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감정평가사 시험에서 최고령 합격자가 탄생했다. 최기성 감정평가사(67)로, 합격 당시 나이는 65세였다. 그는 그해 11월 삼일감정평가법인에 입사했다. 실무를 시작한 지 어느덧 1년이 지났다. 국가정보원 고위 공무원으로 오래 일했던 그. 직무상 대통령에게도 고개 숙이지 않고 미소조차 잘 짓지 않았던 그가 이제는 감정평가사로서 현장에 나가 감정평가를 하고, 영업을 하고, 연신 미소를 띠고, 고개를 숙인다. 2년 차에 접어든 새내기 감정평가사를 만났다. 최기성 감정평가사를 만나기로 한 시간은 저녁 7시였다. 그때도 삼일감정평
“나성에 가면 편지를 띄우세요~” 첫 구절만 들어도 바로 떠오르는 ‘나성에 가면’이라는 노래를 부른 세샘트리오. 그 세샘트리오의 보컬이었던 권성희(66) 씨는 누구나 기억하는 노래의 주인공인데도 그 삶에 대해선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외부에 자신을 드러내는 걸 꺼리는 성격 때문이다. 그러나 대중에 자주 보이지 않아도 그녀는 가수로서의 활동뿐만 아니라 연예인 자원봉사단체인 한마음회 회장, 건강보험공단 홍보대사, CEO클럽 회장까지 맡으며 예순이 넘은 나이에도 활발한 사회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올해로 데뷔 45년을 맞이한 그녀의 남다
쟁쟁한 수천 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오디션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한 시니어 모델이 있다. 바로 시니어 모델 ‘윤영주’다. 우승한 것도 대단한데, 그녀의 나이는 올해 73세. 최연장자임에도 다른 시니어 모델과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고 당당하게 우승을 거머쥐었다. 더욱이 놀라운 건 종갓집 며느리라는 사실. 종갓집과 모델, 한식과 양식만큼이나 거리가 있어 보이는 조합인데 도대체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 직접 만나서 그간의 여정을 들으며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그녀의 매력이 무엇인지 살펴봤다. MBN 시니어 모델 오디션 예능 ‘오래 살고
일 년 중 두 농작물을 한 농장에서 재배하는 농법을 2모작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여름에 벼를 재배해 가을에 수확하고, 그 자리에 보리를 봄까지 재배하는 것이다. 기후가 따뜻한 남부 지방에서는 3모작도 가능하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은퇴를 기점으로 새로운 인생 농사에 나서는 이들이 있다. 구자삼(72) 전 수원과학대 교수는 증권업계에서 첫 인생 농사를 짓고, 퇴직 후 대학교수로 2모작을 했다. 한데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해외에 자문관으로 파견되어 3모작을 했고, 이제는 4모작을 거두려 한다. 구자삼 전 교수는 현역 시절 증권
올해로 등단 50주년을 맞이한 시인, 나태주(75). 그는 사모하던 여인을 생각하며 쓴 시 ‘대숲 아래서’로 등단한 이래 한시도 펜을 놓지 않았다. 이제껏 써온 시는 5000페이지가 넘는다. 주로 삶과 사랑, 자연을 시로 썼다. 문장은 쉽지만 가볍지 않고, 단어는 간결하지만 내용은 묵직했다. 그의 시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독자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았다. 연애편지 쓰듯 시를 쓴다는 그는 ‘사랑’을 주제로 한 시집으로 돌아왔다. 신작 ‘사랑만이 남는다’는 그가 여태껏 써온 시를 차곡차곡 모은 시집이자 연애편지다. 시의 수신인은 애인과 아
연출가 겸 작가인 민준호가 자신의 할아버지를 떠올리며 만든 연극 ‘나와 할아버지’가 6년 만에 대학로에 돌아왔다. ‘나와 할아버지’는 전쟁 통에 헤어진 옛사랑을 찾기 위해 할아버지와 함께 여정을 떠나는 청년 ‘준희’의 이야기를 다룬다. 다소 소박한 서사에 반전도 없어 자칫하면 지루하게 느껴질 법한데, 극이 끝나고 나면 관객들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자신의 할아버지를 떠올리며 오열하는 이도 있다. 배우 한갑수는 그게 바로 ‘수필의 힘’이라 말한다. 오랜만에 따뜻한 연극으로 관객을 만나 기쁘다는 그에게 작품과 연기가 주는 의미
전해 들은 얘기가 있다. 개그맨 전유성(72)이 젊었던 날 친구들과 놀러 간 어느 해변에서의 일. 그가 별안간 바다로 걸어 들어가더란다. 바닷물이 몸에 차오르고 마침내 머리까지 물속으로 사라졌다. 그러자 놀란 친구들, 그를 건져내기 위해 우르르 물로 달려갔다. 그때 전유성이 머리를 수면 위로 쑥 내밀더니 태연히 해변으로 걸어 나왔다. 그러고선 하는 말이 이랬다. “나 웃겼냐? 바다가 나를 부르더라고!” 그 해변에 폭소가 퍼졌더란다. 친구들을 웃기기 위해 온몸을 던져 펼친 해프닝이었으니 웃음 보시치고도 상품(上品)이다. 그런데 이 즉
미국 일리노이대학에서 언어학 박사 학위를 받고, 영어 통·번역 분야로 진출하고자 했던 알렉스 강(57)은 우연한 기회에 ‘시니어 모델’을 접하고, 그 길로 뛰어든다. 이후 본격적인 시니어 모델 일을 시작한 그는 코로나19가 덮친 지난해 상반기에 시니어 모델 에이전시를 설립한다. 어학 박사에서 시니어 모델로, 시니어 모델에서 모델 에이전시의 대표가 된 그를 만나 그간의 여정을 들으면서 모델 및 대표로서의 철학과 멋지게 나이 듦에 관해 얘기를 나눴다. 어느 날 우연히 본 한 잡지의 커버가 그의 인생을 바꿨다. 남성 잡지 ‘맨즈헬스’의
1976년 연극 ‘하멸태자’로 데뷔 후 46년째 연기의 길을 걷고 있는 배우 남경읍. 그는 배우이기도 하지만 조승우, 황정민, 소유진, 오나라 등 4000여 명의 제자를 양성한 뮤지컬계 대스승이다. 그런 그가 공교롭게도 뮤지컬 ‘올드 위키드 송’에서 슬럼프에 빠진 천재 피아니스트를 가르치는 ‘요제프 마쉬칸’ 교수 역을 맡았다. 후배들이 어두운 터널을 지날 때 빛을 함께 찾아주며 멘토가 되어주었던 그에게 이번 작품은 어떻게 다가올까. 또 이 자리에 서기까지의 슬럼프는 어떻게 극복했을까. 인생을 하나의 ‘슬럼프’라고 비유한 배우 남경
연초부터 치매에 관심이 생겼다. 치매 관련 서적이 시중에 많이 있지만, 어떤 책부터 어떻게 읽어야 할지 막막했다. 힘들게 골라서 읽었더니 내용이 너무 어렵다. 치매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2013년부터 2년 연속 치매학회 최우수 논문상을 받았으며, 현재는 치매 전문병원으로 알려진 용인 효자병원에서 치매 전문의로 활동 중인 곽용태(55) 교수를 만나 치매와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어머님으로 인해 관련 서적들을 읽어봤지만, 너무 재미없고 이해가 안 가서 적용이 힘들었습니다. 이 책은 마치 몇 주간 약을 먹어
2018년 초연 당시 전 좌석 매진 신화를 기록한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가 3년 만에 정동극장에 귀환한다. 초연을 함께한 뮤지컬 배우 정영주는 이번 공연에서 출연과 함께 프로듀서를 맡아 무대 안팎을 동시에 책임진다. ‘베르나르다 알바’는 그녀의 연기 인생에 첫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안겨준 작품이자, 프로듀서 데뷔작이라는 점에서 여러모로 그녀에게 뜻깊다.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된 작품에 참여한 소감은 어떨까. 배우와 프로듀서를 넘나들며 무대를 뛰어다니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베르나르다 알바’는 어떤 작품인가? 남편을
갈림길에 섰을 때 사람은 세 가지로 나뉜다. 남들이 지나간 길을 가는 사람, 방향의 갈피를 잡지 못한 채 서 있는 사람, 남들이 꺼리는 길을 기꺼이 가는 사람. 어느 것이 더 맞고 옳은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우리는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택하는 걸 ‘용기’라 읽고 ‘모험’이라 쓴다. 이번 호에서는 전형적인 길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길을 걷고 있는, 타투이스트 조명신(56)을 만났다. 의사와 타투이스트. 이 두 단어를 보고 처음에는 낯설게 느껴졌다. 수술실처럼 어두운 곳에서 일한다는 것 외에는 딱히 접점이 없어 보였다. 선입견일 수도
15년 넘게 파킨슨을 앓았지만, 왕복 네 시간 사무실을 오갈 정도로 건강했던 남편. 그러던 남편이 85세 되던 해, 갑작스러운 병고로 쓰러지며 4개월여를 병상에 누워 지냈다. 당시 아내 유선진 씨의 나이 80세. 병원에만 갇혀 사는 남편에게 다시 일상을 선사하고자 그녀는 의사의 만류에도 재가 간병을 택했다. 그렇게 남편을 돌본지 어느덧 5년이 훌쩍 지났다. 이제 남편은 아흔이 넘었고, 아내도 여든 중반이 됐다. 혹자는 인생의 황혼기에 병 수발드는 아내의 모습을 안쓰럽게 여길지 모르지만, 그 어느 때보다 현재의 부부생활이 즐겁고 행복
1980~90년대에 큰 사랑을 받았던 포크 밴드 ‘동물원’의 멤버 김창기(58). 현재 ‘김창기 밴드’의 리더로도 활동 중인 그의 또 다른 직업은 정신과 의사다. 낮에는 정신 건강을 돌보는 의사로, 밤에는 노래를 부르는 가수로 살아온 지 30여 년. 의학과 음악이라는 동떨어진 두 영역을 반평생 함께할 수 있었던 건 인간을 향한 관심과 애정 덕분이었다. 그는 사람의 감정을 연구하고 노래하며 의사로서, 또 가수로서 대중의 마음을 다독여왔다. 김창기는 10여 년 전 소아청소년정신과 관련 도서인 ‘당신의 아이에게도 리듬이 있다’와 ‘나는
원영섭 변호사는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건축학과를 나와 중앙대학교에서 건설경영학과 석사와 건축시공 및 건설관리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군 시절에는 카투사로 복무하다가 자원해 미 2사단 공중강습부대에 배치되었고, 제대 후에는 ‘공대생’으로 사법시험에 합격해 건설 부동산 분야의 법적 분쟁 해결을 위한 법률사무소를 운영했다. 그러던 중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정치계에도 뛰어든 그에게 변호사 이후에 꿈꾸는 제2의 인생은 무엇일지 들어봤다. 집주인은 소비자가 아닌 사업자 그렇다면 건축 전문 변호사의 입장에서 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