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01

“돌봄 인력 부족, 경험 많은 중장년으로 일자리 채워야”

입력 2026-04-01 10:06 수정 2026-04-01 10:12

조한종 서울시50플러스센터협의회장… 케어링과 협약 계기로 직무교육·채용연계 추진

▲조한종 서울시50플러스센터협의회장.
▲조한종 서울시50플러스센터협의회장.

서울시50플러스센터협의회와 케어링이 손잡고 중장년층과 시니어를 위한 돌봄 일자리 확대에 나선다. 지역사회 통합돌봄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현장의 인력난을 해소하고 중장년 세대의 경험과 역량을 돌봄 현장으로 연결하겠다는 취지다. 두 단체는 지난 31일 이를 위해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사업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는 조한종 서울시50플러스센터협의회장을 만났다. 서울시50플러스센터협의회는 서울시 중장년층의 통합적 복지 증진을 도모하고 관련 정책과 사업 비전을 공유하기 위해 2018년 출범한 조직이다. 상담, 교육, 사회공헌 일자리, 커뮤니티 운영 등 중장년의 인생 후반전을 지원하는 사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서울시 12개 센터가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비영리임의단체다.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한국 사회에서 돌봄 인력 부족은 이미 예고된 문제다. 지난달 통합돌봄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현장에서는 벌써부터 모자란 일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태다. 조한종 서울시50플러스센터협의회장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돌봄을 둘러싼 인식, 처우, 일자리 모델을 함께 바꿔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협약은 중장년 일자리 부족 해소와 돌봄 인력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공공 기반 조직과 민간 돌봄기업이 손을 잡았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협약에 따라 케어링은 재취업을 희망하는 중장년층과 시니어를 대상으로 요양·돌봄 분야 직무 교육과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돌봄 일자리 매칭도 지원할 예정이다. 중장년·시니어 대상 채용설명회도 공동 개최한다. 케어링은 방문요양, 주간보호, 방문목욕 등 요양 서비스를 제공하며 전국 60개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다.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물리치료사 등 1만여 명의 돌봄 인력을 두고 있으며, 요양보호사 간담회와 케어링 어워즈 등 현장 소통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조 회장은 이번 협약으로 기대하는 변화를 묻는 질문에 현장의 인력난부터 언급했다. 그는 “지역사회 통합돌봄 정책이 시행된 것은 반가운 일”이라면서도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지금 현장에서는 돌봄 수요에 비해 이를 감당할 인력이 크게 부족한 상황이고, 앞으로는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고도 사회적 인식이 좋지 않아 현장에 들어오지 않는 경우가 있고, 낮은 보상 때문에 일을 하다가 그만두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돌봄에 대한 인식과 처우를 개선하고, 가정의 주춧돌이자 사회 문제 해결의 한 축이었던 중장년 세대가 적극적으로 돌봄에 참여해야 비로소 지속 가능한 돌봄 문화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중장년·시니어 일자리 창출을 위해 체결한 서울시50플러스센터협의회와 케어링의 업무협약(MOU) 행사 모습. (사진 왼쪽부터) 김태성 케어링 대표, 조한종 서울시50플러스센터협의회 회장.(케어링 제공)
▲중장년·시니어 일자리 창출을 위해 체결한 서울시50플러스센터협의회와 케어링의 업무협약(MOU) 행사 모습. (사진 왼쪽부터) 김태성 케어링 대표, 조한종 서울시50플러스센터협의회 회장.(케어링 제공)

그가 이번 협약에서 본 핵심은 단순한 인력 공급이 아니다. 중장년 세대가 가진 삶의 경험을 돌봄의 자산으로 활용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조 회장은 50플러스 세대의 돌봄 일자리 경쟁력으로 삶의 경험과 공감 능력을 꼽았다. 그는 “고령자들은 대체로 평생 살아온 집과 익숙한 지역사회, 오랜 친구가 곁에 있는 환경에서 나이 들어가기를 선호한다”며 “50플러스 세대는 장노케어의 역할을 해낼 경험과 소통·공감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성장 과정에서 대가족 문화를 경험한 만큼 노부모 돌봄에 대한 책임감과 돌봄의 지혜, 기술도 지니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돌봄 일자리가 안고 있는 높은 노동 강도와 낮은 처우 문제는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라고 했다. 조 회장은 “좋은 돌봄을 위해서는 각자돌봄이 아니라 돌봄의 사회화, 커뮤니티케어의 관점에서 가정을 넘어 지역사회와 국가가 돌봄 철학을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돌봄 종사자에 대한 존중과 처우를 반드시 개선해 나가야 한다”며 “그래야 가족 통합과 세대 소통이 가능해지고, 가정경제와 국가 재정이 맞닥뜨릴 어려움에도 대비할 수 있다”고 했다.

중장년층이 떠안는 돌봄 부담 역시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했다. 조 회장은 “중장년들은 돌봄 문제로 경제적·육체적·정신적 어려움을 동시에 호소한다”며 “부모 돌봄은 물론 자신들의 노후까지 걱정해야 하는 만큼 이중돌봄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돌봄의 성별 고정관념도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돌봄을 여성의 몫으로 보거나 단순히 돕는 일로 여겨서는 안 된다”며 “돌봄이 곧 나의 일이라는 인식 아래 남성도 함께 책임져야 돌봄 차별과 젠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조 회장은 이번 협약이 복지와 산업의 접점을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앞서 지역사회 통합돌봄 정책이 시행되는 과정에서 정책과 복지가 미처 채우지 못한 부분을 소셜 비즈니스 성격의 시니어 비즈니스가 보완해주길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그는 “복지에는 많은 재원이 필요하고, 고령화 속도도 빨라 재정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앞으로 세대 간 갈등은 물론 가족 내부의 돌봄 갈등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기술과 사람의 역할은 대립하는 관계가 아니라 함께 가야 할 영역이라고도 했다. 조 회장은 “AI와 디지털, 로봇이 일상에 널리 적용되는 시대일수록 복지의 수요를 사람 냄새 나는 아날로그 방식의 소셜 비즈니스형 시니어 비즈니스가 보완할 필요가 있다”며 “이 과정에서 새로운 형태의 융합형 일자리 모델이 개발되고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돌봄 인력의 처우와 돌봄의 질도 함께 높일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번 모델이 다른 기업들에도 열려 있느냐는 질문에는 협력의 가능성을 넓게 열어뒀다. 조 회장은 “많은 기업과 함께하고 싶다”며 “시니어 비즈니스는 주거, 요양, 여가, 장례, 금융 등 매우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례 분야의 유품 정리, 주거 분야의 이사 지원, 금융 분야의 신탁·증여·상속·성년후견 제도 등에서도 중장년층을 위한 새로운 일자리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복지와 산업이 함께 성장하는 방향을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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