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국방비 지출 규모가 앞으로 연평균 9.8%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100% 방산기업인 LIG넥스원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또한 최근 동남아지역 군·경을 대상으로 시장진출에 성공함에 따라 추가적인 외연확대도 기대된다. 2032년부터 신제품 출시도 예정된 만큼 장기적인 안목으로 접근할 필요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증권사들이 목표주가 상향하는 이유
LIG넥스원의 올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1.7% 증가한 3522억 원, 영업이익은 291.0% 늘어난 268억 원을 달성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결과다.
실적 서프라이즈의 원인은 해외사업 원/달러 환율 상승효과가 가장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경상이익률은 4~5% 수준이지만, 달러화 강세로 수출사업에서 추가이익을 창출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내 사업 예정원가율 하향에 따른 일회성 환입액 40억 원 발생의 영향도 컸다.
LIG넥스원은 2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전망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LIG넥스원은 2분기에 5% 이상의 영업이익률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 수주강세가 나타났고, 2분기 중 원/달러 환율도 1분기 말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는 LIG넥스원의 올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1.0% 성장한 1조6000억 원, 영업이익은 268.6% 증가한 658억 원으로 예상했다. 연초 예상 대비 매출 증가 속도가 가파르고, 고정비 비중 하락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는 게 신한금융투자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내년 매출액은 올해보다 10.5% 늘어난 1조8000억 원, 영업이익은 44.6% 성장한 952억 원을 전망했다.
NH투자증권은 LIG넥스원에 대한 투자의견으로 ‘매수’, 목표주가를 기존 2만8500원에서 3만6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최진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목표주가 상향의 근거는 올 1분기 경영실적을 통해 달러화 강세, 수출사업 매출비중 확대 등에 따른 초과이익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도 LIG넥스원에 대한 투자의견으로 ‘매수’, 목표주가를 3만6000원으로 기존 대비 24.1% 올렸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전년도 21억 원의 일회성 비용 반영에 따른 기저와 매출 성장에 다른 고정비 비중 하락으로 158.6% 영업이익 성장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LIG넥스원의 지난 22일 주가는 종가기준 3만1400원이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위기와 마주한 에어부산이 7월부터 운항을 재개한다. 이와 함께 특가 항공권 판매에 나선다.
에어부산은 7월 국제선 운항 재개를 목표로 하반기 국제선 특가 항공권 판매를 시작한다고 21일 밝혔다. 에어부산은 오는 7월 1일 부산~홍콩, 부산~마카오 노선 운항을 시작으로 중국과 일본, 동남아 노선을 차례로 재개할 계획이다.
앞서 에어부산은 지난 2월부터 국제선 노선을 줄이기 시작해 3월 8일 일본 나리타공항에서 김해공항으로 오는 항공편을 끝으로 모든 국제선 운항을 중단했다.
에어부산은 넉달 만에 재개하는 국제선 운항을 앞두고 국내·국제선 특가 항공권 이벤트를 진행한다. 편도 총액 운임 기준 국내선 8000원, 일본 노선 3만5000원, 동남아 노선 4만5000원 등에 항공권을 판매한다.
탑승 기간은 국내선은 다음달 15일부터 오는 10월 24일까지, 국제선은 운항 재개 시점부터 10월 24일까지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국제선 노선 재운항 시점이 확정적이지 않은 것을 고려해 국내선과 국제선 특가 항공권 모두 여정변경 수수료 1회와 환불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삼양식품의 올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와 함께 2분기 전망도 긍정적으로 관측되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달 19일 7만1000원이었던 삼양식품 주가는 이달 7일 2만9500원(41.6%) 오른 10만500원으로 장을 마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해외 매출비중 확대 전망
키움증권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올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7% 성장한 210억 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상회할 전망이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라면 수요 증가로 내수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7.5%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수출액은 중국·미주·동남아 호조 덕분에 37.0%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조영환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전사 매출 성장에 따른 영업 레버리지 효과와 지난해 4분기 인센티브 반영에 따른 고정비 부담을 감안하면, 전사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및 전분기 대비 모두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또한 키움증권은 중국 불닭볶음면 수출을 중심으로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 비중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어 6~7%의 전사 매출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와 함께 올해 라면 매출액 내 수출 비중이 57%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전사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각각 10%, 15% 정도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신증권 역시 삼양식품의 올 2분기 전망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국내 라면 수요가 평년 수준 이상으로 예상되는 점 △2분기 중국향 수출 금액 증가가 예상되는 점 △미국의 내식 빈도 증가와 사재기 영향으로 식료품 수요 급증이 예상되는 점 등을 미뤄봤을 때 2분기 역시 실적 호조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대신증권과 키움증권은 삼양식품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3만 원을 유지했다. 조 연구원은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수출을 중심으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확대된 판촉 여력을 바탕으로 국내에서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활동을 늘려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CJ제일제당이 지난해 4분기 물류를 제외한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4% 증가한 3조3236억 원, 65.2% 늘어난 1721억 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55% 증가한 491억 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DB금융투자는 △이른 설에 따른 세트 매출 증가 △쉬완즈 제외 가공식품 수익성 개선 △바이오부문의 고수익 제품 확대·원가 개선 △사료부문 축산물 가격 상승 등을 실적 개선의 원인으로 분석했다. 이와 함께 쉬완즈 PPA비용(M&A 관련 비용), 가공식품 품목수(SKU) 구조조정에 따른 재고 손실에도 실적이 개선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어느 때보다 이익 가시성 높은 시점
CJ제일제당은 올해도 긍정적인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투자는 CJ제일제당의 올해 물류를 제외한 매출액을 전년 대비 8.7% 증가한 13조8819억 원, 영업이익을 15.3% 늘어난 6941억 원으로 추정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올 1분기 서울 가양동 부지 매각 차익(약 2000억 원)이 반영되면서 전년 대비 유의미한 세전 및 순이익 개선이 예상된다. 또 가공식품부문은 올 1분기부터 SKU 구조조정 효과가 가시화되면서 견조한 전년 대비 이익 개선이 전망된다.
쉬완즈와의 통합영업에 따른 미국 내 저변확대도 긍정적이다. 생물자원은 예상보다 빠르게 실적이 회복되고 있다. 동남아 돈가 추이 감안 시 분기 실적은 ‘상고하저’ 흐름이 예상된다. 바이오부문은 고마진 아미노산 비중 상승을 통한 마진개선이 기대된다.
또한 CJ제일제당은 미국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루는 중이다. 미국 매출액은 2015년 로컬화에 성공한 비비고만두가 코스트코에 입점하기 시작하면서 크게 증가했다. 비비고만두 판매 호조로 미국 매출액은 지난 3년간 연평균 25.8% 증가했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CJ제일제당은 국내 가공식품업체 중 미국사업에 대한 이해가 가장 높고 제품력 측면에서 아시안푸드를 제조하는 해외 동종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판단된다”며 “중장기 쉬완즈와의 시너지까지 감안하면 여전히 저평가 국면이다. 국내는 그룹사의 수익성 경영의지 감안 시 어느 때보다 이익 가시성이 높은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하나금융투자와 하이투자증권은 CJ제일제당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37만 원을 제시했다. DB금융투자와 NH투자증권은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각각 34만 원, 36만 원으로 상향조정했다. CJ제일제당 주가는 지난 19일 종가기준 27만4500원이다.
컴투스가 지난해 기존 게임들의 저력을 보여줬다. 올해도 신작 출시가 대거 예정돼 투자자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올해 신작 출시에 따른 성과가 주가를 끌어올릴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서머너즈워’ IP 확장이 본격화되는 점을 주시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주가의 하방경직성 확보
컴투스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한 1216억 원, 영업이익은 1.5% 증가한 332억 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충족했다. ‘서머너즈워’와 야구 라인업 매출액 모두 전분기 대비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서머너즈워’는 성수기 효과와 지난해 10월부터 판매한 SWC 패키지 매출이 반영돼 해외 매출 중심으로 성장했다”며 “특히 파리 결승전 효과로 유럽 매출 비중이 전사 매출액 내에서 19.6%까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또 “야구라인업도 포스트시즌 도입에 따라 지난해 10월 사상 최대 월별 매출을 경신했다”고 덧붙였다.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컴투스의 게임별 매출 비중은 ‘서머너즈워’ 85%(966억원, 일평균 11억 원), ‘MLB9 이닝스19’와 ‘컴투스프로야구’ 합산 15% 수준(약 180억원)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률은 27.3%로 전 분기 대비 수익성이 소폭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전망도 긍정적이다. 올해 신작 사이클이 전년 대비 활발해지고 있어서다. 컴투스는 △올 1분기 ‘히어로즈워:카운터어택’, ‘스토리픽’을 시작으로 △2분기 ‘버디크러시’(동남아) △3분기 ‘서머너즈워:백년전쟁’ △4분기 ‘서머너즈워:크로니클’ 등이 출시될 예정이다. 내년에는 ‘워킹데드’ IP게임도 출시할 계획이다. 다양한 IP·장르·콘텐츠 컬래버레이션을 도전하는 점이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김동희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서머너즈워’, ‘컴투스프로야구’, ‘MLB 9 이닝스19’ 등 롱런 IP들이 연간 1300억 원 수준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창출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저평가 메리트가 유효하다”며 “올해 신규게임 성과에 따른 상향조정 여부에 주목할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황현준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서머너즈워’의 라이프사이클이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 이 가운데 하반기부터 ‘서머너즈워’ IP 확장이 본격화되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컴투스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14만 원으로 상향조정했다.
한화투자증권도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13만 원으로 높였다. 메리츠종금증권은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4만 원을, 현대차증권은 12만5000을 각각 제시했다. 키움증권은 ‘매수’와 목표주가 17만3000원을 내놨다. 컴투스의 지난 18일 주가는 종가기준 10만2500원이다.
침체된 시장과 강화된 규제에 발목 잡힌 대한민국 베이비부머. 노후 준비는 어떻게 해야 할까. 김인응 우리은행 종로영업본부장은 “시야를 넓게 보고 과욕을 버리면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100세 시대와 정년 60세. 평균수명이 늘자 노후 걱정도 늘었다. 퇴직 후를 설계하려니 한숨만 나온다. 50대는 소득이 가장 많은 시기인 만큼 공을 좀 들이면 별 문제 없이 노후를 준비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50대 고소득자의 노후 준비를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은 바로 세금이다. 이들에게 적용되는 과세율은 상대적으로 높다. 고소득자일수록 세금을 더 많이 내야 하는 셈이다. 결국 소득이 많은 50대라도 노후 준비가 말처럼 쉽지 않은 현실이다. 그렇다면 어떤 대책을 마련해야 할까. 자산관리시장에 20여 년간 몸담고 있는 재무설계 전문가 김인응 우리은행 종로영업본부장을 만나 노후 준비 해법을 들어봤다.
50대는 노후자금을 어떻게 마련해야 할까요?
“소득세율을 높이는 경계선인 과세표준, 즉 세금을 매기는 기준을 보면 6600만 원에서 1억5000만 원인 경우 35%, 1억5000만 원 초과분은 38~42%의 세율이 적용됩니다. 실질 과세율이 높아지면서 저축 여력도 많이 줄어 노후자금 마련이 만만치 않죠. 물론 시장에는 아직 고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손실이 나는 경우도 자주 있죠. 안정적인 보험사 상품을 찾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금리로 시장이 약세를 보이면서 저조한 수익률을 뛰어넘지 못해 매력이 사라졌습니다. 결국 내 돈을 넣어 N분의 1로 나눠 쓰는 방법만이 유일해 보입니다. 투자, 세무 등 여러 관점에서 접근해봐도 노후 준비에 애로사항이 많아 보입니다. 그렇다고 포기하라는 얘긴 아닙니다. 우선 개인형퇴직연금(IRP)이나 연금신탁과 같은 상품에 가입한 사람들은 소득이 높지 않을 경우 공제를 받을 수 있으니 이를 활용해볼 만합니다. 또 그나마 남은 이런 종류의 상품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터넷을 이용해 적극적으로 상품을 선택하고 운용해야 합니다. 운용 수익을 높이려면 전문가들과 상담하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어떤 상품을 선택하고 운용해야 하나요?
“국내 시장은 침체 국면입니다. 과거에는 증시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이제 그렇지 않습니다. 이런 시기에 코스피 3000포인트 돌파를 기대할 순 없습니다. 오히려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와 증시 하락을 걱정해야 할 때입니다. 기업의 수익률은 전반적으로 낮아질 전망입니다. 따라서 보수적인 관점에서 투자하는 게 좋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구상에 무언가는 분명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헬스케어 등 성장산업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흥국 △시장이 안정된 국가 등을 IRP와 같은 상품에 담아 중장기적 관점으로 운용해야 합니다. 특히 신흥국과 동남아 시장에 투자되는 상품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들 국가의 성장성은 올해도 여전할 것으로 보입니다. 수익이 실현될 수 있는 상품 관련 투자 펀드는 주가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IRP에 이런 상품들을 넣어서 수익성과 안정성을 모두 잡길 권합니다.”
미국이나 중국에 투자하는 건 어떨까요?
“미국과 중국 시장은 주의해서 접근해야 합니다. 미국 시장은 미래성장가치가 너무 빨리 반영됐기 때문에 앞으로 조정이 예상됩니다. 또 올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어 조정 시그널이 충분합니다. 따라서 업종별로 투자하는 건 괜찮지만 미국 전체 시장으로 접근하는 건 지양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은 중국이 협상을 하건 안 하건 여러 리스크가 잠재돼 있는 국가입니다. 미국 정부의 부채와 소비·경기 침체, 인건비 상승, 기업경쟁력 악화, 섀도 뱅킹 취약성 등이 그 요인입니다. 중국도 다르지 않습니다. 금융위기 가능성이 점쳐집니다. 물론 근거가 있는 예측이죠. 부실화한 중소 규모 은행들이 금융위기 불안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기업 부채는 10년 새 다섯 배나 늘었습니다. 때문에 중국의 금융위기를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미국과 중국 시장에는 이와 같은 위험이 있습니다.”
상가나 부동산에 투자하는 건 어떨까요?
“지금 상가에 투자하는 건 많은 리스크가 예상됩니다. 특히 공실률은 꾸준히 리스크 요인으로 다뤄지고 있습니다. 상가 투자는 월세를 받아 수익을 얻는 방식인데 과거에는 특정 지역을 제외하고 노후 준비로 유리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정부 정책에 따른 상황을 살펴보면 △임대수익에 따른 과세 강화 △부동산 과세 강화 △공실률 증가 등이 노후자금 마련을 위한 수단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상가에 잘못 투자하면 코너에 몰릴 수 있습니다. 과거에 노후자금으로 최고였던 부동산 월세는 이제 매력이 사라졌습니다. 시장이 계속 바뀌기 때문에 상가 투자도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아파트에 투자해 월세를 받겠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는데 이 역시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합니다. 주도 세력으로 인해 일반 세력이 이용당할 수 있습니다. 추경매수를 하는 모습은 일시적으로는 반짝일 수 있지만 세금을 제외하면 실익이 없습니다. 오히려 대출제한이 지속될 경우 발목을 잡힐 수 있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당분간 관망하는 것입니다. 올해 4·15 총선이 있어 현금이 풀릴 것으로 보입니다. 일시적으로 유동성 장이 형성될 수 있지만 장기적이지 않기 때문에 주의해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유동성 장이 이루어지면 잘 빠져나오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이미 은퇴했다면 노후 준비가 늦었나요?
“이미 은퇴한 사람이라면 IRP 활용은 의미가 없습니다. 은퇴자의 경우는 노후 준비가 더 어려운 시기입니다. 고가주택을 보유한 사람은 본의 아니게 세금 등 유지비용이 많이 듭니다. 때문에 비용 줄이기와 평수 줄이기, 세금 줄이기, 지출 줄이기 전략을 짜야 합니다. 은퇴 후에는 세금에 시달리는 상황을 없애야 합니다. 12억 원짜리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면 세금이 300만 원 좀 넘게 나옵니다. 은퇴자의 거의 세 달치 용돈이죠. 소득이 없는 사람이 이 세금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요. 그러므로 주택으로 인한 세금 부담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기회비용을 따져야 합니다. 작은 주택으로 옮기는 게 해결책입니다. 서울 주변으로 이사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고가주택 갈아타기는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부분입니다. 이외에 건강보험료도 부담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은퇴 전 순수보장성(소멸성) 보험을 준비해두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미 은퇴를 했다면 보험 가입에 한계가 있으니 구체적인 점검을 해봐야 합니다.”
소주택을 보유한 은퇴자의 노후 준비는요?
“최근 규모가 작은 주택 가격이 상승했는데 비정상적으로 많이 올랐기 때문에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라면 시장유동성을 살펴 주택연금제도를 활용하길 권합니다. 자녀에게 집을 물려주는 건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주택 가격이 떨어져도 주택연금제도를 활용하는 게 낫습니다. 주택연금제도는 현재 가격으로 책정해 연금액을 결정하기 때문에 노후자금으로 활용해볼 만합니다. 노후자산은 안전성을 중심으로 관리하는 게 좋습니다. 연금상품은 큰 의미가 없고 투자자산도 최소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금리도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의 헤게모니를 쥔 나라가 미국인 만큼 굳이 투자를 원한다면 미국 달러를 들여다보길 권합니다. 미국 통화는 그 나라의 가치입니다. 인적자원, 에너지자원, 기술자원, 군사력 등을 모두 고려했을 때 미국 시장은 장기적으로 범접할 수 없는 위치를 점할 것입니다. 따라서 원/달러 환율이 1100~1130원 이하로 내려갈 경우 재테크로 활용할 만하다고 봅니다.”
김인응 우리은행 종로영업본부장은?
이론은 물론 실무 능력까지 갖춘 금융자산 재무설계 전문가. 20여 년간 한길만 걸어온 ‘금융장인’이다.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2008년 가계경제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노무현 정부 때는 창의적인 자산관리 공적을 인정받아 금융 신지식인으로 선정됐다. 지금까지 수백 회의 재테크 강연을 비롯해 각종 언론 기고 및 자문, 방송 활동을 해왔으며 지속적으로 금융 지식을 공유·전파하고 있다.
올 연말 게임주가 투자자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최근 선보인 리니지2M의 성과가 반영되는 ‘엔씨소프트’와 검은사막M의 글로벌시장 출시가 이뤄진 ‘펄어비스’ 등이다. 이들 게임주는 내년에도 새로운 신작 출시를 앞두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엔씨소프트, 잇단 신작 출시로 ‘우상향’
지난달 27일 론칭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은 9월 5일부터 83일 동안 738만명의 사전 예약자를 모집했다. 70일 동안 550명을 모집한 ‘리니지M’을 뛰어넘는 수치로 기대감이 큰 게임이었다. ‘리니지2M’ 론칭 후 지속적으로 구글, 애플 매출순위 1위를 유지하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엔씨소프트는 올 4분기와 내년 1분기에 ‘리니지2M’ 빅히트에 따른 실적 모멘텀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리니지2M’의 빅히트로 ‘리니지M’, ‘리니지’ 등의 카니발 영향이 우려되기도 했다. 하지만 ‘리니지M’은 신규 클래스 ‘신성검사’, 신규 에피소드 ‘더 샤이닝’ 등 콘텐츠 업데이트 효과로 오히려 실적 상승이 예상된다. ‘리니지’ 역시 유저층이 달라 카니발 영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내년에도 모바일 및 PC게임 신작 출시 일정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 이에 따른 실적 성장 기대감이 높다. ‘리니지2M’은 한국에 이어 일본, 동남아, 북미·유럽에서 순차적으로 출시된다. 내년에는 자체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블레이드앤소울2’와 ‘아이온2’ 중 하나가 출시될 예정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엔씨소프트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를 제시하고 목표주가를 70만 원으로 상향했다. 한국투자증권과 케이프투자증권은 ‘매수’와 목표주가 65만 원을 각각 유지했다. 엔씨소프트 주가는 지난 24일 종가기준 53만5000원이다.
◇펄어비스, 내년 주가는 ‘상저하고’ 예상
펄어비스는 글로벌시장 진출과 플랫폼 확장에 가장 적극적이다. 지난 8월 ‘검은사막 PS4’를 출시했고 지난 11일(북미 기준)에는 ‘검은사막M’의 글로벌 버전을 출시했다. 펄어비스는 신규 시장에 흥행 IP를 안착시켰으며 기존 북미·유럽 중심의 콘솔게임시장에도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펄어비스가 올해 지스타게임쇼에서 공개한 ‘붉은사막’, ‘도깨비’, ‘플랜8’ 등 신규 라인업 3종의 기대감도 크다. 하지만 신작 출시 지연 가능성과 기존 검은사막의 매출 하락으로 내년 상반기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이라 장기적인 안목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펄어비스의 내년 주가는 ‘상저하고’ 패턴이 예상된다. 하반기 중 신작 기대감이 고조될 전망이다. 내년 상반기 실적에 반영될 게임은 ‘검은사막M’ 글로벌과 ‘섀도우아레나’로 성과가 기대치를 상회할 경우 주가는 반등할 것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바일 버전의 일본·대만과 콘솔 버전의 북미·유럽의 성과가 양호해 글로벌 버전의 성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한 안 연구원은 “현재 펄어비스가 준비 중인 신규 라인업 3종 가운데 ‘붉은사막’과 ‘도깨비’가 내년에 베타테스트를 계획 중”이라며 “이 중에서 ‘붉은사막’만 내년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NH투자증권은 펄어비스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23만 원을 제시했다. 한국투자증권도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27만 원을 설정했다. 펄어비스 주가는 지난 24일 종가기준 18만4000원이다.
연말연시, 장거리 여행을 많이 다니는 때다.
항공기 이용은 장거리 여행의 출발점이다. 고급 좌석이면 더없이 좋겠으나 경비 부담으로 일반석을 이용할 때 좁은 좌석이라도 편하게 갈 방법이 있다면 관심 가져 볼 만하겠다.
스스로 좌석을 관리해보는 요령 몇 개.
첫 번째는 창문 쪽 좌석이냐, 통로 쪽이냐다.
선택의 여지가 없으면 몰라도 좌석을 고를 수 있다면 신경을 쓰는 것이 여행을 즐겁게 하는 조건일 테다. 창문 쪽이 좋을까, 아니면 통로 쪽을 선택해야 할까?
동남아 지역이나 중국, 일본 등 가까운 나라로 갈 때는 창가 쪽이 좋다. 왜냐하면, 바깥 경치를 구경할 수 있어서다. 장거리, 즉 아프리카, 미국, 유럽 등의 여행은 통로 쪽이 편하다. 화장실을 이용할 때 전등을 끈 시간대라면 옆 좌석의 사람을 깨우기가 곤란해서다. 특히 나이가 들어 화장실을 자주 가야 하는 사람이나 여성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아울러 장거리 비행은 단거리에 비해 높은 고도로 비행하기에 외부 온도가 낮아 창문 쪽이 더 춥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두 번째는 앞쪽 좌석이냐, 뒤쪽 좌석이냐다.
앞 좌석은 먼저 내릴 수 있어서 출입국 수속을 빠르게 할 수 있는 이점이 있고 흔들림이 적은 편이어서 멀미를 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다른 위치보다 공간이 너른 편이어서 배정받기 쉽지 않다. 마일리지가 많은 고객 등에 우선한다. 날개 부분의 좌석도 덜 흔들린다. 또한, 단체여행객이 탑승했을 때는 다소 소란스러워진다. 그들의 소음에서 벗어나는 위치도 앞쪽이다.
그밖에 또 하나는 좀 더 나은 쪽의 좌석으로 변경하는 방법이다. 쌓아둔 마일리지가 많으면 좋은 좌석 발권을 받을 수 있다. 그렇지 못한 상태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놓치고는 있지 않을까?
칠순이나 결혼기념일 등 특별한 목적의 여행일 때 항공사에 이야기하면 더 편안한 좌석을 배정받을 수도 있다고 한다. 물론 확실하지는 않아도 밑져야 본전이니 한 번 시도해 볼 만하다. 그뿐만 아니라 옆자리 아이가 심하게 우는 경우라든지 배정된 좌석의 등받이 등에 불편한 점이 있으면 다른 좌석으로 옮겨 주기도 한다는 것을 알아두면 도움이 되지 싶다.
해외여행은 그 출발과 마무리가 비행기 안에서 이루어진다. 여행 추억의 시작이고 끝을 장식하므로 편안하고 편리한 좌석 관리는 여행을 즐겁게 하는 요소다. 활용할 수 있는 좌석 관리 팁들을 여행 계획에서 놓치지 말자.
우리는 무엇으로 사는가? 우리는 무엇을 먹어야 하는가? 이런 의문에 대한, 스스로 미욱하게 풀어낸 해답들을 이야기하고 싶다. 부족한 재주로 나름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틀릴 수도 있다. 여러분의 올곧은 지적도 기대한다.
한식은 탕반(湯飯) 음식이다. ‘반’은 밥이다. ‘탕’은 국물을 뜻한다. 우리는 국물 없는 밥상을 상상하지 못한다. 우리 밥상에는 밥과 국이 있고, 반찬을 더한다. 밥과 국은 우리 밥상의 기본이다.
“일본에서도 밥과 국을 같이 먹더라” 이야기하는 이도 있다. 그렇다. 일본의 비즈니스 호텔 등에서도 밥과 국 그리고 몇 가지 반찬을 내놓는다. 종류가 한정적이다. 아침 밥상의 ‘미소시루(일본 된장국)’ 정도다. 낮이나 밤의 밥, 술자리에서는 흔하지 않다. 아침에 먹는 국 한 종지 정도다.
한식 밥상은 국의 향연이다. 우리 어머니들은 늘 “오늘 저녁은 무슨 국을 끓일까?” 고민했다.
우리 밥상은 밥과 국을 빼고는 성립하기 힘들다. 웬만한 밥상에는 늘 국이 등장한다. 국, 밥, 김치만 있는 밥상도 즐겁다. 탕반 음식은 우리의 핏속에 녹아 있는 음식문화다. 국도 여러 종류다. 고깃국, 생선국, 각종 채소국, 이도 저도 아닌 된장국까지 국물 없는 밥상은 상상하기 힘들다. 한여름철에는 근대국과 아욱국을 따로 끓인다. 얼핏 보면 비슷한 아욱과 근대. 그러나 국으로 끓이면 그 맛이 각별하다. 콩나물, 미나리, 무, 시금치, 각종 시래기와 우거지까지. 한반도의 국물은 끝이 없다.
한국 사람들은 탕, 국물이 없는 밥상은 ‘국물도 없는’ 것으로 여겼다. 인간관계를 끝낼 때도 “국물도 없다”고 말했다. 밥상에 반드시 있어야 할, 기본이 국물이다. “넌 앞으로 국물도 없다”는 말은 인간관계 단절을 의미한다. 최소한의 것도 주지 않겠다는 뜻이다. 국이 없는 밥을 먹으면 목이 메었다. “국물도 없다”는 것은 아무것도 줄 것이 없다는 매정한 표현이다.
국물의 기본
국물의 기본은 ‘대갱(大羹)’이다. 대갱은 고기 곤 국물, 고깃국물이다. ‘대’는 크다는 뜻과 더불어 으뜸, 시작, 바탕이라는 의미도 있다. 아무런 양념이나 부재료인 채소 없이 국을 끓이면 대갱이다.
‘대갱’은 중국에서 시작된 개념이다. 오래전에는 매실과 소금으로 기본적인 양념을 대신했다. 대갱은 ‘매실이나 소금 양념’도 하지 않는, 고기를 곤 국물이다. 맛을 따질 일은 아니다. 맛이 있으면 양념한 화갱을 찾을 일이다. 국물에 채소나 양념을 넣으면 ‘화갱(和羹)’이다. 중국에는 화갱이나 대갱 모두 사라졌다. 화갱은 그나마 중식 코스 요리 중, 각종 채소를 넣고 생선이나 고기를 더한 국물 음식이 남아 있다. 한식에는 아직도 대갱이 살아 있다. 곰탕이 대갱이고, 제사상의 곰국, 곰탕이 바로 대갱의 변형이다.
우리 밥상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은 화갱이다. 채소에 고기를 넣고 끓여도, 채소만으로 끓여도 화갱이다. 고깃국, 채소, 생선이나 여러 가지 양념을 더한 것이 모두 화갱이다.
한국 사람들의 밥상에는 화갱이 늘 자리한다. 시래깃국, 김칫국, 배춧국, 뭇국, 시금칫국, 토란국, 아욱국, 근대국 그리고 해조류를 넣은 미역국, 톳을 넣은 국, 몸국(모자반국)과 해산물을 이용한 북엇국 등 숱한 국물 음식들이 그것이다.
곰탕과 설렁탕
곰탕과 설렁탕은 비슷한 음식이다. 약 100년 이상 곰탕과 설렁탕은 경쟁하고, 상대의 장점을 서로 더했다. 두 국물은 전혀 다른 음식이었다.
곰탕은 ‘고기를 곤 국물’이다. 쇠고기 양지 부위를 중심으로 푹 곤 국물은 반가의 음식이기도 하다. 서울이나 나주 등에서 곰탕이 유행한 이유도 간단하다. 서울, 한양은 궁궐이 있었던 도시다. 각종 관청도 많았다. 궁중의 제사를 모시는 종묘가 있고 공자의 제사를 모시는 성균관, 대성전이 있다. 제사에는 귀한 쇠고기를 사용한다. 공식적으로 쇠고기 도축을 하는 이들이 있었고, 곰탕을 비교적 흔하게 사용했다. 서울, 한양의 곰탕집들은 이런 쇠고기 소비문화를 뒤따른 것이다.
나주 곰탕도 마찬가지다. 나주는 큰 도시였고 큰 관청, 관사가 있었다. 역시 향교가 있고 외부 손님들의 방문도 잦았다. 한양 도성에도 외국에서 온 사신과 외부 관리들의 방문이 잦았다. 역시 쇠고기 소비문화가 일찍부터 발달했다. 나주 곰탕, 진주냉면이 발달한 까닭이다.
설렁탕은 출발부터 다르다. 곰탕이 고기 곤 국물이라면 설렁탕은 뼈와 내장 곤 국물이다. 때로는 소머리를 곤 국물도 더했다. 오늘날 서울 인근 경기도 몇몇 곳에 소머리 국밥이 남아 있다. 일제강점기, 설렁탕을 만들 때 소머리도 이용했다. 그 방식이 그대로 전해진 것이 바로 소머리 국밥이다.
오늘날의 설렁탕에는 쇠고기도 더한다. 양지나 우둔살의 일부, 업진살 등을 넣는 설렁탕 전문점도 많다. 곰탕의 장점을 받아들인 결과다. 출발은 곰탕과 다르다. 내장, 소 머릿고기 등을 사골, 잡뼈 곤 국물에 더했다. 이른바 ‘부산물’들이다. 부산물은 정육의 대칭어다. 곰탕은 정육에서, 설렁탕은 부산물에서 출발했다.
육개장과 닭개장
닭은 개체가 너무 작다. 가정에서 식용으로 사용하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닭은 귀한 달걀을 낳는 존재. 그나마 풀과 벌레가 흔한 여름철과 달리 추운 겨울에는 먹이가 마땅치 않았다. 봄에 병아리에서 시작, 늦가을 대부분 닭을 ‘정리’했던 이유가 있다.
조선시대 후기 급격히 발달한 주막에서 개장국을 끓인 것은, 그나마 개가 개체가 크고 구하기 쉬웠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내내 개장국은 주막의 주요 메뉴였다.
개장국은 ‘개고기+장(醬)+국[羹, 갱]’이다. 개고기는 일상으로 먹는 상식(常食)이었다. ‘명의록(明義錄)’은 정조대왕 즉위 원년(1776년)에 작업을 시작해 이듬해 완성한 책이다. 정조의 대리청정을 반대했던 홍인한, 정후겸 등을 사사한 과정 등을 기록했다. 할아버지 영조를 대신해서 대리청정했던 세손, 정조대왕이 즉위한 직후 자신의 정치적 주장을 반대하고 궁궐에 자객을 침투시킨 반대파를 엄벌한 것이 정당했음을 밝힌 책이다.
이 책의 상당 부분이 드라마 ‘이산’과 영화 ‘역린(逆鱗)’의 소재가 되었다. ‘이산’과 ‘역린’에 공히 정조 암살을 위해서 자객이 궁궐에 침투하는 장면이 나온다. 실제 반대파에 의한 정조 시해 시도는 있었다. ‘명의록’의 공초(供招) 기록에 의하면 전병문, 강용휘 등 범인들은 궁궐에 침투하기 전 ‘궁궐 밖 개 잡는 집’에서 저녁을 먹고, 거사 실패 후 남대문 언저리로 도주, 다시 ‘개 잡는 집’에서 만난다. 사건 수사기록인 공초에 아무렇지도 않게 ‘궁궐 밖 개 잡는 집’, ‘남대문 언저리 개 잡는 집’이라고 기록한 것을 보면 18세기 후반에는 한양 도성 곳곳에 개 잡는 집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개장국은 저잣거리 주막의 평범한 음식임을 알 수 있다. 1670년 무렵 제작된 것으로 추정하는 안동 장 씨 할머니의 ‘음식디미방’에도 나온다. 개장국은 반가, 저잣거리를 따지지 않고 널리 퍼져 있었다. 조선시대 말기와 일제강점기에는 육개장과 설렁탕 등으로 바뀐다.
육개장은 ‘육[肉=쇠고기]+개장국’이다. 즉, 쇠고기로 마치 개장국같이 끓인 음식이 육개장이다. 나중에 등장하는 닭개장은 ‘닭고기+개장국’ 형태의 음식이다. ‘닭계장’으로 쓴 것은 틀렸다. 닭개장이 맞다.
개장국이 사라진 것은 청나라의 중국 문화를 받아들인 결과다. 청나라는 유목, 기마민족이다. 개의 존재가 농경민족인 우리와는 다르다. 개는 동반자 때로는 생명의 은인이다. 청나라는 개고기를 먹지 않았다. 우리도 청나라 문화를 받아들인다. 개고기를 먹지 않는 사람이 늘어나고, 저잣거리에서도 개고기를 피하는 이들이 생긴다.
조선시대 말기 소의 생산량도 늘어나고 국가의 금육 정책도 힘을 잃는다. 나라가 망한 일제강점기, 금육은 허물어진다. 쇠고기를 더한 육개장과 쇠고기로 끓인 곰탕, 소의 부산물을 중심으로 끓여낸 설렁탕이 널리 퍼진다.
한반도의 국물 음식 중 으뜸은 곰탕, 설렁탕, 육개장 그리고 육개장을 중심으로 변형된 해장국들이다. 선지해장국과 뼈다귀해장국이 있다. 선지에 각종 채소를 더한 것도 등장하고 장터에서 간단히 만들어 내놓았던 장터해장국도 선보인다.
한반도만의 국물 문화
전 세계 모든 문명국에는 라면이 있다. 동남아, 중동, 유럽, 미국, 아프리카까지 진출했다. 라면을 먹지 않는 나라는 드물지만, 라면 국물을 알뜰하게 먹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일본에서 라면을 먹었던 이들은 “듣기와는 달리 일본 라면이 짜더라” 말한다. 당연하다. 일본인들은 라면 국물을 우리처럼 알뜰하게 먹지 않는다. 일본은 면 중심으로, 우리는 국물 중심으로 라면을 먹는다. 면을 먹는 이들은 면에 국물이 배어든 맛을 즐긴다. 우리는 라면 국물에 밥까지 말아 먹는다. “나트륨이 많은 국물을 먹지 말자”는 캠페인은 허망하다. 우리는 ‘국물도 없는’ 음식을 싫어한다. 면보다는 국물에 만 밥에 김치를 얹어 먹어야 속이 후련하다.
이제는 사라지고 있는 수반(水飯)도 마찬가지다. 물에 만 밥. 입맛이 없거나 간단한 상으로 손님을 접대할 때 정식으로 수반을 내놓았다. 왕(성종)도 즐겨 먹었고, 아버지 묘소에서 간단하게 수반을 먹었다는 기록을 남긴 왕도(정조) 있다.
각종 채소를 넣고 끓인 후 일상적으로 먹는 나물국, 생선, 고깃국, 개장국과 설렁탕, 곰탕, 육개장 그리고 라면과 수반까지.
한반도만의 독특한 국물 문화다.
황광해 맛 칼럼니스트
연세대학교 사학과 졸업, 경향신문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19년간의 기자생활 동안 회삿돈으로 ‘공밥’을 엄청 많이 먹었다. 한때는 매년 전국을 한 바퀴씩 돌았고 2008년부터 음식 공부에 매달리고 있다. KBS2 ‘생생정보통’, MBC ‘찾아라! 맛있는 TV’, 채널A ‘먹거리 X파일’ 등에 출연했다. 저서로 ‘한국 맛집 579’, ‘줄서는 맛집’, ‘오래된 맛집’ 등이 있다.
‘월드프렌즈 NIPA 자문단’에 선발 되면 해당 국가로 파견된 후 1년마다 컨펌을 받는다. 그래서 1년 있다가 오는 사람도 있고, 2년 있다가 오는 사람도 있다. 최장 활동기간은 3년이다. 윤희식 선문대학교 글로벌소프트웨어학과 부교수도 ‘월드프렌즈 NIPA 자문단원’으로 활동했다. 작년 말 그는 네팔에서 ICT 분야 자문 업무를 보면서 3년의 활동기간을 꽉 채우고 귀국했다. 그에게 자문단의 롤과 네팔에서의 삶, 그리고 자문단원으로서의 마음가짐에 대해 물어봤다.
“NIPA 자문단원 활동이 끝난 후에도 뒷정리하며 왔다 갔다 했는데 우연한 기회에 선문대학교에서 불러주셔서 주저앉았죠.(웃음) 올 3월부터 글로벌소프트웨어학과 부교수가 됐고 아직 적응기간이에요.”
2012년 무렵 해외 봉사활동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던 윤 교수는 관련 계획을 세워놓고 지내다 2015년 ‘월드프렌즈 NIPA 자문단원’에 지원했다. 탈락하는 건 아닌가 하고 걱정도 했단다.
“HP와 CJ에서 근무하고 대학에서 좀 있다가 퇴직한 후 다른 쪽 활동을 한번 해보면 어떨까 하던 차에 이런 프로그램이 있다고 해서, 잘됐다 하고 지원했어요. 그런데 인터뷰할 때 보니까 50대 중반인 제가 막내였어요. 특히 동남아는 지리적으로 가까워서 그런지 경쟁도 심해 내가 스펙이 안 될 수도 있겠구나 했죠. 떨어질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렇다면 자신이 선발된 이유를 알고 있을까? 그는 자신의 의지를 나름의 강점으로 꼽았다.
“요새는 머릿속에 있는 지식보다 지식이 어디 있는지가 중요하죠. 그래서 노하우(Know-how)라고 안 하고 노웨어(Know-where)라고 하잖아요? 저는 그런 쪽 경험도 있고 네트워크도 있어 커리어적 강점이 된 것 같아요. 그 외 부족한 부분은 내 의지로 끌고 가겠다고 다짐한 게 좋은 결과로 나온 것 같습니다.”
부족한 부분은 의지로 메꾼다
윤 교수가 네팔에서 한 일들의 우선순위는 첫 번째가 정부의 거버먼트 마스터플랜 수립이었고 두 번째는 재난복구센터(DRC)의 구축이었다. 그 외 강의 등 소소한 일들이 더 있었다. 주말에는 요가학원을 다니고 근처 네팔 아이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쳤다고 한다. 그는 두 번째 프로젝트인 DRC의 구축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귀국해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봉사활동은 아니었지만 열심히 기여하고자 했어요. 그리고 그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시야가 넓어지고 마음의 폭이랄까, 여유가 생기는 걸 느꼈어요. 남자가 군대 갔다 오면 두세 달 정도는 철든다고 하던데 그런 느낌?”
그는 프로젝트를 완수하지 못한 게 아쉽지만 자문단원은 자문단원일 뿐이지 그 안에 들어가서 ‘지지고 볶을 수는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다만 이삼 년 지나면서 그들에게 같은 얘기를 해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걸 알고 그 노하우를 살릴 수 있었다.
그가 자신의 ‘노하우’로 네팔에서 사람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었는지는 인터뷰를 하면서 확인되었다. 그와 같이 일했던 네팔인들이 카카오톡으로 계속 메시지를 보내는 통에 인터뷰가 잠깐 중단될 정도였다. 네팔에서의 삶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자문단원의 최고 덕목은 ‘함께하는 것’
네팔에서 가장 힘들었던 일을 묻자 그는 곧바로 ‘없었다’고 대답한다. 식사나 건강관리도 큰 문제가 없었다고 말한다. 이런 긍정적인 마인드는 삶에 대한 그의 태도에서 자연스럽게 배어나온 것이라 생각됐다.
“해외에 나가 활동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면 음식 문제 정도는 감수해야 하는 거 아닐까요. 그것도 다 경험이고 배우는 일이니까요. 물론 식당이 더러워서 물티슈로 닦아야 하긴 했어요.(웃음) 네팔은 ‘달밧’ 요리가 주식인데 먹는 데는 별 무리가 없었어요. 오히려 귀국 후 그 음식이 생각나 수원에 있는 네팔 식당에 가서 먹었어요. 그런데 맛이 좀 다른 거 같더라고요.(웃음)”
그는 네팔 문화를 적극 이해하고 받아들이려 노력했다. 당연히 자문단원으로서의 최고 덕목도 ‘흡수되고, 함께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어떤 분 말씀을 들어보면 ‘나는 고참이고 그들은 젊은 친구들이다, 나는 잘사는 나라에서 왔다’며 그 나라 사람을 깔보는 게 있어요. 이런 태도는 결국 자신한테 손해예요. 내가 아무리 잘났다고 생각해도 남이 알아줘야 진짜로 인정받을 수 있는 거니까요. 특히 자문단은 개도국 실무진들의 평가가 중요해요. 그래야 같이 일할 수 있어요. 저는 먼저 그들과 동화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저절로 겸손해질 수밖에 없더군요.”
10여 년간의 성과, 정리하면 혁신 전략 나올 것
윤 교수는 “일하는 게 쉬는 것”이라고 말한다. 아울러 월드프렌즈 NIPA 자문단원으로서 애정을 담아, 지난 10여 년간의 국가별 성과와 자문단원의 효과적 활용에 대해 주목해볼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국가별로 쌓인 자료들이 있는데 잘 활용되지 않고 있는 것 같아 너무 아까워요. 콘퍼런스 등의 성과물을 가시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보는 거죠. 그리고 진심 어린 봉사에 열정적인 사람들이 있어요. 그들에 대한 발굴과 대우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윤 교수는 건강과 언어에 문제가 없다면 NIPA 자문단에 꼭 도전해서 성취감을 얻고 시야를 넓히는 기회를 가져보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우리나라가 국제 사회로부터 존경받고 품격 있는 나라로 가기 위한 긴 여정에서, 자신이 담당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NIPA 자문단을 하면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고 자부했다.
하반기 신청은 월드프렌즈NIPA자문단의 공식 홈페이지(senior.nipa.kr)에서 하면 된다. 만 50세 이상의 퇴직(예정)자로 정보통신, 산업기술, 에너지자원, 무역투자, 지역발전 등 5개 파견 분야에서 10년 이상 또는 이에 상응하는 경력이 있다면 지원이 가능하다. 서류 및 면접심사를 거쳐 선발하며, 개도국 정부나 공공기관에 파견돼 1년간 자문단원 활동을 하게 된다. 평가에 따라 최대 3년까지 활동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