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적 수명과 함께 사회활동 기간이 길어지면서 액티브 시니어에게 또하나의 고민이 생겼다. 바로 외모다. 모임이나 대인관계가 계속 유지되다 보니 여성 못지않게 외모에 대한 욕구가 높아진 것. 그러나 중장년 남성의 경우 성형이나 미용시술에 대한 거부감이 있어 자연스레 그 관심이 ‘다이어트’로 쏠리고 있다. “뱃살만 빼도 더 젊어 보일 텐데”라고 입을 모으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 하지만 전문의들은 “쉽지 않다”고 말한다. 무엇이 이들의 뱃살이 사라지지 않도록 붙잡고 있는 것일까. 비만치료에만 집중하는 365mc의 노원점 채규희(蔡圭希·42) 원장을 통해 그 이유를 들어봤다.
“나이 들면 살이 잘 안빠지는 것은 어쩔 수 없어요.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뭔가 손쉬운 해결책이 있을 것을 기대했는데, 각오하라는 경고로 시작된다. 다이어트는 역시 쉽게 볼 일이 아닌 모양이다.
“나이가 들수록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성장호르몬이 줄면서 체내 근육량이 감소해요. 또 젊을 때보다 활동량이 줄면서 근육량 유지도 어렵게 되고요. 근육이 줄어드면 기초대사량이 줄어 섭취한 음식이 가진 열량을 모두 소비하지 못하고 지방의 형태로 체내에 저장하게 돼요.”
다이어트 약 거부감 되레 병 키워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살을 빼고 날씬한 몸매를 가질 수 있을까? 역시 기대했던 마법은 없다. 채 원장은 “음식을 조절하고 운동을 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말한다. 당연한 이야기다.
“음식으로 발생한 에너지가 소모되는 것은 기초대사량이 70% 정도를 차지하고, 10%는 음식을 섭취하는 과정에서 소모됩니다. 운동이 차지하는 비중은 20%밖에 안 돼요. 기본적으로 발생하는 에너지를 줄이는 것이 중요한데, 결국 음식을 적게 먹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인 셈이죠.”
의사들이 비만도를 측정하는 방법은 이렇다. 비만도의 지표인 체질량 지수는 BMI(Body Mass Index) 지수라고도 부르는데, 체중(kg)을 키(cm가 아닌 m를 기준)의 제곱으로 나눈 숫자다. 만약 키가 170cm이면서 몸무게가 70kg인 사람이 있다면 체질량 지수는 70/1.72, 즉 24.2가 된다. 채 원장은 이 지수가 치료 계획을 세울 때 기준이 된다고 이야기한다.
“체질량 지수가 30을 넘으면 비만으로 보고 약 처방을 합니다. 만약 고혈압이나 당뇨병 같은 성인병이 있다면 27 이상일 때 처방을 시작하고요. 물론 혈압이나 당뇨 수치가 약으로 조절이 안 된 상태라면 그것을 먼저 안정화시킨 다음에 체중을 줄일 수 있는 계획을 세워요.”
“또 약을 먹으라고?” 처방 제안을 받으면 아마 많은 중장년들이 가장 먼저 이런 생각이 들 것이다. 아침저녁으로 흔히 4종 세트라고 말하는 혈압약과 당뇨약, 고지혈약, 통풍약까지 챙겨 먹어야 하는 시니어가 적지 않다. 여기에 약 하나를 더하라니. 하지만 채 원장은 성인병 치료를 위해서도 체중조절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혈압이나 혈당 조절을 할 때 체중 감량이 중요합니다. 저희가 적극적으로 치료를 권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고요. 요즘 나오는 약들은 장기간 복용했을 때 문제가 생겼던 약과는 다릅니다. 임상실험을 통해 장기간 복용해도 문제가 없음이 증명됐어요. 그만큼 안전하다는 뜻이기도 하죠.”
체중감량을 위해 처방되는 약은 크게 3가지다. 식욕을 억제하는 약과 체지방분해를 촉진하는 약, 음식물의 흡수를 억제하는 약으로 나뉜다. 안전하지만 넘어야 할 부분이 또 있다. 최소 3개월 이상 복용을 해야 효과가 나고, 끊게 되면 원래의 체중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점이다. 건강보험 적용이 안 돼 약값도 부담이 될 수 있다.
다이어트에 치명적인 술자리
사실 남성들에게 가장 큰 다이어트의 적은 바로 술과 외식이다. 다이어트 식단으로 식사를 해보려고 해도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식당밥’을 먹는 경우가 대다수라 지키기 어렵고, 잦은 술자리는 뱃살을 더욱 두둑하게 만든다. 악순환의 연속이다.
“중장년 남성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죠. 늘 밖에서 식사를 해야 하니 다이어트 식단 같은 것은 꿈도 못 꿔요. 게다가 생맥주 3잔 혹은 소주 1병이면 밥 두 공기만큼의 칼로리와 맞먹어요. 여기에 안주까지 더하면 한 끼에 1만kcal에 육박할 수도 있어요.”
성인 남성의 하루 권장 섭취 열량은 2500kcal. 한 번의 술자리가 미치는 여파가 가늠이 된다. 그래서 채 원장이 권하는 것은 ‘야채 도시락’이다. 방울토마토나 오이 같은 야채를 도시락으로 갖고 다니다가 식사 때 꺼내어 밥과 함께 먹는 것이다. 포만감을 주기 때문에 식사량을 줄여주고, 염분섭취도 낮춰준다. 이것이 곤란하다면 식사마다 밥을 3분의 1가량 덜고 조금만 식사하는 것이 최소한의 대책이다.
특히 시니어에게는 과일이나 떡과 같은 간식도 치명적이다. 송편 3개만 먹어도 열량이 밥 한 공기와 맞먹는다. 과일은 건강에 좋으니 맘껏 먹어도 된다 생각하기 쉽지만 오해다. 과일 속 과당도 엄연한 당분이다. 먹으면 살로 간다.
해야 하는 운동, 몸이 따르지 않는다면
“무릎이 나가 우리는!” 지난해 방영된 모 소화제 광고에서 소화가 되지 않으면 걸으면 그만이라는 젊은이에게 이경규는 이렇게 일갈해 화제를 모았다. 다이어트도 마찬가지. 시니어 입장에선 운동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무릎이나 어깨, 허리 등 주요 관절에 크고 작은 질환이 있는 경우가 많다.
“관절에 문제가 있다면 중력의 영향을 덜 받는 수중운동을 권합니다. 수영이나 아쿠아로빅 같은 운동이 대표적이죠.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고, 심폐기능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돼요. 복부지방을 빼고 싶다면 빨리걷기도 효과가 좋습니다. 이런 운동들이 익숙해지고 근력운동까지 더하면 금상첨화죠.”
뽈록한 배, 지방흡입 효과 있을까
중장년 남성의 다이어트 지향점은 날씬한 배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배만 좀 날씬해진다면 다른 부위에 살이 좀 붙은 것쯤은 신경 쓸 거리도 안 된다. 그러니 길거리에 붙은 지방흡입 광고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운동도 싫고 약도 곤란하다면 확 들어내버리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채 원장은 “지방흡입도 만능은 아니다”고 말한다.
“복부는 윗배와 아랫배로 나눌 수 있는데, 윗배는 내장지방의 비중이 높고, 아랫배는 피하지방이 대부분이에요. 문제는 지방흡입 수술과 같은 방식이 효과적인 부분은 피하지방이라는 것이죠. 내장지방은 지방흡입으로 빼는 것보다는 운동이나 식이조절을 통한 체중감량이 더 효과적이에요. 결국 또 제자리인 셈이죠.(웃음) 지방흡입 수술은 내장지방을 직접적으로 감소시켜주는 건 아니지만, 체형 변화에 따른 동기부여 효과로 체중감량에 도움닫기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남성들이 지방흡입을 주목하는 것이지요. 남성들은 시술에 대한 거부감도 여성에 비해 크기 때문에 두려워하는 경우도 많아요. 그래도 최근에 지방흡입 수술에 비해 간단하게 주사로 지방을 추출하는 시술이 개발되어서 그나마 나은 편이긴 합니다.”
채 원장은 마지막으로 효과적인 다이어트를 위해 스스로를 돌아볼 것을 권했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바꾸려 하지 말라는 것이다.
“환자들이 대부분 본인의 문제점을 이미 알고 있어요. 말씀 나누다 보면 살찌는 원인을 파악하고 거꾸로 제게 알려줍니다. 갑자기 여러 가지를 뜯어 고치려 하기보다는 이런 문제에 대한 한 두 가지 정도의 간단한 대책을 만들어 생활에 변화를 줘보시는 것이 지키기 좋습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어느 날 날씬해진 자신을 만나실 수 있을 거예요.”
예전에는 먹고살기가 힘들어 흰쌀밥을 먹는 것이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백미만 먹으면 좋지 않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현미나 잡곡밥을 많이 먹고 있다. 약은 아플 때만 일시적으로 먹지만, 곡식은 매일 먹기 때문에 효능이 조금만 달라도 몸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땀이 자주 나고 기운이 없다면 찹쌀밥을 먹어야 한다. 더운 여름에 몸의 습기를 빼고 체중을 줄이려면 안남미를 먹어야 하고, 콩국물이나 미숫가루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이처럼 모든 만물은 각각의 효능을 지니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자신의 체질이나 병증에 적합한 음식을 늘 먹어 보양하는 것이 좋다.
먼저 쌀에 대해 알아보자. 쌀에는 안남미와 우리 쌀이 있다. 안남미로 밥을 지으면 푸석푸석하고 찰기가 없는데, 이런 음식을 먹으면 우리 몸도 영향을 받는다. 즉 살을 빼주고 날씬하게 해준다. 그래서 안남미는 열대지방이나 우리나라의 여름처럼 습열이 많은 환경에서 사는 사람이 먹으면 좋다.
우리 쌀은 밥을 하면 찰기가 있고 찧으면 떡이 된다. 그래서 우리 몸도 찰지게 해준다. 즉 적당하게 살이 붙게 하고 추위를 이기도록 해준다. 추위를 더 강하게 이겨내려면 떡으로 만들어 먹는 것이 좋다. 그래서 가을송편, 겨울새알 등 추운 계절에 먹는 음식이 떡이다. 여름에는 떡을 먹지 않는다. 찹쌀은 찰기가 더 많아서 소화가 잘되고 기운을 보충해준다. 사상의학에서도 찹쌀은 소음인 음식으로 소개하는데, 허약해서 땀이 나거나 자주 설사하는 사람에게 좋다. 또 임신 중 산모가 허약해서 유산 위험이 있을 때도 찹쌀을 먹으면 좋다. 산후 젖 분비에도 좋다. 찹쌀은 살찐 사람이나 얼굴이 붉은 사람에게는 맞지 않고, 마르고 몸이 차며 소화력이 약한 사람에게 적합하다.
쌀은 백미로 먹을 때와 현미로 먹을 때 차이가 있다. 백미와 현미는 도정을 어느 정도 했느냐의 차이다. 즉 속껍질을 남겼느냐에 따라 이름이 달라지는데, 속껍질은 위장관과 혈관, 피부를 청소해 깨끗하게 해준다. 일을 많이 하고 자주 굶주리던 시절에는 영양 공급이 가장 중요했기에 백미를 먹는 것이 좋았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몸은 많이 쓰지 않으면서 너무 많은 것을 먹고 있다. 이럴 때 몸 내부 특히 위장관과 혈관이 더러워져 청소가 중요한데, 현미의 속껍질과 씨눈이 이 역할을 해준다. 아토피와 당뇨 등에 현미가 좋은 이유는 그 때문이다. 물론 현미를 먹을 때는 환자의 체질과 위장 능력을 살펴봐야 한다. 소화가 안 되는데 억지로 먹을 필요는 없다.
좁쌀은 매우 작고 둥근 쌀이다. 허약하거나 허열이 있을 때, 몸을 단단하게 만들어 허열을 내려준다. 몸이 약해지면서 진땀이나 구토, 설사가 잦은 사람에게 좋다.
‘동의보감’에서는 오곡 중 보리가 가장 따뜻하다고 했다. 그래서 보리밥을 먹으면 위장관이 잘 움직이면서 방귀가 나온다. 가스가 잘 차거나 대변이 무르거나 설사를 할 때, 그리고 소변이 시원치 않은 사람에게 좋다. 몸을 데워주므로 겨울철에 먹는 것이 더 좋다. 그런데 껍질째 볶아서 먹는 보리차는 성질이 차다. 맥주가 차갑듯이 말이다.
귀리는 2002년 ‘타임’ 지가 선정한 10대 슈퍼푸드 중 하나다. 귀리는 고단백, 저당(低糖) 식품이라 당뇨병 환자에게 알맞다.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고 동맥경화, 고혈압에 좋으며 땀이 자주 나거나 변비가 심할 때 좋다. 또 산모의 젖 분비를 촉진하고, 소아 발육부진과 허약증에 좋다. 그러나 과하게 섭취하면 위경련과 더부룩함을 유발한다. 많이 먹으면 대변을 자주 보게 하고, 분만 촉진 효과가 있으므로 산모는 주의해야 한다.
요즘은 메밀을 섞어 먹기도 하는데, 메밀도 혈관과 위장관을 청소해준다. 열이 많고 잘 먹는 사람이 몸에 여드름이나 종기 같은 피부병이 생기거나 당뇨, 고혈압, 동맥경화 등의 혈액 관련 질환이 있는 경우에 좋다. 겨울에 땀을 배출하지 못하고 기름진 음식만 먹어 피가 탁해졌을 때는 메밀이 좋다. 단, 몸이 차갑고 소화력이 약한 사람은 섭취를 주의해야 한다.
홍국(紅麴, red yeast rice)쌀은 일반 쌀을 쪄서 홍국균(紅麴菌)으로 발효시켜 만든 붉은 쌀이다. 북경오리의 겉이 빨간 것은 홍국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홍국은 발효시킨 쌀이어서 소화가 잘되도록 도와주고 혈중 콜레스테롤도 낮춰주고 고지혈증에도 효과적이다. 한의학에서는 어혈 제거에 좋은 홍국쌀을 활용해, 교통사고 등 상처를 입었을 때 회복을 돕는다. 혈압과 혈당, 갱년기 증후군과 골다공증에도 효과적이다.
율무는 소변을 잘 나가게 해서 몸의 습기와 부종을 없애준다. 그래서 다이어트하는 사람들이 율무를 자주 먹는다. 다리가 붓거나, 남자의 경우 낭습이 차거나, 아침에 일어나면 손발이 붓거나, 몸이 무거운 사람, 몸이 부으면서 설사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다리가 부으면서 쥐가 잘 나는 경우에도 좋다.
강낭콩, 완두콩, 서리태, 팥 등은 모두 콩과인데, 소변을 잘 나가게 해서 부기를 빼주는 효능이 있다. 해독하는 힘도 강해 술독을 잘 풀어주고 종기나 염증을 해결해준다.
최철한(崔哲漢) 본디올대치한의원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본초학교실 박사. 생태약초학교 ‘풀과나무’ 교장. 본디올한의원네트워크 약무이사. 저서로 ‘동의보감약선(東醫寶鑑藥膳)’, ‘사람을 살리는 음식 사람을 죽이는 음식’이 있다.
나는 당뇨 환자다. 2008년부터 벌써 10년이 되었다. 3개월마다 병원에 들러 건강을 확인한다. 그때 상황에 맞게 약을 써가며 관리를 해 오고 있지만, 체중은 자꾸만 늘어나고 당 수치도 점점 올라간다. 의사는 약으로 개선이 안 되면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한단다. 인슐린 주사가 내심 겁나고 두렵다. 너무 비참한 생각이 든다. 인슐린 주사를 앞둔 밤, 나는 두려움에 떨고 있다. 아직 검사도 안 했는데, 미리 겁먹고 두려워하는 것이 남 보기엔 미련하고 어리석어 보인다. 그래도 겁이 나는 걸 어쩌겠는가. 혹자는 그럴 것이다. 평소에 관리를 잘하지 왜 아플 때까지 있었느냐고. 그건 몰라서 하는 말이다. 당뇨병 진단을 받고부터는 운동에 식사조절까지 신경을 써가며 관리하느라 먹고 싶은 것도 마음 놓고 먹지 못했다. 맛있는 음식을 마음껏 먹는 것이 즐거움이요 행복이라는데… 당뇨병 환자인 나는 이런 행복을 포기하고 살아온 지 벌써 10년째다.
모든 병이 그렇듯이, 당뇨도 하루아침에 생기는 병이 아니다. 우리 몸에서 발병하여 몸에 이상을 느낄 때쯤엔 벌써 많이 진행되어 버린 후다. 나도 그랬다. 2008년에 당뇨병 진단을 받았지만, 내 몸에서는 당뇨병 진단을 받기 15년 전쯤부터, 당뇨병이 야금야금 시작되고 있었다는 것을 어리석게도 훗날에야 알게 되었다. 당뇨병 발병 15년 전에 유명한 종합병원에서 내과 진료를 받은 적이 있었다. 그때 의사가 말했다.
“혈액검사에서 희귀병증세가 미세하게 나타나니까 체중관리와 건강관리를 특별히 잘해야 합니다.”
체중을 줄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땐 젊었고, 체중도 약간 과체중 정도였다. 지금처럼 비대하지도 않아서 건강하다고 생각되어 의사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았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렸다. 이제 와 생각하니 그때 의사의 말대로 체중도 줄이고 건강관리에 좀 더 신경 썼더라면 오늘날 당뇨 환자가 되어 있지는 않았을 텐데. 후회가 밀려온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라는 말은 명언인 동시에 누구나 반드시 지켜야 할 말이라는 것을 뼛속 깊이 느꼈다.
2007년에, 아들이 책을 세트로 샀는데 증정품으로 받은 책이라면서 권해준 것이 일본의 판타지 소설 작가 ‘히라야마 미즈호’가 2006년에 쓴 ‘달콤한 나’라는 책이다. 당뇨병에 관한 이야기인데, 우리나라엔 2007년에 번역판이 출판되었다.
작가는 1968년생인데, 30대 중반인 2003년에 갑자기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 젊은 나이에 그것도 하루아침에 당뇨병 진단을 받았으니 그 충격이 얼마나 컸겠는가. 당뇨병 진단을 받은 후, 작가가 당뇨에 관한 전문서적을 공부해서 생활습관을 바꾸고, 칼로리를 계산해 가며 음식을 조리해 먹고, 혈당관리에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진솔하게 쓴 책이다.
이 책을 읽었을 때, 나는 당뇨병 환자가 아니여서 관심도 없었고, 남의 이야기로만 생각했다. 당연히 무관심하게 넘겼다. 읽을 때도 별 느낌 없었다. 그런데, 그 이듬해 당뇨병 진단을 받게 되었다. 국민건강보험에서 2년에 한 번씩 하는 건강검진을 통하여 알게 된 것이다. 이후 ‘달콤한 나’의 주인공처럼 칼로리를 계산해 가며 관리를 하기 시작했다. 그때 사놓은 2권의 칼로리북은 두고두고 지금까지 사전처럼 유용하게 잘 사용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저울에 달지 않아도 대략 눈짐작으로도 칼로리 계산이 나오고, 음식의 양도 가늠할 수 있게 되었다. 몇 년은 관리를 열심히 하였는데 2014년 가을부터 시니어센터와 복지관에 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외식을 하는 횟수가 늘어나게 되었다. 외식이 늘 때마다 식사량도 조금씩 늘어나게 되고 더불어 혈당도 점점 올라가게 된 것이다. 조금씩 늘어나는 것에 대해 점점 무뎌가고 있는데도 나는 관심조차 기울이지를 않았다. 당뇨 경구용 약을 먹고 있었기 때문에 약에만 의존하고 안일하게 지냈다. 1년 전부터는 시니어센터에서 사귄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면서 아예 건강한 사람과 똑같이 먹고 다녔다. 혈당도 체중도 점점 올라갈 수밖에! 외식 때문이라는 건 순전히 핑계다. 사실, 먹는 욕심 많은 내 탓이지. 그때부터 진료받으러 갈 때마다 의사의 경고를 들었다.
“비용만 나가고 병은 점점 나빠지니, 이래서 되겠습니까? 약은 먹으나 마느냐고 효과가 없으니, 환자분도 노력을 기울이셔야지요. 식사량도 조금 줄이시고, 다음에 오실 때는 체중을 좀 줄여서 오세요.”
그때마다 늘 대답만 시원스레 하고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1년이 지난 지금, 의사와의 약속을 어긴 죄로 최악의 사태를 맞았다. 약이 듣지를 않으니 다음번에는 인슐린 검사를 하자는 것이다. 인슐린 검사결과를 본 후에 어떻게 할지 결정하자는 것이다. 그러니 어찌 잠이 오겠는가.
인슐린검사가 있는 날, 상태가 안 좋아서 주사를 맞게 될까 봐 병원에 가는 동안 걱정이 앞섰다. 검사가 끝나고 진료실 밖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속이 바짝바짝 타들어 갔다.
검사결과, 혈당검사는 공복혈당이 300에 가까웠다. 이 정도면 고혈당으로 위험한 지경에 와 있는 것이다. 인슐린 검사에서는 그나마 완전히 소멸한 것은 아니고, 조금은 생성되고 있지만, 작동을 안 하고 있다는 것이다. 약을 또다시 바꿨다.
“다음 진료 때까지 체중을 많이 빼고 오세요. 그때 결과 봐서, 그래도 달라진 것이 없으면 인슐린 주사를 맞으셔야 합니다. 그때는 더는 미룰 수 없어요.”
하늘이 노래지고 무릎에서 힘이 빠졌다. 지난 4년간 관리를 제대로 못 해서 최악의 사태를 맞았다. 위기의 갈림길에 서게 된 것이다. 책 ‘달콤한 나’를 다시 읽어보고 싶었다. 아들에게 물어봤더니 상자에 넣어서 베란다 창고에 두었다는 것이다. 그래도 그 책을 꺼내 달라고 했다. 아들이 무거운 책 상자를 8개나 뒤져서 겨우 찾아냈다. 다른 때 같으면 아들이 힘든 것이 안쓰러워서 그만두라고 했을 텐데, 그 책을 꼭 다시 한번 더 읽어보고 싶은 욕심에 그만, 이 더운 날씨에 아들을 힘들게 했다.
처음 그 책을 읽었을 때는 아무 느낌도 없었는데, 내가 작가의 처지가 되어서 지금 다시 읽으니 읽는 순간마다 작가의 피나는 노력에 코끝이 시큰하고 눈물이 난다. 당뇨병 교과서 같은 그 책을 보면서, 요즘은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칼로리를 계산하고 식재료를 골라 조리해야겠다. 체중 감량이 안되면 다음 진료 때는 인슐린 주사 처방을 받을 수밖에는 없으니….
옛날 가수 한 영애 씨의 ‘조율’이란 노래를 좋아한다. 가사 중에 이런 말이 있다.
‘잠자는 하느님이여, 이제 그만 일어나요. 그 옛날 하늘빛처럼 조율 한 번 해 주세요.’
나도 외치고 싶다. “하느님이여! 그 옛날 건강했던 때처럼 조율 한 번 해주세요!”라고.
사실 시니어가 운동을 하려고 하면 이것저것 귀찮은 것들뿐이다. 그래도 가장 좋은 운동으로 꼽히는 것은 걷기다. 신체적 무리 없고 따로 장비를 준비할 것도 없어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간단하면서도 효과 좋은 걷기가 시니어에게는 완벽한 운동에 가깝다.
잡념을 버리고 그냥 걷기에만 몰두해도 뇌를 움직이게 한다. 걸으면 행복감을 주는 호르몬인 세로토닌 분비가 활발해진다. 햇빛도 받고 산소를 많이 쓰다 보면 호르몬인 도파민도 분비돼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뇌에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면 머리가 맑아지고, 혈류를 개선해 뇌 기능을 활성화한다.
바야흐로 건강의 시대다. TV를 돌리다 보면 ‘자연인’에 대해 다루지 않는 채널을 찾기가 어렵다. 웰빙은 모든 먹거리에 기본적으로 붙는 승인 마크처럼 쓰인다. 서점가를 가면 다이어트에 관한 책들이 넘쳐나며, 10년 전만 해도 듣도 보도 못한 다양한 운동 프로그램들이 최신 헬스 기구들과 함께 사람들을 유혹한다.
이 수많은 건강 솔루션을 통해 우리는 정말 건강해지고 있는 걸까? 혹자는 쓸데없이 돈만 버리는 일이라고 냉소적으로 말할지도 모른다. 어느 것 하나 쉽게 믿기 어려워진 세상에서 그런 의심을 품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자신 있게, 아무런 의심도 없이 하라고 권할 수 있는 건강법이 있다. 바로 걷기다.
인간은 걷기를 통해 동물과 분명하게 구분된다. 이족보행을 하는 인간은 오래 서서 활동하면서 두 손을 자유롭게 쓸 수 있게 됐다. 그럼으로써 인간은 문명을 발전시킬 수 있게 됐다. 즉 걷기는 인간에게 주어진 특권이자 인간을 인간으로 정의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동시에 걷기는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이기도 하다. 걷기는 비용 부담과 장비 없이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운동이다. 또한 추가적으로 뭔가를 배울 필요도 없다. 알고 있던 기본에 조금 더 하는 것만으로도 운동이 되는 것, 그것이 걷기다. 무조건 걷다 되돌아올 때는 다시 걸을 생각 말고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오면 수월하다. 굳이 여럿이 걸을 필요도 없다. 혼자 걸어도 좋다.
신정일 우리땅 걷기 이사장은 “걸을 때 우르르 너도나도 같이 쏠려서 일행이 함께 가는 것은 자기의 자아를 찾는다기보다는 그저 다른 사람에 휩쓸려 가는 것이지 않나요. 길을 걸으며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기도 하지만 나 자신을 생각하는 시간이 될 수 있어요. 칸트, 니체, 루소 등 수많은 철학자들도 걸으면서 사상을 확립했어요”라고 말했다.
왜 걸어야 하나
현대인은 하루의 대부분을 앉아서 보낸다. 그러한 생활이 가져오는 최악의 결과는 비만과 허리 디스크다. 문명의 발달이 건강을 보장하는 것은 아닌 것이다. 그래서 걷기는 점점 더 일부러 해야 하는 운동에 가까워지고 있는 양상이다.
걷기는 상상을 뛰어넘는 굉장히 복잡한 공식이 동시에 작동하는 활동이다.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몸은 걷기를 시작하는 순간 200여 개의 뼈와 600여 개 이상의 근육이 일제히 움직인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완벽한 균형을 이뤄서 무너지지 않는 것은 경이에 가까운 현상이다. 로봇 과학자들이 로봇으로 인간의 걷기를 아직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는 이유가 걷기의 이런 복잡한 공식의 답을 찾지 못해서이기도 하다.
이처럼 다양한 운동 작용을 수반하는 걷기는 건강과 장수를 함께 보장하는 엄연한 운동이다. 세계보건기구는 걷기야말로 각종 성인병에서 벗어날 수 있는 운동이라고 강조하면서 하루에 30분가량 걷기를 권고하고 있다. 연구자들의 연구 결과를 종합해봐도 일주일에 5일, 하루에 30분 걷기가 이상적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걷기는 심혈관 건강과 혈압·혈당 조절에 도움을 주고 척추를 지지하는 근육을 발달시켜 요통의 위험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또한 다양한 근골격계 질환이 감소되고 신경세포 활성화를 통해 스트레스와 우울증이 감소된다.
다만 걷기를 하면서 주의할 점들이 있다. 많은 사람이 새벽 시간이나 늦은 밤에 걷기를 하는데 그 시간대는 온도 변화가 크기에 피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또한 바른 걸음걸이로 걸어야 운동이 편해지고 효과도 높일 수 있다. 걸을 때 이어폰을 사용하면 볼륨이 너무 커서 바깥 소리가 들리지 않아 사고가 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물론 걷기 도중 어지럼증이나 통증이 발생하면 즉시 중단해야 한다.
무조건 하라고 권할 수 있는 일, 요즘 세상에는 찾기 쉽지 않다. 걷기는 건강을 보장하기 위해 무조건 하라고 말할 수 있는 흔치 않은 운동이다. 걷기가 건강하게 사는 가장 쉬운 일임을…
그냥 걷자, 그리고 건강해지자.
봄의 시작을 알리는 3월. 화사한 봄 메이크업 제품부터 미세먼지를 걸러줄 공기청정기, 나들이 추억을 담아올 미러리스 카메라까지 두루두루 소개한다.
촉촉하고 생기 넘치는 봄철 립 메이크업, 설화수 ‘에센셜 립세럼 스틱’
봄철 메이크업을 더욱 빛나게 해줄 설화수 ‘에센셜 립세럼 스틱’의 컬러 4종이 새로 나왔다. 이전에 출시된 애프리콧 세럼(1호), 블라썸 세럼(2호), 플라워 핑크(3호)를 비롯한 8가지 컬러에 글로우 오렌지(9호), 비비드 핑크(10호), 래디언트 레드(11호), 소프트 오렌지(12호)가 더해지며 총 12가지 색상을 다채롭게 경험할 수 있다. 자연스러운 컬러감으로 생기 넘치는 립 메이크업을 연출하는 동시에 세럼 베이스가 유수분 이중 보습막을 형성해 건강한 입술로 가꿔준다. 가격 4만 원대.
골치 아픈 혈당·식사 관리를 보다 쉽게, 당뇨 환자 위한 '당당 플래너'
당뇨병은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꾸준한 건강관리가 중요한 만성질환 중 하나. 머리로는 이해하고 있지만 실천에 옮기기는 힘든 것이 많은 당뇨 환자가 겪는 어려움이다. 사단법인 한국당뇨협회는 당뇨 환자의 적극적인 혈당관리를 돕기 위해 당뇨인 전용 ‘365 DANGDANG 플래너’를 출시했다. 총 40여 개의 당뇨관리 지침, 혈당·식사·운동 기록표 등 당뇨관리에 필요한 내용을 기록해 당뇨 환자 스스로 체계적으로 점검할 수 있는 건강 플래너다. ‘365 DANGDANG 플래너’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각 분야의 당뇨병 전문가들이 기획부터 내용까지 감수해 만들었다. 구매는 한국당뇨협회 쇼핑몰에서 하면 된다. 가격 3만 원.
한국인에게 어울리는 커피 캡슐 7가지, ‘마이 바리스타 키트 리미티드 에디션’
네스카페 돌체구스토는 홈카페를 즐기는 소비자들을 위해 ‘마이 바리스타 키트 리미티드 에디션(My Barista Kit Limited Edition)’을 출시했다. 이 키트에는 네스카페 돌체구스토의 커피 크리에이터이자 세계적인 바리스타 올라 퍼슨(Ola Persson)이 한국인에게 추천하는 커피 캡슐 7종과 함께 슬림한 캡슐 커피머신 미니미, 커피를 취향대로 즐길 수 있는 레시피북을 하나의 키트에 담았다. 가격 8만9000원.
촉촉한 남자 피부를 위한 스킨케어 '헤라 옴므 매니시모 인텐시브 스킨&에멀전'
리코리스 우드의 부드럽고 감각적인 향이 어우러진 남성 전용 스킨케어 제품이다. 자작나무와 편백 유래 성분이 함유돼 건조한 피부에 보습과 활력을 부여해 촉촉하게 해주며 식물성 추출물이 외부 유해 환경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준다. 리코리스 우드를 연상하게 하는 블루-그린 컬러와 도시 건축물에서 영감을 받은 제품 디자인이 고급스러운 중후함을 더해 선물용으로도 좋다. 가격 15만 원대.
낮에는 거실에서 함께, 밤에는 방마다 따로, 모듈형 공기청정기 ‘삼성 큐브’
삼성전자가 하이브리드 집진 필터기능으로 강화된 청정기능과 함께 분리·결합이 가능한 ‘모듈형 큐브 디자인’의 신개념 공기청정기 ‘삼성 큐브’를 공개했다. 별도의 도구 없이 손쉽게 배치할 수 있어 낮에는 넓은 거실에서 2대를 결합해 대용량으로, 밤에는 각각 분리해 안방과 자녀방 등으로 나눠 사용 가능하다. 신개념 디자인뿐만 아니라 0.3㎛ 크기의 초미세먼지를 99.999%까지 제거할 수 있는 초순도 청정 시스템을 자랑한다. ‘무풍 청정’ 기능이 추가됐고, IoT 시스템으로 외출 시 스마트하게 집안 공기를 관리할 수 있다. 가격 80만~200만 원대.
12.4mm 안에 담긴 최첨단 GPS 기술, 세이코 ‘아스트론 GPS 솔라’ 새 모델
37년 전통의 글로벌 시계 명가 세이코(SEIKO)의 GPS 워치 브랜드 ‘아스트론 GPS 솔라’의 신모델 ‘SSE159J’가 출시됐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을 통해 지구상에 존재하는 총 40개의 타임존을 자동으로 인식, 세계 어디에서든 원터치로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새롭게 출시된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GPS 모듈의 소형화 및 수신율 개선작업을 통해 현재까지 선보인 모델 가운데 가장 얇은 12.4mm의 슬림한 디자인이다. 오직 빛 에너지만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배터리 교체 없이 오래 쓸 수 있다. 가격 254만 원.
가볍고 흔들림에 강해 시니어에게 딱인, 올림푸스 미러리스 카메라 ‘PEN E-PL9’
올림푸스한국은 SNS 공유가 간편한 프리미엄 셀피(Selfie) 미러리스 카메라 ‘PEN E-PL9’을 공개했다. 올림푸스의 미러리스 제품군은 가볍고 손떨림 보정기능으로 흔들림에 강해 중장년층에서도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이번에 나온 E-PL9은 PEN Lite 시리즈의 최신 모델로, 아래로 180도 젖혀지는 고해상도의 대형 터치 LCD 모니터가 편리한 셀피 촬영을 지원한다. 누구나 한 장쯤은 간직하고 있는 오래된 흑백사진이나 빛바랜 즉석카메라 사진으로 추억에 잠겨보고 싶다면 이 카메라를 주목해야 한다. 총 16종의 아트 필터에 새롭게 추가된 ‘인스턴트 필름(Instant Film)’ 필터는 빛바랜 즉석카메라 사진의 느낌을 강조해 추가적인 보정 없이도 감성적인 연출이 가능하다. Wi-Fi와 블루투스 기능을 통해 편리한 스마트폰 연결을 지원한다. 특히, 후면 LCD 모니터에 새로 추가된 ‘공유 명령(Share Order)’ 버튼을 누르면, 카메라가 꺼졌을 때 앞서 선택된 파일들이 스마트폰으로 한 번에 전송돼 언제든지 추억에 잠길 수 있다. 더불어 1610만 화소 Live MOS 센서로 향상된 화질과 해상도를 지원한다. 올림푸스의 최신 화상 처리 엔진인 트루픽 VIII은 어두운 곳에서도 노이즈 적은 깨끗한 화질을 제공한다. 강력한 바디 내장형 손떨림 보정 시스템은 셔터 스피드 3.5단계의 손떨림 효과를 발휘한다. 무게 332g, 가격 미정.
늙음의 기준은 정신적인 면과 육체적인 면으로 나눠볼 수도 있고 이를 적절히 혼합해서 기준을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주관적이어서 저울 위에 사람을 올려놓고 무게 달듯 늙음을 평가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같은 나이인데도 동안(童顔)이라 불릴 정도로 어려 보이는 사람도 분명 있다. 그러나 동안 유전인자를 갖고 있는 사람이 반드시 장수(長壽)하지는 않는다. 빨리 늙는 나쁜 습관을 주위 사람들과 필자를 비교해 따져보니 몇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흡연과 음주
흡연은 혈액순환을 방해하고 일산화탄소를 발생시켜 헤모글로빈의 산소 운반을 방해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아는 상식이다. 담배를 피울 수 있는 장소도 점점 줄어들고 흡연자에게서 나는 담배 냄새 때문에 가까이 가기를 꺼리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분위기를 아는 흡연자의 마음 위축은 상당하다. 음주한 다음 날에는 얼굴이 푸석푸석한 느낌이다. 술에 취하면 말이나 행동에 실수가 뒤따른다. 이럴 때는 관계에서 당당함을 잃는다. 확실히 술과 담배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얼굴에 주름살이 깊고 크다. 윤기도 덜하다. 술과 담배는 몸속의 장기에도 영향을 주어 각종 암이나 질병을 일으켜 빨리 늙게 만든다. 술은 영양가 없이 열량만 높은 음식이다.
과식과 지나친 운동, 그리고 노동
먹은 것을 소화시키는 데는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한다. 몸속 장기가 혹사를 하는 것이다. 과식은 혈액을 오염시키고 필연적으로 비만을 불러온다, 비만은 염증세포를 양산해 신체 이곳저곳에 염증을 일으킨다.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의 증가를 불러오고 대사증후군도 일으킨다. 특히 시니어의 비만은 행동을 굼뜨게 하고 관절을 약화시킨다. 몸이 무거워 움직이지 않으려 하고 결과적으로 운동 부족으로 이어져 이런저런 신체 고장의 원인이 된다. 비만한 사람은 양질의 수면이 어려워 잠을 자도 피로 해소가 더디다. 마라톤처럼 과격한 운동도 사람을 빨리 늙게 한다. 지나친 육체적 노동 또한 노화를 촉진한다.
피부보호제를 바르지 않는 생활 습관
같은 나이라도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사람이 더 늙어 보인다. 공기 맑은 시골에 사는데 왜 나이가 들어 보이는가. 그것은 시골 농부들이 야외에서 일하면서 햇볕에 더 많이 노출되기 때문이다. 자외선 차단제나 피부보습제를 바르지 않는 것도 주름을 만드는 데 일등 공신 역할을 한다.
시계가 사람 목숨을 구한다? 실제로 그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주머니 속 시계가 날아든 총탄을 막아줬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스마트 시계 이야기다. 캐나다에 사는 데니스 앤젤모(62)는 지난해 봄에 집수리를 하다 유난히 힘들다는 기분이 들었다. 보통 같았으면 참고 넘겼겠지만, 손목에 있던 애플워치를 보고는 생각이 바뀌었다. 심장박동수가 210회로 비정상적이었던 것. 곧바로 달려간 병원에서 “동맥이 70% 가까이 막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자칫 사망에 이를 수도 있었던 상황을 시계 덕분에 방지한 것이다. 스마트 기기의 등장으로 이런 극적인 이야기를 우리는 자주 접할 수 있게 됐다.
“목숨을 맡길 만큼 손목시계의 심박수 체크를 믿을 수 있겠어?”라는 의문을 가질 이들을 위한 재미있는 결과가 있다. 지난해 심장과 혈관을 연구하는 순환기내과의 논문을 게재하는 미국의사협회 학술지 ‘카디올로지’에 손목에 착용하는 심박측정기의 정확도에 관한 연구결과가 실렸다. 요약하면 대부분의 장비가 ‘꽤 정확한’ 심박측정 능력을 갖췄고, 국내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애플워치는 91%, ‘핏빗’은 84% 정도의 정확도를 나타냈다. 사용자가 건강을 위해 참고하기에는 충분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렇듯 우리 주변에는 과거라면 상상도 못할 여러 가지 제품들이 건강관리에 쓸모 있는 기능을 갖추고 속속 출시되고 있다.
늘 나와 함께, 웨어러블 디바이스
스마트 기기 중 몸에 지니고 다니는 것, 보통 웨어러블 디바이스(wearable device)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과 블루투스를 통해 무선 연결되어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 안경 형태에서부터 최근에는 이어폰 형태의 제품도 있지만 가장 대중적인 것은 역시 손목에 차는 시계형 제품이다.
자체적으로 앱(app)을 구동시킬 수 있는 삼성이나 애플의 스마트 워치가 일반적이지만, 불필요한 기능을 제거하고 각종 센서들만 부착한 스마트 밴드도 인기가 높다. 간단한 밴드형 제품은 시중에서 5만 원 이하로도 구매가 가능하다.
이런 스마트 기기의 역할은 크게 운동을 돕고 신체 상태를 점검하는 데 집중되어 있다. 심박수 센서와 운동 센서 등은 심장 상태에서부터 수면의 질까지 건강과 관련한 다양한 지표를 보여준다. 또 장시간 앉아 있거나 운동이 부족하면 센서가 움직일 시간이라고 알려주기도 하고, 열심히 걷고 나면 수고했다며 칭찬을 통해 동기도 부여한다. GPS 센서가 달린 제품들은 이동한 거리나 경로를 지도에 표시해줘 일기처럼 기록할 수 있다. 스마트폰과 연결하면 산소포화도나 스트레스 등의 측정도 가능하다.
최근 삼성이 내놓은 블루투스 이어폰인 ‘아이콘X’도 운동 센서를 통해 사용자의 운동량을 기록한다. 착용하면 직전의 운동 기록을 음성으로 알려주기도 하고, 운동 중에도 운동 시간이나 거리, 칼로리 소모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스마트폰과 연결하지 않아도 독자적으로 작동한다.
최근엔 허리띠 형태의 제품도 나왔다. ‘웰트’라는 제품으로 그저 바지와 함께 입는 것만으로도 허리둘레, 앉아 있는 시간, 과식 여부를 체크해 생활습관 개선에 도움을 준다.
만성질환도 스마트하게 관리
고혈압이나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도 스마트 기기를 통해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서울대병원에서 만든 당뇨병 관리 앱 ‘mDiabetes’가 대표적. 블루투스 혈당계와 연동되는 이 앱은 혈당을 관리하고, 식단 데이터베이스를 통한 식이관리, 운동관리가 가능하다. 의료진에게 간단한 상담도 받을 수 있다. 서울대병원은 실제 사용자를 대상으로 그 효과를 조사했는데, 대조군에 비해 당화혈색소(HbA1c)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중국의 대표적 스마트 기기 회사인 샤오미는 스마트폰에 직접 연결되는 혈당계를 최근 발표했다. 스마트폰에 장치를 꽂으면 일반적인 혈당계와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다. 또 얼마 전 스마트 혈압계 ‘아이헬스’를 출시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이 제품은 혈압 검사와 함께 간단한 문답을 통해 사용자의 신체 상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스마트 기기 건강관리, 그 효과는?
흔히 사용하는 체중계도 이제는 건강관리 도구로 변신했다. 최근 시중에 판매되는 체중계는 맨발로 올라서는 것만으로도 체중뿐 아니라 체지방, 근육량, 골격량, 수분량, 기초대사량, 신체나이, 내장지방 등을 알려준다.
스마트 기기를 통한 건강관리는 정말 효과가 있을까. 현장의 전문의들 의견은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가 중론이다. 중앙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조수현 교수는 스마트 기기를 통해 생활습관에 자극을 주는 것은 좋지만, 너무 맹신하지 말고 보조적 수단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사실 나이가 들어 생기는 만성질환들은 생활습관과 연관되어 있어 이러한 생활습관을 정확히 판단해주면 진료에 도움도 주고 본인이 고쳐야 할 부분을 알 수 있어 좋습니다. 우울 성향을 측정하거나 바이오피드백을 이용해 마음의 안정을 갖게 하는 방식 등은 응급상황이 생길 때 자가 조절이 가능하도록 해 치료에 도움이 되게 할 수는 있다고 봅니다. 신체의 움직임 측정과 수면습관 측정 외에도 운동 종류에 따라 기록을 해주는 기능도 개발돼, 규칙적인 운동을 하고 있는지 본인도 확인이 가능하고 의사에게도 보여줄 수 있어 좋은 정보일 수 있습니다. 다만 정확하게 측정되는 것인지 확인해봐야 합니다. 또 당뇨 환자를 위한 기능이 병원에서 검사하는 당화혈색소 측정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어디까지나 보조적 수단이므로 의사와 긴밀히 상의하면서 지켜봐야 할 문제입니다.”
우리사회는 지금 초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다. 시니어들의 보다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하여 많은 기업이 참여하였다. 모르면 손해이다. 그냥 숨만 쉬는 것은 의미가 없다. 많이 보고 듣고 배우고 실행하여 건강 수명을 최대한 늘려야만 한다. 알고 실천하는 만큼 건강해지고 행복해진다.
삼성동 코엑스 C3 4홀에서는 '액티브 시니어 페어 2017' 행사가 열리고 있다. 기간은 10월 11일부터 3일간이었다.
혈액순환을 돕는 운동기구, 편안한 잠자리를 위한 건강베게 등이 있고 백내장 검사, 혈당 검사, 몸의 불균형을 잡아주는 도구 등 건강을 위한 다양한 제품들이 참살이를 추구하는 시니어들을 기다리고 있다.
박람회에서 문화 충격을 받은 것은 장례문화였다. 지금의 장례문화는 일제의 잔재란다. '헐! 이럴 수가! 80년대 초에 이외수의 를 읽고 경악했었다. 일제는 우리나라의 중요한 산맥마다 중심에 쇠막대기를 박았다. 우리민족의 혼을 말살하려는 술책이었다는 것이다. 그때 '악독한 일본놈들'이라고 이를 갈았는데 다시 한 번 디테일한 일본인들의 교활함에 섬짓해졌다. 삼베옷은 불효했다는 의미로 자손들이 입는 거지 망자가 입는 옷이 아니란다. 죄수나 천민이 입던 삼베옷을 일제가 의례준칙을 통해 수의로 제정한 후 실행을 강제했다고 한다. 그런 줄도 모르고 값비싼 수의를 장만하느라고 애를 쓴 것이다. 대표 이미지 한복이 수의로 추천되는 샘플 중 하나이다. 중국산 삼베수의를 보니 어처구니가 없었다. 싸구려 폴리에스터 제품이 80만원짜리라고 하였다. 패션과 패블릭을 공부한 내가 보기에는 여간 허접한 것이 아니었다. 국화는 일본 왕실을 상징하는 꽃이라 한다. 장례식에 추천되는 꽃은 카네이션이나 계절꽃을 사용하면 된다고 하였다. 수의도 본인이 좋아하던 옷을 입히면 된다고 하였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 우리 생활 깊숙이 박혀 있는 일제 잔재를 하루속히 뿌리 뽑아야 한다. '우리 문화 바로 알리기' 캠페인을 벌여서라도 반드시 우리 고유의 문화를 찾아야만 할 것이다.
치매 환자의 증가는 국가적 이슈가 된 지 오래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치매 국가책임제의 시동을 위한 준비에 한창이고, 치매 환자 관리는 이미 정부기관을 통해 상당 부분 이뤄지고 있는 상태다. 중앙치매센터에서 실시간으로 집계하는 환자 수를 살펴보면, 9월 현재 65세 이상 노인 약 711만 명 중 치매 환자는 10%가 넘는 72만 명을 기록하고 있다. 치매 환자 하면 대부분 알츠하이머병을 떠올리지만 치매의 한 종류인 혈관성 치매 역시 적지 않다. 전체 치매 환자 중 16.5%인 약 12만 명이 혈관성 치매를 앓고 있다. 혈관성 치매의 문제 중 하나는 알츠하이머병과 달리 갑작스럽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한양대학교병원 신경과 김희진(金希珍·46) 교수를 통해 혈관성 치매의 위험성을 알아봤다.
“시니어들이 혈관성 치매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하는 이유가 있어요.” 김희진 교수가 질환에 대해 설명하기 전에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먼저 꺼낸다. 그만큼 중요한 얘기라는 뜻이다.
“알츠하이머병은 아직 100% 예방법을 찾지 못했어요. 또한 발병하면 병의 진전을 미루는 것이 주된 치료법이고 완치법은 아직 없습니다. 하지만 혈관성 치매의 경우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예방이 가능한 치매예요. 관심 갖고 건강관리를 해나간다면 혈관성 치매를 막을 수 있습니다.”
혈관성 치매가 예방 가능한 이유
김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혈관성 치매의 발병 원인은 뇌혈관의 기능 이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우리가 흔히 ‘중풍’이라고 부르는 뇌졸중과도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혈관성 치매는 뇌출혈이 생겨 발생하는 출혈성 뇌혈관 질환과 뇌혈관이 막혀 뇌세포가 죽는 허혈성 뇌혈관 질환, 즉 ‘뇌경색’ 으로 나뉜다. 전체 환자 중 허혈성 뇌질환이 약 80% 정도로 흔하고, 출혈성 질환은 20% 정도다.
이러한 질환들은 대부분 뇌세포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혈관이 막혀 혈액 공급이 안 되거나 출혈이 발생하면 뇌세포는 피해를 입는다. 이런 이유로 뇌세포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장애가 오는 질환을 혈관성 치매라고 부른다.
“뇌졸중은 대부분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만 조절하면 예방이 됩니다. 혈관이 터지는 것도 막히는 것도 이러한 것들이 원인이니까요. 다만 혈압이나 혈당을 관리할 때 중년과 노년은 그 기준 수치를 다르게 해야 해요. 혈압은 나이 들어가면서 다소 높아지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인데, 중년의 기준에 너무 철저하게 맞추려다 저혈압 증상이 발생할 수도 있으니까요.”
출혈성 혈관성 치매를 막기 위해서는 혈압을 낮춰 뇌출혈을 예방하고, 허혈성 혈관성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약물을 통해 혈전으로 혈관이 막히지 않도록 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병
혈관성 치매의 또 다른 특징은 갑작스러운 발병이다. 특히 뇌출혈이 발생할 경우 급격하게 뇌기능이 나빠져 말 그대로 갑자기 이상 증상들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신경과 의사들은 이런 상황을 ‘어느 날 갑자기’라고 표현해요. 느닷없이 저림이나 따가움, 운동장애가 온다면 뇌출혈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특히 한쪽만 증상이 나타나는 편마비는 강력히 의심해야 해요. 언어장애가 나타나거나 시야가 좁아지거나 복시, 두통, 보행장애가 나타나도 마찬가지예요. 주저 말고 119에 전화하셔야 합니다. 보통 골든타임을 3~4시간이라고 말하지만 빠를수록 좋아요.”
뇌졸중은 발병 초기에 제대로 치료만 해주면 상당 부분 회복이 가능해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출혈이나 허혈성 뇌경색으로 인해 일부 뇌세포가 죽게 돼도 주변의 다른 뇌세포가 그 기능을 대신해주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작은 뇌혈관이 서서히 막혀서 오는 피질하 혈관성 치매는 천천히 발병하는 대신 회복이 어렵다.
“의외로 젊은 사람에게서 발병하기도 해요. 모든 일에 무감각해지고 우울감이 오면서 무기력해지는 특징이 있어요. 집 안에만 있으려 하고요. 배뇨기능에 문제가 생겨 자주 소변을 보면서 오줌싸개가 되기도 해요. 몸을 제어하지 못하는 파킨슨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런 피질하 혈관성 치매는 MRI 촬영 등 진단을 통해 알아낼 수 있지만, 무엇보다 단순한 노인성 질환으로 치부해 무시하지 않는 태도를 지니는 것이 중요해요.”
혈관성 치매 역시 유전적 요인이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어 만약 가족력이 있다면 의심을 해봐야 한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가족 노력에 따라 차도 달라져
김 교수는 혈관성 치매의 발병에서부터 치료에 이르기까지 가족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성격이 변한다든가 무기력해지는 등의 사소한 변화를 최초 증상으로 의심할 수 있어야 해요. 그래야 조기에 치료를 시작할 수 있고 병의 진행을 멈출 수 있어요. 또 혈관성 치매는 혈류량과 관계가 있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가족의 독려가 필요해요. 그럴 여건이 안 된다면 지역 주간보호센터를 통해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가족이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환자는 요양원에 갈 정도까지 악화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식생활도 매우 중요하다. 혈관성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식단 조절이 필수적인데, 음식은 싱겁게 골고루 먹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채소는 매일 먹어야 한다. 붉은 고기는 가급적 멀리하고, 생선을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먹을 것을 권한다. 큰 생선은 중금속 축적이 많기 때문에 이로 인한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꽁치나 고등어 같은 DHA나 EPA를 많이 포함해 뇌에 좋은 등푸른 작은 생선이 좋다. 올리브 오일과 해산물을 풍부히 섭취하는 지중해식 식단도 좋다. 물도 매일 충분히(하루 6잔 정도) 마셔야 한다. 물론 담배는 끊어야 하고, 술을 마실 경우 하루 한두 잔 정도만 마신다. 이렇게 까다롭게 식단 조절을 하는 이유는 병의 원인인 혈압과 당뇨, 콜레스테롤의 조절을 위해서다.
“통계적으로 60세 이상의 노년기에는 마른 체형이 치매가 잘 오는 편이에요. 그러므로 원칙을 지키면서 잘 먹는 것이 중요해요. 맛있게 잘 드셔야 해요. 치매 판정을 받게 되면 그때부터는 철저한 식단 관리 보다는 골고루 잘 먹는 것이 우선시되어야 합니다. 혈관성 치매가 오면 음식이 소화되는 과정에서 영양분이 체내에 흡수되는 효율이 떨어집니다. 좋은 것을 먹어도 대부분 배설되고 말거든요. 환자가 싫어해도 골고루 잘 먹도록 가족의 역할이 필요합니다.”
병이 깊어진 상태에서는 환자의 상태를 수시로 살펴야 한다. 치매 환자는 본인의 상태를 스스로 인식하지 못해 주변에 도움을 청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치매 환자가 공격적인 행동을 보일 때 대부분은 그 자리를 일시적으로 피하라는 조언도 하지만, 환자가 왜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는지 파악할 수 있다면 함께 생활하는 데 많이 도움이 됩니다. 공격적이거나 화를 내는 건 배변 문제일 때도 많아요. 오래 배변을 못해 답답한 상태인데, 본인이 자각하지 못해 나타나는 증상인 거죠. 이럴 땐 배를 만져보면 알아요.”
김 교수는 가족이 환자 상황에 따라 세세한 대처를 하기 위해서는 전문의와의 충분한 상의가 절대적이라고 조언한다.
“신경과 의사들은 치매 환자들이 공격성을 보여도 겁내거나 물러서지 않아요. 늘 겪는 일이니까요. 대부분 이유를 알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대처할 수 있어요. 치매 환자를 돌보는 일이 쉽지 않지만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한다면 좀 더 현명하게 함께 생활할 수 있을 겁니다. 결국 치매 치료의 근본적인 목표는 환자가 가족들과 함께 지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니까요.”
그 때 참 먹고 살기 힘들었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아버지가 하루 종일 힘들게 일해서 벌어 온 돈으로 일곱 식구의 입에 풀칠하기 바빴습니다. 사실 우리 집만의 일이 아니었죠. 그땐 다 그랬죠. 아니 다 그렇게 사는지 알았습니다.
이밥에 고깃국이 최고인지 알았던 그 시절에는 학교에서는 흰쌀밥을 먹지 못하게 했습니다. 왜냐고요? 쌀이 부족해서였죠. 그러니 쌀 조금에 보리쌀을 듬뿍 섞어 지은 시커먼 밥은 식감도 맛도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못할 짓이었지만 그 시절 어머니한테 보리밥 먹기 싫다고 떼쓰던 일이 생각날 때면 참 많이도 민망하네요.
어쨌든 그 당시 점심시간이면 언제나 담임선생님이 몽둥이를 들고는 도시락 뚜껑을 열고 검사를 했습니다. 혼식검사입니다. 혼식? 지금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 사어가 됐습니다만 학생들 도시락엔 반드시 잡곡이 섞여 있어야 했습니다. 문교부 그러니까 지금의 교육부 지시사항이었죠. 권력의 서슬이 청람보다 퍼렇던 시절이니 위쪽 지시사항 하나면 만사가 형통하는 시절입니다.
쌀밥을 싸온 부잣집 아이들은 먼저 담임선생의 몽둥이로 머리를 몇 대 맞고 시작해야 했습니다. 교무실로 가서 반성문도 쓰고 어머니도 불려왔습니다. 그러니 도시락도 자연히 진화했습니다. 몽둥이세례를 받지 않기 위해 자식을 사랑하는 부잣집 어머님은 당연히 머리싸움을 해야 했습니다.
한 학생이 도시락 뚜껑을 열었습니다. 기름기가 줄줄 흐르는 하얀 쌀밥인데 누런 완두콩이 몇 개 박혀 있었습니다. 선생은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이 도시락이 과연 쌀밥인지 잡곡밥인지 헷갈려 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담은 몇 알이라도 완두콩이 박혀 있었으니 혼식이 아니라며 몽둥이로 머리를 때릴 수는 없었습니다.
학생의 승리였습니다. 담임선생은 몽둥이를 힘없이 떨구고 교무실로 돌아갔고 학생은 환호하며 누런 완두콩 몇 알을 걷어내고는 쌀밥으로 맛있게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지금도 그때 그 장면이 눈에 선합니다. 내 도시락엔 쌀보다 보리가 더 많아 색도 거무튀튀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때 그 학생이 기어이 먹지 않고 걷어낸 완두콩이 그렇게 맛있어 보였습니다. 난 지금도 콩밥을 무척 좋아합니다. 그 때 그 학생이 버렸던 완두콩이 어찌나 맛있게 보이던지 그때부터 콩밥을 좋아하게 된 것이죠.
세월이 흘렀습니다. 사는 것이 힘들어졌는지는 모르지만 먹거리만큼은 흔하디흔한 세상이 됐습니다. 노령인구의 20% 이상이 당뇨에 걸리는 세상으로 변했습니다. 흰쌀은 피하고 현미나 잡곡을 많이 먹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사람들은 당지수가 높다는 음식을 피하고 그렇지 않은 음식을 골라서 먹곤 합니다.
당지수가 높은 음식을 먹으면 혈당을 분해하는 인슐린이 너무 분비되어 저혈당을 일으키고 다시 허기를 느껴 또 다시 당지수가 높은 음식을 먹어야 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신장이 나빠져 혹독한 후유증에 시달리게 되는 것입니다.
어느 날인가 오랜만에 당뇨를 앓던 친구를 만났는데 특별한 치료도 없이 건강이 회복되어 있었습니다. 무엇 때문일까요? 바로 교도소 때문입니다. 교도소에 있는 이들은 국가에서 지급하는 건강식인 콩밥을 정해진 시간에 먹고 술이나 담배 같은 불필요한 음식을 먹지 않았기 때문에 당뇨병도 나을 수 있었던 것이죠. 참 아이러니 합니다.
몽둥이로 맞는 것이 무서워 혼식을 해야 했던 세상이 당뇨의 갖은 후유증이 무서워 혼식을 해야만 하는 세상으로 변했습니다. 사실 지금에야 당뇨병도 좋은 약이 많이 나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만 역시 우리 몸이 원하는 것은 이밥에 고깃국보다 더 많은 운동이나 움직임이 분명해 보입니다. 오죽하면 복날에 보신탕이니 삼계탕이니 하는 것 좀 그만 먹으라고 강권하는 세상이 되었을까요. 아무튼 세상과 세상 사이에서 콩과 보리의 역할이 거어 참 제대로 바뀌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