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이 4주째, 전국 3단계 시행 1주째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은 여전히 정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새 거리두기가 개편 전보다 훨씬 느슨하다는 전문가들의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가 오는 6일 거리두기 조정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거리두기 단계 조정안과 관련해 "추이를 하루 이틀 더 면밀히 지켜보고 6일에 다음주부터 적용할 거리두기 단계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수도권 4단계·비수도권 3단계)는 오는 8일 24시에 종료된다. 수도권에 4단계가 처음 적용된 지난 7월 12일 정부는 2주를 계획했다. 하지만 확산세가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자 같은 방안을 2주 연장하는 조치를 취했다. 4주째에 접어든 6일 정부가 강화된 개편안을 발표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거리두기 체계를 현재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계속해서 지적하고 있다. 백신 접종 속도가 더딘 상황에서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 우세종으로 자리 잡아 전국에서 확진자 수가 좀처럼 줄지 않고 있어서다.
4일 0시 기준으로 비수도권 확진자 수는 지난해 초 대구·경북 중심의 1차 유행 이후 최다 기록이다. 주말 검사건수 감소 영향이 사라진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725명에 달했다. 일주일 전인 지난 27일 기록한 역대 최고치(1896명)에는 못 미쳐도 근접하는 수치다. 문제는 비수도권 확진자가 계속 불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날 전체 국내 발생 확진자의 37.7%인 628명이 비수도권에서 나왔다. 전국으로 여행을 떠난 수도권 시민들로 인해 여름 휴가가 끝나면 확진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그런데 정부에서는 좀처럼 방역조치 강화 카드를 선택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거리두기 4단계에 따른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사적 모임'의 장기화로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해, 일부 완화 조치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김 총리는 4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오후 6시 이후 2인 이상 만나지 못하게 해놓은 것은 자영업자에게 너무 지나칠 만큼 혹독하다"며 "거리두기에 따른 방역 효과는 있지만 자영업자·소상공인의 피해는 치명적이어서 이런 부분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 달째 잡지 못한 4차 대유행의 전국 확산이 매우 심각한 수준임을 정부가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집합금지와 운영제한 같은 조치로 발생할 사회·경제적 피해를 우려해 현행 조치를 더 강화하지 않는다면 현 확산세를 전환시키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가 너무 느슨하다고 적용 이전부터 지적했다. 2.5단계만 해도 다른나라의 록다운(봉쇄) 수준에 가까운 조처가 내려졌던 것과 달리 현재는 최고 단계인 4단계로 격상했음에도 다중이용시설이 모두 열려 있어서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창문을 열어 놓고 모기를 잡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엄중식 가천대학교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현 거리두기는 부분적 효과만 거뒀다. 델타 변이 유행에 따른 거리두기를 강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며 "전국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일괄 상향하고 유행이 계속될 경우 주간 이동과 모임을 억제할 수 있어야 한다. 단 확실한 손실 보상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자영업자의 어려움은 정치권이 경제적 보상으로 풀어야 할 문제이지, 델타 변이가 확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방역을 풀 문제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전 유행과 달리 좀처럼 잦아들지 않는 4차 유행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4차 유행이 지속될수록 국민들의 피해와 피로감도 그만큼 커진다. 정부가 현명한 판단을 빠르게 해야 하는 이유다.
최근 부동산중개업과 통신판매업은 늘고, 호프집·노래방 등은 줄고 있는 추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지난해부터 부동산 가격이 고공행진 하면서 부동산중개업이 1년 새 전국적으로 1만 개 가까이 늘어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포화상태’에 놓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세통계포털에 공개된 ‘2021년 5월 100대 생활업종 현황’에 따르면 100대 생활업종 사업체 수는 264만4250개로 지난해 5월보다 19만5714개(8.0%) 증가했다.
이 중 부동산중개업은 1년 동안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올해 5월 등록된 부동산중개업은 총 13만7301개로 지난해 5월 12만8305개보다 8996개(7.0%) 증가했다.
이런 흐름은 지난달 공개된 국세통계 2차 수시공개에서도 나타난 바 있다. 지난해 말 신규사업자 151만9000명 중 부동산업을 새롭게 시작한 이가 43만9000명으로 전체 신규 사업자 중 28.9%의 비중을 차지했다.
전국적으로 부동산업이 늘어난 가운데 지역별로는 서울 6.17%, 부산 8.2%, 대구 7.8%, 인천 7.9%, 광주 5.7%, 대전 5.6%, 경기 8.2% 등의 증가율을 보였다. 세종은 11.9%로 전국 광역시도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세종은 지난해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올랐던 지역 중 하나다.
다만 업종 수가 늘었다고 해당 업종을 반드시 호황으로 볼 수 없다는 해석도 나온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국면에서 전반적인 경기가 하락한 탓에 상대적으로 창업 비용이 적은 부동산업 쪽으로 자리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통신판매업도 비대면 문화가 활성화하면서 ‘코로나 특수’를 누리고 있다. 통신판매업은 온라인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사업을 말한다. 통신판매업은 지난해 5월 29만7469개에서 올해 5월 40만919개로 34.8% 증가했다.
반면 호프집과 노래방처럼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영업제한이 있던 업종은 타격이 컸다. 호프 전문점은 2만7840개로 1년 전보다 3636개(-11.6%) 감소했고, 간이주점도 1만1612개로 1900개(-14.1%) 줄었다. 노래방 역시 2만8252개로 1년 만에 1554개(-5.2%)가 줄었다.
이 외에도 여행사(–4.5%), PC방(–3.4%), 예식장(5.7%) 등이 감소세를 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전 국민의 피로도가 크게 쌓인 가운데, 이를 녹이는 따뜻한 사진 한 장이 조명되고 있다. 방호복을 입은 채 할머니와 화투 놀이를 하는 간호사 사진이다.
3일 대한간호협회에 따르면 화제의 주인공은 삼육서울병원 이수련(29) 간호사로 사진은 해당 병원의 음압 병상에서 촬영됐다. 이 사진은 올해 간호협이 공모한 ‘제2차 간호사 현장 수기·사진전’에 출품됐다.
사진 속 박모 할머니(93)는 지난 2020년 8월 1일 코로나19로 서울의 삼육서울병원 음압병상에 입원했다. 중등도 치매환자였던 할머니는 요양원에서 감염돼 코로나19 전담병원인 이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고열로 기운도 뚝 떨어진 상태였다.
코로나19 병동에 배치된 간호사 10여 명은 할머니가 병실 침대를 꺼리고 낙상 위험이 있어 병실 바닥에 매트리스를 깔았다. 사진 속 침대가 바닥에 놓여 있던 이유도 간호사들의 배려 덕분이었다.
치매 환자인 고령의 할머니가 격리병실에서 홀로 적적해하고 힘들어하자 간호사들은 특별한 조치를 생각해냈다. 일종의 놀이치료로 화투를 이용한 꽃그림 맞히기와 색연필로 색칠하기다.
할머니의 식사 챙기기부터 기저귀 갈아주기 같은 어려움도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할머니가 완치되기를 바라며 정성을 다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속 주인공인 7년차 이수련 간호사는 “격리병상에서 환자가 말을 나눌 사람은 간호사 밖에 없지 않으냐”며 “계속 졸기만 하는 할머니를 깨우고 달래 기운을 차리게 하는 방법이 없을지 궁리한 결과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환자들을 돌보다 감염될까 두렵지만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환자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라며 “잘 치료받고 퇴원하시도록 돌봐주는 것 밖에 없다”라고 덧붙였다.
다행히 입원기간 중 증상이 호전된 할머니는 보름 만에 ‘음성’ 판정을 받고 퇴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간호사의 따뜻한 노고에 신경림 대한간호협회 회장은 “두꺼운 방호복을 입어 숨쉬기 힘들고 땀이 비 오듯 하는데도 환자를 정성껏 위로하고 돌보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간호사의 모습”이라며 “코로나에 지친 모든 국민에게 위로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현상으로 행동반경이 좁아졌다. 하지만 덕분에 덜 알려진 이 땅의 자연을 찾는 기회를 얻었다. 유서 깊은 지역이거나 핫 스팟이라고 해서 우르르 찾아가는 곳이 아닌 홀로 조용히 의미 있게 찾아가는 여행지인 셈이다. 비대면을 강조하는 현실에 제격이다. 관심조차 없던 곳이 ‘이렇게 좋았네’라고 비로소 깨닫기도 하고, 좋았다고 생각한 기준도 바뀌는 뉴노멀 시대이기도 하다.
잠깐씩 일상을 환기시키는 짧은 여행은 삶에 활기를 더해 주는 휴식으로 보답한다.코로나19는 멀리 가지 않고도 자연을 충분히 즐기며 행복감을 얻을 수 있는 하루를 더욱 소중하게 만든다. 산책이나 외출과는 사뭇 다르고, 새롭게 만나는 풍경은 비대면으로 답답했던 일상을 따뜻한 평화로움으로 가득 채운다.
진천 초평호(저수지)에 가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여유만만하게 시간을 보내는 낚시꾼들이다. 좌대에 앉아 낚싯줄을 드리우고 초집중 상태에 있는 모습과 멍하니 찌를 바라보며 세상 편한 자세를 취하는 대조적인 두 모습은 바삐 지나가던 나그네의 발걸음조차 멈추게 만든다. ‘이렇게나 평온한 모습이라니…….'
초평호는 주변 지역 농경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진천 최대의 저수지다. 다른 낚시터보다 손꼽히는 담수량으로 깨끗한 호수와 자연이 잘 보존돼 있어 휴식하기에도 더없이 좋은 곳이다. 자연과 한껏 어우러짐에 봄이면 벚꽃으로 가득 찬 꽃섬으로 변신한다. 그래서일까. 낚시 명소인 초평호가 수변 풍경과 걷기 좋은 숲길로 더 알려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산으로 둘러싸인 저수지 위로 떠 있는 좌대들이 알록달록 다양한 색으로 마치 수상리조트처럼 화려하다. 좌대가 자그마치 160개가 넘는다고 하니 무심코 본 초평호가 얼마나 넓은지 가늠케 한다. 가끔씩 토종 붕어를 만날 수 있다는 정보가 낚시 애호가들을 이곳으로 안내하고 있다.
요즘 좌대는 작은 가전제품들까지 대부분 구비하고 있을 정도로 편리해 물 위의 펜션이라고 부를 만하다. 편안한 수상 가옥에서 물고기를 낚다가 TV도 보고 낮잠도 잔다. 한밤에는 물 위에 뜨는 달빛을 바라보고, 별을 올려다본다. 이렇게 넋을 잃고 바라보는 새벽 풍경이 가져다 주는 행복을 감히 누가 짐작이나 해볼 수 있을까.
낚시는 명상하는 이들의 레크리에이션이라고 하니 떠날 때도 아니 온 듯 깔끔하게 치우고 가는 예의도 잊지 않을 터. 맑은 공기 속에서 심신을 쉬었으면 현지인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떠나는 일은 자연을 향한 당연한 이치다. 연간 3만 명이 넘는 낚시인들이 찾는 초평호는 그들의 '낚멍'으로 온 산하가 입을 다문 듯 조용하다.
호수를 벗어나 붕어마을을 거쳐 근처의 가파른 산길을 올라가는 시간도 즐겁다. 걸어가기엔 꼬불꼬불하고 경사가 높아 숨이 차, 자동차로 가는 게 편하다. 커브길이 좁기 때문에 초보운전은 잠깐씩 아찔할 수도 있다. 호수 전체를 내려다 볼 수 있는 두타산에 오르면 호수가 둘러싸고 있는 독특한 지형이 한눈에 들어온다. '한반도 지형 전망 공원'이다.
한반도 지형은 자연이 만든 걸작품이다. 사람들은 신기하게도 이렇게 다른 대상을 떠올리는 지형을 잘도 찾아낸다. 진천 초평호에서 만나는 한반도 지형은 S자 굴곡으로 승천하는 청룡을 품은 한반도라고 한다. 한반도의 남쪽 부분이 더 강조된 지형으로 보인다.
아침부터 비가 부슬부슬 내려서 시야에 들어오는 한반도가 온통 뿌옇다. 북한 쪽은 더욱 짙은 안개로 마치 이산가족들의 그리움처럼 아득한 풍경이다. 전망대 꼭대기에 서서 바람을 맞으며 무념무상으로 잠깐 넋을 잃어 본들 어떠랴.
전망대 꼭대기에 오르면 마음껏 초평호를 눈에 담고 가슴에 담을 수 있다. 호수 위로 작은 집들과 점점이 둥둥 떠 있는 낚시 좌대 색감이 자연 속에서 예쁘게 어우러진다. 바라보기만 해도 여유와 한가로움을 느끼게 한다. 때로 순간 먼 이국의 어딘가로 데려다 주기도 한다.
한반도 지형을 봤다면 귀갓길에 올라도 괜찮다. 하지만 시간이 급하지 않다면 초평호와 이어진 초롱길을 따라 걸어봐야 후회가 남지 않는다. 천년의 시간을 보내고도 지금까지도 견고한 농다리를 지나칠 수는 없지 않는가. 무수한 장마에도 유실되지 않고 유지되고 있는 이 돌다리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한국의 아름다운 하천 100선에도 선정된 명소다.
다듬어지지 않은 넙적한 자연석을 겹겹이 겹쳐 쌓아 다리를 만들었다. 그래서일까. 큰 홍수가 나도 끄떡하지 않는 놀라운 내구성을 자랑한다. 다리 가운데에는 사람이 편안하게 걸을 수 있도록 반반한 돌들이 길게 이어져 있다. 오가는 사람들이 있을 땐 옆으로 기다렸다가 건널 수 있도록 틈틈이 폭을 넓힌 배려까지 담아놓았다.
농다리를 건너 초롱길과 하늘 다리, 수변에 현대 모비스가 조성한 미르숲의 야외음악당으로 올라 본다. 호수를 앞에 두고 음악당이 있고 건너편으로 하늘 다리가 물 위에 떠 있는 모습으로 보인다. 하늘과 산과 호수만으로 이뤄진 세상에 서 있는 기분이다. 음악당 옆으로 이어진 초롱길은 모두가 싱그럽고 초롱초롱하다. 호수를 둘러싼 초록의 자연을 바라보며 조용히 초록 숲으로 파묻힌다.
계속 가다보면 수국이 탐스럽게 피어난 김유신 장군 탄생지와 태실을 지난다. 이팝나무가 입구에서 새하얗게 반긴다. 화랑무예와 태권도의 성지, 호국보훈의 마음을 한 번쯤 엄숙하게 짚어보게 하는 진천군 도당공원의 충혼탑을 거치며 생거진천의 산천을 느껴보는 시간이다.
떠나기 전에 산속의 예쁜 정원인 듯 아름다운 사찰 보탑사의 꽃구경을 하고 돌아가야 제 맛이다. 사찰 구석구석을 꽃으로 가득 채워, 자연 속에서 또 다른 자연을 누리기 딱 좋은 곳이다. 여름이 시작된 보탑사 입구에는 작약이 고적한 절 마당을 화사하게 만든다.
절 마당엔 기도하러 온 사람과 꽃 속에서 차분하게 산책하는 사람들이 조용히 오간다. 사찰인 듯 사찰이 아닌 듯 편안한 동네에 마실 온 듯 돌아보며 사람들은 말한다. '무슨 절이 이리도 이쁜 가요.'
너무 '멀리'란 말에만 맞추느라 떠나기를 미루지 않았는지. '낯선' 곳에만 매달려 이 땅의 친숙한 풀냄새와 흙냄새에 무심하지는 않았던가 생각해 볼 일이다. 견뎌야 할 일 이유가 많은 나날들 속에서 하루쯤 아무 부채감 없이 지내보면 어떨까. 몸과 마음이 뒤숭숭한 시절에 자연이 들려주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자. 아침 일찍 만나 하루를 함께한 진천의 산하가 채워 준 감성은 내일의 활력을 기약한다. 차분한 추억 쌓기는 덤이다.
폭염과 열대야가 연일 이어지며 더위에 취약한 시니어들에게는 더욱 힘든 여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열사병 같은 온열질환에 대한 사람들의 경각심도 커졌다. 그런데 올여름에는 온열질환 만큼 관심을 가져야 할 질병이 또 있다. 냉방 환경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른바 ‘냉방병’이다.
최근 기상청 발표에 따르면 전국 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늦더위가 지속될 것으로 나타났다. 날이 무더운 만큼 가정이나 사무실, 차량 등 모든 실내에서 에어컨을 풀가동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냉방 환경에 오래 있으면 냉방병에 걸리기 쉽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간과한다.
특히 최근 확진이 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변이 감염 증상과 냉방병 증상이 비슷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진 상황이다.
냉방병, 감기와 뭐가 달라?
냉방병은 과도한 냉방으로 인해 벌어진 실내외 온도 차 때문에 자율 신경계 기능이 떨어지고 몸에 이상이 생기는 질병이다.
증상이 감기와 비슷해 냉방병을 여름 감기라고 여기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냉방병은 감기와 원인부터 다르다. 냉방병은 신체가 온도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발생하는 일종의 적응 장애다. 반면 여름 감기는 외부 온도와 무관하게 다양한 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한다.
다만 냉방병의 주요 증상이 감기와 비슷하다. 추위를 타거나 콧물, 코막힘, 재채기, 두통, 피로 같은 증상을 동반한다. 혈액순환 장애로 인해 얼굴이나 손, 발이 붓기도 하고, 소화불량과 설사 같은 위장 장애를 동반할 수도 있다. 여성은 생리통이 심해지거나 생리불순이 발생하기도 한다.
증상만 보면 여름감기와 혼동할 수 있다. 하지만 가벼운 냉방병은 대부분 더운 실외로 나오는 것처럼 주위 환경을 바꾸면 금방 좋아진다.
델타변이와 유사한 냉방병?
인도에서 지난해 처음 발견된 델타변이 코로나바이러스는 기침과 콧물, 두통처럼 냉방병 증상과 매우 비슷해 구별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올여름 냉방병에 걸리면 델타변이 바이러스 감염까지 의심해봐야 하는 복잡한 상황으로 번질 수 있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이지용 감염내과 전문의는 “냉방병을 델타변이와 구별하기 힘들다”며 “에어컨 사용은 면역력과 항상성을 떨어뜨려 신진대사에 다양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냉방병 예방을 위해 에어컨을 사용할 때 적정 실내 온도를 유지해 외부와 온도차를 조절하고 주기적으로 환기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지용 전문의는 "냉방병 증상이 가볍다면 생활환경을 정비하고 에어컨 사용습관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회복이 더디고 발열과 근육통, 기침, 호흡곤란 증상이 동반될 때는 즉시 병원을 찾아 정밀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냉방병 예방법!
⓵ 실내 온도 섭씨 24~27도 유지
냉방병을 예방하려면 실내 온도를 섭씨 24~27도 정도로 유지해 실내와 실외온도 차이를 섭씨 5~6도 이하로 맞춰주는 것이 좋다.
⓶ 에어컨 사용 중 환기하기
에어컨을 사용할 때도 최소 2시간에 10분씩, 가급적 1시간에 5분씩 환기해 오염된 실내 공기를 배출하도록 한다.
⓷ 긴 옷 걸치기
에어컨 바람이 직접 몸에 닿으면 냉방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따라서 찬 바람을 막을 수 있도록 추우면 입을 수 있는 가디건이나 담요를 마련한다.
⓸ 면역력 키우기
수면시간이 부족하거나 과로하면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우므로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을 통해 건강을 관리하도록 한다.
⑤ 따뜻한 물 마시기
평소 덥다고 찬 음식을 지나치게 많이 먹는 것을 삼가고, 따뜻한 물이나 차를 마시는 게 적절한 체온 유지에 도움을 준다.
⑥ 에어컨 필터 청소하기
에어컨에 번식하는 세균이 냉방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에어컨 필터를 자주 청소하고 주기적으로 교체하는 게 좋다.
면역력이 약한 시니어는 냉방병에 걸리기 더 쉽다. 델타변이가 확산되고 있는 지금 냉방병에 걸리면 델타변이 감염을 의심받아 코로나19 검사까지 받아야 하는 번거로운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에어컨을 이용하더라도 냉방병 예방법을 참고해 시니어들이 여름을 건강하게 보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5060 중장년층의 음주 문화가 바뀌고 있다. 주로 집에서 잘 만들어진 고급 술을 편하게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떠 술 상대로 친구와 동료보다 배우자나 혼술을 선호한다는 응답도 많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만들어낸 비대면 상황과 시대 변화에 따라 음주 문화가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니어 트렌드 연구 플랫폼 임팩트피플스는 지난 6월 전국 50세 이상 남녀 483명을 대상으로‘시니어의 주류 소비 트렌드와 전통주 구독서비스’를 주제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복수 응답)에 따르면 5060의 과반수가 최근 집에서 술자리를 가장 자주 갖는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38.1%가 ‘집에서 배우자 등 가족과의 술자리’를, 28.5%는 ‘집에서 혼술’을 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회식이 줄면서 집에서 술을 마시는 기회가 자연스럽게 늘어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응답한 5060세대의 33.1%가 3~4년 전과 비교해 최근 술을 소비할 때 달라진 점으로 ‘잘 만들어진 술과 품질에 관심이 많아졌다’고 답했다. 임팩트피플스는 술집에서 친구나 동료와 함께하는 술자리보다 상대적으로 조용한 분위기에서 술을 즐길 기회가 늘어나면서 시니어들이 술의 품질을 고려하게 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5060세대는 주류에 따라 만족하는 포인트도 달랐다. 안동소주는 숙취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향이 가득하며 속이 편하고, 숙취가 없어 좋다는 평이 많았다. MZ세대에게 인기 있는 곰표 밀맥주를 비롯한 에일맥주는 특유의 향을 칭찬하는 시니어들이 많았다. 막걸리는 깔끔하거나 달달한 맛을 칭찬하는 평가가 주류를 이뤘다.
최근 3개월 내 가장 많이 선택한 주종은 맥주가 45.8%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소주가 33.9%를 차지했다. 소주는 남성 41.9%(여성 21%)에게, 맥주는 여성 52.1%(남성 41.9%)에게 더 많이 선택받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힐링 아이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특히 중장년층이 코로나 블루를 극복할 대안으로 ‘향멍’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향멍은 향불을 피워놓고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면서, 은은하게 퍼지는 향기를 즐긴다는 의미다.
실제로 코로나19 이후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겪는 중장년층이 늘었다. 2020년 12월 21일부터 2021년 3월까지 중소기업중앙회가 진행한 ‘노란우산 심리상담 서비스’ 결과를 살펴보면 심리상담 전체 210여 건 중 60세 이상이 24.5%로 가장 많았다. 또 50대 31.1%, 40대 32.1% 순으로 중장년층이 90% 정도를 차지해 코로나 블루가 중장년층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코로나 블루를 겪는 중장년층에게 향으로 심신을 다스리는 ‘향 테라피’가 좋은 대안일 수 있다. 좋은 향을 맡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향기는 단순히 기분뿐만 아니라 뇌의 변연계를 통해 감정, 기억, 호르몬 분비를 담당하는 기관에 전달돼 영향을 미친다. 향 테라피가 스트레스 완화, 면역력 개선, 세포재생을 돕는데 목표를 두는 이유다. 향초는 국내외에서 불면증과 정서적인 안정을 위한 치료제로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향기를 내는 아이템은 방향제와 향수, 향초 등으로 다양하다. 하지만 최근에는 향과 기능성을 동시에 잡은 향 제품인 ‘인센스 스틱’이 화제다. 스티브 잡스와 이효리 같은 유명 인사들이 인센스를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사용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 주목받고 있다.
인센스는 향을 의미하는 것으로 ‘불태우다, 밝게 하다’라는 의미의 라틴어 ‘incendere’에서 유래했다. 오래전부터 대부분의 문화권에서는 종교의식과 치료를 위해 향을 사용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인센스 문화가 제(祭)의 목적으로 시작했다. 그런데 최근에 아로마테라피라는 현대적인 관점에서 재해석되면서 힐링을 위한 심신 안정과 발향 목적으로 확장됐다.
불을 피워 연기와 향을 내는 인센스 스틱은 전통적인 ‘향’을 현대에 맞게 재해석한 것으로, 자연스럽고 부담 없는 향기로 공간을 채워주면서 심신 안정과 탈취에 도움을 준다. 또 에센셜 오일이나 허브 같은 자연의 향과 이국적인 정취를 느낄 수 있어, 이에 빠진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다. 실제 사용자들은 피어오르는 연기를 멍하게 바라볼 때 긴장과 고단함이 풀린다고 이야기한다.
다양한 인센스 홀더도 인기다. 취향에 맞는 인센스 홀더를 선택해 훌륭한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해 공간의 분위기를 더해줄 수 있다.
인센스 스틱은 머금은 향기에 따라 다양한 종류로 나뉜다. 여러 가지 향을 맡아본 뒤 본인에게 맞는 향을 고르거나 현재 자신에게 필요한 효과를 지닌 향을 선택하는 것도 좋다. 보스웰리아 향은 진정작용과 긴장, 불안에 효과가 있으며, 장미와 라벤더 향은 진정과 스트레스 완화, 숙면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약 4000년 이상 사용돼 왔다고 알려지는 샌달우드 향은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하며, 흥분된 신경상태를 진정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 침향 향기는 집중력을 자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재스민과 바닐라, 계피 등은 연인과 사랑스러운 순간을 보낼 때 보탬이 된다.
이 외에도 인센스 스틱은 살균과 해충 퇴치에도 효과가 있다. 실내 공기가 탁하고 냄새가 날 때 피워도 좋다. 다만 인센스 스틱을 과도하게, 특히 환기가 되지 않는 좁은 공간에서 사용하면 연기가 폐를 자극하거나 호흡을 방해해 건강에 이상이 생길 우려가 있으므로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
인센스는 피우는 향을 느끼기보다는 타고난 뒤 남은 잔향을 즐기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다. 향을 피울 때는 환기골을 만들어 주고, 갇힌 연기가 빠져나갈 수 있도록 창문을 가끔씩 열어주는 것이 좋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된 고령층에서 기억력이 떨어지는 인지기능 저하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관심을 모은다.
3일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26일부터 미국 덴버에서 열린 알츠하이머협회 국제 콘퍼런스(AAIC 2021)에서 소개된 3개 연구에서 코로나19 감염이 고령층에게 지속적인 인지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고 보도했다.
60세 이상 코로나 환자 60% 인지장애
미국 텍사스대학교 연구진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60세 이상 고령자 400여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와 인지 능력에 관련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연구 대상자 중 60%가 인지장애를 겪었다. 특히 환자들 중 3분의 1가량은 증상이 심각했다.
또 인지장애를 겪은 환자들은 코로나19 중증도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아픈 증상과 관계없이 단지 감염됐다는 사실만으로 인지장애를 겪었다”며 “고령 환자들이 매우 가벼운 코로나19를 겪을 수 있다. 하지만 인지장애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구진은 “코로나19로 인한 인지능력 변화가 영구적인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임상시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3년 뒤에 재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완치 2개월 후에도 인지기능 떨어져
그리스 테살리아대학교 연구진은 퇴원 후 2개월이 지난 코로나19 고령 환자들을 대상으로 인지기능 장애 발생 여부를 관찰했다.
관찰 대상 환자들의 평균 연령은 61세로 퇴원 2개월 후 인지기능 저하를 경험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인지기능 저하는 환자들이 보인 호흡기능 저하와 관련이 있다.
문제는 이러한 증상에도 뇌 전문 의료진에게 도움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한 환자들이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의료 제공자들이 인지장애를 코로나19 후유증의 하나로 고려해야 한다”며 “내과 또는 호흡기 내과 의료진들이 환자들을 선별해 진료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혈액 내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타우 단백질·베타아밀로이드 증가
미국 뉴욕대학교 연구진은 코로나19 치료를 받은 평균 69세 고령 환자 310명을 대상으로 혈액검사를 실시했다. 이 중 158명은 건망증과 어지럼증 같은 신경계 증상을 경험했다. 가장 흔한 신경학적 증상은 독성 대사성 뇌병증(TME)이었다.
혈액분석 결과 TME 증상을 겪은 확진자들에게서 알츠하이머 발생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타우(tau) 단백질이나 베타아밀로이드(βA)가 더 많이 검출됐다.
연구진은 “코로나19 환자들이 겪는 생물학적 변화가 알츠하이머와 기타 뇌질환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코로나19 환자들은 알츠하이머 증상과 발생이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알츠하이머협회의 의학 및 과학 부문 부회장인 헤더 M. 스나이더(Heather M. Snyder) 박사는 "이러한 새로운 데이터는 코로나19 감염이 지속해서 인지기능을 손상하고 알츠하이머 증상마저 유발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불안한 추세를 암시한다"며 "우리는 코로나가 우리 신체와 뇌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지 연구를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학자들은 이 같은 연구 결과에 우려를 나타냈다. 중요한 연구 결과임에는 틀림없지만 코로나19와 알츠하이머 또는 인지기능 저하의 위험 간 연관 관계를 증명한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리처드 아이작슨 미국 코넬대학교 의과대학 알츠하이머 예방클리닉 원장은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와 단순포진도 인지기능 저하로 이어지는 뇌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며 “환자들의 기저 상태가 알려지지 않아 코로나19가 이들의 알츠하이머 증상을 가속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환자들이 이미 알츠하이머 지표가 있었다면 코로나19가 이를 가속화했을 가능성은 있지만 아직 그 정도를 판단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지구촌 최대의 스포츠 축제 올림픽 열기가 뜨겁다. 이 같은 분위기를 더 뜨겁게 만든 메달로 효도한 스포츠 선수들의 사연이 공개돼 화제다. 아버지 또는 할아버지를 위해 도마와 골프장 필드에서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20 도쿄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여서정(19·수원시청)과 1996 애틀랜타올림픽 도마 은메달리스트 여홍철(50) 경희대 교수가 주인공이다. 여서정은 1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도마 결선에서 3위를 기록했다. 이번 동메달은 선수 개인에게 첫 올림픽 메달이자 한국 여자 체조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이어서 더욱 값졌다.
부녀는 실수하는 모습마저 닮았다. 여서정은 결선 2차 시기에서 난도 5.4의 비교적 쉬운 기술을 시도했으나 착지 과정에서 탄력을 이기지 못하고 세 발짝 물러나는 실수를 했다. 이는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여홍철이 2차 시기에서 착지할 때 뒤로 밀렸던 장면과 똑같았다. 은메달과 동메달을 따낸 여홍철·여서정 부녀는 한국 첫 ‘부녀 올림픽 메달리스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여서정이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되면서 여서정 가족이 11년 전 출연한 방송도 화제가 되고 있다. 2010년 9월 28일 KBS 교양프로그램 ‘여유만만’에 출연한 여홍철과 여서정의 발언이 재조명됐기 때문이다.
당시 여홍철 교수는 “2020년 올림픽에서 딸이 메달리스트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체조를 시작한지 3개월 차였던 9살의 여서정은 “6, 7세부터 체조선수가 꿈이었다”며 “훌륭한 국가대표가 돼서 메달을 많이 따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1년 미뤄졌지만 대회 이름은 ‘2020 도쿄올림픽’ 그대로 유지했기 때문에 부녀는 결과적으로 그 꿈을 이룬 셈이다.
남자 골프 금메달리스트인 잰더 쇼플리(28·미국)의 올림픽 출전도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잰더는 그의 아버지이자, 유일한 골프 스승인 스테판 쇼플리가 못다 이룬 꿈을 위해 올림픽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독일계 미국인인 스테판은 젊은 시절 독일 대표 육상선수로 올림픽 출전을 준비했다. 그러나 서울올림픽을 2년 앞 두고 발생한 불의의 사고로 출전이 좌절됐다. 스무살 때 훈련하러 가던 길 음주운전 차량과 추돌 사고가 나면서 시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잰더가 목에 건 메달은 80여 년 전 할아버지인 리처드 쇼플리가 꿨던 꿈이기도 했다. 리처드 역시 국가대표급 육상선수로 1936년 베를린올림픽을 준비했으나 부상으로 올림픽 메달리스트의 꿈을 포기해야 했다.
대만 출신이자 일본에서 생활한 어머니 덕분에 일본 문화에 익숙한 잰더에게 이번 메달은 더욱 의미가 남달랐다. 잰더 쇼플리는 “아버지는 나의 성공을 위해 일생을 헌신하셨다. 어머니의 고향도 여기여서 내겐 많은 것들이 (메달 획득의) 동기가 됐다”고 말했다.
지난 1일 2020 도쿄올림픽 골프 남자부 4라운드에서 4언더파를 쳐 최종합계 18언더파 266타를 기록했다. 이로서 미국은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에서 골프 부문 금메달을 획득했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라는 책이 있을 만큼 떡볶이는 우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음식이다. 궁중의 격식 있는 명절 요리에서 서민의 음식이 되기까지 변화의 뼈대에는 서민의 삶과 문화가 함께했다. 대한민국과 더불어 산전수전을 겪으며 변화하고, 더 나아가 세계에서 사랑을 받는 K떡볶이. 떡볶이의 역사와 함께한 시니어들의 추억을 따라 K떡볶이의 모든 것을 살펴본다.
2000년대 중반부터 떡볶이 프랜차이즈화가 진행돼 지금은 수많은 떡볶이 가게가 존재한다. 바야흐로 떡볶이 전성시대다. 한 음식 메뉴가 프랜차이즈화하며 크게 확장됐다는 사실은 시장성과 경제성이 충분하다고 평가됐음을 의미한다.
2010년대 초반 등장한 배달 서비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성기를 맞았다. 배달 앱에서 상위 메뉴에 항상 떡볶이가 자리잡고 있을 정도다. 닐슨 데이터에 따르면 떡볶이 수요는 2020년에 2019년보다 15%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변화 덕에 골목 안쪽에 속속 숨어있던 떡볶이 가게들이 이제는 대로변에 당당히 자리잡았다. 작은 동네에 있는 영세 가게에서 거대한 비즈니스로 성장한 셈이다.
변신을 거듭하고 있는 ‘요즘 떡볶이’
떡볶이가 간식에서 요리로 거듭나고 있다. 고추장뿐 아니라 크림과 로제, 마라 같은 다양한 소스로 맛을 내고, 풍성한 재료와 식감을 살려주는 사이드 메뉴로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최근에는 MZ세대를 중심으로 ‘로제 열풍’이 불면서 떡볶이 프랜차이즈들이 앞다퉈 로제 떡볶이를 출시했다.
로제소스는 토마토소스에 크림을 섞은 것으로, 분홍빛을 띠고 있어 프랑스어로 '핑크빛'을 뜻하는 ‘로제(Rose)’라는 이름이 붙었다. 토마토소스와 크림소스 두 가지 맛이 조화를 이루며 부드러운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에서는 로제 소스에 토마토 대신 고추장을 넣는다. 우리나라에서만 맛볼 수 있는 ‘한국식 로제’인 셈이다. 로제 떡볶이는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사람까지 사로잡으며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고 있다.
로제 떡볶이에서 시작된 로제 열풍은 로제 찜닭, 로제 닭발, 로제 돈가스처럼 다양한 파생 메뉴를 탄생시켰고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SNS(소셜미디어)와 유튜브에서는 로제 시리즈 ‘먹방(먹는 방송)’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떡볶이로 시작한 ‘K로제’, 인기 비결은?
로제의 유행은 지난 1~2년간 식품업계를 휩쓴 중국식 매운맛 ‘마라(麻辣)’의 연장선에 있다. 맵고 짠 맛에 익숙해진 요즘 세대는 더 자극적인 맛을 찾고 있다. 하지만 마라 맛은 호불호가 갈린다. 특유의 이국적인 향 때문에 아예 못 먹는 사람도 있다. 김소라 요기요 마케터는 “한국식 로제 소스의 기본 바탕은 고추장이기 때문에 실패 확률이 낮다”고 말했다.
한국식 로제는 비교적 호불호가 적다. 크림의 유지방이 고추장·고춧가루의 매운맛을 완화해 주지만 그렇다고 너무 느끼하지도 않아서다. 하얀 크림소스보다는 한국인의 대중적인 입맛에 더 잘 맞는다.
53세 A 씨는 “딸이 요즘 유행하는 떡볶이라며 하도 같이 먹자고 해서 먹어봤다. 화사한 장밋빛이라 일단 눈이 즐거웠다. 고추장의 매콤한 맛에 우유와 생크림의 고소함이 더해져 살짝 달콤한 맛도 느껴졌다. 마치 서양 요리를 먹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고 밝혔다.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인기의 이유 중 하나다. 떡볶이처럼 고추장이나 고춧가루를 사용하는 한식에 사용할 수 있다. SNS에서는 농심 신라면을 활용한 ‘로제 신라면 레시피’가 화제다. 신라면에 우유나 생크림, 고추장을 살짝 넣어서 끓이는 조리법이다. 일반 가정 집에서 쉽게 볼 수 있을 만한 재료로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처럼 떡볶이를 시작으로 유행한 로제 소스는 여러 음식에 활용되며 세대를 뛰어넘고 있다. 떡볶이가 새로운 음식 유행마저 선도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떡볶이가 국민 음식을 넘어 최근 한류 인기를 타고 세계적인 음식으로도 발돋움하고 있다. 더 다양한 맛과 식감으로 해외 시장까지 장악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