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어(禪語)에 나오는 말이다. ‘차를 마실 때는 차 마시는데 집중하고, 밥을 먹을 때는 밥 먹는데만 집중하라’는 말이다. 몇 해 전 댄스동호회 파티에 초대되어 간 일이 있다. 그때 회장을 맡았던 사람이 의욕이 넘치는 사람이었다. 의전부터 시작해서 안 끼는 데가 없었다. 메인 파트의 시작은 그 회장의 시범댄스를 하게 되어 있었다. 그런데 그 회장이라는 사람이 루틴 순서를 완전히 까먹고 헤맸다. 다시 시작했으나 마찬가지였다. 망신은 망신대로 당하고 그 파티는 엉망이 되었다. 혼자 이것저것 다 하려다 보니 집중이 안 된 탓이었을 것이
2018년 1월 2일 SBS 모닝 와이드 3부 '오늘의 별 * 그대'를 찍었다. 아침 10시부터 밤 9:30까지 하루 종일 촬영했다. 아침에 마테 차와 디톡스 쥬스 한잔만 마시고 거의 아침부터 저녁까지 쫄쫄 굶고 촬영을 해야만 했다. 피디님이 코트를 입으면 내 패션이 잘 드러나지 않으니 코트를 벗어야만 한단다. 겨울 날씨에 코트를 벗고 홑겹의 드레스 차림으로 찍어야만 했다. "얼어 죽는 데 지장 없지!" "감기 걸리는 데 지장 없지!" 혼잣말로 너스레를 떨며 촬영을 했다. 그런데도 촬영하는 게 얼마나 재밌는지 배도 고프지 않고
이런 영화도 있나 싶다. 뚜렷한 줄거리도 없이 하루하루 일상을 마치 일기를 쓰듯 영상으로 그려 낸다. 무료하게 반복되는 날들에 생기를 불어넣는 것은 주인공이 틈틈이 노트에 꾹꾹 눌러 담는 시(詩)뿐이다. 굳이 비교하자면 우리나라 홍상수 감독의 영화와 같은 과로 볼 수 있다. 다만 홍상수가 평범하고 지루한 나날들 속에서 인간의 추잡함을 드러낸다면 짐 자무쉬는 일상 속에서 비범한 아름다움을 본다. 이 영화에 대한 소문은 일찍부터 들었다.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되고 칸의 경쟁부문에 출품되어 평론가들의 호평을 받았다는 기사를 접했다. 게다
4차 산업혁명, 근래 들어 회자하고 있는 최대 화두가 아닐까? 비트코인도 어떻게 보면 같은 부류로 여길 수 있지 싶다. 많은 사람이 시대 변화를 어느 때보다 더 실감하면서도 직접 참여는 머뭇거리는 듯하다. 변화의 속도가 빨라 사안에 대한 뚜렷한 대책이나 나름의 확신이 서지 않은 점도 있어 관망한다. 지난해 ICT(정보통신기술, 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 업계에 따르면 인공지능에 의한 음성인식 수준이 인간의 대화 인식 수준을 따라잡았다고 전한다. 사람과 사람의 대화에서 이해도는 95%에 그
한국시니어블로거협회에서 다시 블로그 글쓰기 강의를 하게 되었다. 이미 여러 번 한 강의인데 한번 이상 강의를 수강한 사람도 있으니 내용을 달리해야 하는데 고민이다. 그래서 업데이팅 된 교안으로 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블로그 글쓰기’ 라고 하면 특별한 것이 있는 줄 안다. 그러나 특별한 것은 없다. 그렇지만, 볼로그는 혼자 보는 것이 아니고 보는 사람들이 있으므로 뭔가 볼 게 있어야 한다. 사람들은 매번 같은 얘기를 하면 금방 지루해 한다. 그래서 뭔가 새로운 신선한 콘텐츠를 찾아내야 한다. 우선 블로그 글에 대한 정의
‘구타유발자들’ . 이 영화는 여러 번 봤는데도 불구하고 다시 끝까지 보게 되는 묘한 매력이 있는 영화이다. 누구나 경험했을 것 같은 남자들의 세계를 잘 그려낸 작품이라 그런지도 모른다. 원신연 감독 작품이다. 주연에 교통경찰 문재역으로 한석규, 동네 불량배 봉연 역으로 이문식이 나오고, 오달수, 성악과 교수 영선 역에 이병준, 여 제자 역에 차예련 등이 나온다. 이중에 압권은 성악과 교수로 나오는 이병준의 연기이다. 적당히 느끼한 지식인의 위선을 보여주며 지탄 받아야 할 속물 연기를 가장 리얼하게 연기했다. 하얀 벤츠를
지난해 12월 26일 '서리풀 문학회' 문우 최선옥 님의 수필집 출판기념회와 송년회가 있었다. 남부터미널역 팜스 앤 팜스에서였다. 서리풀 문학회 지도 선생님은 상지대 학장님으로 퇴직하신 신길우 교수님이다. 문학박사이자 국어학자이신 신 교수님은 수필가, 시인이다. 평생을 국어 연구와 문학 사랑에 헌신하신 신 교수님의 문학에 대한 열정은 아무도 못 말린다. 그는 정년퇴임을 앞두고 자제분들에게 이렇게 선언하셨단다. "퇴직금 중 1억 원은 문학에 쾌척하겠다. 아무도 말리지 마라." 이 말씀을 들은 필자는 감동의 도가니 속에 빠져버렸다
10년이 넘은 노래 교실이 최근 시들해졌다. 회원들은 그대로이다. 모두 10년 넘은 고참들인 것이다. 나이도 60대 전, 후반이다. 그런데 배울만한 노래가 없다는 것이다. 최근의 노래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아이돌 노래 위주라서 나이 든 사람들이 따라 부르기 어렵다. 빠른 랩이 등장하는 노래도 많다. 굳이 하려면 따라 할 수는 있겠지만, 나이에 어울리지도 않을 뿐 더러 정서에도 안 맞는 것이다. 노래 교실 회원들이 좋아하는 노래들은 발라드 곡들이다. 신승훈, 이승철, 이은미, 김범수, 박강성, 김광석, 부활 노래들이 가장 인기가
한 해 동안 활동한 정책기자단에서 매우 흥미로운 팸투어가 있었다. 서울지방경찰청과 경찰박물관을 견학하는데 112 종합상황실과 종합교통 정보센터도 볼 수 있고 마지막 순서로 경찰박물관에서 38구경 권총을 시뮬레이션 사격해 볼 기회가 주어진다고 한다. 첩보영화나 CSI 시리즈물을 매우 좋아해서 총격장면은 이미 익숙하게 느껴졌는데 나도 총을 발사해 본다면 명사수처럼 과녁을 다 맞히지 않을까 내심 기대를 해보았다. 먼저 지역의 치안상황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112종합상황실과 서울 시내 주요 도로를 24시간 모니터링하여 원활한 흐름을 돕는
필자가 본 한국 영화 중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만한 수작이다. 연쇄 살인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추격자’도 수작으로 꼽고 있었는데 영화 1987에서도 추격자의 명배우 김윤석과 하정우가 출연했다. 장준환 감독 작품이다. 네티즌 평점이 9.5점으로 필자의 평점과 비슷하다. 현재 예매 순위 2위권을 달리고 있으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라는데 더 가치가 있다. 이 영화는 1987년 박종철 군 고문치사 사건과 최루탄에 맞아 사망한 이한열 군의 이야기를 담았다. 자칫 다큐멘터리의 딱딱함으로 지루할 뻔한 이야기를 숨 가쁘게 잘 그려
현대는 디자인 시대다. 어떤 분야에서도 상품의 디자인은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필자는 한국디자인 진흥원 산하 사이즈코리아 센터가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사이즈코리아에선 무슨 일을 하는 걸까? 매우 궁금했다. 사이즈라면 몸의 치수이기도 한데 우리는 그동안 옷의 경우 55, 66, 77이라든가 S, M, L, XL 등으로 구분해 대충 자신의 몸에 비슷한 사이즈의 옷을 구매해 왔다. 어느 한 곳이 불편해도 그러려니 맞추었다. 의상뿐 아니라 우리의 곁에 있는 수많은 물건들이 사용하기에 불편한 점이 있기도 하다. 이에 사
시간의 흐름 속에 별로 새로울 것도 없는 지루한 삶이지만, 명색이 새해를 맞으며 마음만이라도 신선한 기운으로 채우고 싶었는데 온통 흉흉한 소식들만 난무하니 심란하기 그지없다. 북한의 핵 공갈 협박은 갈수록 완강해가고 사회의 상하좌우 대립은 끝날 기미가 안 보인다. 게다가 각종 사건·사고는 악마가 보내는 종합선물세트처럼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우리 사회를 온통 뒤집어 놓았던 세월호 사고가 아직도 기억 속에 생생하다. 물론 정치적 의도가 개입되면서 하염없이 물고 늘어져 본래 의미가 퇴색된 아쉬움은 있지만, 당시만 해도 온 국민이 슬
필자가 스무 살, 동생 연희가 열여덟 살이었던 어느 날, 동생 연희가 헐레벌떡 집을 향해 달려오더니 집 대문 앞에 있는 필자를 발견하곤 눈을 흘겼다. 죽는 줄 알았던 언니가 생생히 살아 있으니 한편으로는 안심이 됐지만 얄미웠던 것이다. 용인에 있는 방직공장에서 하루 12시간씩 중노동을 하며 고생하는 연희에게 며칠 전 필자가 편지를 보냈던 것이 화근이었다. 언니로서 동생이 고마우면서도 안쓰러워 쓴 편지였다. 엄마와 함께 가족의 생계를 짊어지고 있었던 연희는 회사 기숙사에서 지내고 있었다. 시를 좋아하는 필자가 유치환 시인의 ‘행복’
약속은 지키라고 있다. 쉽게 약속을 하고 그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 공염불이 된다. 때로는 지나가는 말로 약속 아닌 약속을 하기도 한다. 그냥 해 본 소리라 이른다. 약속은 늘 상대가 있다. 두 사람 모두 농담으로 한 이야기로 받아들였다면 그 약속을 지키지 않아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상대방 한쪽이 진실로 이해했다면 약속이 실천되지 않을 경우 다른 한쪽 사람은 실없는 사람으로 낙인이 찍힐지 모른다. 양치기 소녀가 되어 신뢰성을 회복하기 힘들게 된다. 약속하게 되면 충분한 이유가 없는 한 지켜야 한다. 혼자 살아갈 수
"키스할 때는 코를 어디에 둬야 하죠? 코를 어디에 둘까 늘 생각했어요." 여 주인공 마리아는 사랑하는 연인 로버트에게 이렇게 묻는다. 영화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에서였다. 이 한마디로 잉그리드 버그만은 단번에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여자'가 되었다. 또 이 장면은 최고의 키스신이 되었다. 마초이면서 멋진 남자 헤밍웨이가 한 일이었다. 그의 소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는 스페인 내전을 다루고 있다. 행동하는 지식인이었던 그는 제1차 세계대전과 스페인 내전에 직접 뛰어들어 겪은 일들을 글로 썼다. 전쟁 중 아름답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