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하스 연천이라고도 불린다. DMZ가 인접한 청정지역답게 때묻지 않은 가을 햇살이 바삭하다. 그 햇살에 덮인 자연은 렌즈에 필터를 한 겹 더 씌운 듯 깊이 있다. 연천은 구석기부터 고구려시대까지의 성(城)을 비롯한 유적이 가장 많은 곳이다. 순수한 자연을 누리며 오랜 역사를 되짚어보는 시간이 가능하다. 경기 북부 연천의 가을 들녘, 마음이 풍성해지는 외출이다.
연천 지역에서 고구려 문화유산 흔적은 일상의 풍경이다. 자동차를 타고 연천의 들길을 달리다 보면 나지막한 민둥산처럼 보이는 성이 나타난다. 호로고루성, 당포성, 은대리성이다. 연천을 대표하는 고구려 문화유적이다. 임진강변의 높은 절벽 위에 흙을 쌓아 다지고 돌을 높이 올려 성벽을 이룬 천혜의 요새로서 지금도 그 자취를 볼 수 있다. 유유히 흐르는 임진강을 따라 동서로 길게 뻗은 주상절리, 적의 방어기지이자 물자 이동의 상업적 지역이었던 고랑포구, 한탄강과 장진천이 만나는 은대리성의 숲 등 연천은 민통선과 가까운 전방 도시이지만 역사도시이기도 하다.
해바라기가 함께하는 호로고루성
꽃철마다 붐비는 곳이 있듯이 가을이 시작될 무렵이면 물결을 이룬 해바라기를 보러 사람들이 몰려온다. 호로고루성은 독특한 이름만으로도 솔깃한데 언제부터인가 고구려 성벽 아래 펼쳐진 해바라기 밭으로 사람들이 찾아든다. 이제는 북새통의 절정기가 지나고 한가하다. 이미 노란 꽃잎을 떨구고 씨를 내민 해바라기 밭 건너편으로 우뚝 솟아오른 호로고루성, 그 주변으로 한가롭게 오가는 이들의 모습이 가을 풍경과 잘 어울린다.
성 위에 올라서 보면 낮게 흐르는 임진강과 연천의 산천이 따스한 가을볕에 덮여 있다. 흙과 돌을 이용해 토성과 석성의 이점을 결합한 축성술이 돋보이는 호로고루는 그 옛날 개성과 서울을 잇는 중요한 길목이었다. 연천과 개성 간의 거리는 30km 정도. 강 건너편의 개성이 보일 듯 말 듯하다. 든든한 주상절리를 믿고 유유히 흘러가는 임진강은 물이 깊지 않아서 예로부터 육상통로이자 전략적 요충지였다고 전해진다. 그 강을 옆에 둔 호로고루성 위에서 내려다보는 해바라기 밭이 계절을 물씬 전한다. *사적 제467호
고랑포구의 추억
연천은 산을 돌아 들길과 강을 따라 길이 이어진다. 호로고루성 들판을 건너 바로 근처의 고랑포구는 한국전쟁 이전엔 무역항으로 이름을 떨치던 곳이었다. 전쟁 이후 그 명성은 사라졌지만 지난해 '고랑포구 역사공원'을 개관하면서 다시 재조명받기 시작했다.
역사관 실내엔 교역이 왕성했던 고랑포구의 옛 풍경을 재현해놓았고 체험실과 첨단의 콘텐츠를 설치 전시해서 찾아드는 여행객들을 맞고 있다. 특히 역사공원 앞마당에 들어서면 ‘레클리스’(Reckless)란 이름의 군마 동상이 눈길을 끈다. 그 앞으로 멀리 임진강변의 고랑포구를 바라보며 강물 따라 흘러간 역사를 그려본다.
신라 마지막 왕 경순왕의 무덤
고랑포구 역사관에 왔으니 바로 옆 5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한 신라 마지막 왕의 무덤 경순왕릉에 들르지 않을 수 없다. 경주나 개성 어디쯤에 있을 듯한 신라의 왕 무덤이 연천에? 하면서 의아해할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고려 태조 왕건에게 나라를 위탁하고 개성에서 여생을 마친 후 경주로 운구되는 중 고려 조정에서 “왕의 구(軀)는 백 리 밖으로 나갈 수 없다” 하여 이곳 고랑포리 언덕에 장례를 모셨다고 한다. 민란이 염려되어 임진강도 못 건너고 연천에 머물게 된 비운의 왕릉이다. 경순왕릉은 소박하고 석물의 배치나 종류도 간소하다. 조선시대의 여느 왕릉처럼 거대하지는 않지만 병풍처럼 두른 산이 있어 제법 위엄 있다. 잠시 넓은 잔디밭과 숲 그늘을 거닐어본다. 역사 저편의 사연을 안고 연천 땅에 묻힌 경순왕의 고뇌를 경건하게 되새겨보는 시간이다. *입구에 문화해설사가 상주해 있다.
고려 왕조의 역사가 깃든 숭의전(崇義殿)을 아시나요
고려 왕조의 위패가 봉안된 숭의전, 입구의 태조 왕건이 마셨다는 약수터 어수정에서 물 한 모금 마시고 홍살문을 지나 5분쯤 천천히 길을 오른다. 마치 오래된 옛 길을 걷는 듯하다. 그 숲길에 간간이 밤이나 도토리가 툭툭 떨어져 떼구루루 구른다.
조선시대에 고려 태조를 비롯한 7왕의 위패를 모신 사당, 고려의 부흥을 이끈 옛 고려 왕조를 향한 충절이 깃든 곳으로 태조 왕건의 위패와 초상화를 볼 수 있다. 입구의 담장과 기와에서 자라는 푸른 이끼가 오랜 세월을 말해준다. 고려 왕실을 지켜준 550년 수령의 느티나무 숲 절벽 아래로는 임진강이 흐르고 우거진 숲 사이로 캠핑하는 사람들이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역사 유적이 자리 잡고 있는 힐링 숲, 그 아래 고즈넉하게 흐르는 임진강, 온통 정적만 감도는 경내 한쪽에서는 보도자료 영상을 촬영하는 팀이 보이기도 한다. 고요한 태곳적 숲의 사적에 내려앉은 따사로운 가을볕에 마음이 여유롭다. *평화누리길 11코스가 시작되는 곳이다.
언덕 강벽 위의 옛 진루, 사적 제468호 당포성
숭의전을 내려와 5분쯤 달리면 삼각형 절벽의 땅 위에 쌓은 당포성이 가을바람 속에 있다. 마치 호로고루성과 쌍둥이 성인 듯 흡사하다. 성의 생김새나 임진강을 옆에 두고 있는 주변 지형도 비슷하다. 나루 위에는 동벽과 전망대의 흔적이 아직 남아 있다. 당개나루로 불렸다는 옛 포구는 교통상 중요한 위치였음을 짐작하게 한다.
고구려시대의 성(城)이 연천에 많은 이유 중 하나가 주상절리에 있다. 임진강과 한탄강을 따라 병풍처럼 이어진 주상절리라는 자연적 성벽 위로 흙과 돌로 쌓아 올려 적의 침입을 방어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삼은 것이다. 성 위로 단 한 그루의 나무가 오롯하게 서 있다. 역사의 한 장면인 듯 바라보았다.
켜켜이 쌓인 시간의 아름다움, 주상절리
멀리서 바라만 봐도 주상절리를 품은 임진강의 잔잔한 물결이 평화롭기만 하다. 화산활동 후 용암대지가 강의 침식을 받아 생겨난 기하학적 형태의 현무암 주상절리, 그곳엔 긴 시간의 이야기가 켜켜이 스미어 있을 것이다. 천년 요새였던 그 강가에 강태공 한 명 세월을 낚으며 앉아 있다. 이따금씩 불어오는 바람은 마냥 다디달다. 사람의 손길이 많이 닿지 않은 듯 잡초와 야생화가 가득 피어 있는 주상절리 둑방길도 한적하다.
휴전선과 가까운 민통선 북방지역답게 연천은 철원, 포천 등과 함께 흔히들 말하는 군 전방지역이다. 그 들길과 강을 따라 달리다 보면 삼엄한 전방 군부대를 군데군데 지나치게 된다. 출입금지 표지판이 붙은 철조망 철책 따라 줄지어 걷는 군부대 장병들이 심심찮게 눈에 들어온다. 이 땅 최북단의 군부대에서 국민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씩씩한 아들들을 한참 바라봤다. 고마운 청춘들.
DMZ와 인접해 있는 연천은 유네스코가 인정한 임진강 생물권 보전지역이다. 풍부한 수자원과 수려한 자연경관 속에서 멸종위기종이나 희귀한 생물 자원이 서식하는 등 생태적 가치가 높은 구역이다. 또한 구석기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역사와 문화를 품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구석기인들의 생활 흔적이 발견된 전곡리 선사유적지는 세계 고고학계에서 매우 중요한 곳으로 인정하는 지역이다. 이곳에 오면 누구라도 시간여행을 즐길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최초로 강을 중심으로 형성된 지질공원, 한탄강 하류에 위치한 아름답고도 슬픈 전설을 품고 있는 재인폭포(才人瀑布)의 장관도 빠뜨릴 수 없다.
연천의 하루, 심신이 편안하다. 그 옛날 우리의 오천년 시간 속에서 고구려가 써나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읽어낸 시간이기도 하다. 돌아오는 길에 연천의 시골 인심 한 보따리를 차에 실었다. 민통선 청정지역답게 맑은 물, 비옥한 토지에서 자란 각종 채소와 과일 등 다양한 농산물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는 일. 그 들녘엔 지금 가을이 풍성하다.
◇영화처럼 맛보기
기왕 연천에 갔으면 북쪽으로 조금 더 달려 군부대 앞의 망향비빔국수를 맛보는 것도 소소한 재미다. 이 국숫집은 연천에서 군생활을 했던 병사들이라면 거의가 다녀간 집이다. 그런 추억 때문에 일부러 먼 길 달려가 먹는 국수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영화 '강철비'에서 대한민국 외교안보수석과 북한 최정예 요원으로 분한 배우 곽도원과 정우성이 국수를 후루룩 맛있게 먹는 장면을 이곳에서 촬영했다. 국수 위에 올린 상추 한 잎은 '망향의 시그니처'로 불린다.
나라말이 사라진 날 (정재환 저·생각정원)
방송인 출신 역사학자 정재환이 조선어학회의 투쟁사를 살펴본다. 일제 치하 말과 글을 빼앗긴 민족의 상황과 이에 맞서 우리말 사전을 편찬한 조선어학회의 활동을 조명한다.
내 손 안의 작은 미술관 (김인철 저·양문)
19세기 인상주의를 연 화가 25인의 명화를 한 권으로 감상한다. 도슨트의 해설을 듣는 것처럼 그림 소개뿐 아니라 화가의 삶과 교우 관계 등 생생한 일화까지 함께 제공한다.
건강수명 100세 (김혜성 저·파라사이언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증 우수과학도서로 선정된 '내 안의 우주' 시리즈의 저자 김혜성 박사의 신간. 건강수명이 줄어드는 원인을 파헤치고, 그에 대한 대처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노르망디의 연 (로맹 가리 저·마음산책)
'자기 앞의 생'으로 공쿠르상을 받은 작가 로맹 가리의 생애 마지막 장편소설. 제2차 세계대전 시기 인간에 대한 애정과 희망을 '연'이라는 상징물로 표현한 작품이다.
딱 일 년만 청소하겠습니다 (최성연 저·위즈덤하우스)
50대 고학력자 여성이 ‘고졸’로 이력서를 고쳐 쓰고 1년간 미화원으로 일한 이야기를 담는다. 미화 일을 하며 겪은 에피소드, 비합리적인 청소 노동자의 현실 등을 진솔하게 전한다.
오늘부터 차박캠핑 (홍유진 저·시공사)
차박 입문자를 위한 가이드북. 차박 관련 용어부터 차종, 예산, 장비 등 기초적인 정보와 차박 성지 및 주변 여행지까지 안내한다. 부록으로 ‘차박캠핑족’의 생생한 인터뷰도 실려 있다.
코로나19가 가져온 뉴노멀 시대를 맞아 외출이나 여행 방법도 확연히 달라졌다. 자신을 지키고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여행으로 가장 쉬운 것은 자동차를 타고 달리는 것, 집콕에서 벗어나 자동차 차창 밖 풍경만으로도 가슴이 탁 트이는 드라이브 스루 여행지가 멀리 있지 않다. 자동차로 가는 섬으로 떠나보자.
수도권에서 당일치기 섬 여행으로는 이야기를 품은 서해의 대부도 권역이 있다. 시화방조제와 연륙교가 건설된 덕분에 배를 타지 않고도 대부도, 선재도, 영흥도 세 개의 섬을 마치 육지인 양 이어서 오갈 수 있는 편리함이 더없이 좋은 조건이다. 더구나 자동차로 다니기 때문에 마음 내키는 대로 핸들을 돌려 귀하고 아름다운 장소를 예기치 않게 발견하는 즐거움을 맛보기도 한다.
서울을 벗어나 시화방조제 위에 세워진 시화나래휴게소에서 잠깐 쉬면서 바라본 바다는 호수처럼 잔잔하다. 바로 근처엔 붐비던 대부 여객터미널과 싱싱한 자연산 생선회를 먹을 수 있는 방아머리 수산물 직판장이 있다. 지금은 어쩔 수 없이 한산하다. 그 옆의 텅 빈 방아머리 해수욕장도 역시 조용하고 푸르기만 하다. 달라진 세상을 여기서도 확인한다.
섬마을의 평온, 선재도 목섬
대부도와 영흥도를 잇는 징검다리 섬 선재도는 주변 섬과는 달리 작고 한적한 섬이었다. 선재대교를 건너자마자 내려다보면 홀로 떠 있는 동그란 섬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미국 CNN이 선정한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33개 중 하나인 목섬. 하루 두 번 바닷물이 빠지면 곡선의 모래 갯벌이 나타난다. 그 길을 향해 걷는 이들에겐 멋진 추억의 길이 되고 목섬은 여전히 푸른 하늘과 갯벌과 해송이 함께한다.
선한 사람들이 살고 있을 것만 같은 선재도. 담벼락마다 동화처럼 아이들이 뛰놀고 봄날 꽃그늘 아래서 설레던 마음들이 피어나듯 고즈넉한 섬마을의 벽화가 정답다. 고양이가 조을고 있는 골목 옆으로 선재리 커피집의 잠자리 날개 같은 커튼이 저 혼자 바람에 날리고 있다. 모든 게 멈춘 듯 적막하다. 한때 인기 있던 마을의 갯벌체험이 잠잠하다. 입장료만 내면 호미와 장화를 빌려주고 1인당 1.5kg까지 바지락·동죽을 캘 수 있었는데 지금은 정적만 가득하다.
이국적인 감성 카페
그나마 사람들의 발걸음이 있던 곳, 사진작가 김연용 씨가 운영하는 카페 선재도의 명물이었던 뻘 다방, 한때 줄을 서서 차를 주문했던 감성 카페의 앞마당은 해변과 갯벌이다. 갖가지 문화행사를 했던 이곳에 몇 명의 여행자만 오간다. 바다를 향한 풍경이 이국의 정취를 연상케 하고 곳곳이 사진 스폿이었는데 이젠 야외의 빈 의자에 뙤약볕만 내리고 있다. 나오며 돌아본 간판의 큰 글씨가 마음에 들어온다. "Hakuna Matata(걱정하지 마, 잘될 거야)."
숨어들 듯 고요한 측도
뻘 다방 옆으로는 측도로 들어서는 좁은 길이 보인다. 밀물 때는 선재도와 분리되고 썰물 때는 잠수 도로를 이용해 도보나 차량 통행이 가능한 아주 작은 섬이다. 물속에 세워졌던 기둥이 바닥까지 드러나고 그 바닷길을 건너 측도에 드니 세상과 아주 뚝 떨어진 느낌이다. 인적 없는 조용한 섬마을 뒤편 산 아래에 서서 바다 건너편 마을을 딴 세상을 보듯 본다. 세상모르게 숨어들어 한적하게 쉬고 싶을 때 딱 좋을 듯하다.
물속 길 따라 박혀 있는 전신주 / 그 기둥에 새겨 넣었던 돌의 말 / 하루에 두 번 물이 길을 낳을 때마다 / 상처를 열어 말리며 / 달을 향해 푸르게 웃었을까 / 밖으로 드러난 불안을 어루만지며 / 흔적을 수장할 물때를 기록 중일까 /
-박선희 시인의 '측도 가는 길' 중에서
배 타지 않고 다시 섬, 영흥도
그곳에 가면 100년이 넘은 꼬불꼬불한 소사나무 숲이 울창하고, 밀물과 썰물의 잔잔한 파도소리를 들려주는 십리포 해수욕장이 기다린다. 그리고 인천 상륙작전 당시의 거점이므로 해군 영흥도 전적비가 있다. 포구에 정박해 있는 서해교전의 퇴역함인 참수리호를 보며 역사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 섬의 거대한 분재전시장 같은 소사나무 군락지는 나무 한 그루 한 그루가 모두 구불구불 비틀어지고 뒤틀린 기이한 형상이다. 이런 독특한 생김새를 담기 위해 사진가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몇 년 전에 찾았을 때는 자연스러운 방풍림으로 그 자리를 지켰는데 이번에 가보니 산림유전자원 보호림으로 지정되어 주변에 울타리가 생겼다. 지금은 소사나무 숲 주변 벤치에 드문드문 떨어져 앉아 바다를 바라보는 이들의 멋진 배경으로 든든하다. 염분이 많고 모래와 자갈의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란 100년이 훌쩍 넘는 소사나무가 아름다운 숲이 되어 사람들의 쉼터가 되고 이 지역의 관광자원이 되어주고 있다.
소사나무 저편으로 펼쳐진 십리포 해변에 더러 사람들이 보인다. 영흥도 선착장에서 10리쯤의 거리에 위치했다고 해서 십리포다. 마치 철 지난 바다처럼 한적하다. 덱의 파라솔 위로 햇살이 쏟아지고 아무 말 없이 무수한 이야기를 품은 그 바다를 마음에 담는다.
시간의 흔적 켜켜이 쌓인 대부광산 퇴적암층
섬을 달리다 보면 바다만 보이는 게 아니다. 세월을 품은 이색적인 숨은 명소를 찾아가는 재미가 있다. 호수와 퇴적암층이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하는 대부광산 퇴적암층을 찾아갈 생각에 핸들을 돌렸다.
입구의 풀숲을 조금 지나면서 범상치 않은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고 왠지 가슴이 뛴다. 7000만 년 전에 만들어진 퇴적암층은, 짙은 녹색의 수면을 뚫고 공룡이라도 튀어오를 듯 원시적인 풍경이 압도한다. 옛날엔 광산이 있던 자리였는데 1997년 초식 공룡의 발자국과 중생대 식물화석이 발견돼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곳이다. 서울 근교에서 중생대의 환경과 공룡의 생생한 흔적을 볼 수 있는 귀한 기회다.
뒤편의 전망대에 오르니 호수와 퇴적층을 조망하기 좋다. 넓게 탁 트인 잔디밭으로 시원하게 기분 좋은 바람이 분다. 옆길을 돌아 호수 뒤편의 전망대에서는 탄도항과 제부도가 보이고 요트가 떠 있는 전곡항도 볼 수 있다. 세월의 한 지점에 서서 바라보는 기억 속의 하루가 또 한 겹 쌓인다. 공룡은 사라졌지만 켜켜이 쌓인 오랜 시간의 흔적으로 가슴 두근거리는 시간. 이렇게 살아가는 시간도 여기에 또 한 켜 쌓일 테고 우리네 삶은 오늘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퇴적암층 주차장 옆으로는 제법 큰 규모의 대부도 365 시티 캠핑장이 있다).
바닷길 달려 섬 너머 제부도
예전 같으면 배를 타고 건넜을 섬 대부도와 선재도를 거쳐 영흥도까지 자동차로 휘익 달리니 시간이 여유롭다. 몇 번쯤 차에서 내려서 잠깐씩 둘러보았던 것 말고는 대부분 자동차로 달렸다. 길가에 바지락 칼국수 가게가 즐비했지만 떠나기 전에 샌드위치와 간식을 준비했다. 자동차 문을 활짝 열어놓고 서해의 바람을 맞으며 소풍처럼 점심을 즐기고 커피 한 잔의 맛을 누렸다.
시간이 제법 남는다. 남아 있는 늦은 오후의 시간에 제부도로 가볼까 즉흥적으로 방향을 바꿔 그 바닷길을 달렸다. 한국판 모세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바닷물 갈라짐 현상은 제부도의 매력이다. 2.3㎞의 열린 바닷길 양옆으로 펼쳐진 갯벌 위로 하늘이 끝없이 푸르다.
늦더위를 피해 바다를 찾은 사람들이 여기저기 거리를 두고 제부도의 바닷바람 속에 있다. 홀로 텐트 그늘에 앉아 바다를 향해 앉아 사색하는 모습이 그림 같다. 섬 남단의 매바위 부근에서 북쪽으로 길게 이어지는 모래 해변에 멀찍이 거리 두고 텐트가 몇 개 자리 잡고 있다. 물 빠진 너른 갯벌 위에선 진흙투성이의 아이들이 즐겁다. 북적이지 않아도 제법 계절이 느껴진다. 해안 따라 즐비한 그늘 의자가 비어있고 사람들은 서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자연이 만들어낸 섬은 이럴 때 우리에게 위안이 되어준다.
수도권에서 가까워 이따금 찾아가는 곳이지만 이젠 발길이 닿는 곳들마다 예사롭지 않다. 낯선 듯 감사한 시간이 때때로 필요하다. 눈길 머무는 곳마다 풀숲, 모래밭, 산, 나무, 하늘, 바다, 갯벌, 햇살, 구름, 바람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어지는 요즘이다.
신의 축복 탄도항 노을
느지막이 돌아가는 길이라면 탄도항의 일몰을 경험해볼 만하다. 일몰시간은 대략 저녁 7시 전후 즈음이다. 하루 두 번 물 빠짐 현상으로 바닷길이 열리면 건너편 누에섬까지 다녀올 수도 있다. 탄도항 제방둑에 미리 자리 잡고 앉으니 풍력발전기가 돌아가는 바다의 하루가 저물고 노을 속 사람들의 실루엣도 풍경이다. 신의 축복처럼 번져가는 노을만으로도 충분한 하루다.
추천 코스
시화방조제→대부도 방아머리 해수욕장, 방아머리항 선착장→선재도 벽화마을→목섬, 뻘 다방→측도→영흥도 십리포 해수욕장. 소사나무 군락→대부도 대부광산 퇴적암층→제부도 해안→탄도항 노을→서울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타인과의 거리두기가 일상이 되면서 ‘차박’이 새로운 휴가 트렌드로 떠올랐다. 차박은 자동차와 숙박을 합친 말로, 차 안에서 즐기는 캠핑을 의미한다. 차에서 숙식을 해결해 타인과 접촉을 최소화하면서도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가볍게 떠나는 여행이라도 어느 정도의 준비는 필요한 법. 차박은 장시간 운전을 해야 하기에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다. 여행 전 챙겨야 할 사항은 무엇이고, 캠핑족들이 즐겨 찾는 명소는 어디일까. 이번 휴가철 차박에 도전해볼 캠핑 초보를 위해, 10년 넘게 오토캠핑을 다녔으며 현재 인터넷 카페 ‘차박캠핑클럽’을 운영 중인 ‘둥이아빠’에게 몇 가지 조언을 구했다.
Q. 차박 시 챙겨야 할 준비물은?
여행을 목적으로 한 순수 차박일 경우 주변 관광지나 맛집을 알아보는 것으로 충분하지만 차박 캠핑은 어느 정도 기본적인 캠핑 준비가 필요하다. 우선 타프(캠핑 시 그늘막 또는 지붕 역할을 하는 도구)나 도킹텐트를 챙겨야 하고 음식을 해먹을 수 있는 코펠, 버너도 필요하다. 잠을 잘 수 있는 매트와 이불은 기본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기타 필요한 것은 개개인의 캠핑 취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Q. 차박 초보에게 권할 노하우나 팁이 있다면?
차박 초보라면 아무래도 차박을 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분들은 처음부터 차박을 하기보다는 ‘차크닉’부터 시작하길 추천한다. 차크닉은 차박보다 좀 더 가벼운 개념으로 차를 이용해 즐기는 피크닉을 말합니다. 화장실이나 샤워장 등 시설이 갖춰졌고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오토 캠핑장이나 가까운 공원에서 즐길 수 있다.
Q. 중급자와 고수가 됐다면?
어느 정도 차박에 적응해 시설을 갖춘 중급자가 됐다면 인기 있는 명소를 찾아다니는 것도 좋다. 하지만 오토캠핑장이 아닌 노지에서 차박을 할 경우 무료로 운영되다 보니 시설이 잘 갖춰지지 않아 불편할 수 있다. 이럴 땐 최소한 생리현상을 해결 할 수 있는 화장실이 있는 장소를 거점으로 삼는 것이 좋다.
고수는 웬만한 장비를 모두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간이 화장실이나 파워뱅크 같은 전기시설도 갖춰야 한다. 모든 게 준비됐다면, 사람이 없는 한적한 곳을 찾아 떠나도 괜찮다.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는 공간에서는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이런 장소는 사륜구동 차량으로만 갈 수 있는 노지일 확률이 높다. 인적 드문 곳을 찾는 게 쉽지는 않겠으나, 인공위성 지도로 알아보는 법도 있다.
Q. 특별히 추천하고 싶은 명소는?
충북 충주 목계솔밭을 추천한다. 목계솔밭은 광활한 대지에 화장실과 개수대 등 편의시설을 모두 갖춰 차박뿐 아니라 오토캠핑족들도 자주 찾는 명소다. 한 마디로 차박의 성지라고 할 수 있다. 이외에도 충주 수주팔봉 캠핑장과 삼탄유원지, 양평 광탄유원지, 여주 신륵사 등이 차박 캠핑을 즐기는 분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Q. 차박 시 주의해야 할 사항은?
사전에 차박 캠핑 장소에 대해 상세하게 알아본 뒤 장소를 선택해야 한다. 무엇보다 운전하는 동안 벌어질 수 있는 돌발 상황에 대해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산이나 오지는 해가 일찍 져 빠르게 어두워질 수 있기 때문에 지형을 잘 파악해서 운전해야 한다. 한 팀 보다는 2~3팀 정도 같이 움직이는 것이 안전하고, 동행자는 졸음·음주 운전을 하지 않도록 운전자를 주시해야 한다.
대한민국을 재발견하는 재미와 별개로 간절한 것이 바로 ‘먼 이국’으로의 여행이지만 지금은 해외로 나가는 발길이 묶여버린 상황. 언제까지 코로나19가 잦아들기만을 넋 놓고 기다릴 수만도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준비했다. 홀로,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저비용 고효율로 즐길 수 있는, 이름하여 ‘한국에서 즐기는 외국 여행’ 가이드. 인생은 짧고 갈 곳은 많다. 한국에서 만나는 독일, 스위스, 사막, 지중해, 중국, 스페인 산티아고, 아프리카 등 지금 당장 가슴이 끌리는 그곳으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해외여행)을 떠나보자!
한국에도 사막이 있다?
신두리 해안 사구
우리나라 최대의 해안 사구 지대로서 해안 사구가 지닌 환경적, 생태적 가치가 인정되어 2002년 11월 해양수산부에 의해 생태계 보존 지역으로 지정됐다. 오랜 세월 바람에 의해 날려온 해안의 모래가 쌓여 만들어졌으며 길이 약 3.4㎞, 폭 약 200m에서 최대 1.3㎞ 규모로 광활하게 펼쳐져 있다.
사구 표면은 대부분 사초로 덮여 있으나 육지 쪽에는 방풍림이 조성되어 있고 해안 가까이 해당화도 자라 사구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신두리 해안 사구는 현재 서해안 고속도로 개통으로 많은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다. 생태계 보존 지역이니 자연을 아끼는 각별한 마음도 가져가야 한다.
위치 충남 태안군 원북면 신두리
유럽풍 숲속 정원을 거닐다
제이드 가든
숲속 정원 ‘제이드 가든’(Jade Garden). 새소리와 물소리가 어우러진 자연의 공간 만병초원을 비롯해 어릴 적 즐겨 읽고 보던 동화 ‘백설공주’와 ‘신데렐라’를 모티브로 지은 유럽풍 마을, 젊은이들의 프러포즈 장소로 인기가 좋은 이탈리아 웨딩가든, 그리고 수생식물원, 고산식물원, 꽃물결원, 피크닉가든, 은행나무미로원, 키친가든, 재배온실 등을 천천히 거닐며 몸과 마음을 치유해보자. 레스토랑, 카페, 기념품점 등의 휴게 공간도 마련돼 있고 가든 가꾸기 프로그램도 상시 진행한다. 하절기 기준 오전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입장료는 성인 9500원, 경로우대 7000원. 굴봉산역-제이드 가든 왕복 셔틀은 1시간 간격으로 운행된다.
위치 강원 춘천시 남산면 서천리 햇골길 80
독일 교포들의 생활과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곳
독일마을
1960년대 독일의 광산과 병원에서 일해온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이 은퇴 후 한국에 돌아와 살 수 있도록 마련한 생활 터전이다. 독일에서 반백 년 가까이 살았던 교포들이 실제로 살고 있어 독일 정취와 문화를 느끼고 경험하기에 좋은 곳이다. 2001년, 남해군이 사업비 30여 억 원을 들여 40여 동의 건축물 택지를 교포들에게 분양했다. 그 후 이 주택들은 교포들의 주거지 또는 휴양지로 쓰이는 동시에 일반 관광객들을 위한 민박으로도 운영되고 있다. 독일 전통 소시지와 맥주 맛보기, 독일마을 추억 만들기, 전통의상 입어보기, 파독 전시관 관람하기 등이 대표 체험 프로그램이다. 상주하는 독일 교포들이 해설사 역할도 한다.
위치 경남 남해군 삼동면 물건리 1074-2
오감 만족 스위스
에델바이스 스위스 테마파크
아름다운 숲과 마을, 스위스풍 건축물과 공원을 통해 스위스의 자연과 문화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커피, 치즈, 초콜릿, 와인 등 스위스를 대표하는 다양한 주제별 박물관을 포함해 스위스 테마관, 동물농장, 양떼목장, 사랑의 연못, 에델바이스 광장, 갤러리, 포토존 등 전시 시설과 전원 시설을 다채롭게 누릴 수 있다. 어둑해지면 인터라켄 마을의 아름다운 야경을 만날 수 있다. 주말 기준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운영되며 입장료는 성인 9000원, 경로우대 7000원.
위치 경기 가평군 설악면 다락재로 226-57
포천 숲속에서 느끼는 아프리카의 숨결
아프리카예술박물관 카라반펜션캠핑장
태천만 관장이 수년 동안 아프리카 대륙 30여 개국을 다니며 150여 부족에게 수집한 유물과 민예품 560여 점, 석목 조각 330점, 미술품 30점 등을 통해 아프리카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성인식, 토속 춤, 혼례 및 장례 등 제례의식과 왕족, 족장, 전쟁과 사냥 등과 관련한 유물 및 악기, 각종 생활용품도 감상할 수 있다. 최근에는 카라반펜션캠핑장도 함께 운영하고 있어 도심을 벗어난 자연에서의 낭만적인 하룻밤까지 즐길 수 있다. 월요일을 제외하고 오전 10시에서 저녁 6시까지 운영하며 요금은 성인 1만2000원, 경로우대 1만 원.
위치 경기 포천시 소흘읍 광릉수목원로 967
산토리니의 호젓한 골목을 걷고 싶다면
지중해마을
푸른 지붕에 파스텔 톤 골목들이 알록달록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곳은 지중해에 접한 그리스의 섬과 프랑스 남부의 건축 양식을 빌렸다. 지중해마을이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017년. 원래는 너른 포도밭이었는데 주변 땅이 개발하면서 탈바꿈의 시기를 거쳤다. 3층짜리 60여 동 건물에는 레스토랑, 와인바, 베이커리, 카페, 기념품 숍, 식당, 예술가들의 창작 공간, 주민들의 거주 공간 등이 마련돼 있다. 야간에는 골목 위로 은하수 조명이 매달려 마을 분위기를 한층 돋운다. 또 마을 공원 곳곳에는 벤치가 있어 이국적인 건물을 바라보며 호젓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입장료는 무료.
위치 충남 아산시 탕정면 탕정면로8번길 55-7
사진 출처 충남 홈페이지
한국적 정취와 어우러진 작은 산티아고
기점·소악도 순례자의 길
신안군 다도해에 자리 잡은 작은 섬이다. 목포나 무안에서 배를 타고 30분에서 1시간이면 갈 수 있다. 썰물 때면 드러나는 노둣길이 대기점도, 기점도, 소악도, 진섬을 마치 하나의 섬처럼 이어준다. ‘기점·소악도 순례자의 길’은 하나로 이어진 이 섬들을 걷는 12㎞ 트레일이다. 길을 이어 걷는 중간에 예수의 제자 12사도의 이름을 딴 열두 개의 예배당을 쉼터처럼 만날 수 있다. 참고로 섬에는 마을 사무국에서 운영하는 식당과 게스트하우스가 한 곳 있으며 섬 누리집에는 교통편과 노둣길 물때 등 여행에 필요한 정보가 잘 정리되어 있어 처음 가는 사람도 편하게 다녀올 수 있다.
위치 전남 신안군 증도면 병풍리
● Exhibition
◇빅 아이즈
일정 9월 27일까지 장소 마이아트뮤지엄
큰 눈의 어린아이 그림으로 이름을 알린 미국 여성 화가 마거릿 킨의 아시아 최초 회고전이다. 팀 버튼의 동명 영화로 알려진 ‘빅 아이즈’ 시리즈를 비롯해 긴 얼굴의 여인 등 다양한 화풍의 원작 13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1950년대 후반부터 최근까지의 작품을 총망라해, ‘빅 아이즈와 키치’, ‘이름을 되찾은 화가’, ‘킨의 현재와 그 영향력’ 등 작가의 삶의 변화에 따라 5부로 구성했다. 전시기간 중에는 도슨트 운영과 함께 키즈 아틀리에와 시즌 이벤트 등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낯선 전쟁
일정 9월 20일까지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을 계기로 마련된 대규모 기획전이다. 한국전쟁으로 인한 피해와 상처를 극복하고, 전쟁과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등 전 지구적 재난 속에서 미술을 통한 치유와 평화의 비전을 제시한다. 전시는 ‘낯선 전쟁의 기억’, ‘전쟁과 함께 살다’ 등 4부로 나눴다. 한국전쟁 당시 피난길에서 제작된 작품부터 시리아 난민을 그린 동시대 작품까지 폭넓게 다룬다. 드로잉, 회화, 영상, 뉴미디어, 퍼포먼스 등 장르를 넘어 전쟁을 소재로 한 국내외 작가 50여 명의 작품 250여 점을 감상할 수 있다.
◇2020 서울사진축제
일정 8월 16일까지 장소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올해로 11회를 맞이한 ‘2020 서울사진축제’다. 이번에는 ‘카메라당 전성시대’, ‘보고싶어서’ 2개 전시로 구성했다. 한국 사진사 연속 기획전인 ‘카메라당 전성시대’(부제 ‘작가의 탄생과 공모전 연대기’)는 공모전 제도를 중심으로 1910년부터 1980년대 초까지 한국 사진사를 조망한다. 주제 기획전 ‘보고싶어서’는 일상을 주제로 한 가족사진, 풍경사진 등을 통해 사진 본래의 의미를 짚어본다. 사회적 거리 두기 상황인 만큼, SNS를 통해 ‘작가×비평가의 만남’, ‘작가 소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퀘이 형제: 도미토리움으로의 초대展
일정 10월 4일까지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세계적인 애니메이터인 스티븐 퀘이와 티모시 퀘이 쌍둥이 형제의 작품세계를 다각도로 조명한다. 형제 특유의 괴기스럽고도 동화적인 분위기를 보여주는 애니메이션, 확대경, 일러스트레이션, 초기 드로잉 등 100여 점이 전시된다. 특히 뉴욕 현대미술관에 선보인 바 있는 ‘도미토리움’은 형제의 예술세계와 철학을 함축하는 애니메이션 세트 작품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번 전시에서는 퍼핏 애니메이션(인형을 움직여 촬영하는 기법이나 작품)이라는 매체를 통해 생동감 넘치는 초현실적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 Stage
◇더 모먼트
일정 9월 6일까지 장소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 연출 표상아 출연 박시원, 유성재, 강정우 등
각자의 사정으로 깊은 산골 산장을 찾게 된 세 남자가 하나의 노트를 단서로 얽히고설킨 비밀과 사건을 풀어간다. 코믹, 판타지, 멜로,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른다. 시공간을 뛰어넘어 과거와 소통하고 미래와 만나는 판타지 요소로 극의 흥미를 더한다. 긴장감 넘치는 세 인물의 감정이 피아노, 바이올린 라이브 연주를 통해 생생하고 드라마틱하게 전달된다.
◇렌트
일정 8월 23일까지 장소 디큐브아트센터 연출 이재은 출연 오종혁, 아이비, 김호영 등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을 현대화한 작품으로, 뉴욕 이스트 빌리지에 모여 사는 가난한 예술가들의 꿈과 열정을 그린다. 한국 공연 20주년을 맞아 오리지널 브로드웨이 협력 연출가인 앤디 세뇨르 주니어가 함께 무대를 완성했다.
◇베르테르
일정 8월 28일~11월 1일 장소 광림아트센터 BBCH홀 연출 조광화 출연 엄기준, 유연석, 규현 등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원작으로 한 대한민국 대표 창작 뮤지컬. ‘베르테르’와 ‘롯데’ 두 주인공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가 현악기 중심의 오케스트라 선율과 어우러져 애틋한 감성을 증폭시킨다.
● Movie
◇오케이 마담
개봉 8월 예정 장르 코미디, 액션 감독 이철하 출연 엄정화, 박성웅, 이상윤, 배정남 등
생애 첫 해외여행에서 비행기 납치 사건에 휘말린 중년 부부의 좌충우돌 구출 작전이 펼쳐진다. 아내 ‘미영’ 역을 위해 수개월 동안 액션을 연마한 엄정화의 연기 변신이 기대를 모은다. 남편 ‘석환’ 역으로 출연하는 박성웅은 그간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과 대비되는 익살스러운 연기로 반전 매력을 선사한다. 스크린 첫 악역에 도전하는 이상윤 역시 테러리스트 리철승 역을 소화하며 고난도 액션을 펼칠 예정이다. ‘검사외전’, ‘신세계’ 등을 작업했던 충무로 흥행 제작진의 합류로 작품의 완성도를 더했다.
◇큐리오사
개봉 8월 6일 장르 드라마, 멜로 감독 루 주네 출연 노에미 메를랑, 니엘스 슈나이더 등
19세기 파리 시인 피에르와 그의 연인 마리가 주고받은 편지와 시, 사진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 ‘여성의 성적인 자유’라는 주제를 관능적인 미장센과 감각적인 음악을 통해 고혹적으로 표현했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개봉 8월 5일 장르 범죄, 액션 감독 홍원찬 출연 황정민, 이정재, 박정민, 최희서 등
마지막 청부살인 미션에 나선 암살자와 그를 쫓는 무자비한 추격자의 치열한 사투를 그린다. 배우들의 맨몸 액션부터 태국 현지를 배경으로 한 시가전까지 박진감 넘치는 시퀀스를 선보인다.
● Book
◇50부터는 물건은 뺄셈 마음은 덧셈 ()이노우에 가즈코 저 ·센시오
50대를 살거나, 살아갈 이들에게 일상의 변화를 통해 풍요로운 삶을 가꾸는 비결을 제안한다. 저자는 나이가 들수록 물건이나 관계에 대한 집착은 버리고 오직 자신을 위한 시간과 감정을 더하라 말한다. 50대부터는 절대 사지 말아야 할 물건 리스트, 집안일 줄이기, 내가 좋아하는 일 찾기 등 실질적인 방법들을 상세히 설명한다.
◇죽음을 배우는 시간 (김현아 저·창비)
중년 이후 고민해야 할 노화와 죽음의 의미부터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법까지 ‘죽음 공부’의 전반을 다룬다. 주체적으로 준비하는 죽음의 중요성과 그 매뉴얼을 구체적으로 정리했다.
◇세로토닌 (미셸 우엘벡 저·문학동네)
지독한 권태와 무력감에 ‘자발적 실종자’가 되기로 결심한 중년 남성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을 소재로 행복의 조건을 탐구하고 현대인의 고독과 우울을 묘사한다.
◇진짜 캠핑 요리 (이미경 저·상상출판)
조리 도구나 음식 솜씨가 부족해도 캠핑의 낭만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레시피를 소개한다. 구이, 전골, 디저트 등 다양한 캠핑 요리 비법과 더불어 캠핑 짐 꾸리기 노하우 등을 일러준다.
골프 입문 차 수개월 째, 정규 홀을 나가려 하니 겁부터 난다. 제대로 드라이버를 칠 수 있을까, 연습장에서처럼 아이언이 잘 맞아줄까, 캐디의 시선은, 다른 이들에게 민폐만 끼치는 것은 아닐까? 이런저런 걱정에 정규 홀을 나가기까지 2년 이상이 걸리는 사람도 있다. 그 시간을 줄이는 방법으로 9홀 골프장에서 사전 연습을 해보길 권한다.
연습장에서 백날 드라이버 연습했다고 그린에서 제대로 골프를 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잔디를 밟으며 걷는 즐거움과 함께 공을 잘 치겠다는 욕심에 잔뜩 힘이 들어간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정규 홀을 돌 때 1인당 소요비용은 캐디피를 포함하여 20~25만 원 선이다. 골프가 있는 사람들의 운동이라고 불릴만한 비용이다. 자신의 문제점이 과연 무엇인지, 얼마나 또 어떻게 연습을 해야 할지 점검하는 시간이 필요한데 어떤 골프장을 이용하는 것이 좋을까?
퍼블릭은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골프를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연습 패턴을 점검하는 시간을 제공한다. 또한 체력적으로 정규홀을 다 돌기 어려운 시니어들이 그린 위를 걸으며 자연과 함께하는 골프의 매력을 충분히 느끼게 해 준다.
첫 라운딩이라면 넉넉하게 골프공을 챙겨 퍼블릭 CC를 찾아보자. 방향과 거리에 정확성이 떨어져 연못에, 숲 속에 떨어져 찾을 수 없는 볼에 연연하지 말고 다음 공을 꺼내 스윙하면서 빠른 진행의 골프에 익숙해지는 훈련을 하도록 한다.
서울 근교 가볼 만한 퍼블릭 골프장
△ 아도니스 CC
경기도 포천시 신북면 포천로 2499
18홀 정규홀과 9홀 퍼블릭을 함께 운영, 퍼블릭도 그린이 잘 관리되어 있다. 노캐디, 코스가 짧은 편이고 폭이 좁아 정교한 티샷을 연습하기 좋다. 카트를 선택할 수 있는데 1인용 수동, 전동카트와 4인용 승용카트가 있다. 2인 플레이로 예약하면 다른 2인 팀과 조인 가능하다. 수동카트 이용 시 운동하기 좋으며 걸어서 이동해야 하는 만큼 시간이 지체될 수 있어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
이용료 : 6월 그린피는 주중, 주말, 티오프 시간에 따라 4만 원~6만 5000원. 수동카트(1인) 5000원, 전동카트(1인) 8000원, 4인 카트 4만 원.
△ 락가든 골프클럽
경기도 포천시 일동면 화동로 738
정통 미국식 퍼블릭코스를 지향, 페어웨이나 그린 관리가 잘 되어 있고 카트가 페어웨이로 진입할 수 있다. 9홀 플레이 시간이 2시간 이내로 비교적 짧고 클럽하우스가 캠핑카 스타일로 단출하다.
이용료 : 9홀 그린피 주중 7만 원, 주말 8만 원선 티오프 시간에 따라 금액이 달라짐, 2인 플레이도 가능. 2인 카트로만 운영되며 카트비 1인 기준 9홀이나 18홀 동일하게 1만 원
△ 블루원 용인CC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보개원삼로 1534번길 40
회원제로 운영되는 정규홀인 서코스, 중코스, 노캐디 퍼블릭으로 운영하는 동코스가 있다. 전반전과 후반전이 같은 코스지만 티 박스와 그린의 핀 위치가 달라서 다른 코스를 도는 느낌이 든다. 웬만한 정규홀 보다 그린 관리가 잘되어 있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용료 : 9홀 그린피 주중 7만 원, 주말 8만 5000원. 카트 팀당 4만 5000원,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운행.
△ 한림 안성CC(구 레이크힐스 안성CC)
경기도 안성시 양성면 양성로 349-61
초급자가 이용하기 좋은 골프장으로 최근 그린 관리가 나아졌다는 평을 받고 있다. 9홀 기준 이용료 : 그린피 7만 5000원. 18홀 10만 원. 시간대와 주중, 주말이냐에 따라 요금을 다르게 책정하고 있으며 2인 플레이가 가능, 노캐디. 승용카트 또는 전동카트 이용 가능, 카트비 9홀 5만 원, 18홀 9만 원
△ 123골프클럽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통일로 43-168
1.2.3 골프 클럽은 9홀은 아니지만 6홀짜리 캐디 있는 골프장으로 무조건 선착순으로 대기해야 한다. 1~2인은 조인을 해 골프를 진행할 수 있다. 요즘 같은 시기에는 1~2시간 이상 기다려야 하는데 이때 한 바구니에 9,000원짜리 연습용 공을 구입하여 250M 인도어에서 연습하는 시간을 가져도 좋다. 저렴하게 즐길 수 있고 서울에 가깝다는 이점이 있지만 그린 관리가 잘되어 있는 편은 아니다.
이용료 : 주중 6홀 2만 6000원 주말 2만 9000원, 캐디피는 1인당 1만 원, 카트비는 1인당 2000원.
딸 부부가 5월 연휴를 캠핑장에서 보내기로 했다며 편한 날 와서 하루이틀 쉬었다 가라고 했다. 직장인에게는 황금 같은 연휴여서 여느 때 같았으면 해외여행을 가느라 분주했겠지만 코로나19의 팬데믹 상황에서 캠핑은 적절한 선택이었다.
야영장은 빽빽하게 자리 잡은 나무들 사이에 있어 울창한 산속 같았다. 딸 부부는 거기에 텐트를 치고 5일간 머물며 친정과 시댁 식구들을 초대했다. 친구들도 시간이 날 때 들락거렸다. 밥을 해먹고, 이야기를 나누고, 산책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집콕 생활에 답답했던 아이들이 텐트 사이를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며 가슴이 뭉클했다고 한다. 나도 한마디를 보탰다.
“할아버지도 기뻐하셨을 거야.”
얼마 전 돌아가신 아버지가 잠들어 계신 곳은 국립하늘숲추모원이다. 아버지가 병원에 계실 때 장례 방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죽은 다음의 일은 너희들 몫이니 원하는 대로 하라”고 했다. 소풍 삼아 오가기 편한 곳이면 좋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자식들은 아버지와 의논 끝에 수목장을 선택했다. 수목장이란 화장한 유골을 나무 주변에 묻는 장례 방식으로,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은 사람들의 욕구를 반영하고 있다. 삶의 방식이 변하면서 장례문화도 매장에서 화장으로, 그리고 요즘은 수목장이 늘어나는 추세다. 2019년 통계청 사회조사에 따르면, 국민이 선호하는 장례 방법 1위(46.4%)는 수목장이다.
국립하늘숲추모원은 축구장 55개 넓이의 수목장림으로 조성돼 있다. 70세 이상 고령자, 뇌사자, 질병 등으로 6개월 이내 사망이 예측되는 사람에 한해 최대 1년까지 사전예약이 가능하다. 현재 가족목 분양은 없지만 운이 좋으면 직접 방문해 계약이 취소되었거나 기간이 경과한 추모목을 예약할 수 있다.
우리는 직접 가서 아버지가 잠들 나무를 골라 예약을 했다. 비용도 사설 수목장에 비해 저렴했다. 15년 이용료는, 나무 상태나 위치에 따라 다르지만 가족목의 경우 200만 원 내외다. 계약은 15년 단위로 이뤄지지만 세 번 더 연장할 수 있으니 최장 60년간 사용할 수 있다.
아버지를 푸른 나무 아래 묻고 꽃과 커피로 소박한 상을 차렸다. 원래 지형 그대로 추모 숲을 조성했기 때문에 어디가 산인지 어디가 묘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말 그대로 자연의 일부로 돌아간 느낌이다. 반듯하게 잘 가꿔진 사설 수목장림과는 전혀 다르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뒤 우리 가족은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주말이면 캠핑 장비를 둘러메고 국립하늘숲추모원 캠핑장을 찾는다. 처음엔 수목장림에 캠핑장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좀 낯설었지만, 지금은 캠핑장에 텐트를 치고 수시로 아버지를 보러 간다. 우리들이 깔깔깔 웃는 소리가 아버지한테도 들리도록 목청껏 웃고 돌아오면 마음도 한결 좋다.
딸 부부도 캠핑을 하면서 매일 산책 삼아 가서 할아버지가 좋아하던 커피와 밀크캐러멜을 드렸다고 한다. 돌아가신 분 묘소는 명절날에나 가는 줄 알았는데 아무 때나 수시로 찾아갈 수 있으니 좋다며 주변 사람들에게도 수목장을 강추한단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수목장림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달 30일 석가탄신일을 시작으로 내달 5일인 어린이날까지, 최대 6일 간의 황금연휴가 시작된다. 코로나19에 대한 긴장을 늦춰서는 안되겠지만 알찬 휴가를 위해 저마다 계획을 세우고 있을 것이다. 가정의 달을 앞둔 만큼 연휴를 뜻깊고 건강하게 보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창원자생한방병원 이주영 원장의 도움말을 들어봤다.
◇ 4월 30일 ‘부처님오신날' 108배 무리하다 무릎 부상 우려
석가탄신일에 절에 들러 108배를 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108배는 죄를 참회하고 마음을 다스리는 대표적 수행법 중 하나로, 불교신자가 아니더라도 운동을 위해 108배를 실천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절을 하는 동작은 전신을 굽히고 펴는 굴신운동이다. 이를 반복하는 것은 전신 근육을 발달시키고 혈액순환을 도와 건강관리에 이롭다. 108배를 하는 약 20분 동안 소모되는 열량은 약 150kcal로 같은 시간 수영을 한 것과 비슷한 운동 효과를 낸다.
단, 무리한 108배는 무릎 부상을 초래할 수 있다. 반복적으로 무릎을 쪼그리고 앉았다 일어나는 과정은 반월상 연골판을 손상시키기 쉽다. 반월상 연골판은 허벅지와 종아리뼈 사이에 있는 연골조직으로,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고 관절이 잘 움직이도록 돕는다. 반월상 연골판이 상할 경우 손상 부위가 점차 커져 방치하면 퇴행성 관절염으로 악화될 확률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이 원장은 “108배 시작 전에 충분한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과 관절의 유연성을 확보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방석이나 손목·무릎 보호대 등을 갖춰 부상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도 좋다”며 “108배 도중 무릎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즉시 중지하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 5월 1일 ‘근로자의 날’ 피로 쌓인 직장인 목 휴식
직장인에게 이번 연휴는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는 기회다. PC와 스마트폰을 통한 업무가 생활화된 직장인이라면 그간 목에 쌓였던 피로만 풀어줘도 기분이 한결 나아진다. PC나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하면 무의식적으로 고개가 구부정해지기 쉽다. 이때 머리를 지탱하는 뒷목과 어깨 부분의 근육·인대에 부담이 쏠리면서 잦은 뻐근함과 근육통을 불러온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면 거북목이나 목디스크 등 척추 질환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방치할 경우 경직된 근육들이 지속적으로 뇌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을 압박해 집중력 저하와 만성피로를 유발할 수 있다.
목 통증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자세에 주의해야 한다. PC와 스마트폰 사용 시 고개가 앞쪽으로 쏠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 최소 1시간에 한 번씩은 스트레칭을 통해 목과 어깨에 쌓인 피로를 해소시켜주는 것을 추천한다. 쉬는 동안 ‘끄덕끄덕 스트레칭’으로 목과 어깨에 누적된 피로를 풀어주면 연휴 이후 가뿐한 마음으로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다.
끄덕끄덕 스트레칭의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정면을 바라보고 오른손을 왼쪽 머리 옆에 얹고 오른쪽으로 천천히 당긴다. 이때 어깨가 따라 올라가지 않도록 주의한다. 다음에는 고개를 오른쪽으로 45도 돌리고 손을 머리 뒤에 얹어 앞쪽으로 천천히 당겨 준다. 이후 방향을 바꿔 왼쪽도 동일하게 진행한다. 1~4번 동작을 1세트로 3회 반복한다.
잘못된 자세로 인해 지속적으로 목에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 한방에서는 추나요법을 통해 틀어진 경추(목뼈)의 위치를 바르게 교정하고 침 치료로 수축된 근육과 인대를 이완시킨다. 이와 병행해 한약재를 정제한 약침을 환부에 주입해 손상된 근육의 회복을 촉진한다.
◇ 5월 5일 ‘어린이날’ 어린이 낙상 ‘손목·발목 염좌’ 주의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온라인 개학 등으로 답답함을 호소하는 아이들을 위해 한적한 곳에서 소소한 캠핑을 계획하는 가족도 적지 않다. 문제는 뛰노는 것에 익숙한 어린이들의 경우 캠핑장에서 다치는 사고가 잦다는 점이다. 캠핑 장소는 지면이 고르지 못한 곳이 많고 텐트를 비롯한 테이블, 의자 등 장비들이 널려 있어 어딘가에 걸려 넘어져 낙상을 당하기 쉽다.
아이들이 넘어질 때 반사적으로 땅에 손을 짚으면서 손목과 발목에 급성 염좌가 일어날 수 있다. 실제로 봄철에는 어린이들의 염좌 발생이 크게 늘어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8년 자료에 따르면 1월 1만26명에 머물던 9세 미만 발목염좌 환자 수는 5월이 되자 약 2배인 1만8858명까지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골격 발달이 진행 중인 어린이들은 낙상으로 인해 성장판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안전에 각별히 주의하는 것이 좋다. 이 원장은 “낙상이 발생했다면 환부에 냉찜질을 해 붓기와 염증을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후에도 아이가 통증을 호소한다면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 황금연휴를 건강하게 보내기 위한 팁
Tip #1
올바르지 않은 자세로 108배를 시도하면 힘도 많이들 뿐만 아니라 무릎을 비롯한 허리, 손목 등에 부담을 안겨 근육통, 염좌 등 각종 근골격계 질환을 야기할 수 있다. 횟수를 채우는 것보다 정확한 자세를 취하는 것이 건강 관리에 훨씬 도움이 된다.
1. 절 하기 전 먼저 가슴을 펴고, 어깨에 힘을 뺀 후 합장한 손이 심장보다 조금 위에 있도록 선다.
2. 양 뒤꿈치를 붙인 상태에서 앞꿈치는 약간 벌린다.
3. 천천히 상체를 내려 두 손으로 바닥을 짚는다.
4. 무릎을 굽혀 바닥에 닿게 한 뒤 엉덩이를 발뒤꿈치에 붙인다.
5. 일어날 땐 상체를 들어 허리부터 세우고 발가락을 직각으로 꺾어 엉덩이와 허벅지 힘으로 일어나 무릎에 부담을 줄인다.
Tip #2
낙상으로 인해 발목이나 손목 등에 염좌가 생겼을 때 구기자차를 마시면 증상 완화 및 회복에 도움이 된다. 달달한 맛의 구기자차는 근육과 관절을 보호하고 염증을 진정시키는 효능이 있어 통증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구기자의 다당 성분은 계절 변화에 몸이 잘 적응하게끔 도와 요즘과 같은 시기 면역력 강화에도 좋다.
구기자차를 준비하려면 먼저 말린 구기자 열매를 프라이팬에 넣고 약한 불에 적갈색 빛이 돌 때까지 볶는다. 구기자를 볶으면 비타민의 함량이 높아질 뿐 아니라 약효 성분이 잘 우러난다. 물 1ℓ에 볶은 구기자 10g을 넣고 약 20분간 더 끓여주면 된다.
요즘 시니어의 라이프스타일이 바뀌고 있다. 과거의 시니어가 자녀의 미래를 걱정하며 자신의 모든 삶을 희생했다면, 요즘 시니어는 스스로의 인생에 충실하다. 경제력을 갖춘 이들은 자녀의 미래를 지원하면서도, 젊은 감성으로 자유로운 삶을 만끽한다. ‘오팔 세대’라 불리는 이들 시니어의 우아한 인생을 들여다봤다.
요즘 시니어들의 삶이 달라지고 있다. 전쟁과 혹독한 불경기가 지난 뒤 태어나 사회적·경제적 성장을 이끈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면서 시니어 삶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옛 시니어들과 마찬가지로 자녀를 지원하고 응원하지만 경제력을 갖춘 덕분에 이전 세대와 달리 풍요로운 노후를 즐긴다. 이들은 1958년 전후에 출생해 오팔(Old People with Active Life) 세대라고도 불린다.
오팔 세대는 젊은 세대 못지않게 활발한 시간을 보내고, 빛의 각도에 따라 색상이 변하는 오팔처럼 화려한 인생을 즐긴다. 자신을 가꾸고, 여가활동을 즐기면서 남은 노후를 우아하게 장식한다. 은퇴 전의 삶에 대한 보상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되찾으려는 목적이 강하다. 희소가치가 높은 것을 모으거나 그동안 하지 못했던 화려한 문화·예술활동을 즐기고, 재충전을 위해 호화스런 여행을 떠나거나 거친 레포츠에도 뛰어든다.
◇이제 한정판 구입도 거뜬하게
한상민(61세) 씨는 캠핑 마니아이자 한정판 수집광이다. 캠핑과 관련된 한정판 제품이라면 어디든 달려간다. 비교적 저렴한 ‘실리웨어 티타늄 코펠세트’부터, 고가의 ‘힐레베르그 케론4GT’ 텐트까지, 최근 2년간 60여 개의 한정판 캠핑용품을 모았다. 최근에는 20만 원대 ‘조커 사냥용 나이프’ 한정판과 캠핑용품은 아니지만 스마트워치와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구성된 297만 원짜리 ‘삼성전자 갤럭시 Z 플립 톰브라운 에디션’을 온라인으로 구매했다.
‘한정판’ 수집은 대체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국내에 없는 상품은 해외 직접구매 사이트를 이용해야 하고, 판매가 완료된 상품은 온라인 중고카페를 살펴봐야 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인터넷 활용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때문에 옛 시니어들은 일반적인 수집을 취미로 즐기긴 했어도 한정판을 모으는 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인터넷에 익숙한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 후 시장에 뛰어들면서 한정판 수집이 시니어의 새로운 취미로 떠올랐다.
천연 원석 모으는 취미를 즐기기도 한다. 원석은 가공되지 않은 보석이다. 각기 다른 색상과 모양 때문에 희소성이 꽤 높다. 보석보다 가격이 저렴해 상대적으로 부담이 크지 않다. 하지만 보석 가격이 워낙 비싸서 그런 것이지, 원석 가격이 절대적으로 싼 것은 아니다. 주로 파워스톤으로 사용되는 천연 화산암과 흑요석 같은 몇만 원짜리 원석부터 20만 원 안팎의 가넷 원석이 거래되고,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에 육박하는 다이아몬드 원석도 있다.
경기도 용인에서 원석 전문점을 운영하는 윤정선 대표는 “원석으로 만든 액세서리를 찾는 젊은 여성 손님이 대부분이었는데, 몇 년 전부터 나이 든 손님이 많이 방문한다”며 “시니어 손님들은 인체의 치유와 균형에 도움이 되는 원석을 집 안에 두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자수정이 방출하는 원적외선이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논문이 있고, 동의보감에도 자수정을 사용해 병을 치료한다는 내용이 있다”며 “사람이 내뿜는 기운이 다른 것처럼 원석도 각기 다른 파장을 방출한다”고 덧붙였다.
◇좋은 안목 기르려고 공부하다
정순철(62세) 씨는 정년퇴직을 한 3년 전부터 그림 경매 일정을 꼼꼼히 체크한다. 만족스러운 작품을 최대한 저렴하게 살 수 있어서다. 미술품의 가치를 평가하는 안목이 부족하면 오히려 제값보다 비싸게 구매하는 실수를 범한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예전에 규모가 좀 작은 옥션에서 위작인 줄도 모르고 사서 손해를 본 적이 있다. 이후 그는 옥션 구매를 하지 않는 날이면 전시회를 가거나 미술품 관련 자료를 찾아보며 공부하고 있다.
은퇴 후 그림이나 도자기 같은 미술품에 관심을 갖는 사람도 늘었다. 나이 들어 공부하는 게 쉽진 않지만, 퇴직 후 여유가 생긴 터라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많다. 시니어들은 보통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짜리 작품을 관심 있게 살펴보는데, 작품 값 외에도 15~20%의 구매수수료와 특송을 통한 배달료까지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다. 하지만 이들은 가격보다 가치를 더 따진다. 감동과 행복감을 주는 작품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귀는 어두워질수록, 더 좋은 음질을 원한다.” 오디오를 좋아하는 시니어들이 하는 말이다. 나이가 들면 청력이 점점 떨어지게 마련인데, 좋은 음질의 음악을 감상하고 싶은 욕망은 더 커진다는 얘기다. 음악을 틀어놓고 책을 읽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전용 리스닝룸을 만들어 오로지 감상에만 집중하는 이들도 있다. 이들은 후자에 속한다. 오디오를 즐기는 시니어는 좋은 음질을 즐기기 위한 최적의 구성을 늘 고민한다. 오디오를 취미로 삼으려면 생각보다 많은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덴마크 ‘뱅앤올룹슨’의 무선 스피커 하나의 가격은 무려 270만 원에 달한다. 하이파이(Hi-Fi) 오디오의 구성 장비 중 하나인 파워앰프의 경우 미국 ‘제프롤런드’ 제품은 3000만 원이 넘기도 한다. 하이파이 오디오 구성 장비인 CD플레이어와 프리앰프, 파워앰프, DA컨버터, 튜너, 스피커 등을 모두 장만하려면 어마어마한 금액이 필요할 것이다. 게다가 기존 기기보다 두 배 더 비싼 장비를 들여놓는다고 해서 음질이 두 배로 좋아지는 것도 아니다. 오디오가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는 취미로 꼽히는 이유다. 그럼에도 이들은 수백~수천만 원을 들여 원음의 재현율을 0.1%라도 더 높일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스스로 계획하고 떠나는 여행
나이가 있는 사람들이니까 단체 패키지 여행 상품을 이용할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의욕이 넘치는 요즘 시니어들은 젊은 세대가 주로 이용하는 자유 여행에 큰 관심을 보인다. 모르는 사람들과 섞여 정신없이 움직이는 패키지 여행보다 직접 계획을 세운 뒤 떠나는 걸 더 선호한다. 이들은 평소에 가볼 엄두를 내지 못한 곳에 흥미를 보이지만, 그날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언제든 변경할 수 있는 여유로운 여정에 따라 움직인다.
취향이 뚜렷한 시니어들은 특별한 여행을 즐기고 싶어 한다. 최근에는 초호화 기차 여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일본의 ‘트레인 스위트 시키시마’는 객실에 다다미 바닥과 전통적인 삼나무 욕조가 있다. 혼슈 동쪽 섬에 있는 온천과 고대사원 등을 방문하는 이 여행은 1인당 500만 원 정도가 든다. 또 아일랜드의 ‘벨몬드 그랜드 하이버니안’ 열차에서는 라이브 공연도 볼 수 있고, 아름다운 시골 풍경도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다. 더블린, 코르크, 벨파스트를 방문하는 이 여행의 비용은 1인당 350만 원 정도다.
보호자가 있어야 가능할 것 같은 여행도 혼자 떠난다. 일본 여행사 ‘클럽 투어리즘’이 내놓은 나홀로 여행객을 위한 맞춤상품은 50~70대의 신청만 받는다. 친구 또는 가족과 함께 여행하려는 사람은 신청할 수 없다. 여성 전용 상품도 있어 남성들과 함께 어울리지 않아도 된다. 이 상품은 온천, 꽃놀이, 미술관 투어, 크루즈 여행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여행과 함께 사진을 즐기는 사람도 많다. 오팔 세대는 디지털 카메라 열풍이 불었던 2000년대 초반에 40대 안팎의 나이였다. 그때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덩치 큰 DSLR보다 작고 얇은 ‘미러리스’와 아날로그 감성의 디지털 카메라 ‘라이카’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는 것. 디지털 카메라 조작에 익숙한 이들은 가족과의 즐거운 시간을 사진에 담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기도 한다.
◇놀 줄 아는 오팔 세대
홈 파티를 열어 지인을 초대하는 시니어도 늘었다. 당일배송 서비스를 활용해 쉽게 식재료를 주문할 수 있게 되면서부터다. 특히 마켓컬리의 경우 ‘레시피 골라 담기’를 통해 음식에 필요한 식재료를 클릭 한 번으로 살 수 있다. 가정간편식(HMR) 메뉴가 다양해져 홈 파티 음식을 대체할 수 있게 된 것도 도움이 됐다. 그동안 HMR은 바쁜 직장인이나 수험생이 메인 수요층이었는데, 이제는 시니어를 위한 보양식도 흔하게 볼 수 있다.
홈 미팅 후에는 인근 커피숍으로 이동한다. 젊은 세대의 놀이터이자 공부방 역할을 해온 이곳에 시니어들이 발을 들이기 시작한 건 이미 오래전 일. 심지어 커피숍을 찾는 시니어 손님이 늘자, 날계란이 들어간 쌍화탕을 메뉴에 추가한 곳도 생겨났다. 지역에 따라서는 스타벅스가 아니라 ‘실버벅스’라는 말이 더 어울릴 정도다. 세련된 인테리어의 커피숍들이 시니어의 아지트로 바뀌고 있다.
이외에 산악바이크나 서핑 등 짜릿한 아웃도어 활동에 도전하는 시니어도 있다. 옛 시니어들은 힐링과 휴식이 목적이었다. 반면 도전적이고 체력에 자신감을 갖고 있는 요즘 시니어들은 성취감을 얻기 위해 레저나 스포츠를 즐긴다. 물론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는 시니어도 많다. 이들은 피트니스, 요가, 필라테스 등으로 몸매를 가꾸거나 체력을 단련한다.
대한민국 1호 여성 시니어 보디빌더인 임종소(76세) 씨는 “허리 협착증을 앓던 중에 근육강화 운동을 해보라는 의사의 말을 듣고 운동을 시작했는데, 한 달 만에 좋아졌다”며 “이왕 시작한 거 ‘나이 먹어도 할 수 있다’는 각오로 열심히 한 결과 피트니스 대회에서 2위를 수상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에는 피트니스 외에도 왈츠, 탱고, 자이브 등 사교댄스를 배우고 있다”며 “매일매일이 바쁘고 즐겁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