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인문학자라 불리는 김찬호(金贊鎬·57) 성공회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그는 인간의 영혼이란 매우 여리고 취약한 것이라 말한다. 누구든 작은 말 한마디와 눈빛만으로도 타인의 영혼을 파괴할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자기 영혼을 다스릴 수 있는 감수성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아울러, 이러한 감수성은 인간의 언어를 ‘경청’하는 경험에서 나온다고 덧붙인다. 그는 ‘당신의 이야기는 무엇입니까’(서해문집)를 통해 인생 선배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본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구술생애사를 통해 본 희망의 노년 길 찾기’라는 부제의 도서 ‘당
필자가 걸었던 길 중 추천할 만한 곳을 골라봤다. 몇 번을 걸어도 새롭게 느껴지는 길들이다. 어느 날엔 노란 꽃이 피어 있고 어느 날엔 무성한 녹음이 반기고 낙엽이 흩어지고 흰 눈이 하얗게 뒤덮여 있다. 사계절의 맛을 제대로 느끼고 즐길 수 있는 길이다. 혼자서도 좋고 애인이나 가족과 가도 좋다. 복잡한 채비를 하지 않고 가벼운 차림으로 다녀와도 좋다. 낭만과 먹거리도 함께 있어 오감이 만족되는 길이다. 괴산 삼막이길 괴산 삼막이 옛길은 충북 괴산군 칠청면 외사리 사오랑 마을에서 산골 마을인 산막이 마을까지 연결된 옛길을 개발해놓은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전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서 마음만 동동 구를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브라보 마이 라이프’의 문을 두드려주셔요. 이번 호에는 시인 최돈선 님이 제자 최관용 님께 편지를 쓰셨습니다. 벌써 38년이 지났네. 자넬 처음 만난 지가. 이 사람아 자넬 만난 날이 무더운 한여름이었지. 8월의 매미가 지천으로 울어대던 그날, 나는 자네가 공부하는 2학년 2반 교실 문을 열었네. 교장선생님의 안내로 들어간 자네 교실은 창문을 열어놓아 시원했어. 창가 미루나무 숲이 바람에 흔들렸지. 그때마다 미루나무 잎들은 은어떼처럼
개인 방송 중 진행자가 갑자기 8층 건물 아래로 뛰어내리고, 자신이 낳은 아이를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무지막지한 호러 영화의 한 장면 같지만 우리 주위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들이다. 이러한 사건의 근저에는 한국 사회를 옥죄고 있는 우울증이란 질환이 있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오명에서 수년째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항우울제 소비량은 꼴찌 수준일 만큼 우울증 치료에 인색하다. 2015년에 28개국 중 27위였다. 이런 상황을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우울증을 방치하면 중병만큼이나 무섭다. 한양대학교병원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스켈레톤과 봅슬레이 두 썰매 종목에서 한국 최초의 메달리스트가 탄생했다. 메달 소식과 함께 주목을 받은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한국체육대학교 강광배(姜光倍·45) 교수다. 그는 동계올림픽 최초로 모든 썰매 종목(루지, 스켈레톤, 봅슬레이)에 출전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 이후 썰매 불모지인 우리나라에서 제자를 발굴하고 육성에 힘쓴 그의 노력은 오늘날 한국 썰매의 발전에 큰 밑거름이 되었다. ‘한국 썰매의 아버지’, ‘한국 썰매계의 문익점’, ‘한국 썰매의 개척자’. 이 모든 수식어는 한국 썰매의 시초부터
걷기가 일상의 행위를 넘어 여행이 되려면 나름의 계획성과 준비가 필요하다. 유유자적 도보 여행가를 꿈꾸며 위대한 첫걸음을 내딛기 전 알아두면 쏠쏠한 걷기 정보를 담아봤다. ◇걷기에 대한 소소한 질문들 도움말 범재원 중앙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빠르게 걷기vs느리게 걷기, 시니어에게 알맞은 걷기는 무엇인가요? 평상시의 속도 또는 그보다 약간 빠르게 걸을 때 운동 효과가 있습니다. 빠르게 걷다가 무릎이나 종아리, 발바닥이 아프면 걷는 속도와 시간을 줄여야 합니다. 맨발로 걷기, 몸에 좋은 걸까요? 맨발로 걷는 것이 신발을 신고 걷는 것에
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일들의 목록을 일명 ‘버킷리스트(bucket list)ʼ라고 한다. 한 번쯤은 들어보고, 한 번쯤은 이뤄야겠다고 다짐하지만 실천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다. 버킷리스트를 어떻게 작성하는지, 또 어떤 방법으로 실행해야 할지 막막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고민을 함께 나누고 해결하기 위해 매달 버킷리스트 항목 한 가지를 골라 실천 방법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그에 앞서 서베이를 통해 시니어가 이루고 싶은 버킷리스트를 여행, 취미, 관계·가족, 일·성취, 보람, 도전 등 총 7가지 주제로 나눠 알아봤다. 서베이 대상 브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가 보면 안다. 많은 한국인이 이 도시를 떠나지 못하고 장기적으로 머물고 있는 이유를 말이다. 매력이 넘치는 바르셀로나는 영화 로케이션 장소로도 큰 인기다. ‘내 남자의 여자도 좋아’, ‘비우티풀’, ‘스페니쉬 아파트먼트’ 등은 모두 바르셀로나를 배경으로 찍은 영화다. 또 몬주익 언덕에는 마라톤 선수 황영조 기념탑이 있다.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때 우승을 안겨줬던 도시. 낯선 나라에서 한글을 보면 가슴이 짜르르해지고 눈시울이 젖는다. 100년 넘게 공사 중인 대성당 스페인 북동부의 카탈루냐 자치주의 주도인
일본에서 살다가 필자의 집에 온 12세 손녀에게 샤방샤방한 라일락 색 스커트를 보여주며 물었다. "레나야, 이 스커트 예쁘지?" "스커트도 예쁘지만 할머니가 더 예뻐요." 그전에 공항에서 만난 딸의 핸드백을 본 필자가 한마디했다. "가방이 올드해 보이네" 나중에 “예쁘고 세련 됐지만 좀 올드해 보여”라고 정정했지만 딸애는 이미 마음이 상해 있었다. 알뜰한 딸애가 큰맘 먹고 학부형용 가방으로 비싼 돈 주고 구입한 것이라는데 까칠한 엄마가 그것도 모르고 초를 쳤으니…. 좋은 점부터 말해야 했는데 순서가 뒤바뀐 결과였다. 이것도 청출어람
탁 트인 전망과 갯내음이 물씬 풍기는 ‘무의바다누리길’ 걷기는 사람들에게 환상적인 코스로 환영받고 있다. 인천시 중구에 위치해 서울에서 접근성이 좋고 대중교통 이용이 용이하며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있는 곳이다. 시니어에게는 무리가 되지 않는 길이어서 더욱 좋다.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된다. 공항철도는 모든 역에 정차하는 일반열차와 서울역~인천공항역을 논스톱으로 운행하는 1인 좌석제의 직통열차가 있다. 공항철도를 이용해 인천공항역에 도착하면 용유역까지 운행하는 자기부상열차가 기다리고 있다. 자기부상열차는 인천공항역~용유역을 오전 7시
세계 곳곳에 불고 있는 도시화(Urbanization, Citification) 바람은 꺾일 줄 모르고 진화하는 추세가 뚜렷하다. 물론 대형 빌딩이 지닌 물리적 인구 흡입력과 첨단 IT 융합 현상이 도시화를 가속시키는 데 큰 몫을 하고 있지만, 도시 속 대형 빌딩들이 숲을 이루면서 나름대로 뿜어내는 예술성도 배제할 수 없는 원인일 것이다. 그것은 빌딩 건축물을 예술적 감각이 배어 있는 대형 조형물로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계 각지에 널려 있는 건축예술품만을 찾아나서는 전문 관광객 그룹이 얼마나 많은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는 4월, 이달에 읽기 좋은 신간들을 소개한다. 정원생활자의 열두 달 오경아 저ㆍ궁리 10여 년 동안 가든 디자이너로 활동해온 저자가 정원생활을 꿈꾸는 이들을 위해 펴낸 가드닝 안내서다. 정원 가꾸기에 노하우가 없는 초보자도 도전해볼 만한 쉽고 실용적인 방법들을 계절의 흐름에 따라 정리했다. 저자의 스테디셀러인 ‘정원의 발견’(2013)의 실천편이라 할 수 있다. ‘정원의 발견’이 정원이라는 공간에 대해 원론적으로 알리는 책이라면, ‘정원생활자의 열두 달’은 본격적으로 정원을 만들고 관리하면서 맞닥뜨리는 다양
2월 26일 일본에서는 재미있는 행사가 하나 열렸다. ‘제1회 로즈마리산 연구회’가 그것. 오카야마대학교, 오사카대학교 등 일본의 여러 대학 학자들이 모인 이 행사의 목적은 단 하나, 로즈마린산의 효과를 알리자는 것이었다. 이들이 로즈마린산에 집중하는 이유는 이 물질의 치매 예방효과 때문이다. 그만큼 치매는 일본의 사회적 문제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단카이 세대가 75세 이상의 후기 고령자가 되는 2025년에는 ‘치매 사회’에 돌입하게 되며, 이때 치매 환자는 최대 730만 명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로즈마린산이 과학적으로
한 사람의 손을 놔주는 것도, 매달리는 것도 사랑이다. 누군가는 극복한 사랑이 진짜 사랑이라고 말했다. 유디트 크빈테른(Judith Quintern·46), 그녀는 18년 전 독일에서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미지의 땅으로 가는 길이었다. 한 남자와 도저히 헤어질 수 없었던 한 여자는 그 사랑을 극복하기로 했다. 한순간 길을 잃는다 해도 괜찮았다. 그리고 강원도첩첩산중 외딴집에서 된장국을 끓이고 해당화에 빠져 사는 동안 알게 됐다. 누구를 사랑한다는 것은, 함부로 외롭지 않을 자신만의 정원을 가꾸는 일임을….
요즘은 ‘둘레길 걷기’가 대세다. 매일 30분에서 1시간 정도 집 근처에서 산책하고, 둘레길 걷기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하는 것이 좋다. 걷기 왕초보인 필자가 걸어보니 건강을 지키는 데 알맞은 거리와 시간은 10km 안팎의 3시간 정도다. 아무리 건강을 위해 걷는다 해도 무작정 걷기만 하는 곳은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 걸으면서 역사나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길이 좋다. 성곽 따라 낙산공원 한양도성박물관을 관람한 뒤, 성곽길을 따라 올라간다. 낙산 성곽은 영화나 드라마 촬영이 많이 이루어지는 곳인데, 석양과 야경이 특히 아름답다. 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