설도처럼 지방이 적은 부위를 고르는 것이 적절하다.
추석 소고기 요리, 이렇게
신선한 재료를 고른 후 요리를 할 때, 몇 가지를 신경 쓴다면 한층 더 훌륭한 요리를 만들 수 있다. 우선 소고기를 구울 때 고온에서 지나치게 오래 굽지 않는 게 좋다. 소고기 중 근육이 많고 지방이 적은 다리 살이나 안심에는 ‘L-카르니틴’이 풍부하다. 이는 근육을 건강하게 하고 피로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는데, 소고기를 오래 구우면 단백질이 변성되고 고기가 딱딱해지면서 소화가 잘 안 된다. 이로 인해 영양분이 몸에 정상적으로 흡수되지 않을 수 있다.
소고기를 구울 때는 센 불에서 표면을 약 1분 30초 정도 굽고, 뒤집어서 반대쪽도 똑같이 굽도록 한다. 구운 소고기는 고추냉이, 무즙 등 소화효소가 들어 있는 채소와 함께 먹으면 소화가 한층 원활해진다.
또 갈비찜이나 불고기를 조리하기 전에 고기를 흰 우유에 담가두면 잡내를 잡아주고 육질의 결이 살아 식감이 좋아진다. 완자 등 분쇄육을 조리할 때는 반드시 속까지 완전히 익혀야 하며, 햄·소시지 등 육가공품도 중심 온도 75도에서 1분 이상 가열해야 한다. 양념을 이용한 소고기 조리 시 설탕 대신 파인애플, 배, 키위와 같은 과일을 사용하면 당도 줄이고 연육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남은 고기는 반드시 섭씨 4도 이하에서 보관한다. 또 공기가 닿지 않도록 포장해야 수분 증발을 막을 수 있다. 조리한 고기는 밀폐 용기에 넣어 냉장·냉동 보관하며 생고기보다 산화, 변질이 빠르게 진행되므로 되도록 일찍(2~3일 이내) 소비하는 게 좋다.
국내 연구진이 꾸준한 운동과 약 조절 등으로 노인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는, 일상을 좀먹는 ‘노쇠’ 예방 방법을 찾아냈다.
노쇠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기능이 심각하게 떨어진 상태를 말한다. 노쇠한 노인들은 식사량이 떨어지고 걸음 속도가 느려지며 활동력도 눈에 띄게 떨어진 모습을 보인다. 단순히 나이가 들어 신체 능력이 젊은 시절보다 떨어지는 현상을 의미하는 ‘노화’와는 다르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장일영 교수 연구진이 노쇠를 예방하기 위해 운동, 영양, 복용 약 조절 등을 관리하면 건강수명이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를 8일 발표했다. 건강수명은 평균 수명에서 질병이나 부상으로 몸이 아픈 기간을 제외한 것으로, 질병 없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기간을 나타내는 건강 지표다.
연구진은 강원도 평창군 보건의료원과 평균 나이 77세 노인 383명을 대상으로 2015년 8월부터 2017년 1월까지 노쇠 예방 프로그램의 효과를 분석했다. 187명의 노인은 6개월 간 꾸준히 노쇠 예방프로그램을 따르게 했고, 196명은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았다. 연구진은 프로그램을 마친 뒤 2년 간 두 그룹의 변화를 비교했다.
분석 결과 프로그램 참여 그룹의 노인들은 평균 28.5개월을 요양병원이 아닌 집에서 지냈다. 30개월 동안 요양병원에 가지 않고 생존한 비율은 87%에 달했다. 반면 미참여 그룹은 23.3개월만에 숨지거나 요양병원에 입원하면서 집을 떠났다. 집에서 30개월을 생존한 노인은 64.9%에 불과했다. 일반적으로 노인이 요양병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 건강한 생활을 하면 삶의 질도 더 낫다.
장일영 교수는 “의료진과 함께 전문적으로 노쇠를 예방하기 위해 신체 및 정신 건강, 외부 환경 등을 세밀하고 종합적으로 관리하면 장기적으로 노년층의 삶의 질과 건강 상태가 훨씬 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영국 노인의학학회에서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나이와 노화’(Age and Ageing) 최근호에 실렸다.
연구진이 활용한 노쇠 예방 프로그램 내용은 다음과 같다.
ㆍ운동
스쿼트·플랭크 등 근력 운동 20분, 한발 들고 서 있기 등 균형 운동 20분, 빨리 걷기, 계단 오르내리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 20분 등으로 1시간 운동한다. 일주일에 두 번씩 매 달 강도를 조금씩 올리며 실시했다.
ㆍ영양
노년층에 부족한 탄수화물, 단백질, 필수 아미노산, 지방 등이 골고루 함유된 식품을 하루에 두 번씩 섭취한다.
ㆍ우울증
미국정신보건연구원에서 개발한 우울증 검사(CES-D)를 활용한다. 우울증이 의심되면 의료진이 월 1회 상담 치료한다. 필요시 약을 처방하거나 관리한다.
ㆍ약조절
노인은 여러 만성질환을 앓고 있어 많은 약을 복용한다. 꼭 필요한 약만 복용할 수 있도록 복용 약제를 관리한다.
ㆍ낙상 예방
간호사가 주기적으로 집을 방문해 낙상 위험 요인을 제거한다. 지역 사회의 도움을 받아 화장실에 손잡이를 달고 낙상 방지 슬리퍼 등을 제공한다. 방바닥 장판 중 튀어나온 부분이 있으면 제거한다.
국내 연구진이 홍삼의 사포닌 성분이 피부세포 노화를 막는 과정을 밝혀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기초지원연)은 최종순 박사 연구진과 권호정 연세대 교수 연구진이 공동으로 홍삼의 사포닌(진세노사이드) 성분인 ‘Rg3’가 노화된 사람의 피부 세포에 ‘역노화(逆老化) 현상’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분자 수준에서 규명했다고 지난 26일 밝혔다.
홍삼에 다량 함유된 천연화합물인 사포닌 계열의 ‘Rg3’은 종양 억제 등 항암 효능이 뛰어나고 피부 노화를 막는 기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노화 방지 건강기능식품과 기능성 화장품 등에도 자주 활용돼 왔다.
그러나 이를 뛰어넘어 실제 의약, 신약 개발 산업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분자 수준의 정확한 작용 과정을 밝혀낼 필요가 있었다. 연구진은 이번 공동 연구로 Rg3가 어떤 과정을 거쳐 노화를 되돌리는 효과를 나타내는지를 밝혀내는 데 성공했다. 노화 억제 효과와 기능을 분자 수준에서 밝혀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선행연구에서 Rg3가 피부 노화에 효과적인 개선 효과가 있다는 사실 자체를 규명한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Rg3가 자가포식(외부에서 단백질을 공급되지 않아도 세포 스스로 단백질을 재활용해 만들어내는 작용)을 유도해 노화를 되돌린다는 점을 알아냈다. 연구 결과는 노화연구 분야에서 새로운 치료제 개발 등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종순 기초지원연 박사는 “향후 노화예방 및 질병치료에 관련된 한방 화합물 소재 확대에 공동연구의 시너지를 내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동연구를 수행한 권호정 연세대 교수는 “사포닌 성분을 활용한 피부 노화관련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여름은 피부를 빨리 늙게 만드는 자외선 지수가 높은 계절이다. 강한 자외선과 높은 기온은 모세혈관을 확장한다. 모세혈관이 확장되면 진피층의 탄력 세포가 파괴되면서 피부 탄력이 떨어지고 주름이 늘어나게 된다. 또 자외선은 진피층의 약 90% 이상을 차지하는 콜라겐의 합성을 방해하고 단백질 분해 효소의 합성을 촉진해 노화를 가속한다. 이미 생성된 주름은 개선이 어려우므로 평소 더 나빠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피부 노화에 이렇게나 치명적인 자외선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마스크를 쓰는 탓에 선크림 바르는 데 소홀해진다. ‘어차피 가려지니까’라는 마음에서다. 정말 마스크만 믿어도 괜찮을까?
보통 KF94와 같은 마스크는 SPF(자외선 차단지수)가 7 정도다. 시중에 판매되는 자외선 차단제가 SPF50인 것을 고려한다면, SPF7 정도로는 자외선 차단 효과가 부족하기 때문에 자외선 차단제를 반드시 발라야 한다. 마스크가 어느 정도 자외선을 차단할 수는 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는 얘기다.
또 입과 코, 턱은 마스크에 가려지지만 이마와 콧등, 눈가 등은 자외선에 고스란히 노출된다. 햇빛에 노출된 부위는 자연스럽게 피부 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기미와 주근깨가 생기기 쉽다. 마스크를 쓰더라도 마스크 사이로 빛이 들어가 색소침착이 일어날 수도 있다.
도리어 마스크 때문에 얼굴에 기미와 주근깨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흰색 마스크를 쓰면 마스크가 자외선을 반사하면서 눈가나 콧등이 그을릴 수 있는데, 스키장에서 흰 눈이 햇빛을 반사해 피부가 잘 타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결국 피부를 위해서라면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흰색 마스크보다는 검은색 마스크를 선택하는 편이 좋다. 어두운 색상일수록 밝은색보다 자외선을 많이 흡수하기 때문에 자외선(UVB)을 차단하는 데 유리하다. 검은색 마스크가 하얀색 마스크보다 피부에 직접 닿는 자외선을 줄일 수 있다. 다만 자외선을 많이 흡수할수록 마스크 내부의 온도·습도가 올라가기 때문에 피부 트러블이 쉽게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마스크 재질도 자외선 차단에 영향을 미친다. 보통 천의 밀도가 높을수록 자외선 차단 효과가 높다. 숨쉬기 편한 마스크일수록 천의 밀도가 낮아 자외선 투과율이 높을 수 있다.
허식 일산백병원 피부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얇은 치과용 마스크나 수술용 마스크는 자외선을 충분히 차단하기 어렵다”며 “합성 섬유가 면이나 반합성 섬유인 레이온보다 자외선 차단율이 높아 면 마스크는 자외선을 차단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에 젖은 천은 자외선 차단 능력이 떨어지므로 마스크가 젖으면 새 마스크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시니어들 역시 젊은이 못지않게 다양한 음식을 먹어볼 기회를 얻었다. 음식을 먹는 행위는 인간 생활의 세 가지 기본 요소인 ‘의식주’(衣食住)에 해당할 정도로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 노년기에도 맛있는 음식을 즐기며 살기 위해서는 건강한 치아가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 몸에 음식을 씹을 때 치아만큼이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 있다. 바로 ‘치주조직’이다. 치주조직은 치아를 지지하는 잇몸을 비롯한 주위 조직으로, 치아가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보조한다. 치아를 잘 관리해도 치주조직이 상하면 맛있는 음식을 즐기기 어려워진다.
치주조직은 40대를 넘기면 노화로 인해 매우 약해진다. 시니어들이 소홀하게 관리하면 크게 치료를 해야 해 비용과 시간 손실도 크게 발생시킨다.
치주조직에 어떤 질병이?
치주조직은 치아를 둘러싸고 있는 4종류의 조직이다. 이들은 치아를 물리적으로 지지하고, 치아의 움직임을 감지하며, 치아에 필요한 피를 공급한다. 우리가 잇몸으로 알고 있는 치은, 백악질, 치주인대, 그리고 치조골이 바로 치주조직이다.
치주조직에 생기는 병이 ‘치주질환’이다. 보통 입안 세균에 의해 나타나는 염증 질환이다.
입안에 음식물 찌꺼기가 세균과 섞이면서 치태가 만들어지고, 이 치태가 양치질로 제때 제거되지 않으면 딱딱하게 굳어 치석이 된다. 치석이 치아와 잇몸에 달라붙어 독소를 배출하면서 잇몸에 염증을 일으키는데, 이를 치주질환이라고 한다.
치주질환은 크게 2가지로 구분한다. 염증이 잇몸 표면에만 국한 돼있는 초기 상태의 ‘치은염’과 염증이 치주인대와 치조골까지 깊이 진행된 ‘치주염’이다.
치주질환은 치아가 흔들리거나 구취, 출혈, 통증과 같은 증상을 동반한다.
초기 치은염은 증상이 거의 없어 방치되기 쉽다. 염증이 잇몸뼈까지 생기지 않아 비교적 가벼운 질병이다. 칫솔로 치태를 닦아내면 쉽게 괜찮아진다.
그런데 이 치은염이 악화돼 염증이 잇몸뼈까지 퍼지는 치주염으로 진행되면 문제가 커진다. 치주염은 치아가 흔들리고 음식을 씹을 때 통증을 유발한다. 통증을 느껴 치과에 내원한 뒤에는 상당 부분 악화된 경우가 많고 치료도 어려워진다. 치주염으로 인해 잇몸뼈가 녹아내릴 수 있는데 최악의 경우 치아를 뽑고, 임플란트나 틀니를 해야 한다.
전신 건강과 치매까지 영향
치주질환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이것이 전신건강과도 연결되기 때문이다. 음식을 씹을 때 통증이 발생하면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 종류에 제한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일부 음식에 편중해서 먹게 돼 영양불균형을 유발할 수 있다. 또 치주질환을 유발하는 세균은 잇몸의 혈관을 통해 전신으로 퍼질 위험이 있다. 이는 당뇨와 뇌졸중, 심혈관질환 등 몸 전체에서 다른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치주질환이 건강한 노년을 위해 필요한 근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고려대 가정의학과 조경환 교수진이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치주질환과 근감소증의 상관성을 분석한 결과, 치주질환을 앓으면 근감소증 발생 위험이 2.1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 저장소 역할을 하는 근육이 줄어들면 면역력이 약해져 각종 질병에 취약해지고 회복도 더뎌진다.
또 노르웨이 베르겐대학 연구진은 치주질환이 치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치주질환 원인균인 진지발리스가 뇌로 들어가 단백질을 만들고, 이 단백질이 뇌신경세포를 파괴해 알츠하이머 치매를 유발한다. 또 잇몸이 건강하지 않으면 잘 씹지 못해 영양 불균형을 일으키고, 뇌의 인지 기능을 떨어트려 치매 위험을 더 높인다.
치주질환 예방은?
치주질환은 초기에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초기에 관리하지 않으면 만성질환으로 발전하기 쉽다. 따라서 꾸준하게 관심을 가지고 예방 지침을 따라야 한다.
① 양치질 잘하기
횟수와 상관없이 음식을 섭취하면 바로 양치하는 것이 좋다. 치아 표면에 달라붙은 세균이 치석으로 변하기 전 꼼꼼한 양치질로 제 때 제거하는 것이 중요해서다.
양치할 때 치실을 함께 사용하면 치주질환 발생률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치실을 사용할 때는 30cm 정도 끊어 치아 사이에 끼우고 양 손가락을 앞뒤로 조심스럽게 움직여 치태나 음식물 찌꺼기가 치실에 묻어나도록 한다. 치아 사이사이를 옮길 땐 치실을 한 번 헹구거나 다른 부분을 사용한다.
② 주기적인 스케일링
치아에 달라붙은 세균이 딱딱하게 굳어 생기는 치석은 양치질로 제거가 어려워 스케일링으로 제거해야 한다. 구강 노화가 시작되는 40대부터는 3~6개월마다 치과를 방문해 정기 검진과 스케일링을 받는 것을 권장한다.
③ 금연
다양한 질병을 유발하는 흡연은 잇몸건강에도 치명적이다. 흡연은 치주질환과 연관된 세균의 양을 증가시키고, 급성 면역 세포로 하여금 잇몸 조직의 파괴를 유발한다. 더 나아가 치유 작용을 떨어뜨려 치료에 대한 반응을 감소시킨다. 치과 치료시 금연을 해야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④ 금주
알코올은 잇몸에 강한 자극을 가해 염증을 일으킨다. 특히 술을 마시면 몸이 건조해져 입 안을 마르게 해 잇몸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
전북대학교 치주과 윤정호 교수는 “치주병이 발생된 후 치료하는 것보다는 미리 치주병을 예방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고 효과적”이라며 “규칙적인 칫솔질과 정기적인 치과검진, 스케일링을 통해 치주병 예방뿐만 아니라 전신 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3월에 열린 ‘제 13회 잇몸의 날’에서 대한치주과학회 김남윤 부회장은 ‘코로나 때문에 치과 치료 망설이셨지요?’라는 제목으로 치과 진료 환경은 철저한 감염 관리를 통해 누구나 안전하게 방문할 수 있음을 발표했다. 치과에서 엄격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철저한 방역 관리를 하고 있어, 치과 치료로 인한 감염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건강한 치아는 오복(五福) 중 하나라는 옛말이 있다. 치아 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이다. 건강한 치아로 잘 씹는 능력은 단순히 밥 먹는 즐거움을 주는 데에만 그치지 않는다.
시니어의 씹는 능력(저작 능력)이 신체 건강은 물론, 정신 건강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들이 발표되고 있다.
‘잘’ 씹으면 건강 오고 ‘못’ 씹으면 건강 달아난다
노년기 건강 관리를 위해서는 고른 영양 섭취가 중요하다는 게 의학계의 정설이다. 이때 빠질 수 없는 능력이 씹는 능력이다. 무언가를 씹는 행위는 턱 근육을 발달시키고 침 분비를 도와 소화를 원활하게 한다.
반면 잇몸 질환이나 구강 기능의 저하로 씹는 것이 불편해지면 소화불량이나 위장장애로 이어질 수 있고, 영양 불균형까지 초래한다.
잘 씹는 능력은 나이에 비해 어려보이는 동안 외모를 원하는 노인에게도 필수 조건이다. 음식물을 씹을 때 쓰는 저작근이 얼굴 피부의 탄력과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근육을 덜 사용해 얼굴 근력이 떨어지면 얼굴 피부에 주름이 생기고, 탄력이 떨어지면서 나이 들어 보이기 십상이다. 저작근은 목·어깨·허리 등 여러 근육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잘 씹지 못하면 바른 자세를 유지하기도 어려울 수 있다는 뜻이다.
최근에는 음식물을 잘 씹지 못하는 65세 이상 노인은 우울증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잘 씹지 못하는 노인의 우울증 발생률이 잘 씹는 노인의 2배 가까이 높다는 것이다.
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전혜진 교수와 군산대학교 식품생명과학부 두미애 교수 연구진은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노인 3747명의 음식물을 씹는 저작 기능과 우울증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연구진은 평균 연령 72.65세의 노인들을 씹는 데 문제가 있는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으로 나눴다. 치아나 틀니, 잇몸 등 구강 문제로 음식물을 씹는 데 불편함을 느낀다고 스스로 답한 노인들은 41.2%에 달했다.
우울증 평가도구(PHQ-9)를 이용해 연구를 진행한 결과, 씹는 데에 문제가 있는 노인군이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우울증 유병률이 약 1.945배 높았다. 성별과 소득수준에 따른 차이도 드러났다. 여성이 남성보다 2.206배, 저소득자가 고소득자보다 1.332배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더 높았다.
연구진은 잘 씹지 못하면 먹는 즐거움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영양 상태가 악화되고, 단백질 섭취가 줄어들어 근육량이 감소하는 등의 결과를 낳는 것으로 진단했다. 단백질 섭취가 노년기 우울증 발병 여부에 영향을 미친다는 인과관계가 드러난 셈이다.
두미애 교수는 “씹는 문제가 있는 노인 중에서도 소득이 낮고 여성일 경우, 단백질 섭취가 적을수록 우울증 위험이 높았다”며 “씹는 데 문제가 있으면 전반적인 삶의 질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노화와 관련한 질병을 앓을 확률도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적절한 단백질 섭취는 노년기 근육량 증가와 보존에 도움이 되고, 앞선 연구에서 낮은 근육량은 우울감과 연관돼 있다는 보고가 있다”며 “씹는 문제는 식이 조건을 악화해 삶의 질을 떨어뜨리면서 우울증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2018년 서울대 치의학대학원에서는 노년기 저작 기능 상실 여부가 인지장애 위험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임플란트 등으로 빠진 치아를 재건하지 않은 노인이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인지장애위험이 2.74배 높았으며, 어금니가 없을 경우 인지기능 장애가 생길 위험도 커졌다.
이 외에도 치매에 걸릴 위험성이 약 3배 높아지며 인지능력이 떨어진다는 보고도 있다. 씹는 활동이 줄면 근육을 움직이며 뇌를 자극하는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바른 칫솔질과 입 체조로 노년기 구강 건강 지키자
그렇다면 노년기 구강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까. 잘 씹기 위해서는 건강한 치아가 필요하고, 치아 건강은 건강한 잇몸이 뒷받쳐준다. 이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지만, 이 역시 잇몸이 건강해야 가능한 일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17년 자료에 따르면, 잇몸병을 앓는 환자 중 55~59세 연령대가 가장 많았다.
이에 전문가들은 잇몸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칫솔질을 올바르게 하고, 정기적으로 치과에 방문하는 등 꾸준한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입안이 건조하다고 느끼는 노인들이 많은데, 건조한 구강도 치주질환의 발생 원인 중 하나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에탄올이 없는 치약 사용을 권장하고 있으며,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침 분비 입 체조’를 소개했다. 혀를 위‧아래‧좌‧우로 움직이고, 입안에서 시계 방향‧반 시계 방향으로 돌리면 된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측에 따르면 입 체조는 구취 제거에도 도움을 준다고 하니, 마스크 속 입냄새가 고충인 노인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된 고령층에서 기억력이 떨어지는 인지기능 저하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관심을 모은다.
3일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26일부터 미국 덴버에서 열린 알츠하이머협회 국제 콘퍼런스(AAIC 2021)에서 소개된 3개 연구에서 코로나19 감염이 고령층에게 지속적인 인지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고 보도했다.
60세 이상 코로나 환자 60% 인지장애
미국 텍사스대학교 연구진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60세 이상 고령자 400여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와 인지 능력에 관련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연구 대상자 중 60%가 인지장애를 겪었다. 특히 환자들 중 3분의 1가량은 증상이 심각했다.
또 인지장애를 겪은 환자들은 코로나19 중증도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아픈 증상과 관계없이 단지 감염됐다는 사실만으로 인지장애를 겪었다”며 “고령 환자들이 매우 가벼운 코로나19를 겪을 수 있다. 하지만 인지장애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구진은 “코로나19로 인한 인지능력 변화가 영구적인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임상시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3년 뒤에 재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완치 2개월 후에도 인지기능 떨어져
그리스 테살리아대학교 연구진은 퇴원 후 2개월이 지난 코로나19 고령 환자들을 대상으로 인지기능 장애 발생 여부를 관찰했다.
관찰 대상 환자들의 평균 연령은 61세로 퇴원 2개월 후 인지기능 저하를 경험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인지기능 저하는 환자들이 보인 호흡기능 저하와 관련이 있다.
문제는 이러한 증상에도 뇌 전문 의료진에게 도움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한 환자들이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의료 제공자들이 인지장애를 코로나19 후유증의 하나로 고려해야 한다”며 “내과 또는 호흡기 내과 의료진들이 환자들을 선별해 진료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혈액 내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타우 단백질·베타아밀로이드 증가
미국 뉴욕대학교 연구진은 코로나19 치료를 받은 평균 69세 고령 환자 310명을 대상으로 혈액검사를 실시했다. 이 중 158명은 건망증과 어지럼증 같은 신경계 증상을 경험했다. 가장 흔한 신경학적 증상은 독성 대사성 뇌병증(TME)이었다.
혈액분석 결과 TME 증상을 겪은 확진자들에게서 알츠하이머 발생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타우(tau) 단백질이나 베타아밀로이드(βA)가 더 많이 검출됐다.
연구진은 “코로나19 환자들이 겪는 생물학적 변화가 알츠하이머와 기타 뇌질환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코로나19 환자들은 알츠하이머 증상과 발생이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알츠하이머협회의 의학 및 과학 부문 부회장인 헤더 M. 스나이더(Heather M. Snyder) 박사는 "이러한 새로운 데이터는 코로나19 감염이 지속해서 인지기능을 손상하고 알츠하이머 증상마저 유발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불안한 추세를 암시한다"며 "우리는 코로나가 우리 신체와 뇌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지 연구를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학자들은 이 같은 연구 결과에 우려를 나타냈다. 중요한 연구 결과임에는 틀림없지만 코로나19와 알츠하이머 또는 인지기능 저하의 위험 간 연관 관계를 증명한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리처드 아이작슨 미국 코넬대학교 의과대학 알츠하이머 예방클리닉 원장은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와 단순포진도 인지기능 저하로 이어지는 뇌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며 “환자들의 기저 상태가 알려지지 않아 코로나19가 이들의 알츠하이머 증상을 가속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환자들이 이미 알츠하이머 지표가 있었다면 코로나19가 이를 가속화했을 가능성은 있지만 아직 그 정도를 판단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통풍(痛風). 더운 여름에 저녁 시간까지 이어지는 올림픽 경기를 ‘집관’(집에서 관람)하며 치킨과 맥주를 찾는 시니어에게 ‘통풍주의보’가 내려졌다.
육류와 술을 즐기는 중장년 남성에게 주로 나타나는 통풍은 몸이 요산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하고 이게 쌓이면서 발생한다. 요산이 관절의 연골, 힘줄과 주위 조직에 과다하게 쌓여 염증을 일으키는 질병이 통풍이다.
통풍의 주요 증상은 날카로운 통증이다. 이상헌 건국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엄지발가락, 발목, 무릎 같은 관절 중 한 군데가 붉게 부어오르고 열이 느껴지다 통증이 심하게 나타난다”며 “통증은 몇 시간 뒤 사라지기도 하지만 대개 2~3일 정도, 심하면 몇 주 이어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상헌 교수는 “통풍은 갑자기 발생하기 쉽다. 대개 심한 운동을 하고 난 다음이나 과음과 고단백 음식을 섭취한 다음날 아침이나 큰 수술 뒤에 잘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치킨과 맥주가 통풍을 부르는 음식으로 지적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통풍을 일으키는 요산은 단백질의 일종인 퓨린이 체내 대사과정을 거치며 만들어진다. 치킨을 비롯한 육류는 고단백식품이고, 맥주의 주원료인 맥주보리도 퓨린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게다가 맥주는 일반적으로 소주보다 많은 양을 섭취하기 때문에 더 위험하다. ‘치맥’보다는 가족력이나 체질이 통풍에 더 치명적이라는 주장도 있으나 아예 무관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복용하고 있는 약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이상헌 교수는 “뇌졸중이나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복용하는 아스피린이나 이뇨제, 베타차단제도 요산 배설을 억제해 요산 농도를 높인다”고 말했다.
특히 여름에는 날이 더워 땀을 많이 흘리기 때문에 탈수로 인한 혈액에서 요산 농도가 더 높아져 통풍을 주의해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8년과 2019년 통풍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7월에 가장 많았다. 이에 전문가들은 물을 매일 10~12컵 정도 마시는 습관이 통풍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식습관도 조절해야 한다. 이상헌 교수는 먼저 금주를 권했다. 알코올은 요산을 만들고 배설을 억제해 통풍에는 매우 좋지 않다. 또 콜라와 사이다 같이 당분이 많은 탄산음료도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내장류와 고기, 고등어 같은 푸른 생선, 멸치처럼 퓨린 함량이 높은 음식도 가급적 줄이는 것이 좋다”며 “다만 알코올처럼 꾸준하게 먹는 것은 아니어서 민감하게 대응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본격적인 폭염과 함께 강한 자외선이 찾아왔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 대부분 지역의 자외선 지수가 연일 ‘매우 높음’ 단계를 유지하며 강한 햇빛의 영향을 받고 있다. 자외선이 강하면 많은 사람들은 피부가 타는 것을 걱정한다. 그런데 피부만큼이나 눈 건강에도 유의해야 한다.
여름철의 강한 자외선은 우리 눈에 여러 가지 나쁜 영향을 미치는데, 심하면 백내장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눈이 자외선에 직접 노출되면 각막 상피에 손상을 입히고, 노출시간이 길어지면 섬유조직이 자라 각막을 덮어 시력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특히 자외선이 눈 속으로 침투할 경우엔 수정체나 망막을 손상시킬 수 있어, 백내장에 걸릴 위험성도 갖고 있다.
백내장은 노화로 인한 안과질병?
백내장은 우리 눈 속의 투명한 수정체에 혼탁이 온 상태를 말하며, 백내장에 걸린 사람은 시야가 안개가 낀 것처럼 흐릿하게 보인다.
원래 백내장은 60세가 넘은 시니어에게 주로 발병하는 대표적인 시니어 안과질병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40대 발병률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며, 발병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집계에 따르면 2020년 백내장으로 진료를 받은 40대 환자 수는 1만9562명으로 2010년1만2368명보다 58%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화가 백내장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백내장은 강한 자외선 노출, 흡연, 외상과 같은 외부적 요인으로도 발병한다. 당뇨병이나 고혈압 환자도 합병증으로 백내장을 앓을 수 있다.
일반 노안과 구별해야
백내장은 수 년에 걸쳐 발생하며 초기에는 특별한 이상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다가 수정체의 불투명도가 심해지면서 시력이 떨어지고 빛이 퍼져 보이는 눈부심 증상이 나타난다. 물체가 여러 개로 보이는 복시가 생길 수 있고, 사물의 색깔이 왜곡돼 보이거나 눈에 안압이 증가하면서 통증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백내장 환자 대부분은 일반적으로 눈의 통증이나 분비물과 같은 별다른 증세 없이 점차적인 시력감퇴만을 호소한다. 이러한 탓에 많은 백내장 환자가 초기 증상을 단순 노안과 혼동해 질병을 방치해 악화를 초래한다.
단순 노안은 노화로 인해 눈 속 수정체의 탄성력이 감소해 눈의 초점 조절력이 떨어지는 안구질병이다. 백내장은 단순 노안과 달리 수정체 노화로 단백질 변성이 일어나 투명했던 수정체가 뿌옇게 혼탁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두 질병 모두 시야가 흐려지고 시력이 떨어지는 듯한 증상을 겪는다. 하지만 차이가 있다. 노안은 가까운 곳 사물만 제대로 보이지 않고, 백내장은 거리 상관없이 시야가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차이가 있음에도 일반인이 이를 구별하기는 쉽지 않다.
백내장을 방치해 치료시기를 놓칠 경우 녹내장, 포도막염과 같은 합병증으로 발전될 위험이 높아진다. 최악의 경우 실명에 이를 수도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눈에 노화가 시작되는 40세 이상 성인들은 증상이 없어도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을 것을 권장한다.
백내장 어떻게 예방하나?
➀ 자외선 차단하기
전문가들은 생활 속에서 백내장을 예방하기 위해서 가장 유의해야할 점으로 자외선을 꼽는다. 특히 요즘같이 자외선이 강한 여름철은 야외활동이나 이동 시에 반드시 선글라스나 모자를 써 자외선을 차단해야 한다. 양산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➁ 전자기기 사용 시 눈 휴식하기
스마트폰 같은 전자기기를 이용할 때에는 1시간 사용할 때마다 5~10분씩 휴식시간을 가져야 한다. 휴식할 때는 멀리 있는 사물을 바라보며 눈 근육을 풀어주거나 눈꺼풀을 꾹 누르듯이 눈을 깜빡이는 것이 좋다.
➂ 눈에 좋은 영양소 섭취하기
눈의 산화(손상, 노화)를 막거나 늦춰주는 항상화 성분이나 루테인은 백내장 예방에 도움이 된다. 당근, 시금치, 쑥갓, 케일과 같은 녹황색 채소에 루테인과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다.
➄눈 비비지 않기
눈을 세게 비비는 습관은 백내장을 유발하기도 한다. 각막을 통해 수정체에 반복적으로 자극을 가해 수정체 손상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➃ 정기검진하기
노화가 시작되는 40세가 넘으면 노안과 백내장 등 여러 안과질병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 따라서 안과를 방문해 1년에 한 번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야 한다. 특히 백내장은 자가 진단이 어렵기 때문에 안과 전문의를 찾아 증상을 정확히 파악하고 적절하게 치료받는 것이 필요하다.
BGN밝은눈안과 강남 교보타워 이정주 원장은 “노안과 백내장은 동시에 발병할 수 있으며, 구분이 어렵기 때문에 섣부른 자가 진단은 금물”이라며 “반드시 안과에 내원해 정확한 검사 후 눈 상태나 진행 정도에 따라 치료법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오랫동안 건강한 눈을 유지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몸이 천 냥이면, 눈은 구백 냥’이라는 옛말이 있을 정도로 눈은 우리 삶의 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관이다. 그만큼 꾸준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기관이기도 하다. 요즘과 같이 강한 자외선이 내리쬐는 날에는 매일 바르는 자외선 차단제처럼 선글라스나 모자 등으로 눈을 보호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