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환 AJ가족 인재경영원장(62)은 ‘가정도 회사처럼, 가족은 고객처럼 경영하라’고 말한다. 그는 “가정은 기업의 축소판”이라며 “가족에도 회사 경영 마인드가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제로 1990년부터 가정경영계획을 수립해, 27년여 실행해온 성공적 가장이기도 하다. 삼성그룹에서 26년간 인사조직 분야를 담당했다. 이후 5년간 강연, 집필 등을 하며 프리랜서로 활동했고 현재는 AJ가족 인재경영원 원장으로 3막의 인생을 경영하고 있다.
보통 베이비부머 세대의 직장인은 입사~퇴직이라는 한 우물의 인생이 일반적 코스입니다. 조 원장께선 55세에 퇴직해 5년간 프리랜서, 3막 기업인으로 재기와 변신을 거듭하셨는데요. 먼저 퇴직 후 프리랜서로의 변신 스토리가 궁금합니다.
“퇴직 후 충격이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지요. 하지만 원래 자유로운 영혼의 피가 흐르고, 역마살 체질이 있어서 물 만난 고기 같다는 생각이 곧 들더군요. 특히 생활 리듬은 깨뜨리지 않으려고 유의했어요. 새벽 5시에 일어나 운동하고, 아침식사는 집사람과 같이하는 등으로요. 퇴직한 지 3개월 만에 책을 냈습니다. 5년 동안 책을 13권 썼으니 그야말로 왕성한 활동이라고 할 만하지요. 그때 저는 삼성출신 전직 임원보다 작가라는 호칭으로 불러달라고 했지요. 태국에서 2종, 중국에서 2종이 번역됐고요. 김구라, 이경규 등이 진행하는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하고, 강의를 위해 전국 팔도를 돌아다녔습니다. 머리도 기르고, 넥타이도 매지 않고요. 모범 직장인의 전형인 삼성 스타일에서 벗어난 것이 자유로움을 줬습니다. 강연, 집필 외에 젊은이들을 위한 무료 취업 코칭 등의 재능기부를 했어요. 그러다가 커플이 생겨 주례도 서고… 심지어 아파트 동대표 회장까지 맡아 지역 봉사활동을 하는 등 보람이 많았습니다(웃음).”
직장을 그만두고 자유인으로 생활하시는 동안 특별히 명심하신 사항이 있었나요.
“회사 다닐 때, 하루 종일 밖에 있을 때는 보이지 않던 가족 간의 문제점, 약점이 눈에 들어왔어요. 같이 있을 시간이 많아지니 잔소리가 늘어났던 겁니다. 당연히 식구들이 점점 불편해했지요. 어느 날 둘째 아들이 집사람에게 슬쩍 물어보더래요. ‘아빠, 언제까지 집에 계실 거냐’고. 그 말을 듣고 가까운 헬스클럽에 등록해 2시간 운동하고 점심과 저녁 약속 억지로라도 만들면서 집에 있는 시간을 줄였습니다. 잔소리하고 싶은 것 있으면 꾹 참고요. 좋은 점, 칭찬거리만 보고 말하려 애썼지요.”
프리랜서 생활 5년 만에 다시 새장(?) 안으로 들어가 AJ가족 인재경영원 원장이 되셨습니다.
“(웃음) 바쁜 중에도 모처럼 스케줄이 비는 날이 있잖아요. 어느 날 점심약속이 없어 오피스텔에서 혼자 라면을 끓여먹는데 ‘여기서 내가 뭐하고 있는 거지?’ 하는 처량한 생각이 들더군요. 같이 일할 조직과 구성원이 그리웠어요. 마침 AJ가족의 문덕영 부회장이 제 책을 읽고 스카우트 제의를 해와 응하게 됐지요.”
베이비부머 세대가 ‘퇴직 이후 새로운 2막’을 준비해야 하는 것은 공통의 당면과제입니다. 아직 조직에 있는 사람이든 프리랜서이든 준비해야 할 필수사항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이전 조직에서의 좋은 평판이라고 봅니다. 평가가 실력에 관한 것이라면 평판은 인품을 포함하는 것이지요. 퇴직 후엔 평가보다 평판이 더 중요해요. 술버릇, 말과 행동, 주변과의 교류 등인데, 죽을 때까지 따라다니는 것이 평판입니다. 누구하고 어떻게 살아왔는가가 평생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2막 때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제가 2막 인생에 빨리 적응한 것도 사람농사를 잘 지어놓은 덕분이었어요. 조직생활이 아닌 자신만의 새로운 일을 한다면 가장 잘하는 일, 가장 하고 싶은 일을 해야 성공률이 높습니다. 어설프게 다른 사람의 권유로 원하지 않는 영역의 일이나 잘 모르는 일을 할 경우 실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삼성화재 인사팀,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인사기획, 이론연구, 노사관리업무를 담당했지요. 또 삼성화재 사업부장(상무이사급)을 지내셨지요. 이론연구와 현장 근무의 양수겹장 경력을 갖고 계신데요. 인사조직관리의 요체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무엇인가요.
“인간 존중입니다. 저는 리더가 하는 일은 직원들의 일을 대신 하는 게 아니라, 그들의 마음에 군불을 때주는 것이라고 봅니다. 말만이 아니라 진정한 인격체로 대해주면 성과는 저절로 따라옵니다. 일선 직원들과 같이 밥 먹고, 이야기하고, 고충을 처리해주고 산간벽지라도 경조사는 다 찾아다녔지요. 제 자동차 1년 주행거리가 6만5000km로 웬만한 택시 버금갈 정도였어요. 보험사 사업부장 때는 보험설계사 900명의 이름을 석 달 만에 다 외웠어요. 본인은 물론 배우자, 자녀 대소사까지 챙겼지요. 혼자 사는 사람은 반려동물 이름까지 외우고 예방접종 시기까지 먼저 알려주며 인사했습니다. 고성과자에겐 그 사람을 위한 맞춤형 시를 써서 액자에 담아 감사를 표했고요. 그러니 제가 보험 지식은 하나도 없어도 저절로 사기, 성과가 함께 올라가더군요.”
그는 ‘인간 존중’의 핵심은 효율보다 효과를 따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의 계산으로는 손해보는 것 같지만 결산에서는 남게 돼 있다는 것. ‘작은 진동이 큰 감동의 파동을 일으키게 돼 있다’는 게 그의 수십 년 경험의 철칙이다. 조 원장은 지금도 그때 알고 지내던 직원들과의 교류가 이어지고 있다. 전국 각지에 회원 100여 명의 ‘조사모(조영환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가 운영되고 있을 정도라며 자랑했다. 퇴직 후 그가 고객 감동경영의 노하우를 묶어낸 처녀작의 제목은 다.
인간 감동경영도 배우면 가능합니까?
“저절로 할 줄 알면 성인이게요(웃음). 저는 신참 때도 꿈이 임원 승진보다 ‘상사한테는 신뢰, 부하한테는 존경을 받고 싶다’는 거였어요. 그런데 현실에선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게 힘들잖아요. 상사한테 인정받으려면 직원들에겐 몰인정한 사람이 돼야 하고, 직원들한테 존경받으려면 상사한테는 무능한 사람으로 무시받기 쉽고…. 그래서 위아래에서 모두 신뢰와 존경을 받는 사람이 누가 있나 찾아봤어요. 롤모델로 삼으려고요. 책은 물론, 조직 내외의 인물들에서 찾아보고 적용하고, 실패하면 수정하고… 그러면서 제 나름의 감동경영 방식을 개발하고 만들어나갔습니다.”
직원 감동경영과 가족경영은 자칫 시소게임이 되기 쉬운데요. 어느 하나에 치중하다 보면 한쪽은 소홀히 하게 됩니다. 가족은 어떻게 감동시키셨는지 궁금합니다.
“고객감동 방식과 가족감동 방식은 다르지 않습니다. 가족경영의 어려움을 겪는 것은 가족을 너무 쉽게 대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가족도 고객처럼 대하라고 후배들에게 이야기합니다. 전략과 기획 마인드를 가지고 감동시킬 방법을 연구하라고요. 가족감동도 공짜는 없어요. 연구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꾸준히 기대 이상으로 해주고, 생각보다는 행동으로 실천하고요. 가족경영도 프로젝트를 세우고 예산을 배정해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점검하고 시정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조 원장께서 실행하신 가정경영의 대표적 히트작은 무엇인지요.
“가족경영과 조직 인사관리는 다르지 않습니다. 회사에서는 1년을 어떻게 살 것인지, 회사 운영계획을 자세하게 수립하지요. 그러나 가정에선 그런 걸 잘 안 합니다. 저는 과장으로 지내던 시절인 1990년경부터 집사람, 두 아들 등 온 가족이 참여해 가정경영계획을 매년 세웠습니다. 먼저 가족 모두에게 중요하고 필요한 것들, 예컨대 건강, 재산, 가정, 친족, 문화, 지식 등으로 범주를 정해 각각 실천사항 등을 토의해 결정하는 것이지요. 이것을 노트에 기록해놓고 같이 실행할 것을 다짐하면서 서명, 관리합니다. 다음 해 초에는 결산을 해 잘잘못을 따져서 차기 계획을 수립하고요. 가족 구성원이 참여하고 공감한 것이라 실천하기가 한결 쉽고 실행률도 높더군요. 아이들에게 계획적인 삶을 사는 습관을 키워주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됐어요.”
그는 아무리 바쁘더라도 출근 전 1분간 가족과의 포옹 습관도 스스로 자부하는 가정경영의 히트작으로 꼽았다. ‘포옹이 포용’을 낳더라는 이야기다. 자녀들이 어렸을 때는 거실에서 1주일 1회 온 가족 회식 프로젝트 등을 실행했단다. 덕분에 각각 가정을 이룬 두 아들은 지금도 아버지를 친구처럼 여긴다. 술친구는 물론이고 스크린 골프, 당구도 같이 치고 고민이 있으면 제일 먼저 찾는 지피지기 1호다.
둘째 아드님이 내성적이라 친구를 못 사귀자 안방을 최고급 음향, 모니터를 갖춘 피시 장비를 설치해 오락실로 만드셨다고요. 그때 ‘예산 개념 없이 무조건 무한정 지원, 이 방 안에서는 모두가 평등하다’라는 글귀를 방문에 써 붙이셨다면서요.
“교육은 비용이 아니고 투자입니다. ‘정보화 기기들과 빨리 친해지고, 트렌드를 놓치지 말고, 그리고 즐거운 학창 시절을 만들고, 친구들을 많이 사귀란 취지’에서요. 만일 내가 이것을 말로 수십 번 했다면 아이가 따랐겠어요? 결국 중요한 것은 환경 조성이에요. 왜 안 하느냐, 못하느냐가 아니고요.”
그는 “가정에서 부모도 마찬가지고, 조직에서 상사도 마찬가지다. 왜 못하냐고 질책할 것이 아니라 잘하려면 어떤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는가를 고심하는 게 어른의 의무”라고 강조하면서 “내가 아닌 상대에게서 사고나 행동 규범을 출발시키는 게 필요하지요. 내 사고방식이나 가치체계, 생존 방식을 고객의 수준과 눈높이에 맞추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상대의 언어와 습관, 취미 등을 눈여겨보고 다가가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는 기성세대와 신세대 간의 소통 방식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은퇴 후 가장 확실한 보험은 배우자와의 금실이라는 시쳇말도 있습니다. 부부경영은 어떻게 하시나요.
“가슴에 안아버리는 것입니다. 따지기 시작하면 풀리지 않아요. 다 들어주고, 생각이 정말 다르면 다음에 마음이 편안할 때 다시 의견을 조율하는 편이 훨씬 효율적이에요. 서로 잘잘못을 따지고 비난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는 게 부부입니다. 나이 들어선 의식적 노력이 필요해요. 의도적으로 노력해야 부부애가 새어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젊어서야 애정으로 살지만, 나이 들면 인간애로 사는 게 부부 아니겠습니까.”
조 원장은 고객 감동경영을 부인 감동경영에도 그대로 적용했다. 결혼 20주년엔 부인을 위한 글을 직접 써 감사패를 수여했고, 30주년엔 직접 끓인 소고기미역국을 비롯해 정성 어린 생일상을 진상했다. 동시에 30주년 숫자에 맞춰 ‘당신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30가지 이유’를 작성해 헌정했다. 처음엔 ‘쓸 것’이 없을 것 같았는데 막상 쓰기 시작하니 아내의 장점들이 소록소록 떠오르더란다. 이런 패키지 상품을 선사하니 짧게는 한 달 길게는 1년이 술술 잘 풀리더라고.
배우자 몰래 만들어놓은 비자금 내지 비상금이 간혹 문제가 되곤 하는데요. 조 원장께선 어떻게 관리하시나요?
“비자금에 대해서는 찬반론이 있지만 저는 찬성 입장입니다. 규모는 작지만 가정살림에서도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하거든요. 살다 보면 언제 어떤 일이 터질지 몰라요. 비자금은 숨겨둔 돈이라는 개념으로 보기보다는 긴급할 때 활용할 수 있어 남자나 여자나 어느 정도의 비자금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나이 들수록 경조사비 부담도 만만찮고, 긴급 용도로 써야 할 경우도 있는데 이 비용을 배우자에게 구구절절 설명해 그때그때 손을 벌리려면 궁색합니다. 구태여 비율로 이야기하자면 총소득의 20% 정도는 비자금으로 비축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말씀 들으니 조직관리의 노하우를 가정경영에도 잘 접목시키셨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 가장 행복하셨을 때는 언제인지요?
“후배들이 멘토라고 많이 찾아와줄 때입니다. 책을 출간한 뒤 여기저기서 후배와 친구들이 서점이나 가판대에서 사진을 찍어 보낼 때도 그렇고요.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면접토론 때 참고서적으로 제 책 을 제일 위에 꽂아놓았을 때도 행복하더군요. 다만 이순(耳順)이라는 육십을 지나니 잘났다고 뻐기거나 욕심내는 것은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익어가는 징조인지, 기운 빠지는 징조인지 잘 모르겠지만요.”
그는 앞으로 인생 4막의 꿈은 집필하고 강의하고 코칭하는 생활이라고 말했다. “역사기행이나 문화기행 같은 깊이 있고 의미 있는 여행을 하고 싶습니다. 젊은이나 후학에게 도움이 되는 선배, 사람부자가 되면 잘 사는 삶 아니겠습니까?”
김성회
CEO리더십연구소 소장
-
연세대학교 졸업. 경영학 박사.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겸임교수. 리더십 스토리텔러. 세계일보에서 CEO 인터뷰 전문기자로 활약했다. 세계경영연구원(IGM)과 삼성경제연구소 등에서 강의했다. 저서로는 , , 등이 있다.
현재 AJ가족 인재경영원 원장. 삼성화재 인사팀에서 채용-인사기획-노사관리 업무를 담당했다. 삼성경제 연구소 인사조직실 컨설팅 등을 수행했으며 삼성화재 인사담당 임원으로 부임, 상무이사 승진 후 삼성화재 사업부장을 지냈다. 당시 ‘함께 근무하고 싶은 상사’로 뽑혔다. 저서로는 , , 등 다수가 있다.
“노후라는 놈은 이미 내 앞에 와 있는데 너무 낯설다. 이게 뭘까! 언제 이런 단어가 만들어진 거지?”
준비 없이 노후를 맞이한 어느 60대의 한탄이다. 누구 못지않게 아내와 자식들을 위해 열심히 살아왔건만 내 앞에 닥친 ‘노후’는 생각보다 심각하다. 재산이 없는 것이 아닌데도 종종 비어 있는 지갑을 보면 불안하기 그지없다. 그렇다고 자식에게 기댈 마음은 추호도 없다. 자식들 형편이 넉넉지 못하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노후의 ‘흑자파산’이 문제가 되고 있다. 가계의 흑자파산은 자산을 제법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금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신용불량자가 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영업실적과 재무구조가 탄탄해 보이는 기업이라도 자금이 필요한 시기에 융통하지 못하면 부도처리되는 ‘흑자도산’에서 생겨난 말이다. 기업이나 가계나 ‘돈맥경화’에 걸리면 파산을 면하기 어렵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머튼 교수는 “은퇴 시점에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것은 자산을 축적하는 것이 아니라 은퇴 전 생활수준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조언한 바 있다. 이는 곧 은퇴재무설계의 키워드가 자산 규모에서 안정적인 소득흐름의 확보로 바뀌어야 함을 뜻한다. 그 이유는 뭘까?
소비생활의 안정을 유지해야 한다
은퇴는 삶의 큰 이벤트 중 하나다. 은퇴를 전후해 사람들의 심리적·육체적 상황이 크게 변하는 것은 그만큼 은퇴가 중대한 사건이기 때문이다. 비로소 인생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며 은퇴를 반기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은퇴를 두려워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의 가장 큰 차이는 소득에 있다. 은퇴를 반기는 사람들은 안정적인 소득 기반을 가지고 있는 반면에, 은퇴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의 소득 기반은 대부분 취약하다.
생애주기 가설에 따르면, 사람들은 생애에 걸쳐 균일한 소비를 유지하기 위해 소득이 많은 시기에 저축을 해 소득이 적은 은퇴 이후를 대비한다. 몸에 배인 소비습관은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다. 이런 소비의 하방경직성을 무시하고 소비를 급격하게 줄이면 엄청난 스트레스에 직면해 원치 않는 질병을 초래할 수도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론과 달리 나이가 들면서 소비를 급속히 줄이고 있다. 60세 이상 가구의 소비는 2003년 대비 14%나 줄어들었다. 줄어드는 소득에 맞추다 보니 마른 수건을 짜고 있는 셈이다. 60세 이상 고령자의 총소득에서 근로소득을 제외하면 2017년 2인 가구 최저생계비 수준(약 170만원)의 소득만 얻고 있다. 근로를 하지 않으면 생계마저 간당간당해지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마른 수건 짜듯 소비를 줄인다. 은퇴생활이 즐거울 리 없다.
자산을 소득흐름으로 바꿔 세금을 줄이자
“인간에게 피할 수 없는 것 2가지가 있다. 하나는 죽음이고, 또 하나는 세금이다.” 벤자민 프랭클린의 말이다. 태어나면 주민세, 아끼고 모으면 재산세, 열심히 일하면 소득세, 죽으면 상속세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세금은 사람의 일생을 따라다닌다. 5070 액티브 시니어들은 자산에 부과되는 세금과 소득흐름에 부과되는 세금의 차이를 잘 활용하고 있는 부자들의 움직임을 눈여겨봐야 한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의 부자보고서(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보유자)에 따르면, 요즘 부자들은 부동산 비중을 줄이고 금융자산 비중을 높이고 있다. 부자들이 금융자산 비중을 늘리는 이유는 뭘까? 가장 큰 이유는 부동산보다 유동화가 쉬운 금융자산을 통해 상속 및 증여세에 대비하고, 나아가 절세 목적으로 보험과 연금의 비중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 비해 떨어진 부동산 투자수익률도 대체소득원으로 안정적인 연금소득을 선호하게 만드는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표1]에서 보는 것처럼 자산에 부과되는 세금보다 소득흐름에 부과되는 세금이 유리하다. 자산을 많이 들고 있다가 세금폭탄 맞느니 자산의 일부를 소득흐름으로 바꿔 절세와 안정적 소득흐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부자들의 발 빠른 대응을 주목하자.
요즘 동네 복지관에서 만나는 노년 커플을 일명 BC(복지관 커플)라고 부른다. 복지관에서 가장 인기 있는 남녀의 조건이 부동산 부자에서 연금 받는 남녀로 바뀌고 있다. 연금소득 비중을 높이는 것은 비단 부자들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뜻이다. 일반 중산층들이 은퇴 이후 한 번쯤 마음 설레는 경험을 하려면 최소한 연금이라는 카드 한 장은 들고 있어야 한다.
죽기 전 자산고갈을 경계해야 한다
잔 칼망! 1997년 122세로 세상을 떠난 프랑스의 세계 최고령자 할머니다. 이 할머니와 관련한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1960년대 중반 90세였던 칼망 할머니는 부양해줄 가족이 없어 전 재산인 집 한 채를 47세의 젊은 변호사에게 팔기로 했다. 계약 조건은 할머니가 사망할 때까지 그 집에 거주하면서 매달 2500프랑(약 50만원)을 받는 것이었다. 젊은 변호사는 할머니가 100세까지 산다고 해도 시세보다 싼 가격에 집을 살 수 있다고 판단해 얼른 계약을 맺었다. 그보다 더 일찍 죽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절대 손해 보지 않는 계약이라 여겼다. 그런데 할머니는 100세를 훌쩍 넘어 122세까지 살았다. 변호사는 할머니에게 집값의 두 배가 넘는 90만 프랑(2500프랑×12개월×30년)을 지급해야 했다. 아이러니한 것은 변호사가 할머니보다 2년 먼저 사망했다는 점이다. 결국 변호사는 살아생전 그 집을 소유해보지도 못하고 가족을 대신해 할머니를 부양한 셈이다.
2030년 우리나라는 세계 최장수국으로 등극할 전망이다. 마지드 에자티 박사 팀이 OECD 35개 가맹국의 남녀 평균수명을 예측해 세계적인 의학 전문지 에 기고한 논문에 의하면, 2030년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수명은 약 91세로 세계 최초로 90세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성의 평균수명은 약 84세로 헝가리에 이어 2위로 올라설 전망이다. 잔 칼망의 이야기가 남의 나라 일로만 여겨지지 않는 이유다. 만약 잔 칼망 할머니가 변호사와 종신계약을 하지 않고 90세에 집을 팔고 그 목돈으로 생활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아마도 100세 이후에는 극심한 빈곤에 허덕였을 것이며, 세계 최고령자 타이틀을 얻지도 못하지 않았을까.
고령화시대엔 죽기 전에 자산이 고갈되면 큰일이다. 특히 연금제도와 복지제도가 풍요롭지 못한 우리나라의 경우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이 그 사람이 죽기 전에 고갈되면 생활의 급추락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러나 잔 칼망 할머니처럼 죽을 때까지 자산에서 소득흐름이 이어질 수 있도록 해놓으면 걱정 끝이다.
칼망 할머니는 부양가족이 없어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며 따지지 말자. 이것저것 따지다간 누가 오래 남느냐는 자산과 수명의 경쟁에서 내가 이기고 마는 불행에 직면할 수 있다.
“시간과 돈의 여유가 허락된다면 무엇을 가장 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많은 사람이 ‘여행’이라고 답한다. 여행은 일상과 다른 새로운 시간으로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는 좋은 기회다. 평소와 다른 일을 준비하다 보면 사소하든 중요하든 놓치는 것들이 생기는데, 이런 실수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 체크리스트다. 은퇴도 일종의 여행이다. 그것도 20년이 걸릴지 30년이 걸릴지 그 끝을 알기 힘든 긴 여행이다. 그만큼 은퇴 여행에서는 챙겨야 할 것들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특히 돈과 관련해 무엇을 챙겨야 하는지 알아보자.
최문희 FLP컨설팅 대표
◇ 은퇴대비자산의 충분성
가장 기본적인 은퇴대비자산은 공적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이다. 이들 연금으로 은퇴 생활비를 충당할 수 없다면 다른 금융자산이나 부동산으로 은퇴생활비를 보충해야 한다. 소유 주택이 있다면 주택연금을 고려해볼 수 있다. 그 외의 부동산이 있다면 임대소득을 생각해볼 수 있다. 만약 상황이 여의치 않아 매각해야 한다면 매각시기와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매각을 서두르다 보면 손해를 볼 수 있다. 시간의 여유를 가지고 매도시기를 결정하려면 시기별로 필요한 은퇴생활비와 준비된 자금의 차액을 알고 있어야 한다. 금융감독원에서 운영하는 금융소비자정보포털(fine.fss.or.kr)인 ‘파인’에 접속하면 본인이 가입 중인 금융상품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파인’의 서비스 중 연금저축어드바이저(advisor.fss.or.kr)를 활용하면 희망하는 연금액과 현재 준비된 연금액의 차액을 직접 계산해볼 수 있다. 또한 부족한 연금액을 준비하는 데 활용할 만한 연금상품 정보도 얻을 수 있다. 연금저축어드바이저를 좀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면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 정보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통합연금포털(100lifeplan.fss.or.kr)에 미리 회원으로 가입해두면 좋다. 통합연금포털은 ‘파인’을 통해 이용 가능하다.
◇ 향후 소득창출 능력
과거에는 공적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 등 3층 보장만 제대로 준비해도 큰 어려움 없이 노후생활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저금리·고령화 사회의 본격화로 3층 보장만으로는 안심할 수 없게 되었다. 준비한 자금이 필요 은퇴자금보다 적다면 추가로 소득을 창출할 필요가 있다. 은퇴 후에도 소득창출과 관련한 본인의 능력을 점검하고 실행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 소비습관
수입이 중단된 상태에서 소비는 가계경제의 우량도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다. 이성은 소비통제를 외치지만 습관에 젖은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갑작스런 소비통제는 특히 배우자와의 갈등을 초래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내적·외적 혼란과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소비통제와 관련한 객관적 기준이 필요하다. ‘예산(budget)’을 활용하면 좋다. 예산을 세우고 주기적으로 체크하면 소비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 부채관리 능력
과도한 부채를 안고 은퇴를 하면 가계경제는 큰 위험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신용대출은 은퇴 직후 대출이 중단되거나 대출금리가 높아진다. 부채청산은 은퇴 이전에 꼭 달성해야 할 것 중 하나다. 부동산 같은 투자자산의 구입으로 생긴 부채라도 가격상승에 대한 막연한 기대보다는 예상수익과 대출이자에 대한 분석을 통해 과감하게 매각하는 것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 현재 가입 중인 보험 점검
은퇴 후 생활비는 의료비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노후에는 의료비 부담이 매우 크다. 이에 대비해 별도의 자금을 준비해도 좋지만 보험을 활용하면 편리하다. 과거에 가입한 보험이 있다고 안심하면 안 된다. 가입한 보험의 보험기간이 만료되었거나 만기가 얼마 남지 않았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입 중인 보험들의 보장금액과 보장기간을 검토해보고 필요하면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보강해야 한다. 금융소비자정보포털(fine.fss.or.kr)인 ‘파인’에 접속해 ‘내보험다보여’를 클릭하면 보험가입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단 2006년 이전에 가입한 보험상품 정보는 가입한 보험사의 콜센터를 통해 직접 확인해야 한다.
◇ 기타 체크해야 할 사항들
① 현금흐름의 갑작스런 중단에 대비한 비상예비자금(손해를 보지 않고 바로 찾아 쓸 수 있는 현금 및 현금등가물)
② 기부나 자선 등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일들에 필요한 자금
③ 자산의 양도 및 임대, 기타 사업 등으로 인해 발생할 소득세나 자산의 증여 및 상속에 대비한 증여세와 상속세
④ 아직 은퇴 전이라면 은퇴대비저축이나 투자금액 등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5070 액티브 시니어를 위한 재무설계가 체계적으로 마련되어 있지 못한 상황이다. 5070 액티브 시니어의 속성을 충분히 감안한 재무설계 전략을 수립하고 구체적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재무설계의 패러다임이 바뀐 새로운 길이므로 낯설고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 길이 잘 보이지 않을 때는 관점을 바꿔야 돌파구를 찾아낼 수 있다. 이 돌파구를 찾기 위해 자산관리, 소비관리, 가치관리라는 3가지 측면에서 5070 액티브 시니어들의 은퇴재무설계 전략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손성동 한국연금연구소 대표
◇ 자산관리
아무리 돈에 초연한 사람이라도 최소한의 돈은 필요하다. 5070 액티브 시니어들은 자신들이 추구하는 삶의 눈높이가 평균적인 시선보다 높은 만큼 돈의 역할 역시 크다. 그동안 모아놓은 돈이 꽤 있다고 안심하면 안 된다. 이 돈을 잘 관리하여 노후생활비를 안정적으로 조달하고,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을 때에도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모아놓은 돈이 좀 부족하다 싶으면 돈을 더 잘 굴리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한마디로 자산관리를 잘해야 한다는 말인데, 은퇴재무설계에 대한 이해는 그 선결 과제다.
먼저 관점을 ‘자산에서 소득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2040 시절 재무설계의 핵심은 내집마련. 노후자금, 자녀교육비 등 목적자금을 설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도록 목돈을 모으는 것이다. 즉 자산 중심의 재무설계다. 그러나 이미 은퇴했거나 은퇴를 목전에 두고 있는 5070세대의 재무설계는 노후생활비를 안정적으로 조달하는 현금흐름, 즉 소득창출에 초점을 둬야 한다. 연금을 활용하면 쉽게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지만, 모든 자산을 연금화해버리면 일시적으로 자금 수요가 증가하는 현상, 즉 유동성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생활비와 유동성을 함께 고려하는 포트폴리오가 중요하다.
둘째로는 ‘자산에서 소득으로’의 다른 측면이라 할 수 있는 ‘축적에서 인출로’의 패러다임 전환에 익숙해져야 한다. 자산에서 소득을 창출하는 방법에는 일시금 방식, 연금 방식, 프로그램 방식 등 다양한데 이들을 흔히 인출 방법이라 부른다. 각 방식은 소득흐름의 안정성과 유연성 등의 측면에서 장단점이 다르므로 각자가 처해 있는 상황을 감안해 특정 방식을 선택하거나 두 가지 이상의 방식을 결합해 사용할 수도 있다. 인출 방법의 구체적 형태는 월 지급식 상품 선택으로 나타나는데, 예금형·즉시연금형·수익배분형 등이 있다.
셋째로는 ‘수익률에서 위험관리로’ 전환되는 패러다임에 주목해야 한다. 2040세대는 임금 또는 사업소득 형태로 계속 현금이 유입되고 투자기간이 길어 수익률 중심의 자산관리를 할 수 있다. 수익률이 크게 떨어지더라도 새로 유입되는 현금으로 가격이 떨어진 자산을 매입할 수 있어, 가격상승의 기회를 누릴 수 있다. 그러나 5070세대는 수명 연장으로 과거보다 투자기간이 길어졌다 해도 유입되는 현금의 양이 크게 줄어들어 수익률보다는 위험관리에 초점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5070세대에게 유입되는 현금은 대부분 생활자금 용도여서 위험관리를 제대로 못해 유입되는 현금이 크게 줄거나 들쭉날쭉하게 되면 생활의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
◇ 소비관리
5070세대는 축적해놓은 자산은 많은데 일을 통한 수입이 없거나 적다. 저축해놓은 돈에서 곶감 빼먹듯 생활비를 조달해야 한다. 합리적인 소비 계획을 수립하고 실천해 습관화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무조건 소비를 줄이자는 것이 아니다. 5070세대의 특성을 감안한 소비의 리스트럭처링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양적 소비에서 질적 소비로, 가족 중심의 소비에서 나 중심의 소비로 소비의 중심축을 옮길 필요가 있다. 이른바 가치 중심의 소비다. 5070세대는 중년으로서 2040세대와는 삶의 중심축이 다르다. 2040세대의 삶의 중심축이 성장에 있다면 5070세대의 삶의 중심축은 의미에 있다. 가족의 성장과 사회적 지위 상승을 위한 소비에서 기부·자선·봉사 등 가치 있는 소비로 중심축을 옮길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형성되고 강화된 사회적 관계망은 육체적·심리적 건강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다. 소위 말하는 재무적 요소와 비재무적 요소의 융합이 이뤄지는 것이다.
◇ 가치관리
‘가치관리’는 일반적인 재무설계에서는 쉽게 간과되기도 하지만, 5070 액티브 시니어의 은퇴재무설계에서는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누구나 자신과 가족의 화목, 건강, 행복을 바란다. 이것은 그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전략적 판단과 구체적 대응이 필요하다.
우선 가족의 파탄을 불러오는 재산상속을 둘러싼 분쟁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상속 및 증여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아직 젊은데 서두를 필요가 뭐가 있냐며 뒤로 미루면 안 된다. 판단력이 좋을 때 미리 계획을 세워둬야 한다. 시간에 쫓겨 서두르다 보면 실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건강관리는 누구나 중요하게 생각한다. 문제는 꾸준한 실천과 그 가치다. 노후에는 의료비가 생활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재무적 측면에서 건강관리를 아주 중요하게 보는 이유다. 일본의 노후파산 사례에서 보듯이 노후에 건강이 악화되면 재정적으로 아주 힘든 상황에 직면해 급기야 노후파산에 이르기도 한다. 노후의 의료빈민(medi-poor)은 정말 비참하다. 건강관리는 생활의 질을 높이면서 돈을 절약하는 일석이조의 방법이다. 또한 급격한 건강 악화에 따른 인생의 하드랜딩을 방지하고, 의미 있고 즐거운 삶을 영위하면서 서서히 인생을 마무리하는 인생의 소프트랜딩을 위한 전제조건이다.
승승장구, 탄탄대로 인생을 사는 이들이 있다. ‘천운을 타고났나?’, ‘사주팔자가 좋은가?’라며 그들의 성공을 진단해보기도 하지만, 뭐든 타고난 운만 가지고 되지는 않을 것이다. 자신만의 비법으로 성공운을 거머쥘 수 있었던 이들의 유형을 살펴봤다.
◇ 운명개척형
일본 최대 소프트웨어 유통회사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손 마사요시) 대표는 젊은 시절 자신의 운명을 미리 점쳐놓았다. ‘20대에 이름을 날린다. 30대에 최소한 1000억엔의 군자금을 마련한다. 40대에 사업에 승부를 건다. 50대에 연 1조엔 매출의 사업을 완성한다. 60대에 다음 세대에게 사업을 물려준다.’ 손정의가 20대에 세운 50년 인생계획이다. 그는 어려서부터 아버지에게 ‘천재’라는 소리를 들었는데, 스스로도 자신을 천재라 여겼다고 한다. 사업 제휴를 맺는 상황에서도 “나는 천재다”라고 말했을 정도. 일찍이 그는 자신의 잠재성향과 운을 꿰뚫었고, 그 덕분에 막힘없는 성공 가도를 달릴 수 있었던 것이다.
이스타항공 회장을 지낸 이상직 전 국회의원은 요즘말로 흙수저 출신이지만, 자신만의 ‘텐배거’ 로드맵을 만들어 금수저 반열에 올랐다. 텐배거(Ten bagger)는 10루타라는 뜻으로 야구가 아닌 금융투자 용어로 자주 사용된다. 투자자에게 10배, 1000%의 수익률을 안겨주는 대박 종목을 의미하는데, 이상직은 1998년 텐배거에 도전해 2년 만에 투자원금 1300만원으로 그의 15배에 달하는 2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후 그는 텐배거 법칙을 사업뿐만 아니라 인생의 기본 원리에 적용했다. ‘10루타를 쳐라’를 좌우명으로 삼았던 그는 현대증권에서 10루타 종목을 연이어 터뜨렸고, 이스타항공의 대박 신화를 창조해냈다.
◇ 대기만성형
피카소처럼 타고난 천재성 덕분에 명성을 떨친 예술가가 많다. 그러나 근대 회화의 아버지로 불리는 세잔의 경우는 달랐다. 은행가의 아들로 태어나 법과 대학을 다녔던 그는 돌연 화가라는 꿈을 꾼다. 이후 세잔은 선천적인 재능이 아닌 고뇌와 노력의 산물로 세계적인 명작을 탄생시킬 수 있었다. 실제 피카소는 20대 중반에 그린 작품들이 60대에 그린 작품들보다 4배가량 비싸게 팔렸는데, 세잔의 그림은 60대 중반에 그린 것들이 젊은 시절 작품들보다 최대 15배의 가격에도 팔렸다고 한다. 현재 파리 오르세미술관에 전시된 그의 최고 작품들 역시 모두 인생 말기에 그려진 것이다.
20세기 세잔이 대기만성형 예술가라면, 21세기 대기만성형 과학자를 꿈꾸는 이가 있다. 서울중앙지법원장 출신 강봉수 박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어릴 적부터 물리학에 관심이 많아 고등학교도 이과를 택했고, 서울대 원자력학과를 가고 싶어 했다. 그러나 아버지의 권유로 서울대 법대를 지원했고, 이후 40년간 잘나가는 법조인의 길을 걸었다. 그러면서도 과학자의 꿈을 잃지 않았던 그는 퇴직 후 66세에 물리학 공부를 위해 미국 유학을 떠난다. 그 후 7년 만에 머시드 캘리포니아대 대학원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땄다. 당시 그의 나이 73세였다. 하루 15시간씩 공부에 매진한 덕분에 이제는 ‘강봉수 물리학 박사’로 불리며 활발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 장수형
무병장수를 꿈꾸는 100세 시대,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도 무탈한 인생이라 할 수 있다. 과거 조선시대 왕 중에서 가장 오래 산 왕은 83세까지 살았던 영조다. 영조의 장수비결은 규칙적인 식사습관과 소식(小食)이었다고 한다. 고기와 생선을 멀리하고 보리밥과 채소를 즐겨 먹었던 영조는 감선(減膳: 나라에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왕이 수라상의 음식 가짓수를 줄이며 근신하는 것)을 89차례나 했는데, 신하들이 말을 듣지 않을 때는 감선을 넘어 단식까지 감행하며 절대권력을 유지했다고 한다. 이러한 식습관으로 영조는 장수뿐만 아니라 그에 비례하는 수많은 업적을 남길 수 있었다. 영조처럼 식습관을 잘 다스린 덕분에 장수한 역대 대통령 중에는 제4대 대통령인 윤보선이 있다. 그는 94세까지 살았는데, 평생 절주를 하며 콩·보리·팥 등이 섞인 잡곡밥을 즐겨 먹었다고 한다. 1949년 상공부장관 시절 도시락을 들고 다녔던 윤보선의 일화도 유명하다. 도시락은 부인인 공덕귀 여사가 직접 만든 샌드위치와 잡곡밥 등 검소한 식단이었다고. 이런 소박한 식습관은 그가 대통령이 된 이후에도 계속됐고, 그의 삶을 오랫동안 건강하게 해주었다.
◇ 인(人)형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은 남다른 인연 덕분에 승승장구하는 일생을 살았다. 그가 남조선경비사관학교(육군사관학교 6기)에 다니던 시절, 당시 교관으로 있던 박정희 대통령은 수학 실력이 뛰어난 박태준을 눈여겨보게 된다. 성격이나 취향이 비슷했던 두 사람은 스승과 제자라는 관계를 벗어나 인간적인 정을 쌓게 됐고, 서로 다른 지역에서 근무하게 될 때도 만남을 이어간다. 이후 1963년 박정희가 대통령에 당선됐고, 같은 해 박태준은 소장 진급과 함께 군복을 벗었다. 이듬해 설날 박정희는 박태준을 청와대로 불러 경제개발5개년계획과 관련해 박태준을 대통령 특사로 일본에 보낸다. 특사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친 박태준은 철강과 제철 분야에 매진했고, 강철 1000만 톤 시대를 연 주역으로 우뚝 선다. 이후 국회의원, 국무총리, 포스코 회장, 포스텍 창립자 등 수많은 직함을 얻었지만, 퇴직금 한 푼, 주식 한 주도 갖지 않았을 정도로 청렴한 철강인으로 기억되고 있다.
◇ 별별유형
1) 독서형: 미국의 대부호 빌 게이츠, 워런 버핏, 마크 저커버그는 젊은 시절 도서관에서 읽은 책 덕분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한국의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도 자신의 성공의 8할은 독서에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 외에도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박원순 서울시장, 윤송이 엔씨소프트 회장, 남재희 전 노동부장관 등도 잘 알려진 독서광이다.
2) 명상형: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 농구선수 마이클 조던과 코비 브라이언트 등은 그동안 여러 매체를 통해 명상의 효과를 언급했다. 포드자동차의 빌 포드 회장도 명상으로 경영위기를 극복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한국 메이저리그의 신화 박찬호 역시 현역 시절 슬럼프가 찾아올 때마다 명상을 통해 마음을 다스렸고 124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3. 산책형: 프랑스의 사상가 장 자크 루소는 “생각의 발로는 ‘발’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셰익스피어, 괴테, 칸트, 베토벤, 모차르트 등은 산책이 영감의 원천이라고 말한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2011년 여름 49일간의 백두대간 종주를 마치고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당선됐다. 김영삼 전 대통령도 등산을 통해 인재를 모으고 집권했는데, 민주산악회가 대표적인 핵심 조직이다. 김 대통령은 매주 목요일 등산을 즐겼고, 산에 올라 기도를 했다고 한다.
✽참고 도서 , , ,
글 박정희 혜담(慧潭) 인상코칭 연구원장 ilise08@naver.com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사회활동을 하는 시기도 길어졌다. 우리가 행복하게 살아가야 할 기간도 길어진 것이다. 그러나 어느 날 엘리베이터 거울에서 문득 마주하게 된 자신의 얼굴이 낯설 때가 있다. 늙어가는 자신의 모습이 서글퍼지는 것은 모두가 공감하는 부분이다.
장자(莊子)의 에 ‘오상아(吾喪我)’라는 말이 나온다. 나를 잊은 나, 내가 나를 잊어야 진정한 내가 된다는 의미다. 현실은 어땠는가. 나를 잊을 정도로 바쁘게 살아오면서 진정한 내가 되었는가? 아니, 그런 생각을 할 겨를도 없었을 것이다.
철학적 사유를 하면서 그동안 삶의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한번 돌아보고 싶은 마음은 나이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또 거울 속의 너무 늙어버린 얼굴이 서글픈 탓만도 아닐 것이다. 행복한 시간을 살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면 더 늦기 전에 내 삶의 여정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지금의 나를 가장 잘 알 수 있는 얼굴을 마주하자. 그리고 내가 좋아하고 즐거운 일을 하고 있는지 물어보자. 그러기 위해서는 본연의 나[吾]인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먼저 생각해봐야 한다. 내[吾] 안에서 활동하고 공감하는 나[我]를 찾아야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이제부터 자아를 찾아가는 방법을 살펴보자.
먼저 상대방에게 확고한 인상을 심어주자. 미국 남자들 대부분은 골드토(Gold Toes) 양말을 한 켤레씩은 갖고 있다고 한다. 골드토 양말은 발가락 끝부분에 금색 장식이 되어 있으며 남성용 양말 중 최고 인기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이 양말은 단지 품질이 좋고 견고하며 오래 신어도 탄력이 있는 양말이 아니다. “당신의 발을 빛나게 하라”를 외치며 양말에 금색 실을 사용해 수를 놓음으로써 황금색이 주는 고급스러움과 화려함을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워 소비자를 단박에 사로잡은 양말이다. 골드토가 금색의 수를 놓아 다른 양말들과 차별화를 시도한 것은 제품에 대한 애정과 자신감, 그리고 경쟁에서 반드시 살아남아야겠다는 생존 전략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 인간들은 스스로를 어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누군가와 처음 만날 때 가장 강하게 어필이 되는 신체 부위는 얼굴이다.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말은 자신의 얼굴을 위해 시간을 투자하라는 말이다. 거울을 통해 자신의 얼굴을 마주할 때마다 흐뭇하고 행복한 미소가 저절로 지어지도록 스스로를 가꾸라는 주문이다. 내 모습이 만족스러워야 어느 곳에서든 자신 있게 나설 수 있다. 거울 속에서 나를 만날 때마다 이렇게 이야기해보자 “너는 왜 그렇게 멋있니?”, “당당해서 보기 좋아!” 이러한 칭찬이 자신감을 만들어주는 데 큰 작용을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그다음으로는 관심의 대상이 되도록 노력하자. 거리를 나가 보면 유행하는 옷을 똑같이 걸쳐 입은 비슷비슷한 분위기의 사람들이 너무 많다. 대체적으로 개성과 색깔이 안 느껴지는 모습이다. 우리는 이러한 일반화된 유행에서 탈출해야 한다. 아침이 되면 매일 뜨는 태양, 그러나 사람들은 정작 태양에는 관심이 없다. 너무 익숙하고 친숙한 일상의 한 부분이 되었기 때문이다. 자기 색깔이 없는 얼굴은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 나이 들어가는 주름진 얼굴이니 어쩔 수 없다고 포기하지 말고 조금씩이라도 변화를 줘야 한다.
개성과 색깔은 젊고 예쁜 얼굴을 말하는 게 아니다. 개성 있는 얼굴을 만들어주는 것은 마음의 작용이다. 마음이 움직이는 방향으로 얼굴 분위기도 함께 바뀌어간다. 그래서 마음이 가는 방향은 매우 중요하다. 누구에게나 다른 사람들과 차별화되고 관심을 받고 싶은 욕구가 있다. 그러면서도 정작 자신을 바꾸는 일에는 게으르다. 욕구만 있고 마음이 일어서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내가 노력하지 않으면 바뀌는 건 절대로 없다. 어떻게든 자신을 바꿀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왜? 왜 그래야 하지?”라는 질문에 분명한 답변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막연하고 자신감이 없는 답변은 어떤 것도 변화시킬 수 없다. 나를 바꾸고 싶다면 왜 바꾸고 싶은지 정확한 이유부터 찾아보자.
이유가 찾아진 뒤에는 실천을 해야 한다. 자신의 매력 포인트를 찾아보자. 남보다 잘하는 것이 있으면 그것을 어필하면 된다. 자신의 강점을 부각하다 보면 어느 새 차별화가 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저 친구 말을 들으면 늘 좋은 일들이 생겨.”, “저 사람은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 이런 소리를 듣는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차별화된 나를 만들었다면 내 매력이 상대방에게도 유익한지 생각해봐야 한다. 갈고 닦아 만든 개성이 상대방에게 거부감과 불쾌함을 안겨주면 개성 없는 사람보다 못한 사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에 칭찬을 잘해주고 좋은 말도 많이 해주는데 이상하게 만날 때마다 기분이 안 좋은 사람이 있다. 억지로 하는 칭찬과 아부는 얼굴에 다 드러난다. 얼굴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진심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눈빛이 흔들리지 않고 부드럽다. 저절로 미소가 가득한 얼굴이 된다. 이런 모습을 봐야 상대방이 진심을 느끼고 즐겁고 행복한 기분이 되는 것이다.
인간관계에서는 얼굴 생김새가 중요한 게 아니라 표정이 중요하다. 표정이야말로 인간의 감정을 가장 잘 드러내주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과묵하고 어두운 표정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자신의 의견을 잘 전달하기 위해서는 많이 웃고 상대에게 긍정 에너지가 전달될 수 있도록 밝은 표정을 지어야 한다. 이런 태도가 습관화되고 일상화되면 어디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사람이 될 것이다. 외모와 인상은 스스로 노력하면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평소에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특히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야 하는 일을 하고 있다면 따뜻한 미소와 부드러운 표정을 잃지 말자. 무엇보다 큰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 집값이 가장 비싼 곳 중 하나인 서울 강남 도곡동의 타워팰리스 아래 편의점에는 경제서적과 재테크 책이 가장 많이 팔린다고 한다. 재테크법도 산수나 국어처럼 배워야 하는데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기 때문이다. ( 에서 인용)
못생긴 사람보다 예쁜 사람이 화장을 더 많이 한다. 성형외과가 밀집해 있는 곳도 땅값 비싸고 부자들이 많이 사는 서울의 강남이다. 학교 시험도 자신 있는 과목에서 틀리면 더욱 안타까워한다. 이러한 현상을 미루어볼 때 부자가 책을 더 많이 보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부자들 중에는 ‘독서’가 첫 번째 취미인 사람이 많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렌 버핏도 보통 사람의 5배나 책을 읽는다고 한다. 빌게이츠도 자신을 독서 중독자라고 얘기했다. 독서를 가난한 사람의 돈 안 드는 취미로 얕잡아보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이자 독서의 계절이라고 예전부터 일컬어왔다. 공부는 학교 다닐 때나 하는 것이지 직장에 들어가면 피곤하다는 핑계로 책과는 담을 쌓는 사람이 많다. 책을 보지 않는 사람의 미래는 없다. 독서는 마음의 양식이다. 양식을 먹지 않고 쓰는 글은 영양실조의 글이다.
성공한 사람의 서재에는 많은 책들이 꽂혀 있다. 새로운 지식을 끊임없이 보충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성공한 사람은 아니지만 서점에 한 달에 한 번은 가서 전공 분야의 새로운 책이 나왔나 점검한다. 변화되는 흐름을 알기 위함이다.
책읽기도 습관이다. 습관은 반복된 오랜 행동이다. 독서 습관을 위해 6개월 동안 4만 2,195페이지의 책을 읽기로 하고 동네 도서관과 약정을 한 뒤 독서마라톤에 출전했다. 한 달이 지난 지금 1만 5,600페이지의 책을 읽었다. 출퇴근 전철 이용시간 두 시간을 게으름 피우지 않고 열심히 읽은 결과다. 외출할 때면 작은 가방 속에 읽을 책 두 권을 꼭 넣고 다닌다. 책의 장르는 서로 달라야 지루하지 않다.
인생은 연습이고 훈련이라는 생각을 언제나 진실처럼 믿고 있다. 독서 또한 반복 훈련을 통해 글 읽는 속도가 빨라짐을 느낀다. 책 읽는 재미도 솔솔 느낀다. 저자는 혼신의 노력으로 책을 쓴다. 저자의 직접 경험 또는 지식을 간접으로 얻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책이 가장 저렴하다.
필자는 일정 속도로 책을 읽지 않는다. 어느 부분은 세 번 네 번 반복해서 읽는다. 저자의 서문과 목차는 적어도 두 번은 읽는다. 저자소개도 눈여겨본다. 대략의 내용을 미리 파악하는 데 중요하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독서의 계절이 따로 있다는 말이 맞지 않는 것 같지만 이 가을 어느 풀밭에 앉아 책 읽는 사람들을 보면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고개를 들어 창밖을 보니 완연한 가을이다. 하늘도 높고 맑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처럼, 책은 단순한 종이 그 이상의 가치와 의미를 지닌다. 같은 책이라도 소장하고 있는 사람마다 그 책에 대한 애정과 추억은 다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철이 지나고 표지가 낡아도 함부로 버리지 못한다. 그렇다고 쌓여가는 책을 가만히 두고 볼 수도 없다. 인생의 보물과도 같았던 책들이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것을 막으려면 선택은 두 가지다. 보기 좋게 잘 정리해 보관하거나, 어디로든 떠나보내거나.
한국정리수납협회 수납전문 정영주 강사
◇ 서재 정리하기
100권 내외의 책을 정리하는 것은 단 몇 시간만 투자하면 어렵지 않게 끝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책에 욕심이 있거나 직업 특성상 책을 많이 두고 지낼 수밖에 없던 경우라면 상황이 달라진다. 이런 이들은 대개 개인 서재를 갖고 있는데, 정리하려고 마음을 먹어도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난감하기만 하다. 온 가족을 총동원해도 며칠이 걸릴지 까마득할 정도라면 관련 전문가에게 맡길 것을 추천한다. 인터넷에 ‘서재 정리’ 등 관련 키워드를 입력하면 전문가가 직접 서재 정리를 해 주는 업체를 찾을 수 있다. 규모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통상적으로 서재 한 곳을 정리하는 데 30만~50만원 정도 비용이 든다. 서재가 크고 정리해야 할 책이 많으면 인원이 여러 명 배치되는데, 이에 따라 금액이 좌우된다. 그래도 돈을 들이는 것보다 스스로 정리하는 편이 낫겠다 하는 이들을 위해 한국정리수납협회 정영주 강사의 조언을 담아 봤다.
>>STEP 1 마음을 먼저 비우자
책을 폐·휴지 버리듯 막 대하지 못하는 것은 일종의 ‘미련’이라 할 수 있겠다. 고등학교 수학 교과서, 친구에게서 선물 받은 책, 작가의 사인이 적힌 도서 등 다시 읽어 보지 않더라도 그 책은 이미 그 값어치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몇 가지 기준을 정하고 그에 따라 아쉬움 없이 책을 정리하기로 스스로 약속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막상 그렇게 다짐해도 잊고 지냈던 책을 발견하면 다시 마음이 약해지곤 한다. 그래도 기준을 정했다면 과감히 놓아주도록 하자. 마음을 비울수록 서재는 더욱 가벼워진다.
>>STEP 2 서재의 레이아웃을 파악하자
서재를 정리하려면 먼저 내 서재에 수용할 수 있는 책의 양을 파악해야 한다. 책장에 책을 얼마나 넣을 수 있느냐를 알면 얼마를 버려야 하는지 알 수 있다. 대략 한 칸에 들어가는 책 수를 헤아려 칸 수만큼 곱하여 계산해 볼 수도 있겠고, 책장 바깥에 놓아둔 책 수를 어림잡아 짐작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STEP 3 서재의 80%만 채우기
전문가들은 보통 서재에 있는 책을 몽땅 꺼내 한꺼번에 정리하기도 하지만, 일반인에게는 버거운 작업이다. 그보다는 ‘책장의 80%만 채운다’는 생각으로, 20% 정도 책장을 비운 상태로 시작해 보자. 공간을 비운 상태로 정리해야 책을 옮기기도 수월하고 나중에 액자나 상패 등을 장식하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책으로만 가득 채운 서재보다는 빈칸이 더러 있어야 보기 좋고 여유가 생긴다.
>>STEP 4 분류하기
시, 소설, 에세이, 과학, 자기계발서 등 자기 기준에 따라 책을 종류별로 분류하고 ‘버릴 것’, ‘기증할 것’, ‘보관할 것’, ‘사용할 것’으로 나눈다. 기증하거나 판매할 책은 따로 모으고 보관하고 사용할 책의 자리를 잡아 준다. 책의 소장 가치가 모호하다면, 헌책방에 가져가 따져 보고 분류하는 것이 좋다. 책이 많을 경우, 책 이름·저자·발행연도·출판사 등 간략한 정보를 적어 리스트를 가져가 대략적인 가치를 가늠해 볼 수 있다.
>>STEP 5 위치 정하기
사용빈도, 책의 크기 등에 따라 책의 위치를 정한다. 자주 보는 책은 눈높이에 맞게 배치하고, 자주 보지 않는 책은 맨 위나 아래 칸 등에 꽂아 둔다. 가벼운 책은 위로, 무거운 책은 아래로 넣는다.
>>STEP 6 보기 좋고 건강하게 보관하는 팁
고서나 추억의 책들은 먼지가 많이 나고 자주 꺼내 보지 않기 때문에 유리문이 달린 책장에 보관하면 좋다. 곰팡이 등에 의해 생기는 호흡기질환을 예방하고, 책을 보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가능하다면 책 높이와 색상을 맞춰 넣어 보기 좋게 정리한다. 대부분 책이 앞코가 맞지 않아 들쑥날쑥한데, 책장 끝에 맞추는 것보다 책 앞코에 맞춰 진열하면 더 깔끔해 보인다. 크기가 작은 책은 이중 수납을 하면 효율적이다.
>>STEP 7 유지하기
‘책장의 80%만 채운다’는 생각을 잊지 말고 책의 총량을 컨트롤해야 한다. 1주일 또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날을 잡아 조금씩 책을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면 좋다. 가령 평균적으로 한 달에 10권의 책을 새로 산다면, 매달 10권의 책은 버리는 것을 원칙으로 해 균형을 맞춘다.
◇ 책 팔기
서재를 정리하며 팔거나 기증하기로 마음먹은 책들을 어떤 방법으로 처리할 수 있을까? 가까운 헌책방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온라인 사이트나 스마트폰 앱 등을 이용하면 보다 편리하게 중고 책을 팔 수 있다. ‘알라딘 중고서점’, ‘예스24 바이백’, ‘인터파크 중고서점’ 등에 대해 알아봤다.
>>간단하게 인터넷 중고서점에 책 팔기 ‘알라딘 원클릭 팔기’
알라딘 웹사이트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해 ‘알라딘에 중고팔기’ 메뉴로 찾아 들어가 ‘원클릭 팔기’를 선택한다. 한 권씩 일일이 바코드를 입력하지 않고 박스 수량(1박스에 20권까지, 10kg 이내)만으로 신청 가능한 서비스다. 발송 방법(지정 택배사 또는 편의점), 판매권 수, 박스 수량, 주소를 입력하면 바로 접수 가능하다. 접수 후 번호가 나오면 프린트하거나 직접 적어 해당 박스에 넣어두면 된다. 매입 가능한 도서는 3~4일 내에 계좌 또는 예치금으로 받을 수 있고, 매입 불가한 도서는 폐기처리하거나 다시 돌려받을 수 있다.
>>특별하게 책을 판매하는 방법 ‘한 평 시민 책 시장’
올해로 4년째를 맞이하는 ‘한 평 시민 책 시장’은 서울 시민과 중소 헌책방, 소규모 출판사가 함께하는 중고 책 장터다. 4월부터 10월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펼쳐지는 행사로, 지난해에는 총 20회에 걸쳐 8만4000여 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헌책방과 소규모 출판사가 운영하는 책 판매 부스와 직접 참여하기 어려운 헌책방 운영자들을 위한 위탁 판매의 장도 마련돼 있다. 일반 시민도 참여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이며, 신청자들은 한 평에 해당하는 자리를 배정받아 직접 가져온 책들을 판매 또는 교환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과 참가신청은 서울도서관 홈페이지(lib.seoul.go.kr) 또는 한 평 시민 책시장 홈페이지(www.seoul-bookmarket.com)에서 확인할 수 있고, 전화(02-2133-0209)로 문의하면 된다.
◇ 책 기증하기
책을 파는 것보다는 기부를 통해 의미를 더하고 싶다면 다음 두 곳을 추천한다.
>>책다모아 (www.nl.go.kr/sun)
읽지 않는 책들을 모아 ‘책다모아’를 통해 기부하면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되어 있지 않은 자료는 영구 보존하고, 이미 소장된 자료는 작은 도서관이나 문고 등 필요로 하는 소외 지역 도서관에 전달한다. 일반도서 외에 학술도서, 연구보고서, 정기간행물뿐만 아니라 멀티미디어 시청각 자료 등도 기부할 수 있다. 기증한 자료에는 기증자 명을 기록해 놓는다.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할 수 있고, 도서관을 방문하거나 우편, 택배 등을 통해 책을 보내면 된다. 문의 02-590-0700
>>사랑의 책 나누기 운동본부 (www.booknanum.org)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젊은 병사들에게 독서와 문화생활의 기회를 선사하기 위한 운동이다. 여러 단체와 개인이 기부하는 책이 전국 76곳의 병영 도서관에 채워지고 있다. ‘사랑의 책 나누기 운동본부’ 사이트에 회원 가입 후 도서 기부를 신청할 수 있다. 문의 02-465-5417
중요성과 긴급성과 관련성에 따라 정리
취미가 독서인 사람은 재미가 없다고들 한다. 그래도 독서가 습관이 되었으니 어쩔 수 없다. 관심이 가는 대로 구입하여 자연스럽게 책이 많아지다 보니 정리가 문제가 된다. 정리에 약해 아내에게 무수한 지적을 받다 보니 요령이 생겼다.
소장하고 있는 책은 중요도와 긴급성에 따라 분류하여 중요하고 지금 필요한 책은 책상 책꽂이에 놓고 그보다 중요도나 긴급성이 떨어지는 것은 별도의 책꽃이에 위에서부터 순서적으로 배열한다. 책꽂이에 책을 되도록 많이 배치하려고 하다 보니 수평 이층으로, 잘 안 보는 것은 수직으로 쌓아 놓는 방식을 사용한다. 좀 지저분하지만 실용적으로 작은 책들은 책 위에 올리는 방법도 꺼리지 않는다. 체계적인 활용이 가능하도록 관련성 있는 책은 함께 분류한다.
물론 버리거나 지인에게 주기도 한다. 시사성이 지난 것들은 수시로 처분한다. 매년 나오는 정부간행물, 외국어 잡지, 어학테이프, 신문은 최신 것만 남기고 다 묶어 고물상에 넘긴다.
도서관 활용
관심이 가는 책이 있을 때 바로 구입하기보다 도서관에서 빌려 보기로 했다. 한두 번 읽고 버리는 책들을 사는 것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도서관과 시립도서관에서 한 달 평균 20권 정도를 빌린다. 빌려서 보다 여러 번 읽을 가치가 있다고 느껴지는 책은 당연히 구입한다.
도서관에서 빌려 보는 것은 여러 면에서 도움이 된다. 첫째, 반납시간이 정해져 있어 반강제적으로 읽게 된다. 둘째, 꼭 필요하지 않은 책을 구입하여 책장이 복잡하게 되는 것을 피할 수 있다. 책을 구입하면 투자한 금액이 아까워서 잘 버리지 못한다. 셋째, 과다한 도서지출비를 감소시킬 수 있다. 빌리는 책을 다 구입하면 50만 원 이상 발생하니 만만하지 않다.
속독과 정기적인 정리작업
책을 구입하면 빨리 속독으로 통독해서 중요한 부분을 발췌 복사하거나 요약한 다음 중요도와 긴급성에 따라 둘 장소와 방법을 정한다. 일단 책에 대해 익숙해지면 책읽기가 수월해진다. 느긋하게 생각하여 자꾸 미루다 보면 읽지 않고 구입한 책이 쌓이게 된다. 나중에는 쌓이는 속도에 압도되어 정리가 어렵게 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아무리 신경을 써서 책을 정리한다고 해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관심이나 분류기준이 바뀌어 불편이 발생한다. 그럴 경우를 대비해서 일 년에 한 번 정도는 대대적인 책 정리작업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간은 자신에게 맞게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습관이 되면 그렇게 힘이 들지 않는다. 시작이 반이다. 이번 기회에 책 정리작업을 하기로 했다.
‘낮잠 예찬’이라는 말을 들으면 마치 게으름뱅이들의 화려한 변명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레오나르도 다빈치, 나폴레옹, 피카소, 에디슨, 처칠, 루스벨트 등 유명 인사들이 ‘낮잠꾸러기’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다.
◇ 지도자를 이끄는 원동력 ‘낮잠’
수많은 낮잠 예찬론자 중 대표적인 인물을 꼽자면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1874~1965) 전 영국 총리를 들 수 있다. 처칠은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었던 원동력이 ‘낮잠’이라고 했을 만큼 낮잠의 효과를 믿었고, 힘든 시절을 견뎌낼 수 있었던 것도 매일 낮잠을 잔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독일이 런던을 폭격할 당시에도 방공호에서 낮잠을 잤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로 어떤 상황에도 낮잠만큼은 빼먹지 않았다. 누군가 그에게 “낮잠을 자는 게 시간 낭비가 아니냐?”고 묻자, 처칠은 “낮에 잠을 잔다고 해서 일을 덜 한다고 생각하지 말라. 그런 생각이야말로 상상이라고는 모르는 아둔함의 극치다”라며 “무슨 일이든 최소한 하루 반나절이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매일 점심과 저녁 사이에 낮잠을 즐겼던 그는 잠깐의 휴식을 통해 일에 열정을 발휘했고, 맑고 가벼운 정신 상태를 유지하며 전략을 짜고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낮잠의 효능에는 혈압 감소, 심혈관 기능 강화, 기억력 증진, 스트레스 해소, 면역력 상승, 심리적 안정 등이 있는데, 처칠은 이러한 긍정적인 효과들을 잘 활용했던 것이다.
처칠과 동시대를 살았던 미국 제32대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Franklin Roosevelt·1882~1945)도 점심 후엔 꼭 30분씩 낮잠을 즐겼다. 그는 “30분의 낮잠이 밤의 3시간과 같은 가치를 지닌다”고 말했는데, 실제로도 그 덕분에 매일 3시간씩 더 일할 수 있었다고 한다. 루스벨트의 뒤를 이은 제33대 대통령 해리 트루먼(Harry Truman·1884~1972) 역시 조금이라도 여유가 생기면 눈을 붙였고, 중요한 연설을 앞뒀을 때는 15~30분 정도 잠을 잤다. 낮잠의 효과 중 하나는 집중력 향상이다. 트루먼의 경우 낮잠 덕분에 2시간이 넘는 연설이나 회의에도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 작품에 창의력을 더하는 ‘낮잠’
수면 과학 연구 단체 ‘슬립 포 석세스(Sleep for success)’에 따르면 낮잠은 우리의 뇌가 사용하지 않는 부분을 활성화해 창의력을 높여주는 데 효과적이다. 실제 낮잠을 자고 나면 창의성과 관련한 우뇌의 활동이 급격히 활발해진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해야 하는 예술가 중에서도 낮잠을 즐긴 이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천재 화가라 불렸던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1881~1973)는 아주 짧은 순간 낮잠에 빠지곤 했다. 주로 침대 옆에 양철판을 놓은 채 붓을 손에 들고 낮잠을 즐겼는데, 그가 잠든 시간은 손에 들고 있던 붓이 양철판 위에 떨어지며 소리가 나기까지 단 몇 초에 불과했다고 한다. 짧지만 양질의 잠을 잤던 덕분에 다시 상쾌한 정신으로 작업에 몰두할 수 있었고 창의적인 작품들을 탄생시켰다.
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프랑스 소설가 앙드레 지드(Andre Gide·1869~1951)도 낮잠 신봉자였다. 그는 매일 두 시간씩 때로는 그 이상 낮잠을 잤고 그런 자신의 일상에 매우 만족스러워했다고 한다. 그와 같은 시대에 활동했던 프랑스 시인 샤를 페기(Charles Peguy·1973~1914)도 ‘수면은 신과 인간의 친구’라 표현하며 낮잠을 가까이했다.
◇ CEO의 성공비결 ‘낮잠’
한때 베스트셀러였던 에는 ‘아침 1시간은 낮의 4시간이다’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아침잠을 줄여 그 시간을 활용하는 게 일의 효율을 높이고 성공적인 삶을 사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책을 좀 더 살펴보면 아침형 인간이 되기 위한 방법으로 ‘낮잠의 도움을 받아라’라는 내용이 나온다. 아침형 인간으로 성공하려면 낮잠을 잘 자는 것 역시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효율적인 시간 관리가 핵심인 CEO 중에서도 자신의 성공 요인 중 하나로 ‘낮잠’을 꼽은 이들이 있다.
미국의 석유 갑부 존 록펠러(John Davison Rockefeller ·1839~1937)는 오후에는 자신의 사무실에 있는 긴 의자에 앉아 반드시 30분 정도 낮잠을 잤다고 한다. 코까지 골며 단잠에 빠지곤 했던 그는 낮잠 시간만큼은 대통령이 불러도 응하지 않았을 만큼 철저히 지켰다. 그 덕분일까? 존 록펠러는 98세까지 장수하며 그가 쌓은 부를 누리고 살았다.
글로벌 생활용품 기업 P&G(Procter & Gamble)의 회장 A. G. 래플리(A.G. Lafley·1947~)가 밝힌 성공 습관을 살펴보면 그에게도 낮잠이 성공의 열쇠로 작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시간 30분 집중 후 반드시 15분 휴식을 취한다’, ‘하루 15분 산책으로 즐거움을 느낀다’ 등 휴식의 중요성을 강조한 그의 성공 요인 중에는 ‘30분의 여유가 있다면 낮잠에 투자한다’는 내용도 있다. CEO 컨설팅그룹의 강석진(1939~) 회장은 과거 GE 코리아 회장으로 활동하던 당시 “점심 후 10분의 규칙적인 낮잠은 원활한 하루 스케줄과 아이디어 생산을 도와준다”며 낮잠의 효과를 강조한 바 있다. 미국 신발브랜드 탐스 슈즈(TOMS shoes)의 CEO 블레이크 마이코스키(Blake Mycoskie·1976~)는 한 인터뷰에서 “어려운 결정을 내리는 최고의 방법은 모든 직원의 의견을 듣고 잠을 자고 난 후에 결정을 내리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참고도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