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의 은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중장년층이 성공적 ‘인생 2막’을 위한 재취업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중 청년층 및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55∼79세 고령자들이 가장 오래 근무한 ‘생애 주된 일자리’를 그만둘 당시의 평균 연령은 만 53세였다. 이는 55세 정년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은퇴 전부터 인생 2막을 위한 체계적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서울시가 지난해 10월 개최한 ‘시니어페스티벌’은 은퇴가 시작된 베이비부머를 대상으로 연 행사였지만 ‘고용’ 문제보다는 문화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아쉬움을 샀다. 시는 베이비부머와 다른 세대 간 교류의 장을 마련하고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행사를 준비했다고 하지만, 정작 은퇴자들에게 필요한 ‘고용’, ‘일자리’ 문제는 전혀 다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시 관계자는 “올해는 베이비부머에 대한 공감대 형성 차원에서 행사를 준비했다”면서 “취업 관련 행사는 내년부터 본격 도입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시는 3월 ‘2014 서울 일자리종합대책’을 통해 베이비붐 세대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시는 50세 이상을 우선 고용할 수 있는 기업과 학교보안관, 주례, 주차관리, 운전 등 어르신 적합 직종을 발굴해 일할 기회를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달 ‘50+서울’ 시니어포털을 개설해 구인, 구직, 창업, 자원봉사, 도농일자리 등 각종 일자리 정보도 실시간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서울시는 베이비부머의 취업, 창업, 사회공헌활동 등을 종합하는 공간으로 서울인생이모작지원센터를 본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현재 서울인생이모작지원센터에서는 방문학습교사 모집, 시니어PD 영상제작단 모집, 퇴직 전문인력을 활용한 사회공헌활동 등을 마련해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후 인생설계와 사회참여를 지원하고 있다.
최자웅 한국시니어클럽협회 회장, 어르신 일자리 현실에 날리는 직설
‘노인들의 4苦’ 즉 신체적 질병, 정신적 고독, 경제적 빈곤, 사회적 고립 등에 시름이 더 깊어져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시니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일자리일 수 밖에 없다. 아무리 복지의 폭을 넓혀도 일자리가 없는 한 시니어들에게 힘과 용기가 되어주지 못한다. 일자리는 그 규모와 수입과 무관하게 인간의 삶을 지탱해주는 가장 근원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시혜적인 일자리 제공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그들의 가지고 있는 노하우와 지식을 사회 에너지 안에 고스란히 담아내는 작업이 절실히 요구된다. 시니어들의 일자리 문제는 이 사회의 활력과 역동성을 담보하는 최고의 복지수단이다.
시니어 일자리 사업은 블루오션이다. 그런데 이 오래된 명제에 대해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과연 그 영역을 어떻게 접해서 풀어야 블루오션이 될 것인가?
여기에 그 하나의 증거가 있다. 한국시니어클럽협회는 전국 120개 시니어클럽을 거느리고 활발하게 노인 일자리 사업을 펼치고 있는 정부 수행 기관이다. 그 역사가 벌써 14년.
최자웅 한국시니어클럽협회 회장은 협회, 노인 일자리, 사회, 그리고 미래에 대해 자신의 확고한 생각을 거침없이 토해냈다. 노인 일자리 현실을 그 누구보다도 정확하게 알고 있는 그의 목소리를 통해 노인 일자리 분야의 현실을 짚어보고 대안을 모색해본다.
13,000,000. 이 숫자는 65세 이상 노인과 베이비붐 세대의 신(新)노인을 모두 합한 숫자다. 노인 일자리 산업의 규모를 단번에 설명해 줄 수 있는 숫자이기도 하다.
120. 이 숫자는 전국에 설치된 시니어클럽의 숫자다. 시니어클럽은 자체적으로 일자리 23만 개를 담당하고 있으며 노인들이 직접 생산하는 쇼핑몰 하나하나몰을 인수하여 운영하고 있는 일선 수행기관이다. 노인들과 실제 대면하면서 실제 현장에서도 함께하기 때문에 지역 사령관이나 마찬가지라 할 수 있다. 지난 14년 동안 노인 복지의 최전선에서 일자리 만들기에 전력을 다한 시니어클럽은 작년 2013년에 마침내 완전한 법인기관이 됐다.
“그 전까지는 거의 공인된 준기관이었으나 이제는 완전히 법인기관으로 법적 보장이 이뤄진 것이 작년의 쾌거입니다. 노인 일자리에 엄청난 수요가 있음에도 전국 시니어클럽은 아직 120지부로 이는 전체 지자체 관련 기관의 총량에 비교하면 50% 정도입니다. 반대로 말하자면 시니어클럽을 통해서 일자리를 얻은 노인들이 50%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제 남은 50%를 채울 수 있도록 큰 노력을 기울일 계획입니다.”
최자웅 한국시니어클럽협회 회장의 말에는 현장에서 일하며 고락을 겪었던 사람 특유의 거침없음이 배어 있었다. 그래서인지 사회적 사안에 대한 목소리에서도 ‘할 말은 하는’ 솔직함을 발견할 수 있었다.
“지자체장들에게 시니어 일자리 분야는 표밭이나 다름없다”
“시니어 일자리 분야는 목민관 입장에서는 아낌없이 투자해도 좋을 분야입니다. 물론 정치적으로 표심을 얻으려는 게 아니라, 진정한 마음으로 노인 일자리와 복지에 대한 자세를 갖춰야 합니다.”
최 회장은 시니어로서 일자리를 원하는 사람의 수가 천만 명이 넘어가는 걸 예로 들며 그 정치적 영향력이 얼마나 강할 것인지를 역설했다. 그러나 동시에 ‘표심을 얻기 위해 단기적으로 노인 복지를 이용하려는’ 지자체장 후보들에 대해 강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시니어 분야를 정치적인 무기와 도구로서 이용하려는 사람인지 아닌지는 보면 다 안다”라는 것. 최 회장은 시니어 일자리를 정치적으로 잠깐 이용하는 것이 아닌 장기적으로 큰 목표로 삼고 노력해야한다고 충고했다.
20만 원으로 고정된 노인 급여에 대해서는 분통을 터뜨렸다. 10여 년 전부터 묶여있는 금액이며 말도 안 된다는 게 최 회장의 설명이었다.
“시니어클럽이 생긴지 14년이 됐는데 그때와 지금의 노인 급여가 같다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과거에는 이러한 문제들이 이슈가 아니었으니까 그렇다 치고, 이제는 노인 복지를 빼면 말이 안 되는 시국에 사회는 양극화되고 국부는 증가됐는데도 그대로 20만 원이라는 것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정부는 노력한다고 하지만 정치인도, 노인들 스스로도 목소리를 내야하는 부분이며 사회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 큰 반성이 있어야 합니다.”
노인 급여 20만 원… 개선을 위해 우리 스스로도 뭉치고 노력해야
요즘 가장 큰 사회적 이슈는 복지다. 그러나 실제 노인에게 제공되는 복지 차원의 투자는 미약하다. 최 회장은 과거 노인들은 산업화 이전의 시기에서도 가난과 전쟁 때문에 힘들었지만 그래도 노인 대접을 받았었고 삶의 최소한의 자존심, 존엄이 있었지만, 이제는 유감스럽게도 무너졌다고 말했다.
“핵가족 세태가 나빠졌다고만 볼 수 없지만, 젊은 사람들이 효심이 꼭 없어서만이 아니라 효도를 할 수 없는 사회 구조가 됐습니다. 이 문제를 국가적으로, 사회적으로 풀어나가야 합니다. 생각 이상으로 무위와 외로움 속에서 처절하게 살아가는 노인 분들이 많습니다. 20만 원이라는 돈이 삶의 여유를 만드는 부분이 아니라 삶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그런 절박한 삶을 상상해 보셨습니까? 너무 처절합니다. 이런 문제가 10년 동안이나 방치되고 있는 겁니다. 대통령도 사회도 반성해야 합니다. 경제 발전도 중요하고 국가 발전도 중요하지만 이것은 절대선입니다. 저는 최대선으로 끌어 올려야겠다고 강력하게 말하고 싶습니다.”
20만 원 신화가 제발 깨져야한다고 말하는 최 회장은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국가나 지자체의 도움뿐만 아니라 노인들 스스로가 자각하고 노력할 수 있도록 서로 도와줘야한다고 강조했다. 공동체적인 관계나 조직(일하는 노인연대 전국조직, 시니어클럽 산하 조직 등)을 통해 노인들이 자기 주체적인 공동체 관계를 형성하고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공동의 힘을 빌려 단결해야만 한다는 것.
시니어들은 정부 정책과 지자체 정책에 의존해 따라오라는 대로 따라가는 것이 아닌 주체로서 ‘우리의 삶, 우리의 일자리, 우리의 소득을, 우리가 노력하고 찾아낸다’는 정신으로 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시니어의 취업 - 일단 시니어클럽에 가입하라
시니어클럽은 일단 전국 각지에 있는 시니어클럽에 가입해 최소한의 절차와 계약 조건을 통해 회원이 되면, 일자리 상담 등을 통해 일자리를 제공해주고 있는 형태다. 최 회장에게 시니어클럽에서 인기 있는 직종에 대해 물어봤다.
“다양하게 있지만 자기가 맞는 것을 고르면 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소일삼아 하시는 분들에게는 괜찮겠지만 절박하신 분들에게는 알맞지 않습니다. 그중에 택배인데, 노력하는 것에 따라 50만~90만 원을 벌기 때문에 평균적인 소득이 높아 인기 있는 편입니다. 또 이전 직장 경험(교직 생활 등)이나 취미 겸 자기 지식을 살려 문화재 해설을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올해는 3월에 발대식을 했고 이미 일들을 시작했다. 보통 일자리(20만 원 일자리)는 겨울에는 쉰다. 1년에 8,9개월만 일한다.
각 지구 시니어클럽에는 전담 인력과 보조 전담 인력이 있다. 전담 인력들도 아주 추울 때 1개월 정도는 쉬고, 11개월을 일한다. 보통 일자리가 겨울에는 쉬기 때문에 평소 노인 일자리를 도와주지만 1개월은 빼고 일한다고 한다.
전담 인력은 각 시니어클럽에 일반적으로 평균 2명 이상이고, 일자리가 많으면 많이 쓸 수 있다. 다만 전담 인력의 보수는 낮은 편이다. 전담 인력은 정규직은 아니고 시니어나 대학을 갓 졸업한 청년들을 인턴으로 채용하고 있다고 한다.
최 회장은 이러한 부분에서는 청년 일자리도 도모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미약하긴 하지만 전담 인력 인건비의 강화 필요도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의 마인드와 기획재정부의 마인드가 서로 달라 현실적으로는 어렵다는 게 최 회장의 아쉬움이었다. 또한 베이비부머 세대를 위한 사업 확장도 개인적 사명을 갖고 있지만 착수를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삶은 타오르는 불꽃’ 행복한 젊음은 마음으로부터 온다
최 회장은 행복한 노년을 위해 필요한 것으로 삶의 꿈과 의지를 강조했다. 예전에 비해 지금 노년은 청춘이지만 젊은 날과 연배가 달라진 것 또한 사실이다. 노년화라는 육체적 변화를 뛰어넘을 수 있게끔 정신적인 부분이 중요하다는 설명이었다.
“독일의 철학자 딜타이가 한 말 중에 ‘삶은 타오르는 불꽃이다’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불꽃이 타오르기를 멈추면 죽음과 같습니다. 아직도 인생의 꿈과 그리움을 가지고 진정한 행복과 새로운 창조를 시도하는 노인들은 노년이지만 청춘인 것입니다. 이것은 인생 이모작과도 연결됩니다. 인생 전반부는 의무적으로 산 부분도 있을 겁니다. 그래서 사회 고정관념에 의해 외길로 달려온 부분이 있지만 노년기엔 이러한 의무와 절박한 것에서는 해방됩니다. 원하는 것과 아닌 것에 대한 판단도 서고 무언가에 얽매이지 않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진정한 자기 일자리, 취미, 자기창조를 찾는 것을 우리 사회가 제공해줘야 합니다.”
최 회장은 독일에서는 시니어들에게 자신을 재발견하게끔 도와주는 것을 거의 제도화시켰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도 사회적으로 개인의 선택이 아닌 국가적으로 노인들의 인생 이모작을 확실하게 보장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래야 우리 사회가 그만큼 건강해질 수 있다는 것이 최 회장의 신념이었다.
마음이 젊으면 그것이야말로 젊음 그 자체라는 신념을 뒷받침하는 것처럼 최 회장은 다양한 사회적 역할을 도맡아 하고 있었다. 최 회장은 이미 협회장 전이었던 3년 전에 ‘복지시대 시니어·주니어 노동 연합’을 만들었다. ‘일자리, 세대 차이를 극복해서 윈윈하자’는 생각에서다. 둘(시니어·주니어) 다 심각하지만 서로 배타적인 관계가 아닌 서로 보완하고 상생해야 하는 문제라는 관점에서였다.
“‘시니어·주니어 노동연합’은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습니다. 청년과 노년이 연합해서 윈윈하는 쪽으로 힘을 합쳐, 요구할 것은 요구하며 풀어나가야 합니다. 이러한 점을 특화시켜 ‘노년유니온’도 만들게 됐습니다. 사회적 약자들은 함께 뭉쳐야 힘이 나오기 마련입니다.”
시니어와 주니어가 함께 상생하고 윈윈하는 길을 꿈꾼다
시니어들은 국민의 거대한 부분이며 경제적으로 보더라도 구매력 창출의 장이다. 최 회장은 총체적인 삶의 가치로도 조명해야겠지만 모든 국가 관념을 국민 복지와 행복에 맞춰 경제보다 복지를 우위에 두는 가치의 재구성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말 이상의 현실적인 가능성을 가지려면 증거가 있어야 한다. 그 증거는 부단한 연구 속에서 발견될 수 있을 것이다. 최 회장 또한 그런 노력을 진행하고 있었다.
“시니어클럽도 지난 14년간 열심히 했지만 사회적이고 국가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노인들이 복지의 주체로서 나서자’, ‘우리도 사회적 약자를 도울 수 있다. 즉 우리가 우리를 도울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노인조직화 사업이 중요합니다. 그에 대한 연구를 위해 시니어클럽 내 싱크탱크 연구소를 만들어 발족했습니다. 시니어클럽이 싱크탱크 역할을 다하기 위함입니다. 하나하나몰을 인수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습니다. 노인들이 스스로 만들어내신 생산품을 통해 노인의 삶을 가치로 꽃피우기 위해서입니다. 그런 생산품을 통해 삶의 모든 내공과 가치를 나놀 수 있기에 일반 상품의 가치를 뛰어 넘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겁니다. 함께 상생하고 윈윈합시다.”
직장에서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둔 중장년층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정보다. 하지만 대부분 막연하게 재취업 시장에 뛰어들었다가 좌절하기 십상이다. 이들의 문제는 은퇴를 앞두고 그 이후의 삶을 위한 준비가 전혀 안 돼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3월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가 수도권의 55세 이상 은퇴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5%는 은퇴 전까지 노후준비를 전혀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은퇴 준비를 했더라도 40대 이전에 준비한 경우는 5%에 불과했고, 그나마 50대에 은퇴준비를 시작한 경우도 16%에 그쳤다. 응답자의 61%는 은퇴 준비를 못해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대답했다.
이처럼 갑작스러운 은퇴에 대처하지 못한 이들의 경우 인근에 위치한 지방자치단체의 관련 부서 및 센터를 찾으면 가장 손쉽게 재취업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베이비붐 세대의 대규모 은퇴에 대비해 재취업 프로그램 등을 준비·시행해 왔다.
서울시는 지난해 2월 은평구 녹번동에 베이비붐 세대의 제2의 인생 설계를 위한 ‘서울인생이모작지원센터’를 개관했다. 지원센터는 경제활동을 희망하는 은퇴 세대들에게 재취업·창업 등을 지원하고 사회공헌을 원할 경우 재능기부를 할 수 있도록 연령별, 소득·지식 수준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센터는 △인생설계 △사회공헌·재능나눔 △창업 △재취업 등 4개 분야의 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또 서울시는 ‘종로고령자취업알선센터’에서 55세 이상 서울시 거주자 및 이들을 원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구직·구인 알선 활동을 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구인처에서도 근무조건과 함께 인력을 요청하면 이와 매칭을 하고 있다.
아울러 각각 구청에서 다양한 취업 프로그램을 구성해 추진하고 있다. 서초구청은 지난 2일 베이비부머를 위한 은퇴 후 전직교육 특강을 진행했다. ‘서초구 베이비부머는 RESTART↗ 한다’ 주제의 특강은 취업비법, 자기소개서 작성법, 취업 지원기관 사업설명 및 상담 등 3부로 구성됐다.
서초구청 사회복지과 관계자는 “이 밖에 금융전문가 양성과정이라는 취업프로그램이 지난 4월부터 국비지원사업으로 진행 중”이라며 “또 ‘중장년층 전직스쿨’ 프로그램을 오는 9월 3일부터 11일까지 시행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중장년층 전직스쿨은 노사발전재단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만 40세 이상을 대상으로 취업교육을 하고 컨설팅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는 “이 밖에 반포도서관에서 ‘현장속취업정보은행’을 통해 취업상담를 하고 있다”며 “둘째·넷째 목요일 2시부터 5시까지 진행된다. 둘째 주는 노사발전재단에서 와서 상담, 컨설팅 등 중장년 취업지원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금천구청도 지난달 26일 지역맞춤형 일자리 창출 지원사업인 ‘Digital Contents Making’(웹개발자 및 웹디자인) 전문가 과정 수료식을 가졌다. 해당 교육 프로그램은 포토샵, 일러스트, 홈페이지 제작 등 쇼핑몰 창업에 필요한 내용으로 구성됐으며, 교육인원의 절반은 베이비붐 세대로 알려졌다.
금천구청 관계자는 “사업은 베이비붐 세대를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며 “오는 8월 5일부터 2기 교육을 시작할 예정이며, 7월부터 접수한다. 교육생 중 반절이 베이비붐 세대”라고 설명했다.
동대문구청은 지역 맞춤형 일자리 창출 사업으로 직업훈련을 제공하고 있다. 구청은 베이비부머 및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자전거 정비 기술’ 교육을 사회적기업인 ‘신명나는 한반도 자전거에 사랑을 싣고’에 위탁해 시행 중이다. 상반기 교육은 24명을 대상으로 상·하반기로 나눠서 총 410시간 동안 시행했으며, 19일 완료 예정으로 현재 하반기 교육생을 모집 중이다.
아울러 50여명의 베이비부머를 대상으로 ‘인생설계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프로그램은 6회에 걸쳐 시행되며 은퇴 후 사회공헌 활동이나 제2의 직업을 얻을 수 있는 내용의 교육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전문적 시행기관을 찾고 있다.
경기도 파주시는 지난달 24일부터 28일까지 직업전환과 은퇴 후 재취업 희망자를 대상으로 ‘베이비부머를 위한 재취업 프로그램’ 2기를 운영했다.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같은 프로그램 3기 지원자를 15명 모집할 예정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베이비붐 세대의 재취업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맞춤형 구직 스킬을 교육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교육기간은 다음달 19일부터 23일까지다.
파주시는 지난 2기 교육 종료 후 수료자를 대상으로 파주시청 일자리센터 전문상담사가 취업지원 개인상담을 통해 원하는 기업과의 알선을 비롯한 동행면접 등 적극적인 취업지원 서비스를 제공했다. 교육 신청자격은 접수일 기준 주소지가 파주시이며 1954년 1월 1일생부터 1962년 12월 31일 사이에 출생한 시민이다.
경상남도 역시 베이비부머들의 은퇴 후 노후 설계를 돕기 위해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경남 베이비부머 은퇴설계 아카데미’를 개최했다. 아카데미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후 행복한 삶을 위한 노후설계, 재취업 지원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창원권, 진주권, 김해·양산권 등 3개 권역에서 개최되는 아카데미는 은퇴 후 생애설계 전략, 재취업 전략, 자산·변화 관리 등을 주제로 한 강연과 전문 컨설턴트의 개인상담으로 구성됐다. 부대행사로는 무료 건강검진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세대공감 세바퀴 2040 vs 5070"
'배고팠던 세대' 5070, 인생 이모작은 이제 시작에 불과
지금 시대는 어떤 시대이고, 어떻게 변하고 있으며, 그렇다면 어떤 미래가 예상되며, 그 미래 속에서 나는 무엇을 준비해야할까? 어떤 것들을 갖춰야할까?
이러한 생각과 고민들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어찌보면 늦은 생각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는 어느덧 2040세대와 5070세대가 공존하는 그야말로 세대간 차이가 극도로 발생할 수 있는 세대간 사각지대, 대한민국의 현주소이다.
'배고팠던 세대' 5070은 현실적 어려움 때문에 산업화-극화 속에 어찌보면 희생양이 되어 버렸고 이제 각 세대 계층을 바라보는 바로미터를 말하는 배고픔과 2040를 '앵그리'(Angry)세대, 5070을 '헝그리'(Hungry) 세대라 일컫는다. 어느 기업의 CF가 우리의 현실을 말해주는 것 같아 왠지 쓸쓸한 느낌을 더하게 하는 것은 진정 우리만의 가치관 때문일까?
"어디로 가야 할 지를 모르면 베이스 캠프가 방향이 될 것이고, 어떻게 가야할 지 묻는다면 지도가 될 것이고, 계속 가야할 지 망설인다면 용기가 될 것입니다. 당신의 베이스 캠프는 어디입니까?"
우리가 살아가며 힘든 시기가 지나면 봄처럼 따뜻한 순간도 찾아오듯이, 성장과 정체를 겪어 온 우리 5070세대를 향한 오르락 내리락 하는 사이클은 더이상 그냥 쓴 웃음으로만 넘기기엔 너무도 힘든 삶이 앞을 가로막고 있는 것과 같다.
경제성장속에 어느덧 아파트가 곳곳에 자리잡고 아파트들을 가르켜 닭장이라고 하기도 한다. 닭장 속에 갇힌 닭들의 신세나 아파트에서 다람쥐 채 바퀴 돌듯이 하루하루 살아가는 5070 세대들의 모습 역시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답답한 구조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며 1층 없는 2층은 없고 둥지 없인 새들도 없으며 스승 없는 제자 없듯이 이제 우리는 5070세대를 think base 세대, 액티브 시니어 (Active Senior) 세대로 말하고 싶다.
그렇다. 산업화 시대에 불어 닥친 도심집중 현상과 개인주의 성향이 모든 사람을 이렇게 만들었고 한국전쟁 이후 폐허를 딛고 일어서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인간성이 상실됐고, 그러한 잘못된 인식으로 2040세대가 존경과 효를 모르는 지금 이 순간도 대한민국 곳곳 어디선가 5070세대들은 서러움과 가난을 그저 숙명으로 이겨가고 있는 현실이기도 하다.
불과 10년이 지나면 인구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더욱더 사회적 문제가 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일본의 경우 1970년과 1994년에 각각 고령화사회, 고령사회에 들어가면서 사회 전체적으로 고령사회 대응방안이 일찍부터 논의돼 왔기 때문에 기업들은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나 법적 체계 전환과 거의 무관하게 각각 개별 기업의 상황에 맞게 자발적으로 대응체계를 구축해 왔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지금 시작에 불과하고 제도적으로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돼 있지 않다.
대기업이나 관공서 등 울타리가 튼튼할수록 더욱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살았던 것을 후회나 그때 가서 이게 아니었구나, 삶이란 모두가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것이었구나 하며 뉘우쳐도 지난 세월은 되돌리지 못한다. 이제는 말해야 한다.
안락하고 안주할 현실을 갖춘 50대 이상은 우리가 상상하는 수준보다 많지 않기 때문이다. 자식이든 후배든 맞으면 맞고 아니면 아니라고 말해야 한다.
그저 시대의 뒤안길에서 서성이는 이방인처럼 물러날 때가 아니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지 않으면 언젠가 사람들로부터 외면 당한다.
이런 현상에 대해 최재영 생활공감정책 용인대표는 "이제 정부는 다양성과 깊이를 함께 담아내는 문화정책, 정부가 말하는 생애주기별 문화복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5070 사회적 관계망 서비스를 통해 적극적인 사회, 세대간의 소통이 이루어지는 세대가 되었으면 한다.5070세대를 더이상 현실을 침묵하고 외면해서는 안된다."라고 지적했다
요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처럼 앞으로 5070세대들이 삶을 살아가면서 어느 성공신화가 아닌 우리 이웃들의 소소한 자기 이야기를 쓰는 붐을 일으켰으면 좋겠다고 한 말은 그래서 더욱 여운이 남는다.
앞으로 은퇴 이후의 삶을 재조명해보고, 온갖 스트레스를 등산과 여행을 통해 정신적 피로를 힐링으로 펼치는 모습, 봉사와 자기계발을 위해 노력하는 삶, SNS를 통해 소통하는 '실버들'을 중점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 시니어 기자 최재영(kthigh11@naver.com)
△OCJP 국제공인자격 △RABQSA ISO9001 △27001 국제 심사원 △KBS n 리포터△정부3.0 맞춤형서비스 △생활공감정책모니터 용인시 대표 △서울시 인터넷시민감시단 △한국소비자포험 화이트슈머 △금융감독원소비자리포터('금소리') △한국가스안전공사 경영공시모니터 △분수네신문사 칼럼리스트 △직업 특강 & 컨설턴트 △IT 및 보안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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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립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 시니어 기자단’ 모집
-다시 뛰는 인생2막 ‘나도 기자다’
프리미엄경제신문 이투데이의 자회사인 이투데이 PNC(Passion & Creative)가 ‘브라보 마이 라이프(BRAVO my LIFE) 시니어 기자단’을 모집합니다.
시니어 기자단은 액티브 시니어들의 치열하고 아름다운 ‘삶의 현장’ 소식과 함께 인생2막-자기계발 성공 스토리, 애환과 고통, 기쁨 등을 취재하게 됩니다.
선정된 기자단은 소정의 교육을 거쳐 2014년 2월부터 시니어 모니터링 업무와 현장 취재기사를 작성하게 되고, 작성된 기사는 '브라보 마이 라이프‘ 사이트에 게재됩니다.
50대 이상 신장년층들은 우리 사회의 주춧돌이자 근간이며 버팀목입니다. 하지만 직장-자녀문제-부모-집안 대소사-건강-대인관계 등 여러 가지 일로 인해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열정은 누구보다 뜨겁습니다. 단지 자기만을 위한 삶을 살아오지 않았기에 가려져 있을 뿐입니다.
신장년층은 명분과 격식, 보수적인 사회적 가치에만 연연하지 않습니다. 사회적 성공을 위해 온갖 혼을 불어넣으면서도 자신의 삶을 즐기는 것을 결코 주저하지 않습니다.
이투데이 PNC가 운영하는 시니어 전문 미디어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당당한 시니어들의 고품격 Life 정보 웹진으로 ‘2막을 준비하는 아름다운 e-시니어’ ‘‘Dynamic Senior’의 신나는 놀이터’‘시니어들의 애환과 고통을 나누는 사랑방’을 지향합니다.
참여를 희망하는 시니어들은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보내주시면 됩니다. 많은 성원과 지원 부탁드립니다. 보내실 곳: songbird@etoday.co.kr. (02)799-6712
]접할 때마다 유난히 신경이 쓰이는 소식이 있다. 베이비붐 세대의 침몰이다. 세렝게티 초원의 누 떼처럼 자영업 전선에 마구 뛰어들었다가 부나비처럼 산화하는 모습이 그렇다. 대박은 언감생심이고, 악어에게 물려 쪽박을 찰 수도 있다는 사실을 베이비부머는 뻔히 알고 있다. 그런데도 신줏단지나 다름없는 은퇴자금을 탁류에 올인하고 있다. 독배라도 마셔야 할 만큼 상황이 절박한 것이다.
부도 현황에서도 확인된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만기도래한 어음을 막지 못해 당좌거래가 정지된 자영업자의 절반 가량(47.6%)이 50대였다. 부도 자영업자 가운데 5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44.0%, 2012년 47.0%로 높아지며 베이비부머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지난해 전체 자영업자 수는 줄었지만 50세 이상 자영업자는 월평균 3만명씩 늘었다. 새로운 직장을 찾기가 힘들어져 그동안 벌어둔 자본으로 소규모 자영업에 뛰어드는 것이다. 덕분에 50대 취업률이 높아졌다. 그러나 실상은 망해나가는 곳보다 신장개업한 곳이 더 많은 잔혹한 현실의 신기루일 뿐이다. 1년을 넘긴다 해도 47%는 창업 3년 안에 휴폐업하고 있다. 수입 역시 입에 풀칠하기 힘들 정도의 호구지책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한국의 베이비부머는 한국전쟁 직후인 1955년에서 산아제한정책이 도입되기 직전인 1963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모두 경험한 이들은 농업세대와 정보통신세대를 잇는 가교세대이기도 하다. 미국의 베이비붐 세대(1946~65년)나 일본의 단카이 세대(1947~49년)처럼 유난히 인구가 많다.
그러나 알고 보면 불쌍한 ‘알불 세대’다. 나이로 보면 딱 50대다.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인생의 정점을 찍고 있어야 할 시기이지만 정작 속은 시커멓다. 현재 평균 퇴직 연령은 53세 안팎이다. 대다수 베이비부머는 이미 제2의 인생을 시작했거나 조만간 직장에서 짐을 싸야 한다는 뜻이다. 2016년 실행되는 60세 정년의 혜택을 1958년생 개띠부터 누릴 수 있지만 신분이 보장된 공공기관 등을 제외하면 실제 누릴 수 있는 베이비부머가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똘똘한 퇴직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면 국민연금이 나오는 만 60세까지 7년간 수입이 없이 생계를 꾸려야 하는 ‘소득절벽’ 에 시달려야 한다.
또 베이비부머는 100세 시대를 살게 될 첫 세대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30~40년의 기나긴 여생을 대비하기는커녕 사교육비, 자녀 취직 준비, 자식 분가 등 자녀 뒷바라지에 미래를 저당 잡히고 있다. 쓸 돈은 많은데 재취업은 어렵고 거의 전재산을 담아놓은 부동산은 얼어붙었고, 이자는 워낙 낮아 그나마 벌어놓은 돈을 까먹고 지내야 할 판이다 보니 울며 겨자 먹는 심정으로 창업에 나서게 된다. 잔혹한 무전장수(無錢長壽)의 악순환 고리에 걸려드는 것이다.
송호근 서울대 교수는 '그들은 소리내 울지 않는다'에서 베이비부머 인구가 대략 715만명 정도 되는데 이 중 100만명쯤 되는 고소득층과 200만명쯤 되는 중간 소득층을 제외한, 저소득층으로 분류되는 400만명 이상이 불안한 노후를 맞고 있다고 분석했다.
베이비부머의 잇따른 파산은 그들이 몰고 올 은퇴쇼크의 예고편에 불과하다. 50대는 봉양할 부모와 부양할 자녀, 심지어 돌봐줘야 할 손주까지도 있다. 가계의 기둥인 것이다. 베이비부머의 침몰은 곧 중산층 가계의 붕괴로 이어지며 나라경제에도 치명적인 손상을 가할 수 있다. 1000조원의 경고등이 켜진 가계부채는 물론 소비, 투자, 부동산 등 전방위적인 후폭풍이 우려된다.
베이비부머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않을 경우 실버푸어 문제가 고질화할 가능성이 높다. 베이비부머는 6년 후인 2020년부터 65세 고령층에 진입하게 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평균 65세 이상 노인 빈곤율이 13% 정도인 데 비해, 우리나라는 45%가 빈곤층에 속한다. 노인 1인 가구의 경우 무려 77%가 빈곤층이다. 노인복지 예산도 GDP의 1.7%로 멕시코 등과 함께 바닥권이다. 6년이란 훌륭한 대비기간이 있는 셈이다.
베이비부머의 연착륙은 청년실업처럼 발등에 떨어진 불이나 다름없다. 대책 없이 고령층에 진입하기 전에 연금 활성화 등 노후소득보장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또한 인생 이모작 지원과 사회안전망 강화는 물론 이들의 경험을 살리는 정책적 노력도 경주해야 한다.
서울시는 '베이비부머' 세대 정책 수립을 위해 '베이비부머, 우리는 말한다' 주제로 청책토론회를 오는 10일 오후 2시 서울글로벌센터 9층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한다.
시는 50∼64세의 다양한 욕구에 부합하는 정책을 발굴하고 바람직한 정책 추진방향을 모색하고자 이번 청책토론회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서울인생이모작센터, 한국시니어산업협의체, 서울시노인종합복지관협회, 서울시사회복지관협회 등 어르신 관련기관 종사자와 전문가, 시민 등 130여명이 참석한다.
토론회는 서울시 인터넷방송 라이브서울(tv.seoul.go.kr)과 유스트림(www.ustream.tv)으로 생중계될 예정이다.
요즈음 스마트란 용어를 참 많이 사용한다. 스마트 폰을 시작으로 여러 곳에서 넓게 인용되고 있는 말이다. 우리들이 쓰고 있는 일상용어 가운데도 외래어가 넘쳐 나서 뜻도 모르고 건성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러나 쓰다 보면 우리말 보다 뜻이 더 잘 전달되는 용어들도 없지 않다. 그런 용어 가운데 하나가 스마트란 용어다.
스마트(smart)란 원래 형용사로 쿡쿡 쑤시는, 욱신욱신한, 쎈, 호된 과 같은 뜻이 있고 날렵한, 약사 바른, 교활한 등의 의미도 있다. 영리한 이라 던지 세련된 이란 뜻은 단어 뜻의 뒷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스마트의 명사인 스마트네스(Smartness) 쯤 가서야 '세련됨' '빈틈없음' 이란 뜻만으로 해석된다. 요즈음 유행하는 스마트의 뜻은 아마도 '세련된'을 나타내고자 함일 것이다. 금세기에 들어 노령화 인구가 늘어 갑자기 100세 시대의 삶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인생 이모작이라고도 한다. 건강한 노인으로 제2의 인생을 살 수 있다면 그 이상 바랄 행복이 없을 것 같다. 그래서 한 번 생각해 본 스마트다. 이 스마트에 에이징을 합성해 본다. 에이징(aging)이란 용어는 원래 노인을 연상시키는 노화를 뜻하지만 '나이 듦'이란 뜻도 있으니 반드시 노화만을 의미하진 않을 것이다.
한 살짜리가 두 살이 되어도 나이 듦이란 개념으로 본다면 삶은 에이징 과정 그 자체라고도 볼 수 있다. 생애 주기의 어느 단계라고 할 것 없이 모든 과정이 에이징(나이 듦)에 해당한다. 스마트 에이징 프로그램(Smart Aging Program)은 어떨까. 인생 이모작 제2인생의 스마트한 설계.
SMART란 영어 알파벳으로 5자다. 그러니 5행시는 아니지만 알파벳 하나하나에 특별한 의미를 따로 부여해 보았다. S(Simple) M(Movement) A(Artistic) R(Relax) T(Together).
S(Simple)은 형용사로 단순한, 간소한, 검소한, 성실하고 정직한 등의 의미를 갖고 있다. 사고의 단순함을 생각했다. 머리가 복잡해지면 망상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나이 든 사람들의 복잡한 생각은 상대적으로 생산성이 떨어진다. 단순화 시키는 노력을 하면 긍정적 생각으로 집중되어 바로 생산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M(Movement)는 명사로 움직임 운동 활동을 의미한다. 나이 듦에 따라 기운이 떨어지고 근력이 약해지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 몸도 사용하지 않으면 퇴화한다. 세계보건기구에서 권한 건강 수칙에도 보면 될 수 있는 대로 자주 그리고 멀리 걸으라는 권고를 하고 있다.
A(Artistic)은 형용사로 예술적인, 멋있는 이란 의미가 있다. 멋이 있다라는 표현을 빌려 정서성을 강조해 본다. 세계보건기구의 정신적 웰빙을 정서적 안녕상태로 규정하지 않았는가. 나이 들수록 정서적 감각을 잃지 말아야 한다.
R(Relax)란 말은 늦추다, 완화하다는 동사다. 이완이다. 긴장을 푸는 일이다. 나이 듦이 초조한 긴장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사람들은 누구나 환경에 따라 긴장과 완화를 반복하면서 살아간다. 긴장이 오래 계속되면 항상성이 깨어진다. 그래서 긴장의 이완이 필요하다.
우리 인체는 이런 긴장과 이완을 자동적으로 제어하는 능력이 있지만 인위적이고 조작적 삶 때문에 이완의 시기를 놓치고 마는 경우가 많다. 우리들이 낮에 일하고 밤에 잠을 자는 이치가 인체의 자동적 긴장 이완의 항상성을 유지하려는 현상이다. 느림의 미학이다.
T(Together)는 함께 라는 의미의 부사다. 함께 한다는 것은 나눔을 내포하며 중단 없는 지속성을 내포한다. 그리고 나이 들어가도록 나눔이 있다면 축복받은 일이다.
그래서 생각을 간결하게 하고 몸을 많이 움직이고 마음이 정서적이고 느림을 즐길 줄 알고 그래서 함께 나눌 수 있는 나이 듦이라면 누가 마다하겠는가. 그래서 스마트 에이징이란 조어를 생각해 본 것이다. 우리말로 굳이 하자면 지혜로운 나이 듦이라고나 할까.
불란서 속담에 “앙금 없는 포도주 같은 노인”이란 표현이 있다. 모두들 그렇게 나이 들어가고 싶다는 소망을 스마트 에이징에 담아 보았다. 우리 모두 내가 지니고 있는 자신의 스마트 자산 수준을 한번 점검해 보자. 얼마나 갖고 있는지 그리고 그 자산을 바탕으로 나만의 인생 이모작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자. 그래서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
이근후 이화여대 명예교수
주상숙(66) 씨는 자체 개발한 스마트봉운동으로 예순이 넘은 나이에 새롭게 인생 후반전을 시작했다. 더 캐고 들어가면 그의 이력은 좀 별난 구석이 있다. 듣도 보도 못한 스마트봉운동을 개발한 데 이어 피부미용사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어서다.
남자 피부미용사라고? 보통 ‘피부미용사’ 하면 금남의 영역으로 알려져 있지 않은가. 게다가 전직은 전혀 이쪽 분야와는 상관없을 것 같은 공무원이라니… 흥미진진할 것 같은 이 남자의 인생 스토리에 어찌 호기심이 생기지 않을 수 있을까.
◆‘금남의 영역’이던 피부관리사에 도전
“퇴직할 무렵 몸이 안 좋았어요. 고혈압, 목 디스크, 퇴행성관절염에 소화불량, 이명, 비만도 있었고요. 그래서 은퇴 후 건강관리를 위해 헬스클럽을 다니면서 발 관리, 경락 마사지, 스포츠 마사지, 쑥뜸, 척추 교정, 다이어트 식이요법 등 여러 분야를 공부했습니다. 그러다가 피부미용사 국가 공인 자격증이 생겼다는 걸 알게 됐어요. ‘아! 이거구나’ 싶었죠.”
주 씨의 전직은 경북도청 공무원. 7급 주사보로 시작해 꼬박 30년을 채우고 6년 전, 정년퇴직을 했다. 나이 육십에 아무 준비 없이 나오고 보니 막막할 뿐이었는데 우연히 새로운 기회가 찾아온 것이었다.
“이전까지 자유업에 속하던 피부 관리 분야가 2008년 국가 자격증이 신설되면서 전문직종이 된 거예요. 새로운 일을 하고 싶던 참에 바로 도전에 나섰죠. 그 길로 문제집을 사서 피부학, 화장품학, 피부관리기기학, 공중보건학 등을 독학으로 공부하고 필기시험을 쳤습니다.”
생소한 과목이긴 했으나 워낙 암기에 자신 있던 그는 한 번에 통과했다. 문제는 실기시험이었다. 혼자 공부하기엔 한계가 있어 피부미용학원에 등록했지만 젊은 여성 교육생들이 남자, 그것도 나이 많은 사람과 같이 실습하려 하지 않았다. 여성 마사지 모델을 구하기가 꽤 힘들었단다. “2시간에 2만원, 돈을 주면서까지 아르바이트 모델을 썼어요. 모델이 없을 때는 시중에서 구한 마네킹을 가지고 연습했습니다.”
기술을 익히는 것 외에도 어려운 점은 또 있었다. “얼굴뿐 아니라 목, 팔, 다리 마사지도 해야 하거든요. 거의 반라의 여성 모델을 처음엔 눈이 부셔 쳐다보지를 못하겠더라고요. 눈을 어디다 둘지 난감했죠, 솔직히….”
20대 젊은 여성 지원자들 사이에서 주 씨는 실기시험에 당당히 한 번에 합격했고 2009년 5월 피부미용사 면허증을 취득했다. 그동안 이 모든 일은 아내 모르게 저질렀다. 자격증을 내보이며 피부관리숍을 차리겠다고 하자, 아내가 펄쩍 뛰었단다. 남자로서 할 일이 못 된다는 거였다. 그는 아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해 7월, 보증금 200만원에 월세 20만원을 투자해 20평짜리 피부관리숍을 창업했다.
◆‘100세 건강 스마트봉운동’ 직접 개발
그의 가게는 꽤 성업했다. “고객의 90%가 여성이라서 숍 운영이 쉽진 않죠. 창업 초창기엔 파리만 날렸어요. 주 고객층이 여성인데 나이 많은 남자 피부관리사에게 얼굴과 몸의 마사지를 맡긴다는 게 어째 선뜻 내키진 않았을 테니까요.”
하지만 섬세하면서도 힘 있는 마사지가 고객들에게 시원함을 선사하며 호응을 이끌어내기 시작했다. 피부 관리뿐 아니라 경락마사지, 자세 교정, 식이요법 등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 해박한 지식으로 고객의 건강 문제를 해결해 줬더니 1년쯤 지나자 입소문을 탄 가게에 단골손님이 끊이지 않았다고. 주 씨의 인생 이모작은 피부미용에서 끝나지 않는다.
“피부관리숍을 운영하며 건강 관련 공부를 계속하다 보니 나름대로 건강 이치를 터득하게 됐어요. 나이가 들면 몸이 굳어지고 골격과 자세가 틀어져 몸이 아프며 여러 가지 질병이 온다는 것을 깨달았죠. 내 스스로 뭉친 근육을 풀고 골격을 바로잡는 운동 방법은 없을까 연구하게 됐습니다.”
그가 개발한 일명 ‘100세 건강 스마트봉운동’. 도구와 자기 체중을 이용해 주로 누워서 하는운동이다. PVC 파이프에 보온재를 덧대고 인조가죽을 감싸 만든 지름 9cm·길이 50cm의 작은 스마트봉에 그의 원대한 꿈이 걸려 있다.
“스마트봉 운동을 통해 굳은 근육은 풀리고 틀어진 목, 어깨, 등, 허리 골반 등의 골격이 바로 잡히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이 운동법으로 저부터 효과를 톡톡히 봤거든요. 우선 고혈압 약을 끊었고요. 고관절을 바로잡고 목 디스크도 해결했어요.”
가족, 친구들, 피부관리숍 고객에게도 권유해 봤더니 스마트봉운동 효과가 입증됐더란다. 자신감이 붙은 그는 특허 출원과 상표등록 출원을 신청했다. 또 운동법을 알리기 위해 문화센터 50곳에 강좌 개설을 제안했다. 그러나 처음 들어보는 이 운동법에 관심을 가지고 그를 받아주는 곳은 없었다.
그러던 중 운 좋게 한 문화센터에 요가선생 ‘대타’ 자리가 났고 회를 거듭할수록 운동 효과를 본 사람들의 입소문이 전해지면서 그의 강좌 수강생은 점점 더 늘어났다. 이를 계기로 주 씨에게 여러 문화센터에서 스마트봉운동 강좌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
주 씨의 향후 목표는 ‘강사 양성’이다. 스마트봉운동 강사를 배출해 더 많은 사람이 이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보급하고 대중화를 이루겠다는 심산이다. 최종 목표는 동네 주민들과 함께 인근 농촌에 ‘자연건강마을’을 조성하는 것이다.
서울시는 ‘베이비부머’ 세대를 대상으로 ‘사회공헌 아카데미’ 4기 수강생을 다음달 6일까지 모집한다고 4일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은퇴 후 ‘제2의 인생’ 설계를 위한 재무·건강·부부관계 등 기본 프로그램과 함께 봉사나 재능기부 활동에 도움이 되도록 사회공헌 및 재능나눔, 일자리 관련 교육을 제공한다.
은퇴를 앞둔 50∼64세 서울시민은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교육기간은 다음 달 11일부터 4월 8일까지다.
서울시 홈페이지(http://welfare.seoul.go.kr/senior)와 서울인생이모작지원센터 홈페이지(www.seoulsenior.or.kr)에서 수강신청할 수 있다.
손욱 「행복나눔 215」 회장은 서울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후 1975년에 삼성전자에 입사해 삼성전자 부사장, 삼성SDI 사장, 삼성종합기술원장, 삼성인력개발원장 등을 역임하고 농심에서 회장을 지낸, 장르의 점프를 거침없이 하면서도 최고의 자리를 유지한 그 자체로 혁신적인 인물이다.
이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그는 1945년 생으로 어느덧 칠순의 나이지만 오히려 경영을 할 때보다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손 회장을 가장 강하게 이끌고 있는 것은 바로 '감사의 힘'이다. 그리고 감사의 힘을 통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이제 손 회장이 말하는 새로운 인생에의 도전과 그가 발견한 세상을 바꾸는 힘의 지혜를 들어본다.
인터넷에서 손욱이라는 이름을 검색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직책에 대한 명칭이 ‘전 농심 회장’이다. 강연과 관련된 내용에서는 ‘손욱 교수’로 불린다. 현재 맡고 있는 것은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초빙교수라는 직책 때문이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손욱이란 이름은 현재 시점에서도 회장이기도 하다. 바로 그 자신이 가장 애착을 갖고 있다고 말하는 ‘행복나눔125’의 회장이라는 역할 덕분이다.
“요즘 행복하게 삽니다”
루이보이차와 마주한 손 회장은 요즘 근황을 묻는 질문에 바로 행복하다고 대답했다. 삼성 고속 성장의 역사를 바로 현장에서 지켜봤던 삼성맨이었으며 이물질 파동으로 위기에 처했던 농심을 안정시키고 길지 않은 시간 동안 기업 혁신을 뚝심 있게 추진했던 경영인은 길고도 무거웠던 자리에서 물러나 있는 현재를 행복하다고 표현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직장에서 은퇴하면 2~3년 정도 적응기간을 가지고 인생 이모작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때 듣는 말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라’는 말이에요. 그래서 저도 ‘내가 좋아하는 게 뭘까?’ 생각을 했어요. 살아오면서 잘할 수 있었던 것이 바로 그것이라는 결론을 내렸죠.”
손 회장은 원래 기계공학을 전공했던 엔지니어였다. 그런데 어느 날 자연스럽게 기술직을 떠나서 전략, 기획, 경영을 하게 됐다. 그 이후 손 회장의 커리어는 다양한 변화와 조직 내 역할의 점프로 이뤄져 있다.
“삼성이란 조직은 밖에서 보면 딱딱해 보이지만 자율경영이란 측면에서 맡기면 뭐든지 할 수 있게끔 해주는 그런 문화가 있었어요. 자기가 알아서 할 줄 알아야 한다는 마인드였죠. 반 평생을 함께 한 삼성을 나와서 가게 된 농심도 그처럼 만들고 싶었어요. 행복한 일터 만들기와 조직 문화 개선을 위해 노력했고, 그 덕분인지 계속해서 마이너스 성장을 한 회사가 연 10%대의 성장을 이루게 됐습니다.”
◆두 번째 인생의 거의 모든 것, 행복 전도사로 올인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완전하지 못했다고 생각하던 손 회장은 어느 날 들르게 된 환경 사업소에서 강력한 아이디어를 얻게 된다. 직원이 열 명 조금 넘는 사업소의 사장과 직원들 모두가 행복하게 일을 하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그것을 가능하게 만든 건 사장이 항상 품고 있는 ‘감사’의 마음이었다.
“그곳 사장님은 한시도 감사의 마음을 잊지 않고 있었어요. 직원들의 가족들에게는 그런 외지까지 와줘서 함께 있어줘서 감사하고, 일 특성상 큰 트럭이 오가는 환경이 됐는데도 불평이 없는 이웃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감사하고. 그런 것이 조직을 즐거운 일터로 만들고 있었죠. 저는 그때 기업 경영에 있어서도 칭찬이 아니라 감사가 답이라는 걸 알았어요. 은퇴하면 이걸 전파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였죠.”
내가 행복하면 가정이 행복하고, 가정이 행복하면 일터가 행복하고, 일터가 행복하면 사회가 행복하고, 사회가 행복하면 내가 행복하다는 극히 단순한 이치였다.
농심에서 시행했던 조직문화였던 ‘착한 일’, ‘독서 토론’. 거기에 ‘감사’를 더하여 잘 어우러지면 사회운동이 될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선 것이다. 그것이 바로 지금 손 회장이 자신의 90%를 바치고 있다고 말하는 ‘행복나눔 125’ 운동의 모체였다.
‘행복나눔 125’ 운동의 방법은 간결하다. 첫째, 1주일에 한 번은 착한 일을 한다. 둘 때, 한 달에 2권의 좋은 책을 읽는다. 셋째, 하루에 5개의 감사 일기를 쓴다. 그래서 ‘125’다.
‘행복나눔 125’ 운동은 손 회장 두 번째 인생의 매우 좋은 주제가 됐다. 손 회장은 이를 포스코ICT에 도입할 수 있었다. 포스데이터와 포스콘을 하나로 합쳐 만든 포스코ICT는 서로 다른 조직 문화를 가진 두 기업이 합쳐져 갈등이 있던 터였고 당시 포스코ICT의 CEO였던 허남석 사장은 해법을 찾는 중이었다. 손 회장은 허 사장을 설득하여 행복나눔 125 운동을 포스코ICT 조직에 도입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직원 몰입도 조사의 꾸준한 상승세와 함께 조직 문화 성공 사례의 대표적인 성과로 인정 받았고 마침내 포스코 전 그룹으로 운동이 확산됐다. 이러한 성공 사례는 대림 그룹, 광양시, 서울시 공무원 노조, 병원과 육사까지 행복나눔 125 운동을 받아들이는 계기를 마련했다.
◆세상을 보다 나은 곳으로 만들고 싶다는 사명감
손 회장의 꿈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우선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 교수의 입장에서, 손 회장은 한국형 리더십과 기술경영의 전파에 대해서도 여전히 끈을 놓지 않고 있었다.
“한국형 리더십 연구회를 하는 이유는 서양 리더십을 연구하다 보니 너무 우리 현실에 맞지 않는 게 있어요. 우리는 우리 정서에 맞는 리더십이 있습니다. 그런 한국형 리더십을 젊은이들에게 잘 전파를 하면 대한민국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습니다.”
기술경영의 전파에는 손 회장 개인의 경험이 녹아 들어가 있다.
“제가 성장을 한 건 다 배워서 가능했던 겁니다. 지금 청년들에게 제가 가진 지식을 전수해준다면 내가 20년 걸렸던 걸 5년이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손 회장은 말로 그치지 않고 이미 10여 권의 저서를 출간하여 기술경영의 전파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었다. 행복나눔, 한국형 리더십 교육을 위한 교수 역할, 기술경영의 전파를 위한 저술 활동. 손 회장이 보내고 있는 두 번째 삶을 상징하는 주제들은 개인이나 작은 커뮤니티를 바라보고 있는 게 아녔다. 간단하고 이해하기 쉬우며 실현 가능하면서도 강력할 수 있는, 어쩌면 많은 이들이 놓쳐 버리고 있는 그런 지점이었다.
◆실수와 교훈이 보다 발전하는 자신을 만든다
손 회장에게 인생을 살면서 후회한 일이 있느냐고 물어봤다. 손 회장은 잠깐 생각한 후 거침없이 자신의 목소리를 세웠다.
“잘못한 것도 많죠. 하지만 그 잘못한 것에 대해 오래 생각하지 않아요. 인간은 신이 아니니까요. 오히려 잘못한 것들이 있으면 배우는 것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회복탄력성이란 게 있잖습니까? 무슨 일을 겪었을 때 이것은 나에게 큰 교훈이 되리라는 마음가짐인 겁니다.”
감사와 나눔이 습관이 되면 행복해진다는 것을 깨달은 손 회장은 노후를 행복하게 지내려면 자신이 알고 쌓아 온 것들을 나누고 기부하면 기쁨이 저절로 따라온다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감사가 세 가지 종류가 있다고 밝혔다. ‘나는 감사한 게 없는 데 이런 일이 생기면 감사할 거야’라는 감사. 이것은 ‘만약에’ 감사다. 그리고 두 번째는 ‘뭐였기 '때문에’라고 하는 ‘때문에’ 감사다. 마지막 세 번째는 어려움, 시련, 과오를 겪었을 때 나오는 감사다. 이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라고 부를 수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세 번째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감사를 계속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세 번째도 가능해진다는 게 손 회장의 말이었다.
“우리나라는 불신사회입니다. 그렇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선행을 하면서, 감사를 하면서 극복할 수 있는 문제라고 봅니다.”
손 회장과의 인터뷰에서 공통적으로 보였던 건 ‘그동안 겪고 쌓아온 지혜와 노하우를 다른 사람을 위해 알려야겠다’라는 의지, 바로 사명감이었다. 세상을 보다 나은 곳으로 만들겠다는 도전을 상상하는 이는 많지만 실천하는 이는 많지 않다. 손 회장이 마주한 새로운 인생이 만들 세상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