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의 이칭은 ‘상수(上壽)’다. 병 없이 하늘이 내려준 나이란 의미다. 인간의 수명 중 최상의 수명이란 뜻도 담겨 있다. 의학의 힘으로 젊음까지 되돌릴 수 있게 돼 기원지수(期願之壽)이던 100세는 이제 더 이상 꿈이 아닌 현실이 됐다.
그렇다면 우리는 100세를 맞이할 준비가 돼 있을까. 최근 삼성생명 은퇴연구소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의 은퇴준비 점수는 57점에 불과하다. 관계, 건강, 활동 등 모든 분야에서 ‘부족’하다는 얘기다. 특히 연금 가입자가 전체 40%에 불과해 경제적 노후준비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편안한 노후를 위해서는 하루라도 빨리 준비해야 한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빠르다’란 얘기는 옛말이다. 늦었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이미 늦었다. 따라서 하루라도 더 빨리 시작해야 한다. 은행들이 베이비부머의 효율적 자산관리를 위해 선보이는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에서 팁(Tip)을 얻어 보자.
우선 45세 이상 고객에게 최적화된 NH농협은행의 ‘내생애아름다운정기예·적금’은 조부모와 손주가 함께 상품에 가입하면 각각 0.2%포인트 우대금리를 준다. 상속, 세무, 재테크 등 자산관리는 물론 최고 600만원의 장례준비금을 지급한다. 가입 6개월 이후 가족의 애경사가 발생하면 기본금리로 긴급자금도 인출해준다.
KB국민은행의 ‘KB골든라이프예금’은 소득 공백기에 대비할 수 있는 상품이다. 퇴직금·부동산 매매대금 등의 목돈을 예치한 후 매달 원리금 형태로 나눠 받을 수 있다. KB골든라이프적금’은 은퇴 후 공적연금을 받기 전까지 대비할 수 있는 가교형 상품이다. 최장 9년간 장기 적립으로 목돈을 마련하고 원리금 형태로 나눠 수령할 수 있다. 두 상품 모두 은퇴 계획에 맞춰 일정기간 거치 후 원금과 이자를 매월 균등 수령하거나 가입 후 즉시 원금과 이자를 매월 나눠 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의 ‘청춘100세금융패키지’는 은퇴자금을 준비, 운용, 수시입출금 등 목적별로 나눠 연금, 적금, 펀드 등 각종 금융상품을 일목요연하게 관리할 수 있는 상품이다. 주택을 담보로 한 주택연금대출과 연금을 소득으로 인정하는 신용대출인 연금수급권자대출도 별도로 구성해 긴급자금 걱정을 줄였다. 아울러 많이 이용하는 업종에 대해 최고 7%까지 포인트로 환급해 주는 ‘우리V포인트카드-청춘100세’도 함께 선보이고 있다.
신한은행 ‘뉴라이프연금예금’은 최장 50년까지 연금수령기간을 지정할 수 있어 연금 효과도 크다. 기존 개인연금 또는 연금신탁과 달리 설정한 금리 주기 동안 확정 이율을 적용하기 때문에 예상수령금액을 미리 알 수 있어 효과적 자금설계가 가능하다. 중도에 해지하더라도 원금손실의 위험이 없어 목돈이 긴급히 필요한 경우에도 불이익 없이 인출할 수 있다.
하나은행의 ‘행복연금통장’은 매월 연금이체 시 각종 수수료 면제 혜택을 준다. 특히 하나은행은 업계 최초로 은퇴설계 브랜드 행복디자인을 론칭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시니어들의 은퇴 플랫폼을 마련했다.
외환은행의 ‘해피니어패키지’는 전자금융수수료 및 모든 은행 ATM수수료가 면제되는 ‘해피니어통장’, 헬스케어 서비스가 특화된 ‘해피니어카드’, 연금식 분할 실행이 가능한 ‘해피니어모기지론’으로 구성돼 있다. 통장과 카드, 모기지론, 부가서비스를 한 데 묶어 자산관리의 효율성을 극대화한 상품이다.
마지막으로 IBK기업은행의 ‘IBK꽃보다청춘통장’은 해외여행에 관심이 많은 60대 이상 은퇴·노년층에 특화된 상품이다. 여행상품 10% 할인을 비롯해 여행자보험 무료 가입, 국제 긴급의료서비스, 외국통화 환전 수수료 50% 감면 등 여행과 관련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시니어 전문 미디어 ‘브라보 마이 라이프’(www.bravo-mylife.co.kr) 창간기념 ‘5060세대 정체성 및 성의식’ 설문조사가 큰 반향을 일으켰다.
KBS와 SBS 등 국내 주요매체가 설문조사 내용을 집중 보도했다. 보도를 접한 이들은 통념과는 다른 신중년층의 가치관을 발견하는 기회가 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기존의 중장년층과는 달리 개방적인 성의식과 결혼제도에 얽매이지 않는 당당한 자세, 가족에게 헌신적이었던 삶에서 벗어나 남은 인생을 자기 자신을 위해 투자하려는 경향 등이 큰 인상을 남겼다.
한국전쟁의 폐허 속에 태어나 평생을 직장과 가족을 위해 헌신했지만, 정작 자신의 삶은 돌아보지 못했던 5060세대. 하지만 이제는 다른 삶을 살고 싶다는 의식의 변화가 엿보였다. 이에 따라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5060세대 사고의식의 변화와 설문조사 속 숨겨진 의미를 국내 전문가와 함께 진단했다.
주위의 황혼이혼에 공감한다는 응답자가 70%를 넘는 등 결혼제도에 얽매이지 않는 5060세대에 대해 전문가들은 자식들의 성장을 주요 이유로 들었다. 자식들을 다 키운 마당에 더 이상 가정에 묶여있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기존 세대에서는 결혼을 유지하는 게 중요했고 또 자식들을 생각해서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기존 우리 사회에 팽배한 가치관이 그랬다”며 “아이들이 다 성장하고 그동안 너무 힘들게 결혼제도에 묶여 있었던 것에 대한 회의와 함께 이제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싶다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남성중심의 가부장적인 가정문화가 황혼이혼을 부추기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혼전문 변호사인 최일숙 법무법인 한결 변호사는 “결혼에 얽매이지 않는다기보다는 '삶의 실질과 행복'을 추구하려는 경향일 것”이라며 “우리사회의 가정이 평등한 부부관념에 기초해 서로 대화를 통해 실질적으로 행복을 실현할 수 있는 장으로 거듭난다면 이혼의 증가추세는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강창희 미래와 금융 연구포럼 대표는 은퇴 후 생활에 대한 부부의 생각차이를 황혼이혼의 이유로 들었다. 그는 “지난해 미래에셋 은퇴연구소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주거지역이나 형태와 주요 관심사, 노부모 봉양문제 등에서 남편과 아내가 꿈꾸는 노후생활이 상당히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며 “‘말을 안 해도 내 생각을 알아주겠지’라는 생각은 버리고, 월2회 정도는 노후생활에 대해 구체적인 주제를 가지고 대화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황혼 이혼한 부부는 여성이 먼저 이혼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일종의 보상심리가 작용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수십 년의 결혼생활 중 집안 살림을 하고 자녀를 키우면서 억눌러 살던 지난 세월을 이혼으로 보상받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황혼이혼으로 행복에 이를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곽 교수는 “결혼생활 동안의 과도한 희생정신은 이후 지나친 보상 심리로 이어져 자기만을 생각하는 중년, 노년을 보내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설문조사에 나타난 신중년층의 다른 특징은 금전적인 측면에서 자녀와의 관계가 약해졌다는 것이다. 기존의 중장년층은 자신의 재산을 자식에 상속하는 것을 당연시해왔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자산을 ‘전액 자식에게 상속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48.3%에 불과했다. ‘나누어 상속도 하고 기부도 할 것’이라는 대답이 46.6%에 달했고 ‘전부 사회에 기부할 것’이라는 신중년층도 5.1%나 나타났다.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부모를 봉양하려는 자식들의 의지가 약해지면서 5060세대도 자식에 전 재산을 물려주려는 분위기가 수그러든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법무부가 생존 배우자에게 상속 재산의 50%를 우선 떼어주는 내용 등을 담은 민법 개정안을 추진 중인 것도 이런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전통사회와는 달리 부모와 자식 간의 신뢰가 다소 약해진 것으로 판단된다.
손석한 연세신경정신과 의원 원장은 “재산 상속의 대가로 효도와 봉양을 기대하기 어렵다면, 남겨진 여생 동안 자신을 위해 돈을 쓰겠다는 마음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며 “세대 간 신뢰의 약화라고 볼 수 있다. 내가 부모를 위하는 것만큼 우리 자녀도 나를 위할 것이라는 기대가 점차 약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1960년대까지만 해도 수명이 짧았기 때문에 노부모 부양기간은 평균 5년 정도에 지나지 않았지만 앞으로 오는 100세 시대에는 25~30년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노인이 노인을 부양하는 시대가 되는 것이다. 자녀도 노인인데 어떻게 부모를 도와주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부부가 같이 국민연금에 가입하는 것이다. 국민연금에 대해 논란이 많지만 현재로서는 국민연금만한 노후대비 저축상품은 없다고 봐야한다. 가정주부도 임의 가입이 가능하므로, 젊은 시절부터 부부가 같이 국민연금에 가입해 60세까지 불입한다면, 노후자금 마련은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결과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50·60대도 젊은이처럼 이성과 원나잇스탠드 할 수 있다’는 질문에 대해 20%가 긍정적으로 답했다는 점이다. 성별로는 남자(29.3%)가 여자(10.4%)보다 원나잇스탠드에 적극적이었다. 특히 배우자와 동거하는 5060대 중 18.9%가 원나잇스탠드가 가능하다는 반응을 보인 것은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손 원장은 “사회 분위기와 연관돼 있다”며 “비교적 성적으로 개방돼 있는 젊은 세대의 행태를 따라 하면서 자신이 비교적 젊게 산다는 만족감을 느끼려는 걸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젊은 세대에 비해 임신과 출산에서 해방되면서 성적으로 자유로워졌다는 견해도 있다. 곽 교수는 “진화심리학적으로 이젠 더 이상 2세를 가질 수 없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서 성적 활동이 활발해지게 된다. 이런 심리로 인해 중년들의 성 생활이 자유분방해질 수 있다”며 “고령화 시대로 되면서 신체적인 건강이 좋아져서 성적으로 더 활동적이 되는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5060세대는 일에 대한 욕구도 높았다. ‘기회가 주어지면 충분히 일할 수 있다’는 응답이 88.8%에 달했다. 이에 대해 최 변호사는 “노후 준비를 이야기할 때 경제적인 측면만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며 “노후의 삶에서는 경제적 요인뿐만이 아니라 일에서 오는 성취감으로 인한 자존감의 유지, 하루 24시간을 어떻게 지루하지 않게 보낼 것인가도 매우 중요하다. 늦은 나이까지 일을 하겠다는 대답은 이러한 고민에서 나온 것일 것”이라고 말했다.
손 원장은 “인간 수명이 길어진 이상 보다 더 오래 일하고, 젊은 세대와의 소통의 유지를 위해서도 활력 있고 적극적인 노년의 모습이 요구된다”며 “사회적으로 볼 때 바람직한 현상이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기대 수명의 증가로 50~60대에 삶을 되돌아보고 정리하는 시기로 생각하는 것보다는 새롭게 인생을 시작하거나 혹은 앞으로도 더 발전적인 삶을 살겠다는 의지가 생겨난 결과다. 인간의 정신 발달 단계가 더 길어진 셈이다”라고 덧붙였다.
올해 쉰아홉 살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주는 자신의 막대한 재산의 극히 일부분만 세 자녀에게 물려주고 나머지는 모두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지난해 추산한 세계 4위 거부(巨富)인 여든 네 살의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역시 평소 자식들에게 그들이 스스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고 느낄 만큼의 재산만 물려주고 싶다고 말해왔다. 535억 달러(약 59조8130억 원)의 재산을 지닌 버핏은 벌써 재산의 상당 부분을 빌 게이츠가 설립한 빈곤 퇴치 전문 자선단체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에 헌납했다.
한국 중년층의 재산 사용에 대한 인식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빌 게이츠나 워런 버핏과 같이 세계적 거부는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5060세대가 사회적 책임감에 대한 의식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재산 상속 또는 사회 기부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8.3%가 ‘전액 자식에게 상속할 것’이라고 답했으나 ‘나누어 상속도 하고 기부도 할 것’이라는 대답도 46.6%에 달했다.
시니어 전문 미디어 ‘브라보 마이 라이프’(www.bravo-mylife.co.kr)는 사이트 오픈을 기념해 한길리서치와 지난해 12월 14일부터 20일까지 전국의 50~60대 성인남녀 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의 50·60대 생활 의식’ 설문조사(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서 ±4.35%P)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산업화·민주화의 주역으로 활약하며 치열한 삶을 살아온 중년 세대의 사회관이 크게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노년에 자식을 위해 살아온 인생을 계속 살기 보다는 자신이 추구하는 이상적 삶의 가치에 적극 투자하겠다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자식에 대한 재산 상속 시기를 묻는 질문에 재산의 일부 또는 전부를 자식에게 상속할 의사가 있는 50·60대의 76.9%가 ‘사망 시에 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사망 시가 아닌 경우 본인의 나이 몇 세에 상속할 것인가란 질문에 ‘80세 이상’을 꼽은 경우가 31.8%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70~74세’(30.8%), ‘75~79세’(22.4%), ‘65~69세’(12.2%), ‘64세 이하’(2.8%)가 뒤를 이었다.
자식에게 미리 상속을 해주던 과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100세 시대가 도래하고 자녀가 부모를 부양하지 않는 세태이다 보니 60~70대 부모들도 늦게까지 재산을 지키려는 경향이 강하며 경제적인 주도권을 오래 유지하면서 자식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연구소 홍형식 소장은 “지금의 5060세대는 나이는 들었지만 독립적이고 왕성한 사회 활동 욕구가 강하다. 이들은 진취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로 여유를 즐기며 다양한 취미 활동을 한다”며 “시대 변화에 둔감하고 새로운 것을 익히는 데 거부감이 강한 전통적인 이전 세대의 이미지와는 상당히 다르다”고 말했다.
춤을 통해 삶의 활력을 되찾는 중년 남성의 이야기. 영화 ‘쉘 위 댄스’는 강신영(63) 씨의 두 번째 인생과 닮아 있는 듯하다. 지긋한 나이에 단단히 춤바람이 났으며, 그 춤이 남녀가 함께 추는 댄스스포츠라니… 게다가 순수한 열정으로 뒤늦게 춤을 배워 멋진 댄서로서의 꿈까지 이뤘으니 말이다.
“흥겹죠? 원래 인간은 ‘호모 루덴스’라고 하잖아요. 본능적으로 유희를 즐기는 동물이란 의미지요.”
건설자, 스포츠장갑 회사 공장장, 스포츠 브랜드 사장으로 이어지는 25년간의 회사 생활을 정리하고 마흔 여덟 나이에 시작한 제2의 인생. 강 씨는 댄스스포츠 지도자이자 댄스칼럼니스트로 화려하게 변신했다.
◆타고난 춤 달인 기질에 꿈틀거리는 열정
강씨가 춤을 처음 접한 것은 1960년대 까까머리 고등학생이던 시절이다. 영화를 상영하는 동네 ‘용산극장’에 가끔 쇼단의 공연이 펼쳐졌는데 ‘댄스의 달인’으로 이름을 날리던 ‘트위스트 김’ 쇼를 하는 날이면 온 동네가 들썩였다. 학생 신분이라 입장 불가였던 그는 쇼를 보고 나온 사람들이 추는 춤을 흉내내며 따라하곤 했다. 그의 다져진 춤 실력은 경주 수학여행에서 위용을 뽐냈다.
“트위스트 음악이 나오자마자 총알같이 나가 춤을 췄더니 모두들 경탄하며 환호하던 걸요. 내성적이고 조용한 학생이던 저는 그 일을 계기로 확실히 ‘튀는 아이’가 됐습니다. 또 친구들에게 춤을 가르치는 춤 선생으로 여기저기 불려 다녔지요.”
‘젊음의 행진’이라는 인기 쇼 프로 무대까지 나가 춤을 췄을 정도였으니 그는 학교에서 열렬한 지지를 받는 ‘춤의 지존’으로 통했다.
“춤에 대한 열정은 이때부터 늘 제 안에서 꿈틀거리고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어른이 된 그는 좋아하는 춤을 계속 출 수 없었다. 학생 때는 춤을 추면 마치 불량학생들이나 하는 짓으로 치부하고 성인이 배우는 사교댄스도 퇴폐문화로 보던 그 시절, 결혼을 약속한 애인의 심한 반대로 춤추기를 그만 둘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다시금 그를 춤의 세계로 이끈 것은 독일에서 건설 해외지사 주재원으로 일할 때 본 로렐라이 마을축제의 춤이었다. 강씨는 할아버지와 손녀가 선율에 맞춰 밟는 스텝에 깊이 매료됐다.
“그들의 춤은 우리와 달리 매우 밝아 보였어요. 퇴폐적인 분위기가 전혀 아니었습니다. 가족이 어울려 즐겁게 같이 출 수 있는 춤도 있구나. 문화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춤은 댄스스포츠의 한 종목인 ‘자이브’였다. 저걸 꼭 배워야겠다고 그는 굳게 결심했다. 하지만 당장은 어려웠다. 서른 세 살의 젊은 청년에겐 먹고 사는 일이 더 급했다.
IMF 외환위기로 1999년 어려운 회사 경영에서 손을 떼기까지 청춘을 불사르며 정말 열심히 달려왔더니 어느 덧 마흔 여덟. 그동안 가슴 속에 담아두고만 있었던 춤에 대한 열정, 로렐라이 언덕에서의 다짐을 실현하겠다고 나선 것은 그때였다.
◆독일서 본 ‘자이브’에 매료돼 댄스스포츠 입문
“그 즈음 우리나라에서도 ‘부부 볼룸댄스’라는 이름으로 문화센터에서 댄스 스포츠의 붐이 일기 시작했어요. 춤에 대한 인식이 워낙 안 좋던 때라서 ‘부부’를 내세웠던 것 같아요. 조심스럽게 아내를 설득해 댄스스포츠 중에서도 자이브를 함께 배웠죠. 자이브는 재즈음악에 맞춰 추는 격렬한 춤이에요.”
이후 댄스에 더 열정적으로 빠져 들게 된 강 씨. 문화회관이든 댄스장이든 배우고 연습할 수 있는 곳만 있으면 일주일 내내 틀어박혀 춤만 췄다. 춤을 추는 무리 가운데 남자는 그가 거의 유일했다. 청일점이라도 쑥스러워하거나 쭈뼛쭈뼛해하지 않았다. 언제나 용기백배 당당한 댄서의 모습이었다.
댄스스포츠 외에도 살사, 재즈댄스, 방송 댄스 등으로 장르를 확대했다. 댄스 동호회에도 나가고 경기 대회에 나가 챔피언의 영광도 안았다. 커플댄스로 댄스스포츠 10종목, 사교춤인 블루스 지터벅, 사교 라틴 살사, 메렝게, 바차타, 스윙, 맘보, 아르헨티나 탱고, 포크댄스까지. 자유자재로 출 수 있는 달인 경지에 올랐더니 가르침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그래서 이번엔 ‘지도자’에 도전했다. 2003년 경기대 사회교육원에서 댄스스포츠 코칭 아카데미 1급 자격증을 1년 만에 땄다. 강 씨는 댄스스포츠의 본고장인 영국 유학도 계획했다. 2004년 여름, 아버지의 유산을 상속 받은 돈으로 쉰 두 살에 영국 댄스스쿨 ‘셈리(Semley) 스튜디오’에서 두 달간 과정을 이수, 국제댄스스포츠지도자(IDTA) 자격증을 땄다.
“웬만한 실력자들도 3번 정도는 떨어지는 게 보통이라는데 나는 최우수 성적을 기록했다”는 그의 목소리에 자신감과 자부심이 묻어난다. 항상 가족을 위해 돈을 벌고 써왔지만 이번에는 처음으로 자신만을 위해 과감하게 투자했단다.
귀국 후 그는 곧바로 ‘댄스앤조이’라는 댄스동호회를 만들고 댄스지도자 및 댄스칼럼니스트로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댄스스포츠 전문 잡지의 기자로 일하며 댄스스포츠 관련 책도 4권이나 냈다.
“댄스 칼럼을 쓰면서 보람 있게 생각하는 것은 댄스스포츠에 대한 잘못된 해석을 바로 잡아 주고 옳지 않은 부분은 밝혀내 정설을 알려주는 거예요. 그 중에서도 댄스스포츠가 건강에 여러 가지로 좋다는 점을 근거로 들어 설명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죠.”
유산소 운동이라서 운동 효과가 크고 친목을 도모해 우울증 개선에도 좋다고 했다. 좋아하는 춤을 마음껏 추니 행복하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 저절로 젊어진다는 게 강 씨의 얘기다.
그는 춤 전도사를 자처한다. 댄스스포츠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보급을 위해서다. 요즘은 사교춤과 구분해 댄스스포츠를 건전한 체육행위로 보는 경향이 많아졌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단다. 그는 “앞으로 내게 남은 8만 시간을 오롯이 건전하고 아름다운 춤을 나누는 일에 쓰겠다”고 말했다.
‘꽃다운’ 30대와 ‘성숙한’ 40대를 일과 가족, 회사 선후배와의 관계에 바친 한국의 5060세대는 인생의 황혼기를 어떻게 맞이하고 싶을까. 청춘, 건강, 자기계발, 자신감, 성취감, 도전정신, 베풂 등이 정답을 찾을 키워드다.
이들 신중년층은 스스로가 실제 나이보다 5∼10년 젊다고 생각하고 있고, 건강과 외모 관리에도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에너지가 충만하고 청년못지 않은 열정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특히 소비와 여가 생활을 적극적으로 즐기는가 하면 자기계발이나 사회 문제에도 적극 나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역 시절 사회의 경제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한 것을 자랑으로 여길뿐 아니라 은퇴 후에도 가치 있는 존재로 남고 싶어 하는 게 대한민국 5060세대들의 속내다.
이같은 사실은 고품격 시니어 전문 미디어 ‘브라보 마이 라이프’(www.bravo-mylife.co.kr)가 창간을 기념해 전문조사 분석기관인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50~60대 생활 의식’이란 설문조사에서 여실히 나타났다.
특히 5060세대의 정체성과 관련된 조사에서는 50·60대가 지나온 삶에 대해 만족스럽게 생각하는지, 나이 들어가는 것을 어떻게 느끼는지, 노년의 삶에서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지 등 50·60대의 ‘정체성 현주소’를 가감없이 엿볼 수 있었다.
◆5060세대 47.7% “이제는 나 자신을 위해 살겠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그동안 가족을 위해 살아온 5060세대가 향후 남은 인생에 대해서는 자신을 위해 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는 점이다.
‘앞으로 누구를 위해 살 것인가’란 질문에 우리나라 5060세대의 절반 가까이(47.7%)가 ‘나 자신을 위해 살 것이라고 답했다. ’지금까지 내가 아껴온 사람들을 위해 살 것‘이란 응답률도 52.1%를 차지해 내 가족을 위해 여전히 헌신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지지만 자기 삶을 찾겠다는 인식도 상당히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오로지 가족들만을 위해 희생해야 한다는 이전 세대 의식과 상당히 달라진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전체 응답자의 91.3%가 ‘가족이나 주변의 그 누군가를 위해 살아왔다’고 응답했으며 이중 ‘자식을 위해 살아왔다’는 응답이 86.4%에 달했다. ‘나 자신을 위해 살아왔다’고 한 응답자는 8.7%에 불과했다.
“이젠 나를 위해 살겠다”는 중년층의 의지는 최근 생활·여가·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신(新)중년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신중년은 60~75세까지의 연령대를 일컫는 신조어로, 점점 커지는 이들의 소비 파워를 겨냥해 롯데백화점은 상위 20% 고객 중 60대 이상 고객층 10만여명을 특별 그룹으로 집중 관리하고 있으며, GS샵은 50대 이상을 대상으로 한 신중년 전용 쇼핑몰 ‘오아후’를 운영하고 있다.
신중년층들의 영화 사랑도 뜨겁다. 그만큼 다양하게 취미-여가활동에 나서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2004년 35만명에서 2013년 590만명으로 16배 정도 증가했다. LG경제연구원은 현재 전체 인구의 12%가량(611만명)인 신중년층이 전체 총소비의 18%(122조5000억원)를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5060세대는 지나온 삶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는 의견을 많이 보였다. ‘나는 오늘날까지 열심히 살아왔나’라는 질문에 96.2%가 ‘그렇다’고 했다. ‘하는 일에 성공했나’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그렇다’는 응답(64.9%)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5060대 60.1% “나는 아직 청춘”
우리나라 50·60대 10명 중 6명꼴로 자신이 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5060세대의 60.1%가 ‘나는 아직 청춘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몸매나 건강·젊음 유지를 위한 노력’을 묻는 질문에 ‘그런 편’(71.2%)이라는 답이 응답자의 3분의 2를 넘었고 ‘자기계발 및 자신을 위한 투자’를 묻는 질문에도 ‘그런 편’(54.8%)이라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
스스로 젊은 세대 못지않은 신세대라고 여기는 50·60대도 적지 않았다. ‘새로운 스마트폰이 나오면 교체하고 싶다’는 답변이 33.1%에 달했다. 최근 중·장년층의 스마트기기 이용자 수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스마트폰 기능을 젊은 사람들 못지않게 활용하는 중·장년이 늘고 있다. 스마트기기를 잘 다루는 신세대 중·장년을 요즘엔 ‘실버티즌’으로 부른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50대 이상에서 스마트폰 사용자 비율은 2011년 9.5%에서 2012년 46.8%로 증가했다. 60세 이상의 스마트폰 사용자 비율도 23.4%에 이른다. 또 ‘수영복이나 비키니를 자연스럽게 입을 수 있다’는 50·60대도 25.7%를 차지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지금의 5060세대가 삶의 과정 동안 경제적·문화적으로 급속한 발전을 목도한 세대로서 젊음과 창의성을 중요시하고 성취감과 자긍심을 갖고 있으며 학습 의지도 높다는 점이 사실로 증명됐다. 사회·경제 전문가들은 이처럼 활동적이며 소비 성향이 강한 중년층을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라고 부르며 기존 50~60대 시니어와 구별하고 있다.
적극적이고 진취적·도전적 성향이 강한 특성을 지니는 세대이지만 나이 드는 것에 대해서는 ‘서럽고 힘들다’(52.5%)고 토로했다. 반면 ‘개의치 않고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답한 응답자도 47.5%에 달했다.
그렇다면 5060세대가 스스로 노인이라고 인정하는 나이는 몇 세일까. 가장 많은 55.2%가 70∼74세는 돼야 노인 세대로 진입한 것이라고 응답했다. ‘65∼69세’라는 응답은 15.6%였고 ‘75~79세’는 17.5%, 80세는 넘어야 한다는 답변이 8.7%, 64세 이하라는 답은 4.7%였다. 법적으로 65세 이상을 노인으로 규정한 것과 달리 50·60대 다수는 70세 이상을 노인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5060세대 10명 중 5명 “자식에게만 상속하지 않을 것. 기부도 하겠다”
올해 쉰아홉 살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주는 자신의 막대한 재산의 극히 일부분만 세 자녀에게 물려주고 나머지는 모두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지난해 추산한 세계 4위 거부(巨富)인 여든 네 살의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역시 평소 자식들에게 그들이 스스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고 느낄 만큼의 재산만 물려주고 싶다고 말해왔다. 535억 달러(약 59조8130억 원)의 재산을 지닌 버핏은 벌써 재산의 상당 부분을 빌 게이츠가 설립한 빈곤 퇴치 전문 자선단체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에 헌납했다.
한국 중년층의 재산 사용에 대한 인식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빌 게이츠나 워런 버핏과 같이 세계적 거부는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5060세대가 사회적 책임감에 대한 의식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재산 상속 또는 사회 기부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8.3%가 ‘전액 자식에게 상속할 것’이라고 답했으나 ‘나누어 상속도 하고 기부도 할 것’이라는 대답도 46.6%에 달했다.
이는 산업화·민주화의 주역으로 활약하며 치열한 삶을 살아온 중년 세대의 사회관이 크게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노년에 자식을 위해 살아온 인생을 계속 살기 보다는 자신이 추구하는 이상적 삶의 가치에 적극 투자하겠다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자식에 대한 재산 상속 시기를 묻는 질문에 재산의 일부 또는 전부를 자식에게 상속할 의사가 있는 50·60대의 76.9%가 ‘사망 시에 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사망 시가 아닌 경우 본인의 나이 몇 세에 상속할 것인가란 질문에 ‘80세 이상’을 꼽은 경우가 31.8%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70~74세’(30.8%), ‘75~79세’(22.4%), ‘65~69세’(12.2%), ‘64세 이하’(2.8%)가 뒤를 이었다.
자식에게 미리 상속을 해주던 과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100세 시대가 도래하고 자녀가 부모를 부양하지 않는 세태이다 보니 60~70대 부모들도 늦게까지 재산을 지키려는 경향이 강하며 경제적인 주도권을 오래 유지하면서 자식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연구소 홍형식 소장은 “지금의 5060세대는 나이는 들었지만 독립적이고 왕성한 사회 활동 욕구가 강하다. 이들은 진취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로 여유를 즐기며 다양한 취미 활동을 한다”며 “시대 변화에 둔감하고 새로운 것을 익히는 데 거부감이 강한 전통적인 이전 세대의 이미지와는 상당히 다르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건강’…재테크-여가활동 순
5060세대는 노년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1순위로 건강(76.1%)을 꼽았다. 재산이나 부(15.4%), 여가활동 및 삶의 질(6.9%), 부부 또는 이성 간의 관계(1.6%)가 뒤를 이었다. 노년에는 건강에 따라 삶의 질에 큰 차이를 보이므로 건강이 곧 행복이라는 인식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일에 대한 욕구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회가 주어지면 충분히 일할 수 있다’는 응답이 88.8%로 가장 많았다. 특히 스스로 청춘이라고 생각하는 50·60대에게서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박지숭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이 지난해 7월 발표한 ‘한국 50대 장년층의 퇴직 후 일에 대한 인식 및 욕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50대 남녀 1000명을 조사한 결과, 은퇴 전까지 이직한 경험이 없는 400명 중 91%는 퇴직 후에도 계속 일하기를 원했다. 수많은 은퇴자가 일을 원한다는 얘기다. 뿐만 아니라 현재 50대가 이전 세대보다 자아실현 욕구가 강하다는 방증인 셈이다.
실제로 최근 베이비부머의 본격적인 은퇴와 경기침체가 맞물리면서 5060세대의 취업과 창업은 급증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을 보면 50대와 60대 이상의 취업자 수는 각각 27만명, 22만2000명 증가했다. 60대 이상 취업자 수 증가 폭은 5년 전(2008년·1만8000명)과 비교하면 10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또 통계청에 따르면 2012년 8월 기준 50대 자영업자 수는 총 175만6000명에 달한다. 159만5000명(2009년)→160만8000명(2010년)→169만7000명(2011년)으로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2012년엔 처음으로 전체 자영업자의 30% 이상을 점하며 창업 열풍을 주도했다.
50·60대는 자신이 언제까지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할까. 건강만 놓고 봤을 때 일할 수 있는 나이 상한선을 묻는 질문에는 36.5%가 ‘70~74세’라고 답했다. 이어 ‘65~69세’(33.1%), ‘64세 이하’(15.4%), ‘75~79세’(10.9%), ‘80세 이상’(4.1%) 순으로 나타났다. 스스로 노인이라고 인정하는 나이인 70대 중반까지도 충분히 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음달부터 배우자도 가업상속공제를 받을 수 있게 되며 병역의무, 질병요양 등의 기간도 가업 종사기간으로 인정된다. 중소기업의 원활한 가업승계를 지원하기 위한 조치다. 출판·공연예술업과 도선업도 중소기업 특별세액을 감면받을 수 있게 된다. 중소기업간 거래나 중소·중견기업의 수출목적의 국내거래는 일감몰아주기로 인정하지 않아 세금을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기획재정부가 23일 발표한 상속·증여세 등을 포함한 세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가업상속공제와 관련해 상속인의 배우자가 가업을 영위하는 경우에도 가업상속으로 인정된다. 기존에는 지금까지는 법적 상속인인 피상속인의 자녀나 부모, 형제, 8촌이내 친척만이 상속을 받기 2년전부터 물려받을 가업에서 일해야 상속세를 공제받을 수 있었다.
상속 개시 전 대표자 재직요건도 완화됐다. 피상속인이 전체 가업기간 중 60% 이상, 상속개시일로부터 소급해 10년 중 8년 이상을 대표자로 재직해야 공제를 받을 수 있었지만, 중소기업의 핵심인력성과보상기금 납입비를 손비로 인정해주는 등 중소기업에 대한 혜택이 늘어났다.
가업상속공제 혜택 요건인 피상속인의 대표자 재직 기간도 전체 가업기간 60% 이상에서 50% 이상, 또는 상속개시일로부터 소급해 10년 중 8년 이상에서 5년 이상으로 완화된다. 사후관리 요건도 완화됐다. 현재는 상속개시 후 10년간 업종과 지분을 유지해야 하지만 앞으로는 세분류 내에서의 업종을 변경할 수 있고 기업공개 요건 충족을 위한 지분이 줄어드는 것도 허용하기로 했다.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일감몰아주기는 세 부담도 줄어든다. 중소기업간 매출과 중소·중견기업의 수출목적 국내거래(간접수출)은 과세대상에서 빠진다. 계열사 간 매출액 중에서 일감을 준 기업의 대주주나 지배주주, 지주회사가 보유한 수혜법인의 지분율 만큼은 자기증여로 보고 제외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지금까지는 중소·중견기업과 일반기업이 동일한 과세기준을 적용받았지만 앞으로는 정상거래비율(30%→50%), 주식보유비율(3%→10%)을 각각 완화해 중소·중견기업간 거래 인정폭이 더욱 넓어지게 됐다. 기존에는 지배주주 지분이 10%를 넘어야 특수관계 법인(계열사)으로 보고 과세대상에 포함시켰지만, 중소기업과 매출액 5000억원 미만의 중견기업에 대해서는 그 기준으로 50% 초과로 완화된다.
중소기업 특별세액감면 대상도 제조업 중심에서 서비스업종으로 확대된다. 수도권과 지방에서 10~35%의 비율로 적용되는 중소기업특별세액감면 대상 중 지식기반산업에 출판업과 공연예술업을 신규로 지정했다. 물류업의 범위에는 도선업을 포함했으며 작물재배업과 어업에 대해 소기업 판단기준을 완화해주기로 했다.
한국인 평균상속재산
한국인의 평균 상속재산이 1억 원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네티즌들은 이마저도 많은 것이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세청의 '2012년 과세유형별 상속세 결정 현황'에 따르면 2012년 재산을 물려준 피상속인은 28만7000명이고 이들이 물려준 상속재산 총액은 26조5374억 원에 이르렀다. 2012년 총 상속재산의 평균은 9200만원이었다.
1억 원 이하의 재산을 물려준 피상속인이 23만9000명으로 전체의 83%를 차지한 가운데 상속재산이 500억 원을 넘은 고액자산가는 7명이었다.
이들 고액자산가의 상속재산 총액은 1조3990억 원으로 1인당 평균 1999억 원에 이르렀다. 상속재산이 100억∼500억 원인 피상속인은 92명, 50억∼100억 원은 185명이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1인당 평균 1억9400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도(1억2200만 원)와 세종시(9200만 원)가 뒤를 이었다. 반면 전남(3700만 원)과 경남(4700만 원)은 상대적으로 상속금액이 낮았다.
피상속인 가운데 과세 대상자는 6201명으로 이들의 1인당 평균 상속재산은 18억1000만 원, 평균 상속세는 2억8500만 원이었다. 또 10억 원 미만의 재산을 물려줘 상속세를 면제받은 28만여 명의 평균 상속재산은 5400만 원이었다.
이같은 내용을 접한 네티즌들은 "한국인 평균상속재산, 요즘 같은 세상에 상속이나 받으면 다행" "한국인 평균상속재산, 빚 안물려 주시는 것도 고맙다" "한국인 평균상속재산, 남의 나라 이야기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국내에서는 이제 장수 리스크 대응이 화두다. 하지만 선진국에서는 장수 리스크를 산업화해 실버세대를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금융분석실 이새롬 선임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실버마켓 성장에 따른 금융의 대응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금융회사들은 펀드 중심의 영업으로부터 예금, 보험, 퇴직연금 등 다양한 상품으로 구성된 생애 단계별 자산운용안을 제시하고 있다. 수익률 하락, 고령자의 재무적 니즈 다변화 등으로 펀드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1980년대 이후 고령화, 금융시장의 호황 등을 배경으로 미국 금융회사들은 은퇴 관련 펀드 상품 위주로 영업을 확대해 은퇴 금융시장의 높은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미국 은퇴 금융시장 규모는 1980년 7220억 달러에서 2000년 8조4670억 달러, 2012년 14조8450억 달러로 급성장했다.
미국 실버마켓은 최근 고령자의 재무적 니즈가 다변화(의료비, 상속, 세테크 등)되면서 생애 단계별 상품 포트폴리오 제시로 전환됐다. 확정기여(DC·Defined Contribution)형 및 은퇴 서비스 간의 연계 강화가 특징이다.
또 연금지급 상품 개발을 통해 은퇴 이후에도 필요한 자산관리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단계별로 보면 은퇴 준비 시작 단계에서는 보험, 뮤추얼펀드, 적금, 예금 등 상품을 통해 소득 및 지출내용에 따른 필요 노후자금 및 적정 저축률을 산정한다. 개인의 투자 성향에 따른 상품 포트폴리오를 제시한다.
본격적 은퇴 준비 단계에서는 보험, IRA(만기연장 또는 신규가입), ETF 등의 상품을 통해 건강보험 보장 내역을 리뷰한다.
또 수익률 검토 등 자산배분에 대한 리뷰를 통해 목표 은퇴자금 산정 및 달성 방안을 제시한다.
은퇴 직전 단계에는 채권, 연금상품 등의 상품이 추천된다. 부족한 자금을 채우기 위한 계획과 보유자산에 대한 연금화 방안 등이 제시된다.
은퇴 기간에는 채권, 연금상품, 상속설계, 신탁 등의 상품이 추천된다. 상품인출 방안 및 상속설계가 주를 이룬다.
더불어 최근 미국 보험사들은 민영 간병보험시장 침체에 대응해 즉시연금 및 간병보험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상품 출시를 확대하는 추세다. One America, State Life 등의 보험사들은 장기 간병 보험금이 지급되는 즉시연금 상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보험료가 지속적으로 인상되는 기존 상품과는 달리 보험료 인상 부담이 없다. 또 간병 서비스가 필요 없을 경우 연금수령을 통해 생활비로 활용한다.
일본 금융사들은 개별 금융상품 중심의 영업보다는 의료비 등 다양한 재무적 니즈 충족이 용이한 신탁상품 개발을 통해 장기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월지급식펀드, DC형 등으로 서비스 라인업을 강화하는 추세다.
후견제도지원신탁은 치매, 지적장애 등으로 판단 능력이 저하된 사람이 미리 선택한 후견인을 통해 의료비, 생활비 등을 확보하는 상품이다.
특정증여신탁은 부모 사망 후 장애인 자녀의 생활비, 의료비를 보장한다.
또 일본 보험사들은 실비(간병, 암 등) 보장 보험상품 시장의 성장으로 경쟁이 심화되면서 간병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Nippon 생보사는 2012년 4월부터 일부 생명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자택방문 간병 부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2010년부터 Best Doctors Inc.에서 선정한 일본 내 전문의들을 연결해 주는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지난해 일본 정부는 보험사가 간병, 장례 등의 현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제도 개혁안을 발표했다. 올해부터는 보험사들이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 연구원은 “제도개혁으로 보험사의 현물 급부가 허용됨에 따라, 향후 고객유치를 위한 금융회사들의 서비스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주택 분야에서도 실버마켓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주택과 금융이 결합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미국은 모기지론 수요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자산관리와 모기지론을 결합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본은 민간 주택연금 활성화를 위해 신탁과 주택연금이 연계된 상품을 출시했다.
부자가 되는 것보다 자녀가 부모처럼 부자로 살도록 재산을 제대로 물려주는 것이 더욱 어렵다.
조상의 자수성가한 이야기를 들려줄 것, 일찍부터 투자 자문가 등 전문가 상담을 받게 할 것 등 자녀에게 부를 제대로 물려주는 방법을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개했다.
어떤 부자 가문이라도 온갖 역경과 실패를 딛고서 지금의 부를 일군 조상이 있다. 금융교육업체 칠드런스파이낸셜네트워크의 닐 갓프리 회장은 “자녀들에게 자신들이 누리는 부가 어디서부터 왔는지 알게 해야 한다”며 “회사의 역사가 처음 시작된 공장을 자녀와 함께 방문하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부자들의 자녀는 풍족한 환경에서 자라면서 자신의 부가 쉽게 얻어진 것처럼 착각하기 쉽다고 지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프라이빗뱅크(PB) 부문인 US트러스트가 지난해 재산이 3000만 달러(약 318억원)가 넘는 부자들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7%는 자녀가 최소한 25세는 돼야 자신의 부를 물려받을 능력을 갖출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부자들이 자녀와 일찍부터 돈과 재산 등에 대한 얘기를 나눠야 갑작스런 재산상속으로 불거질 수 있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갓프리 회장은 “자녀들에게 깜짝 재산상속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들은 갑자기 재산을 받으면 어떻게 쓸지 감을 잡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내가 아는 한 가족은 장남이 21살일 때 갑자기 700만 달러라는 거액을 물려줬다”며 “그후 이 장남은 대학을 자퇴하고 방탕하게 살다가 마약중독으로 재활시설에 들어가는 신세가 됐다”고 덧붙였다. 자녀들에게 가족이 보유한 재산을 시시콜콜하게 알려줄 필요는 없지만 일찍부터 투자 자문가 등의 상담을 받게 하면 자녀가 나이에 따라 어떻게 적절히 행동할지 알 수 있다고 WSJ는 전했다.
특히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가 퍼지면서 자녀들에게 분별력을 가르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예를 들어 자녀가 페이스북에 자랑삼아 어디로 스키여행을 간다는 내용을 올리면 납치나 절도 같은 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위험이 커진다. US트러스트는 고객의 자녀를 대상으로 온라인보안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자녀가 성인이더라도 사생활 보호 등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분별력 있는 행동을 하도록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WSJ는 덧붙였다.
자녀에게 용돈을 줄 때도 단순히 돈만 주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용도를 설명하는 등 부모가 행동으로 돈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권고했다. 럭셔리매장 등에서 쇼핑을 무분별하게 즐기는 부자들이 자녀에게 돈의 가치를 설명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또 어릴 때부터 자녀가 일하는 습관을 갖게 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자녀에게 어릴 때부터 심부름을 시키거나 커서는 레스토랑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도록 하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한편 가정 내 과외활동이나 여행 등 일상생활에서 지출에 관련된 결정을 한 번 맡겨보는 것도 좋은 교육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한국 국민의 평균 상속 재산이 9000여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이 15일 발표한 ‘과세 유형별 상속세 결정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상속세가 확정된 피상속인 28만7000명의 총 상속재산은 26조5374억원으로 평균 상속재산은 9200만원이었다.
서울은 평균 상속 재산이 2억원에 육박한 반면, 전남은 3700만원으로 지역별 편차도 큰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1억9400만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경기가 1억2200만원, 세종시(9200만원), 인천(8700만원), 충남(7700만원), 경남(4700만원), 전남(3700만원) 순이었다.
상속재산 규모로는 1억원 이하가 23만9000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상속재산이 500억원을 넘는 고액 재산가도 7명에 달했다. 이들의 총 재산가액은 1조3990억원으로 1인당 평균 1998억5000만원이었다.
28만7000명의 피상속인 가운데 과세 대상자는 6201명으로 이들의 총 상속재산은 11조2296억원, 부과된 상속세(결정세액)는 1조7659억원이었다.
1인당 평균 상속재산은 18억1000만원, 평균 상속세는 2억8500만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